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 S. 루이스 길라잡이 - 순전한 그리스도인의 초상을 찾아서 에드워즈 루이스 컬렉션 2
알리스터 E. 맥그래스 외 지음 / 세움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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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C. S. 루이스 컨퍼런스”라는 학술대회가 있다고 한다. 이름처럼 루이스에 관한 다양한 연구결과물을 발표하는 자리인데, 이 책은 그 컨퍼런스에서 발표되었던 내용들 중 일부를 모아서 엮은 것이다.


물론 책은 루이스의 다양한 작품들을 분석하고 있다. 그런데 이 기획의 특징은 그의 다양한 작품을 열거하는 것만이 아니라, C. S. 루이스라는 인물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해보자는 데 있다.


첫 번째 글을 쓴 맥그래스는 루이스의 일생을 간략하게 요약하면서 그가 얼마나 중요한 인물인지에 관해 말하고 있고, 이후 저자(발표자)들은 신학자, 실천적 윤리학자, 철학자, 문학가, 문학비평가로서의 루이스의 면모를 그의 작품을 통해서 비춰본다.



확실히 루이스는 복합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었다. 어떤 사람은 그를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를 낸 동화작가로만 알고 있을지 모르고, 또 다른 사람은 “순전한 기독교” 같은 책을 낸 기독교 변증가로서의 루이스만 기억할 수도 있다. 하지만 루이스는 이외에도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었고, 그 여러 면모들을 차분히 살펴봐야 비로소 그의 모습을 제대로 그릴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기획 의도다.


각각의 저자들은 자신의 전공 영역과 관련해서 루이스를 설명하고 있기에, 읽어볼 만한 결과물을 내어놓았다. 루이스의 매력에 어느 정도 빠져 본 사람이라면 이 책이 그의 애호의 대상을 더 흥미로운 인물로 여기게 도와줄 수도 있을 것 같다.


다만 여러 저자들이 다양한 영역에서 쓴 글을 모았기에, 읽는 사람의 관심사나 선 이해 정도에 따라 흥미도가 다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루이스와 밀턴을 비교하는 다섯 번째 글과, 문학비평가로서의 루이스를 조명하는 여섯 번째 글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루이스에게 그런 면모가 없었다는 말이 아니라, 그걸 보여주는 구성이 좀 두서없게 느껴졌고, 저자들의 언급과 달리 관련분야에 어느 정도 이상의 공부가 없다면 이해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물론 여기에 언급된 루이스의 책들이 그냥 읽기에도 살짝 어려운 것들이긴 했다)


또 하나, 사실 이미 이 책에 참여한 저자들 중 몇몇의 글은 다른 데서도 이미 본 적이 있다. 몇몇 문장들은 꽤 익숙하기도 하고. 국내에 번역된 루이스와 그의 작품에 대한 연구서들을 거의 다 보았으니 그 가운데 어딘가 섞여 있었으리라. 저자 대부분이 우리나라 사람이라는 건 분명 의미가 있지만, 조금 더 신선한 연구나 접근들이 더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 오타가 눈에 띤다. 일단 표지에서부터..ㅋ 본문 중 모나리자를 미켈란젤로가 그렸다는 부분은 명백한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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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S. 루이스의 문장들 - 깨어 있는 지성, 실천하는 삶
C. S. 루이스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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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권의 루이스 발췌 어록집이 나왔다두란노에서 벌써 네 번째로 내는 책이다앞서 나왔던 책들이 기도나 신앙독서라는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관련된 구절들을 모았다면이번 책은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좀 더 넓은 범위의 글들을 묶어냈다전반적으로 인간의 삶과 신앙 전반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다.


뭐 일단 루이스의 여러 글들 중에서 편집자에게 인상적이었던 구절들만 뽑아냈으니 당연히 좋다오랜만에 예전에 읽었던 루이스의 글들을 되새김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고본문만 읽고서도 이게 어떤 책에 실려 있었던 내용일지 맞춰가 보는 것도 재미있는 작업이었다(대부분 맞췄다!).


그리고 역시 이번 책도 번역 부분이 영 거슬린다같은 말을 몇 번이나 반복하는 게 개인적으로도 좀 예가 아니다 싶지만이미 이 책에 실려 있는 내용들이 대부분 홍성사에서 출판되어 있는 상황에서 굳이 경어체로 익숙해있던 문장을 낮춤말로 바꾼 의도를 여전히 모르겠다물론 일부 문장들의 경우 경어로 번역되어 있긴 한데일부 편지들이 그 대상이다문제는 나머지 글들 중에도 높임말로 번역하는 게 더 적합한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루이스의 글 중 가장 잘 알려진 순전한 기독교만 하더라도 애초에 라디오에서 한 강연을 책으롱 옮긴 것이니우리말 방송용어인 높임말로 번역하는 게 훨씬 더 자연스럽다또 영광의 무게에 실린 글들 역시 대개 강연이므로우리말로 옮길 때는 높임말을 쓰는 게 맞지 않나 싶다.(또 다른 책들에 실린 강연이나 설교도 마찬가지다이런 것을 일일이 신경쓰기 어려웠다면 그냥 높임말을 쓰는게...)


