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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는 사람의 건강
사뮈엘오귀스트 티소 지음, 성귀수 옮김 / 유유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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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을 시작하고부터 두통과 불면증으로 힘들었습니다. 2009년부터이니 꽤 오랫동안 시달렸네요. 2015년쯤에는 몸 전체적으로 문제가 발생하여, 약과 치료를 병행해야 했습니다. 떨림과 마비, 염증 등으로 매우 고생을 했었죠.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습니다.


병의 원인은 무엇보다 스트레스겠죠. 아무래도 사람들을 많이 대하다 보니 거기서 오는 부담과 책임감으로 그랬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몸에 비해 정신을 과도하게 사용하면서 생기는 문제도 한몫했습니다. 읽고, 쓰고, 말해야 하는 사람들이 가지는 숙명과도 같았습니다.


루소의 주치의로 당대의 사람들에게 큰 영향력을 미쳤던 사뮈엘오귀스트 티소(Samuel-Auguste Tissot). 그는 전통에 얽매이지 않고, 경험에 근거한 혁신을 주저하지 않았으며, 환자의 내밀한 심리 상태를 적극 반영하는 의료 행위로 유명한 의사였습니다.


이 책 『읽고 쓰는 사람의 건강』은 저자가 로잔 아카데미의 의학 강좌 개설을 기념하기 위해 라틴어로 발표한 논문을 2년 뒤에 프랑스어로 번역하고 다시 증보하여 책으로 출간한 것입니다. 저자는 지식인의 건강 문제와 삶의 방식을 병리적 차원에서 면밀하게 고찰하고 있습니다.


의사에게 있어 지식인만큼 까다로운 환자가 어디 있을까요? 지식인들은 몸보다 정신을 과도하게 사용하기에 잠재적으로 환자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들의 의견과 신념이 워낙 확고하여 의사의 조언에도 쉽게 자신의 습관이나 행동을 수정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저자는 모든 사람들이 경험하는 발병도 문제지만, 지식인이기에 경험할 수 있는 위험을 예리하게 경고합니다. 특히 오랜 시간 앉아서 과도하게 집중을 해야 하기에 뇌에 과부하가 걸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움직임이 거의 없는 자세는 혈액순환이나 소화 작용 등에 어려움을 줍니다.


읽고 쓰는 사람들을 위한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조언은 온몸을 아우릅니다. 특히 눈과 뇌의 과한 사용에 대한 주의를 반복합니다. 저자는 당장 시도할 수 있는 식이요법도 세세하게 말해줍니다. 현대의학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여전히 유용한 지침들이 많이 있습니다.


몸에 계속 문제가 발생하며, 읽고 쓰는 일을 포기해야 하는지 고민될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읽고 쓰지 않는다면 오히려 온몸과 정신이 말썽을 일으킬 것 같습니다. 저자의 메시지도 그러합니다. 읽고 쓰는 일을 그만두라는 것이 아닙니다. 몸과 마음의 조화를 통해 더 오래도록 건강하게 생활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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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 레드 청설모 찾기 아크스테이션 환경 그림책 4
고승희 지음 / 아크스테이션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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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활자보다 무채색의 그림 한 폭이 더 많은 상상력을 불러일으킬 때가 있습니다. 가득 채워놓으면 독자의 생각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습니다. 넉넉한 여백은 저자와 독자가 함께 새로운 대안을 모색할 수 있는 좋은 공간이 됩니다. 간단한 스케치로 저자가 방향을 잡아주면, 그 안에서 독자는 마음껏 활보할 수 있습니다.


특히 환경문제는 일방적인 정보 전달보다 독자들의 공감이 중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모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행동이 더딘 이유는, 우리와 동떨어진 문제라 여기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것을 느끼며 작은 실천이라도 해볼 수 있게 하는 것이 더 우선되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아크 스테이션의 '환경 그림책 시리즈'의 4권인 『런던에서 레드 청설모 찾기』는 매우 의미 있는 시도라고 생각됩니다. 이 전의 시리즈와 연속성을 유지하면서도 과감하게 활자 없이 흑백 스케치로만 구성한 독특한 책입니다. 이를 통해 독자는 그 이면을 상상하며 책장을 넘기게 됩니다.


이 책을 구상하기 위해 고승희 작가는 런던 곳곳을 실제로 살펴보았다고 합니다. 활자가 없기에 그림 하나하나는 더욱 구체적이고 세심해야 했습니다. 지구를 사랑하고 환경을 깊이 생각하는 저자의 따스한 마음이 곳곳에서 묻어나, 각각의 그림은 생동감 있게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제3권인 『위트니스의 파리 여행』에서 주인공인 청설모 '위트니스'는 런던에 있는 사촌 레드 청설모를 보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위트니스'는 런던의 지리를 잘 알지 못했고, 자신의 집으로도 돌아가야 했기에 어찌할 바를 알지 못했습니다. 그때 런던에서 온 청둥오리 '첼시'는 기꺼이 자신이 안부를 전해주겠다고 말합니다.


