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와카타케 나나미 일상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권영주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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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차가운 일상]보다 먼저 나온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저는 약 10년 전에 이 책의 초판 출간본을 소장하고 있는데요, 행인지 불행인지 아직 읽지 않은 상태랍니다. 덕분에 이번 기회에 맛깔나는 미스터리한 작품들을 12편이나 만날 수 있었으니 그냥 다행이라고 할까요. 한편 한편 모두 한꺼번에 휘리릭 읽어버리기에는 너무나 아까우면서도,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또 얼른 페이지를 넘겨버리고 말았던 마성의 작품집이에요. 그야말로 재미를 위한 독서를 지향하는 저에게 딱 맞춘 듯한 책!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를 거쳐 이제는 와카타케 나나미의 세상에서 정신을 못차리고 있습니다.

 

순서는 조금 바뀌었지만 [나의 차가운 일상]에 등장했던 '와카타케 나나미'는 이번 작품에서는 회사에서 사내보를 만드는 편집인으로 등장합니다. 2천 부씩이나 찍는 이 잡지에 실을 원고를 고민하던 그녀는 '사타케 노부히로'라는 선배에게 한 달에 한 편씩, 원고지 30매에서 40매 정도 되는 분량의 글을 부탁하게 되죠. 편지를 받은 사타케 노부히로는 자신 대신 익명의 누군가를 와카타케에게 소개하고, 그녀는 한 달에 한 번 그 익명의 작가로부터 받은 글들을 잡지에 게재하기 시작합니다. 4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총 12편의 단편. 각각의 단편은 미스터리, 명랑소설의 탈을 쓴 미스터리, 오싹하고 기괴한 미스터리 등 다양한 개성을 자랑하며 더불어 작가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까지 불러일으켜요. 과연 이 익명의 작가는 누구일까요? 사타케? 아니면 또 다른 누군가??!!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에 담긴 이야기들은 미스터리이기는 하지만 과도한 공포심을 불어넣는 작품들은 아니에요. 일상 속에 작게 숨어 있는 어떤 것, 우리가 미처 알아채지 못했던 것을 미스터리라 오해하는 순간을 잘 포착해냈다는 느낌입니다. 우리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라 생각했던 것도 이 작가를 만나면 그 해답이 명쾌하게 도출될지도 몰라요. 물론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미스터리도 있죠. 그런데 그런 미스터리조차도 와카타케 나나미 작가의 손에서는 공포나 두려움보다 괜시리 슬퍼지고 아련한 향수같은 것이 남는 이야기로 재탄생되는 것 같습니다.

 

12편의 미스터리도 미스터리지만, 아마 책을 읽는 내내 이 익명의 작가의 정체에 대해 모두 궁금해하지 않으셨을까요? 저도 애가 타서 맨 뒤에 실려있는 <조금 긴 듯한 편집 후기> 를 먼저 읽어보고 싶은 마음을 애써 다스려야 했어요. 그런데 본격적인 이야기는 그야말로 끝에서부터 시작이군요??!! 제 말이 무슨 뜻인지는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을 끝까지 읽으신 분이라면 틀림없이 깨달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번 작품집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와카타케 나나미는 '장편도, 단편도 모두 잘 쓰는 작가'라는 것입니다.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와 [나의 차가운 일상] 같은 장편,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같은 단편 모두 재미있고 즐겁고 무섭게(?) 읽었어요! 여름의 끝자락, 이제는 진짜 가을이 오려나보다 싶은 이 시기에 여전히 미스터리 맛집을 찾아 방황하고 계신다면 여기로 오세요! 여기는 바로 <와카타케 나나미 월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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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차가운 일상 와카타케 나나미 일상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권영주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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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출판사 '내친구의서재'를 애정하는 이유는 와카타케 나나미의 작품들을 꾸준히 출간해주시기 때문입니다! 사실 예전에는 와카타케 나나미라는 작가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는데요, 그 때만해도 제가 일상 미스터리의 묘미를 잘 몰랐던 탓이랍니다. 그런데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를 만나고 완전 반해버렸어요!!! 세상의 불운이란 불운은 전부 맞닥뜨리는 듯한 여탐정이 보여주는 삶에 대한 관조가 제 마음을 울리고 말았습니다. 성숙한 여형사의 표본이라고 할까요. 일견 단조로운 듯한 문장들 속에서 갑자기 숨이 헉!하고 멎을 것 같은 상황들이 등장하고, 하무라 아키라가 날카로운 시각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이 시리즈, 정말 강추합니다!!

