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국의 글쓰기 - 남과 다른 글은 어떻게 쓰는가
강원국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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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김어준의 파파이스>를 볼 때 강원국 님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을 보좌하는 연설 비서관이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무슨 말을 했는지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청와대에서 일하면서 겪는 일화를 재미있게 전해 준 기억이 납니다.

강원국 님이 쓴 <대통령의 글쓰기>는 아직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이 책을 먼저 접했습니다. 


<김어준의 파파이스>에서 볼 때의 재미있던 기억을 가지고, 이 책을 읽었습니다. 가볍고, 쉬운 책은 아닙니다. 글을 잘 쓰는 법, 남과 다른 글을 쓰는 법, 글쓰기에 도움되는 여러 내용 등을 알려줍니다. 글쓰기가 가벼운 소재가 아니기 때문에 내용이 전반적으로 다소 무겁게 다가옵니다. 그래도 각 장마다 저자의 경험을 말하듯이 한 토막씩 들려줍니다. 저자가 걸어온 길을 알 수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말했다고 합니다. 


당신이 뭔데 이렇게 청와대에서 오래 있나? 역사의 죄인이 되지 않으려면 청와대 경험을 공유하는 책을 쓰게. 그렇지 않으면 당신 혼자 특권을 누린 걸세. 소수가 누리던 것을 다수가 누리는 게 역사의 진보네.


우리는 누구나 각자의 경험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과 완벽하게 동일한 경험을 겪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경험에 생각과 감정이 더해지기 때문입니다. 글쓰기 주제가 없다고 고민하지 말고, 자신의 경험을 말하듯이 누군가에게 들려줄 수 있다면, 책도 쓸 수 있지 않을까요? 누가 나의 경험에 관심이 있겠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평상시에 청와대 연설 비서관 경험에 관심이 있으셨나요? 청와대 연설 비서관이 강원국 님만은 아니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책을 쓴다는 생각을 미처 못했을 것입니다.

내 경험을 남에게 공유하는 것, 이것 하나만으로도 역사의 진보에 미약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혹시 아나요? 누군가에게 내 경험이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말이죠. 


IMF 때 회사 입사를 했습니다. 

3년동안 계열 회사에 파견을 갔습니다. 

회사 이직 후 해외에 장기간 출장을 갔습니다.

대학교, 대학원 때 배웠던 전공 분야를 떠나서 새로운 분야에 도전했습니다. 

회사에서 보직장을 맡았습니다.

당시에 무심코 지나갔지만, 이런 경험들을 글로 남겼더라면, 그 당시의 생각, 고민, 감정을 남겨 놓았다면, 내 인생을 다룬 한 권의 책을 충분히 쓸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아래는 글쓰기에 관한 잘못된 생각입니다.


글은 재능으로 쓴다? 땀과 노력으로 쓴다.

글쓰기는 특별한 사람의 전유물이다? 보통 사람, 힘없는 사람이 가져야 하는 무기다.

아는 게 많아서 쓴다? 쓰면서 아는 것이다.

글은 첫 줄부터 쓴다? 아무 데서나 시작해도 상관없다.

글쓰기는 고독한 자기와의 싸움이다? 경우에 따라 함께 쓰면 더 잘 쓸 수 있다.

글은 머리로 쓴다? 글은 가슴과 발로 기획하고 엉덩이로 마무리한다. 

글쓰기는 창조적 행위다? 어딘가에 있던 것의 재현이고 모방이다. 

써야 할 때 쓰는 게 글쓰기다? 평소에 써뒀다가 필요할 때 써먹는 게 더 나은 글쓰기다.


평상시에 책을 읽고, 메모를 하고, 생각을 하고, 일정 시간 지난 후 글로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열정과 노력만 있으면 글을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열정과 노력만 있다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지 않습니다. 베스트셀러 작가가 목표는 아닙니다. 글을 쓰기 위해 산속에 들어갈 필요는 없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는 것이 가장 쉽습니다.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내 경험에는 내 감정이 꼭 포함되어야 합니다.  


영국 철학자 데이비드 흄은 "이성은 열정의 노예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감정으로 판단하고 이성으로 정당화한다. 직감으로 결정하고 이성으로 방법을 찾는다. 호불호로 선택하고 이성으로 합리화한다. 감정이 먼저다. 감정에 충실해야 한다. 내 느낌이 어떤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예감이 드는지 살펴야 한다. 그런 다음 이성이 등장해도 늦지 않다. 처음부터 이성이 좌지우지하면 불리지 않은 때를 미는 것처럼 뻑뻑하고 힘들다.


