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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세대를 위한 전도 - 친구와 함께 떠나는 영적 여정
릭 리처드슨 지음, 노종문 옮김 / IVP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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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세대를 위한 전도’는 '친구와 함께 떠나는 영적 여정'이라는 부제가 달려있다. 원제가 ‘Reimaging Evangelism’인데, 오히려 한국어판의 제목이 더 신선하고 흥미를 유발하게 만든다. 하지만 ‘스타벅스 세대’라는 용어가 나에게는 크게 와 닿지 않는다. 현 세대를 ‘스타벅스 세대’라고 호칭하는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 세대의 특징을 잘 포괄하기에 아쉬움이 있다.

 

 본문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표지부터 마음을 끌었다. 특히 표지의 문구는 그 동안 고민하던 전도에 대해서 확신을 주기에 충분했다. ‘책임감에서 성령과의 동역으로’,‘개인에서 공동체로’,‘교리에서 이야기로’,‘계약관계에서 우정으로’,‘진부함에서 신선함으로’,‘이벤트에서 여행으로’라는 문구는 이 책의 모든 내용을 한 마디로 집약해내는 문구인 것 같았다. 또한 브라이언 맥라렌의‘나는 준비된 전도자’를 감격으로 읽었던 나로서는 추천인에 맥라렌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이 책에 더 흥미를 가지게 되었으며, 앞으로 펼쳐질 내용에 대해서 기대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1장은 이 책의 내용이 집약되어있는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전도를 할 때 이전에 가졌던 가치관이나 방법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이미지로서의 전도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전도의 방법을 새롭게 하는 것보다도 마음과 태도가 중요한데, 그동안 비그리스도인들이 가졌던 기독교에 대한 불신을 깨고, 신뢰의 다리를 다시 놓아 우리가 가진 복음과 기독교의 진리를 온전히 전달하려는 것이다.

 

 우리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새롭게 회복하고 다시 바로잡아야 할 관점들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무엇보다도 우리가 우리 자신이 뭔가를 계획하고 해보려고 하기보다 성령의 음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성령의 인도하심을 쫓아서 전도하는 것의 중요함을 기술한다. 그리고 복음전도는 철저하게 공동체 중심적이며, 공동체로 시작해서 공동체로 끝난다. 한 영혼이 회심을 하게 될 때 그것이 단순히 하나님과의 개인 관계로 이루어지는 것 같지만, 공동체와의 접촉과 공동체에서의 삶, 그리고 공동체 앞에서의 언약과정과 이 후에 공동체 안에서의 교제와 양육이 중요함을 이야기한다. 


우리는 복음을 전하기 위해 일정부분의 코스트를 지불하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의 공동체는 아주 폐쇄적이고 열려있지 않을 수가 있다. 온전한 제자로 만들기 위해 아이들을 가두어놓고 비그리스도인과의 접촉을 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을 종종 보아왔다. 하지만 그러한 방법은 온전한 제자로 만드는 과정이라고 우리에게 말할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발로 뛰고 비그리스도인들을 적극적으로 만나며, 자신의 삶에서 그러한 사람들과의 적극적인 공유와 만남 없이 온전한 제자가 되는 것을 불가능한 것이다.

 

