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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마실꽃

2023.5.8.


우체국에 나온다.

책짐을 부친다.

등허리를 편다.


#동길산 #부산포구를걷다 를 읽는다.

그런데 #비치리딩 이란 이름은 아쉽다.

#바다읽기 처럼 수수하게

#부산사랑 을 펼 만한데.


#나무전봇대 는

고흥에도 하나 있다.

#골목빛 이자 #마을문화유산 이다.


하루쓰기를 하고

#노래꽃 도 쓴다.

#숲노래 씨는 이제 집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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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집에 가려다가 못 간 이야기를

책집마실 글 한 자락으로

남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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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어른 얼 어린이 (2023.5.5.)

― 고흥 〈더바구니〉



  어제오늘 늦봄비가 아주 시원하게 이 시골을 적십니다. 시골은 늘 조용하되, 털털이(경운기)가 지나가거나 마을알림이 퍼지면 살짝 시끄럽습니다. 그러나 이 한때가 지나면 내내 새랑 개구리랑 풀벌레가 함노래를 베풉니다.


  숱한 새가 어떤 노래를 들려주는가 하고 귀를 기울이면 바람노래가 섞입니다. 우리가 마시는 숨이자 하늘을 이루는 기운인 바람도 언제나 노래로 흐릅니다. 새는 바람을 타고서 날아요. 사람은 바람을 숨으로 삼아서 맞아들이니, 새처럼 바람을 읽고 탈 줄 안다면 홀가분히 하늘빛으로 젖어들며 노래하겠지요.


  이른봄부터 하나둘 깨어나는 개구리에 맹꽁이에 두꺼비입니다. 이렇게 비가 쏟아지는 날이면 두꺼비도 어디께 있겠거니 어림합니다. 두꺼비까지 깨어나면 뱀도 나란히 깨어날 테니, 뱀도 어디쯤 있으리라 여깁니다.


  올망졸망 봄맞이꽃이 푸릇푸릇 올라오면 이윽고 풀벌레가 하나둘 깨어나고, 겨울잠을 이루던 나비가 먼저 들숲을 가르더니, 꼬물꼬물 애벌레도 슬슬 나비로 날개돋이를 합니다. 바야흐로 풀밭은 풀벌레잔치를 이뤄요.


  오늘은 5월 5일, 이른바 어린이날이라 합니다. 어린이날을 맞이해 들놀이나 나들이를 바란 분들은 섭섭하겠지만, 서울도 시원시원 늦봄비가 적시겠지요. 비가 오면 비놀이를 하면 됩니다. 호젓한 시골살이를 누리다가 오늘처럼 함박비가 쉬잖고 쏟아지면 옷을 훌훌 벗고서 알몸으로 마당에서 춤춥니다. 사람도 쇳덩이(자동차)도 아예 없고 오직 빗소리가 하늘땅 사이를 하나로 잇는 날에는 빗물을 마시면서 비씻이에 비놀이를 누려요.


  올봄은 삼월도 사월도 오월까지도, 비가 틈틈이 오면서 파란하늘을 베풀고 먼지구름을 싹 씻어 줄 뿐 아니라, 이른 봄더위까지 털어냅니다. 그나저나 5월 5일을 맞이해서 고흥 〈더바구니〉에서 ‘하루놀이터’를 꾸리기로 했고, 이날 이곳에서 ‘숲노래 우리말 수다꽃’도 가볍게 곁들이려 했습니다. 그러나 어제오늘처럼 함박비가 된바람하고 어우러져 듣는 날에는 시골버스가 안 다녀요. ‘비바람에 왜 버스가 안 다니느냐?’고 물을 만할 텐데, 고흥살이를 해보니 그렇더군요. 할매할배가 아무도 밖에 안 나오니 시골버스도 안 다닐 만합니다. 버스가 안 다니니 도화면 천등산 기스락에서 고흥읍을 거쳐 도양읍까지 시골버스로 다녀올 수 없습니다.


  엊저녁부터 새벽으로 이어 ‘어른 얼 어린이’ 세 낱말을 잇는 ‘밑말찾기(어원분석)’를 했습니다. ‘얼다·어울리다·얽다·짝·옭다’를 지나 ‘얼·알’을 ‘어른·어린이’가 어떻게 달리 품는가를 풀어 보았어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어제는 깡똥바지 바느질로

저녁을 보냈다.

짬짬이 조금씩 하던 손질을

어제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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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나라 곳곳 모래내 (2023.4.28.)

