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의 사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12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이동렬 옮김 / 민음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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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노레 드 발자크의 소설, 그것도 정치소설이자 역사소설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작품!! 그 시간들 속에서 작가가 주목한 점은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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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는 모든 피가 검다
다비드 디옵 지음, 목수정 옮김 / 희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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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식민지로서 독일과의 전쟁에 참전한 세네갈의 청년 알파 니아이. 그는 친구 마뎀바의 죽음을 목격하고, 그를 죽인 적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으로 적군을 무자비하게 살해하기 시작합니다. 그것은 결코 전쟁 중 벌어진 어쩔 수 없는 살상이 아니라 살육이라 부를만한 것. 배가 열려 내장을 모두 쏟은 채 죽은 친구의 모습 그대로 한 번에 오직 한 명의 병사만 살육해요. 그러고는 죽은 병사의 손을 잘라 자신의 참호로 되돌아오죠. 아군들은 처음에는 그런 그의 모습을 용맹하고 대단하다며 칭송하지만 같은 일이 계속 반복되자 그를 악마, 마법사라 부르며 두려워하기 시작합니다.

 

작품은 마치 한편의 시처럼, 혹은 고대시대의 노래처럼 그렇게 흘러가고, 그 안에는 니아이의 절망과 분노가 가득 담겨 있어요. 그런 내용들이 차라리 울분에 찬 절규처럼 들렸다면 좀 덜 무서웠을텐데, 마치 그가 바로 옆에서 나직하게 읊조리는 듯한 기분이 들어 몸서리가 처졌습니다. 그의 목소리를 후회로 가득 차 있어요. 고통스러워하는 마뎀바가 자신을 죽여달라 간청했을 때 어째서 그의 부탁을 들어주지 못했는지, 어째서 그의 토템을 놀림거리로 삼아 마뎀바가 전투에서 맨 앞에서 달려나가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고. 자책과 후회를 못이기고 결국 잔인한 악마처럼 변해버린 니아이는 그런 자신의 모습조차 덤덤하게 바라보는 듯 합니다.

 

개인으로는 알파 니아이의 모습을 담고 있지만, 시대적으로는 제국주의로 인해 벌어진 전쟁의 참상을 그리고 있습니다. 자신의 조국이 식민지가 된 것만으로도 서러운데 침략국인 프랑스를 위해 나가서 싸워야 하다니요. 게다가 충격적인 것은 도망치려는 병사들을 응징하는 아르망 대위의 모습이었습니다. 두 손을 묶은 상태로 참호 밖으로 달려나가 스스로 죽게 만드는 모습은 과연 니아이가 악마인지 그가 악마인지 우열을 가리고 싶어질 정도였습니다. 결국 사랑하는 가족과 전쟁 연금을 위해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병사들을 보면서, 전쟁으로 인해 인간이 얼마나 무자비해질 수 있는지, 생명의 가치가 어디까지 떨어질 수 있는지 참담한 심정을 느꼈습니다.

 

[밤에는 모든 피가 검다]는 2021 부커상 인터내셔널 수상작입니다. 이 상의 성격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작품 속에 끌려들어가는 흡입력, 시같은 언어, 작품 속 메시지들을 생각하다보면 무슨 상이라도 받을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직도 그의 목소리가 가슴에 울리는 것 같습니다.

 

** 네이버 독서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희담>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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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장님이 너무 바보 같아서
하야미 카즈마사 지음, 이희정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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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책 읽는 것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중독적으로 읽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던 터라, 어째서 책과 관련된 직업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간혹 후회하곤 한다. 수능을 봐서 대학의 문헌정보학과를 다시 등록해볼까, 출판사 문 노크라도 해볼까, 서점에서 일하면 지금보다 더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지는 않을까-한때 정말로 심각하게 이런 저런 고민들을 했었지만 정신없이 삶에 치이다보니 지금 이 나이. 아이들은 낳았고 낳은 이상 잘 키워보고 싶고, 엄마의 자아성찰을 위해 난데없이 직업을 바꾸기에는 위험부담이 큰 듯 하여 어찌어찌 살고 있다. 간신히 잠재운 마음에 다시 바람을 불어넣는 것은 서점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 이러지마, 위험하단 말이야!! 질투난단 말이야!!


요즘은 누구나 자기밖에 모르는 시대잖아. 한순간이라도 자기가 아닌 다른 사람을 상상해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소설은 효과가 있지 않을까?

p55


그런데 이런 질투심에 '어라?'하는 마음을 갖게 만든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바로 기치조지에 위치한 무사시노서점 본점의 점장인 야마모토 다케루. 비록 계약직 사원으로 일하고 있지만 책에 대한 사랑과 열정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다니하라 교코. 그녀의 열정을 잠재우는 사람이 바로 점장인 것이다. 다니하라의 분노와 경멸은 눈치채지도 못하고 매번 '나는 아무것도 몰라요' 하는 얼굴로 얼토당토 않은 소리를 늘어놓는 그를 보자면, 독자인 나조차도 '뭐지, 이 인간은?'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디선가 들었다. 좋아하는 일은 직업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고.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하게 되면 그 소중한 좋아하는 대상이 사라져 버린다고. 책과 관련된 직업이라면 절대 그럴 리 없다고 믿어왔지만 일하는 다니하라를 보고 있자면, 역시 책은 읽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나 싶기도 하다. 난데없이 다른 사람을 향한 애정을 털어놓는 점장에, 갑작스럽게 작가의 사인회를 계획하는 점장에, 자기가 낸 신간에 대한 평에 예민한 작가며, 현실에 좀 안주해볼까 하면 날카로운 눈초리로 바라보는 후배 직원, 그리고 다짜고짜 언성을 높이며 원하는 책을 내놓으라고 난리를 피우는 진상 손님까지. 그렇게 명망있는 서점이 아닌 터라 팔고 싶은 책은 팔 수도 없는 현재에 절망하며 언제라도 내던질 준비가 되어 있는 사직서를 검색하는 다니하라를 보고 있자면 가슴에 돌덩이 하나가 올라가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런 다니하라를 버티게 해주는 것은 역시 재미있는 작품에 대한 애정, 독자와 책을 연결해줄 수 있다는 긍지다. 이번에는 그만둬버려야지!-하며 궁지에 몰릴수록 혜성처럼 나타나 다니하라를 구원해주는 것은 역시 책. 그리고 계약직 사원인 자신을 초라하게 여겨도 그런 자신을 존경한다고 이야기해주는 사람의 존재다. 그렇지, 이런 맛에 일하지-하는 지점이 서점 직원에게도 분명 존재하는 것이다. 아무리 힘들고 고되도 다니하라 또한 재미있는 책과 서점에서 일하기 때문에 책에 대한 이야기를 누군가와 나눌 수 있다는 사실에서 위안을 얻는다는 점에서 마치 친한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가웠다.

