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아가씨가 이렇게 살면 안돼요." 도스 부인이 말했다.
월터가 떠난 뒤로 내가 일주일 동안 바깥에 나가지 않자 하는 말이었다. 나가고 싶지 않았다. 항상 피곤한 느낌이었기 때문에, 하고싶은 일이라곤 
아주 늦게까지 침대에 누워 있다가 침대에서 뭘 좀
먹고 그러다가 오후에는 오래오래 욕조 안에 앉아 있는 것뿐이었다. 나는 머리를 물 속에 담그고 수돗물이 떨어지는 소리를 듣곤 했다. 그게 폭포라고 상상했다. 모건 쉼터에서 우리가 목욕을 하던 연못으로 떨어지는 폭포 같은. - P110

그리고 나는 항상 그 연못이 나오는 꿈을 꾸고 있었다. 폭포가떨어지는 바로 근처는 물이 깨끗했지만 얕은 곳들은 진흙탕이었다. 연못 주위에는 밤이면 피어나는 그 커다란 흰색 꽃들이 자랐다. 팝꽃, 우리는 그렇게 부른다. 백합 모양에 진한 단내가 아주 강하게났다. 멀리 떨어져서도 그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헤스터는 그 향을 견디지 못했고, 그 냄새를 맡으면 어지러워했다. 강가의 바위 밑에는 게가 있었다. 나는 목욕을 하다가 게들 때문에 첨벙대곤 했다.
게는 긴 더듬이 끝에 작은 눈이 달려 있었고, 사람들이 던진 돌에맞으면 껍데기가 으스러지면서 부드럽고 하얀 물질이 보글보글 흘러나왔다. 나는 항상 이 연못이 나오는 꿈을 꾸며 꿈속에서 그 녹갈색 물을 보고 있었다. - P111

"안돼요, 젊은 아가씨가 이렇게 살면 안돼요." 도스 부인이 말했다.
사람들은 ‘젊은‘이라는 말을 하며 마치 젊다는 게 무슨 범죄라도 되는 양 굴지만, 정작 늙어가는 것은 항상 그리도 무서워한다.
나는 생각했다. ‘내가 늙어서 이 모든 망할 일이 다 끝났으면 좋겠어. 그럼 도무지 아무것도 아닌 일로 이렇게 침울한 기분에 빠져있진 않을 텐데! - P111

이윽고 택시가 왔다. 길 양편의 집들은 작고 
칙칙하건 크고 칙칙하건 모두 완전히 똑같이 생겼다. 나는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는 사실을 살아오는 
동안 줄곧 알고 있었으며 오랫동안 두려워해왔다는것을 깨달았다. 오랫동안 두려워해왔다. 물론 모든 사람에게는 두려움이 있는 법이다. 그런데 이제 그 두려움이 자라나 있었다. 거대하게 자라나 있었다. 그리하여 그것은 나를 가득 채우고 온 세상을가득 채웠다.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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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천사 오늘의 젊은 작가 44
이희주 지음 / 민음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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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기분이 묘하게 나쁘다가 갈수록 진창에 빠진 듯 기분이 나빠지는 소설. 나(만)의 천사, 섹스돌, 섹스봇, 인형 ...어떤 이름을 붙인다 해도 그 이름에 투영된, 궁극의 미美에 대한 인간의 저급한 욕망과 집착에 결국 쓴 물이 올라오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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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턴 미국 여행

모자
2016년 3월 9일, 나와 아내 F는 뉴욕의 JFK 공항에 도착했다. 마중 나오기로 한 M 군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도착 로비로 나와서 M 군에게 전화를 했더니 아직 집이었다. 우리의 도착시각을 잘못 알고 있었다고 한다. 지금부터 서둘러도 시간을 
맞출 수는 없다. 어쩔 수 없이 예약해둔 맨해튼의 아파트까지 택시로 향했다. - P13

마음에 쏙 들었던 보르살리노의 펠트 페도라였다. 예상보다 날씨는 따뜻했고, 오히려 덥다 싶을 정도여서 모자를 벗은 채 M군에게 전화를 걸고는 그 자리에 두고 왔던 것이다. 여행 첫날부터 모자를 잃어버리다니. 열네 시간의 비행 중에는 물론 모자를 벗어놓았기에 따져보면 착류한 후 도착 로비에 이르기까지 아주 짧은 시간밖에 쓰지 않았던 셈이다. - P13

나중에 공항 유실물센터에 문의하니, 대응은 예상보다 훨씬 정중했지만 역시 보관하고 있는 분실물 중에 내 모자는 없다고 했다. 어디 헌옷가게에라도 팔려버렸을까, 아니면 누군가가 아무렇지도 않은 척 슬쩍 쓰고 가버린 걸까. 내 머리 크기는 서양인 남성평균보다 꽤 크니 그 모자가 딱 맞는 사람은 많지 않으리라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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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천사가 쓰여진 시대와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짧은 글
-<앙쥬> 밀레니엄 특집호, 「천사가 있는 21세기에서