런던으로 온 첼시(런던이 연고지인 축구 클럽 첼시가 떠오릅니다)는 런던에서 레드 청설모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東奔西走) 합니다. 자신이 살았던 빅토리아 공원에서 매우 쉽게 레드 청설모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생각보다 그 일은 험난합니다.


첼시의 시각을 따라 펼쳐지는 런던의 모습이 무채색으로 보이는 것은 비단 무채색의 그림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런던의 거리와 공원은 온갖 쓰레기로 인해 생명력을 잃어버린 듯합니다. 멸종 위기의 동물들은 이제 우리 가까이가 아닌 책이나 그림으로만 보아야만 하는 것일까요?


이 책이 던져 주는 문제의식은 보다 더 실제적으로 다가옵니다. 그것은 환경 문제가 우리와 멀리 떨어져 있는 거대 담론이 아니라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나'와 '너'의 작은 행동이 모여 큰 영향력을 미칩니다. 우리의 일상에서의 작은 변화로부터 환경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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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트니스의 파리 여행 아크스테이션 환경 그림책 3
고승희 지음 / 아크스테이션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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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문제는 우리의 일상과 동떨어진 주제라고 생각했습니다. 당장 급박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하기에 우선순위에서 한참 밀려나 있었던 것입니다. 적극적으로 환경을 파괴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환경문제에 대해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들이지는 않았던 것이지요.


거대담론이라고 여겨졌던 환경문제는 실제로는 우리 삶과 아주 밀접한 주제입니다. 당연하게 여겨졌던 것들이 제한될 때의 당혹스러움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공기와 물, 나무와 꽃 등은 우리에게 있어 필수적인 것들입니다.


'아크스테이션 환경 그림책' 시리즈는 우리의 관심에서 멀어졌던 환경문제를 보다 친근하게 실제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해줍니다. 화가이자 작가인 고승희는 여러 나라의 환경 문제를 현실적으로 그려냅니다. 제주도와 맨해튼, 파리와 런던은 각각의 다른 문제들로 아파합니다.


이 책 『위트니스의 파리 여행』은 파리를 배경으로 하여 청설모인 '위트니스'의 모험담을 담고 있습니다.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더욱 우선되어야 할 것은 시민들의 관심과 적절한 정책이 어우러졌을 때의 희망입니다.


저자는 환경문제로 인해 오랫동안 우리가 느꼈던 무력감, 그로 인한 무관심을 뒤로하고,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해 봅니다. 한때 심각했던 환경문제를 어떻게 극복했는지에 대한 역사적 사실과 함께 우리가 실제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합니다.


아무런 영향력을 미치지 않을까 봐 행하지 않았던 행동들이 있습니다. 분리수거나 비닐봉지를 쓰지 않는 등의 작은 실천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깨끗하게 변화된 도시의 모습을 보며 새롭게 결단하게 됩니다. 우리의 작은 실천이 세상을 아름답게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깁니다.


누구를 탓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몰아붙일 필요도 없습니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가 함께 할 때 세상은 비로소 한 걸음 전진합니다. 어떤 문제에 대해 아픔을 느끼는 정도에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함께 할 수 있습니다. 그때에야 비로소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나갈 수 있습니다.


아크스테이션 환경 그림책 시리즈의 주인공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1권에 조연으로 등장한 인물이 2권의 주인공이 되며, 2권의 등장인물은 3권의 주인공이 됩니다. 3권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한 위트니스는 또 다른 친구에게 런던으로의 여행을 부탁합니다.


각 도시의 풍경을 그림으로 감상하는 동시에 환경 문제를 더욱 쉽고도 친밀하게 이해할 수 있는 책입니다. 짧지만 여운이 있고, 이해하기 쉽게 접근하고 있지만 무게감이 있습니다. 떼래야 뗄 수 없는 환경 문제에 대해 유쾌하게 접근할 수 있는 책입니다. 자녀들과 함께 두런두런 이야기할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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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그림으로 읽는 잠 못들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
니시노 세이지 지음, 양지영 옮김, 이명훈 외 감수 / 성안당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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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새벽 3~4시에 잠에서 깹니다. 그 시간에 독서를 하고 독후감을 작성합니다. 하루 중 의미 있는 시간이긴 하지만, 피곤한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새벽형 인간이라서가 아니라, 읽고 쓰기 위한 방법을 발견하던 중 새벽시간을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코로나19로 인해 새벽 기도회를 한 주간 쉰 적이 있습니다. 그 기간에 온몸이 회복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야 한다는 긴장감과 압박이 없으니, 제대로 깊은 잠을 잘 수 있었던 것입니다. 새벽 시간이 좋긴 하지만, 몸이 너무 힘들기는 했었던 것 같습니다.




