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아, 그 위대한 반전의 역사
주레 피오릴로 지음, 이미숙 옮김 / 시그마북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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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얼마전 타계한 스티브 잡스가 생각이 난다. 현재 스티브 잡스의 유일한 전기를 읽기 시작했지만, 그 자신 역시도 사생아로 태어났고, 그후 입양을 거치며 그다지 행복한 유년시절을 보내지 못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자신도 한 여자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여자 아이를 사생아로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고아이거나 편부, 편모보다 어쩌면 더 사회적으로 약자일 수도 있는 신분이 사생아라는 존재인데 특히 지금보다 신분제도가 철저했던 시대에 이러한 자신들의 핸디캡을 당당히 벗어나서 '마침내 권력의 자리에 올라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인물 15명'의 이야기가 묘하게도 지금 스티브 잡스와 맞물려 더욱 <사생아, 그 위대한 반전의 역사>에 매료되게 하는게 아닌가 한다.

 

이름만 들어도 충분히 알만한 사람들의 사회적 편견과 개인적 불운함을 넘어서는 인생역전, 인간 승리의 이야기이기에 진정으로 궁금해진다.


 

이 책이 돋보이는 점은 그 사람의 일대기를 이처럼 두페이지에 걸쳐서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펼쳐 두었다는 것입니다. 중요 연도와 그 연도 당시에 주인공의 역사적 사실- 탄생과 업적, 중요 사건, 죽음에 이르기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소 생소한 인물에 대한 이야기라 할지라도 이 연대표를 먼저 보고서 본론으로 들어간다면 이해하기가 훨씬 쉬울 것 같다.

 

엘리자베스 1세

 

개인적으로 특히 흥미로웠던 인물들은 레오나르도 다빈치, 엘리자베스 1세, 제임스 스미스슨, 에바 페론이였다. 물론 나머지 주인공들도 충분히 독자들로 하여금 읽고 싶도록 한다.



아마도 내 개인적으로 이 사람들에 대해 많이 접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인물들에 대한 사진과 고전적 자료들도 함께 실려 있다. 특히 마돈나가 주연을 맡아 영화화 되기도 했던 에바 페론의 이야기는 사뭇 흥미롭다. 가난과 사생아라는 멸시, 천대에 굴하지 않고, 스스로 자신을 퍼스트 레이디로 만든 그녀의 집념과 인간승리는 가히 놀라울 따름이다. 암으로 사망하고 모든 국민들에게 2주에 걸쳐 추모를 받고 새로운 정부의 위협으로 부터 보존되기 위해서 시신이 외국에 나갔다 다시 고국으로 돌아오기까지 그녀의 삶은 정말 한편의 영화다. 
 

그외에도 이 책의 매력은 주인공들과 관련된 사료와 회화 작품들을 다수 수록함으로써 독자의 충분한 이해를 돕고 있다는 것이다. 그 외양과 내실이 모두 기대되는 그리고 그 기대를 만족시켜주는 책인 것 같다. 

15명의 삶과 인생에 대한 모든 것을 한권의 책에 담고 있는 <사생아, 그 위대한 반전의 역사>는 사생아이기에 오히려 그들이 삶을 더 치열하게 살고자 했던 게 아닐까 싶다. 그저 평범한 사람들 중 한 명이였더라면 그들 중에 더욱 자신의 처지를 바꾸려하고 자기 스스로를 더 높은 곳으로 올려 놓으려고 했던 사람이 과연 몇명이나 되었을까.

세상은 그들에게 사생아라는 시련을 주었지만 그들은 그 세상에서 역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역전시킨 진정한 위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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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 보는 남자, 로맨스 읽는 여자 - 이성의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성적 신호의 비밀
오기 오가스 & 사이 가담 지음, 왕수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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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목이 참 솔직하다. 그래서 그 내용이 더 궁금했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여자들 중에서도 포르노를 보는 사람이 있을테고, 남자들 중에서도 로맨스 소설을 읽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남녀의 대비되는 성(性) 적 심리를 적나라하게 묘사한 것 같다.

 



 

Watch Out! 이라는 경고문이 재미있다. 이런 책 궁금하긴 한데 솔직히 공공장소에서 대놓고 읽지는 못하겠다. 여러분들의 말씀처럼 북커버가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다.

