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을 삼킨 소년 - 제37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 수상작
야쿠마루 가쿠 지음, 이영미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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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좀더 다정하지 못하고 더 큰 관심을 주지 못했던 부모, 아니면 어른들의 눈에 고작 그만한 일로 비춰질지도 모를 이유를 친구의 배신이라 생각한 열네 살의 조금은 특별했던 두 친구의 관계일까?

 

어쩌면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자 조금만 더 다가갔더라면, 툭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조금의 시간이 있었다면 서로의 진심을 제대로 알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 책을 완전히 다 읽기까지 참으로 많은 감정과 생각들이 스쳐지나 간다.

 

최근 학교 폭력의 심각성이 날로 더해가면서 국내에서도 얼마 전 교내에서 동급생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동안 괴롭힘을 당해왔다는 가해자. 표면적으로는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어버린 순간이다.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 있다보니 이런 문제가 예사롭지 않게 느껴지는게 사실이다. 그렇기에 『침묵을 삼킨 소년』의 이야기에 더욱 몰입했던게 아닐까 싶다.

 

14살의 중학생 아오바 쓰바사가 동급생인 우지이 유토를 죽였다는 혐의로 긴급 체포된다. 쓰바사의 아버지인 요시나가 게이치는 살해 사건이 발생하기 전 아들이 전화를 걸어왔지만 그동안 진행해오던 프로젝트가 경쟁팀을 물리치고 선정된 날이여서 팀원들과 회식 중이여서 쓰바사의 전화를 받지 못한다.

 

아내 준코와 이혼 요시나가는 팀원이자 회사동료인 미사키와 결혼을 생각할 정도로 진지하게 사귀는 중으로 쓰바사는 아내가 키우고 있는 중이였다. 바쁘다는 핑계로 한 달에 한 번 정도였던 만남이 몇 달에 한 번으로 되가면서 그동안 아들에 무관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그러다 아들이 동급생을 살해했다는 혐의로 체포되고 아내와 마주하게 되면서 그동안 자신들이 아들에 대해 아는게 없었다는 사실을 자각한다. 미사키와의 결혼, 쓰바사의 양육비를 위해 오롯이 성공을 향해 달리던 그에게 이 일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

 

특이하게도 쓰바사는 사건에 관해 함구하게 되고 요시나가는 사건 해결을 위해 변호사를 고용하지만 아들은 계속해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여기에 언론에서는 이 충격적인 사건을 취재하고자 가해자의 부모인 요시나가와 준코를 끈질기에 쫓아다니고 집은 물론 회사에까지 찾아오게 된다.

 

변호사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으나 아버지인 자신에게 반응하는 아들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는 요시나가, 그런 그에게 아들은 살해를 인정하는데...

 

살해를 인정하는 말 이외에 그 어떤 말을 하지 않고 뉘우침도 없는 태도는 재판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결국 아들로부터 말을 이끌어내기 위해 변호사는 보호자인 자신을 부첨인이 될 것을 제안한다.

 

쓰바사가 오롯이 아버지와 단둘이서만 이야기하겠다고 말하는 가운데 해결책이 없어 요시나가는 이를 받아들이고 아들로부터 사건에 얽힌 진실을 밝혀내고자 대화를 이끌어내는 동시에 그 날의 사건과 관련해 무엇인가를 깨닫게 된다.

 

그리고 밝혀지는 진실이란 부모의 이혼으로 사랑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했던 쓰바사가 자신도 비슷한 처지라고 생각한 유토와 친해지지만 후에 쓰바사가 아버지인 요시나가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된 것을 알게 되고 배신자로 낙인 찍히며 함께 어울려 다니는 유토를 포함한 다른 친구들로부터 마음을 살해당하는 괴롭힘을 겪었다는 것이 밝혀진다. 그러나 여전히 유토를 죽인것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않는 태도에 결국 2년 동안 소년원에 가둬지게 된다.