 글의 초반부에도 밝혔듯이 포스트모던시대에 복음증거에 대한 고민이 늘어난다. 효과적이고 성경적인 복음증거의 태도와 방법에 대해 모색하고 있던 순간에 이러한 책을 만나서 참으로 감사하다. 많은 부분에서 고민들이 정리되고 해결되었다. 하지만 저자의 문화적 한계로 인해서 글의 대부분은 미국적인 상황이 많았다. 물론 한국도 많은 부분이 비슷하지만, 삶의 토대가 다르기에 가끔은 혼란스러울 때가 있었다. 특히나 영적인 토양이 다르기 때문에 이 책에서 밝히고 있듯이 과연 우리나라도 교회는 싫어하지만 하나님과 예수님에 대해서 호의적일까에 대해서 의문이 들었다. 그럼에도 많은 부분 실제적으로 적용되어지고 고민해볼만한 화두들과 방법들이 많아 옆에 두고 경험해보며 계속 읽어야 할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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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으로 나서는 믿음 - 위험, 모험 & 용기의 신학 끌어안기
마이클 프로스트.앨런 허쉬 지음, 김선일 옮김 / SFC출판부(학생신앙운동출판부)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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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인 마이클 프로스트와 앨런 허쉬는 이미 우리에게 『새로운 교회가 온다』(Ivp, 2009)와 『세상을 바꾸는 작은 예수들』(포이에마, 2009)을 선보인바 있다. 이들은 선교적 교회와 혁신적인 기독교 공동체의 필요성에 대해서 역설하였다. 그 연장선에서 『모험으로 나서는 믿음』은 하나님의 선교적 관점에서 선교적 교회가 가져야하는 모험과 용기, 도전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책의 전반부는 성경적 관점에서 모험과 도전을 진지하게 다루고 있다. 성경 인물 중 아브람, 베드로, 바울 그리고 예수님까지도 모두 모험으로 나서는 믿음이 핵심적 위치를 차지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개인 뿐만 아니라 교회는 하나님의 살아계시는, 역동적이고 모험적인 세계변혁기관이 되어야한다. 우리 모두는 개인적으로나 공동체적으로 하나님의 마음으로부터 비롯되는 사명을 안고 있으며, 이 사실은 피할 수 없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은 경계성이다. 그리스도인의 삶이 여정이라면, 우리는 위험을 끌어안고 그 길을 걸어가야한다. 우리의 선교는 그런 의미에서 경계적 삶으로 우리를 지속적으로 인도하는 과정이며, 이 경계성이야말로 우리를 지속적으로 하나님 앞에서 사명자로 설 수 있게 만든다. 모험과 도전의 신학은 이 곳에서 빛을 발한다. 안전에만 몰두하는 교회는 선교의 내적 동력을 잃게 된다.


박해를 견디기 위해서는 건강한 공동체가 필요하다. 두려움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공동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두려움이라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여기서 우리는 경계성과 공동체의 긴밀한 관계를 볼 수 있다. 저자들은 모험적 사명과 경계적 제자도를 만들어가는 공동체적 현상에 ‘코뮤니타스(communitas)’라는 이름을 붙였다. 경계성과 코뮤니타스는 직접적이며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다.


갈수록 교회가 어렵고, 세상에서 교회의 본분을 다하지 못한다고 많은 사람들이 진단한다. 다양한 원인이 제시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들은 이러한 이유가 교회가 안전만을 추구하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부여해주신 공동체적 과업을 잊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공동체가 하나님의 선교적 관점을 중심에 두고, 공동체, 제자도, 예배를 회복한다면 교회의 본질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선교적 기독교는 하나님을 우리의 삶에 맞추려 하기보다는, 우리의 삶을 하나님의 선교의 어디에 맞추어야 하는지를 질문한다. 

 

개인의 안과 밖을 둘러볼 때, 지속적인 요구와 욕망은 ‘안전’이다. 불안과 두려움은 어느새 우리 깊숙히 침투해 들었다. 성경적 삶이 도전과 모험이며, 더 나아가 교회의 존재 목적이 선교라는 이 메시지는 답답하고 어두운 내면과 세상을 회복시킬 소중한 대안이다. 더불어 이 외침은 내면의 동일한 부르짖음이다. 피하고 싶고,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다. 하지만 하나님은 지속적으로 우리를 초대하신다. 우리를 세상으로 보내신다. 이제 무엇을 해야하는가? 그 말씀에 기꺼이 순종함으로 모험에 내 몸을 맡겨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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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공동체의 성서적 기원과 실천적 대안
차정식 지음 / 짓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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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사회가 메말라간다. 답답하고 삭막하다. 사회의 여러 문제들의 근원은 무엇일까?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그 무엇보다 공동체의 붕괴와 해체가 아닐까? 저자는 전통적인 삶의 터전으로서 공동체가 이미 붕괴되었으며, 그 현상으로 인해 사회는 병들어간다고 말한다. 공동체의 붕괴는 한 공동체만의 문제가 아니라 각 개인과 전체 사회의 안전망을 위협하는 중차대한 문제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공동체’는 무엇인가? 저자는 기독교 교회를 ‘공동체’로 일컫는 추세에 대해서 그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 구성원들 전원의 흔쾌한 주체적 참여와 사유재산의 개념을 넘어서 공동의 것으로 나누는 전폭적인 나눔, 이를 통한 열린 교제가 없이는 ‘코이노니아’ 정신에 기초한 통속적인 생활공동체로서 교회의 가치는 퇴색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은 실로 다방면의 공동체를 다루고 있다. 시공간을 초월한 세상의 거의 모든 공동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해도 무방하다. 공동체의 성서적 기원에 대해서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2장에서는 크게 정치경제사상사적 맥락과 인문주의적 맥락, 종교사상사적 맥락에서 공동체론의 지형과 쟁점을 다루고 있다. 도가의 자유주의적 전통, 유가의 공동체주의, 헤겔과 마르크스, 존 듀이, 장-뤽 낭시의 무위의 공동체, 알폰스 링기스의 타자 공동체, 김영민의 동무 공동체, 가라타니 고진, 김경동, 박삼종과 그들의 견해를 살피면서 공동체의 보편개념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면서 구약과 신약에서부터 공동체의 기원과 유형을 살피고 있다. 아담과 하와의 생태적 부부공동체로부터 시작해서 바울서신에 이르기까지 성경에서 나타나는 공동체의 유형과 발전에 대해서 꼼꼼하게 분석하고 있다. 특히 최근 중요한 주제로 다루어지고 있는 신약성경의 공동체(마가 공동체, 마태 공동체 등)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견해를 살펴볼 수 있는 것도 큰 유익이다. 마지막으로 성서에서의 공동체의 유형을 다시금 정리하고 조망하면서, 기독교 역사에서 나타난 공동체의 특징과 한계를 알아본다.