생각해 보자. 궤도 계산에 실패한 외계인이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 파리나 도쿄가 아닌 서울에 착륙하는 모습을. 잠에서 덜 깬 어 . 몰려든 사람들의 머리 사이로 최신 원형 우주선과 눈부신 방송국의 조명과 손가락이 긴 외계인이 보인다. 그들이 레드카펫 위에서 미국 대통령이 콩고드기를 타고 오길 기다리는 동안 앵커는샤넬 트위드 자켓을 입고 지구에 대해 설명할 것이다.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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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존 버거의 글로 쓴 사진
존 버거 지음, 김우룡 옮김 / 열화당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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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버거의 글로 쓴 사진, 말 그대로 '포토카피'라는 용어가 잘 어울리는 산문집이다.

인생의 어느 한 순간을 사진으로 '포착'하여 담백하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그 순간들을 묘사해 놓았다. 존 버거의 이 책 속 문장 중에서 "사진은 순간과 영원을 붙든다('지하철에서 구걸하는 남자' 중)"는 말이 있는데 에세이 한 편, 한 편을 읽을 때마다 순간을 영원히 붙들어 매놓은 듯한 느낌이 든다는 것이 정말 놀라웠다. 내 사진을 앨범에서 한 장 꺼내 글로 묘사한다면 이런 느낌이 들 수 있을까, 나도 한번쯤 이런 '포토카피'라고 하는 에세이를 써보고 싶다는 충동이 강하게 들기도 했다. 읽다 또 느낀 거지만...  난 이렇게 담백하고 꾸밈이 없는 듯 묘사한 글을 좋아한다는 거다.^^  


사진 속의 사람들은 내가 잘 몰랐던 벽화를 복원하는 여인이기도 하고, 이십대 초반의 나이에 교통사고로 돌아간 아들을 추모하며 평생 상복을 입고 있는 안젤린이기도 하다. '안티고네를 닮은 여자'로 묘사되는 - 1943년 8월, 영국 켄트 주 애시퍼드의 한 요양소에서 '굶주림과 폐결핵에 기인한 심장근육 변성. 그에 따른 심부전'이 사인이었던 서른 네 살의 젊은나이에 단식으로 인한 자살을 선택한 여인 - 철학자 시몬 베유이기도 하다. '샤프카를 쓴 젊은 여인'은 신문에 실린, 러시아 의회 건물을 방어하기 위한 시위대의 한 사람일 수도 있다. 또는, 먼저 떠나 버린 친구일 수도 있고 저 멀리 바다 건너 멕시코의 무장 반군의 지도자일 수도 있다. 29 개의 짧은 에세이에 그리운 사람들, 혹은 신문에 실린 사람들, 그림 속의 사람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작가의 가장 친한 친구 토니오는 마드리드 북쪽 엘 레켄코 계곡에 오두막을 짓고 살기 시작했는데 그곳에서 땅딸막한 체격의 소몰이꾼 안토닌을 만나고 두 사람은 서로 지나치게 가까워지지 않으려 애쓴다. 두 사람은 그저 가끔 테라스에 앉아 계곡 아래를 바라보며 담배를 피거나 욕지거리를 내뱉기도 하고 산록에서 본 것을 주섬주섬 주워 섬기기도 하며 지내는데, 어느 날 토니오가 안토닌에게 가벼운 식사를 하자고 청했고, 데려온 개 두 마리는 밖에 두고 들어오라고 말한다. 포도주와 빵, 올리브 기름을 얹은 토마토, 나이프와 포크를 더해 차려진 식탁에서 떠듬떠듬 대화가 이어진 식사가 끝났을 때 안토닌은 감격하여 눈물을 흘린다. "평생 이런 식사는 처음이었소. 마치 고급 레스토랑에 온 기분이었소." 엄숙히 선언하듯 말하는 안토닌은 사실 이런 식사 자리가 처음이었고 어색하기만 했는데 평생 산 속에서 '소몰이꾼'으로만 살아온 그에게 이러한 소박한 식탁조차도 사치로 여겨진 듯했다. 결국 두 사람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다 서로를 껴안고 만다. ('바위 아래 개 두 마리'의 포토카피)


