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1970년의 일이었다. 정운산은 고향인 거문도를 나와 서울에서 자취를 하며 형사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날은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온 국민이 떠들석한데도 불구하고 경찰서에서 숙직을 하며 지내고 있으려니 마음이 답답했다. 그때, 울린 한 통의 전화. 살인 사건 신고 전화였다. 미라쥬 호텔 11A호실, 속칭 패닉룸에서 시체가 발견된 것이다. 정운산이 가보니, 남자는 배를 칼에 찔려 죽어 있었다. 피가 바다를 이루었다. 조사 해보니, 남자는 삼진물산의 사장이었고 아내와 아들이 있었다. 그러나 부자의 당연한 권리마냥 애인도 한 명 두고 있었는데, 그녀는 술집의 호스티스였다.

 

7. 남자는 애인과 밀회를 즐기려고 호텔에 방을 잡아두고 있다가 변을 당한 것이다. 혐의는 아내와 애인 모두에게 있었다. 그런데 아내는 알리바이가 없었다. 남자의 10살난 아들은 크리스마스 철야 예배를 갔고, 아내는 종교가 없어 집을 지키고 있었다고 했다. 누구도 아내의 말을 증명해줄 수 없었다. 다행히 애인은 알리바이가 있었는데, 남자와 만나러 호텔에 가기 전 너무 배가 고파 중국집에 전화를 해 볶음밥을 시켰다고 했다. 수소문 끝에 애인 집에 볶음밥을 배달한 중국집 배달원을 만날 수 있었다.

"맞습니다, 맞고요. 볶음밥 시키신 게 맞아요."

"자세히 이야기해봐."

"네. 제가 문을 열고 들어가니 아무도 없었어요. 그래서 '계십니까?'했죠. 그런데 욕실 쪽에서 소리가 나는 거예요."

"뭐라고?"

"'돈 바닥에 놔뒀으니 두고 가세요.'라고요. 저는 볶음밥을 내려놓고 돈을 집어든 다음 나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도저히 못 가겠더라구요. 그러면 안 되는 줄은 알았지만 너무 흥분이 되서요."

배달원은 머리를 긁적였다.

"저는 욕실 앞으로 갔어요. 마침 작은 창문이 있더라구요. 그런 다음 몰래 훔쳐 봤어요. 약 10분쯤 봤나, 여자가 목욕을 마치려 하길래 부랴부랴 나갔죠."

배달원의 말이 사실이라면 여자가 목욕을 마치고 옷 입고, 미라쥬 호텔까지 가서 남자를 죽이기에는 도저히 시간이 맞지 않았다. 여기에 배달원이 결정적인 증언을 덧붙였다.

"저는 분명히 여자가 목욕하는 걸 봤어요. 제가 또 기억나는 게, 그 여자 엉덩이에 점이 있더라구요. 제 애인 경숙이도 똑같은 자리에 점이 있어 확실히 기억해요."

정운산은 여순경 이순애를 불렀다. 그녀는 죽은 남편 대신 경찰에 투신해 일을 하고 있었다. 이순애는 애인의 몸을 조사해 본 다음 엉덩이에 점이 있다는 걸 확인했다. 애인의 혐의는 풀렸다. 이제 아내에게로 혐의가 집중됐다.

 

8. "그렇게 된 거지..."

정운산은 말을 마쳤다. 흥미롭게 듣던 모두는 맥이 빠졌다.

"그 다음에 어떻게 됐어요?"

호들갑스럽게 홍은아가 묻는다. 정운산은 웃기만 할 뿐 쉬 입을 열지 않는다. 나는 뻔한 문제를 아무도 맞추지 못하는 게 답답해 입을 열었다.

"범인은 애인과 배달원이야. 둘이 짜고 일을 저지른 거지."

"네?"

"배달원은 욕실 작은 창으로 목욕하는 모습을 훔쳐 봤다고 했어. 크리스마스 즈음에는 무지 춥지. 물론 목욕은 뜨거운 물로 했을거야. 그러면 당연히 수증기가 발생해 창에는 김이 서리지. 그런데 어떻게 훔쳐볼 수 있었겠어. 만약 어렴풋하게 보인다 해도, 엉덩이의 작은 점까지 볼 수는 없을거야. 배달원의 증언은 모순투성이라는 거지. 내가 추측해 보건데, 배달원은 볶음밥을 가지고 그녀의 빈집에 갔어 애인은 미리 차를 타고 미라쥬 호텔로 가 남자를 죽인거고. 두 사람이 말을 맞춘거야."