책을 구매 또는 대여할 때 어디를 제일 처음 보시나요? 저자는 목차부터 본다고 합니다. 목차는 책 전체를 한눈에 보게 한다고 합니다. 목차는 내용 구성이 어떻게 돼 있는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줍니다. 

저는 목차를 먼저 보지 않습니다. 일단, 책을 잡고 맨 뒤 페이지를 봅니다. 책에 대한 광고 문구가 있습니다. 다음에는 중간부터 책을 훑어 봅니다. 활자 크기, 자간 등을 살펴 보면서 얼마나 책을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지 봅니다. 이제 목차 읽는 것을 추가할 생각입니다. 


이 책의 목차를 봤습니다. 저자가 어떤 의도로 이 책을 썼는지, 어떤 내용을 전달하고 싶은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머릿 속으로 정리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뭔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은 많은데, 같은 목적으로 쓴 내용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습니다. 하나의 예로 글쓰기를 시작하는 여러 방법이 여기 저기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점입니다. 글쓰는 단계를 순차적으로 구성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합니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 어휘력이 중요합니다. 저자가 생각하는 어휘력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업무 분야에 전문적인 어휘를 많이 알수록 그 분야에 대한 글을 더 잘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자기만의 단어장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1. 어휘력을 높이겠다는 각성이 먼저다.

2. 단어를 유념해 글을 읽는 것이다.

3. 글을 쓸 때 국어사전을 가까이한다.

4. 자기만의 단어장을 만들어보자.

5. 단어의 어원에 관심을 가져보자.

6. 키워드 중심으로 글을 써보는 것도 방법이다.


저는 블로그에 글을 쓰고, 발행 전에 한 번 더 읽어봅니다. 생각보다 고칠 부분이 많습니다. 글쓰기 만큼 고치기가 중요하다는 저자의 생각에 동감합니다. 하지만, 틀린 것을 발견하는 즐거움보다 창피함이 더 있습니다.


잘 쓰는 사람은 잠깐 쓰고 오래 고친다. 못 쓰는 사람은 오래 쓰고 잠깐 고친다. 쓰다가 진이 빠져 고칠 염두가 나지 않는다. 다 쓰고 나면 꼴도 보기 싫다. 본래 글쓰기는 재미없고 힘들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과정이다. 백지를 응시하는 고통이 따른다. 그러나 고치기는 재미있다. 틀린 것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다. 내 글이 점차 개선돼가는 것을 보는 기쁨이 있다. 


저자가 2014년 첫 책을 쓸 때 용기를 얻기 위해 책상 앞에 붙여두었다는 문구를 끝으로 소개하려고 합니다. 저도 똑같이 책상 앞에 붙여두려고 합니다. 누군가 지은 멋진 문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역사의 진보입니다. 


내 글과 내 경험을 판단할 자격을 가진 사람은 없다.

인생을 글로 쓰는 일에 정해진 규칙 같은 건 없다.

나와 똑같은 삶을 산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내 이야기를 쓰는 것이지 문학작품을 쓰는 것이 아니다.

가장 훌륭한 책은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았다.

책쓰기는 주인의 삶을 살게 해준다.

일생에 한 번은 책을 써라.

오직 책쓰기만이 두 번째 삶이라는 기회를 준다. 


2019.2.2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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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언어 - 민주주의로 가는 말과 글의 힘
양정철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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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양정철 님을 아실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을 조종하는 비선 실세라는 거짓말과 오해를 듣고 싶지 않아서 선거후 한국을 떠난 분이죠.


노무현과 문재인 대통령 두 분 가치를 저자 나름 방식으로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서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두 분은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단점도 지니고 있습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말과 글, 즉 언어를 통해 국민과 소통하는 일을 대단히 중히 여긴다는 점이라고 하네요. 남이 써준 연설문을 외우지도 못하고, 앵무새처럼 그냥 줄줄이 읽고, 질문은 받지도 못하는 그런 수준의 대통령들과는 전혀 다릅니다.


정치적인 견해를 떠나서 이 책을 읽고, 많은 것을 알았습니다. 