― 인천 〈책방 모래내〉



  나라 곳곳에 ‘모래내’가 있습니다. 인천 구월동 모래내도 있고, 서울 남가좌동 모래내도 있고, 전주 모래내도 있습니다. 섬진강 옛이름도 모래내입니다. 예전에는 어느 마을이나 냇물이 흘렀고, 이 냇물에는 모래가 넘실넘실 타고 떠다녔으니, 그야말로 모래내란 이름이 안 붙은 고을이나 고장은 없다고 여길 만합니다.


  흔한 이름이란, 흐드러지는 이름이요, 흐뭇이 여기는 이름이자, 흐르는 이름입니다. ‘흐’가 말뿌리입니다. 우리말 ‘흐뭇하다·즐겁다·기쁘다’는 비슷하면서 달라요. ‘즐겁다’는 ‘즈믄·반갑다’하고 맞닿습니다. ‘즈믄 = 1000’이요, 1000이란 셈은 ‘온(오롯한)’인 100을 ‘열(열다·10)’씩 아우른 셈이기에 가없이 트이면서 끝없이 너른 빛을 품어요. ‘기쁘다’는 ‘기운·길다·깊다’에 ‘미쁘다·예쁘다’를 품지요. 세 낱말 ‘흐뭇하다·즐겁다·기쁘다’는 뜻으로도 살몃살몃 다르고, 결로도 퍽 달라요.


  우리는 늘 쓰는 흔한 우리말을 얼마나 살필까요? 우리는 수수하게 쓰는 우리말을 얼마나 헤아릴까요? ‘수수하다’는 ‘수북하다·수더분하다·수두룩하다·수박·슈룹’하고 말뿌리가 맞닿는데 ‘순(오직)·숲’하고도 맞물리며, 예부터 가시내를 가리키던 ‘순이’란 이름하고도 얽혀요.


  인천 그림책집 〈그루터기〉로 책마실을 하고서 〈책방 모래내〉로 걸어갑니다. 버스나 전철을 타도 되지만, 구름밭 하늘을 이고서 천천히 걷고 싶습니다. 두 책집 사이에는 예전에는 골목마을이었을 텐데, 이제는 깎아지른 잿집(아파트)이 마치 젓가락처럼 박힙니다. 하늘을 찌르려는 잿집 둘레는 젓가락처럼 가지치기를 해놓은 슬픈 길나무가 줄줄이 있습니다. 그래도 제법 자라 가지를 뻗고 그늘을 드리우는 나무가 길게 있어요. 앞으로 스무 해쯤 뒤, 가지치기를 더 안 하고 그대로 둔다면, 이 거님길은 놀랍도록 눈부신 마을길로 거듭나리라 봅니다.


  쇠날에 〈책방 모래내〉는 19시부터 밤책집(심야책방)을 이룬다는군요. 그러나 19시는 아무래도 곯아떨어져야 할 때로 여겨, 16시에 일찌감치 〈책방 모래내〉에 이릅니다. 북적이는 모래내저자를 가로지르니, 한갓진 골목에 하얗게 앙증맞은 책집이 나타납니다. 곁에는 ‘꽃집 같은’ 머리집(이발소)하고 전파상이 있어요.


  마을이란 어떤 꽃일까요? 마을사람은 어떤 꽃씨일까요? 마을책집은 어떤 꽃밭일까요? 마을 어린이하고 푸름이가 쉬고, 여러 어른·어버이가 새롭게 둘레를 보면서 삶을 새삼스레 익히도록 길잡이가 되는 책은 어떤 꽃내음일까요?


  ‘책숲(도서관)’이란 어떤 터인가 하고 그리는 노래꽃을 책집 앞에 놓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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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쉬는 하루 (2023.4.28.)

― 인천 〈딴뚬꽌뚬〉



  며칠 앞서 인천으로 이야기마실을 올 적에는 미처 들르지 못 한 〈딴뚬꽌뚬〉입니다. 오늘 인천으로 다시 찾아올 일이 있기에 들를 수 있으리라 여기며 휘적휘적 걸어서 찾아갑니다. 그런데 〈딴뚬꽌뚬〉에 이르고 보니 쇠날(금요일)은 쉰다고 하는군요. 어, 그랬나? 아, 그랬구나.


  책숲마실을 다니면서 쉬는날을 잘 안 살핍니다. 여는때도 잘 안 살펴요. 그저 그곳에 책집이 있으니 선들선들 바람을 품고 햇볕을 머금으면서 걸어갑니다. 쉬는 〈딴뚬꽌뚬〉에 등짐을 내려놓습니다. 등판을 살짝 쉽니다. 바닥에 쪼그려앉아 허벅지랑 무릎을 토닥입니다.