 

무엇보다 이 책이 가진 장점은 그 동안 논의되었던 공동체 담론의 전체 지형도를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방대하면서도 각 공동체의 특징과 장단점을 명확하면서 간결하게 진단한다. 또한 성경에서 직간접적으로 다루고 있는 공동체의 모든 유형과 삶의 자리를 알 수 있다. 실제 역사적으로 나타났고 현재 진행중인 공동체를 정리할 수 있는 것은 또 다른 큰 기쁨이다. 앞으로 이 책은 공동체 연구와 실제 공동체 운동을 모색함에 있어서도 필수적인 자료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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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의 역사성 논쟁 - 아담의 역사성에 대한 네 가지 관점과 목회적 적용 Spectrum 스펙트럼 시리즈 3
데니스 O. 라무뤼 외 지음, 김광남 옮김 / 새물결플러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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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의 역사성 논쟁』은 네 명의 저자가 각자의 관점으로 아담의 역사성에 대해서 주장하는 책이다. 더불어 두 명의 목회자가 아담의 역사성이 우리의 신앙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지에 대한 논평도 추가되어 있다. 여섯명의 관점을 보면, 근래에 복음주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거의 모든 주장을 살펴볼 수 있다. 네 명의 저자는 엘버타 대학교 세인트조세프 칼리지의 과학 및 종교학 교수인 라무뤼(Denis O. Lamoureux), 휘튼 칼리지의 구약학 교수인 월튼(John H. Walton),  커브넌트 신학교의 구약학 교수인 C. 존 콜린스(C. John Collins)와 배릭(William D. Barrick)이다. 


먼저 라무뤼는 역사적 아담이 없다고 말하며, 진화적 창조론에 근거해서 주장을 펼쳐나가고 있다. 특히 “맞추심”(accommodation)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즉 하나님께서 하늘의 메세지를 전하기 위해 인간의 수준에서 말씀하신다는 것이다. 따라서 성서에 나타난 우주의 구조와 기원은 과학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무오한 신앙의 메시지를 계시하기 위한 부수적인 도구로서 동시대 사람들의 과학을 사용하셨다는 것이다.


월튼은 역사적 아담이 있다고 믿으며, 원형적 창조론의 관점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다. 그는 역사적 아담을 믿긴 하지만, 성서의 일차적인 관심은 인류의 원형적 대표자인 아담과 하와라고 말한다. 또한 신구약 성서뿐만 아니라, 고대 근동의 문헌들과 비교대조하면서 자신의 견해를 뒷받침하고 있다. 성서가 아담에게 제시하는 신학 요점들은 역사적 아담의 유무와 상관없이 원형적 측면에서 고려한다. 이렇게 성서를 해석할 때, 다양한 과학적 주장과 성서의 메시지는 대치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콜린스는 아담과 하와가 실제로 존재했으며, 성서의 스토리라인을 구성할 뿐 아니라, 두번째 아담인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구속될 필요가 있는 죄인이며 아담의 후손인 우리의 경험을 잘 이해할 수 해준다고 말한다. 그는 오래된 지구 창조론(OEC)을 근거로 이러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 여기서 창세기 1-2장의 날들을 긴 시간의 간격이라는 견해를 배제하지 않으며, 아담과 하와가 모든 인간의 시초이긴 하지만 유일한 인간 부부가 아니었을 수도 있다고 간주한다.  


