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지에서 생긴 일
마거릿 케네디 지음, 박경희 옮김 / 복복서가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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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건 7가지 대죄를 짓지 않는게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에 대해 연민을 가져야 한다는 것. 즉 착하게 살아라 이다. 연민을 갖고 마음을 열면 그것이 우리를 구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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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평범한 심리상담소 - 누구에게나 상담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이원이 지음 / 믹스커피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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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말하기도 하고 돌려 말하기도 하지만 저자가 계속 하는 말은 ‘죽지 말라‘이다. 막연한 희망 고문이나 대책 없는 ‘힘내세요‘가 아닌 애정어린 부탁이고 당부이다. 그게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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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 드링크 - 인류사 뒤편에 존재했던 위대한 여성 술꾼들의 연대기
맬러리 오마라 지음, 정영은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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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함께 바에 가면 취향과 상관없이 ‘예쁜 칵테일‘을 권하는 남성들. 그 졸렬함에 분노했고, 그걸 멋지게 부숴버린 많은 여성들에게 환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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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면도시 Part 1 : 일광욕의 날
김동식 외 지음 / CABINET(캐비넷)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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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관의 거대함에 비해 작품들은 대체로 소소하달까. 이 시리즈가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겠지만 세계관을 끝까지 잘 활용해서 하나의 큰 이야기가 완성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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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romankacew/223229703237


1. 위대한 앰버슨가(부스 타킹턴, 최민우 역. 휴머니스트. 2023. 516쪽)

: 앰버슨가는 이 작은 도시에서 가장 부유하고 권위있는 집안이다. 외동딸 이저벨은 한순간의 선택으로 우유부단한 미내퍼와 결혼하고, 사이에 조지 앰버슨 미내퍼를 낳는다. 이 금지옥엽 도련님은 태어날 때부터 귀한 대접만 받아 완전히 개망나니로 자란다. 어느날 파티에서 조지는 눈에 띄는 미모의 루시와 마주치고, 그녀에게 강한 호기심을 갖고 접근한다. 그런데 그녀가 예전에 자기 어머니에게 구애했던 유진의 딸이라는 걸 알게 된다.


이렇게 주인공의 몰락을 바라면서 읽은 적은 없었던 거 같다. 특히 이저벨에게 하는 짓들이 괘씸했고 조지가 크게 후회하길 바랐지만 뒷부분의 조지의 자기합리화를 보고 문득 깨달았다. 우리는 모두 우리 부모님의 조지일 지 모른다고. 물론 우리의 부모님들은 이저벨이 조지를 키우듯 우리를 spoiled child로 키우진 않으셨고 우리는 조지보다 훨씬 더 크게, 자주 좌절을 겪지만 말이다. 


산업화와 거대화가 진행되는 도시에서 앰버슨가의 몰락은 비단 조지 한 명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할아버지의 시대 분위기 외면과 자산 유지에 대한 안일함, 조지 삼촌의 잘못된 투자, 시드니 삼촌 내외의 탐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건 맞겠지. 하지만 조지의 독단적이고 오만한 판단이 방아쇠를 당긴 것도 맞다. 정작 중요한 게 무엇인지도 몰랐던 조지의 마지막이 안타깝지만은 않은 건, 내가 못되서일까? 



2. 우유, 피, 열(단시엘 W. 모니즈, 박경선 역. 모모. 2023. 348쪽)

:비릿하고 뜨거운 단편집. 표제작이 꽤 충격적이어서 나머지 작품들은 오히려 순하게 읽혔다. 키라가 그럴 줄은... 나머지 작품들은 내용에 따라 화가 나기도 하고 허무하기도 하지만 모두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으로서 그 안의 뜨거운 감정들이 공감될 수 밖에 없었다. 가장 좋았던 건 역시 표제작.



3. 개의 설계사(단요. 아작. 2023. 336쪽)

: AI를 소재로 한 SF. 내 취향은 아니었다. 감정형 인공지능 설계사 '나'의 사무실로 인플루언서 슈퍼스타 소녀가 찾아온다. 소녀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줄 인공지능 '개'를 설계해 준 화자. 소녀는 자라서 부모를 상대로 소송을 하고, 다른 인플루언서와 연애를 하다 그 사람의 죽음에 연루된다. 예전에 설계해 준 인공지능 개가 화자를 방문하는데...


뭔가 깨끗하게 이해가 되지 않는 한 포인트가 있는데, 그걸 설명하기가 힘들다. 저자가 생각을 오랫동안, 많이 한 건 알겠지만... AI가 발달함에 따라 주어지는 윤리적인 고민과 도덕적 딜레마에 대해 좀더 생각해 봐야 할 거 같다.