영어와 일본어의 영향으로 국어를 얼마나 잘못 쓰고 있는지를 알았고, 아무 생각 없이 쓰는 일상 용어가 전혀 다른 뜻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하나의 글을 쓸 때 심사숙고를 해야 하고, 하나의 단어를 선택할 때도 조심해야 합니다. 왜 이리 피곤하게 사느냐고 누가 반문할 수 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사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자가 생각하는 민주주의 정의는 꽤나 단순하고 명확합니다. 모든 분야에서 우리가 쓰는 언어를 공존, 평등, 배려, 존중의 가치로 말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무언의 실천인 애국을 포함합니다. 일상 생활에서 민주주의 실천을 말과 글로 할 수 있습니다. 깨어난 시민이 할 수 있는 올바른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인이 사과를 한다면서 '유감'이라는 표현을 쓴다면, 절대로 사과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흔히 '유감'을 '사과'의 한 표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유감'은 결코 사과가 아니다. 사과할 때 구사하기에 매우 부적합하다.

우리말 사전은 '유감'을 '마음에 차지 아니하여 섭섭하거나 불만스럽게 남아 있는 느낌'이라고 설명한다. '안타깝다', '섭섭하다' 등과 비슷한 의미를 가진 것으로 보면 된다. 결국 사과한다고 하면서 "(비록 내가 사과는 하지만) 내 속으로는 섭섭하고 아주 불만스러워요"라고 말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 


방송계에서도 많은 말이 잘 못 쓰입니다. 대표적으로 '공인'이라는 말입니다. 인기가 있다고 신분이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얼굴이 많은 사람에게 공개되었다고, 공인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공인'이라는 말뜻은 '공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연예인은 아무리 스타라 한들 사인이지 공인이 될 수 없다. 대부분 몰라서 쓰는 말이겠지만, 겸손한 표현은 아니다. 

연예인 관련 보도에도 우스꽝스러운 표현이 있다. 바로 '일반인'이다.

......

일반인은 '특별한 지위나 신분을 갖지 아니하는 보통의 사람'이다. 연예인은 인기 있는 사람이지 특별한 지위나 신분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그들과 비교해 연예인 아닌 시민이면 모두 일반이라고 부르는 것은 엄청난 결례이고 오만이다.


재미있는 광고 관련 실화가 있습니다. 유튜브에서도 본 적이 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은 광고의 거장이라고 부를 만 합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만든 문구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어느 레스토랑 앞에 한 노숙자가 서 있었다. 

......

노숙자가 들고 있는 피켓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쓰여 있었다. "집이 없어요. 제발 도와주세요."

마케팅 전문가 패트릭 랑보아제가 레스토랑을 들어가려 하자 노숙자가 적선을 부탁했다. 랑보아제는 노숙자에게 약간의 돈을 주며 피켓 문구를 바꿔줬다. 그가 레스토랑을 나오자 노숙자는 두 시간 동안 60달러를 벌었다며 고마워했다. 랑보아제가 바꾼 새 피켓 문구는 "배고파보신 적이 있나요?"였다.

데이비드 오길비 일화도 비슷하다. 화창한 봄, 오길비는 길을 걷다 우연히 구걸하고 있는 장님을 보게 된다. 장님이 든 푯말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저는 장님입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오길비는 그냥 지나치려다 다시 되돌아가 장님의 푯말 메시지를 수정해주었다. 그냥 지나치던 사람들이 푯말을 보고선 하나둘 빈 깡통에 동전을 넣기 시작했다. 오길비가 바꿔준 문구는 이러했다. "참 화창한 날입니다. 하지만, 전 볼 수조차 없어요."


이 책에서 인용하고 싶은 내용이 많지만, 몇가지로 축약해서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 "좋은 하루 되세요"는 잘못된 표현입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가 맞는 표현이죠.

- 위 사람에게 "수고하십시오."는 잘못된 표현입니다.

- "저희 나라", "저희 학교" 같은 표현은 맞지 않습니다. 굳이 낮출 필요가 없습니다.

- 습관적으로 "~인 것 같아요"라는 말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 "좌파"는 "용공", "북한" 같은 개념이 아닙니다.

- 수동문은 가급적 안 쓰는 것이 좋습니다.

- 주어와 서술어를 같이 쓰면 안됩니다. "이 프로그램은 12세 미만의 어린이가 시청하기에 부적절하므로 보호자의 시청 지도가 필요한 프로그램입니다."