서문에서 편집자인 클라이드 킬비의 말처럼이 책은 루이스가 쓴 책을 읽는 데로 나아가도록 독려하는 가이드북으로서 사용되는 게 적절한 사용법일 것 같다다만 많은 노력으로 발췌하긴 했으나루이스의 원래 글들의 매력을 충분히 알지 못하면 여기에 실린 문장들도 제대로 감상하기는 어려울 거라는 게 문제어떻게든 루이스를 더 많이 읽어보게 된다면 그 자체로 좋은 일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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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찾아가는 여정 - C. S. 루이스와 필립 얀시의
김병제 지음 / 서로사랑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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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서부터 C. S. 루이스라는 이름이 들어 있는 책이었다출판사도 처음 보고저자의 이름도 눈에 익지 않았지만주저할 이유가 없었다절판되면 큰일이니까루이스 애호가로서오히려 이렇게 잘 알려지지 않은 출판사에서나온 지도 오래된 책들은 금세 절판될 가능성이 높은 레어템이기도 하다.


사실 책 표지에는 C. S. 루이스와 함께 또 한 명의 이름이 적혀 있다필립 얀시다그리 많은 책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대략 어떤 느낌의 글을 쓰는지는 익히 알려져 있는 작가다책은 이 두 사람의 글을 상당히 많이 인용하면서(그래도 루이스 쪽이 압도적으로 많다기독교 신앙의 본질에 관해 설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 여기까지는 좋은 시도다루이스와 얀시 사이에는 분명한 논리 전개 방식의 차이도 있고하지만 또 상반되는 저자들은 아니기에 이 둘을 잘 설명하고 요약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괜찮은 점수를 줄 수 있다실제로 저자는 몇몇 주요 작품들을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그 글에 담긴 의미를 다양한 개인적인 비유까지 사용하면서 잘 풀어내고 있다.


그런데 책이 좀처럼 읽히지가 않는다내가 좋아하는 루이스에 관한루이스의 말과 글이 잔뜩 등장하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왜 그랬을까곰곰이 생각해 보니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책의 구성 문제다이 책은 크게 2부로 나뉘어 있고각각 세상과 신앙이라는 두 가지 주제를 따라 구분되는 것 같다그런데 막상 읽다 보면 앞에서 나왔던 얘기가 뒤에서 또 발견되고 하는 경우가 잦다고통이라는 주제는 세상을 이해하는 키워드이기도 하지만신앙을 설명하는 데도 빼놓을 수 없지 않은가결과적으로 같은 말을 반복하는 느낌을 준다.


그런데 이게 단지 느낌만이 아니라 실제로도 그랬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무슨 말이냐면저자 소개를 보면 여러 교회에서 C. S. 루이스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다는 내용이 있는데어쩌면 이 책은 그렇게 여러 번의 강의안을 모아서 엮은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각각의 강의에서는 새롭게 언급되는 주제지만이렇게 하나의 책으로 묶어버리면 반복의 반복이 되는 셈이렇게 묶을 것이라면 과감하게 글을 덜어내고 좀 더 깔끔하게 구성하는 게 필요하지 않았을까.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는 또 하나의 이유는 역설적으로 저자의 지나치게 친절한 설명 때문인 것 같다책 서문이나 추천사에 언급되어 있듯저자는 루이스의 글을 알기 쉽게 설명하겠다는 목적으로 이 책을 쓴 것으로 보이는데물론 그 작업을 열심히 잘 해냈다그런데 루이스의 글에 익숙하고 그의 스타일을 좋아하는 나로서는이렇게 글을 풀어놓음으로써 루이스 특유의 논리구성이나여운이 있는 표현들이 오히려 가려지는 느낌을 받는다.



루이스의 주요한 책들, “순전한 기독교와 고통의 문제”, 그리고 스크루테이프의 편지가 자주 인용된다이 외에도 파스칼이나 다른 저자들의 글도 종종 눈에 띄고그러고 보면 루이스의 사상을 설명한다기보다는 자신이 설명하려는 주제를 위해 루이스의 글을 자주 인용하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하고.