4. 네 명의 의인(에드거 월리스,전행선 역. 양파. 2018. 220쪽)

: 네 명의 남자들이 런던의 한 카페에 앉아 있다. 이들 중 영어를 거의 못하는 청년은 이제 막 이 그룹에 합류했다. 자칭 '네 명의 의인'. 이들은 스페인의 독재 정부에 대항해서 싸우던 스페인 망명자를 추방하기 위한 법안이 발의된 것을 알고 외무장관 레이먼 경을 압박하기로 한다. 레이먼 경에게 해당 법안을 철회하지 않으면 살해하겠다는 편지를 보내고, 예고했던 시한 마다 갖가지 방법으로 그에 대한 협박을 한다. 그러나 레이먼 경은 굴복하지 않고 법안 표결일이 다가온다.


아무래도 100년도 전에 출간된 책이니만큼 범죄도 협박도 보호도 다 아날로그 식이라서 그걸 보는 재미가 있었다. 결국 레이먼 경이 어떻게 될지도 궁금했고, 여론을 이용하는 방법도 흥미로웠고. 이들이 과연 의인일지는 의문이었으나 - 방법이 잘못되었으므로 의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 이들을 주인공으로 드라마를 만들만 하다. 그만큼 매력적이었고, 드라마를 찾아서 보고 싶지는 않았지만 이 시리즈를 계속 써줬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5. 소녀를 사랑하는 방법(헤일리 태너, 아밀 역. 비채. 2015. 376쪽)

: 러시아 이민자 2세인 열 한 살 바츨라프. 어릴 때부터 친했던 레나와 늘 오후 시간을 함께 보낸다. 위대한 마술사가 되는 게 꿈인 바츨라프는 당연히 조수로 레나를 세울 생각이다. 영어를 잘 못하는 레나의 숙제를 도와주고 늘 레나만 생각하지만 정작 레나는 다른 친구와 어울리고 싶어하고, 바츨라프의 엄마 라시아는 레나를 돌봐주긴 하지만 레나의 엉망인 가정환경을 비롯한 많은 것들이 마뜩찮다. 그런데 어느날, 레나가 사라졌다.


레나와 바츨라프는 다시 만난다. 그런데, 바츨라프가 보통의 남자애여서 싫었다. 사랑에 서툴고 상대방의 감정을 헤아릴 줄 모르고 육체적으로 휘둘리는 보통의 사춘기여서. 그리고 바츨라프의 엄마 라시아도 보통의 엄마여서 속상했다. 레나의 아픔이 안타깝지만 그 안의 어둠 때문에 자기 아들에게서는 멀어지길 바라고 레나의 상처보다는 레나가 아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못마땅해하는 보통의 엄마. 


그렇지만 그게 현실이고 그들이 보통의 사람들이다. 그만큼만 하기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의 우리. 지극히 현실적인 내용이 이어지다가 마지막에 갑자기 성장해버린 바츨라프 때문에 좀 의아했다. 레나의 이모 예카테리나의 말 한마디 때문이라해도. 그래도 동화를 믿고 싶어서, 바츨라프를 믿어 보기로 했다. 역자의 말대로 그런 게 세상을 살아갈 힘이 되어주기도 하니까. 



6. 세상의 경계에서(미카이아 존슨, 이정아 역. 황금가지. 2023. 512쪽)

: '나' 카라멘타는 파견되었던 197호 지구에서 다시 0호 지구로 귀환한다. 디증우주가 진실로 밝혀진 지금, 나는 횡단자로 일하면서 다른 평행우주 지구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일을 하고 있다. 횡단을 하려면 해당 지구의 '나'는 죽어서 없어야 한다. 사실 나는 카라멘타가 아니라 카라리다. 6년전, 22호 지구에서 외곽 애시타운에서 살다가 첫 횡단을 하다가 죽은 카라멘타 대신 귀환했다. 지금은 와일리시티에서 일하며 살고 있다. 최근의 내가 죽은 175호로 횡단하던 중 뭔가가 잘못되어 크게 다치고, 난 원래의 지구에서 애시타운의 잔인한 지도자였던 닉닉의 집에서 깨어난다.