어렸을 때에 흑석동에서 산 적이 있습니다. 그때 다녔던 국민학교(초등학교)가 "명수대 국민학교"입니다. 명수대가 일제 시대 일본인 별장 이름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흑석 초등학교"로 개명했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명수대 국민학교"를 다닌 사실이 우울하네요.

"산본", "북창동" 등도 일본식 지명이라고 합니다.


일본이 패망한 후 일본의 잔재를 청산했어야 합니다. 일본이 저지렀던 많은 일들을 조사하고, 바로 되돌렸어야 합니다. 일본에 부역했던 사람들을 해고하고, 친일파를 제거했어야 합니다. 30년의 세월이 넘는 시간동안 지배를 받았으니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시간을 두고, 청산 작업을 계속 진행했어야 합니다. 


아직 글을 쓸 때 많은 실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루 아침에 고칠 수는 없겠지만, 의식적으로 노력하다 보면 점차 나아지겠죠. 그날이 오기를 기대하면서 오늘도 책을 읽고, 이렇게 글을 씁니다. 


2019.01.25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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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써봤니? - 7년을 매일같이 쓰면서 시작된 능동태 라이프
김민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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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식 PD님의 책을 또 한 권 읽었습니다. 

공대생 - 외국 계열사 영업사원 - 통역사 - 방송국 PD - 블로그 크리에이터 

김민식 PD님이 지나온 길입니다. 블로그 크리에이터라는 말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몇 년째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를 통해 책도 내고, 강연도 다니고 부가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으니 블로그 크리에이터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듯 합니다. 

저도 공대생이지만, 현재 다른 분야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김민식 PD 님처럼 주도적으로 선택한 길은 아닙니다. 현재의 위치를 끊임없이 고민하며, 즐겁고,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참 보기 좋습니다. 


'영어책 한권 외워봤니'를 재미있게 읽고, 블로그, 글쓰기에 대한 책이 있다는 것을 우연하게 접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동네 근처에 있는 교보문고에서 구매를 했습니다. 마침 출장을 가야 했고, 출장 기간 동안 공항, 호텔 등에서 읽었습니다. 좋은 내용은 밑줄을 치면서 읽었죠. 


책을 많이 읽은 저자이기 때문에 책에 대한 소개도 많습니다. 일단, 이 책에서 소개하는 책 리스트를 작성해 볼까요? 나중에 찾아서 읽으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아래 리스트 중 제가 읽은 책은 2권 뿐이네요. '그릿'과 '행복의 기원'은 사놓고 안 읽었는데, 이번에 읽어야 하겠어요.


1. '쿨하게 생존하라', 김호 저/모멘텀

2. '타이탄의 도구들', 팀 페이스 저/토네이도

3. '작고 소박한 나만의 생업 만들기', 이토 히로시 저/메멘토

4. '호모 데우스', 유발 하라리 저/김영사

5.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 마스다 무네아키 저/위즈점하우스

6. '작가의 수지', 모리 히로시 저/북스피어

7. '직업가로서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저/현대문학

8. '그릿', 앤절라 더크워스 저/비즈니스북스

9. '서서비행', 금정연 저/마티

10. '크리에이터의 질문법', 윤미현 저/라온북

11. '남자가 은퇴할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 한혜경 저/아템포

12. '나이 듦 수업', 고미숙 저/서해문집

13. '행복의 기원', 서은국 저/21세기 북스


이 책은 블로그에 쓴 내용들을 정리하고, 편집한거 같습니다. 하나의 제목으로 하나의 주제에 대해 미디어, 책, 경험 등을 소개하고, 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서 독자에게 전달해 주는 방식입니다. 평소 블로그에 양질의 글을 썼다면, 그것만 모아도 훌륭한 한 권의 책이 나옵니다. 저자가 생각한 바를 몸소 실천해서 보여 주었네요. 저자의 생각에 더 공감가는 이유입니다.


책을 읽고 나서도 항상 기억하며 살고 싶은 내용들이 있습니다. 


행복은 뭘까요? 각자 행복의 정의는 다르겠지만, 아래 내용은 자신이 찾는 행복이 뭔지를 알고 싶을 때 도움이 될 방법입니다. 


