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 듯 저물지 않는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은이는 주로 평범한 일상을 그리며 우리에게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은 중년 남성 미노루입니다. 그는 겉모습만 보면 한량의 자산가처럼 보입니다. 다만, 그 부는 자신이 이룬 것이 아니라 부모님에게 받은 유산이고, 책 읽기 외에는 딱히 열정을 보이지도 않습니다. 그렇게 가진 것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그의 인간관계는 전 연인과 딸, 그리고 친한 친구 정도로 극히 제한적입니다. 사업도 하고는 있지만,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를 정도로, 이에 관한 모든 업무마저 세무사인 오래된 친구에게 일임한 상태입니다. 마치 속세에는 관심, 아니 미련이 없어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렇다 보니 그의 하루하루는 특별하게 이렇다 할 사건 없이 지나갑니다.

본 이야기의 시작은 소설 속에서 시작합니다. 미노루가 읽는 소설이죠. 배경도 장르도 실제 미노루가 있는 곳과 많이 다릅니다. 소설은 첫머리에만 그치지 않고 이야기 내내 미노루의 현실과 번갈아가며 등장합니다. 그리고 주변의 소리나 소음이 소설 속에서 현실로 미노루를 소환합니다. 이런 장면이 그가 얼마나 책 읽기에 빠져있는지 보여주려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앞서 말했듯, 미노루의 일상은 별 이벤트가 없고, 사건과 갈등이 벌어지는 무대는 되려 그가 읽는 소설 속입니다.

우리 삶은, 시간처럼 정해진 규칙에 따라 딱딱 나뉘는 것만은 아닌듯합니다. 그래서인지 그냥 속절없이 흘러가는 듯한 본 이야기가 지극히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정말 이런 사람이, 그런 삶이 어딘가 있을 것처럼 말이죠.

책만 읽는 미노루의 모습을 보면서, 그렇게 책만 읽으며 지낼 수 있는 그의 현실이 부러웠던 것이 사실입니다. '진짜 아무 생각 없이, 아무 하는 일 없이, 책만 원 없이 읽고 싶다'라는 생각에 잠겨있던 때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현실을 외면한 채 살고 싶지 않기에, 시간을 쪼개 틈틈이 읽고 있습니다. 그래도 '늘 부족하다'라는 갈증은 지우기 어렵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왜 당신은 다른 사람을 위해 살고 있는가 - 아침과 저녁, 나를 위한 철학 30day
고윤(페이서스 코리아)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은이는 남의 눈높이에 맞추고, 남을 만족시키기 위해 살았던, 그렇게 어느 것 하나 자기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었던 시절을 털어놓으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는 그로 인해 몸과 마음이 지친 것뿐만 아니라 마음의 병까지 얻게 되죠.


자신의 힘들었던 시절을 꺼낼 수 있었던 것은 그 시간이 이미 지나간 과거기에 가능한 것일까요? 아니면 지은이의 용기 덕분일까요? 저는 후자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은이가 책에도 실린, 니체가 말했던, 우리에게 주어진 커다란 복 덩어리, 바로 '망각' 덕에 조금이나마 잊었을 수도 있고, 어쩌면 이제는 완전히 극복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커다란 고통,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는 기억이 있습니다. 그것을 다시 꺼낸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글로 옮긴다는 것은 분명 용기가 많이 필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사소한 것에 집착하지 말고 망각하라. 그래야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을 수 있고, 그것은 삶의 중요한 행복이자, 보다 나은 살아감의 방식일 수 있다'라고 지은이는 말합니다. 이 글을 읽고, 지난날들을 돌아보았습니다. 지금에 와서 보면 집착인 것 같지만, 당시에는 스스로 완벽주의라 여겼던 행동 때문에 몸도 마음도 망가졌던 때가 있었습니다. 조금 내려놓으니,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하지 않아도 좋다 생각하니, 몸과 마음이 다시 좋아졌습니다.


선물처럼 주어진 이 삶을 살아가는 것도, 그 속에서 끊임없이 선택을 하는 것도 결국 나 자신입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나에게 돌아오죠. 그렇기에 내 생각과 내 결정이 중요합니다.