넬라인의 장례식 장면(290 ~ 295쪽)이 정말 아름다웠다. 딱 내가 바라는 장례식인데. 다만 난 늪지대에 수장되는 대신 책 다비식을 원하지만. 평행우주라는 건 상당히 매력적인 환상이고, 난 딱히 믿어지지는 않지만 혹시라도 있다면 다른 지구의 나는 금수저이길 원한다. 그런데 다른 지구의 나도 이 지구의 나와 비슷한 환경에서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삶을 산다는 게, 소설적으로는 재밌지만 생각해보면 꽤 절망적이다. 하지만 우리의 카리멘타는 진취적이니까. 꽤 밀도있는 전개에 비해 결말이 좀 허전했다. 난 꽉 닫힌 결말을 좋아해서. 혹시 2권을 염두에 둔 저자의 큰 그림인가 싶기도 하지만 2권은 읽더라도 아주 나중에 읽을 거 같다. 



7. 리빙스턴 씨의 달빛 서점(모니카 구티에레스 아르테로, 박세형 역. 문학동네. 2022. 308쪽)

: 고고학을 전공한 아그네스는 바르셀로나에서 취업이 힘들자 런던으로 온다. 왠지 런던에서는 꿈을 이룰 수 있을 거 같아서. 하지만 모든 박물관을 돌아다니며 이력서를 넣어도 연락이 없고, 밤늦게 낯선 길을 걷던 아그네스는 직원 채용 공고가 붙은 서점으로 들어간다. 리빙스턴 씨의 이 서점 3층에는 피라미드 모양의 천창이 있어서 목요일마다 달빛을 감상하곤 한다. 매일 이곳에 오는 초딩 독서광 올리버 트위스트, 출판사 사장이자 리빙스턴 씨의 연인 시오반, 늘 푸른 쇼파에 앉아 글을 쓰는 서점 상주 작가의 이야기와 리빙스턴 씨가 아끼는, 탐험가 리빙스턴의 아프리카 탐사 일지 육필 원고가 사라진 사건이 얽혀 작은 서점에 긴장감을 준다.


문화재 약탈은 야만적인 시대에 문화재 보호를 위한 것이었고, "인류 공통의 유산이고 그 보편성 떄문에 어느 국가나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든 큰 상관이 없"(235쪽)다는 아그네스의 말에 짜증이 나서 읽기 싫어졌다. 고고학자이자 박물관 큐레이터 지망생의 논리가 이딴식이라니. 올리버의 엄마 외에는 빌런이 한 명도 등장하지 않는 예쁜 소설이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읽고 있다가 한 대 맞은 거 같았다. 게다가 아무리 문닫은 이후라지만 박물관 전시실에서 빵 쳐먹는 것도 맘에 안 들어.


하지만 대인기피증 기미가 보이는 서점주인 리빙스턴 씨는 맘에 들었다. 사람보다 책이 편하고 사람 상대하기는 싫은. 게다가 "책은 생계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우리 삶 자체야. 언제부터 삶이 금전적 이익을 가져다 주었지?"(37쪽)란 말은 맘에 쏙 들었다.



8. 테베의 태양(돌로레스 레돈도, 엄지영 역. 열린책들. 2019. 720쪽)

: 유명한 작가인 마누엘은 막 새 소설의 초고를 마친 참이다. 갑자기 경찰이 방문해서 배우자 알바로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알린다. 장소는 알바로가 출장을 갔다는 곳이 아닌 갈리시아 지방. 알바로와 아무 상관도 없는 곳이라 의아해 하며 방문한 그곳에서 마누엘은 알바로가 사실은 그 지방의 유세있는 후작 집안의 상속자였으며 어마어마한 재산을 갖고 있었고 그 모든 재산을 자신에게 남겼다는 걸 알게 된다. 마누엘은 유서에서 지정한 기간이 지나면 재산을 후작 집안에 돌려주겠다 말하고 떠나려 했지만 은퇴를 앞둔 경찰 노게이라가 나타나 알바로는 사고사가 아니라 살해된 것이며, 그의 집안의 명성때문에 위에서 사건을 덮으려고만 한다고 말한다.


사건을 해결하는 속도가 빠르진 않다. 하지만 절대 지루하거나 답답하지 않다. 작가가 묘사하는 갈리시아 지방의 풍광과 풍습, 사람들의 심리와 행태가 꽉꽉 차 있다. 사실 사건의 전개보다도 그런 것들에 더 매료당했다. 나름의 반전이 있기는 하지만 책이 끝날 무렵에는 책 속 진실보다는 등장인물 한 명 한 명의 마음에 더 신경쓰게 되었고, 그래서 마지막 장면이 먹먹했다. 늘 마누엘의 주머니 속에 있던 치자 꽃잎의 비밀도 짠했다. 어린 사무엘은 사랑스러웠지만. 



