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의 말들 - 단단한 일상을 만드는 소소한 반복을 위하여 문장 시리즈
김은경 지음 / 유유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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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가 되면 저절로 눈이 떠집니다. 지체하지 않고 사무실로 향합니다. 커피 머신을 키고, 책을 고릅니다. 제목이 와닿으면 목차와 서문을 훑어봅니다. 오늘 같은 날에 딱입니다. 이제 커피를 내립니다.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습니다. 줄을 긋습니다. 메모를 합니다.


6년 정도 반복된 새벽의 습관은 그날을 결정합니다. 해피엔딩의 소설을 읽은 하루는 그저 기분이 좋습니다. 통찰과 지혜가 담긴 책을 읽은 하루는 매우 든든합니다. 잔잔한 일상을 기록한 에세이는 주위를 둘러보게 합니다. 읽은 날의 하루는 다양한 상황에서도 잘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매일 읽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습관은 강력합니다. 나도 모르게 스며든 반복된 행동은 우리의 태도와 인격으로 흘러나옵니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 다른 사람의 말이었는데, 그들의 말들이 모여 나만의 언어로 만들어집니다.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언어는 그 누구보다 나에게 유익이 됩니다. 그런 언어는 우리를 해방시키고, 날카로운 공격을 방어해 주기도 합니다.


프리랜서 편집자인 김은경은 이 책 『습관의 말들』을 통해 우리를 단단하게 만들어 주는 소소한 반복의 말들을 선별합니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선택된 '습관의 말들'은 저자의 해석과 적용을 통해 새로운 통찰로 다가옵니다. 죽어있던 말들이 생기를 얻습니다.


흔히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한 사람의 인격이나 태도가 바뀌는 것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 작은 행동과 눈빛은 그 순간 자신이 만들어내는 것이 아닙니다. 지나온 세월이 쌓여 이야기가 된 것입니다. 그 서사가 자신을 통해 흘러나오는 것이지요.


그렇기에 우리의 성품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가야 합니다. 나의 작은 행동 하나를 변화시키기 위한 반복된 일상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우리 몸에 흔적을 남길 수 있을 때까지 말입니다. 수많은 언어들이 그 사람들의 언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언어로 자리 잡을 때까지 꾸준하게 노력해야 합니다.


부족함과 연약함, 자신의 잘못을 깨닫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러한 자신의 단점을 하나씩 줄여나가는 것은 더 힘든 일입니다. 눈에 보이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말과 행동이 거칠다면, 마음을 담은 책들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것이 나에게 스며들 때까지 반복한다면 조금은 부드러워지지 않을까요?


우리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생각으로만 머물 때가 많습니다. 거창한 구호나 추상적 명제로 사람은 바뀌지 않습니다. 변화되고자 한다면 일상의 아주 작은 순간부터 시작해 보시길 바랍니다. 어느새 조금은 더 나아진 자신을 보며 웃을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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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단어
홍성미 외 지음 / 모모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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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멋들어진 삶을 꿈꿉니다. 누가 보아도 아름답고 이쁜 삶 말이죠. SNS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은 행복해 보입니다. 자신의 삶에 만족하는 것 같습니다. 평범하지 않은 장소에서 특별한 음식을 먹습니다. 그러한 삶이 평범한 일상인 것처럼 보이고자 노력합니다.


하지만 저마다의 삶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가 않습니다. 웃음이 끊이지 않을 것만 같은 삶이지만 그들만의 고뇌와 아픔을 보게 됩니다. 많은 것을 소유하거나, 높은 위치에 있거나, 인기가 많은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인생에서 경험하는 고통은 동일하게 다가옵니다.


물론 표면적인 삶의 격차는 존재합니다. 삶의 질은 현격한 차이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인생의 근본적인 질문이 그들을 피해 가지 않습니다. 두려움과 불안은 우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관계에서의 어려움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생이 경험하는 고비들은 우리 앞에 늘 놓여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와 비슷한 지점에서 동일한 고민을 하고 있고, 그 삶에서 분투하고 있음을 깨달을 때 느끼는 위로가 있습니다. 각자의 삶에서 경험하는 어려움을 끌어안고 최선을 경주했음을 보게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싸웠던 그 걸음이 결코 우리만의 싸움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홍성미, 류수진, 이경아, 김혜원은 각자의 일상을 이 책 『아홉 단어』에서 담담하게 풀어냅니다. 이들의 삶은 평범하지만 특별합니다. 아홉 가지의 동일한 주제 앞에 4명의 저자는 다채로운 글의 향연을 펼칩니다. 같은 주제지만 다른 스타일의 글을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되는 독특한 경험을 합니다.


이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성실하게 살아냅니다. 한 사람의 인생은 이야기가 되고, 그 이야기는 인생이라는 큰 강을 요동치며 흐릅니다. 때로는 거칠고도 강하게 나를 몰아갈 때도 있고, 어떤 때는 조용하고 잔잔하게 우리에게 소소한 위로를 건네주기도 합니다.


