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물만두님께서 기쁜 소식을 전했지만, 혹시 못 들으신 분들도 있을 것 같아 올립니다.

제목 그대로 올해 모 출판사에서 현대 스릴러 시리즈를 야심차게 런칭한답니다. 수석 번역 및 기획자로 <스파이더 게임>과 <첫 번째 희생자> <파이트 클럽> 등을 번역하신 최필원 님께서 참여하십니다. 현대 스릴러에 대한 많은 지식과 열정을 가진 분이니만큼 멋진 타이트들을 많이 소개해주실 것 같습니다. 올해 4월부터 매달 1,2권씩 속속 소개될 예정이랍니다. 판형은 밀리언셀러 클럽보다 조금 작다고 하고, 되도록 단권으로 나온답니다. 기쁜 소식이죠?

 

구체적으로 소개시켜 드리자면...

 

4월: 제임스 시겔의 <탈선>, 캐시 라익스의 <크로스 본즈>

 

- 작년에 제니퍼 애니스톤 주연으로 영화화된 <탈선>이 소개됩니다. 가편집해보니 550페이지 정도가 나왔다고 하네요. 제임스 시겔은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지만 미국에서는 꽤 유명한 작가라고 합니다. 반전이 기가 막히고 영화가 오히려 책만 못하다는군요. 캐시 라익스는 법의학, 인류학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많이 쓰는데 실제 미국 법의학/인류학 협회에서 공인받은 작가 중 한 명이라고 하네요. FBI에서 시체 분석법 등을 강의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비슷한 류의 퍼트리샤 콘웰보다 오히려 전문성 면에서는 한 수 위일 듯 합니다.

 

6월: 할런 코벤의 <단 한 번의 눈길>

 

- 국내에도 <마지막 기회>와 <밀약>이 소개된 바 있는 할런 코벤의 작품입니다. 아기자기하면서도 속도감이 굉장히 빠른 스릴러를 쓰는 작가로 반전도 기막히죠. 단연 기대되는 목록입니다.

 

7월: K 작가의 신작 외 1권

 

- 굉장히 유명한 작가라고만 말씀하시고 아직 이름을 밝히지 않으셨습니다. 출판 시장의 빅네임 중 한 명이라고 하시네요.

 

8월: 제프 린제이의 <음흉하게 꿈꾸는 덱스터>

 

- 이건 기대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주목받는 신예 제프 린제이의 근작입니다. 덱스터는 형사면서 흉악 범죄자들을 직접 처단하는 연쇄살인범입니다. 동료 형사로부터 의심을 받으면서도 범행을 저지르는 덱스터는 어떻게 될까요? 작년에 속편이 나왔습니다.

 

9월: 로버트 크레이스의 <2분 법칙>

 

- 작년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호스티지>의 원작을 쓴 로버트 크레이스입니다. 영화는 액션물로 만들어졌지만 실제로는 머리쓰는 스릴러라고 하네요. <2분 법칙>이 어떨지 굉장히 기대됩니다.

 

10월: M 작가의 신작과 D 작가의 신작

 

11월: <스릴러 단편선>

 

- 제임스 패터슨이 편집하는 스릴러 단편집이 나온답니다. 참여 작가가 쟁쟁합니다. 미스터리가 아닌 순수 스릴러 분야에서 이런 단편집은 유래없는 시도 같습니다. 리 차일드, 제임스 시겔, 조셉 파인더, 앤 라이스 등의 유명 작가들이 참여합니다.

 

12월: I 작가의 신작과 캐시 라익스의 <데자 데드>

 

- 역시 캐시 라익스의 탬퍼넌스 브래넌 시리즈의 한 편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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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6-02-14 0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호- 무지하게 기대됩니다. ^^ 아, 좋아라..

jedai2000 2006-02-14 0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올해도 미스터리 풍년일 듯 하네요. 물경 100여권의 책이 나와주지 않을까 싶네요. 저도 아, 좋아라...^^;;

bono 2006-02-14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냥 기뻐할 수도 없고... 이 많은 작업을 스케줄에 맞춰 다 해놓으려면... 올해도 휴가는 없을 듯 하네요...

jedai2000 2006-02-14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노님...아니, 이 많은 책을 다 하시는 겁니까? 보노님한테 맛난 거 사달라고 졸라야겠군요.^^;;
 




예전에 나왔다가 절판된 <블랙 다알리아>를 보고 써둔 독후감입니다. 앞으로 나올 황금가지의 <블랙 다알리아>의 큰 성공을 기원하며 어떤 책인지 혹시 궁금해 하실 분들을 위해 올립니다. ^^;

 

제임스 엘로이는 어렸을 때인 50년대 LA에 살았는데, 열살 때, 이혼한 어머니가 벌겨벗겨진 채 잔인하게 살해 당한 시체로 발견됩니다. 그 사건 이후 충격을 받아 경찰서를 내 집처럼, 마약을 상용하며 방황하다 80년대 들어 소설을 쓰며 긴 방황을 청산합니다. 바로 그가 너무나 잘 아는 분야인 50년대 LA의 범죄에 대해서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노벨상을 20개쯤은 안겨주고 싶은 대가입니다.