9. 기다릴 때 우리가 하는 말들(김병운. 민음사. 2022. 332쪽)

: 『아는 사람만 아는 배우 공상표의 필모그래피』의 저자라서 집어들었다. 첫번째 작품 「한밤에 두고 온 것」의 마지막 장면이 너무나 좋았다. 오랜 세월 돌고돌아 만난 친구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그 눈빛과 그걸 창밖에서 지켜보는 시선이. 물론 현실이 그렇게 고요하진 않다. 자꾸만 자전적으로 읽히는 이 소설집에서 마음놓고 차분할 수 있는 장면은 어쩌면 저 장면 하나일지도. 그만큼 성적 소수자의 현실이 날카롭게 반영되어 있다. 읽으면서 몰랐던 걸 알게 되기도 했고, 반성도 됐다. 소수자에게 호의를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무심결에 한 올바르지 못한 행동들이 무조건 용서받아야 하는 건 아닌데, 많은 사람들이 그걸 잊곤 하지. 


저자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10. 종이로 만든 마을(도미니크 포르티에, 임명주 역. 비채. 2023. 216쪽)

: 에밀리 디킨슨의 생을 이야기한 소설. 전기가 아니다. 에세이처럼 저자 자신의 이야기가 있는 챕터도 있고, 시로 풀어낸 챕터도 있다. 자주 이사를 하며 매번 '집'에 적응해야만 했던 저자와 한 집에서 평생을 살며 자신만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않았던 에밀리. 비록 저자의 상상 속 에밀리이지만, 막연하게 은둔 시인으로만 알고 있었던 그녀에게 좀더 가까워진 기분이다. 사실 이전에는 에밀리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 더 강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녀 내면의 강한 심지를 본 것 같아 마음이 훨씬 나아졌다. 애정은 더 깊어졌고.



11. 열기구가 사라졌다(바바라 오코너,이신 역. 다산책방. 2022. 256쪽)

: 열 살 윌터의 형은 마지막 인사도 없이 해외 파병을 가버린 후, 돌아올 수 없게 되었다. 형이 남기고 간 트럭을 매일 반짝반짝하게 관리하며 윌터는 엉망이 된 집안 분위기를 견딘다. 여름이 한창이던 어느날 옆집에 모녀가 이사오고, 자기 또래의 당당한 소녀 포지와 숲 속을 걷던 중 강가에서 시체를 발견한다. 하지만 곧 시체로 보였던 남자 밴조는 곧 움직이고, 자신이 정성스레 만든 열기구를 타다 추락했다며 열기구를 찾아야 겠다고 한다.


안짱다리에 사시까지 있어 친구가 없는 윌터에게 친구 사귀는 법을 가르쳐 주는 포지와 막무가내로 포조의 엄마에게 들이대는 밴조가 말랑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긴 하지만 유일한 친구이던 형을 잃은 윌터의 상처와 엉망이 된 윌터 가족의 위기 또한 놓치지 않는다. 오랜만에 해피엔딩을 믿고 편하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12. 모두의 연수(김려령. 비룡소. 2023. 340쪽)

: 연수네 할아버지 할머니가 슈퍼를 운영하는 명도단은 예전에는 유흥가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연수는 이곳에서 아기 때부터 모든 삼촌 이모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자라왔다. 아이패드를 사고 싶어서 막무가내로 슈퍼에서 알바를 하는 연수. 사실 연수의 엄마는 연수가 아기 때 죽었고 아빠는 얼굴도 모른다. 보육원 출신의 엄마에게는 어린 동생만이 유일한 가족이었고, 엄마가 죽은 뒤 연수는 이모의 손에 맡겨진 뒤 이모가 결혼을 하자 이모의 시부모님 손에 큰 것. 고등학생인 연수는 차민, 우상, 시영 세 친구와 함께 슈퍼 앞 해상 공원에서 과제를 하고 슈퍼에서 라면을 끓여 먹으며 우정을 다진다.


이 작가만의 미묘한 포착점이 있다. 뻔한 권선징악이 아니라, 쉽지 않은 상황에서 판단력이 흐려졌을 때의 보통 사람들이 행동하는 방향에 대한. 사랑하는 사람이 가해자로 지목받았을 때, 그리고 그와 관련된 사람들의 상처가 걱정될 때 많은 사람들이 진실을 파헤치기보다는 일단 덮고 마음이 가라앉기를 기다리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보호하기 위하는 마음을 이용해 먹는 나쁜 인간들도 많다. 인간의 교활함이란... 이 작품에 나오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착하고 따뜻한 품성을 지녔지만 난 왠지 이 작가가 성악설을 믿지 않을까 싶다, 나처럼. 