"정답이네. 과연 대단하군. 두 사람은 내연 관계였고, 남자가 집착을 하자 그를 죽인거지."

"아! 그렇게 된 거구나. 아저씨도 우리 탐정님과 같은 이유로 애인을 의심한 거예요?"

홍은아가 물었다.

"음..그렇진 않아. 난 처음부터 아내가 범인일 리가 없다고 믿었지."

"아니, 왜요?"

"아내의 눈동자는 맑고 순수해서 범죄가 거기에 깃들 수 없는 그런 눈이었다네. 나는 아내는 처음부터 배제하고 수사를 한 거야."

"역시, 아저씨는 그 여자를 사랑한 거네요?"

"홍은아, 실례야!"

나는 급히 말했다. 하지만 정운산은 슬며시 웃으며 말을 이었다.

"맞네. 나는 그녀를 사랑했지."

"그래서 어떻게 됐어요?"

홍은아는 다시 물었다.

"물론, 그녀와 결혼했지. 하하하."

 

9. 아까부터 파랗게 질려있던 정용주 반장의 얼굴이 납빛이 됐다.

"아버지..그럼..."

"그래, 넌 사실 내 피가 섞이지는 않았다..."

정운산은 나직이 말했다.

"이게 무슨 sbs드라마도 아니고, 저에게도 출생의 비밀이..."

정용주 반장의 얼굴은 숫제 먹빛이 됐다.

"그래. 넌 내 친아들은 아니야. 하지만 누구보다 널 사랑했다. 난 네 엄마와 결혼하고 나서, 내 아이를 갖자는 네 엄마의 말을 두 번 다시 꺼내지도 못하게 했지."

"아버지.."

"그래, 나에게 아들은 너밖에 없다. 사랑한다..."

부자는 따뜻하고 아름답게 포옹했다.

 

10. 낳아준 정만이 다가 아니다. 역시 기르고 입히며 보살펴 준, 정이야말로 참 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나와 홍은아, 김우제 부부는 모두 훈훈한 기분을 느끼며 정반장의 집을 나왔다.

그러고는 생각을 했다.

"과연 크리스마스 특집극다운 내용이로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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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크리스마스 이브의 날이 밝았다. 종교가 없는 나는 도저히 이 시끌벅적한 열기가 이해가지 않았다. 그러나 나의 파트너, 홍은아는 아침부터 콧노래를 부르며 하루종일 웃음을 그칠 줄 몰랐다. 크리스마스 이브라고 대단한 계획이 있는 건 아니고, 호형호제하는 강남서의 정용주 반장 집에서 자그마한 파티가 있을 예정이라 그곳에 가기로 했다.

 

2. 일곱시경 나와 홍은아는 정반장의 집에 도착했다. 정용주 반장은 커다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산타 복장을 하고 나와 우리들을 맞았다. 정반장은 벌써 술이 한 잔 얼큰하게 들어갔는지 큰 소리로 외쳤다.

"메리 크리스마스!"

내가 답하기도 전 홍은아가 웃으며 답했다.

"메리 크리스마스! 해피 뉴욕!"

홍은아의 무식함은 여전하다. 여느 때처럼 나는 또 지적을 해 주었다.

"해피 뉴욕이 아니라, 해피 뉴 이어!"

"아무렴, 어때! 재미만 있구만."

정반장이 말했다.

 

3. 우리는 거실로 안내되어 커다란 테이블에 앉았다. 상석에는 정반장의 아버지이자 전 총경, 정운산 어르신이 앉아 있었다. 우리는 정운산 어르신에게 인사를 드렸다. 테이블에는 진귀한 음식이 가득 차려져 있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정운산의 처조카 김우제 부부가 들어왔다. 김우제는 팔리지 않는 싸구려 작가로 극도로 궁핍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정운산이 말했다.

"오, 우제 왔는가. 그래 요즘도 책을 쓰는가?"