  이른바 헛걸음을 한다면 책을 둘러볼 수 없고, 책을 장만하지 못 합니다. 그러나 헛걸음을 하기 때문에 ‘쉬는날 책집 앞에 내놓는 알림판’을 만납니다. 다리를 쉬고 등허리를 펴면서 ‘쉬는날을 알리는 판’을 이모저모 바라보면서 찰칵찰칵 담습니다. 알림판 글씨하고 그림이 정갈하구나 하고 새록새록 되새깁니다.


  스스로 책집을 언제부터 다녔는지 잘은 모르나, 여섯일곱 살 무렵에 언니 심부름으로 만화책을 사러 다녀온다든지, 어머니 심부름으로 ‘별책부록 많이 딸린 여성잡지’를 골라서 사오곤 했습니다. 언니는 귀찮아서 동생한테 시키고, 어머니는 바빠서 막내한테 시킵니다.


  책심부름은 싫지 않습니다. 다른 심부름도 싫거나 지겹다고 여긴 적이 없습니다. 심부름거리를 받아 신나게 마을길을 가로질러요. 어제는 이쪽 길을 달려서 심부름길을 갔으면, 오늘은 다른 쪽으로 돕니다. 이튿날에는 또다른 길을 찾아서 달려요. 걸어서 심부름을 간 적은 없다고 느껴요. 늘 달리기를 했습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어린이는 달리기를 즐기거든요.


  어린 예닐곱 살 즈음부터 어린배움터를 거쳐 푸름배움터를 지나 20살에 인천을 떠나 서울에서 열린배움터(대학교)를 다니다가 그만둔 뒤로도 내내 ‘책집 쉬는날·쉬는때’는 안 쳐다보고 그냥 찾아갔습니다. 요새는 마실길이 좀 머니까 미리 챙기기도 하지만, 그래도 웬만하면 그냥 가요. 멀디먼길을 달려가거나 걸어갔는데 쉬거나 닫으면 ‘쉬거나 닫는다고 알리는 글자락’을 찰칵 담습니다. 책집을 찾아서 마을이며 골목을 거닐던 모습을 돌아보고, 시내버스를 타고 지나온 길을 짚어요.


  책숲마실은 책집만 헤아리지 않습니다. 책집을 둘러싼 마을을 함께 헤아립니다. 이 책집이 품고 싶은 마을빛을 헤아리면서 두 손에 책 몇 자락을 품는 이야기마실길이 책숲마실이라고 여깁니다. 17시에 일찍 길손집에 깃들어 바로 뻗었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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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마실꽃 2023.4.26.


#아벨서점 #아벨서점독서동아리

#우리말어원읽기



어제 #인천배다리 #시다락방 에서

이야기꽃을 피윘다.

#나비날다 #화도진도서관

두 곳에서 자리를 마련해 주셨다.


#고흥살이 열세 해가 넘는데

고흥에서는 여태

이런 배움모임이나 책모임이 없다.


술모임 하자면 손드는 사람 많겠으나..

창피한 시골민낯이다.


마음에 담는 말은

스스로 하루를 그려서 심는

씨앗이요 꿈이니

어느 낱말을 헤아리느냐에 따라

오늘빛을 바꾼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에서

한 시간 반째 기다린다.

이제 한 시간 더 기다리면

버스를 탄다.


시골사람이 버스로 움직이는 길은

내내 기다림길이다.


#지구를항해하는초록배에탑니다

#김연식 #숲노래 #최종규


이곳이 허벌나게 시끄러운 줄

알기는 했는데

참말로 거석하게 시끄럽네.

싸우고 막말하고 장사하고

뻘짓하고 빈말넘치는

숱한 사람들은

바로 우리나라 이웃이다.


조용히 책을 읽는 사람이

하나쯤 어디엔가 있을까?


책이 대수롭지는 않되

작은책 하나를

손에 못 쥘 만큼 바쁘고 빠듯하면

스스로 죽음수렁으로 치닫는

벼랑길이지 않을까?


#노래꽃 을 옮겨적는다.

시골집 우리 아이들한테 건네어

그림을 여쭈어야지.


#공차 코코아를 마셨는데

싱겁고 맛없다.

맹물 같은 코코아라니.

4500원이라고?

물장사란 이런 눈속임인가?

그러나 숱한 책과 글도

알맹이가 없고

삶맛이 모두 빠진 하품일 수 있다.


책꾸러미를 새로 짊어지지만

시집도 꽤 새로 장만했으나

말장난 책이 너무 많다.


버스나루 빈소리 시끌소리 같은

덧없는 책수렁일는지 모르는

이 나라에서 #우리말꽃 #국어사전

쓰는 나는 아주 바보이지 싶다.


#숲노래노래꽃 #숲노래동시

#도서관 #책숲 #내가안쓰는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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