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의 강연을 들으러 갔다. 대학 교정에서 열리는 행사였다. 그는 교수였지만, 다른 지역 다른 대학의 교수였다. 그해 초에 국제적인 상을 받은 유명한 작가이기도 했다. 누구나 무료로 들을 수 있는 강연이었지만 강당은 반 정도만 차 있었다. 나 자신도 우연의 일치가 아니었다면 그곳 청중 사이에 끼어 있지 않았을 것이고 그 도시에 있지도 않았을 것이다. 친구가 암에 걸려, 그 특정 암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그 지역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 난 그 친구를 보러 왔다. 수년 동안 만나지 못했고, 병이 위중하여 어쩌면 다시는 못 볼 수도 있는 사랑하는 나의 오랜 친구.
-알라딘 eBook <어떻게 지내요>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정소영 옮김) 중에서 - P7
왜 사람들은 감시자본주의를 떠올리기만 해도 분노가 치밀지 않나요? 빅테크 기업에 너무 겁을 먹어 정신이 나가버린 건가요? 인류의 멸망을 연구하던 외계인이 어느 날 이렇게 결론을 내릴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자유를 감당할 수 없었다. 차라리 노예가 되고자 했다.
-알라딘 eBook <어떻게 지내요>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정소영 옮김) 중에서 - P16
아빠와 이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그때는 나도 정말 힘들었어요—근데 그걸 제대로 알아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죠. 엄마 아빠는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려 했고, 두 분 곁에는 제가 있었죠. 하지만 내 곁엔 아무도 없었어요. 내 욕구는 늘 뒷전으로 밀려났고, 엄마 아빠는 한 번도 진심으로 거기에 신경을 써준 적이 없잖아요. 심리치료사 말이 그래서 내게 그렇게 문제가 많은 거래요.
-알라딘 eBook <어떻게 지내요>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정소영 옮김) 중에서 - P23
알아요, 아빠. 하지만 지금 내가 하는 말은 나도 힘들었고, 지금도 힘들고, 그 점을 좀 알아달라는 거예요. 지금까지 내내 이어지고 있고, 지금도 매일 내 삶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요. 심리치료사 말이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한대요.
-알라딘 eBook <어떻게 지내요>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정소영 옮김) 중에서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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