같은 공간과 시간을 살아간다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지는 고민과 아픔도 엇비슷할 수 있음을 뜻합니다. 사회문화적 측면을 부각하지 않았지만, 흐릿하게 스케치되어 있는 배경은 우리네 일상과도 닮아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이들의 삶과 이야기는 더욱 우리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작은 일상의 깨달음이 결코 작지만은 않습니다. 그 문제로 끙끙대며 앓아왔던 시간만큼이나 우리에게도 도전과 용기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우리 또한 경험하는 일상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은 그저 스치는 의미 없는 순간이 아니라, 소중한 메시지를 전해주는 귀한 통로가 됩니다.



*이 리뷰는 모모북스(@momo_books__)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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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의 언어 - 내 삶을 단단하게 만드는 마음의 말들
김지은 지음 / 헤이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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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태도입니다. 그 사람의 따스한 눈빛과 경청의 모습만 보아도 진실한 사람임을 단번에 알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을 존중하는 태도는 오랫동안 영글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 태도는 단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한 사람의 태도를 보면 그 사람의 인격과 삶의 여정이 그려집니다.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과 고통을 경험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을 어떻게 보내며 해석하는지가 중요합니다. 누군가는 동일한 고통에 공감하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다른 누군가는 '나도 당해봤는데'라는 생각으로 오히려 힘겨워하는 사람의 마음을 무시할 수 있습니다.


내가 해석하여 적용하는 작은 순간들이 켜켜이 쌓여 결정적인 순간에 태도로 드러납니다. 공감과 배려의 태도는 개인적인 성향과 환경의 영향도 있습니다. 하지만 부단히 노력한 삶의 결과물입니다. 자신을 성찰하고, 주위를 돌아보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선물과도 같습니다.


한국일보의 기자로, 여러 인터뷰를 통해 마음 다해 사람들을 대했던 김지은 기자. 태도를 소중하게 여기며, 글을 사랑하는 그녀의 첫 에세이 『태도의 언어』는 그동안 만났던 사람들과의 대화와 그들의 태도를 통해 다시금 깨닫게 된 통찰과 따뜻함이 묻어나는 책입니다.


인터뷰는 짧은 만남 가운데 한 사람의 삶과 서사를 담아야 합니다. 그만큼 서로에 대한 신뢰와 진실한 자세가 중요합니다. 저자는 자신이 경험한 여러 이야기와 기자 생활 가운데 만났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그 사람을 파악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가 '태도'였음을 말합니다.


비록 아무것도 내세울 것 없는 모습이지만, 상대방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을 얻은 것 같은 경험을 할 때가 있습니다. 반대로 차갑고 딱딱한 상황이 될 수도 있는 환경에서도 조심스레 건넸던 공감과 배려의 말 한마디에 상대방이 마음을 열어주었던 때도 있습니다.


저자는 자신을 칭찬하거나 비판하는 모든 순간에서도 배움의 태도를 유지합니다. 그렇게 한 사람이 자라나고, 마음의 품이 넓어지는 것을 우리는 보게 됩니다. 다른 사람을 통해 배우겠다는 태도는 여전히 부족하고 무지하다는 끊임없는 성찰의 표현이며, 그 누구보다 낮은 자세로 경청하겠다는 겸손의 모습입니다.


저자가 만난 사람들의 모습과 저자의 태도를 통해 우리는 여전히 사랑이 세상을 움직이게 하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비록 두려운 상황과 악해 보이는 사람들이 많은 듯 보여도, 조용히 이 세상은 사랑으로 가득 차 있음을 보게 됩니다. 그리하여 우리도 배움과 공감, 배려의 태도로 세상을 살아가야겠다는 작은 결심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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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라는 말에 예민한 당신에게
조정훈 지음 / 모모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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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도전은 늘 망설여집니다. 소소한 삶의 행복을 바라는데, 큰 변화로 인해 지금껏 유지해 온 작은 안정마저도 깨어질까 두려워서입니다. 큰 만족보다는 작은 불행조차도 미연에 방지하고픈 마음이 큰 것 같습니다. 그리하여 또 다른 시작은 염려가 앞섭니다.


갖은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면서도 다시금 이성적으로 판단하려고 노력합니다. 혼자만 있다면 조금 달라졌겠지만, 가족 구성원들이 있기에 선택은 늘 기회비용이 따릅니다. 그럼에도 매번 피하지는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작은 도전이지만 나 혼자만 감당할 수 있는 일이라면 두려움에 맞서보려 합니다.


1967년 전북 순창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끊임없이 도전의 삶을 살아온, 이 책 『시작이라는 말에 예민한 당신에게』의 저자 조정훈. 그는 가난한 형편 가운데서도 주어진 삶에 순응하기보다 새로운 삶을 꿈꾸었습니다. 그리하여 도전과 모험의 삶으로 자신의 앞 날을 개척해갔습니다.