여자를 사귀어서 행복한 게 아니라, 춤을 연습하는 순간순간이 즐거웠어요. 통역사가 되어서 행복한 게 아니라, 영어 문장을 하나하나 외우는 순간 성장의 성취감을 느꼈구요. 대박 드라마를 연출해서 행복한 게 아니라 하루 한편씩 글을 올리는 매순간이 즐겁습니다.

잊지 마세요.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입니다. 


여자를 사귀는 거, 통역사가 되는 거, 대박 드라마 연출하는 거. 이런 것들은 강도가 센 행복이지만, 지속 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거죠. 이런 강도를 계속 추구할 수 있지만, 언제까지 가능할까요?


여러분은 새해 결심을 얼마나 지속하나요? 저는 작심삼일은 아니지만, 1년동안 유지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길게 가봤자 몇 개월이 전부입니다. 문제는 유지가 아니고, 중간에 더 나빠집니다. '그래, 이딴 거 해봤자 뭐 해. 그냥 놀면서 대충 살자' 이런 생각을 합니다. 다시 새로운 계획을 세우지 못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새해 결심의 세 가지 조건을 눈여겨보았습니다. 마지막 세번째 내용은 정말 저를 위해 쓴 글입니다. 


1. 돈 한 푼 안 들 것

2.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을 것

3. 중간에 포기하더라도 절대 자책하지 않을 것


그런데, 중간에 포기하고, 자책만 안하면 될까요? 난 세계 여행을 할거야 라고 계획을 세우고, 돈과 시간이 없어서 결국 포기하고, 괜찮아 라고 생각하면, 그만일까요? 

다시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본인 사정에 맞게 다시 계획을 세워야 하겠죠. 그러기 위해 다음의 문장을 가슴깊게 새겨둘 필요가 있습니다.


꾸준한 오늘이 있기에 내일은 무한하다.


꾸준하게 계획을 세우면 됩니다. 오늘을 살면서 꾸준하게 노력해야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는 평범한 글이지만, 정말 실천하기 어렵습니다. 꾸준하게 노력하기 위해서는 꾸준하게 계획을 수정, 보완할 필요가 있습니다. 꾸준한 오늘을 이끌 나침반을 가지고 있어야 그 방향으로 조금씩이라도 가지 않을까요? 실천보다 방향이 먼저입니다. 


블로그에 글쓰기, 블로그 운영 등 실제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 많습니다. 

저자는 재미있는 삶을 살아야 하고, 재미를 추구하면서 좀 더 전문적인 내용을 배우고, 알게 된 내용을 글로 작성하고, 블로그를 통해서 세상과 소통하면, 크리에이터의 길로 들어선다고 전해 줍니다. 

저자는 육아, 여행, 독서, 영어에 대한 글을 꾸준히 쓰면서 성공적인 블로그를 운영합니다.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서 회사 출근 1~2시간 동안 글을 쓴다고 합니다. 글 소재와 내용은 깨어 있는 동안 꾸준히 모으고, 새벽 시간에 정리해서 글을 쓰는 거죠. 


저도 따라해 볼까 생각했지만, 염두가 나지 않더군요. 일단 저는 주말 오전을 이용해서 주중에 읽은 책에 대한 감상을 글로 표현하기로 했습니다. 주말 오전 일어나기 힘들고, 집에 있으면 글 쓰는데 집중하기 어렵기 때문에 근처 도서관을 방문해서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목표는 일주일에 한 권 이상 책 읽기와 하나 이상 글쓰기 입니다. 

2018년 상반기에 열심히 책을 읽었지만, 하반기에 거의 책을 안 읽었습니다. 2019년에 이 목표를 언제까지 지속할지, 중간에 멈추어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겠죠.


꼭 블로그가 아니어도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의 삶을 꿈꾸어 보면 어떨까요? 우리 모두 용기를 내보죠. 


2019.01.19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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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저보고 작가라네요 - 책바보 박 선생의 독서 글쓰기 비법
박균호 지음 / 북바이북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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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운영하다가 출판사로부터 제안을 받아서 책을 쓰는 사람들이 많아진 거 같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유튜브 크리에이터처럼 블로그 크리에이터라고 볼 수 있겠죠. 물론, 쉽지 않은 일입니다. 출판사가 아무나 연락하지 않겠죠. 블로그 운영하다가 책을 낸 사람은 엄청난 성공과 행운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꿈을 가지고 블로그를 시작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느 정도 글을 올리다가 찾아오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늘지 않는다는 현실을 깨닫고 점점 자신의 블로그를 방치합니다. 