 

블랙 다알리아 첫 장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어머니, 스물 아홉 해가 지난 지금에야 이 피 묻은 고별사를 바칩니다."

 

 

 

 

읽기 전까지 제임스 엘로이에 대해서 잘은 몰랐다. 다만 영화로 나온 <LA 컨피덴셜>의 저자로만 알고 있었다. 우연히 <블랙 다알리아>를 입수하고 읽게 됐는데, 읽는 내내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작품이었다. 심지어 오늘 극장에서 <에비에이터>를 보았는데, 영화 시작 전 광고하는 시간에 어두움을 무릅쓰고 읽을 정도로 몰입감이 강한 작품이었다.

 

무엇보다 다루고 있는 사건이 대단히 엽기적이다. 차마 여기 옮겨 적을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하다. 소설에서 본 가장 잔인한 살해 방법이라는 생각이다. 잔인하게 난자당한 '블랙 다알리아'라고 불리는 창녀의 죽음을 각각 'FIRE'와 'ICE'라고 불리는 두 전직 권투선수 출신의 경찰이 수사한다. 리 반장과 버키 형사는 권투 선수 출신으로 화끈하게 한번 붙은 다음 친해진다. 파트너가 된 두 사람은 리와 동거를 하고 있는 케이라는 여자와 함께 행복한 한 때를 보낸다. '블랙 다알리아'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1940년대 LA의 도덕적 타락과 병폐를 상징하는 '블랙 다알리아'사건으로 인해 리와 버키의 암울한 과거의 망령도 부활하고 만다. 정의로운 경찰인 리에게는 감추어야만 했던 비밀이 있었고, 경찰이 되기 전 버키 역시 밀고로 친구를 배신한 아픈 전력이 있다. 혼탁한 사회 속에서 결국 리, 버키, 케이의 조화롭던, 동화로까지 상징되던 세계는 무너지고 만다. 한 사람은 죽고, 남은 두 사람은 이별을 겪으므로...소설에서 그려지는 이별 장면은 너무 아프게 다가온다.

 

모든 걸 잃은 버키는 편집증적으로 '블랙 다알리아' 사건에 몰두하게 되고 마침내 진상이 떠오르게 된다...

 

현대 경찰 소설, 느와르 소설의 걸작이다. 1930-40년대 유행했던 펄프 느와르의 요소(도시의 갱, 타락한 경찰, 혼란스런 사회상, 불법 권투 도박, 살해된 창녀 등)를 가지고 이토록 현대적으로, 창의적으로 변용해낸 작가의 실력이 놀랍다. 낡은 사진같이 빛바랜 40년대의 LA가 배경이지만 이 작품이 내뿜는 빛만큼은 전혀 낡지 않았다...

 

엽기적인 사건을 배경으로 당대의 도덕적 타락상, 전후의 혼탁한 시대상을 정교하게 묘사해내는 작품이다. 놀라울 정도로 잘 쓰여진 작품이며 작품 말미까지 긴장감과 충격을 안겨주는 작품이다.

 

올해 브라이언 드 팔마에 의해 영화화된다고 하는데, 소설에서 나오는 살해 방법을 쓴다면 절대 등급을 받지 못할 것이다. 분명 순화시킬텐데 작품이 그 맛을 유지할지 걱정된다.

 

어느 작품보다도 재미있고, 어느 작품보다도 문학성이 뛰어난 현대 범죄 소설의 명편으로 반드시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별점: ★★★★★

 

 





 

 

 

 

 

 

 

 

올해 나올 <블랙 다알리아> 영화 포스터입니다. 영화는 조쉬 하트넷, 스칼렛 요한슨, 힐러리 스웽크 등이 나올 겁니다. 올해 영화를 한 편만 볼 수 있다면 이걸 보겠습니다. 사진은 살해된 창녀를 묘사한 것 같은데 입술이 길게 찢어져 있군요. 왜 그럴까요? 보시면 아실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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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1-27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3,4권까지 나오기를 바라는데 영 가망이 없나봅니다 ㅠ.ㅠ

jedai2000 2006-01-27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약 <블랙 다알리아>가 잘 되면, 내지 말라고 해도 내겠죠. 저나 만두님 입장에서는 시리즈를 다 보고 싶은 게 당연하지만, 출판사에서는 잘 될지 어떨지 모르는 위험 부담을 안고 시리즈 전권을 계약할 수도 없는 문제니 참 답답합니다. 그저 <블랙 다알리아>가 잘 되거나, 출판사 측에서 이 작가는 조금 손해봐도 할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하고 내주길 기대합니다.

