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이었던가

아니 오늘 아침이었던가

이상한 꿈을 꿨어


언제나 꿈은 이상하지

하늘을 보니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올랐어


구름은 가벼울 텐데

자꾸 피어오르는 구름은

무거워 보였어


처음엔 구름이 하늘로 올라갔는데

구름이 늘어나자 조금씩 밑으로 내려왔어

그건 구름이 늘어나는 거였을까


구름구름

구릉구릉

그르릉그르릉

무슨 소리지


이상한 소리를 듣고

그게 뭔지 보기 전에

잠이 깼어




희선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24-04-12 0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4-14 04: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소설 보다 : 여름 2023 소설 보다
공현진.김기태.하가람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6월
평점 :
품절




   




 지난 ‘소설 보다 봄 2023’은 두꺼웠다. 늘 그러려나 했는데, 그렇지는 않구나. 단편소설이 실릴 테니. 《소설 보다 여름 2023》에는 여전히 단편소설 세 편이 실렸다. 세 작가 다 처음 봤다고 생각했는데, 책 보면서 이번 소설이 두번째인 작가가 있다는 거 알았다. 소설 제목 <전조등>(김기태)은 생각나지만 작가 이름은 잊어버렸다. 소설 제목은 생각나도 어떤 이야기였는지 생각나지 않는다. 예전에 읽고 쓴 걸 보니 평범한 ‘나’라는 말이 보였다. 단편소설 기억할 때도 있지만 읽고 잊어버리기도 한다.


 이번 ‘소설 보다 여름 2023’ 두번째에 실린 김기태 소설 <롤링 선더 러브>는 시간이 흐르고 떠올릴까. 처음부터 이런 말하면 미안하지만, 이 소설 나중에 생각나지 않을 것 같다. 조맹희 서른일곱살 여성이 나오고 사랑이 하고 싶다면서 텔레비전 방송에 나가게 된다. 연애 예능 방송인가. 텔레비전 방송에는 별 게 다 있구나. 그런 방송에서 만나고 사귄 사람 끝까지 갈까. 방송이 아닌 데서 만나도 헤어지는구나. 사람은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겠다. 오랜 시간 함께 할 사람을 만나는 건 쉽지 않겠다. 그런 거 생각하고 사람을 만나지는 않겠다. 첫눈에 마음에 들어 아주 빠르게 결혼까지 가는 사람도 있겠다.


 첫번째는 공현진 소설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다. 제목 보고 세상이 멸망하는 이야기가 나올까 했던 것 같기도 하다. 단순하구나. 그런 게 나오지 않는다고 세상이 괜찮을까. 실제 지금도 세상은 멸망해가고 있을지도. 인류는 언제까지 살려나. 대멸종이 찾아왔을 때 살아남는 사람이 있을지. 난 수영 못해서 세상이 물에 잠기면 죽겠다. 곽주호와 문희주는 수영을 배운다. 꿀벌이 사라졌다는 기사를 보고 언젠가 세상이 물에 잠길 때를 대비한 걸지도. 곽주호와 문희주는 수영반에서 꼴찌였다. 취미로 배우는 곳에서도 잘하는 사람 못하는 사람을 나누는구나. 그건 어디에서나 마찬가지던가.


 곽주호는 눈치가 없는 사람이다. 그래도 회사에서 사람이 사고로 죽었을 때 그대로 일하면 안 된다고 여겼다. 회사 사람은 그걸 받아들이지 않겠지. 회사는 사고가 나면 벌금을 내고 다시 기계를 돌린다. 다른 사람도 먹고 살려면 일해야 한다. 주호는 그런 게 잘못됐다 여기고 기계를 멈추어서 일을 쉬어야 했다. 회사는 여전히 안전을 생각하고 켜두어야 하는 센서를 꺼두고 기계를 돌릴 거다. 주희는 지구를 생각하고 물건을 덜 사려고 하는데, 새로운 걸 배울 때 물건을 많이 산다. 날마다 물건을 버리려고 한다. 그런 거 보니 나도 버려야 할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니멀리즘은 아니고 되기 어렵지만. 왜 희주가 일을 그만둬야 했는지 자세한 건 나오지 않았지만, 주호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학교에서 일어난 일도 바로 잊으면 안 된다 했을 것 같다. 잊지 않아야 한다고 하는 주호와 희주가 이상한 게 아닌데.