 

여기까지의 이야기만 보면 참으로 답답한 순간이다. 자식이 끊임없는 S.O.S 요청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부모와 자존감이 사라질 때까지 괴롭힘을 당하는 소년, 결국 어디에서도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반복되는 괴롭힘에 마음이 살해당했다고 고백하는 소년의 선택은 그 방법이 정당화될 수는 없지만 공감이 될 수 밖에 없어서, 오죽하면 저랬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마지막에 반전과도 같은 소년의 진짜 고백이 등장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년의 잘못만으로만 치부하기엔 14살 아이가 감당하기 힘든 고통이 엿보이는것 또한 사실이다. 보다 적극적으로 아이가 부모에게 이야기 해서 도움을 요청했더라면 하는 안타까움과 삶이 바빠 자신의 소중한 아이를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한 부모의 잘못이 아직 어린 아이에게 평생 십자가를 짊어지고 가게 만든것 같아 마음이 무거워지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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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보쟁글스
올리비에 부르도 지음, 이승재 옮김 / 자음과모음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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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보쟁글스』는 사랑스럽고도 슬프고 애잔하지만 진한 가족애가 느껴지기도 하는, 이상하지만 동시에 매력적인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서로를 부르는 이름이 매일 바뀌는 부모님은 마치 익살꾸러기 같은 모습을 지니고 있다.

 

두 사람은 처음 만나던 때에도 말장난 같은 거짓말로 아버지는 자신의 주변에 있던 사람들을 한것 믿게 만들어 버리고 그들로 하여금 점점 더 이야기 속에 빠져들게 하는데 이때 어머니도 같은 자리에 있었는데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그 농감같은 거짓말을 오로지 어머니만이 대응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삶을 살아가는 방향과 그속에서 추구하는 즐거움이 같은 두 사람은 이후 부부가 되고 넓은 집에서 시시 때때로 많은 사람들을 초대해 파티를 열며 행복한 나날들을 보낸다. 그러다 아들이 태어나고 아프리카 여행 중 온갖 서류들과 절차를 거쳐 더부살이 아가씨라 부르는 쇠재두루미를 데려와 키우게 된다.

 

아버지는 상원의원인 쓰레기 덕분에 카센터 개업자가 되어 큰 돈을 벌고 이후 스페인에 별장까지 사서 은퇴한 뒤로는 소설을 쓰겠다고 하지만 출판사로부터 “잘 썼고, 재미있는데, 머리도 없고 꼬리도 없네요.”라는 답변을 듣고 퇴짜를 당한다.

 

삶의 매 순간을 심각하게 살기 보다는 즐겁게 살려는 가족이고 거의 매일 밤마다 늦게까지 파티를 즐기는 가족이기에 아들 역시도 오전에는 학교에 가지 못하는 상황이 점점 이어지고 결국 '조기퇴직'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세무조사원이 집으로 찾아와 그동안 세금을 너무나 오래도록 내지 않았음을 이야기하면서 평화롭고 즐겁던 가족들의 삶은 산산조각 난다. 아들이 태어나고 몇해 만에 점차 이상한 증상을 보이던 아내는 이 일로 인해 집에 불을 내고 결국 의사들의 권고로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오랫동안 우편물을 확인하지 않았던 결과로 인해 현재 살고 있는 큰 집을 팔아 세금을 내고 작은 집으로 옮겨와 살면서 병원에 입원한 어머니를 보러가던 아버지는 어머니와 계획해 전대미문의 유괴 자작극을 벌이게 되고 셋은 감쪽같이 어머니를 탈출시켜 스페인의 별장으로 간다.

 

스페인에 도착해 이전처럼 평온한 나날을 보내던 이들에게 다시금 어머니가 우울증 등의 정신적 고통을 겪게 되면서 점차 힘든 시기가 이어지고 마을의 유명한 축제 날 유일한 이방인이였던 아버지와 어머니는 마을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처음이자 마지막일것 같은 춤을 춘다.

 

그날 밤 어린 아들의 곁에서 마치 유언과도 같은 이야기를 남긴 채 어머니는 가족들을 위해 자신에게 영원한 평화를 선사한다. 그후로 아버지는 잠도 자지 않고 힘들어보이지도 않은 채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쓰게 되고 어머니의 장례식이 끝난 후 자신들을 보러 온 쓰레기에게 아들을 맡기고 영원한 사랑을 맹세한 어머니를 향해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길을 떠난다.

 

두 사람의 광기와도 같은 사랑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아들은 그런 아버지의 선택을 이해하고 그동안 아버지가 썼던 이야기를 출판사에 보내게 되고 이는 처음 아버지의 투고와는 달리 그 가치를 인정 받아 출간되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된다.