저는 적어도 출판사라면 문화 사업이고, 돈 좀 잃어도 할 만한 작가는 해야 한다고 봅니다. 제임스 엘로이같은 작가라면 깨져도 적어도 독자들에게 욕을 먹지는 않을 겁니다. 허접한 작가들 책 내서 망하면 독자들한테 욕 먹고 돈은 돈대로 날리는 건데, 제임스 엘로이 같은 작가라면 만약 실리를 못 얻는다 해도, 좋은 작품 냈다는 명분이 있는데 왜 안 하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여튼 저희야 그냥 기다려 보는 수 밖에요. 이럴 땐 제가 정말 출판사를 하고 싶다니까요..^^;;

한솔로 2006-01-27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다이님이 쓰신 글에서 소식을 듣고 한숨을 연신 쉬고 있자 옆에 있던 팀장이 왜 그러냐고. 내가 출판사 들어와서 가장 내고 싶었던 타이틀이 딴 데서 나와 그런다고 하자, 무슨 책이냐 묻더군요. 이러저러한 소설이다라고 했더니. "나는 세상에서 시디랑 만화책, 추리소설 사는 사람이 젤 이해가 안 되요. 그리고 **씨가 내고 싶다고 회사에서 내준대요?"-_-;;;

nemuko 2006-01-27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나 미리 내용 알고 싶지 않아서 페이퍼는 후르륵 흘려 보냅니다만, 재밌단 말씀이시죠?^^ 으윽. 그나저나 제 위에 계신 한솔로님네 팀장님 넘 미워요. 흥...

물만두 2006-01-27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솔로님 팀장님 나빠요~ 흥~

상복의랑데뷰 2006-01-27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 4권이 아니라, 2권과 4권입니다. ^^ LA 컨피덴셜은 3번째 소설입니다. 계약이 된 모 출판사에서 다 낼리는 없고, 아쉽지만 재발간 되었다는데 의의를 두어야 할 듯 합니다. 다루는 시대가 과거라서 오래된 작품이인 것 같은데, 블랙 다알리아가 87년 LA 컨피덴셜이 90년에 나왔으니 정말 모던 클래식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네요.

물만두 2006-01-27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죄송~

jedai2000 2006-01-27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가장 이해 안되는 사람이 "온통 다운만 받아서 음악 들으면서 이런저런 음악지식 자랑하며 깝치는 사람, 만화책은 전부 빌려보면서 한국 만화가는 수준이 떨어진다고 깝치는 사람, 좋은 추리소설 한 번 읽지도 않아본 사람이 추리소설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하는 사람'입니다. 한솔로님 팀장님이 그런 분이실 것 같네요..^^;;

<블랙 다알리아>가 잘 되서, 다른 시리즈가 다 나왔으면 하는 거는 모든 분들의 바람 같네요..꼭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한솔로 2006-01-28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다 제 팀장 욕하는 분위가 됐을까요ㅎㅎ 제가 에피소드를 전한 곳이나 풍토 자체가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곳이었네요. 제 잘못입니다ㅎㅎ

panda78 2006-02-08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랙 다알리아, 헌책방에 구하려고 해도 안 보이던데, 기쁩니다. ^^

jedai2000 2006-02-08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 나올지는 몰라요. 그런데 홈페이지 가 보니까 옛날 번역을 그대로 쓰는 쪽으로 생각하고 계시더라구요. 이종인 씨라는 분이 하셨는데 번역 좋습니다. 만약 옛날 번역 그대로 사용한다면 출간에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 같네요. 잘 진행된다면 5월 안으로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나오면 꼭 보세요. ^^;;
 

어제 오늘 잠을 설쳤습니다. 요즘 몸이 허한지 어제는 꿈에 김희선이 나오지를 않나, 오늘은 교통사고를 당하는 꿈을 다 꾸고...쩝. 김희선과는 뭐 별다른 짓(?)을 한 건 아니고, 그냥 이야기만 나눴는데 의외로 세심하게 말도 잘 들어주고 괜찮더라구요. 방송에서 보여지는 이미지랑 틀리던걸요.

그런 이유로 4시간도 못 자고 9시에 눈을 떴는데 다시 잠이 안오네요. 여기저기 웹서핑을 하다가 심심해서 요즘 어떤 책들이 많이 팔리나 베스트셀러 순위를 봤습니다. 장르소설이 그나마 잘 팔린다는 알라딘에서 당근 문학 순위를 봤지요.

100위에 <개미>가 있는데, 베르베르는 미스터리,스릴러로 보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겠죠. 넘어갑니다. sf에 가깝지만 재미는 대단한 책이죠...

97위에 <백야행>입니다. 국내에서 나온 지 7년도 더 된 책이 순위에 진입하다니 대단하네요.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오키 상 수상과 일본 현지 <백야행> 드라마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습니다.

88위에 <최후의 템플 기사단>입니다. 출판사에서 열심히 밀고 있는 것 같은데 아직 순위가 그렇게 높지 않네요. 팩션으로 알고 있는데, 들어보니 평이 그다지 좋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

83위에 영원한 스테디셀러 <장미의 이름-上>입니다. 그런데 상권만 팔리는 이유는 어려워서 하권을 읽지 않기 때문일까요.

76위는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입니다. 여전히 팔리는군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은 아닙니다만 열광적인 팬이 많죠.