13. 가위바위보(앨리스 피니, 이민희 역. 밝은세상. 2023. 384쪽)

: 결혼한 지 13년 된 어밀리아와 애덤은 망가져버린 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스코틀랜드 하일랜드로 여행을 온다. 눈보라를 뚫고 가까스로 과거 예배당으로 사용되던 숙소에 도착한 그들은 문이 잠겨 있자 당황한다. 하지만 잠시 뒤 문은 누가 열어준 것처럼 활짝 열린다. 저녁을 먹고 와인을 마시던 중 어밀리아는 창문 밖에서 들여다보던 얼굴을 발견하고 비명을 지른다. 


"이번 주말여행은 망가진 우리 사이를 바로잡을 마지막 기회다.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 우리 둘 중 하나만 집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64쪽. 어밀리아

"여기까지다. 출발을 알리는 총성이 울렸다. 여태껏 망설였지만 지금부터 카운트다운이다." 69쪽. 애덤


이 두 문장 때문에 처음에는 둘 사이의 긴장에만 주목했다. 하지만 곧 제 3자가 나타난다. 사실 난 둘이 장미의 전쟁을 벌이길 바랐는데. 312쪽에 반전이 나타나기 전까지도 난 계속 어밀리아와 애덤 사이의 배틀을 기대했다. 어쩌면 반전이라는 게 뻔할 수도 있겠지만 난 그래도 꽤 잘 쓴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이야기와 번갈아 보여지는 아내의 일기장 올해의 단어도 꽤 흥미로웠다. 



14. 유도라 허니셋은 잘 지내고 있답니다(애니 라이언스, 안은주 역. 한즈미디어. 2023. 524쪽)

: 여든 다섯 살 유도라 허니셋. 함께 살던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내내 혼자였다. 병원에 갔다가 우연히 다른 할머니에게서 안락사 안내물을 받게 되고, 그게 마치 신의 계시인 양 느낀 유도라는 해당 센터에 전화를 건다. 한편 유도라의 옆집에 특이한 패션 감각을 지닌 명랑한 소녀 로즈가 이사오고, 로즈는 처음부터 유도라에게 큰 관심을 보인다.


아침마다 수영을 갈 정도로 정정한 할머니가 왜 안락사를 원하는지 과거의 이야기가 번갈아 보여진다. 어쩌면 그 시절을 살아온 할머니치고 드라마틱한 굴곡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을 지 모르겠지만 살면서 후회할 수 밖에 없는 선택들. 사실 난 유도라 정도의 나이면 굳이 안락사가 필요할까 싶다. 그렇게 오래 남지도 않은 거 같은데. 오히려 내 나이가 더 필요하지. 앞으로 큰 사고가 없다면 살아야 할 날이 40년은 남았는데, 그 세월을 견뎌야 하잖아... 어쨌든 이 이야기는 짐작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나이가 들었어도, 죽음을 바라고 죽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도 여전히 질투하고 소망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어찌됐든, 살아 있는 한 말이다.



15. 카디프, 바이 더 시(조이스 캐롤 오츠, 이은선 역. 하빌리스. 2023. 492쪽)

: 고딕 스릴러라는 말에 집어들었는데 고딕 요소보다는 지극히 현실적이라는 느낌이었다. 좋은 부모에게 입양되어 잘 자랐다고 생각하는 클레어가 어느 비오는 밤 갑자기 생면부지의 할머니가 자신에게 유산을 남겼다는 전화를 받으며 시작되는 악몽같은 이야기인 표제작과 성적 폭력에 복수하고픈 미아의 이야기인 「먀오 다오」, 젊은 시간 강사와 비밀 연애 중 임신을 하자 버림받은 앨리스에게 노시인이 접근하며 전개되는 「환영처럼 : 1972」, 딸을 죽이고 자살했으면서 아들만은 남겨둔 전부인의 진실에 접근하는 엘리자베스의 이야기인 「살아남은 아이」. 작품 속 여성들에게 현실은 칼날과 같다. 내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게 조여오는 현실. 그건 대부분 남성으로부터 온다.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은근하게. 「먀오 다오」외에는 다 결말이 맘에 들지 않았다. 그게 이 작가의 스타일이라는 걸 알고는 있지만. 



