샌프란시스코 체제는 전쟁을 끝낸 것이 아니라 계속하게 만든 국제적인 국가체제다. 샌프란시스코 체제에서 적군 진영은 북조선과 중화인민공화국 그리고 뒤에 숨은 소련으로 구성됐다. 미국 진영의 선봉에 선 것은 주한미군과 한국군 그리고 대만의 중화민국 국민당군이었다. 사령부와 미군의 주력부대들은 그 전략 및 병참기지들과 함께 일본과 오키나와에 배치돼 있었다. 일본 자위대는 명목상으로는 그 전쟁의 미군 진영 잠재전력에는 포함돼 있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 체제는 오키나와를 포함한 일본열도 전체를 포괄하고, 그 통합성과 안전을 보장했다. 이 체제 내에서 일본은 미군의 주요 후방 지원자로 핵심적 역할을 수행했다.

나의 예비적인 결론은, 일대일로와 아시아ㆍ태평양 질서는 그 둘이 딱히 비교할 만한 것이 아니며, 각기 매우 다른 원칙과 제도 위에 구축돼 있는 것이어서, 일대일로를 전통적인 앵글로-아메리카의 지정학 렌즈를 통해서 바라볼 경우 잘못된 이해, 또는 분쟁까지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냉전 이후 한때 (인터넷을 비롯한) 기술과 글로벌 통신 및 경제적 융합을 통해 정복당한 것으로 생각됐던 ‘공간(space)’이 글로벌 정치무대에 핵심적인 문제로 복귀했다. 이 복귀는 냉전시대 이후의 민족분쟁 증가를 비롯해 동아시아와 동유럽을 포함한 세계의 많은 지역들에서 일어난 영토분쟁, 글로벌 테러리즘의 위협 등 현실세계의 많은 사건들로 인해 촉발됐다. 지정학은 군사 요소, 기술 그리고 지역과 글로벌 경쟁 속에서 공간과 영토를 넘나드는 다른 힘의 형태들의 전략적 응용으로 정의될 수 있다.

일대일로는 느슨한 투자 및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이며, 유라시아경제동맹은 조약을 토대로 한 경제동맹이다. 그리고 인도ㆍ태평양은 기본적으로 전략적으로 인도를 끌어들이기 위해(하지만 동맹은 아니다) 전후의 미국동맹체제를 좀 더 서쪽으로 투사한 전략구역(strategic zone)이다. 요컨대 인도ㆍ태평양은 중국의 발흥에 대처하기 위해 설계된 미국 주도 하의 아시아ㆍ태평양 동맹체제의 지리적 확장이다.
얼핏 보기에 아시아ㆍ태평양과 유라시아/일대일로 지형 간의 대조는 머핸에서 매킨더와 스파이크먼에 이르는 전통적 지정학의 고전적 충돌이 다시 등장하는 듯하다. 즉, 해양세력 대 육지세력, ‘주변부’ 대 ‘중심부’의 충돌이다. 하지만 그들 간에 경쟁을 할 수는 있겠지만 실제로 그래야만 할 필연적 이유는 없다.

유럽과 아시아는 지금 글로벌 명목GDP의 61.93%, 구매력지수평가의 실질GDP의 69.41%를 차지하고 있다.111 유라시아가 내부적으로 통합될수록 전후 미국의 우위를 뒷받침해준 범대서양과 범태평양 관계들은 상대적으로 쇠퇴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동북아시아 지역질서의 변화가 반영된 결과였다. 1949년 중국의 공산화와 1950년 한국전쟁이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국공내전이 서막이었다면 한국전쟁은 제2막이었고, 대일 평화조약은 그 연장선상에 놓여졌다. 즉 중국의 공산화(1949), 한국전쟁(1950),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1951)은 끊이지 않는 사슬처럼 서로 연결되고 상호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중국ㆍ한국ㆍ일본을 관통하는 지역질서를 창출했다. 핵심은 냉전의 주변부였던 동북아시아에서 국공내전과 한국전쟁이라는 열전을 통해 냉전이 전면화된 것을 의미했다.