잠을 제대로 못 자니 수면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잠이 부족한 느낌이 늘 있으니 난감하긴 합니다. 어떻게 해야 깊은 잠을 잘 수 있을지, 효율적으로 잠을 취할지 등의 고민입니다. 주어진 환경에서 최대한 효율적인 선택이 필요하다고 여겨집니다.




이 책 『수면: 그림으로 읽는 잠 못 들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의 저자 '니시노 세이지'는 스탠퍼드대 의학부 정신과 교수이자 동 대학 수면 생체리듬 연구소 소장입니다. 저자는 인간의 수면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의 결과물과 최신 지식들을 이 책을 통해 소개합니다.




제1장에서 수면에 관한 최신의 상식을 통해 가장 기본적인 수면 지식을 알 수 있습니다. 수면에 대한 다양한 속설 중 사실과 다른 것들도 있습니다. 과학적 자료와 연구를 통한 접근은 수면에 관한 여러 주장 중 사실이 무엇인지를 분별할 수 있게 해줍니다. 더하여 좀 더 양질의 수면을 취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2장에서는 수면 과학의 메커니즘을 밝힙니다. 이를 통해 수면이 가진 장점을 알게 됩니다. 인간에게 있어 수면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됩니다. 또한 수면이 부족할 때 경험하는 다양한 양상을 정리합니다. 수면이 주는 유익과 수면 부족으로 인한 해로움을 모두 알게 됩니다.




3장에서는 수면의 질을 높이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아봅니다. 수면의 질을 높이는 과학적인 방법을 실제적으로 접목하여 일상 가운데서 적용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잘 자고, 잘 깨는 방법만 알아도 삶의 질이 확연히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느낄 것입니다.




'그림으로 읽는 잠 못 들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 시리즈는 쉽고 재미있게 주제에 파고들게 만듭니다. 그림과 짧은 글을 통해 시각적으로도 이해하기가 쉽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 주제에 깊이 들어가기 위한 입문서로 참 좋은 시리즈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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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 - 1000명의 죽음을 지켜본 호스피스 전문의가 말하는
오츠 슈이치 지음, 황소연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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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의 작은 마무리들을 대합니다. 하루에 밤 시간, 일주일에 토요일, 한 달에 마지막 날, 12월 31일이 그러합니다. 삶의 작은 마지막은 매듭과 같습니다. 우리 삶을 잠시 멈추게 만들죠. 인생을 돌아보게 하며, 우리 삶의 큰 마지막을 생각해 볼 수 있게 합니다.



죽음의 위력은 대단합니다. 땅을 딛고 살아갈 때의 강력함 힘들이 죽음 앞에는 무용지물입니다. 돈과 명예, 권력 등은 삶의 마지막이 되었을 때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소중한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마지막이 가까워지면 모든 것이 힘을 잃습니다. 우리를 둘러싼 힘겨움, 나의 옹졸한 마음, 미래에 대한 두려움,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까지도 말이죠. 죽음 앞에 우리는 진지하게 되고, 진실하게 됩니다. 용기를 얻게 되고, 삶의 중차대한 문제에 정면으로 대응하게 됩니다.



하지만 많이 늦었습니다.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몸도 우리의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정서는 순간순간 변하고, 정신적으로도 예전 같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늦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우리에게 소중한 것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이라도 해야 하는 것 말입니다.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는 말기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는 호스피스 전문의인 오츠 슈이치의 저작입니다. 저자는 죽음 바로 앞에 있는 말기 환자들을 돌보면서 생과 사의 문제에 직면합니다. 더불어 자신의 환자들이 마지막으로 하는 행동을 관찰합니다.



죽음과 마주한 환자들은 후회합니다. 생전에 하지 못한 것들로 인해서 말입니다. 후회는 다양하지만 여러 부분에서 공통점도 있습니다. 우리가 소홀히 해왔던 것들이죠. 당장은 우리 삶을 좌우하지 않는 듯하지만,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들입니다.



가령 조금 더 겸손하고 친절했더라면 하는 태도의 문제입니다. 또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주었더라면 하는 관계의 문제죠. 마지막이라는 아쉬움은 건강의 문제도 빼놓지 않고 후회하게 만듭니다. 이 모든 것들이 매우 소중하지만, 지금 당장 에너지를 쏟지 않을 때가 많은 것들입니다.



아직 늦지 않습니다. 지금부터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작은 마무리는 그런 점에서 큰 유익이 있습니다. 큰 마무리를 준비하게 합니다. 이 책의 메시지를 단순하지만 큰 울림이 있습니다. 마지막 점검의 때, 후회가 아닌 환희로 가득 찬 시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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