16. 운동의 뇌과학(제니퍼 헤이스, 이영래 역. 현대지성. 2023. 336쪽)

: 저자는 뇌과학자이면서 상당 기간동안 강박장애와 불안증에 시달렸다. 우연히 자전거를 탄 후 기분이 나아진 걸 느끼고 운동과 뇌의 움직임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사실 책 내용은 그동안 알려진 지식들의 집합이다. 정신질환은 뇌의 염증 때문이다. 운동을 하면 도파민이 나와서 뇌의 회복 속도를 높인다. 젖산 역치를 살짝 넘는 정도의 운동을 통해 엔도르핀 수치를 높여 기분이 나아지게 하고 나아가 운동을 습관화하면 많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읽는 동안에는 메모까지 하면서 열심히 읽었지만 결론이야 뭐, 너무 뻔하다. 꾸준히 운동하자는 것. 다만 이 책에는 구체적으로 운동 프로그램을 짜서 제공한다. 필요한 동작들에 대한 사진들도 실려 있고. 내게 가장 도움이 되었던 구절은 약 4시간 전에 운동을 하면 잠이 잘 온다는 것. 불면증 완화를 위해 운동을 시작한 내게는 이 문장 하나면 충분했다.



17. 행성 감기에 걸리지 않는 법(이선. 캐비넷. 2018. 380쪽)

: 기대하지 않았던 가벼운 SF. 제목 때문에 난 뭔가 웅장한 스페이스 오페라를 기대했는데, 읽고 나서 생각해보니 오히려 제목 때문에 귀여운 SF를 기대한 사람들이 많았을 거 같다. 라비다 행성이 갑자기 행성 감기에 걸려, 저절로 자라던 행성인들의 주식인 무오가 자라지 않게 된다. 행성인들은 식량난을 타개할 궁여지책으로 몸을 나눠쓰기 시작하지만 별 효과가 없자 지구의 오랜 농업쇼 출연자들을 데려와 해결하려 한다. 하지만 사실 그 프로그램은 다큐가 아니라 드라마였다.


삽화도 귀엽고 내용도 예쁘게 흘러간다. 해피엔딩일 거라는 데에 한 점 의심도 없이 읽었다. 다만 조세열이 부성애를 느끼는 부분은 너무 갑작스럽고 개연성이 없기는 했는데 큰 기대는 없었어서...



18. 세 형제의 숲(알렉스 슐만, 송섬별 역. 다산책방. 2022. 328쪽)

: 은자작나무가 모여 있고 숲 깊은 곳 변전소가 있던 호숫가 별장. 닐스, 벤야민, 피에르가 각각 열 세 살, 아홉 살, 일곱 살이던 마지막으로 별장에서 보냈던 여름. 그 여름 이후 세 형제는 점점 멀어졌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유품을 정리하던 중 뼛가루를 이 호수에 뿌려달라는 쪽지를 발견한 형제들은 이 별장에 오랜만에 도착했다. 그런데 주먹다짐으로 피를 보고 경찰차까지 등장한다.


현재 이야기는 시간이 역순으로, 예전 이야기는 순차적으로 서술된다. 현재 이야기를 굳이 역순으로 하지 않았어도 괜찮았을 거 같다. 뭔가 독자의 흥미를 붙잡아두고자 했던 거 같은데 그러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마지막에는 반전도 있고. 친밀했던 사람들과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멀어졌던 기억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은 그냥 그 관계를 포기해 버리겠지만 이들은 가족이기에 다시 봉합될 수 밖에 없다. 특히 엄마의 마지막 말 때문이라면. 엄마의 유서가 정말 마음이 아팠다. 읽는 내내 이해가 가지 않았던 엄마의 행동도 이해되었고. 가슴이 먹먹하지만, 이들 셋은 앞으로 잘 살아갈 것이다. 



19. 존 스미스 이야기(아서 코난 도일, 주순애 역. 이숲에올빼미. 2014. 256쪽)

: 저자의 미발표 첫 장편이라는 책소개에 얼른 집어들었는데, 기대가 컸던 탓인지 재미가 없었다. 통풍에 걸리게 되는 바람에 일주일간 방에만 머물러야만 하는 50대의 존 스미스. 그는 왕진 온 의사와 하숙집 주인 및 방문자들과 대화를 하는 한편 자신만의 사변을 전개한다.