미국이 주도한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은 전후 동북아시아의 질서를 정의한 기본 조약이었으며, 한국전쟁 중 급속히 추진, 체결된 데 그 기본적 특징이 있다. 이 조약을 통해 일본은 연합국의 점령상태를 종식하고, 미국ㆍ영국 등 연합국과의 적대관계를 청산했다. 일본은 주권을 회복하였으며, 전후 일본의 영토가 결정되었다. (일본) 제국과 (서방의) 제국은 평화를 회복했지만, 제국과 식민지, 점령지 간의 평화는 회복되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의 가장 부정적인 유산은 전쟁책임에 관한 문제다. 조약문에는 왜 ‘평화’를 회복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리적 설명이 부재했다. 1947년 이탈리아 강화조약에서 연합국은 ‘3국 동맹’으로 구성된 ‘추축국’의 일원인 파시스트 정권하의 이탈리아가 침략전쟁을 개시했다는 점을 분명히 명시했다. 이 조약에서는 추축국에서 탈퇴한 이탈리아에 대해 분명한 전쟁책임이 조약문에 명시된 반면 샌프란시스코 체제에서는 전쟁 책임이 물어지지 않았다.

전쟁의 책임은 도쿄재판에서 소수의 전범들에게 돌려졌고, 평화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일본의 전쟁책임에 대한 국제(법)적 규정과 책임이 주어지지 않았다. 전후 일본은 (*전쟁에 실질적인 책임이 있는) 천황제가 폐지되거나 천황이 바뀌지도 않았으며, 도쿄전범재판과 연합국 사령부의 점령으로 사실상 면책되고 말았다. 이에 따라 일본국민들은 전쟁책임이라는 중요한 문제를 공식적으로 인식할 수 없게 되었다.
일본은 평화를 회복했으나, 동아시아 국가들에게는 새로운 일본이 아닌 침략국가의 변용이었으며, 일본국민들에게는 불행했던 과거와 절연할 수 있는 공식적ㆍ국제적 기회가 상실되어 버렸다. 전후 일본이 아시아 국가들과 다양한 과거사 분쟁을 벌이게 된 데는 이러한 배경이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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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 말하면, 오키나와에게 미국의 종속국가인 일본의 ‘국체’는 자연의 가장 위대한 보고들 중 하나를, 미국이 샌프란시스코 공식에 따라 계속 그 힘을 무제한으로 동아시아에 투사할 수 있는 요새로 전환하도록 재촉하는 존재다.
말하자면 그것은, "지역 평화, 협력 그리고 공동체로 나아가는 움직임에 반하고, 헌법에 명기돼 있는 지역자치 원칙에 반하며, 민주주의 원칙에 반하고, 자연보존 명령에 반하는" 것이다.78 오나가 지사는, 그가 2015년 유엔 인권위원회 앞에서 중앙정부를 "주민의 뜻을 무시"한다고 비난했을 때 조금도 과장한 것이 아니었다.
요컨대, 오키나와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자연 자체의 개입 가능성인데, 그것은 미국과 일본정부가 헤노코 매립 프로젝트가 야기할 거대한 지질학적, 지진학적, 기후학적 문제들을 기술적으로 "해결"할 아무런 방도가 없다는 걸 인정하게 만들 것이다. 인간의 법(human laws)은 왜곡되거나 무시당할 수 있지만, 자연의 법칙(laws of nature)은 그렇지 않다.