62위에 <이유>가 있습니다. 미야베 미유키의 대표작 중 하나로 꽤 두꺼운 텍스트를 자랑합니다. 저도 읽어 봤는데 재미있었습니다만 <화차>만큼 좋지는 않았습니다. 법원 경매와 부동산 문제가 일본과 우리나라가 상당히 유사해 국내 독자들이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제 생각이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서양의 미스터리보다 일본쪽이 국내에는 더 먹힐 겁니다. 두 나라간의 사회적 문제점등이 유사하기 때문이죠. 출판 관계자들은 유념해서 들어 주시길..^^;;

53위에 <우루아드>라는 책이 있네요. 팩션인 것 같고, 요즘 일간지 등에 자주 소개되는 작품입니다. 고대 도시와 인간 복제, 이라크 전쟁 등 흥미있는 소재는 몽땅 들어가 있는 것 같더군요. 읽어 보고 싶습니다...

39, 41위에 <천사와 악마 1,2>. 말이 필요없죠. 올해 나올 댄 브라운의 신작이 어떤 반응을 얻을지 궁금하네요.

34위에 <마술사가 너무 많다>입니다. 비교적 최신작으로 순위가 높네요. 저도 주문은 해두었습니다. 전작 <셰르부르의 저주>를 정말 재미있게 읽었는데, 장편으로 보는 다아시 경 이야기는 어떨지 궁금합니다.

19위에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입니다. 간만에 나온 흥미로운 신본격 작품이었습니다. 사실 이런 작품이 실패하는 게 더 이상하죠. 미스터리 특유의 뒷통수 치는 재미를 최대한 극대화시킨 수작입니다.

17위에 <13계단>이네요. 올 겨울은 <이유>와 <벚꽃>,<13계단>의 일본 추리소설 삼총사가 많은 사랑을 받는 것 같습니다.

6,8위에 <다빈치 코드 1,2>입니다. 굉장합니다. 그렇게 팔리고도 아직도 살 사람이 남았다니...솔직히 <다빈치 코드>보다 재미있는 작품 트럭으로 있는데, 일반 독자분들께 좀 알려드리고 싶어요. 답답합니다...^^;;



이상으로 알라딘 문학 순위 안의 미스터리 순위를 살펴 봤습니다. 부록으로 일본 아마존의 미스터리/스릴러 순위도 보겠습니다. 25위 안에 어떤 작품들이 있을까요...


19위에 <어느쪽인가 두 사람을 죽였다>. 히가시노 게이고입니다. 제가 제대로 알고 있는건지는 모르겠는데 이 작품은 본격 미스터리인데 모든 단서를 제시하고 결말은 감춰둔 작품으로 알고 있습니다. 알아서 맞추라는 뜻인가요 -_-;;

18위는 <ロシア幽霊軍艦事件>라는 시마다 소지의 작품입니다. The Russian phantom worship case라는 영문 부제가 붙어 있네요. 작가 약력에 따라 본격추리물일 것 같은데 궁금하네요.

16위에 국내에도 나온 <클라이머즈 하이>. 요코야마 히데오의 작품입니다. 국내에서는 극악의 2권 분권을 했더군요.

15위는 이사카 고타로의 <칠드런>입니다. 국내에도 나왔고, 재미있습니다. 갖 서른에 나오키 상에 4회 노미네이트된 촉망받는 작가입니다. <칠드런>은 청춘소설+성장소설+약간 가벼운 미스터리가 버무려진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14위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독소소설>입니다. 일종의 수필집으로 알고 있습니다. 게이고는 <흑소소설> <괴소소설>등의 이 수필집 시리즈도 많이 냈습니다.

13위는 미야베 미유키의 <夢にも思わない>라는 작품인데 해독 불능입니다. 뜻있는 분의 도움을 부탁 바랍니다..^^;;

12위는 교고쿠 나츠히코의 <백기도연대-바람>입니다. 제가 알기로 에노키즈 탐정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스핀오프일 겁니다.

11위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급생>입니다. 굉장히 유명한 작품으로 알고 있는데 읽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네요.

10위는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의 <예지몽>입니다. 제가 알기로 이번에 나오키 상을 탄 <용의자 X의 헌신>에서 탐정으로 나오는 인물이 <예지몽>에다 나올 겁니다. 비슷한 시리즈라 사랑을 받나 봅니다.

8위는 히가시노 게이고 <탐정 갈릴레오>. <예지몽>과 <탐정 갈릴레오>, <용의자 X의 헌신>은 같은 등장 인물이 나오는 일종의 시리즈래요.

7위는 이사카 고타로의 <オーデュボンの祈り>라는 작품입니다. Prayer라는 영문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이사카 고타로는 젊은 나이에 7,8편의 작품을 냈는데 모두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속속 만나볼 것으로 기대가 되고 있습니다.

6위...죄송합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환야>입니다. <백야행>의 비공식 속편격인 작품입니다. 국내에서도 계약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3,4위는 <다빈치 코드>입니다.