 

남자는 'OR'로 작동하고, 여자는 'AND'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라는 문구의 의미가 무엇을 뜻하는지 궁금해지는 책이다.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각주가 참 많다. 책의 뒷편을 보면 각주에 대한 페이지만 무려 100여 페이지에 달한다. 이것은 저자들이 얼마나 다양하고 많은 자료들을 참고했는지에 대한 반증이 아닐까 싶다.

 

죄가 아님에도 차마 입에 올리기 쉽지 않았던 주제들에 대한 과감한 접근이 무엇보다 기대되는 책이다. 표지가 기발하다. 이보다 더 제목과 적합할 수가 없지 싶다.

 

이성의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성적 신호의 비밀이라는 부제 역시도 결코 만만치 않은 타이틀이다. 남자, 여자 그리고 게이에 이르기까지. "왜 그걸 보느거야?" 라고 눈을 치켜 뜨지 말고 이 책을 보자. 그러면 내 남자가 포르노를 보는 이유와 내 여자가 로맨스를 읽는 이유를 알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 말이다.

 

킨제이 보고서가 정확히 어떤 내용인지는 몰랐다. 하지만 이 책은 확실히 뭔가 다르다. 일단 내용은 너무 솔직하고, 단어 선택은 적나라하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주위를 둘러 본다. 마치 선생님 몰래 19금 책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성에 관련된 생소한 단어들이 제법나와서 인터넷으로 검색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책의 곳곳에 수록된 설문에 대한 표는 진짜 솔직한 표현의 극치다. 그래서 한편으론 속 시원하다.

 

죄가 아니며, 잘못된 것이 아님에도 우리들 사회는 여전히 성(性)에 대해서는 보수적이고, 보수적이어야 한다. 속마음은 어떨지라도 일단 겉으론 "어떻게 그런 말을?" 이라는 리액션은 필수다. 그래서 이 책이 궁금했고, 읽는 내내 흥미로웠다.

 

남녀 차이에 따른 성(性)적 호기심과 심리 등에 대한 접근 방식이 인터넷 검색과 웹서핑에 기초한 자료라는 것 또한 특이했다. 가장 은밀하면서도 가장 개인적인 접근법을 공론화 시키고, 그것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분석한 것에 저자들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은밀하지만 솔직하고, 개인적이지만 동시에 대중적으로 분석을 제시한 새로운 형식의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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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싶은 스무살, 연애하고 싶은 서른살 - 심리학, 상대의 속마음을 읽다
이철우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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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 난 뒤에 가장 먼저 느낀 점이라면 제목을 왜 이렇게 정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여자는 나이 마흔에도 일흔에도 여자다. 물론 남자도 마찬가지겠지만 말이다.

오히려 20살에 연애가 하고 싶지 않을까. 서른살에 사랑이 하고 싶진 않을까.

 

이 책은 연애 심리학에 다룬 책이다. 모 케이블 방송의 프로그램에서 많이 다루어진 내용들이 책으로 잘 정리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다. 남자가 모르는 여자의 연애심리, 그리고 여자가 모르는 남자의 연애심리를 그럴듯한 학설과 다양한 외국의 실험을 직접적으로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도 많다.

 

연애를 시작하기 전 탐색기와도 같은 시기의 연애 심리부터 이미 교제 기간이 상당히 지난 부부 등과 같은 커플들의 연애 심리에 이르기까지를 다루고 있다.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코치, 상대방의 화난 마음을 풀어주는 방법, 권태로울 수 있는 관계를 개선하는 방법 등등이 나온다. 제목이나 표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 책 내용의 대부분은 그 초점이 여성에게 맞춰져 있다. 여자의 관점에서, 여성의 심리를 파악하는 방법에 대한 설명 등에서 이야기는 진행된다.