 

제가 이 여탐정 이야기를 살짝 길게 늘어놓은 이유는 [나의 차가운 미스터리] 에도 여탐정이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비록 하무라 아키라에 비하면 햇병아리에 불과하고 직업도 탐정은 아니지만, 어떤 사건의 진상을 밝혀내기 위해 끈질기게 파고드는 모습에서 하무라 아키라가 떠올랐어요. 하무라 아키라가 좀 더 혈기왕성하다면 이러지 않았을까 싶은 모습을 보여주는 여주인공 '와카타케 나나미'. 그녀가 만나게 된 사건은 기이하면서도 차가운 인간의 내면과 깊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작가와 같은 이름을 가지고 있는 와카타케 나나미는 홀로 하코네 여행을 떠났다가 이치조에 다에코라는 여성을 만나게 됩니다. 그 누구보다 당차고 할 말은 하고 사는 성격인 듯한 이치조에와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기로 약속한 와카타케에게 들려온 놀라운 소식! 이치조에가 자살을 기도해 의식이 없는 상태로 입원했다는 것. 그리고 와카타케에게 이치조에가 보낸, 맨 위에 크게 '수기'라고 적힌 원고 뭉치가 도착합니다. 단 한 번의 만남, 단 한 번의 통화를 나눴을 뿐 친구라고 할 것도 없는 그녀. 그런 그녀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파헤치기 위해 와카타케 나나미가 조사를 시작합니다!

 

이야기는 크게 1부와 2부로 나뉘어 있는데요, 아무 생각없이 읽다가 그만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았어요. 오잉?오어어 소리를 지르며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대체 어디서부터 길을 잘못 들었는지 탐색해야 했답니다. 이 생각지도 못한 반전으로 후반부를 읽는 즐거움이 배가 되었다고 할까요! 이치조에 다에코는 정말 자살하려고 한 게 맞는지, 그녀가 보낸 수기 속 '차가움을 간직한 남자'는 과연 누구인지, 다에코가 보낸 수기 속 인물들은 정말 실재하는지 등 궁금증이 가득 생겨나고, 작가는 멋지게 그 질문에 대해 답을 들려줍니다.

 

제목과 작품에 등장하는 '차가움'은 과연 무엇일까요. 남을 해하려는 마음, 어떤 사람을 자신의 마음대로 조종하고 싶은 마음, 다른 사람의 부도덕적인 면을 알게 된다 해도 모른 척 하는 것, 그런 타인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부정함을 숨기고 싶어하는 마음, 그런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가운'은 어쩐지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죠. 일상이 아름답다면 따뜻하다고 표현했을 것이고, 뭔가 통쾌한 일이 벌어진다면 시원하다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을까요. 작가는 사람들의 마음에 숨어있는 '차가운' 무언가를 독자들에게 알리고 싶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보통 추리소설을 읽고 나면 범인도 드러나고 어딘가 개운한 기분이 들잖아요. 그런데 이번 작품은 어쩐지 너무 슬프고, 마음이 아프고, 끝났지만 끝나지 않은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뭔가 더 보여달라고 작가님에게 조르고 싶은 마음도 들었어요.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이후 작가들의 요청에 의해 출간된 [나의 차가운 일상] 이라는데, 이왕이면 아예 <와카타케 나나미> 시리즈를 쭉 이어주실 마음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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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의 것들 이판사판
고이케 마리코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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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이렇게 이름지어도 기억하지 못할 테고 저렇게 이름지어도 기억하지 못할 테지만 '이판사판 시리즈'라는 이름은 안 잊어버리겠지'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는 북스피어의 <이판사판 시리즈>. 독자에게는 '시리즈'라는 단어는 마약과도 같아서 한 번 발을 들이면 좀처럼 헤어나오기가 쉽지 않다. 일단 한 권 읽었으니 다음 작품도 계속 읽게 되는 마성의 매력을 뿜어내는 것이다. <이판사판 시리즈>의 독특한 점은 매번 다른 작가의, 다른 장르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인데, 이번에 출간된 고이케 마리코의 [이형의 것들] 로 어느새 네 번째 권을 맞이하게 되었다. 마포 김사장에서 이제는 삼송 김사장님이 되신 대표님이 딱 10권만 만들고 끝장을 보시겠다는데, 10권 말고 100권은 만들어달라고 매달리고 싶을 정도로 나는 이 시리즈에 정말로 홀딱 빠져 있다. 