2위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비밀> -_-;;

1위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야행>입니다...현재 일본에서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는 덕을 본 듯 하네요.

아마존 순위야 매일 등락이 있는 거지만 현재 일본에서 히가시노 게이고가 상당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염원의 나오키 상 수상에, <백야행> 드라마까지 게이고의 명성을 더욱 높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출판 관계자 분들은 이런 점을 염두에 두시고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집중 검토해 주시기 바랍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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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06-01-24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빈치코드보다 재미있는 작품은 트럭으로 있다고 생각하는 ㅋㅋ
히가시노 게이고의 많은 작품들을 접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Kitty 2006-01-24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제다이님의 추리 사랑이 대단하시네요 ^^ 잘 봤습니다.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은 '꿈에도 생각지 않은' 정도라고 하면 될까요 ^^
중학생 콤비 탐정이라니 재미있겠어요 ^^

한솔로 2006-01-24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ロシア幽霊軍艦事件>:러시아 유령 군함사건
<夢にも思わない> :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オーデュボンの祈り> : 오뒤봉의 기도(오뒤봉은 미국의 조류학자라고 하네요)

아영엄마 2006-01-24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 이른바 대세이군요..^^

하이드 2006-01-24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드라마 보고 책 산 독자 입니다. -_-b 근데, 드라마와 책의 전개가 상당히 다르더군요. 드라마는 1편 봤고( 1시간 반!) 책은 1권 반 정도 읽고 있나봐요. 집에 가서 2편 보고, 1권 마저 읽고 2권 들어가야지요. 중얼중얼.

jedai2000 2006-01-24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매지님...<다빈치 코드>보다 재미있는 작품은 정말 많은데 답답할 뿐이예요. 그래도 <다빈치 코드>가 미스터리/스릴러 시장을 넓히는 데 공헌한 점은 크니 그 점은 칭찬을 해줘야겠죠.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은 이번 나오키 상 수상을 계기로 많이 나올 것 같습니다. ^^;;

Kitty님... 추리소설이 현재 인생의 한 50%는 차지하는 것 같네요. ^^;; 너무 편독하는 것 같아 요즘은 추리소설 5권에 한 권씩은 일반소설도 읽고 있어요.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이 중학생 콤비 탐정이 등장하나 봅니다. 재미있겠네요.

한솔로님...감사합니다. 이사카 고타로 책은 권일영 선생님한테 들었었는데 말예요. 놀면서 일본어 공부하려 했는데 아직 시작도 못 했어요..T.T

아영엄마님...아무래도 나오키 상 수상과 <백야행> 드라마가 맞물려 일본에 일시적인 붐이 분 것 같네요. 25위 권 안에 9개라니..-_-;;

하이드님...전 완결되면 볼라구 드라마를 아직 보지 않고 있습니다. 어떻게 그릴지 궁금하기도 하고, 원작을 망칠까 싶어 불안하기도 하고 뭐 그러네요. 제가 일드쪽은 잘 모르는데 좋아하는 배우가 나카마 유키에 밖에 없어요. 그녀가 주인공이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을 하고 있지요..(전혀 안 어울리나요? -_-;;)
여튼 책이나 영화 모두 재미있게 보시길..^^;;

panda78 2006-02-08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 환야는 언제나 나올까요?

jedai2000 2006-02-08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환야>는 제가 알기로 국내에 계약됐습니다. 그런데 출간 예정이 언제인지는 공표하지 않고 있네요. 두꺼운 작품이니까 번역에도 제법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혹시 자세한 세부사항을 알게 되면 알려드리겠습니다.
 



<왼쪽이 히가시노 게이고, 오른쪽은 아쿠타가와 상 수상자 이토야마 아키코>

 

드디어, 드디어 히가시노 게이고 씨가 제134회 나오키 상 수상 작가로 결정되었다. 작가와 그의 많은 팬들이 마침내 숙원을 풀었다고나 할까...정말 어느 게이고 팬 분 말대로 떡이라도 해서 돌리고 싶은 심정이다.

 

나오키상은 일본에서 가장 권위있는 문학상 중 하나인데, 아쿠타가와 상과 더불어 양대산맥격이다. 권위있는 문예잡지 '문예춘추'에서 상을 주관하며 연애소설,추리소설, 사이언스 픽션 등의 대중문학 중 그 해 가장 뛰어난 작가의 작품에 수여한다. 일년에 두 번 수상한다고 한다. 참고로 아쿠타가와 상은 순수문학 계열에서 가장 뛰어난 신진급 작가의 작품에 수여한다. 우리가 잘 아는 무라카미 류 같은 작가도 아쿠타가와 상 수상자이다.

 

데뷔 때부터 많은 상을 휩쓸었지만, 유독 나오키 상과는 인연이 없던 게이고이기에 그 기쁨이 사뭇 남다를 것 같다. 게이고가 높은 대중적 인기와 비평가들의 찬사에도 불구하고 나오키 상을 타지 못하는 건, 나오키 상 심사위원인 아토다 다카시(70년대에 나오키 상을 수상한 단편 추리소설의 명수)와 사이가 좋지 않아서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백야행> <비밀> <짝사랑> <환야> <편지> 등으로 5번 물을 먹고 6번 만인 작년작 <용의자 X의 헌신>으로 마침내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됐다.