샌프란시스코 조약/냉전 체제는 그것이 확립된 지 약 70년이 지나 유효사용기한이 다 끝나가고 있다. 아베는 지금 그 틀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면서 그 노력의 대부분을 워싱턴에 굽실거리는 데 바치는 한편 중국, 러시아 그리고 북한과 대립하면서 끊임없이 전쟁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동시에 자신의 도박이 지닌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러시아 푸틴과 화해하고 무역전쟁 확대에 반대하는 시진핑과 손을 잡는 쪽으로 살짝 움직이고 있다. 그는 또한 시진핑과 푸틴의 유라시아 전략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지금 우리는 매우 드물지만, 중대한 역사적ㆍ지정학적인 터닝포인트의 첫 단계를 목도하고 있다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동아시아 국가들은 이처럼 양면적 위기를 맞고 있지만 이 국가들을 지배하는 제도적 틀은 격동의 2차 세계대전과 뒤이은 샌프란시스코 조약(1951) 체결로 확립된 이후 70년이 지난 현재까지 그대로 남아 있다. 당시 미국은 논란의 여지없이 ‘세계의 주인’이었으며, 샌프란시스코 조약 체제는 미국의 그와 같은 지배력을 굳히기 위해 고안된 것이었다.1 그때 중국은 분열돼 있었고 그 체제에서 배제당했으며, 한국도 분단돼 있었고 전쟁 중이었다. 일본 또한 분단(오키나와가 본토에서 잘려 나갔다)되고 점령당했으며 ‘점령 장치’로서 군사기지와 미군의 자유가 당연한 것, 지역과 세계의 ‘안보’를 위해 필수불가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샌프란시스코 조약으로 동아시아 일원, 특히 한반도와 오키나와열도에 단단히 채워진 냉전의 매듭이 풀리고 외국군의 점령이 종식된다면 포스트-샌프란시스코 조약, 포스트-냉전, 포스트-미국 헤게모니의 포괄적 지역질서로 가는 문이 열릴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돼야 비로소 핵과 기후변화 문제를 풀 수 있다.

호주와 일본은 또 협력관계를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해 고안된 미국과의 외국군 방문협정에도 참가하기로 일찌감치 결정했다. 삼각동맹은 (인도를 불러들여) 사각 즉 "쿼드Quad" 동맹이 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일본 (그리고 호주) 국방정책의 핵심은 핵무기로 미국의 "(핵)우산" 아래에 서는 것이다.

법원은 어느 정도는 오키나와 사람들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리고 헤노코기지 공사를 멈추라는 명령을 내리기도 하겠지만, 오키나와현이 법정 싸움에서 승리할 것이라고는 사실상 생각할 수 없다. 1959년 (*미군 비행장 확장 반대운동을 둘러싸고 벌어진) 스나가와砂川 소송 이래 당시 최고재판소가 채택한 원칙은 굳건히 견지돼 왔다. 바로 미국과의 안보조약에 관한 문제들은 "고도로 정치적인" 것이어서 사법적 다툼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65 사실상 안보조약(안뽀)이 헌법(겐뽀)에 우선하며, 사법부는 (안보의) 특권을 유지하려는 확고한 자세를 갖고 있다. 설사 모든 오키나와 사람들이 "안 돼!"라고 하더라도 정부는 밀어붙일 것이며, 법원은 그것을 합법화할 것이다. 새 기지는 건설될 것이다.

1951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일본과의 평화(강화)조약이 체결되었을 때, 얄타에서 합의한 것들은 왜곡되거나 모호해졌다. 유럽에서 시작한 동서 대립이 격화되는 새로운 상황 속에서, 전후 아시아는 애초의 계획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되었다.
샌프란시스코 조약은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국제질서 형성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 국제적 협정이었다. 이와 관련 있는 다른 안보협정들과 함께 샌프란시스코 조약은 이 지역의 냉전적 대립구조의 토대를 만들었다. 샌프란시스코 체제는 샌프란시스코 평화회의 주최국인 미국의 전략적 이해와 정책적 우선순위를 충실히 반영했다. 이 체제는 미국의 지배적 영향력과 지속적인 군림, 즉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를 보장했으며, 일본에 평화헌법과 더불어 민주주의와 경제적 번영을 가져다주었지만, 대신 다른 동아시아 사람들과 국가들에는 영속적인 분열을 안겨주었다.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은 그런 수많은 경계선 문제들을 만들고 증폭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쿠릴열도에서 남극대륙까지 그리고 미크로네시아에서 스프래틀리군도까지의 광대한 지역들이 그 조약에 포함됐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 조약은 그들의 최종 처분이나 정확한 지리적 한계를 명시하지 않았고, 따라서 이 지역 전체에 여러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의 씨앗을 뿌리고 말았다.

도쿄재판은 난징 대학살, 일본 광산과 공장에서의 한국과 중국인의 강제 노동 그리고 일본군이 한국, 중국 및 기타 국가 여성들을 "위안부"로 강제 매매춘에 동원한 것과 같은 문제들에서 중국인과 조선인 등이 받은 고문과 학대에 대한 일본정부의 책임을 간과했다. 대신 도쿄재판은 "가장 직접적으로 서방 연합군에 영향을 끼친 일본의 행동들, 예컨대 일본군의 하와이 진주만 기습과 연합군 전쟁포로 학대에 초점을 맞췄다."

