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에 무슨 일이? 올리 그림책 54
카테리나 고렐리크 지음, 김여진 옮김 / 올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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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독서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올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독특한 색감과 아름다운 일러스트의 매력만점 그림책]

[집 안에 무슨 일이?] 로 2021 볼로냐 일러스트레이터 선정 작가가 된 카테리나 고렐리크의 신간이 출간되었습니다! 이 작가의 그림책을 저희집 두찌가 특히 좋아했어요. 지금도 가끔 펼쳐보곤 하는데요, 상식을 뛰어넘는 반전 그림책으로 강력하게 추천하는 그림책이에요. 작가의 그림책은 이 외에도 국내에 7권 정도 더 출간되어 있습니다. 좋아하는 작가인만큼 소장 중인 그림책들, 기회가 되면 한 번에 몰아서 소개해 드릴게요!

[숲 속에 무슨 일이?] 도 반전 그림책일 줄 알고 두찌가 좋아하겠다 생각하며 읽어보았는데 이 작품은 반전이 숨어 있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단순한 창작 동화가 아니라 독자를 그림책 속으로 초대합니다. 울창한 숲과 마법의 숲을 배경으로 생쥐와 두더지, 개구리와 달팽이, 여우와 늑대, 유니콘과 마녀, 생강빵과 드래곤이 등장해요. 누가 울창한 숲에 살고 누가 마법의 숲에 살 지 짐작하실 수 있으시죠? 각각의 동물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집이 소개돼요. 그림 하나하나가 얼마나 디테일한지 동물들이 사는 집이 자세히 그려져 있어요. 처음에는 놀라움을, 하나하나 찬찬히 뜯어보다보면 감탄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작가는 독자가 그냥 이 그림들을 놓치게 가만 두지 않아요. 엄마 두더지가 찰리에게 찾아달라고 부탁한 잃어버린 열쇠 네 개, 어항에서 탈출해 뿔뿔이 흩어진 올챙이 여덟 마리, 여우 씨가 찰리에게 부탁한 사라진 달걀 컵 하나, 지저분한 여우씨 집에서 찾아야 하는 냄새나는 양말과 깡통, 유니콘이 찰리에게 찾아 달라고 부탁한 딸기 컵 등 그림을 아주 자세히 보아야 찾을 수 있는 물건들을 발견해내야 합니다! 이러니 찬찬히 그림책을 넘길 수밖에요!

동물들의 집에서 물건을 찾을 수도 있고, 어떤 집에서 살아보고 싶은지 아이와 이야기 나누기에도 좋은 책이에요. 책 뒷면에 있는 QR 코드를 찍으면 활동지도 다운로드받을 수 있습니다! 카테리나 고렐리크만의 독특한 색감과 톡톡 튀는 매력적인 이야기.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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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좋은 일이 생길지도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고향옥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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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독서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주니어김영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읽다보면 그대로 따라하게 되는 그림책]

긴 설명이 필요 없는 요시타케 신스케 작가의 따끈따끈 신작입니다. 전 이 작가를 좋아해서 집에 대표작들이 몇 권 있는데요, 작품마다 특유의 분위기가 살아있어 매번 즐겁게 읽고 있어요! 이번 신작은 빵 터지는 웃음을 준다기보다 어쩐지 고개를 끄덕거리게 되는 그런 책이에요.

지우개를 세워 놓으면 '어떻게든 잘도리 거야'라는 마음이 조금은 오래간다니, 정말 뜬금없지 않나요. 같은 물건 두 개를 마주 보게 놓으면 저녁 메뉴를 쉽게 정할 수 있다거나, 세상에 기대할 게 없어질 때는 가방을 새로 장만하면 된다는 건 또 어떻고요. 황당함에 피식 실소가 나오면서도 저도 모르게 슬금슬금 따라하게 돼요. 특히 같은 물건 두 개 마주보기요! 저녁 뭐 먹지 고민하는 제 옆에서 첫째가 저걸 그대로 따라하더라고요. 아! 금전적인 이유로 가방을 새로 사지는 못했습니다.

하루하루가 행복할 때도 있고 즐거울 때도 있지만 벅차거나 힘들 때도 분명 있어요. 그럴 때는 마음을 환기시켜줄만한 무언가가 필요해요. 어떤 사람에게는 맛있는 음식, 여행, 술, 등등이 되겠지만, 저는 이 그림책 한 권을 처방드립니다. '이게 뭐야~'하며 처음에는 황당하더라도 다음 페이지에는 뭐가 등장할 지 기대가 돼요. 한 페이지씩 넘기다 보면 웃음 짓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

요시타케 신스케 특유의 유머와 재치, 그리고 다정한 위로라면 틀림없이 오늘 하루의 피곤함도 조금은 풀리실 거예요. 오늘 하루, 한 번도 웃은 적이 없다! 라고 하신다면 특히 강력 처방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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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인간
염유창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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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독서카페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해피북스투유>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극한의 상황 속, 드러나는 인간의 사악한 본성] 