얘기했듯 재미는 없었는데 대신 젊은 저자의 의외로 깊이 있는 여러 사상들을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미래에 대한 한없는 낙관주의(정신적인 것 뿐 아니라 물질적인 것도), 여러 재밌는 생각들("여성의 머리카락 - 색깔이 아니라 양 - 과 성격의 관계를 아는가? 나는 그 두 가지가 정비례한다고 생각한다."(95쪽))이 보이는 게 흥미로웠고, 읽으면서 마크 트웨인이 연상됐는데 실제로 마크 트웨인을 언급한 듯한 구절 - "유머가 넘치는 어느 미국인"(110쪽)이 있을 뿐 아니라 각주에 따르면 저자가 트웨인을 좋아했다고. "소설을 판단하는 기준은 재미"(152쪽)라는 말에는 크게 공감했다. 나름 의미있는 독서였다.

 



20. 이별 없는 아침(린우드 바클레이, 박현주 역. 그책. 2008. 551쪽)

: 열 다섯 살 신시아는 어제 저녁 남자친구와 술을 마시고 주차장에서 시시덕대다가 아빠한테 끌려 집으로 돌아왔다. 홧김에 "모두 죽어버렸으면 좋겠어"라고 외치고 방문을 닫고 들어간 다음날 아침, 집안은 이상하게 고요하다. 숙취에 시달리며 일어난 신시아는 집안에 가족들 아무도 없다는 걸 발견하고 학교에 가보지만 오빠는 등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25년 후, 신시아는 미결 사건을 파헤치는 TV쇼에 출연하기로 한다. 


소설은 신시아의 남편 시점에서 전개된다. 그래서 어느정도 사건에 거리를 두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신시아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걸까? 가족의 실종에 아무 책임이 없을까?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아버지의 모자, 사라졌다 엉뚱한 데서 발견된 예비 열쇠, "그들은 널 용서했다"는 익명의 전화 모두 신시아의 착각 혹은 쇼일까? 그럼 이모 테스의 살해는? 난 독자의 입장에서 사건의 진실만을 궁금해 하며 거기에 집중했지만 진실이 드러나자 신시아가 너무 가여웠다. 본문에도 나오지만 사람이 사람답게만 살았어도 일어나지 않았을 일인데... 신시아가 혼자라도 남은 것에 감사해야 할까? 어쨌든 이제까지 살아 남편과 아이를, 자신만의 가족을 가질 수 있어서? 


드러난 진실이 썩 맘에 들지는 않고 원인을 제공한 인간이 너무 짜증나지만 꽤 즐거운 독서였다. 읽는 동안 몰입할 수 있었고 공감할 수 있었으니. 이 저자를 왜 이제야 읽었을까?



21. 이끼숲(천선란. 자이언트북스. 2023. 280쪽)

: 먼 미래, 지상은 이미 살 수 없는 곳이 됐고 인류는 지하에 도시를 건설한다. 여기에 여섯 명의 친구들이 있다. 막 사회에 발을 내딛는. 이들의 세 가지 이야기. 인류는 지상을 잃었어도 조금도 깨닫지 못한다. 사람은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님을, 사람이 사람을 사람답게 대해야 함을, 자본이나 물질보다 중요한 것이 있음을. 세 이야기 다 마음 아팠지만 두 번째 「우주늪」은 더 아팠다. 왜 의주였을까, 의조가 아니라. 겨우 가위바위보 때문에? 그보다, 왜 선택을 해야만 한단 말인가. 


그래도 「우주늪」과 표제작의 결말이 희망적이어서 다행이었다. 이들이 아직 젊어서, 살아갈 날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고 이들은 조금씩 자라고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22.맨해튼 트랜스퍼(존 더스패서스, 박경희 역. 문학동네. 2012. 592쪽)

: 1920년대 뉴욕의 많은 사람들, 다양한 이야기들.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각자의 삶을 보여주다가 조금씩 서로 얽혀든다. 처음에는 이 사람이 주인공인가, 이 사람의 목소리로 전개되나 짐작하지만 결국 내가 보기에 주인공은 앨런이다. 비단 그녀가 주목을 받는 화려한 삶을 살아서라기 보다는 뉴욕에서 태어나 뉴욕에서 살아간 그녀가 (2부 이후에) 가장 많이 등장하기도 했고, 그녀만이 뉴욕드림을 이룬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표면적으로. 