본 책에는 소크라테스, 니체, 쇼펜하우어 등부터 김구, 이성계, 장영실, 율곡 이이 등 우리나라에 이르기까지, 서양과 동양을 아우르는 위인들이 남긴 말과 글이 담겨 있습니다. 지은이는 자신이 그것을 곱씹어 깨달은 삶에 대한 통찰을 전합니다. 삶을 바라보는 우리의 자세, 삶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 등을 위한 조언입니다. 독자들이 자신을 위해, 자신이 주도권을 가진 채 살기를 바라는 지은이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우리의 소중한 인생. 보다 단단한 마음을 가지고 자신만의 목적지를 향해, 자신만의 속도로 나아가는 데 본 책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장사 교과서 4 : 직원편 - 직원을 변화시키는 사장의 교육과 장사 철학 장사 교과서 4
손재환 지음 / 라온북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책은 <장사 교과서> 시리즈 중 마지막 네 번째 편입니다.


장사에서 꼭 필요한 '고객 만족'. 이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매장의 위치도, 매력적인 시스템도, 사장의 전문성과 친절도 물론 필요하지만, '직원'의 역할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지은이는 말합니다. 그리고 직원이 자기 몫을 다 하는 것은 결국 사장에게 달려있다고 강조하죠.


고객은 자신이 언제 매장을 찾더라도 늘 같은 수준의 서비스나 제품을 제공받기를 원합니다. 직원이 줄었든 늘었든, 새 직원이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든, 오래 일한 직원이 그만두었든 상관이 없습니다. 사장의 직원 교육이야말로 이런 고객의 만족을 가능케 한다고 지은이는 주장합니다. 그는 사장의 교육에 따라 매장의 구성원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하며, 파는 서비스나 제품에 대해서는 물론, 장사의 철학에 대해서도 교육이 필요하다고 덧붙입니다.


시대의 변화는 막을 수 없습니다. 그렇게 시대에 따라 달라진 장사 및 근무 환경에서 직원과 사장의 관계 역시 달라졌습니다. 첫 장 "사장이 더 일해야 하는 시대"에서는 장사를 무탈히 이어가며 성장하기 위한 둘의 관계 정립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다음 장 "장사에서 일이란 무엇인가"에서는 일이란 무엇인지, 그런 일을 하는 직원의 고용에 대해, 그리고 직원에게 매장의 업무를 얼마나 책임지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직장에서 '주인 의식을 갖고 일해라'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분명 회사의 주인은 따로 있기에, 이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하고 동의하며 일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이어지는 "직원이 주인처럼 일할 수 있을까" 장에서는 이에 대해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직원과 사장이 잘 공생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결국 고객 만족이 장사의 제1 원칙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고객이 찾지 않는 매장은 결국 문을 닫게 될 테니까요. 넷째 장 "모든 교육은 고객 응대에 맞춰라"에서는 이를 위해 직원의 서비스를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전해줍니다.

비록 오늘날 사람들이 '평생직장은 없다'라고 말하지만, 그렇다고 직원을 그저 스쳐가는 사람으로 가벼이 대하는 것은 좋지 않다 생각합니다. 마지막 "직원을 성장시키면 매장도 잘 된다" 장에서 지은이 역시 '적어도 자신의 매장에서 일하는 동안 만이라도 사장으로서, 또 인생 선배로서 직원의 성장을 돕는 것이 도리'라고 말하며, '매장의 수익 창출과 발전뿐만 아니라 직원 개인의 성장에도 초점을 두어야 한다'라고 덧붙입니다.


장사의 중요한 축 중 하나인 '직원'. 이에 대한 지은이의 오랜 경험과 치열한 고민의 흔적이 담긴 본 책이, 사장도 직원도 모두 만족하고 웃을 수 있는 길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벌거벗은 세계사 : 권력자편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벌거벗은 세계사"의 새로운 시리즈입니다. 그동안 출간된 본 시리즈를 모두 읽고 있습니다. 덕분에 즐겁게 세계사를 만나고 배우고 있죠. 이번에는 '권력자', 말 그대로 권력을 손에 쥐고 흔드는 자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어느 나라에나 권력자는 있지만, 당시의 패권국처럼 힘 있는 나라의 권력자여야 역사, 특히 세계사에까지 그 혹은 그녀의 생각과 행동, 말 등이 영향을 끼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책에도 '도널드 트럼프, 푸틴, 처칠, 스탈린, 표트르 대제, 엘리자베스 2세'처럼 우리에게 잘 알려진, 걸출한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세계사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으면, 그들에 대해 완전히 꿰고 있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이름은 알고 있거나 몇몇 에피소드를 기억할 정도는 될 법한 인물들입니다. 잉글랜드의 '헨리 8세'가 제게는 그중 가장 낯선 인물이었습니다.