 

팬으로써 무엇보다 기쁜 건 <용의자 X의 헌신>을 국내에서 만나볼 수 있는 가능성이 비약적으로 늘었다는 것이다. 최근 높은 일본소설의 인기를 반영하듯, 나오키 상 수상작들은 거의 모두 출간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  가네시로 가츠키의 <GO>, 이시다 이라의 <4TEEN>등이 한국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었던 나오키 상 수상작들이다. <용의자 X의 헌신> 역시 국내에도 발간되어 많은 사랑을 받을 게 거의 확실해 보인다.

 

<용의자 X의 헌신>은 수학의 천재인 주인공이 사랑하는 여자가 살인을 저지르자 그녀를 위해 천재적인 수학적 두뇌를 짜내어 헌신한다는 미스터리 작품으로 읽은 사람들은 대부분 끝이 매우 슬퍼 울었다고 한다. 작가 자신도 발표 후 내 작품 중 베스트 5위 안에 들어갈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작년 거의 모든 추리소설상을 휩쓸었는데 결정적으로 나오키 상까지 타고 말았다.

 

개인적으로 미력하나마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 3편(<게임의 이름은 유괴>,<호숫가 살인사건>,<레몬>)의 편집에 참여했는데, 진작 수상이 결정됐다면 띠지 홍보 문구에 '나오키 상 수상작가 히가시노 게이고'라고 대문짝하게 넣을 수 있었는데..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무튼 히가시노 게이고 씨, 수상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앞으로도 좋은 작품 많이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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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1-18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만세입니다~ 그러니까 용의자 X를 볼 확률이 늘어나는군요^^ 퍼가요~

jedai2000 2006-01-18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요. 만세삼창입니다. <용의자 X의 헌신> 같은 작품을 놓친다면 출판사 접어야죠. 게이고 특유의 탁월한 재미에 화려한 수상 목록까지 보유한 작품인걸요. 무엇보다 우리 추리 마니아들에게 신나는 건 본격 추리물이라는 거죠..^^;; 읽어보신 분의 말씀에 의하면 탁월하면서도 신선한 트릭이 등장한답니다.

아영엄마 2006-01-18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좋아하는 작가의 수상이라니, 기쁜 소식이시겠군요.

한솔로 2006-01-19 0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로 에이전시에서 자료 돌리더군요ㅎㅎ

nemuko 2006-01-19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구 좋아라... 내부의 여러 이야기들도 있을테지만. 전 무조건 좋아요^^

jedai2000 2006-01-19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동서양 통틀어 가장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이라 정말 기쁘네요. 제가 상 받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기쁠수가요..^^;;

한솔로님...솔로님이 계시는 곳에서 멋지게 내주시는 건 어떨지요? ^^;; 그쪽에서 일본 미스터리를 낸 경우는 없는 것 같지만 이번 기회에 화려하게 런칭을...^^;;

네무코님...저도 무조건 좋습니다. 뭐 게이고랑 누구랑 사이가 안 좋았다, 뭐 이런 이야기가 무슨 필요가 있겠습니까..^^;;

한솔로 2006-01-19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출판사에서 꾸준히 내주는 것도 좋은데, 저야 뭐 힘이있나요. 위에서 하라면 내는 거지요ㅎㅎ

jedai2000 2006-01-19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솔로님이 힘이 없으시다니요..ㅋㅋ 강력하게 주장하면 혹시, 어쩌면, 만약에 내주실지도..^^;;
 



상황: 바닷가에서 시체를 발견하는 두 형사.

(문체 비교에 등장하는 사람 이름, 지명 등 고유명사는 전부 허구입니다.)

 

1. 히가시노 게이고

 

 

  대중 문학계열에서 최고의 작품에 수여하는 나오키 상에 6회 노미네이트된 현대 일본에서 가장 손꼽히는 엔터테이너 작가. 저서로 60여편의 소설들이 있으며 작품마다 다양한 플롯과 스토리텔링으로 늘 신선한 즐거움을 주고 있다. 문체 스타일은 날렵하고 군더더기가 없다. 이런저런 부연설명이 없는 만큼 그의 문체는 약간 심심하다는 평도 받지만 그만큼 빠르고 집중력 있는 독서를 할 수 있는 장점이 크다.