배릭은 성서의 기록에 따라 아담을 역사적 인물이자 인류의 기원이 되는 최초의 인간이라고 말한다. 그는 젊은 지구 창조론(YEC)을 근거로 자신의 관점을 펼치고 있다. 특히 그는 아담의 역사성은 성서의 메시지와 신앙에 있어 중차대한 문제이며, 기독교의 모든 교리에 있어 기초가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베릭은 성서가 하나님의 영감으로 기록되었으므로 절대적으로 무오하며, 현대 과학의 주장과 성서의 내용이 상충할 경우 성서 편에 서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네 명의 저자의 관점은, 논리적인 치밀함과 동시에 자신의 견해에 대한 확신으로 인한 논리적 비약 또한 존재한다. 이 책에서는 각자의 주장과 더불어서 그 주장에 대한 다른 저자의 논평이 있다. 더 큰 장점은 다른 저자의 논평에 대한 응답까지 수록하고 있다는 점인데, 지면의 한계가 아쉬울 뿐이다. 조금 더 서로의 의견에 대한 논평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각자의 주장에 대한 논리적인 한계가 메꾸어질 수 있다면, 독자로서 더 큰 만족감이 있을 것 같다.

 

짧게 이 책 자체에 대해 평하자면, 무엇보다 쉽고 재밌다. 과학과 역사, 신학에 대해서 모르는 독자라도 쉽게 접근가능하며 이해 할 수 있다. 어려운 용어나 개념보다는 평이한 문체로 독자들을 배려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럼에도 내용은 상당히 알차다. 학문적 깊이가 엿보인다. 오랜 시간 자신이 씨름하고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무엇보다 균형잡혀 있다. 어떤 관점에 대해 은근히 지지하거나 배제하는 법이 없다. 분량이나 다루는 방식 등이 모든 저자들을 배려하고 있다. 다소 아쉬운 점은 만족할만한 답을 찾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논의되고 있는 다양한 관점에 대해 간단하면서도 충분하게 소개받는 입문서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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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나라 - 기독교란 무엇인가, 전면 개정판
박철수 지음 / 대장간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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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 개신교는 안팎에 걸쳐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 여러 부정적인 요소들이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내며 개신교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목회자와 성도들의 추문들, 교단과 신학교의 다툼과 분열들, 교회 권력과 명예를 둘러싼 싸움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언론에서 오르내린다. 지금 한국 교회의 위기는 개신교 전래 이래 가장 큰 위기라고 여겨진다. 더 큰 문제는 교회을 향한 비판은 교회 지도자들의 도덕성에 대한 비난으로 시작하여 기독교 교리에 대한 의심과 공격을 거쳐 종국적으로는 기독교의 하나님 자체에 대한 부정에까지 이르고 있다는 것이다.


내적인 이유와 외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신학과 성서해석이 우리에게 주어진 본문과 인간과 세계의 상황이 어떠해야하는지를 늘 파악해야하는 관계라면, 내적인 복음의 확실성과 더불어서 전세계적인 상황과 한국의 상황에 대한 탁월한 안목도 필요할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성경에서 말하는 참된 복음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기에, 복음에 대한 확신도 없을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삶에서의 적용도 전무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주로 우리가 알고 있는 복음은 예수님의 구속사역을 통한 개인의 구원에 머무는 복음이다. 그것을 조금 더 풀어보면, “우리는 모두 하나님을 거역한 죄인들이다. 우리가 하나님과 함께하기 위해서는 우리 죄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그 값을 치를 능력이 없다. 예수님은 우리가 하나님과 다시 화해하도록 우리의 죗값을 치르기 위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다. 예수님을 믿고,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행하신 일을 믿는 모든 사람은 천국에서 영생을 누릴수 있다”라고 요약할 수 있다. 복음에 대한 이와 같은 이해의 핵심은 바로 우리를 위한 예수님의 대속적 죽음이다.