 

세 사람이 가장 행복하던 때에는 늘 같은 노래인 니나 시몬의「미스터 보쟁글스」가 흘러 나왔다. 이 노래는 이들 가족의 추억 속 가장 행복한 한 때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틀에 박힌대로 살지 않는, 괴짜와도 같은 이들의 이야기는 그래서 독특하고 흥미로웠고 유쾌하지만 애잔함이 흐르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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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이 번지는 곳 프라하, 체코 In the Blue 7
백승선 지음 / 쉼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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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독일,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를 접하고 있는 체코. 이 책에서는 체코의 여러 도시들 중에서 프라하, 체스키 크룸로프, 올로모우츠를 담고 있다.

 

 

 

 

 

가장 먼저 나오는 곳은 프라하다. 한 해 프라하를 찾는 관광객이 1억 명이 넘고 세계 10대 관광도시에도 올라와 있는 프라하는 블타바 강을 중심으로 유명 관광지들이 자리 잡고 있다. 지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시내 전체가 관광명소인 셈이다. 저자의 조언대로 2~3일의 일정으로 도보 여행을 하는 것이 프라하의 모든 것을 구경하는데 여러모로 도움이 될 듯하다.

 

파란 하늘 아래를 가득 메운 빨간 지붕들이 너무 멋지게 느껴진다. 저자의 작품 중에 『추억이 번지는 유럽의 붉은 지붕: 지붕을 찾아 떠난 유럽 여행 이야』 에서 먼저 소개된 곳이 프라하인데 이번에는 프라하를 집중적으로 보여주고 있으니 이 책을 보는 내내 행복하기만 했다.

 

 

<바츨라프 광장>을 둘러싼 건물들에서 지난 세월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오른쪽 탑은 '아담', 왼쪽 탑은 '이브'라고 불리는 틴 성당(구시가 광장의 랜드마크인 80m 높이의 첨탑이 인상적인 11세기 고딕 양식의 성당)의 쌍둥이 종탑은 낮과 밤이 전혀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프라하는 낮이든 밤이든 멋스러움을 간직한 곳인가 보다.

 

 

시내 어느 건물, 어느 거리를 찍어도 그 자체로 그림이 되는 프라하에서도 만날 수 있는 것이 바로 구시청사 천문시계이다. 유럽의 여러나라에서 만날 수 있었던 천문시계는 정교함과 예술성에서도 충분히 역사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프라하에 있는 이 천문시계는 1410~1421년 사이에 제작된 오를로이(Orloj)로 독일어와 라틴어의 두 단어가 합성된 말로 '말하는 시계'라는 의미란다. 

 

낮과 황혼, 밤의 시간, 12개의 별자리, 남회귀선, 북회귀선, 달의 기우는 것, 태양과 달, 북극성의 위치까지도 알 수 있다고 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매시 정각마다 38초간 시계쇼가 펼쳐진다고 하니 프라하에 가면 꼭 정각마다 구시청사 천문시계를 보러 갈 것 같다.

 

 

외국 사람들이 보는 한국의 이미지는 어떨지 모르지만 이 사진처럼 빨간 지붕아래 촘촘히 밝혀있는 집들과 집 주변을 따라 흐르는 강, 그리고 그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의 모습을 한장에 담은 사진은 너무 아름답게 느껴진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어느 장소처럼 프라하에도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곳이 있다. 카를교 위 30개의 성상 중에서 성 요한 네포무크 동상 아래 네포무크의 순교를 묘사한 청동판과 중직한 개를 쓰다듬는 모습의 청동판을 만지면 소원이 이루어진고 한다. 한눈에 봐도 많은 사람들이 만졌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영화 <아마데우스>가 촬영됐던 스트라호프 수도원은 도서관과 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하니 개관시간에 맞춰서 꼭 한번 들러 보고 싶다.

 

 

프라하하면 떠오르는 작가가 있다. 바로 프란츠 카프카이다. 카프카는 이곳에서 1916년 11월 ~1917년 5월까지 소설『성(城)』을 썼다고 한다. 프라하 성 안 모퉁이 좁은 골목에 빼곡하게 자리잡은 자그집들이 있는 골목이 바로 황금소로다. 원래는 프라하 성을 지키는 병사들의 막사로 사용된 곳으로 16세기 후반부터 연금술사와 금은 세공사들이 살면서 황금소로라고 불리기 시작했단다.