 

과연 '호러 소설의 명수'라 불리는 고이케 마리코답게 [이형의 것들]에 실린 여섯 편의 이야기는 모두 으스스한 뒤틀림을 선사한다. 첫 단편인 <얼굴> 부터 작품의 분위기가 선사하는 기괴함에 압도되어 편히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였다. 아무도 없는 농가, 멀리서 다가오는 한 여인, 그리고 마침내 마주한 그 여인의 얼굴! 출구 없는 공간에 갇혀 어디로 가도 도망칠 수 없을 것 같은 절망감이 가슴을 짓눌러온다. 아니, 처음부터 이렇게 압박해온다면 다른 작품은 어떻게 읽나 싶어 바로 다음 단편으로 직행하지 못했을 정도. 

 

다음 이야기는 어떤 공포를 선사해줄까 싶어 마음을 가다듬고 만난 두 번째 단편 <숲속의 집>. 보통 산장이라고 하면 귀신 이야기를 나누기에 딱 좋은 장소 아니던가! 고전적인 공포를 만날 수 있으려나 짐작했는데 어라??!! 초자연적인 존재가 등장하기는 하나 예상했던 그런 이야기가 아니었다. 호러 소설에서도 이런 정서를 만날 수 있구나-라며 감동했을 정도로 마음을 울리는 아련함에 코가 시큰해진다. <숲속의 집>에서 맛보았던 아련함은 <히카게 치과 의원>으로 이어진다. 

 

물론 산장을 배경으로 전혀 다른 분위기를 전달하는 작품도 있다. 그 이름도 오싹한 <산장기담>. 이 작품은 열린 결말로 마무리되는데, 차라리 결말을 닫아달라고 하고 싶을 정도로 그 뒤는 전혀 상상하고 싶지 않다. 한밤중이나 새벽에 읽는다면, 어쩌면 거울에 자신의 등 뒤를 비춰보고 싶어지는 이야기라고 할까!! 그런 점에서 이국의 망령을 다루는 <조피의 장갑>과 결이 닿아 있는 듯도 하다. 

 

유령을 다루는 책이나 영화를 볼 때 벌벌 떨기도 하지만, 사실 나는 이 세상에 살아있는 생물 이외의 것이 존재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는 행위 자체가 이쪽 세상에서 저쪽 세상으로 향하는 문을 여는 것이라고 한다면, 그렇다면 이계의 존재가 있는 것도 당연하지 않은가. 그런 나와 작가님이 비슷한 생각을 품고 있는 듯한 문장을 맞닥뜨리고 감격!!

 

그렇게 나는 이승과 저승을 잇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이음매 같은 것을 느끼며 살아간다. 그 이음매에는 언제나 그 여자가 있다. 지금까지 일어난 많은 일들을 떠올려 봐도 여전히 영문을 알 수 없고 아무런 설명도 들은 적 없지만 지금도 온몸에 소름이 돋을 만큼 오싹해지곤 한다. 동시에 한없이 그립고 감미롭기까지 하다. 

p233

 

짧지만 인상깊은 이야기들로 자신의 세계를 확실히 보여준 고이케 마리코. 이 작품 전에 출간된 책들은 거의 품절이거나 절판된 것으로 나오는데, 이번 기회에 개정판이 나온다면 더없이 반가울 것 같다. 그녀가 그리는 세계를 좀 더 맛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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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함과 분노 열린책들 세계문학 280
윌리엄 포크너 지음, 윤교찬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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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들었던 윌리엄 포크너의 대표작이라고 하니 궁금합니다. 제목과 표지가 강렬해서인지 콤슨 가 남매들의 감정과 격렬한 비명같은 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아요. 작가의 명성을 이번 작품을 통해 확인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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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마음의 힘을 키우는 부모의 그 말
아다치 히로미 지음, 최현영 옮김 / 사람in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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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말을 배우기 위해 연습하는 것처럼 부모도 아이와의 대화를 위해 연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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