일본과의 평화조약은 처벌보다는 "관대한" 쪽이었으며, 전후 일본의 민주화와 경제부흥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 "역코스reverse course"가 결국 미군 점령기간에 전쟁범죄자로 공직에서 제거되거나 기소당한 보수 정치인들의 복귀 쪽으로 방향을 틀게 만들었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에 공통의 토대를 둔 미해결 문제들 중에서 근본적인 해결을 본 것은 하나도 없었다. 사실 동서를 가르고 있던 벽이 완전히 무너진 유럽ㆍ대서양 지역에 비해,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서 일어난 변화들은 근본적인 분열을 치유하지 못했다. 소련의 붕괴를 빼고는 이 지역 냉전의 대립구조는 기본적으로 계속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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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쇼크, 한국의 선택 - 왜 지금 중국이 문제인가?
한청훤 지음 / 사이드웨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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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리스크'는 외교와 민간 교류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지금이라도 더 많은 관심과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한국 경제는 1997년 외관 위기 극복 및 그 이후 20년간 중국의 초고속 경제성장의 덕을 많이 보았다. 두 나라는 산업적 측면에서 상호 보완적이었기 때문에 무역 확대를 통한 윈윈 win-win의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2년 현재 시점에서 한국 경제와 산업 경쟁력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은 다름 아닌 과거의 기회의자 성장의 토대가 되어준 중국이 되어버렸다. _ 한청훤, <차이나 쇼크, 한국의 선택> , p54/427

저자는 <차이나 쇼크, 한국의 선택>에서 경제 성장으로 인한 산업구조의 변화, 국력신장과 시진핑 정부의 외교전략으로 인한 중국경계론, 중국위협론의 실체를 들여다 본다. 현재까지 우리가 지켜본 중국의 전략은 매우 성공적으로 보인다. 2010년대 '세계의 공장'에서 이제는 상당한 분야에서 자체기술을 축적하고, 많은 분야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가진 대기업들을 보유한 경제강국이자, 군사강국인 G2의 한 축이 우리가 느끼는 중국위협의 외면적인 모습이다. 현재까지 이러한 부분에서 중국은 외형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바라본 성공의 모습이 과연 전체의 모습일까? 책의 출발은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중국은 공산주의에서 유래한 정치적 권위주의와 제한적 자유시장경제라는 이질적인두개의 시스템을 융합했다. 또한 이 독특한 혼종 체제로 유례없는 성공을 거두었고, 현재도해당 체제를 통해 초강대국의 지위를 노리고 있다. 중국은 '중국식 발전 모델'을 통한 세계패권 도전이라는, 결과를 예측하기힘든 유례없는 실험을 하고 있는 셈이다. _ 한청훤, <차이나 쇼크, 한국의 선택> , p341/427

저자는 '달의 뒷면'과도 같은 중국 성공의 이면을 <차이나 쇼크, 한국의 선택>에서 지적한다. 중국 동해안에 집중된 대도시들의 성공의 반대편에는 서부 내륙지방의 낙후한 경제 현실이 자리한다. 아직 40%의 인구가 낙후한 농촌에 거주하고, 도농 간 문제 해결이 후순위로 밀리는 상황에서 중국은 이제 더 이상 이러한 문제를 미룰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채 선진국에 들어서기도 전에 '저출산 고령화'문제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고,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세력의 압력이 가속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중국의 위협은 외부에서 바로보는 것만큼 위력적이지 않을 수도 있음을 저자는 지적한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경제질서에서 독립적일 수 없는 중국산업 구조는 GDP수치가
보여주지 못한 G2의 실상이기도 하다. <차이나 쇼크, 한국의 선택>은 이러한 부분에 대해 잘 지적한다. 그리고, 이러한 현실에 대응하는 적절한 전략의 수립을 요구한다. 책 후반부에 제시되는 저자의 제언들은 이런 전략 중 하나의 대안이 될 것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모든 의견이 공감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본문 중 한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세계의 블록에 편입될 수 밖에 없다고 해석하는 부분 등이 그러하다. 이를 위해 일본과의 관계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주장 등은 한일 현안의 문제를 경제적으로만 접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신냉전 체제하에서 중국-러시아를 중심으로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남아메리카-아프리카 경제권이 포괄적인 경제협력권으로 커지는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서 보다 유연하고도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이러한 생각 자체가 저자가 결론에서 말한 우리에게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겠지만......