이러한 복음이해는 우리를 자기 안에 갇히게 한다. 이러한 이해는 우리의 상황 가운데 더 큰 그림을 볼 수 없게 만든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삶의 정황과 구조적인 결함은 우리의 시각을 점점 더 협소하게 만든다. 우리는 우리의 고통과 어려움으로 인해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과 우리를 부르신 하나님의 이유를 망각하게 된다. 존 하워드 요더는 “사람들은 특히 인생의 연약함과 덧없음을 인식할 때가 있었다. 그들은 하나님으로부터 죽음의 공포와 내세에 대한 말씀을 듣기 원했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존재로 비쳤다. 이런 상황에서 기독교 설교와 시가 죽음을 다루었고, 당연히 인간이 필요로 했던 좋은 소식은 영원한 생명이란 말로 설명되었다”라고 말하고 있다. 인간의 필요나 시대적 정황, 종교적 전통으로부터 시작한 복음 이해는 하나님께서 본래 의도하신 목적과 그분의 계획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다. 지금 우리에게는 성경이 말하고 있는 복음이 필요하다.


복음은 적어도 성경과 초대교회 성도들에게 절대 가볍지 않았다. 복음은 깨어지고 뒤틀려진 세계를 회복하고 치유하기 위해서 이 땅에 하나님나라를 도래시키는 메시아이며 왕이신 예수님을 어떻게 따를 것인가에 관한 혁명적이고 도전적인 메시지이며, 하나님나라 운동으로의 초청이었다. 하나님나라는 성경의 최대 주제이며, 예수님의 가르침의 최대 주제이다. 


예수님의 가르침과 생애는 전복적이고 급진적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세상이 말하는 힘의 논리가 아니었다. 대부분의 유대인들은, 팔레스타인에서 로마인들을 축출하고 모든 일을 바로잡아 줄 메시아를 소망했다. 예수님이 태어나던 때, 유대 공동체 안에는 메시아에 대한 희망이 들끓고 있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들을 기대와는 달리 연약한 종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오셨다. 예수님은 예루살렘 중심부가 아닌, 갈릴리에서 조용히 사역을 시작하셨다. 그는 폭력과 힘, 강압의 모습으로 오시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낮은자의 모습으로 고난당하셨다. 그는 무력 대신 고난을, 폭력 대신 사랑을 내세웠다. 예수님은 기성 체제를 위협했다. 그는 사두개파, 바리새파, 로마인, 저항 세력들이 타고 있던 안락한 배들을 똑같이 흔들어 댔다. 예수님은 여러 가지 점에서 그 당시의 사람들과 비슷했다. 그러나 그의 혁명은 거꾸로 된 것이었다. 단검이 아니라 긍휼의 행위가 혁명을 이끌었다. 사랑은 새로운 율법이었으며, 그의 뒤집힌 나라를 알리는 깃발이었다. 


이렇듯 하나님나라의 도래는 변혁적이며, 혁명적이다. 이러한 논조로 박철수 목사는 그의 책 『하나님나라: 기독교란 무엇인가』에서 먼저 한국교회를 예리하게 진단한다. 그와 동시에 한국교회의 여러가지 어려움이 하나님나라 복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선포하지 못했기에 파생된 문제로 파악한다. 먼저는 하나님나라와 유토피아의 개념적 정의와 유사점과 차이점을 비교분석한다. 유토피아 또한 기존의 가치를 전복시키려고 한다는 점에서 점에서 비슷한 점이 있겠지만, 합리주의와 이성주의에 근거를 두고 있는 유토피아와는 다르게 초월적인 계시에 바탕하고 있는 하나님나라는 결정적으로 다름을 말하고 있다.


더불어 저자는 창세기 1-4장을 면밀하게 해석하면서 복음이 무엇인지를 밝히고 있다. 복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실존, 즉 죄된 상태에 대하여 선이해가 있어야 한다. 그렇기에 2장의 서두는 죄에 대한 설명이다. 저자는 하나님나라가 복음이 되기 위해서는 철저한 돌이킴, 즉 회개가 전제되어야한다고 강조한다. 하나님나라의 개념적 정의를 뛰어넘어, 하나님나라와 회개가 얼마나 긴밀한 관계인지를 3장과 4장에 걸쳐 분석하고 있다.