적어도 두 대륙의 산악에서 게릴라로 싸워 온 모하메드 브라힘은 뛰어난 요리사일 뿐 아니라 친구들을 위해서라면 하루 전부를 기꺼이 바칠 그이지만 이야기는 그가 열세 살 때인 1947년 시작된다. 변성기를 맞아 목소리가 갈라지는 나이였지만 결단력만큼은 어른 못지 않았고, 그의 앞에 닥친 위험 또한 어른의 그것이었다. 인도와 파키스탄으로 분리가 되던 그 시절, 난민촌이 위험에 처하고 파키스탄으로 탈출하려던 사람들은 일부는 구조 비행기를 타고 떠나고 남은 대다수의 사람들은 비참함 속에서 걸어서 탈출할 수 밖에 없다. 모하메드는 비해기를 타고 떠나기 전 형이 건네준 엽총 한 자루와 탄띠, 백 루피짜리 지폐를 들고 난민 행렬에 합류했다. 도중에 공격을 받기도 하지만 모하메드는 적이 달려오는 것을 가장 먼저 발견하고 땅에 엎드려 기다리면서 도적 넷을 쏘아 쓰러뜨린다. 어느 한 낮, 행렬의 일행 중에 한 남자가 망고 숲으로 걸어가는 여자를 겁탈하려 할 때 따 따라가 사살한 모하메드는 살인자로 몰려 위기에 처하는데 아편쟁이 남자 '무사'가 구해준다. 위엄과 기품이 있었던 무사는 아편의 기운이 떨어지자 행렬의 우두머리가 되어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돕는다. 행렬이 마침내 국경에 도착했을 때 무사와 헤어진다. 칠 개월 후 보도에 웅크리고 앉은 남자에 걸려 넘어질 뻔한 모하메드, 가까스로 멈추고 돌아보니 칠 개월 전 헤어진 '무사'가 아닌가. 그는 무사를 흔들고 소리쳐 불렀지만 무사는 전혀 알아듣질 못하고 무사를 흔들며 소리치던 모하메드는 균형을 잃고 쓰러져 길가에 엉켜 넘어진다. 분노와 슬픔에 북받친 모하메드는 오랫동안 울었다. 그 순간 그는 혁명가가 되겠다고 맹세한다.('길가에 쓰러진 두 남자'의 포토카피)




<문장들>

  내가 그녀를 그리고 있음을 그녀는 물론 알고 있었다. 내 겨냥과 마주치기 위해 그녀는 무언가를 내보내고 있었다. 그녀가 보내는 것이 내 겨냥을 벗어나지 않고 닿으면 좋은 그림 하나가 생기게 될 것이다. 대상과 닮게 그리는 것이 인물화의 조건이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닮을 수도 닮지 않을 수도 있지만, 여하튼 그것은 신비로 남는다. 이를테면 사진의 경우 '닮음'이란 없다. 사진에서 그건 질문조차 되지 않는다. 닮음이란 생김새나 비율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아마도 두 손가락 끝이 만나는 것같이 두 방향에서의 겨냥이 그림에 포착된 것이리라. ('6. 턱을 괴고 있는 젊은 여자' 중에서) 


  그는 자신의 모성적 글씨로 이렇게 쓴 적이 있다. 사진은 끝없는 응시로부터 나오는 무의식적인 영감이다. 사진은 순간과 영원을 붙든다. ('11. 지하철에서 구걸하는 남자' 중에서)


  풀밭에 앉아 그 그림들을 응시하고 있었다. 해가 떨어지고 있었고 갑자기 서늘해진 뭍으로, 아직 더운 바다로부터 미풍이 불어온다. 풀잎 조각 하나가 그림 위로 날아가 앉았다. 또 다른 그림 위론 작은 열매 하나가 날아 올랐다. 양피지처럼 투명한 옥수수 이파리 하나가 근처 밭을 맴돌다가 또 다른 종이 위로 날아 올랐다. 이런 비행들을 보지 못했다면 원래 그림에 그려져 있던 것으로 착각할 뻔했다. 나는 이제, 어디에다 예술과 자연, 생성과 기원을 구분하는 선을 그을지 확신할 수 없게 된다. 이런 신비에 싸여, 나는 어두워진 후까지, 닭들이 잠잠해진 후까지, 그 그림들을 응시했다. ('12. 풀밭 위의 그림' 중에서)


  마르셀의 빈 오두막 문을 밀었다. 기차의 칸막이 방만한 방이 둘 있다. 나는 속으로 번져가는 감정을 누르며, 유리 잔에 물을 채우고, 한 묶음 손에 들고 간 꽃을 꽂아 테이블 위에 놓았다. 하루가 저물 때면 거기 앉아 나는 커피를, 마르셀은 우유를 마시곤 했었다. 그가 가 버리고 없는 지금, 그 의자에 다시 앉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소떼들의 종소리 뒤로 고함치며 욕지거리하며 다가오는 마르셀의 목소리가 정적 속에서 들려 올 때까지, 나는 거기 가만히, 가만히, 서 있었다.('15.잔에 담긴 꽃 한 묶음' 중에서)