에피소드가 쭉 나열되는 방식이고 에피소드가 바뀌는 문장의 시작은 늘 그 혹은 그녀여서 누구의 이야기인지는 좀더 읽어봐야 알 수 있다. 이런 방식이 낯설 수도 있고 따라가기 쉽지 않을 수도 있지만 거대도시의 익명성과, 그러다 눈이 마주치고 말을 섞으면 '어떤 사람'에서 '그 사람'이 되는 사람 사이의 연을 생각할 때 이같은 서술방식이 얼마나 배경과 잘 들어맞는지 감탄스러울 정도다. 좋은 작가를 읽게 되어서 기뻤다.



"그는 계속 브루클린으로 걸었다. 비둘기장 같은 침실의 악몽, 화분 속의 식물 뿌리처럼 서로 뒤엉키고 조이며 잠자는 사람들. 삐걱거리며 하숙집 계단을 오르는 발소리, 손잡이를 만지작거리는 손의 악몽. 침대에 뻣뻣이 누운 외로운 몸과 고동치는 관자놀이의 악몽." 333 -334쪽. 지미 허프.



23. 웨스트코스트 블루스(장파트리크 망셰트 ,박나리 역. 은행나무. 2020. 224쪽)

: 조르주 제르포는 출장 후 집에 오는 길 고속도로에서 사고를 목격한다. 사고 차량의 근처에서 부상당한 남자를 발견한 그는 남자를 근처 병원 응급실에 데려다주지만, 등록을 해주자니 귀찮은 생각이 들어 그냥 집으로 돌아오고 만다. 이틀 후 가족들과 휴가를 떠난 제르포를 두 명의 남자들이 바닷물 속에 익사시키려 한다, 그것도 벌건 대낮에.


초반에 "조르주가 올해 최소 두 명을 죽였다"는 문장이 나와서 처음에는 주인공이 킬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냥 기업 임원이고, 아내와는 권태기에 들어서는 듯 하며 딸들과는 어긋나고 있는 평범한 중년 남자일 뿐이다. 영문도 모른 채 쫓기면서 그는 정말 최선을 다해 도망을 치고 그 도망은 그를 알 수 없는 곳까지 데려다 놓는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collateral damage는 끔찍하고. 하지만 이 모든 일들을 서술하는 문체는 건조하기 그지없다. 마치 르포르타쥬처럼. 그래서 흑백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60년대여서 가능했을 이 이야기의 장면들을 상상하며 읽는 게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역시 난 하드보일드는 안 맞아.



24. 이 밤은 괜찮아, 내일은 모르겠지만(서유미. 민음사. 2021. 352쪽)

: 제목이 좋아서 읽었는데, 괜찮지 않았다. 내일이 아니라 당장 오늘밤이, 이 모든 관계가, 상황이. 작품들이 다 너무 현실에 발을 깊이 담그고 있어서 읽으면서 계속 한숨을 쉬었다. 글이 잘못된 게 아니다. 작가가 못쓴 게 아니다. 너무 잘 써서, 너무 현실이어서 슬펐다. 물론 그래서 내가 이 작가를 좋아하긴 하지만. 


이 밤이 괜찮은 건 내일로 미뤘기 때문이 아닐까? 내일이라고 나아질까.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버티겠지. 그럼 내일의 내일은 괜찮아질까. 



25. 얼굴 없는 살인자(헨닝 만켈,박진세 역. 피니스아프리카에. 2021. 368쪽)

: 쿠르트 발란데르 경감 시리즈 1권. 이 시리즈는 순서대로 출간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난 운 좋게도 1권부터 읽게 되었다. 발란데르 경감은 1월의 새벽에 호출을 받는다. 잔혹한 살인 사건. 노부부만 사는 농장에서 남편은 고문 끝에 살해당했고 부인은 피웅덩이 옆에서 묶인 채 간신히 숨만 붙은 상태로 발견되었다. 울타리를 맞대고 있는 이웃집에서는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고, 노부부에게 원한을 품을 사람도 없다. 


배경이 90년대인 만큼 수사는 한없이 아날로그적이다. 거기에 더해, 나로서는 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증거 수집보다는 논리적으로 끼워맞추는 것이 더 집착하는 것처럼 보인다. 수사 뿐 아니라 사회 분위기 전체가 우리나라의 비슷한 시기에 비해 심하게 아날로그적이라서 더 그래 보이기도 하고. 하지만 발란데르 경감의 인간미와 당시의 스웨덴 사회 분위기 - 이민 정책으로 인한 난민들의 갑작스런 유입과 그로인한 반감, 사회 혼란 - 를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사실 이 작품의 의미는 여기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마지막 페이지의 발란데르의 말처럼 "다른 부류의 경찰이 요구되는 새 시대(365쪽)"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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