반성문 대필을 하고 있는 작가 기시윤. 그는 신경정신과 의사인 조찬식의 의뢰로 어떤 사건의 생존자인 여덟 명을 인터뷰하게 됩니다. 침수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갇혔던 아홉 명 중 한 명은 사망, 여덟 명만 살아남았던 거예요. 간신히 찾은 유일한 구명정 엘리베이터의 정원은 여덟 명이었어요. 시윤은 생존자들에게 차례대로 연락해 그 날 일을 인터뷰하지만, 무언가를 숨기는 듯 희생자를 영웅으로 만드는 증언 속에서 엇갈린 진술이 튀어나오기 시작합니다. 꺼림직하죠? 침수된 지하아파트에서 대체 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극한의 상황 속에서 우리는 각자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물이 차 들어오는 지하주차장이라니, 어우, 생각도 하기 싫습니다. 그런데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구명정 엘리베이터에 들어가는 것 뿐. 하지만 여기 있는 사람은 아홉 명. 아마 염치고 체면이고 따지기 전에 살고 싶어 발버둥칠 거예요. 아홉 명 중 전경식은 유일하게 사망합니다. 말 그대로 '마이너스 인간'이 되어버린 거예요. 그리고 죽음의 투표, 계획살인 등 기시윤의 추측과 생존자들의 엇갈린 증언 속에서 그들의 서로 물고 뜯기가 시작되고, 새로운 죽음이 벌어집니다. 이들은 대체 무얼 숨기고 있는 걸까요. 


작가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 어김없이 드러나는 인간의 잔인한 본성을 이야기합니다. 만약 그 상황에서 몇 명이라도, 단 한 명이라도 그 때의 선택에 반대했다면 전경식은 죽지 않았을 거예요. 저는 사실 정신과의사가 조금 의심스러웠어요. 그도 전경식의 죽음에 의문을 품었던 게 아닐까, 진상을 알아내려고 기시윤을 이용한 게 아닐까 싶었는데 역시! 기시윤은 이 사건을 조사하면서 자신의 가족에게 벌어진 일을 되새겨보는데요, 이 가정이나 저 가정이나 그 사연들이 모두 마음이 아팠어요.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해보다가, 생각도 하기 싫어 몸을 부르르 떨었습니다. 


진상이 궁금해 놓지 않고 읽었고 어느 정도 재미도 있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읽기 힘든 소설이기도 했습니다. 여러분, 모두 이번 여름 태풍과 장마, 물난리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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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우리 문화유산 - 개정증보판
강형원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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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하게 전달되어오는 가슴 벅찬 우리 유물] 


한국인 최초로 퓰리처상을 2회 수상한 포토저널리스트 강형원의 우리 문화유산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저는 잘 몰랐는데 이력이 화려하네요. 1993년 LA 폭동과 1999년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스캔들 보도 사진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했고, 1987년 6.10 민주 항쟁과 서울 올림픽대회 등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부분도 사진으로 담았어요. 현재는 우리 문화 유산을 취재해 한국어와 영어로 신문과 잡지에 칼럼을 연재하고 국내외에서 강연을 펼치고 있는데요, 아마 이 책은 그 결과물인 것 같습니다. 


[사진으로 보는 우리 문화유산] 책에 한국어 설명과 영어 설명이 같이 실려있길래 왜 그런가 했더니 작가의 화려한 이력 덕분이었어요. 역사책이라고 하기에는 설명이 그리 많지 않아요. 하지만 전 그 점이 더 좋았어요. 각 챕터마다 해당되는 유물의 사진이 큼지막하게 실려 있어서 마치 가까이에서 보는 것 같은 생생함을 전달해요. 게다가 작가의 말처럼 사진은 문자가 달라도 사람들이 소통할 수 있는 도구니까요. 때로는 많은 설명보다 사진 하나가 더 많은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생각합니다. 


세계가 기억할 빛나는 한국의 유산, 한국의 찬란한 역사를 품은 유산, 한국의 고유함을 오롯이 새긴 유산 세 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고인돌, 백제 금동 대향로, 경주 첨성대, 팔만대장경판, 한글, 금동 미륵보살 반가 사유상, 성덕 대왕 신종, 독도, 태극기, 한국 범(호랑이), 토종개, 한지, 온돌, 김치 등을 익숙하면서도 새롭게 소개하고 있어요. 전 백제 금동 대향로가 그렇게 좋더라고요. 작년 겨울에 부여에 갔을 때 박물관에서 꼭 보고 오고 싶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 서울에서 전시하고 있어서 아깝게 보지 못했었어요. 이 책에 실린 사진으로나마 아쉬움을 달래봅니다. 