 

저자가 말하는 중요한 몇가지 tip을 소개하자면,

 

상대에 대한 언어적 표현도 물론 좋고, 중요하지만 햅틱행동(Haptic Behavior)이 여러면에서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햅틱행동이란 손을 잡는다든지 포옹을 한다든지 어깨를 껴안는다든지 등을 두드려주는 식의 신체적인 접촉 행동을 말한다. 햅틱행동은 다른 어떤 소통수단보다도 훨씬 더 많은 감정을 전달하고 있고 또 전달할 수 있다고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p.14)

 

그리고 처음 시작단계를 지나 지속적인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서 중요한 대화를 함에 있어서도 상당한 주의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대화를 4가지 방법을 통해서 대화를 통한 관계 개선을 주장한다.

 

먼저 대화가 어떠한 마음을 기반으로 이루어지고 있는가이다. 상대방에 대한 호의, 선의를 바탕으로 한 대화는 그 관계 개선이나 향상에도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각자의 의견이 엇갈릴 때 자신들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즉, 사이가 좋은 커플은 서로의 엇갈린 의견들 속에서도 타협점을 찾아내 해결을 꾀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자신이 상대의 말에서 무엇을 발견하려고 하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상대방의 말에서 적의가 아닌 비꼼이 아닌, 선의를 발견하는 것이 긍정적인 대화의 한 방법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화내용의 자기완결성을 따져보아야 한다. 즉, 대화에서 주제의 끝마무리를 자기만 짓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상대방과 대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거나 삐걱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면 위의 4가지 관점에서 자신과 상대의 대화를 다시 한번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연애 심리에 대해 적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인간관계에서도 적용을 해 볼만 하다.

 

보통 이런 책들에 대한 결론 한 가지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이타심.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배려 등등.

이 책도 여러 심리 분석들이 나온다. 읽어 보면 그럴 듯 하고, 그래야겠다 싶다. 하지만 책을 덮고 나면 맘처럼 안되는 책들이 또 이런 장르다.

애초에 남자와 여자는 다르게 태어났고, 다른 신체적 특징보다 더 다른 정신세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니 내가 상대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고 문제될 건 없다. 그냥 나와 그대가 다르다는 것만 인정하자. 그것이 모든 이해의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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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는 왜 증오의 대상인가
자크 랑시에르 지음, 허경 옮김 / 인간사랑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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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는 왜 증오의 대상인가라는 질문은 꽤 심오해 보인다. 그리고 분명히 논해 볼만한 가치도 충분하다. 그렇기에 이 책이 흥미롭게 다가왔고, 읽고 싶었다.

그런데 책의 첫머리에 역자의 서문이라는 문구와 함께 말 그대로 이 책의 번역가가 이 책을 평가한 내지, 이 책을 번역한 것에 대한 소감을 적은 글이 나온다.

내 기대와는 달리 이 책은 책의 제목과 같은 주제에 대한 논거를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견해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프랑스 내의 민주주의 발달사나 민주주의에 대한 논의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다. 근데 이점이 상당히 곤역이였다. 역자의 말처럼 그 표현이 상당히 수사적이다. 흔히 말하는 꼬고 꼬아서 설명하고 있다는 느낌이 너무 강하다.

그리고 책을 읽는 동안 내내 내용이 집중이 안 된다. 내 이해력의 부족과 부재일수도 있겠지만 도대체 뭔 얘기를 하고 있는지 잘 이해가 안 된다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왜 증오의 대상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은 지루하고 난해하기 그지 없는 서문에서부터 1,2,3장이 지난 후에야 겨우 나온다. 1~3장까지는 프랑스 역사 속에서의 민주주의 발달사와도 같은 이야기들이 계속되기 때문에 정작 내가 알고자 했던 답변을 듣기엔 확실히 무리다.

뭔가 유명한 철학자, 사상가 등의 이야기와 저서들을 끌어 와서 상당한 시간을 할애해 가면서 글을 써내려 가곤 있으나 별 공감은 가지 않는 이야기들 뿐이다.

그나마 '민주주의는 왜 증오의 대상인가'라는 명제에 대한 해답은 4장에서 나온다. 4장에서도 물론 과거의 유명인들의 이야기를 인용하고 있긴 하지만 확실히 이전까지보다는 뭔 얘기를 하고 있고 뭘 말하고자 하는지 조금 이해가 되기 시작하는 부분이다. 그래도 역시나 어려운 건 사실이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문장은 바로 이것이다.