"아, 예. 물론이죠. 요즘 쓰는 건 <800만 가지 죽이는 방법>이예요."

그는 겸연쩍은 듯 얼굴을 붉혔다.

"워낙 책이 안 팔리니, 이번엔 요즘 잘 팔리는 실용서를 써 봤어요. 방중술에 관한 책인데, 카마수트라와 소녀경을 참고했죠."

"그렇군. 허허. 내 나이에는 필요없겠지만 그래도 꼭 읽어보지." 

"꼭 읽어 보세요. 혹시라도 눈물이 글썽였다면 성공한 독자가 되신 겁니다."

 

4. 우리는 자리에 앉아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김우제 부부는 걸신들린 듯 정신없이 먹어댔다. 조우제가 대학 동기인 정용주 반장에게 말했다.

"내가 하는 말 오해하지 말고 들어. 자네, 앞에 있는 랍스터 내가 먹으면 안되겠니?"

"아이! 뭐야."

"화내지 말고 들어. 대한민국에 안 되는 게 어딨어."

정운산이 정리했다.

"이보게들. 우리가 기왕 모였으니, 좀 품위있게 놀아보세. 내가 하이쿠를 읊어보겠네"

하이쿠란 일본 전통의 단시를 말한다.

"오! 하이쿠란 말씀입니까?"

"별 것 없지만 그래도 들어주게...'뒷통수에 흩날리는 충격, 눈 부릎뜨니 숲이었스'."

일동은 놀랐다.

"오, 진서로 잘 쓰셨습니다."

"퍽치기를 당한 남자가 눈을 뜨니 숲이었다는 강렬한 내용을 담고 있지. 허허."

김우제가 나섰다.

"저도 작가 나부랭이이니 한 번 해보겠습니다...'밀린 임금 3개월, 이 죽일 놈의 사장'."

홍은아도 물색없이 나선다.

"에이, 이런 건 재미없어요. 파티에는 노래가 있어야죠. 제가 한 번 해볼게요."

홍은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양손을 모으고 노래를 시작했다.

"게리롱, 푸리롱~~"

정운산은 껄껄 웃었다.

"젊은 처자가 노래도 잘하는구만."

 

5.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거실 벽난로 근처 소파에 모두 앉았다. 커피를 마시며 벽난로 불빛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졸음이 몰려왔다. 홍은아가 입을 열었다.

"정운산 아저씨, 심심한데 재미있는 이야기 해주세요."

"재미있는 이야기?"

"네."

"무슨 이야기 말인가?"

"아저씨가 옛날에 해결했던 사건 이야기 해 주세요."

"음..그럴까.."

정운산은 오랜 기억을 되살리듯 미간을 찌푸렸고 이윽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下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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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집에서 다운 받은 드라마들을 4시간쯤 보았다. 일본 드라마 <트릭>의 2005년 신작스페셜도 보았는데, 너무 재미있어 짤막한 소개글을 남긴다. 처음 본 작품이라 검색을 좀 해봤는데 무려 3기까지 나왔고, 극장판도 있었다고 한다. 극장판은 다운 받아 놓았다...신작스페셜을 보니 내년 6월에 극장판 2편도 나온다고 하더라...

 

 

  <트릭>은 인기 하나도 없는 거리 마술가 야마다 나오꼬라는 여인과 대학교 교수인 우에다가 콤비를 이뤄 불가사의한 초능력에 얽힌 트릭을 해결한다는 추리물적인 구성을 보여준다. 비록 신작스페셜 한 편 보았지만, 대충 스타일을 파악할 수 있었는데 추리물로서의 트릭도 만족스럽고 무엇보다 주인공들이 정말 귀엽고 웃긴다.

 

   <고쿠센>에 나왔던 나카마 유키에가 야마다 역을 맡았는데, 매력적이다. 그녀가 만드는 황당하면서도 유쾌한 상황들이 작품 재미의 90%쯤은 되는 것 같다. 우에다 역을 맡은 아베 히로시도 멋지지만, 우에다는 잘난 척하고 뭔가 2%부족한 듯한 사람이라 더 호감이 가는 것 같다.