 

역시 서점을 배경으로 한 책을 읽고나니 책에 대한 애정이 무럭무럭 솟아난다. 영상과 스마트폰이 대세가 된 시대. 심지어 아이들은 학교에서조차 패드를 사용해 PDF 파일에 메모한다. 하지만 아무리 기기들이 발전해도 뛰어넘을 수 없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종이가 전달하는 냄새, 페이지를 넘길 때의 감촉이다. 오랜 시간이 흘러도 이 가치만은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점장님이 너무 바보 같아서] 도 읽어주세요. 많이 팔려야 '보너스 트랙'의 뒷 이야기를 이어서 쓰게 해주겠다고 하셨답니다! 서점 이야기, 많이 많이 듣고 싶다고요!!


** <소미미디어>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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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 유치원 - 우리 아이 문해력 발달의 모든 것
최나야 외 지음 / EBS BOOKS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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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의 문해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에 대해 알고 싶다면 필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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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 유치원 - 우리 아이 문해력 발달의 모든 것
최나야 외 지음 / EBS BOOKS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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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은 그 존재를 드러낸 뒤부터는 아동서적에서도 주요 홍보문구가 되었어요. 추천도서들을 패키지로 묶어 판매하기도 해서 저도 구입했답니다. 사실 교육현장에서 일하는 저로서는 문해력이 얼마나 중요한 지 실감할 때가 많아요. 아이들이 어휘나 관용구, 문장을 읽어도 이해를 잘 하지 못해 질문하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그런데 질문하는 걸 들어보면 그리 어렵지 않은 것들이에요.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어떻게 이런 것도 모를 수가 있나' 안타까워할 때가 많습니다. 코로나 19로 2-3년간 원격수업을 들은 아이들일수록 더 어려워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문해력'과 관련된 책을 몇 권 읽어보았어요. 성인을 대상으로 한 것부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것까지 읽어봤는데 이번에 접한 [EBS 문해력 유치원] 은 조금 색달랐습니다. 지금까지 읽은 문해력 관련 도서는 현실 모습, 문해력을 키울 수 있는 추천 도서, 이런 저런 실험 결과들이 주로 실려 있었는데 반해 이번 책은 생활에서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러 활동들이 두루두루 실려 있습니다. 저도 아이들 추천도서 정도 실려있겠거니, 어떤 도서를 구입하면 좋을까 정보나 얻을 요량으로 접했는데 기대 이상, 상상 이상이었어요.

 

일단 유아기의 '기초문해력 6대 요소'가 앞에 실려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음운론적 인식, 이야기 이해력, 어휘력, 소근육운동, 기초쓰기, 기초읽기-이 6가지 요소가 유아기에 탄탄하게 준비되어 있어야 학령기부터 문해력이 쑥쑥 자랄 수 있다고 해요. 문해력인데 다른 요소는 그렇다 쳐도 소근육운동이 들어가 있는 것은 좀 의외죠? 소근육운동은 손, 얼굴, 발의 작은 근육을 정교하게 움직이는 능력을 의미하는데요, 저도 이 능력이 중요하다고 들어서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이런 저런 교구를 활용했었어요. 소근육운동이 운필력으로 연결된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이 소근육운동 자극이 인지발달에 필요한 신경회로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어 유아기 소근육운동은 학교준비도와 학업성취를 예측한다고 해요. 몬테소리 교육 들어보셨죠? 몬테소리에서도 이 소근육 운동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니 여러 교구들을 찾아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관습적 문해 지도의 위험성'에 대해 다루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아이들의 발달 단계를 고려하지 않은 문해력 교육은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죠. 책에서는 '어떻게 배우느냐'를 중요 포인트로 보고 있습니다. 또 '발현적 방식의 문해 활동'을 강조하는데요, 예를 들어 이름 하나도 외워서 쓰게 하는 것보다 다양한 방법-거울상 글자 쓰기, 오감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재료 사용-으로 이름을 써보게 하는 것입니다.

 


 

이 책의 장점을 하나하나 다 나열할 수는 없지만 기대하셨을 추천도서 목록도 물론 들어 있고요, 그림책들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하고 세세한 방법도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각 챕터마다 기초문해요소 중 어느 부분을 충족시킬 수 있는지, 추천연령은 어떻게 되는지, 어떤 영역들을 통합할 수 있는지도요. 저는 일단 추천도서가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책에서 하라는대로 한 번 해보려고요. 너무 재미있는 활동들이 될 것 같아 기대가 큽니다! 이 책, 정말 너무 괜찮아요!!

 

** 네이버 독서카페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EBSBOOK'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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