문화유산과 유물 분야에 호랑이와 토종개가 포함된 것도 색달랐어요. 예로부터 범과 관련된 이야기도 많고, 한반도 지형이 호랑이를 닮았다고도 하잖아요. 일제 강점기 때는 우리의 혼을 꺾기 위해 서식하는 호랑이를 전부 잡아 가죽을 벗겼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범이 호랑이라는 한자어로 불리기 시작한 것도 일제 강점기라고 하니 새삼스레 화가 납니다. 토종개에는 진도개만 포함되는 줄 알았는데 삽살개, 진도개, 동경이 풍산개 등이 있다고 해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토종개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경주개 동경이'이고요. 기록에 따르면 신라 시대부터 경주 지역에 살았다고 전해지며 꼬리가 뭉툭하고 짧아 '꼬리 없는 개'라고도 불린답니다. 역시 삽살개도 일제 강점기에 멸종 위기에 처했었지만 복제 연구를 통해 자연 번식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니 얼마나 다행인지요. 


통사를 다루는 여타의 역사책과는 달리 우리 문화의 여러 부분을 조망할 수 있다는 점이 무척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그 동안 몰랐던 지식들도 많이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 생생한 사진에 가슴이 벅차요. 작가님의 의미있는 활동이 앞으로도 계속되길 바랍니다! 


** 네이버 독서카페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알에이치코리아>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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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이름들의 낙원
허주은 지음, 유혜인 옮김 / 창비교육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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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비교육>으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폭력과 두려움에 맞서는 용감한 발걸음을 응원하며] 


[사라진 소녀들의 숲]을 시작으로 [붉은 궁], [늑대 사이의 학]까지 역사 속 굵직한 장면을 배경으로 은근한 울림을 주는 작가 허주은. 그의 신간 [잃어버린 이름들의 낙원] 또한 작가가 한국 독자들에게 건네는 목소리 중 하나입니다. <한국 독자들에게> 를 읽어보면 앞의 세 작품 이전에 먼저 [잃어버린 이름들의 낙원] 이 있었던 것으로 보여요. 2015년 한무숙 작가가 쓴 [만남] 에서 주인공 정약용이 천주교와 연관이 깊었던 서양 학문에 매료되며 펼쳐지는 이야기에 깊은 인상을 받아 태어난 작품입니다. 


1800년 정조가 승하한 후 정순왕후의 수렴청정이 시작된 후 조정에는 피바람이 예고됩니다. 모략과 배반, 암살로 궁정이 시끄러운 때, 민가에서는 천주교 신자들이 배덕한 자들이라 낙인찍히며 죽어나갑니다. 관비로 팔려 다모로 살아가는 '설'은 세상을 떠났다 생각한 오라버니의 무덤을 찾기 위해 애쓰는 한편, 연쇄살인사건의 비밀을 풀기 위해 포도청 한도현 종사관과 동행하죠. 여염집 아씨가 간직하고 있던 비밀, 죽음에 숨겨진 진실, 그리고 당시의 상황을 둘러싸고 있는 비극적인 사회 상황 속에서, 설의 용감한 발걸음이 시작됩니다. 


엄연히 반상의 법도가 존재하는 데다 남녀차별이 당연시되던 시절에,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바삐 움직이는 '설'이라는 캐릭터는 무척 인상적입니다. 운명에 순응하지 않고 어떻게든 정해진 길을 벗어나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려는 설의 모습은, 허주은 작가의 작품들 속 여성 캐릭터들과 맞닿아 있습니다. 두려움 속에서도 끊임없이 불을 밝히고, 위험을 무릅쓰는 모습을 보면 우리는 당연하게도 그녀들을 응원할 수밖에 없어요. 가진 것을 당연시하며 여성을 무시하는 남자들의 폭력 앞에서도 주저앉지 않는 모습은, 폭력과 차별에 굴하지 않는 모든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의 불씨를 안겨줍니다. 


허주은 작가의 작품을 읽다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파도처럼 밀려옵니다. 어째서 우리는 이런 비통한 시간을 겪을 수밖에 없었는가, 천주교의 가르침에 아무리 큰 충격을 받았다 해도 어떻게 하면 부모가 자식을 고발하고, 자식이 부모를 죽음으로 모는 참담한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는가 되묻게 돼요. 단순 역사책을 읽는 것만으로는 느낄 수 없는 울림. 그 울림이 바로 허주은 작가의 작품 안에서 들려옵니다. 그래서 계속 그녀의 작품을 찾게 되는 거겠죠. 


 늘 그랬듯, 진실은 밝혀질 것이고 '설'은 어떻게든 살아남아 자신의 존재를 증명할 것이라 믿어봅니다. 그리고 이름 없는 자들이 온전히 자신의 이름을 찾지 못한다 해도, 그들의 발자취를 누군가는 기억하고 있다는 것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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