 

이 황금소로 가장 유명한 곳은 사진속 가장 앞쪽에 있는 22번지 파란색 집이다. 이곳에서는 카프카의 책이나 엽서 등이 기념품을 팔고 있다고 한다. 골목 자체도 너무 예쁘다. 마치 동화속에 나오는 곳 같기도 한 이곳의 건물들은 색색깔로 벽이 칠해져 있어서 더욱 그런 분위기를 자아낸다.

 

 

 

 

 

두번째로 나오는 도시는 체스키 크룸로프다. 체코어로 '체코의 말발굽'이란 뜻을 가진 체스키 크룸로프는 성에서 내려다 보면 그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아름다운 건물들로도 멋진 곳이지만 이곳의 간판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가게마다 가게의 특징을 간판에 그려놓았는데 작은 간판 하나에서도 역사와 전통이 그대로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소개된 체코의 도시는 올로모우츠다. 올로모우츠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시청사 천문시계와 7개의 크고 작은 바로크 양식의 분수다.

 

 

프라하의 천문시계와 달리 노동자, 과학자 등 사회주의 이념을 표현하고 있다고 한다. 고딕 양식과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진 시청사의 탑 외벽에 높이 14m인 천문시계는 매시 정각이 되면 음악과 종소리가 울리고 목각인형들이 나와 음악에 맞춰서 춤을 추기 때문에 매시 정각쯤 되면 사람들이 이곳으로 모여 든다고 한다.

 

 

 

다음으로 인상적이였던 7개의 분수중에서도 호르니 광장 시청사의 남쪽 모퉁이에 있는 아리온 분수가 눈길을 끈다. 얼핏봐도 예사롭지 않아 보이는데 좀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단순히 물을 공급하기 위한 분수가 아니라 문화재 수준이다. 그밖에도 헤라클레스 분수, 카이사르 분수, 넵튠 분수, 트리톤 분수, 주피터 분수, 머큐리 분수가 있는데 생동감 있는 모습들이 기억에 남는다.

 

체스키 크룸로프와 올로모우츠도 멋진 도시임에 틀임없다. 그중에서도 많은 여행자들에게 프라하는 꿈의 도시다. "프라하는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다"고 말한 프란츠 카프카의 말을 절실히 느낄 수 있는 도시, 프라하가 궁금하고 왠지 그곳에 간다면 내가 프라하를 떠나고 싶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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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불곰 2016-10-14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코한번 놀러가고싶네요 ㅎㅎ
돈 열심히 모아야겠다!
 
전셋값으로 도심 속 내 집 짓기 - 협소주택, 상가주택, 노후주택, 테마 하우스의 모든 것
SBS 좋은아침 ‘하우스’ 제작팀 엮음 / 청림출판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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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이 매매가를 웃도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깡통전세라는 말까지 생겨나고 있다. 서민이 자기 집 한 채 장만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게 되었고 서울과 같은 수도권에서는 집값이 천정부지로 솟는다는 말이 무엇인지를 절로 깨닫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전셋집을 구하기도 쉽지 않고 최근에는 대출을 끼지 않고 집을 구하기도 어렵지만 집주인이 월세로 전향하는 경우도 많아서 이래저래 집없는 설움을 견딜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점차 수도권 외곽으로 젊은층이 이탈하는 현상도 증가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조물주보다 건물주가 높다는 우스개소리가 괜히 나온 것이 아닐텐데 살집의 의미보다는 투자의 대상이 되다보니 그런 점도 있을 것이다. 이런 가운데 매매가를 웃도는 전셋값으로 도심에 내 집을 지을 수 있다면 실로 믿지 못할 말이 아닐까 싶다.

 

그 어려운 일을 해낸 사례가 바로 SBS에서 방송되는 <좋은아침 '하우스'>일 것이다. '하우스'는 하나뿐인 우리 집 스토리의 준말로 그 시작은 도심 속의 자투리땅에 협소주택을 짓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골목 안 낡은 집들 사이에 홀로 그 독특한 외관을 뽐내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였고 집안으로 들어서면 뛰어난 공간효율에 놀랐던 기억이 나는데 자투리땅이라는 말에 걸맞게 10평 남짓한 면적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건축하고 집안의 인테리어 역시도 잘 짜여져 있어서 작지만 실용적인 집이라는 점에서 눈여겨볼만한 프로그램이라 생각했었다.

 

 

『전셋값으로 도심 속 내 집 짓기』은 바로 그 <하우스>에서 소개된 집들의 건축·인테리어 비용과 함께 집 내외부 곳곳을 한 권에 담아낸 책으로 전셋값으로 도심 속에 내 집을 갖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의 로망을 현실로 하기 위해 좋은 정보를 제공해줄 것이다.