 

 

 

이번 편에서는 점성술사인 중년여자가 나온다. 그녀 점술의 비밀을 푼다는 명목으로 우에다를 포함한 4명의 대학교수가 나오는 방송이 진행 중이다. 갑자기 중년남자가 튀어나오더니 점성술사의 점술이 모두 사기라며 노발대발한다. 점성술사는 중년남자의 운명을 점치더니 오늘 방송 끝날 때쯤 심장마비로 사망할 것이라는 점괘를 내린다. 실제로 중년남자는 방송이 끝날 때쯤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진 다음 사망했다. 방송 내내 중년남자를 카메라가 따로 찍고 있었기에 누구도 그에게 손을 댈 수 없었다.

 

이 놀라운 사건을 풀어내려는 4명의 대학교수와 야마다. 그러나 대학교수들은 점성술사의 점괘에 따라 한 명씩 죽음을 맞이하고...야마다와 우에다 두 사람에게도 위기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이상이 대강의 줄거리이다. 호흡도 빠르고, 중간 중간 트릭의 비밀을 해결하는 장면들이 연속되어 지루할 틈이 없다. 가장 재미있었던 장면은 별사탕을 즐겨 먹는 대학교수의 별사탕을 야마다가 대뜸 훔쳐 먹는 장면..ㅋㅋ 그리고 허접한 싸움을 하면서 별사탕으로 에너지를 보충하는 우에다의 모습...ㅋㅋ (그 별사탕은 사건의 중요한 단서였지만 우에다가 모두 줏어 먹고 만다..^^;;)

 

일종의 유머 미스터리라고 해도 될 정도로 재미있었다. 사실 일본에서는 유머 미스터리도 꽤 인기있는, 먹어주는 장르다. 이쪽 장르의 대가인 소설가 아카가와 지로는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부자 작가다. 황당할 정도로 가난해 끔찍한 살해 현장에서도 도시락을 챙겨 먹고 우주인 인형과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는 야마다와 사건을 해결하는 그녀의 공을 날로 먹으려 드는 우에다가 펼치는 개그는 정말 배꼽을 잡게 한다..^^;; 이 드라마를 못 봐서 모르겠는데 두 사람이 결국 좋아하게 될 것 같다.

 

김전일을 연상케 하는 야마다의 사건 해결 직전 삿대질(?)과 함께 던지는 멘트도 너무 귀엽다.

"트릭은 전부 에브리씽, 에브리타임 풀렸다..ㅋㅋ"

 

핵심이 되어야 할 '트릭'들은 추리소설 강국의 드라마답게 잘 만들어졌다. 정신없이 웃다가 가끔 무릎을 치며 호오, 탄복하게 만드는 드라마인 것이다. 이 드라마가 비현실적이라며 폄하하는 사람도 보았는데 뭐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나올 수 있다.

 

이 작품에서도 사실 이런 복잡한 트릭을 구사할 이유가 없다. 사건의 공범은 자신들의 범행을 완성하기 위해 자살을 택했는데, 이렇게 복잡하게 한 명씩 살해할 것 없이 총으로 드르륵 쏘거나, 칼로 한 명씩 죽이면 된다. 그러나 이런 류의 추리물에서 현실성이라거나 인간의 심리, 혹은 개연성을 너무 문제삼는 것도 옳은 태도는 아니다.

 

상황에 맞는 지는 모르겠지만 계간 미스터리 가을호에 실린 추리애호가 장경현 님의 글을 인용해 보자...

"흔히 추리소설 애호가들은 추리소설의 문학성 문제 때문에 고민하고 갈등한다. 일반 문학 쪽에서 추리소설을 폄하하는 것에 반발하면서도 스스로는 뭔가 자격지심과 불안감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작품을 평가할 때 '깊이 있는 인물 묘사와 유려한 문장'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추리소설은 그런 일반 문학의 기준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오히려 빛을 발하는 것이다...장르문학이 가지는 내적 논리와 고유성은 일반 문학의 인간 관찰, 사회 비판 등과 동등하게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

 

미스터리라는 장르는 인간의 이성을 강조하는 19세기에 시작되어 고도로 양식화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인위적이고 비현실적인 상황 속에서 인간의 이성으로 문제를 해결해내는 점이 그렇다. 이런 특징을 가진 장르가 미스터리인데, 그 것에서 현실성, 사회성 등을 지나치게 찾는 것은 붉은 것을 파랗지 않다고 욕하는 것과 같다. (물론 현실성, 사회성을 충족시켜 주는 미스터리 작품도 무수히 많다.)