 마지막 소설 <재와 그들의 밤>(하가람)에서 ‘나’가 말한 추자 씨는 그저 아는 사람인가 했다. 추자 씨는 ‘나’의 엄마였다. 엄마가 아닌 이름으로 말할 수도 있겠지. ‘나’는 뜻대로 되지 않는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쉬려고 집인 울산에 돌아온 것 같다. 그날 산불이 나고 ‘나’와 추자 씨가 함께 살던 아파트가 불에 탈지도 몰랐다. 이 소설 보니 언젠가 동해에 산불 났을 때가 떠오르기도 했다. ‘나’는 아파트가 타 버리기를 바랐을까. 그건 아닐 거다. 아니다 생각하고 싶은 건지.


 이 소설은 ‘나’보다 추자 씨와 덕미 씨 이야기가 더 보이기도 한다. ‘나’가 보는 두 사람인가. 추자 씨는 한해 사이에 달라졌다. 그동안은 그런 일이 없었지만, 덕미 씨를 만나고 달라진 거 아닐까 싶다.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아갈까. 어떻게든 살아가겠지. 지금은 힘든 거 안 해도 되지. 앞으로 다른 힘든 일을 해야 할지도.




희선





☆―


 곽주호와 문희주는 성인 기초 수영반 꼴찌였다. 선수도 아니고 수영을 배우려는 강습반에 꼴찌라는 게 있을 수 있다고 곽주호는 생각해보지 못했다. 그래서 자기가 그 반에서 꼴찌로 여겨진다는 것도 전혀 알지 못했다. 애초에 못한다는 게 뭔지 몰랐다. 못하는 것이 꼴찌로 여겨질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해되지 않았다. 수영을 못하니까 배우는 게 아닌가. 곽주호가 등록한 수영 강습반 전단지에는 ‘왕 기초반’이라고 큼직하게 적혀 있었다.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에서, 공현진, 9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보내는 편지가

반가운 거였으면 해


또 왔네

귀찮아하지 않고,

또 왔구나

반겨줬으면 해


편지 받아줘서

고마워

우울한 편지가

되지 않도록 할게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내가 잠들면

다른 내가 일어나

돌아다니는 것 같아


다른 난 어딜 다니는 걸까

기억하고 싶은데 일어나면

잊어버려

아쉬워


어쩌면 다른 난 여기가 아닌

다른 세상에 가서 사는지도

내가 잠든 동안에만 가니

참아야지 어쩌겠어


돌아오지 못하는 날은 없겠지




희선





댓글(2)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꼬마요정 2024-04-06 14: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희선 님!! 돌아오셔야죠!! 잠든 동안 우리는 어디로 여행을 갈까요. 꿈이 기억날 때도 있지만 안 날때도 많아요. 말씀처럼 정말 아쉬워요. 어떤 날은 일어났을 땐 기억났다가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게 되기도 하구요. 다른 세상에서 살고 지금 눈 뜬 이 순간이 다른 세상의 ‘나’의 꿈이라면 그 또한 신기한 일이네요 ㅎㅎㅎ 저 쪽의 ‘나’도 이 쪽의 ‘나’를 기억 못 하겠죠?

희선 2024-04-08 01:59   좋아요 0 | URL
돌아오겠지요 잠 자고 일어나면 몸이 피곤할 때 있기도 하네요 잠을 푹 못 자서 그런 거겠지만, 어딘가를 돌아다니다 와서 그럴지도 모르죠 몸이 아닌 혼이 나갔다 온 거여도 돌아오면 몸이 그걸 느끼는 걸지도... 괜찮다 싶은 꿈은 일어났을 때 바로 적어둬야 하는데, 게을러서 그러지 못하네요 예전에 꿈을 적은 적 있는데 잠깐이었습니다 그거 보고 이런 꿈도 꿨구나 했어요 같은 꿈을 여러 번 꾸면 그건 잊어버리지 않기도 하는군요 서로 잊어버릴 거예요 그저 다른 곳에서 잘 살겠지 해야죠


희선
 




291 맛있는 요리를 해서 초대하고 싶은 사람은?




 이번 주에는 어떻게 쓰나 하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처음부터 이건 뭐야 하는 느낌입니다.


 저는 지난주에 음식을 못한다고 했습니다. 아니 안 한다고 했군요. 그렇다고 아주 안 하는 건 아니고 할 수 있는 건 얼마 안 됩니다. 어떤 건 어쩔 수 없이 해야 합니다. 하나밖에 못하네요.


 맛있는 음식 잘 하는 사람은 자신보다 다른 사람한테 해주고 싶을 때가 더 많겠습니다. 자신이 한 걸 다른 사람이 잘 먹으면 기분 좋겠지요. 저는 못해서. 맛있는 거 할 수 있다 해도 부르고 싶은 사람도 없어요.