회개는 믿음을 동반한다. 참된 믿음과 거짓된 믿음의 차이는 신념과 행동, 소속의 변화를 거쳤는가의 여부이다. 그런 점에서 4장 마지막 부분의 거짓 믿음(콘스탄틴 황제의 예)과 대조적으로 참된 믿음이 무엇인지 5장에 밝히고 있다. 저자는 창세기 12~22장과 로마서 4장에 근거하여 아브라함의 믿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믿음은 하나님나라의 입장권이다.” 본격적으로 하나님나라를 말함에 있어 핵심적 주제인 하나님나라의 긴장은 ‘이미와 아직(Already, but Not yet)’으로 표현할 수 있다. 저자는 ‘이미 시작된 하나님나라’와 ‘미래에 완성될 하나님나라’를 6, 7장에 걸쳐 소개하고 있다.  


하나님나라를 다룬 책들은 대부분 이전의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나오게 될 주제들은 소수의 학자들만 다루고 있거나, 다루더라도 몇 가지의 주제만 있을 뿐 모든 주제를 통전적으로 다루지는 못하는 듯하다. 저자는 기존의 하나님나라 관련서적과는 다르게 사탄의 활동, 하나님나라와 권세, 하나님나라와 가난한 자, 정치, 생태계, 안식일, 교회, 새 하늘과 새 땅을 8~16장에 걸쳐 다루고 있다. 하나님나라에 조금만 관심이 있다하더라도 하나님나라의 관계적이고 통전적이며 급진적인 성격을 알 것이다. 그렇기에 정치, 사회, 환경 등의 주제 또한 관심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부분을 할애해서 대부분의 주제를 세세하게 설명하는 책은 만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기에 더 깊이 주제에 파고들어 문제를 진단하고, 성경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저자는 다양한 서적과 연구들을 총망라해서 잘 소화하고 흡수 한 뒤 새로운 언어와 통찰로 다양하고 폭넓은 영역의 주제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은 여러가지 부분에서 장점이 많다.  먼저 성경적이다. 이 책은 하나님나라에 대한 신약성서의 증언의 순차적 전개를 존중하는 성서신학적인 책이다. 다양한 신학자와 그들의 저서를 인용하기도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성경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하나님나라에 대한 철학적이고 이론적인 접근 이전에 성경에 면면히 흐르고 있는 하나님나라를 소개하고 있다. 구체적인 주제에 있어서도 성경의 구절들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해석하여 자신의 논지를 주장하고 있다. 


다음으로 이 책은 역사적이다. 자신의 개인적인 의견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2천년 교회사를 통해 검증된 정통신학자들의 신학적 통찰을 적확하게 인용하거나 인증하고 있다. 바울, 칼빈, 아브라함 카이퍼, 디트리히 본회퍼, 헤르만 리델보스, 조지 래드, 프란시스 쉐퍼, 오스칼 쿨만, 존 스토트, 위르겐 몰트만, 하워드 요더, 리처드 마우, 톰 라이트, 김균진, 김세윤, 김회권 등 많은 신학자와 저술가들의 글을 인용하고 있다.


성경적이며 역사적일뿐만 아니라 이 책은 실제적이다. 저자가 다루고 있는 주제는 현실과 동떨어진 문제가 아니다. 하나님나라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자칫 추상적이거나 명제적으로 주제를 다룰 수가 있다. 왜냐하면 개인의 문제나 내면의 문제를 뛰어넘기 때문에 정작 한 개인이 하나님나라 복음을 받아들이는데 있어서 쉽게 안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한계를 뛰어넘어 저자는 구체적이면서도 실제적으로 모든 주제를 다루고 있다. 우리의 정치와 사회, 문화, 환경 등의 영역은 우리와 동떨어진 영역이 아니며, 많은 영향을 주고 받는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이 책이 실제적인 이유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반영하며, 우리 사회와 동떨어진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현재 일어나고 있는 많은 일들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저자의 주장은 다소 급진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하나님나라의 성격은 본래 변혁적이고 전복적이며 급진적이다. 부드러우면서 때로는 강하게,  거칠지만 섬세하게 하나님나라와 하나님나라의 전 영역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을 통해 한국교회와 사회가 참된 복음에 반응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진지한 초대에 기쁨으로 순종하기를 바란다. 더불어 이 땅에 소외된 연약한 이웃들이 하나님의 위로 가운데 참된 샬롬을 누리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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