<차이나 쇼크, 한국의 선택>은 2001년 WTO 가입 이후 화려하게만 보이는 중국 성장의 이면을 보여준다. 그리고, 저자는 독자들에게 이러한 성장에 대한 과도한 경계나 공포심을 가지기 보다 실체를 인식하고 냉정한 접근을 요구하는데, 책의 내용은 이러한 저자의 주장을 설득력있게 뒷받침 한다고 여겨진다. 비록, 저자의 생각에 모두 동의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미처 생각하지 못한 문제의 제기는 우리 사고의 지평을 넓히는데 충분히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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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9-04 13: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중국이라는 나라를 제대로 이해하고 대응하는데 우리나라의 미래의 많은 부분이 달려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지금의 중국의 행보는 걱정스런 것이 너무 많아 참 쉽지 않다는 생각을 늘 하게 되네요.

겨울호랑이 2022-09-04 21:41   좋아요 2 | URL
바람돌이님 말씀에 동감합니다. 과거 중국이 동북아 세계의 중심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주변과 조공무역관계를 통해 평화를 사려는 대국으로서의 리더십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여겨집니다. 오늘날 미국의 패권에 실망한 여러 국가들이 중국에게 바라는 모습은 제국주의의 패도(覇道)가 아닌 군자(君子)의 도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렇지만, 문화혁명 이후 중국의 전통이 단절된 탓인지 모르겠지만, 지금 보이는 중국의 모습은 또다른 미국에 다름이 아니라 여겨집니다. 그런 중국에 대한 실망감이 큰 것도 현재 중국이 고립되는 한 요인이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소위‘ 전랑‘외교를 벗어나 함께 할 수 있는 이웃으로 중국이 자리잡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scott 2022-10-07 14: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이달상 추카합니다
프로필 속 냐옹이
새끼인가요!
넘 귀욥
       __..,,__   ,.。=‘`1
     .,,..;~`‘‘‘‘    `‘‘‘‘<``彡 }
  _...:=,`‘    ︵  т ︵  X彡-J
<` 彡 /  ミ  ,_人_. *彡 `~
  `~=::              Y
    i.             .:
   .       ,。---.,,  ./
    ヽ /゙‘‘```;.{    \/
     Y   `J..r_.彳   |
     {   ``  `   i
              \   ..︵︵.
     `\         ``ゞ.,/` oQ o`)
      `i,          Y  ω /
       `i,      .    ˝   /
      `iミ           ,,ノ
       ︵Y..︵.,,     ,,+..__ノ``
     (,`, З о    ,.ノ川彡ゞ彡  *

겨울호랑이 2022-10-07 21:31   좋아요 2 | URL
와, scott님의 솜씨는 정말 대단하세요... 이모티콘만으로 이렇게 예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능력이라니... 감사합니다. 프로필 사진은 귀요미 미용하러 갔을 때 그곳에 있는 터줏대감이에요. 이제는 제법 친해져서 앞에서 재롱부리고 있는 사진을 올려봤습니다.^^:)

이하라 2022-10-07 14: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이달의 당선 이달에도 축하드려요.^^

겨울호랑이 2022-10-07 21:31   좋아요 2 | URL
이하라님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

thkang1001 2022-10-07 16: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연휴 되시길 바랍니다!

겨울호랑이 2022-10-07 21:3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thakng님께서도 행복한 연휴 보내세요! ^^:)

모나리자 2022-10-07 16: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겨울호랑이님.^^

겨울호랑이 2022-10-07 21:32   좋아요 2 | URL
모나리자님 감사합니다. 행복한 밤 되세요! ^^:)

마루☆ 2022-10-07 17: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 축하합니다.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

겨울호랑이 2022-10-07 21:33   좋아요 2 | URL
마루님 부족한 글을 읽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밤 되세요!

그레이스 2022-10-07 17: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겨울호랑이님~~!