그는 완구 외판원, 신문 배달원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다 20대 중반에 광주은행에 입사했습니다. 3년 뒤에 그는 9급 검찰 수사관으로 임용되었고, 재직 시에 법학과 야간 대학을 졸업합니다. 이후에 중국의 하문 대학 대학원으로 2년 6개월간 공부를 한 뒤 2021년에는 검찰 사무관으로 승진합니다.


끊임없는 그의 노력은 출신이나 나이, 학력 등을 뛰어넘으려는 열정과 갈망입니다. 주어진 환경에 그대로 머물기보다는 한 층 더 나은 삶, 자신이 추구하는 삶을 위해 또 다른 도전을 합니다. 저자의 도전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퇴직 후에도 새로운 삶을 꿈꾸고 있습니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느림이 아닌 '멈춤'입니다.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더디더라도 끝까지 가야 합니다. 분명 고비가 있습니다. 좌절과 포기가 더 쉬울 것 같은 순간이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길이 옳다면 조금씩이라도 나가야 합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 시작하면 됩니다. 환경과 배경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그저 한번 시도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과정 자체가 우리에게 새로운 것을 허락합니다. 또 다른 것을 도전해 보려 합니다. 많이 걱정되지만, 한편으로 설렙니다. 그 과정에서 무엇을 만날지에 대한 기대입니다.



*이 리뷰는 모모북스(@momo_books__)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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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엄마 찾아 줄게
김마리아 지음 / 세움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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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곳마다 향기를 전해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의 손길이 닿는 곳은 이내 화사해집니다. 활기가 없던 곳이 충만한 생명이 약동하는 곳으로 변합니다. 우울과 슬픔이 지배하는 시간은 언제부터 웃음과 기쁨으로 가득합니다. 따스한 마음은 나눌수록 더욱 풍성해집니다.



한낱 스러져버리는 기쁨이 아닙니다. 그 안에 단단한 가치와 정신이 숨어 있습니다. 풍성한 사랑의 근원에 흘러넘치는 은혜가 가득합니다. 그러하기에 그 사람의 주변은 사람 향기나는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서로를 향한 섬김과 배려는 서로를 더욱 아름답게 빚어줍니다.



『엄마가 엄마 찾아 줄게』의 저자 김마리아 작가의 존재와 삶이 그러합니다. 끊임없이 베푸는 충만한 삶은 드넓은 정원과 같습니다. 온갖 꽃과 나무가 아름답고도 평온하게 향내를 내는 그곳. 넉넉하고 온화한 저자의 마음은 각박한 세상 속에서 지쳐 있는 우리에게 살아 있음의 아름다움을 선사해 줍니다.



전작 『너의 심장 소리』는 그레이스를 입양하는 은총의 과정이 중심이었습니다. 저자의 가족들이 오랫동안 소망하고 계획하던 일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틀어졌습니다. 이후에 제주도로 귀국한 뒤 기도 가운데 이전의 서원을 떠올려주시고는, 가장 약한 한 사람을 그들에게 붙여주십니다.



그레이스는 그 누구보다도 다른 사람을 아끼고 눈여겨볼 수 있는 아이로 자랍니다. 자신의 것을 희생하더라도 타인을 돌보는 배려와 공감의 아이입니다. 아마도 가족들의 헌신적이고 풍요로운 사랑으로 인해 그레이스 또한 자연스럽게 그러한 아이가 되었다는 것을 누구나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엄마가 엄마 찾아 줄게』는 이제 입양 사실을 그레이스에게 이야기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참으로 두렵고 떨리는 순간입니다. 하지만 그 공간은 이들에게 있어 또 다른 은혜의 장소와 시간이 됩니다. 진심과 전심으로 사랑했기에 그레이스는 그 이야기 또한 자신의 것으로 품습니다.



입양의 사실을 알게 된 이후의 삶은 이전의 삶과는 다릅니다. 육체적인 힘겨움에 더하여 정서적인 어려움도 함께 떠안아야 합니다. 주변에서의 시선은 어린아이에게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와 압박이 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 과정을 따스함 안에서 해석하는 그레이스의 의젓한 모습에서 놀라움과 함께 무엇인가 울컥함도 올라옵니다.



가슴으로 써 내려간 이야기를 읽으며 많이 울고 함께 아파합니다. 하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사랑과 섬김의 이야기입니다. '살며, 사랑하고, 나누며, 섬기리'라는 목차만 보더라도 이들에게는 자신만이 아닌 주변의 모든 것이 사랑의 대상임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한 돌봄과 나눔, 사랑과 섬김의 이야기가 그레이스의 성장과정과 긴밀하게 얽히고설켜 또 다른 향기를 품어내는 풍성한 이야기가 됩니다. 꽃 사진과 그 안에 담겨 있는 이야기는 이 책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줍니다. 작가의 풍성한 사랑에 잠기어 우리 또한 사랑을 베푸는 존재가 되기를 소망하게 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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