 

<트릭>은 미끈하게 잘 만들어진 대중 추리 드라마다. 우리는 즐기기만 하면 될 뿐이다.

 

 

마지막으로 너무나 매력적인 나카마 유키에 사진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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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5-12-10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푹~ 빠져서 열심히 챙겨봤었죠. ^^

하이드 2005-12-11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너무 재밌죠! 시즌 2까지 나왔던가요?

jedai2000 2005-12-11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네. 정말 재미있더라구요..^^;;

하이드님...저도 보지는 않았지만 시즌 3까지 나왔다네요. 언능 챙겨 봐야겠습니다..^^;;

비로그인 2005-12-14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즌 3에다 극장판 그리고 말씀하신 2005 신작 스페셜 다 챙겨봤는데 정말 너무너무 재미있었습니다! 신작 스페셜에서 나온 외계인 고무인형 '우나뉴페이구류성인' 정말 갖고 싶었답니다!ㅠ_ㅠ;

jedai2000 2005-12-15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나뉴페이구류 성인' 너무 귀엽죠..ㅋㅋ 근데 너무 정교해서 진짜루 말할 것 같더라구요. 얼마전에 <극장판>도 봤는데 재미있어요..^^;; 앞으로 시즌1부터 3까지 초스피드로 챙겨보겠습니다..^^;;

2005-12-15 17: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jedai2000 2005-12-16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비숍님..^^;; 제가 개인 사정상 일주일 후에 퇴사를 하는데, 제가 작업한 책에 대해 그간 보여주셨던 관심 잊지 못할 겁니다.^^;;

아영엄마 2005-12-16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서재에서 퇴사하신다 소식 접했어요. 아쉬워라... 그래도 여기에는 종종 들리실거죠?^^

jedai2000 2005-12-16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아영엄마님..^^;; 당연하죠. 제가 여기 저희 책 홍보용으로 운영한 것도 아닌걸요. 제다이의 서재는 엄연히 제다이만의 것! 앞으로 더욱 가열찬 리뷰와 페이퍼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이제 백수니 남는 게 시간이잖아요..^^;;

비로그인 2005-12-17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다이님, 그럼 이곳에서 더 자주 봐요~!!^^;;

jedai2000 2005-12-18 0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비숍님..^^;; 앞으로는 더 자주 뵙겠습니다.
 




 아침에 나올 때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추운 걸 보면 겨울이 오긴 왔나보다. 겨울이 오면 눈부신 아침 햇살에 비친 그대의 미소가 아름다워요, 라는 노래가 생각이 난다. (가을인가?-_-;;)

 

작년 겨울에 칠공주라는 유아들이 부른 <Lovesong>이라는 노래를 즐겨 들었었는데, 요즘 거리에서 자주 들려오는 걸 보니 맘이 싱숭생숭하다. 벌써 한 바퀴 돌아 1년이 지났구나...개인적으로 한 번 노래에 필 꽂히면 하루 종일 흥얼거리는 버릇이 있어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곤 한다. 

 

<Lovesong>의 '흰 눈이 기쁨되는 날, 흰 눈이 미소되는 날'이라는 도입부를 7시간 동안 300번쯤 흥얼거리자 같이 일하던 직원분에게 칼 맞을 뻔 했다. 인간의 살의라는 게 대단한 것이 아님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분이 잠깐 이성을 놓았다면 나는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_-;;

 

어제도 건전(?)한 친구들(남자 4명-_-;;) 모임이 있어 집에 들어갔다가 택시를 타고 나갔다. 한 친구가 택시비를 지원해주겠다며 나오라고 꼬득여 나갔는데, 막상 가니까 택시비 일부 지원이라며 말을 바꾸더라. 택시비 10,000원 가량 나오는데 3,000원 지원 받았다...인간의 살의라는 게 대단한 것이 아니다. 내가 잠깐 이성을 놓았다면 그 친구는 죽었을 것이다.