이 책의 저자 박균호님도 중고등학교 영어 교사로 생활하면서 온라인에 글을 쓰다가 출판사를 통해 책을 출판한 분입니다. 그런데, 이 책이 벌써 6번째 책이라고 하네요. 한 권도 출판하기 쉽지 않은데, 6권의 책을 내다니! 
얼마나 상업적으로 성공했는지 모르겠지만, 책을 이렇게 계속 내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책을 계속 낸다는 것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만한 소재로 글을 재미있게 쓰기 때문이 아닐까요? 특히 책, 도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말이죠. 
사람들의 관심을 끌만한 소재를 찾아보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런 소재를 자신이 관심을 갖고, 좋아해야 한다는 점이죠. 자신이 관심을 갖고, 좋아하면, 많이 알게 되고, 알수록 글의 내용이 풍성해질 것입니다. 억지로 글감을 찾기 위해 소재를 찾아다니다 보면, 인위적인 짜깁기 글이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박균호님은 헌책과 절판본 수집에 관심이 많은 분이었고, 첫 번째 책인 '오래된 새 책'이 바로 이 분야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이네요.

이 책은 독서와 글쓰기 비법을 다루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독서에 대한 에세이 형태의 책이 모두 지향하는 내용입니다. 책을 굳이 사야 할까, 서재를 어떻게 꾸밀까, 종이책이 좋은가, 전자책이 좋은가, 페이스북을 이용한 글쓰기, 필사하는 법, 도서관 활용법 등은 다른 책에서도 많이 접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저자의 생각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부분은 당연히 있고요.
이런 종류의 책을 좋아하고, 몇 권의 책을 읽어보았습니다. 공통되는 점이 많지만, 간혹 새로 알게 되는 내용도 있습니다. 이 책도 실망시키지 않네요. 

이런 생각을 해보셨나요? 새 책을 샀는데, 띠지를 어떻게 할까 하는 생각이요. 저는 매번 고민을 하다가 요즘은 띠지 보관 상자를 하나 마련했습니다. 그래서, 책 읽는 중에 띠지를 보관 상자에 넣어 두었다가 다 읽으면, 다시 책에 끼워 넣습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가 두 가지 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띠지도 책을 구매할 때 얻은 일부분인데, 왠지 띠지를 없애면, 새 책의 구성품 하나를 없애는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띠지 제거 시 어떤 책은 띠지 있던 부분이 황당할 만큼 디자인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모든 책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띠지가 없는 것보다 띠지가 있는 것이 표지 디자인이 더 나은 책들도 있습니다. 물론, 책 내용과 상관없이 이렇게 표지 디자인을 한 책을 안 좋아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 왜 출판사가 띠지를 만드는지 알 수 있는데, 서글픈 현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서재라고 부를만한 자신만의 공간이 있나요? 저는 운 좋게도 제 방이 있습니다. 약간의 책, 약간의 레고, 비디오 게임기, TV, 책상 등으로 꾸며진 방이 있습니다. 저는 TV 방송을 보지 않지만, 비디오 게임 또는 넷플릭스 미드 시청을 합니다. 가족들은 같이 TV 방송을 보고 싶어 하지만, 이 부분은 어쩔 수 없이 가족에게 양해를 구합니다.
이 책을 읽고, 약간의 책이 있는 책장에 변화를 주었습니다. 책만 넣지 않고, 몇 개의 칸에 외국에서 사온 피겨, 양주병, 인테리어 소품 등을 배치시켰습니다. 훨씬 보기 좋아진 거 같습니다. 한 번쯤 시도해 보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책의 가장 큰 적은 습기와 직사광선이라고 합니다. 책장 여러 곳에 습기 제거제를 두고, 반드시 직사광선을 피해야 합니다. 요즘 'You(너의 모든 것)' 넷플릭스 미드를 보았는데, 남자 주인공이 서점 매니저입니다. 그가 책 보관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알려줍니다. 온도와 습도를 이렇게 유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책만을 보관하기 위해 밀폐된 공간을 만들어야 하겠죠. 