우리의 민주주의가 겪고 있는 악의 근원은 우선 소수 독재자들(oligarques)의 게걸스러운 탐욕이라고 할 수 있다. (p.156)



그 뒤로도 여러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지만 이 문장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번역가의 역량 부족인지, 아니면 역자의 말처럼 프랑스 특유의 문장표현이 내 정서와 맞지 않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문장이 좀 더 확실하고 명확하게 그리고 정리된 느낌이 들었으면 읽는 데 좀 더 즐거운 독서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꽤 시간을 들여서 읽었는데도 솔직히 완전히 이해가 안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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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와 제국 - 식민지말 문학의 언어, 생명정치, 테크놀로지 What's Up 9
황호덕 지음 / 새물결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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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일본의 식민지 말을 시대적 배경으로 하는 책들은 그 장르를 불문하고 참으로 다양하게 나와 있다. 이 책 역시도 언뜻 보면 그런 책들의 일종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은 특별히 식민지말 문학의 언너, 생명정치, 테크놀로지라는 세 분야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두고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이전까지의 책과는 달리 어떤 역사적 흐름을 표방하는 것이 아니라 딱 식민지말이라는 그 당대의 특정 시대를 지목하고 있다는 점도 특이하다.

 

총 4장에 걸쳐서 3가지의 주제어에 맞는 식민지 시대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1장에서는 먼저 신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신화는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나 있었고, 존재해 오고 있다. 우리에겐 우리 고유의 단군 신화가 있어서 우리 민족의 뿌리에 대한 자긍심을 드높이는 것처럼, 식민지말의 일본에 나타났던 혹은 일본이 주장하고자 했던 신화를 들여다 봄으로써 그들이 식민지배의 통치와 정치에 대해 신화를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 혹은 그 시대의 신화는 일본의 천황제에 어떤 작용을 하였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이에 대항한 반신화론과도 같은 우리나라 학자들의 신화론을 함께 게재함으로써 보다 폭넓은 이해의 장을 마련한다.

 

2장에서는 일본의 제국주의라는 제도를 확고화시키기 위해서 우리의 언어를 어떤 식으로 지배하고, 나아가 그 지배를 바탕으로 우리민족을 지배하고자 했는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 장에서는 조선어학회 사건을 예로 들어서 한 나라의 언어와 학문, 언론을 지배함으로써 종국엔 그들의 삶까지 지배하고자했던 일본의 제도를 엿볼 수 있으며, 우리 나라의 사례 이외에도 일본의 제국주의의 피해국이였던 중국의 사례를 함께 접할 수 있을 것이다.

 

3장에서는 실제 채만식, 이광수, 김사량의 소설을 분석하여 식민지말 일본어의 지배로 인한 작가들의 전향과 저항 정치를 동시에 볼 수가 있다. 더이상 일본어는 외국어가 아니며, 국어의 지위를 갖게 되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자신들의 작품을 통해서 일본의 정치에 저항한다는 것은 사실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 상황에서 전향한 사람들도 있었을 테고, 저항하고자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작품 분석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 장에서는 식민지 지배의 정당성이나 그 운영을 국가를 운영하는 지배원리로서의 메커니즘적 접근과  그에 따른 필요로 등장한 기술 지배 즉, 테크놀리지적 접근에 대한 서술이다. 흔히들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해서 식민지배를 했다는, 자신들의 지배로 우리나라의 기술과 산업이 발전했다는 면피적 주장과 식민지배의 당위성을 말하고자 하는 일부 식민지하의 지배자들과 지식인, 또는 그들을 포함한 일본측의 주장이 다분히 녹아있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많이 다루어진 시대에 대한 쉽지않은 주제들을 가지고 책을 써내려 갔고, 그 내용 역시 쉽지 않았던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문학과 언어와 사회, 그리고 기술 지배(테크놀리지)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반적 흐름과 각 문제계(問題系)들의 유기적 연결이 자연스럽게 어울어진다. 또한 과거의 이야기를 그 속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분석과 파악을 통해서 현재의 문제 인식과 그에 대한 고찰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독자들로 하여금 과거청산이라는, 양국의 재정립이라는 산재해있는 문제들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나름의 계기를 마련해 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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