 

여튼 어제도 보드게임방을 갔다. 대학교 4학년 때 보드겜에 미쳐 가산을 탕진하고 시간을 쏟아부은 적이 있는데 한동안 끊었다가 다시 하니 왜 이렇게 재미있는지..ㅋㅋ 요즘 많이 하는 겜은 <I'm the Boss>라는 겜이다.

 

 

 

 

 

 

 

 

 

 

 

 

 

이건 일종의 협상 게임이다. 플레이어들은 매턴마다 보스와 종업원이 되어 이익금을 분배하는데 분배하는데 다른 방법이 있는 게 아니다. 그저 말빨이다. 보스에게 잘 보이고 한 푼이라도 돈을 더 가져 가겠다며 이합집산을 벌이는 대표적인 우정파괴 게임이다.

 

어제는 나의 수난시대였다. 친구들이 어찌나 나에게만 까칠하던지 온갖 욕을 먹어가며 돈을 벌었는데 끝나고 보니 꼴등이었다..-_-;; 욕은 욕대로 먹고, 꼴등하고...이런 젠장찌게...^^;;

 

게임을 하는데 다른 테이블에서 아는 동생 한 명이 인사를 왔다. 그 동생은 여성분과 같이 게임을 하더군...빠직. 우리가 4시간쯤 있었는데 그쪽도 비슷하게 있길래 내가 친구들에게 말했다.

"쟤네. 아직까지 하네. 둘이 사귀나 보다."

그러자 친구K가 대답했다.

"사귀니까 몇 시간 동안 같이 놀지."

우스워서 다시 답했다.

"그럼, 자식아. 우리는 사귀어서 4시간 동안 같이 게임하냐?"

친구K

"몰랐냐?"
그 다음 다른 친구들 일제히 합창!

"우리 사귀잖아!!!"

 

그 순간 유쾌하고 흐뭇했다. 내가 너희들 때문에 산다. 9년째 다들 솔로라 각자 나름대로 애인 수급활동을 벌이다 결국 좌절하고 크리스마스 즈음되면 슬금슬금 다시 모이는 우리들이지만 나름대로 우리끼리는 즐거우니 뭐..^^;; 그래, 내 비록 마음 한 구석이 텅빈 듯 외롭지만 올해만은 너희들과 사귀면서 보내리...정말 올해만이다. 올해까지만 우리끼리 사귀는 걸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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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hand 2005-12-08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인 없는 총각들끼리 몰려다니면 계속 그 상태 지속된다는 만고의 법칙은 아시죠? ^-^

하이드 2005-12-08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뭡니까. 반전 있는줄 알고 한참 내렸잖아요. ^^:
거 참.. 슬픈 이야기입니다. -2005년 십이월 끝자락에서 바둥거리고 있는 스물아홉 처자 -

물만두 2005-12-08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돌이가 떠오릅니다 ㅠ.ㅠ;;;

jedai2000 2005-12-09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드핸드님...그러게요. 옳은 말씀이십니다. 제 다른 친구들은 해외만 나가면 사귀어서 오더군요. 역시 총각들끼리는 떨어져 있어야 뭐가 되도 되나 봅니다.

하이드님...반전이 없는 게 반전이라는..-_-;;;하이드님도 싱숭생숭하시겠네요.
뭐 하루 이틀 지나다 보면, 눈 내리고, 눈 몇 번 맞으면 크리스마스 오고, 크리스마스 지나면 겨울 가는 거죠...(갑자기 쓸쓸해지네요..-_-;;)

물만두님...만돌님도 애인이 없으시군요...쩝. 도대체 솔로 탈출의 방법은 무엇이란 말입니까...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을 남깁니다. 어느덧 차가운 바람에, 가로수들이 얼굴을 찡그리며 옷을 벗는 겨울이 찾아 왔습니다.

추운 때일수록 건강에 더 유의하시기 바라며 가벼운 질문 하나 남깁니다.