섭씨온도 18도로 유지
습도 40%, 너무 습하면 지면에 곰팡이가 피고, 너무 건조하면 갈라짐
책은 항상 똑바로 세울 것. 책등이 틀어지거나 뜨지 않는다.
지면은 절대 접히거나 주름이 가면 안 됨
먼지는 비화학 성분 먼지 제거제로 닦음
햇빛은 절대 금물. 
출처 : You(너의 모든 것)
이 책에서 추천하는 좋은 책 고르는 방법입니다. 아래 내용 중 4번에 특히 관심이 많이 가고, 공감이 갑니다. 책 구매가 먼저일까요? 독서가 먼저일까요? 사놓고 안 읽은 책을 한 번 세어 보았습니다. 거의 40권에 육박하네요. 하지만, 여전히 저는 인터넷 알라딘 서점과 집 근처의 교보 문고를 들락날락합니다. 뭐 살 거 없나 둘러보고, 보관함에 넣거나 장바구니에 추가하죠. 쇼핑할 때와 다를 바 없습니다. 

1. 스테디셀러에 관심을 둘 것
2. 고전을 가까이할 것
3. 특정 분야에 강한 출판사와 번역가를 알아둘 것
4. 책도 쇼핑의 대상임을 기억할 것
5. 꼭 필요한 책이면 절판되기 전에 미리 사둘 것
6. 제목에 조심할 것
7. 종이 신문이나 서평 잡지를 구독할 것
8. 독서 모임에 참가해 볼 것
9. 만화나 자기 계발서를 외면하지 말 것
출처 : 사람들이 저보고 작가라네요
이외에도 독서가로 만드는 10가지 방법, 파워라이터 24인이 말하는 글쓰기 팁 등의 읽어볼 만한 내용들이 있습니다. 
책과 독서는 평생을 같이 할 취미로 내 곁에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책 읽는 것만이 아니고, 책에 관한 책을 읽고, 책을 어떻게 보관해야 할지 관심을 가지고, 독서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해 보고, 책과 관련된 상품들을 구매하고.. 세상에서 평균적으로 그리 비싸지 않은 취미를 하고 있습니다. 
책과 독서라는 취미를 시작하고 싶은 분들은 책에 관한 책을 먼저 접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2019.01.19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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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용기 - 나를 깨고 나오는 용기에 대하여 말하다
자림 지음 / 마음의숲 / 2017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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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하지 않았던 책이었는데, 읽다 보니 마음에 와닿는 내용과 구절이 많아서 포스트잇을 붙이면서 읽은 책이다. 저자에 대해서 자세한 것은 알 수 없지만, 그녀(그인지도 모르지만.)의 생각에 공감 가는 내용이 많았다. 

이 책이 저자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저자 중의 한 명인 역사학자 유발하라리를 소개한 부분에서 반가움을 느꼈다. 좋아하는 책, 좋아하는 저자를 공유할 때는 왠지 모를 기쁨을 느낀다.


유발하라리가 인터뷰에서 이야기한 아래 내용은 의미심장하다. 지식을 쌓을수록 세계는 더 빠르게 변하기에, 결국 세계에 대해 더 모르는 상태가 되는 '지식을 역설'을 설명했다고 한다.


어떤 것을 모르는 경우 그냥 모른다고 말하세요. 자신의 무지를 덮기 위해 구차한 설명을 시작하지 마라. 답은 없겠지만, 지금의 아이들에게 정보, 기술 교육보다는 정신적 균형과 유연성 훈련에 더 투자해야 한다.(p.103)

이 책의 저자는 이 내용을 좀 더 풀어서 아래와 같이 이야기한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에 질문해 가며 언제든 돌이킬 수 있는 유연성, 정보나 기술의 속도에 휘둘리지 않을 균형감을 가지고 내 몸으로 살아갈 용기(p.104 ~ 105)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나 젊었을 때 너무 고민을 안 하고, 나에게 질문을 던지지 못했다. 좋은 대학교, 학점, 졸업, 괜찮은 직장에 취직, 연예, 결혼, 집 장만, 자녀 등 그냥 정해진 루틴을 어떻게 더 좋게 해나갈 수 있을까만 생각했다. 이런 삶이 실패했다고는 볼 수 없지만, 진정한 내가 선택한 삶이었는지 글쎄..

가장 끊기 힘든 것 중의 하나가 인터넷을 하는 것이다.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뉴스, 유튜브, 쇼핑, 커뮤니티를 전전할 뿐이다. 이런 사이트들은 한 번 오면, 빠져나가지 못하기 하기 위해 각종 콘텐츠 추천, 광고 등을 통해 끊임없이 우리를 묶는다. 기사나 커뮤니티 글을 보다가 덧글을 달거나, 새 글을 쓴 후에 다른 사람의 덧글을 계속 확인한다. 내가 찍은 멋진 사진이나 현재의 뿌듯한 마음을 널리 알리기 위해 여러 사이트에 게시한 후에 역시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본다. 