  책상 오른쪽은 창문이다. 북쪽을 향한 커다란 창이다. 오귀스트 콩트 가(街) 육층에 위치한 아파트는 낮은 언덕에 자리잡고 있어서, 바로 아래의 뤽상부르 공원부터 사크 레 쾨르까지 파리 전체가 내다보인다. 그 창가에 서서, 창을 열고, 겨우 비둘기 네 마리 정도 앉을 수 있는 발코니 쇠 난간에 기대어, 저 지붕들과 역사를 넘어 상상 속으로 비행한다. 상상 속의 비행에 꼭 맞는 높이다. 한 시대가 끝나고 다른 시대가 시작되는 도시의 먼 외곽, 그 방벽들을 향해 날아가는 새들의 높이. 그런 비행이 이 도시만큼 우아한 곳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그녀는 창 밖으로 보이는 그 풍경을 사랑했고, 그것들이 가진 특권의 부당함에 깊이 절망했다. "진리와 고통은 자연스런 동류이다. 둘은 우리 존재 안에, 영원히 말없이 서 있도록 저주받은 침묵의 애원자들이기 때문이다." ...(중략) ... 아파트 입구 (지금은 들어가려면 비밀번호를 눌러야 한다) 위 벽에 명판이 하나 붙어 있다. "철학자 시몬 베유, 1926년에서 1942년까지 여기서 삶." ('20. 안티고네를 닮은 여자' 중에서)


  삶은 힘들고 참혹해져 갔다. 너무 참혹해서, 특히 여자들의 경우 그런 삶을 다른 이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을 정도였다. 태어나지 않은 것이 나았고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이 나았기에, 인간은 출산을 중단하려 했다. 신이 성적 즐거움을 주는 행위들을 고안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때가 바로 그때였다. 신은 하나씩 하나씩 그것들을 만들어 갔다. 그때 이후로, 사랑 행위를 하는 남녀는 힘든 현세를 용서하며 내세를 꿈꾸게 되었다... ('25. 바구니 안의 고양이 두 마리' 중에서)


  그날에야 비로소 깨달은 것이 하나 있었다. 스방은 세잔이나 피사로처럼 현장에서 사생하는 마지막 화가였다. 스방은 그들처럼 그리지 않는다. 그렇게 해 보려는 시늉도 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저 그들이 그랬던 것처럼 한 손에 붓을 쥐고 눈을 크게 뜨고 무심히 바라보면서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이다. 무심히? 그렇다. 어떤 이유 같은 것은 묻지 않고 무심히 바라보는 것이다. 무심함. 바로 이것이야말로 이 화가들에게서 성인의 자취를 발견할 수 있게 하는 것이며, 이것이야말로 그들의 겸손이 전혀 꾸밈없는 것으로 드러나는 까닭이다. ('28. 19호실' 중에서)


  "저들이 입만 열면 우리에게 갖다 붙이는 '폭력 전문가'라는 말에 대해 얘기하고 싶은 충동을 느껴요. 그래요. 우린 전문가들입니다. 하지만 우리 전문은 희망입니다. ...우리의 기진하고 부서진 몸으로부터 반드시 새로운 세상이 일어날 것입니다. ...우리 생전에 그 세상을 볼 수 있느냐고요? 그게 중요할까요. 그런 세상이 올 것을 확신하고 있는 한, 또 우리가 가진 모든 것 ㅡ 삶, 몸, 영혼 ㅡ 을 길고 고통스러운 탄생, 하지만 동시에 역사적인 탄생을 위해 바친 것을 확신하고 있는 한, 우리 생전에 이루어지고 아니고는 상관이 없다고 믿습니다. '아모르 이 돌로르(Amor y dolor)' ㅡ 사랑과 고통 ㅡ 이 두 낱말은 운만 맞는 것이 아닙니다. 둘은 함께 동맹하여 앞으로 나아갑니다." ('29. 반군 부사령관' 중에서) 




글을 쓰고 있는데 창문 밖으로 날개를 활짝 펼친 하얀 새 한 마리가 유유히 날아 오른다. 다시 돌아온 '백로'로구나! 반갑다~~~

올핸 비가 자주 와서 그런지 우리 동네를 흐르는 냇물에서 논으로 물을 퍼 올리는 양수기 소리가 들리지 않았는데 아침에 보니 트랙터로 벌써 논을 갈고 계셨다. 논을 갈고 물을 채워 놓으면 어김없이 백로가 날아든다.^^ 

아랫 집 어르신 댁에 활짝 핀 목련 구경하러 가야겠다. 조금 떨어진 우리 집에서 내려다봐도 어찌나 탐스러운지 절로 기분이 들뜬다. 온 동네가 벚꽃이 피려고 준비 중인데 어르신 댁 커다란 벚나무는 아직 소식이 없다. 어르신 댁 벚꽃이 피면 나무가 크고 탐스러워서 보기 드문 장관을 이루는데 마치 아름다운 책 표지에서 본 듯한 그 정경을 난 너무 좋아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피겠지? 벌써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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