 

제가 내년 초쯤부터 일본어를 공부하려 합니다. 말은 한 마디도 못해도 되고, 단지 독서용으로만요..^^;;

사실 대학교 때 졸업을 위해 2학기 동안 일어 수업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제가 아는 일본어는 오까네, 나와바리, 아이시떼루, 오사케, 노미마쓰 밖에 없습니다..-_-;;

특히 자주 쓰는 말은 오사케, 노미마쓰구요..-_-;; 아! 사무이도 자주 씁니다. (추위를 심하게 많이 타서요.)

가장 쓰고 싶은 말은 물론 아이시떼루겠지요..-_-;;

 

그런고로 완전히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일본어도 까막눈이지만, 한자도 약 20개 정도 밖에 모른다는 것...

가장 좋아하는 한자는 역시 色이겠지요...-_-;;

그래서 한자와 일본어를 병행해서 공부를 해야겠습니다.

 

이 곳에서 검색을 해보니 문법 책은 <김영사 사람들, 16일만에 독하게 일본어 끝내기>라는 책을 추천하셔서 그걸 사야겠습니다.

다른 문법 책을 추천하시고 싶은 것이 있다면 말씀해 주셔도 좋구요.^^;;

 

제가 질문드리고 싶은 것은 일본어 사전(좀 싼 거요..T.T)과 한자 책(?)입니다. 추천하실 만한 책이 있다면 꼭 좀 말씀해 주세요.

정말 독하게 맘먹고 공부해, 내년쯤에는 일본어 원서를 줄줄이 읽을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원래 공부 욕심은 전혀 없는 편인데, 꼭 필요한 거니 만큼 열심히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 원서를 읽을 수 있게, 꼭 좀 도와주세요. ^^;;

 



 

 

 

 

 

 

 

 

                        <사진은 질문 내용과 전혀 상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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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5-12-01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서지혜 짱이오.

<제 댓글은 질문 내용과 전혀 상관 없음>

jedai2000 2005-12-01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지혜 너무 매력있지 않나요? 현대물에서는 통통 튀는 발랄함, 시대물에서는 고전적인 기품. 동서양의 미를 하나로 합친 듯한 고결한 아름다움...

(어느덧 질문의 기본 취지를 망각하고 있다...-_-;;)

nemuko 2005-12-01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은 모르겠고, 그냥 제가 쓰는 사전 소개할께요. 이게 무지 작아서 가방에 맨날 넣고 다녀도 전혀 부담이 없거든요. 게다가 절반은 일한사전, 나머지 절반은 한일사전이라 찾기도 쉽구요.(같은 게 맞는 지는 확실치 않지만....)

 다만 사전이 작아서 없는 단어는 많지만 일단은 휴대용으로 딱 좋았어요

 

 

  한자읽기 사전은 이건데요. 그림이 안보이네요. 시사 일본어 한자 읽기 용법사전입니다. 소설 읽으려면 한자 찾을 일이 많으니 꼭 필요하실거예요. 이것도 역시 초슬림, 무지 얇고 가볍습니다.

  전문가가 아니니 여기까지만.....

  꼭 성공하세요^^


panda78 2005-12-01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부 성공하시면 제게도 가르침을 주셔요. 사부로 모시겠사와요. 꾸벅. ^^

jedai2000 2005-12-02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무코님 감사합니다..^^;; 사전은 엣센스를 기증하겠다는 분이 계셔 해결됐구요.
한자읽기 사전과 블랙박스에서 나오는 실용한자를 사려구요.
이미지까지 찾아 주시고 너무 친절하십니다.
열심히 해서 꼭 성공하겠습니다. 언젠가 일어 페이퍼로 네무코님과 대화했으면 좋겠습니다..^^;;

판다78님...특강료만 받겠습니다. 특강료=술...그런데 일단 성공을 해야 할텐데..-_-;

한솔로 2005-12-14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자읽기사전은 잘 사셔야 할 겁니다. 어떤 분은 한자 읽는 훈련이 안 되니까 한자읽기사전 쓰지 말라고도 하십니다만 획수 찾고 하다보면 너무 고욕이지요.
한자사전 쓰시는 분이랑 같이 가서 골라달라 하시는 게 제일 좋지 않을까 싶네요.

jedai2000 2005-12-15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잡합니다. 사전 선택, 문법책 선택, 한자읽기 사전 선택..-_-;;
아무래도 뚜벅이님이나 한솔로 님을 모시고 가야할 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