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 후 취직도 못하고 세월만 축내고 있던 박지우.
인터넷을 보다 한 달 살기 광고를 보고 용기를 낸다.
그래. 나도 가자. 해외여행!
매일매일 앙코르와트에 가서 사진 찍고 글 쓰고 SNS에 자랑하리라 생각했던 그녀는 고복희의 호텔 원더랜드에 도착한다.
하지만 그곳에서 앙코르와트를 가는 건 머나먼 여정이었다.
원더랜드.
그곳은 편안하고 깔끔하고 쾌적하게 꾸며진 작은 호텔이었지만 원칙과 규칙으로 똘똘 뭉친 사장 고복희로 인해 점점 손님들이 뜸해진다.
게다가 심심하면 찾아와서 이리저리 심기를 불편하게 깝죽대는 김인석은 호시탐탐 고복희가 백기를 들고 호텔을 넘기기를 바라고 있다.
서로 돕고 살아도 팍팍한 객지에서 고복희는 홀로 이 모든 것들에 맞서고 있다.
정작 본인은 맞서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원칙이 사라진 사회에서 고복희씨의 원칙들은 정말이지 고루해 보이기도 한다.
저렇게 융통성 없이 어떻게 호텔을 운영할까?
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을 지켜 달라는 건데 그것이 잘못은 아니지 않나?
그 기본을 안 지키는 사람이 문제인 거지 기본을 지키고 사는 고복희씨가 잘 못된 건 아니다.
세상은 그런 사람들이 더 많다.
규칙을 무시하고 자기가 옳다고 믿고, 자기주장만 하는 사람들.
자신만의 길을 가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관대하지 못하다.
게다가 혼자인 여자들이 무언가를 하기에는 세상은 언제나 지뢰밭이다.
한바탕 꿈을 좇아 낙후한 나라로 이민 온 사람들의 삶은 고달프다.
우리나라의 60~70년대의 모습을 한 프놈펜은 그들이 한몫 잡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모두가 그 행운을 누릴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