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리크 쥐스킨트,『향수』, 강명순 옮김, 열린책들, 2002(17쇄).
동지와 하지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피레네 산맥의 양쪽 지방인 페르피냥과 피귀라스에는 은밀한 타이아드 결사대가 남아 있다. 그들은 일년에 한 번씩 만나 카니구 봉에 올라간다.
그곳에서 그들은 커다란 모닥불을 피운다. 명목상으로는 해의 길이가 바뀌는 동지와 성 요한을 기념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사실은 그들의 스승 타이아드 에스피냐스와 그의 위대한 생명의 유동체에 경배를 올림으로써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이다.”(246-247쪽)
→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피레네 산맥의 양쪽 지방인 페르피냥과 피귀라스에는 은밀한 타이아드 결사대가 남아있다. 그들은 일년에 한 번씩 만나 카니구 봉에 올라간다.
그곳에서 그들은 커다란 모닥불을 피운다. 명목상으로는 해의 길이가 바뀌는 하지와 성 요한을 기념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사실은 그들의 스승 타이아드 에스피냐스와 그의 위대한 생명의 유동체에 경배를 올림으로써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이다.”
독일어 원문: [...] Dort zünden sie ein großes Feuer an, vorgeblich aus Anlaß der Sonnenwende und zu Ehren des heiligen Johannes - in Wirklichkeit aber, um ihrem Meister Taillade-Espinasse und seinem großen Fluidum zu huldigen und um das ewige Leben zu erlangen.
• Sonnenwende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동지 = 12월 22일경.
하지 = 6월 21일경.
둘 가운데 어떤 의미로 해석해야 하는지, 핵심 역할을 하는 문구는 “성 요한을 기념하기 위해서”(zu Ehren des heiligen Johannes)이다.
이 구절은, 6월 24일의 성 요한 축일과 그 전날 밤에 행하는 산불놀이―이를 Johannisfeuer라 한다―를 가리킨다.
즉, 타이아드 결사대는 날짜가 비슷하게 겹치는 하지와 성 요한 축일의 산불놀이를 표면적 이유로 내세워, 카니구 봉에 오른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