잠시 시간을 내서 유튜브를 보려다가 2시간을 훌쩍 넘긴 적이 있었다. 꼬리를 이어지는 콘텐츠 추천 때문에 정신없이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보았다. 그리고, 남은 것은? 밥 먹다가 대화의 주제가 떨어지면, 잠시 흥미 용도로 말을 걸 정도의 내용뿐이었다. 물론, 이것들도 잘 기억이 안난다. 저자도 비슷한 생각을 했나 보다.


혼자 있고 싶지만, 고립에 대한 두려움으로 여전히 접속의 세상을 서성이고, 댓글을 통해 다른 시선을 확인하며 안도하기도 한다. 이 선들에 연결되어 있는 한, 그 어디로 도망가도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 힘들다. 마음은 여전히 무리에 섞여있고, 무리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무리의 생각을 탐색하고 있는 것이다.(p.133)

예전에 사이먼 시넥의 TED 강연을 보고,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는 골든 서클이라는 개념을 설명했는데, 어떤 일을 할 때 '왜-어떻게-무엇을', 이런 순서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이팟, 아이폰 등 혁신적인 제품을 만든 애플, 비행기를 최초로 개발한 라이트 형제, 최고의 연설을 한 마틴 루터 킹 등의 예로 들면서 '왜'부터 생각하는 것의 중요성을 알려주었다. 
이 책의 저자는 '무엇'과 '어떻게'의 차이를 알고, 인생을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전한다. 물론, '왜'까지 안다면 금상첨화이겠지만, 실상은 쉽지 않다. 


'무엇'은 정해진 숫자가 있고, 기준이 있어 내 자격이 심사 대상이 되지만, '어떻게'에 목표를 두면 자격 미달이라 여기며 괴로울 일은 없다. 무엇이 되지 않아도 되는 홀가분함으로, 홀가분한 마음을 '어떻게'에 쏟아가면서 살아볼 힘을 내보련다.(p.207)

골목에 두 대의 차가 있었다. 한 대는 앞 보닛만 열려있었고, 다른 한 대는 앞 보닛이 열려있는 것은 동일했지만, 앞 유리창이 조금 깨져 있었다. 일주일 뒤 앞 유리창이 조금 깨져 있던 자동차는 주요 부품이 도난당하고, 낙서와 파손으로 거의 폐차할 수준이 되었다고 한다. 이 실험은 1969년 스탠퍼드 대학 심리학 교수였던 필립 짐바르도가 했다. 그리고, 미국 범죄학자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이 '깨진 유리창의 법칙(Broken Window Theory)'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건물의 깨진 유리창을 방치하면, 절도나 강도 같은 강력범죄가 일어날 확률이 높아진다고 설명을 했다. 

요즘 언론의 작태를 보니 이 법칙을 활용하기 위해 애를 쓰는 거 같다. 검증되지 않은 사실을, 그리고 한 개인의 범죄 행위를 가지고, 끊임없이 누군가를 흔집내려고 노력한다. 계속 반복되는 공격을 통해 유리창이 조금이라도 깨지면, 많은 사람들이 그 유리창을 아예 박살 내 버리게 만들려는 의도를 가진 불순한 행동이다. 하지만, 이제 사람들은 팩트를 체크할 의지와 노력을 가지고 있다. 기레기로 표현되는 언론의 거짓된 현혹에 또다시 놀아나면 안 된다는 값비싼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다. 

저자가 '깨진 유리창의 법칙'을 설명하면서 '방치하지 않을 용기'로 인생에 대한 처신을 이야기한 것은 새로운 시각이며 접근인 거 같다. 에세이를 읽는 이유가 내가 생각하지 못한 측면에서 자신의 생각을 들려주는 작가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보는 재미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의지와 상관없이, 노력과 상관없이 내 삶의 모서리들이 깨지고 부서질 수는 있다. 다만, 그것을 방치하지 않는 것은 내 선택이다. 누군가가 함부로 대하지 못하도록, 누군가 함부로 망가뜨리지 않도록.(p.261)



2018.05.19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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