겨울호랑이 2022-10-07 21:33   좋아요 2 | URL
그레이스님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

mini74 2022-10-07 21:2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스콧님 냥인지 호랑인지 넘 귀여워요 ㅎㅎㅎㅎ 축하글 남기려다 스콧님 냥인듯 호랑인듯 이모티콘에 맘 설레고 갑니다 아고 귀여워라 ㅎㅎ 겨울호랑이님 축하드려요 *^^*

겨울호랑이 2022-10-07 21:34   좋아요 3 | URL
미니님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

서니데이 2022-10-07 22: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겨울호랑이 2022-10-08 23:04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행복한 주말, 연휴 되세요! ^^:)

거리의화가 2022-10-08 21: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이달의 당선 축하드립니다^^ 비단 중국만의 시각으로서만이 아니라 한중-한미-한일 외교적으로도 얽혀있어 잘 풀어가야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판적으로 읽는다면 도움이 될 책이겠네요!

겨울호랑이 2022-10-08 23:07   좋아요 1 | URL
중국이 이전까지는 세계의 공장으로 기능을 하다가, 이제는 내수시장이 커지면서 예전과는 달리 자신의 목소리를 내면서 세계 공통의 적이 되는 분위기로 흘러가는 듯합니다. 코로나 19위기 상황 아래에서 높아진 한국의 위상에는 이러한 분위기가 배경이 되었음을 부정할 수 없음을 생각해 볼 때, 보다 냉철한 시각을 가지고 사안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거리의 화가님 감사합니다! ^^:)

강나루 2022-10-10 07: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이달의 당선작으로 선정된 것 축하새요^^

겨울호랑이 2022-10-10 08:26   좋아요 1 | URL
강나루님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
 

하지만 나는 여러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시진핑 정권이 5년 내 대만 침공을 감행할 가능성이 꽤 높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대만은 중국의 입장에선 경제적·지정학적 가치 그 이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진핑 정권이 만약 2022년 공산당 당대회에서 연임에 성공할 경우 대만 문제는 시진핑 정권의 정치적 정당성 문제와 직결될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정도로 대만은 지금의 중국, 집권당인 중국 공산당, 그리고 시진핑 정권의 명운에 중대한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여기에 시진핑의 어린 시절부터 형성된 그의 복고주의적 세계관 또한 무시하지 못할 요인으로 추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구적 가치를 부정하고 자력갱생을 내세우며 중국 인민의 자체적 역량으로 세계 초강대국이 되겠다는 국수주의적 발상의 원조는 마오쩌둥이며, 앞에서 살펴보았듯 마오쩌둥의 시대를 긍정한 대표적 인물 중 한 사람이 바로 시진핑이기 때문이다.

보시라이 정변 사태는 덩샤오핑이 만든 집단지도체제의 취약점이 극대화되어 발생한 정치적 위기이며, 후진타오 계파와 장쩌민 계파 간에 벌어졌던 치열한 권력 다툼의 산물이라고도 할 수 있다.

어느 순간부터 내가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중국은 ‘절반의 중국’, 즉 ‘선진국 중국’이었을 뿐이었다. 나머지 절반인 ‘개발도상국 중국’은 나의 시야에 비껴 나 있었다.

하지만 2020년 기준 중국 농촌에는 여전히 전체 인구의 36%에 가까운, 약 6억 명의 농민들이 살고 있다.[17] 그리고 이 수치에는 사실상 농촌과 비슷한 생활환경이지만 행정구역상 도시로 분류된 인구가 제외되어 있기 때문에, 실제 농촌 거주 인구 비율은 중국의 도시화율을 살펴봐야 한다. 2019년 중국 통계공보에 따르면 중국의 도시화율은 이제 갓 60%를 넘어선 60.6%에 해당한다. 이는 전체 인구의 40% 정도가 여전히 농촌에 거주하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 미국, 일본, 프랑스 대다수 선진국들의 도시화율이 80%를 넘는 것과 대비된다

