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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공부하는 이유 - 일본 메이지대 괴짜 교수의 인생을 바꾸는 평생 공부법
사이토 다카시 지음, 오근영 옮김 / 걷는나무 / 2014년 6월
평점 :
2015년에 읽었던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의 저자 사이토 다카시의 또 다른 책을 읽었다. 그는 메이지대학교 교수이면서 책, 강연, 세미나 등을 활발하게 하면서 자신의 지식을 전달하는데 노력하는 교수이다. 학문적인 지식보다는 저자의 생각이 주이다.
공부하는 이유는 뭘까? 어렸을 때 항상 듣던 말은 나중에 잘 살기 위해서, 번듯한 직장을 구하기 위해서,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남에게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서, 좋은 대학교를 가기 위해서 등이다. 부모님, 선생님, 주변에 있던 모든 어른들에게 들었던 말들이다.
사이토 다카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 평생 공부를 해야 한다고 한다. 일, 직업과 관련된 공부뿐만이 아니고, 고전, 인문, 역사, 예술, 철학 등도 포함한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공부들은 당장 도움이 될지 알 수가 없지만, 공부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고, 공부로 인생을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모르며, 분명한 것은 어느 방향으로든, 어떤 모습으로든 변화할 것이라고 한다.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만약, 당신이 가진 도구가 망치 하나뿐이라면 당신은 모든 문제를 못으로 보게 될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한 분야에 집중된 공부가 아니고, 다양한 분야의 공부가 필요한 이유를 알려준다.
다양한 분야의 공부를 재미있게 조금씩 습관처럼 오래 해야지 효과가 있고, 억지로 하는 공부는 도움이 안 된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오늘보다 성장한 내면의 세계를 구축하기 위한 공부이어야 한다.
책 제목이 <내가 공부하는 이유>이다. 즉, 각자 공부하는 이유는 다를 수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 다른 것과 일맥상통한다. 스스로 공부의 방향성과 목표를 정하는것이 진짜 공부의 시작이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 많이 되었다.
독서에 대한 중요성도 언급하면서 저자의 경험에 기초한 관계 지도 독서법을 알려준다.
1. 단 한 줄이라도 마음을 울리는 문장을 찾아보라.
2. 내 마음을 대변해 주는 책과 만나라.
3. 책을 따라 넝쿨을 뻗어 나가라.
요약하면, 나와 관계가 있는 부분, 흥미를 유발하는 부분부터 찾아 읽는 독서부터 시작해서 재미있었던 책을 바탕으로 그것과 연관되어 있는 책을 찾아 영역을 넓혀 가는 독서 방법을 말한다.
서양 역사, 전쟁사에 관심이 많은 나는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 시오노 나나미의 <십자군 이야기>로 이어졌으며, <페르시아 전쟁>, <나폴레옹 전쟁>, <전격전의 전설>, <독소 전쟁사>, <제1차 세계대전사>, <The Second World War> 등의 책을 읽었다. 아직 한 번밖에 못 읽어서 향후 다시 읽어보며 머릿속으로 정리해 볼 생각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2명의 인물을 소개하고 있다. 평생 공부, 토론식 공부의 중요성을 보여주며 실천한 지성인인 공자와 소크라테스이다. 이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일화 한 가지씩을 소개한다.
먼저, 공자의 제자 자로가 원래 타고난 능력이 뛰어난데, 굳이 배울 필요가 있느냐고 질문을 하는데, 이에 대한 공자의 대답이다.
자로 : "대나무는 잡아 주지 않아도 저절로 반듯하게 자라며 그것을 잘라 쓰면 소가죽도 뚫을 수 있습니다. 이런 식이라면 꼭 배워야 할 필요가 있습니까?"
공자 : "화살 한쪽에 깃을 꽂고, 다른 한쪽에 촉을 갈아 박는다면 박히는 깊이가 더 깊지 않겠는가?"
다음은 에로스에 대해 아카톤과 토론을 하며, 아카톤이 펼친 주장의 모순점을 찾아내는 질문을 하는 소크라테스의 일화이다.
소크라테스 : "지금까지의 이야기에 따라 정리하면, 에로스는 우리는 갖고 있지 못한 것을 사랑하고, 갖고 있는 것은 사랑하지 않는다네. 이것이 필연이라고 생각되네만, 자네는 어떤가?"
아카톤 :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소크라테스 : "자네는 에로스는 아름다운 것들에 대한 사랑이다. 추한 것들에 대한 사랑은 있을 수 없다는 취지의 말을 했네. 앞서 우리가 나눈 이야기에 따르면 에로스는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지 않네. 에로스는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사랑하니까 말이야."
아카톤 : "그렇습니다."
소크라테스 : "그렇다면,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지 않은 에로스를 아름다운 것이라고 찬양할 수 있을까?"
회사에서 많은 회의를 한다. 그런데, 회의할 때 상대방의 잘못된 점을 찾아내려고 노력하는 나 자신을 볼 때가 많다. 상대방이 부하 직원이면, 부하 직원이 일을 잘 했는지 검사하려는 목적인 것이다.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같이 찾아가는 과정이므로, 내용에 대한 검증을 하고, 이를 기반으로 해결책을 추구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내가 맞고, 너가 틀리다를 밝히는 것은 토론의 목적이 아니다.
저자는 매일 일기를 쓰듯이 공부 일기를 쓰면 좋다고 한다. 공부 일기를 쓰면, 내가 공부하는 삷을 살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고, 작은 성과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매일 똑같아 보이는 일상이라도 내가 무슨 공부를 했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즐거움이 생겨난다고 한다.
이런 책을 접할 때 항상 드는 생각은 내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알고 있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다르다. 이미 알고 있어도 끊임없이 생각을 하고, 노력해야 비로소 내 안에서 자연스럽게 실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늘 읽은 책 한 권이 다시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2018.03.04 Ex. Libris. H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