분명 책의 내용도루이스에 관한 해석과 설명도 나쁘지 않은데 잘 안 읽히는 경험.. 이것저것 많이 말하는 것보다 핵심을 정확하게 집어주는 게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결과적으로 초신자에게 권하기엔 너무 두꺼운 책이 되었고루이스의 팬에게 추천하기엔 루이스의 느낌이 옅어진 책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역시 책을 읽다보면루이스의 책들을 다시 한 번 펴봐야겠다는 생각이 잔뜩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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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와 톨킨의 판타지 문학클럽 - 더 옥스퍼드 잉클링스
콜린 듀리에즈 지음, 박은영 옮김 / 이답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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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S. 루이스에 대해 좀 깊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연히 그가 멤버로 활동했던 클럽인 잉클링즈에 대해서도 들어보게 될 것이다옥스퍼드에서 교수직을 맡은 후비슷한 취향을 가진 동료들과 함께 결성한 조금은 비정형적이고 덜 공식적인 모임이다.


모임에서는 서로의 미발표 원고를 읽거나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했다지극히 평범해 보이지만거기 참여하고 있던 사람들의 면면이 장난이 아니었다는 거루이스만 해도 옥스퍼드의 영문학 교수였고또 다른 주요참가자였던 톨킨 역시 옥스퍼드 교수였다당장 이 두 사람이 판 책만 해도 몇 백만 권은 되지 않을까그 외에도 여러 명의 작가들과 비평가학위소지자들이 모였으니보통의 잡담만 늘어놓는 자리는 아니었을 게다.



이 책은 그 잉클링즈의 역사와 성격을 추적하는 이야기다루이스 연구자인 콜린 듀리에즈(바로 얼마 전에 그가 쓴 나니아 연대기 해설집을 읽기도 했다)모임의 주요 멤버들을 루이스가 만나는 과정그들의 성격모임의 진행 등 다양한 부분을 짚고 있다루이스의 팬이라면 즐거워할 만한 수집물(?).


책은 전체적으로 시간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한 모임의 역사를 살피는 거니까 자연스러운 구성인 듯도 하지만애초에 모임 자체가 체계적으로 만들어지고 해산된 게 아닌데다가저자가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 집중하면서 서술하고 있기 때문에 또 그게(시간의 선후관계잘 눈에 들오지 않기도 한다뭐 그냥 루이스의 다양한 면모를 보는 걸 즐기는 사람이라면 뭐가 문제랴.



잉클링즈와 같은 모임이그렇게 정기적으로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만나서 대화를 하고서로의 작업물을 보여주면서 냉철하지만 격의 없는 비평을 주고받고 하는 시간이 얼마나 큰 유익이었을까 하는 부러움이 생긴다.


확실히 톨킨의 반지의 제왕은 이 모임에서그리고 루이스의 격려가 완결을 맺는데 큰 역할을 한 것 같고루이스의 경우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의 생각을 좀 더 구체화할 수 있었던 것 같다이런 모임을 만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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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아 연대기 해설집
콜린 듀리에즈 지음, 이용복 옮김 / 규장(규장문화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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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알 수 있듯, C. S. 루이스의 대표적인 아동문학인 나니아 연대기에 관한 다양한 부가 정보를 담고 있는 책이다사실 그동안 적지 않은 나니아 연대기의 해설집들을 읽어왔기에(이 책이 아홉 번째 책이다자연히 앞서 읽었던 책들과 비교를 해 보며 읽게 된다.


다른 책들과 구별되는 이 책만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한다면, “나니아 연대기를 가장 멀리서 분석하고 있는 책이라는 점이다많은 나니아 연구서들이 그 책의 내용을 분석하는 데 집중하곤 한다워낙에 대작이고당연히 할 말도 많은 지라다양한 주제들을 중심으로 책의 내용을 배열하고 설명한다그런데 이 책은 조금 다른 느낌이다.


물론 이 책도 나니아 연대기의 어떤 부분에 어떤 기독교적 의미가 담겨있는지 같은 내용을 담고 있기도 하다그런데 저자가 좀 더 집중하는 부분은 소설 속 대륙의 역사와 지리자연환경그리고 나니아 연대기가 가지는 문학적 특성과 같은 쪽이다.


또 하나 흥미로운 부분은 이 작품이 갖는 기독교적 이미지만이 아니라 이교적 이미지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루이스는 이교 사상 가운데서도 진리의 한 자락이 발견될 수 있으며그 진정한 실현은 기독교에서 성취된다고 믿었다때문에 그는 자유롭게 이교 문화의 주인공들을 그의 작품에 등장시킬 수 있었다.


책의 마지막 부분은 훨씬 더 뒤로 물러 나와서루이스 자신과 그에게 영향을 준 인물들또 루이스의 다른 작품들 속에서 나니아 연대기와의 관련성을 찾아내는 내용을 담고 있다작품을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배경지식이 될 만한 내용들이다.


나니아 연대기를 좀 더 폭넓게 읽고 싶다면 도움이 될 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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