중국에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가장 결정적인 신호는 바로 인구 문제이다. 그 나라의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중국의 인구 구조가 급속도로 노령화의 길로 들어섰다는 것은 두 개의 중국을 해결할 충분한 ‘시간’과 ‘동력’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중국 정권이 반도체 굴기에 얼마나 사활을 걸었는지는 ‘제조2025’의 10대 육성 산업 중 첫 번째가 바로 반도체인 것으로도 잘 드러난다. 소위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반도체가 가진 산업 생태계에서의 위상, 그리고 미래 산업인 AI, 빅 데이터, 사물 인터넷 등에서 갖는 반도체의 중요성을 고려해 볼 때 중국의 다음 국가 육성 산업들 중에서 반도체가 최우선 순위가 된 이유는 너무도 확실했다. 그리고 중국 반도체 굴기의 최대 피해 국가 중 하나가 장차 한국이 될 것도 역시나 자명해 보였다.

중국의 대만 침공은 사실 내가 생각하는 중국 내부의 마지막 리스크와도 직결된다. 바로 현 중국 국가 주석이자 중국 공산당 총서기인 시진핑 본인이 그 리스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금까지 내가 상술했던 이 모든 것이 차이나 쇼크 그 자체다. 중국이 자신들의 염원대로 미국과 맞먹거나 미국을 능가하는 국력을 갖추는 데 성공해도 한국에는 큰 위협이고, 중국이 내부적 문제 해결에 실패해서 주저앉아도 한국에 큰 위험이 닥치게 된다. 중국 정도의 사이즈 되는 나라 바로 옆에 붙어 있는 것 자체가 사실 그 나라의 숙명적인 스트레스다.

최근 한국의 언론 매체들 다수가 한국에 전달하는 중국에 대한 소식은 주로 극단적 국수주의 네티즌들의 한국에 대한 도발, 그리고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소식들에 집중되어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시작된 2022년은 한국이 다시 한번 적응력과 유연성을 발휘해야 할 새로운 시대에 정식으로 진입했다는 상징적인 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그 새로운 시대란 바로 ‘신냉전이라는 뉴노멀’이다.

내가 이 장을 통해 마지막으로 공유하며 강조하고자 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바로 한국인 특유의 유연성과 적응력의 재발휘, 그리고 이를 통한 뉴노멀 시대에 맞는 새로운 포지셔닝의 시대적 필요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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洋)The Economist 2022年 8月 19日號
日販IPS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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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The Economist 중 한국 관련 기사 제목이 참담하다...

지난 시간 동안 국격이 높아진 부작용 때문일까. 방역선진국으로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인식과 높은 관심으로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에도 높은 관심을 보여주는 외신들. 이들이 우리나라를 걱정해서 이런 기사를 싣는 것은 아니겠지만, 정작 이런 비판을 해야 할 국내 언론은 거의 모두가 1990년대 스포츠 신문처럼 되버린 현실이 뼈아프다...



South Korea’s president needs to learn the basics - South Korea’s president needs to learn the basics from The Economist

https://www.economist.com/asia/2022/08/25/south-koreas-president-needs-to-learn-the-bas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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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22-08-27 00:2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머저리와 미저리들 전성시대죠 뭐 ㅜㅜ

겨울호랑이 2022-08-27 04:52   좋아요 4 | URL
왜 부끄러움은 수치를 아는 이들만의 몫이어야만 하나 싶습니다...

포스트잇 2022-08-27 11: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언론이 만든 정권이죠. 언론, 포털까지 포함해서, 개혁되지 않는 한 늘 거기서 거기일 겁니다.
적어도 조선일보 기자들의 책, 거기서 글로 밥 벌어 먹는 사람들의 책은 사지 않는 것부터 시작했음 좋겠습니다.

겨울호랑이 2022-08-27 13:30   좋아요 3 | URL
그렇습니다... 포스트잇님 말씀처럼 언론+검찰+종교 권력이 모두 뭉쳐서 반개혁전선에 뛰어들었던 결과가 지난 대선이었다고 여겨집니다... 다시 시작해야겠습니다. 투자를 잘 하는 이들은 모두 경제신문을 읽는다고 합니다. 다만, 읽는 목적이 투자 종목을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추천 종목을 피해가기 위해서라고 하더군요. 단기적으로는 포스트잇님의 제안처럼 그들의 글의 권위를 낮추고 장기적으로는 조중동을 비롯한 이익집단의 목소리를 대신하는 홍보물에 대한 맹신이 사라지도록 한 걸음씩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