 

1년 7개월의 방송 동안 100여 채가 넘는 집들이 소개되었고 그 가운데에는 단독주택을 비롯해 빌라, 아파트, 상가주택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거 방법이 존재했던만큼 정보면에서도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고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사람들에겐 용기를 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총 6가지의 집들이 소개되는데 그 종류는 아래와 같다.

01 도심 속 협소주택 : 자투리땅에 지은 작은 집

02 노후주택의 변신 : 낡고 오래된 공간의 개조

03 수익형 상가주택 : 집을 짓는 다양한 방법

04 아파트와 빌라 : 반전 리모델링 노하우

05 특별한 테마 하우스 Ⅰ

06 특별한 테마 하우스 Ⅱ

 

집안 곳곳을 사진과 설명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요즘 인기인 셀프인테리어의 좋은 팁이 될 것이며 각 공간의 장단점이나 활용 방법, 집 짓기에 대한 조언, 각 하우스의 정보(위치, 면적, 상세한 비용) 등은 실제로 자신의 집을 짓고자 하는 사람들에겐 아주 유용할 것이기에 꼭 도심이 아니더라도 이 책을 잘 활용한다면 천편일률적인 집이 아니라 사는 사람들에 맞춘 자신만의 집을 만날 수도 있을 것이란 점에서 이상과 현실을 잘 조합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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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작은 발견 - 아주 사소한 것들에 대한 애정 어린 기록
공혜진 지음 / 인디고(글담)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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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있어선 한낱 쓰레기일지도 모를 물건들에 대한 재발견을 보여주는 책이 아마도 『오늘, 작은 발견』일 것이다. 거리를 걸으면서 잠깐이라도 의도적으로 땅을 향해 시선을 놀리면 한 번쯤 발견하게 될지도 모를 많은 물건들에 대해서 이 책의 저자는 함께 감정을 나눔으로써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지금 이맘 때쯤이면 거리에 지천으로 널려 있을 낙엽도 거리를 더럽히는 치워야 할 쓰레기가 아니라 이야기를 간직한 하나의 의미로 다가온다는 것은 우리가 평소 작은 것에서도 충분히 행복을 발견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에 이 책이 더욱 가치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삶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결코 경험할 수 없는 오늘의 작은 발견들. 결코 대단한 물건들이 아니다. 누군가가 버렸을지도 모를 것들에서부터 자연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레 떨어져 나온 것들, 그리고 도대체 어쩌다 이것이 길 위에 떨어져 있는지 도통 알 수 없는 것들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다양한 물건들을 저자는 발견했고 또 이 책에 담아낸다.


길 위에서 마주하게 되는 어떤 사물에 대해 그냥 흘러보내는 것이 아니라 잠시 멈춰 서서 마주보고 그것에 대한 공상을 통해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수고스러움에서 오는 즐거움을 저자는 기끼어 즐기고 있는것 같다.

 

 

저자는 지난 몇 년 간 길을 다니면서 땅에 떨어져 있는 것들을 주워 사진으로 남겼고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함께 기록하는 작업을 하게 되었다. 무엇을 줍겠다는 계획이 있어서가 아니다. 쓸모있다고 할 수 없는 것들을 하루하루 모아가면서 마치 얼굴을 알지 못하는, 원래 그 물건의 주인이였을지도 모를 이의 이야기와 자신의 이야기가 합쳐서 탄생한 새로운 이야기를 이 한 권의 책에 담아낸 것이다.

 

새로운 해의 첫날 줍게 된 것은 노란 실몽당이의 걱정 인형. 마치 운명과도 같은 걱정 인형과의 만남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각양각색의 물건들은 어쩌면 우리도 길을 걷다 한 번쯤 마주했을지도 모를 것들에서부터 도대체 이런 물건은 어떻게 길에 떨어져 있게 된 것일까 하는 궁금증이 더 커지는 이름표, 귀이개, 수갑, 누군가의 사진 등에 이르기까지 흥미롭다.

 

그래서인지 많은 이야기가 길 위에 펼쳐져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책이자 내일부터 길을 걷게 된다면 나도 모르게 땅 위를 자꾸만 바라보게 될것 같은, 그래서 나와 누군가의 이야기를 만나고 싶어질것 같은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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