본방 사수까지는 아니어도 해당 프로그램을 즐겨 보기에, 본 책에 담긴 권력자 편 중 일부는 직접 방송으로 보기도 했습니다. 다시 만나니 반갑기도 했고, 지면을 통해 활자로 만나니 새로운 느낌이 들어 좋았습니다. 책이 지면이라는 한계가 있듯, 방송도 마찬가지입니다. 방송 시간 관계상 방영되지 못했던 내용까지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 본 시리즈 책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합니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본 책에서 다룬 인물들은 권력자입니다. 물려받은 경우도 있고 쟁취한 것도 있지만, 그들은 결국 권력을 손에 쥔 일종의 승자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럼에도 오늘날 그들의 공적뿐만 아니라 과오까지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양면을 모두 들여다 봄으로써 더 많이 배울 수 있고 더 넓게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자신이 가진 힘, 자신이 있는 그 위치를 활용하여 국가를 위해 또 때로는, 그들도 인간인 만큼, 자기 자신의 안위를 위해 판단하고 행동했던 그들. 그들의 공과(功過)를 보면서 세상에 얼마나 다양한 인간 군상(群像)이 있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흔 최적의 공부법 - 20대를 뛰어넘는 암기력·집중력의 비밀
우스이 고스케 지음, 양소울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40대는 직장에서나 가정에서나 특히 바쁜 나날을 보냅니다. 회사에서는 그동안 쌓인 사회 경험과 직무 경력으로 보다 중요한 일을 맡게 되고, 집에서는 유아기부터 학교에 다니는 나이대의 자녀를 위해 경제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뒷바라지가 필요하죠. 이런 와중에 평생직장이라는 개념도 사라져버렸습니다. 늘 자신의 실력을 단련하고 키워나가야 합니다. 그래야 승진이든 아니면 아직이든 가능합니다. 이에 많은 직장인들이 긴 업무로 지치고 힘든 와중에도 업무 관련 전문지식, 관련 자격증, 외국어 등 자기 계발을 놓을 수 없습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달라진 환경만큼 학습법도 달라져야 한다고 지은이는 주장합니다. 40대만을 위한 공부법과 암기법이 있다는 것이죠. 그러면서 공부만 할 수 있었던 학창 시절에 해오던 그동안의 학습법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고 덧붙입니다.


불필요한 생각을 최대한 줄이고 자기가 보고 있는 내용을 온전히 암기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바로 공부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지은이는 말합니다. 그렇다고 학습 내용을 고스란히, 토시 하나 틀리지 않고 외우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면 오히려 양에 질려버릴 수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저자의 해법은 바로 '외우려는 정보의 핵심을 찾고 압축해서 암기'하는 "정보의 표적화"입니다.


지은이는 '공부의 효과는 양과 질 두 측면에 의해 결정된다(양 X 질)'라고 주장합니다. 앞서 말했듯, 다른 연령대에 비해 특히 바쁜 40대기에 공부량을 늘려 부족한 암기력을 보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결국 다른 한 축인 질을 높여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보의 표적화'가 바로 학습의 질을 높여줄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자기 계발을 위한 공부를 할 시간이 없다고 한탄만 하거나 끝내 포기하기보다는, 그런 부족한 시간 내에서 보다 확실하고 뛰어난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 지은이가 제안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암기할 내용을 압축한다.

둘째, 학습 시간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단시간 암기법을 구축한다.

셋째,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는, 즉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이는 '불필요한 사고로 정보를 온전히 암기하지 못하고, 시간이 늘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집중력이 예전만큼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라는 암기의 세 가지 함정에 대응하는 요령이기도 합니다.


지은이는 이에 대해 2장부터 4장에 이르기까지 각 장마다 하나씩, 보다 자세히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다음으로 5장에서는 이렇게 머릿속에 집어넣은 지식의 활용법 제시합니다. 없는 시간을 쪼개고 밀도 있게 활용해 얻은 지식을 그저 머리에만 갖고 있어서는 아무 쓸모가 없습니다. 그것을 꺼내 직접 현장에서 활용해야만 의미가 있는 것이죠.

또한 2장부터 5장에 걸쳐 각 장의 주제에 부합하는 '40대를 위한 공부법 및 암기법'을 소개합니다. '키워드 암기법, 순서도 암기법, 20분 집중법, 암기 즉시 떠올리기' 등 총 8가지입니다.

마지막 6장에서는 자격증 학원 강사인 지은이에게 40대 학습자들이 물었던 질문들에 대한 답을 Q&A 형식으로 다룹니다. 그들의 절박한 심정과 조언을 아끼지 않으려는 지은이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평소 공부와 암기, 특히 시간, 암기력, 집중력 등으로 인한 고민을 갖고 계신 분들이 본 책을 통해 좋은 해결책을 찾으실 수 있기를, 그래서 보다 좋은 성과를 이룰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본 서평은 제 주관적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