 

 

 세이토 서에 시체가 발견됐다는 전화가 온 것은 오후 2시였다. 세이토 서는 조용한 어촌 마을인 세이토 시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는데, 워낙 작은 마을이라 이렇다 할 사건이 일년에 한 두건도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여름 관광철에 관광객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싸움 등이 그나마 사건 다운 사건이라고 할 수 있었다. 신고 전화를 받고, 출동 명령을 받은 다카기 형사와 모리 형사는 즉시 현장으로 향했다. 현장으로 향하는 내내 다카기 형사는 생각에 잠겨 아무 말도 하지 않는데, 아직 젊은 모리 형사는 차창으로 스쳐 지나가는 젊은 여자들의 몸매를 보며 점수를 매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다카기 형사는 일곱살 때, 부모와 함께 오카나와 바닷가를 간 적이 있었다. 그곳에서 파도에 떠밀려 온 익사체를 보고 한동안 악몽에 시달렸다. 그 이후 다카키 형사는 바다를 무서워했고, 바다 근처에도 가기 싫어했다. 하지만 공무원 신분인 관계로 순환 근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바닷가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다. 현장인 모래사장에 도착한 다키기 형사와 모리 형사는 몰려든 사람들을 밀어내고 시체에게 다가갔다. 시체는 모래에 반쯤 파묻혀 있었는데, 아마도 파도에 모래가 씻겨 나가면서 그 모습을 드러낸 것 같았다. 시체는 많은 부분이 썩어 흉측해 보였다.

 

 

2. 교고쿠 나츠히코

 

 

   1963년생. <항간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이야기로> 나오키 상을 수상한 그는 음양사 추젠지 아키히코가 등장하는 '교고쿠도 시리즈'로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교고쿠 현상'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신드롬적인 인기를 구가했으며, 1,000페이지를 예사로 뛰어넘는 엄청난 볼륨을 자랑하는 작품들을 다수 출간했다. 문체는 그의 기묘한 작품 만큼이나 독특해, 다소 오버하는 듯한 감탄과 난해한 현학 취미로 가득하다. 읽는 동안 '교고쿠 월드'라는 별세계를 여행하게끔 만들어주는, 낯선 독서 체험을 가능하게 해주는 문체이다.

 

그해 여름, 나와 동료인 모리 형사는 바다로 갔다.

그곳에서 본 것은 아아,

시체가 아닌가.

저 뻥뚫어진 두 눈...

아니다.

눈이 있었던 자리라고 불러야 마땅할 것이다.

두 눈이 있었던 자리는 이미 검은 허공만이 가득 들어차 있다.

잠깐...

검은 허공에서 꿈틀대는 움직임이 있다.

아아, 무언가 꿈틀대고 있다.

꿈틀대는 것은 이윽고 서서히 기어나와 그 모습을 드러냈다.

하얗디 하얀, 구더기가 아닌가.

시체를 조사하러 온 우리를 맞으러 나온 것일까.

그 기괴한 모습에 나는 추워졌고, 추위를 이기기 위해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아아, 춥다. 정말 춥다.

 

 

3. 다카무라 카오루

 

 

  평범한 직장 여성이었지만, 취미로 쓴 소설들로 일약 유명해져 현재는 일본 최고의 소설가 중 한 명으로 평가 받고 있다. <마크스의 산>으로 나오키 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더 이상 미스터리 소설을 쓰지 않는다고 선언했지만, 미스터리 영역 바깥에서 다양한 소설들을 쓰고 있다. 문체는 기본적으로 꼼꼼을 넘어, 집요할 정도의 사실적인 묘사를 추구한다. 질려버릴 정도의 극단적인 사실주의는 그녀가 쓰는 깊이있는 작품 세계와 잘 어울린다.

 

 세이토 시는 도쿄에서 남동쪽으로 60km 떨어져 있는 곳으로 총면적 52만평방미터에 불과한 작은 시였다. 세이토 시는 태평양에 면하고 있어, 시민들은 보통 어업과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세이토 해의 총수심은 50m, 살고 있는 어종은 130여종으로 주로 갈치가 많이 잡힌다. 봄부터 가을까지 세이토의 명물인 10마력 엔진 통통배를 타고 갈치잡이에 나서는 굳센 어부들의 모습이 바로 세이토를 상징하는 얼굴이다. 세이토 시는 지도를 보면 아무 특징 없는 원형이다. 중앙의 세이토 시청을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관청 및 건물들이 퍼져나간 계획 도시인데, 1965년 도쿄 시의 인구 과포화를 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중점 육성된 도시다. 세이토 시의 서쪽이 바로 세이토 해라고 불리우는 바닷가이다. 

세이토 시청에서 두 블럭쯤 떨어진 곳에 위치한 세이토 서에 119번으로 긴급 신고가 걸려온 것은 6월 17일 14시였다. 오호츠크 해 연안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이 만나 여름 한시적으로 집중적으로 호우가 쏟아지는 장마가 시작될 즈음이라 날씨는 흐렸고, 무더웠다. 신고 전화는 바닷가에서 시체를 봤다는 내용이었다. 신고자는 19세의 마쓰이 키요시로 집단 이지메 때문에 학교를 땡땡이치고 바닷가를 거닐다 시체를 목격했다고 한다. 세이토 서, 연락담당관은 즉시 살인과 2급 형사 다카기와 모리를 호출했다. 출동 명령을 받은 다카기와 모리는 다카기의 1991년식 카로라에 탔다. 카로라는 연비가 좋고, 효율적이라 다카기는 낡은 차임에도 불구하고 바꾸고 싶지 않았다.