20240401








292 최근에 새삼 깨닫게 된 게 있다면?




 요새 새삼 깨달은 건 아니기는 하지만, 이런 걸 쓰면서 난 별 경험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본래 알던 거기는 하지만. 다른 사람만큼 좋아하는 게 별로 없다. 하고 싶은 것도 없다. 이건 알던 거다. 난 그저 한두가지만 하면 된다. 한두가지에서 여러 가지로 뻗어갈지도 모르겠지만.

 뭔가를 많이 경험한다고 좋을까. 뭐든 경험하는 게 좋기는 하겠지만, 모르겠다. 그게 다는 아니다 생각한다. 내가 안 해서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별로 하고 싶지 않다. 이런 마음이어서 여전히 별거 아닌 말에 상처 받는다.


 그런가 보다 하는 마음이 더 많아지기를 바란다.


20240402








293 평소 내 말투는 어때?




 자신이 자기 말투 모르지는 않겠지. 난 그냥 무뚝뚝해. 평소에 말을 거의 안 해. 말 잘 하는 사람 조금 부럽기도 하지만, 말 못하는 거 어떡하겠어. 말을 하려고 해도 할 말이 없어. 말 하는 거 힘들기도 해.

 말투도 괜찮아야 다른 사람이 좋아할 텐데. 난 그러지 않아서. 글도 다르지 않아. 누가 날 좋아하기를 바라는 건 아니야. 그냥 언제나 난 뒤거나 아예 생각하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아직도 그런 것에 마음 쓰다니. 언제쯤 그런 것에서 자유로워질까. 혼자여도 괜찮기는 한데. 혼자 잘 지내. 솔직히 말하면 혼자가 편해. 누군가한테 마음 쓰고 챙기는 거 못해.


20240403








294 술과 관련된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어?




​ 이런 말 하는 건 처음일지 모르겠는데, 먹는 것에서 아주 좋아하는 건 없지만 싫어하는 건 있어요. 그게 바로 술입니다. 세상엔 저 같은 사람도 있는 거죠.


 술도 적당히 즐기면 좋다고 하지만, 저는 잘 모르겠어요. 별로 좋아하지 않고 맛도 없어요. 무슨 맛으로 먹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싫어해도 그걸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도 있군요. 그저 사람마다 다르다 생각하면 되죠. 누군가는 좋아하고 누군가는 좋아하지 않는다고. 술 마시고 싶지 않은 사람한테 억지로 마시라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뭐든 재미있는 이야기 없네요.


20230404








295 지금 당장 여행을 떠난다면 누구와 가고 싶어?




 또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게 나왔군. 예전에도 말했지만, 여전히 난 어딘가에 가는 거 싫어해. 누군가와 함께 가야 한다는 건 더 싫은데. 같이 가고 싶은 사람이 없기도 하고 누가 나하고 같이 가겠어. 며칠 전에 말 잘 안 한다고 했잖아. 정말 말 안 해.


 이번주는 다른 때보다 쓰기 힘들었어. 없으면 안 쓰는 게 나을지도 모를 텐데. 읽는 사람도 안 좋다 없다 그런 말보다 좋은 말을 읽는 게 더 좋을 텐데. 나도 안 좋은 건 안 쓰고 싶은데. 이번엔 어쩔 수 없었어.


20240405






 한주가 또 간다. 이번 한주 뭐 하고 지냈는지 모르겠다. 그냥 시간을 흘려 보낸다. 앞으로도 다르지 않을 것 같다.



희선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stella.K 2024-04-06 11: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술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그래도 어쩌다 한 두잔은 했죠. 근데 지난 코로나 때부터 지금까지 술을 입에 댄 기억이 없네요. 그래도 아주 오래 전 에피소드는 있습니다. ㅋ 술은 안 마시는 것이 건강을 위해 좋다는 것이 중론이니 계속 술은 마시지 않는 걸로. ㅋ

희선 2024-04-08 01:54   좋아요 1 | URL
건강에 안 좋다 하는 것도 사람에 따라 다르기도 한 듯합니다 누군가는 안 좋은 것 때문에 건강이 안 좋아지지만, 누군가는 멀쩡하기도 하니... 아니 나이를 더 먹으면 안 좋아질지도 모르겠네요 안 좋은 건 시간이 지나고 나타나기도 하니... 술이나 담배는 뇌에 아주 안 좋다고 하죠 건강하게 살려면 안 하는 게 좋죠 stella.K 님 늘 건강 잘 챙기세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