다카기와 모리는 현장인 모래사장에 도착했다. 시체는 석영이 60%함유된 모래구덩이에 반쯤 파묻혀 있었다. 시체의 드러난 상반신은 대표적인 갈조류 식물인 미역으로 휘감겨 있어 마치 옷을 입은 것 같았다. 뻥 뚫린 눈에서는 금파리의 유충인 구더기가 스물스물 기어나와 그 통통한 몸을 드러내고 있었다.

 

 

4. 아카가와 지로

 

 

 

  일본의 대표적인 추리소설가로 추리소설의 인기를 범국가적으로 향상시키는데 상당 부분 일조한 바 있다. 80년대부터 현재까지 작가로서는 늘 고소득자 랭킹의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는데, 그의 장가는 바로 유머 미스터리. 얼룩 고양이 홈즈가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얼룩고양이 홈즈'시리즈가 특히 유명하다. 작품수도 엄청 많고, 인기도 많은 행복한 작가. 문체는 유쾌,상쾌,통쾌하지만 유치한 면도 많다. 감각적인 유머와 재치를 담고 있는 문체라 생각된다.

 

 "형님, 오늘은 퇴근후에 맥주 한 잔 하죠?"

"누가 내는데?"

"저번에도 내가 샀잖아요. 이번엔 형님이 좀 내보쇼."

"이봐. 모리. 나는 식구가 11명이나 되는 대가족이란 말일세."

"또, 그 소리. 알았어요. 알았어. 제가 낼게요."

오늘도 다카기 형사의 승리다. 늘 맥주값을 두고 다투지만 다카기의 11명 대가족 이야기에는 언제나 모리가 손을 들고 만다. 그러나 모리가 모르고 있는 건, 다카기의 11명 대가족의 정체는 어느 집에나 있는 바퀴벌레라는 것이다.

오후 2시경 전화가 걸려 왔다.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출동한 다키기와 모리.

현장에 도착한 두 사람은 시체를 보았다.

"형님, 저 시체 좀 보쇼."

"음...썩어서 뼈가 보이는군."

"저거 보니까 뼈 내장탕 먹고 싶지 않으세요."

"원, 녀석 같으니라고. 시체 앞에서 진지하지 못하게스리. 선지도 추가해서 먹자구."

"자, 이걸 어쩌죠?"

"먼저 시체를 완전히 꺼내 보자고."

모리는 시체를 모래구덩이에서 서서히 빼냈다. 시체의 눈에서는 구더기가 기어나왔다.

"요놈, 우리가 반가운가 봐요. 인사하러 나오는데요. 하하."

"구더기한테 인사 받아서 좋겠네."

모리는 시체를 완전히 빼냈다. 모리는 시체를 안고 있었는데 갑자기 장난기가 발동해 시체의 두 손을 잡고 댄스를 춘다.

"사모님. 제비 한 마리 키워보시죠." 하면서..

"야! 모리, 너 미쳤어!"

다카기가 벼락같이 고함을 친다.

"예?"

"스탭이 그게 아니잖아. 슬로우슬로우 퀵퀵이야."

"아항!"

격렬하게 춤을 추다보니 시체의 목뼈가 부러졌다. 땅바닥에 데굴데굴 구리는 시체의 목.

"헉. 어쩌죠? 시체를 훼손한 걸 알면 문책 당할텐데요."
"어쩌긴 뭘 어째. 그냥 다시 파묻어. 시체 발견 못했다고 하면 그만이지 뭐. 전화는 장난 전화였고."

"역시 형님이셔!"

"그보다 아까 맥주는 유효한거지?"

"그럼요!!!"

다카기와 모리, 두 사람은 환하게 미소지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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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6-01-10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습니다^^ My best는 다카무라 카오루.

jedai2000 2006-01-10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RINY 님. 감사합니다..^^;; 속편도 써야겠는걸요. 다카무라 카오루는 정말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작가입니다. 그런데 그 분은 고베 대지진 이후에 사람이 죽는 글은 더이상 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네요..T.T 현재는 고다 형사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추리는 아닌 순문학(?)에 가까운 작품들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

페일레스 2006-01-10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퍼갑니다. ^_^

jedai2000 2006-01-11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페일레스님..^^;; 언급한 작가들 모두 대가들이니 앞으로 이분들에게 많은 관심 부탁드리고요, 일본 미스터리 많이 사랑해 주세요..^^;;

베쯔 2009-05-06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짝짝짝! 즐겁게 읽었습니다. ㅎㅎㅎ
제가 왜 다카무라 카오루의 <황금을 안고 튀어라>를 읽으면서 머리에 쥐가 났었는지, 명쾌하게 이해됩니다.

jedai2000 2009-05-06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쯔님...다카무라 가오루의 <황금을 안고 튀어라> 정말 좋아하는 작품이지만 머리에 쥐는 저도 났었답니다. 한 10여마리 뛰어다닌 것 같아요 ^^ 즐겁게 읽어주셨다니 오래전 쓴 보람이 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