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발견 - 나의 특별한 가족, 교육, 그리고 자유의 이야기
타라 웨스트오버 지음, 김희정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많은 추천을 받은 책이라서 엄청 궁금한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백범일지 - 책 읽어드립니다, 김구 선생의 독립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김구 지음 / 스타북스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나라는 내 나라요, 남들의 나라가 아니다.

독립은 내가 하는 것이지 남이 하거나 남이 시켜 주는 것이 아니다.



백범에 대해서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새로 출간된 스타북스의 백범 일지를 읽고 그분에 대해 아는 게 1도 없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상권과 하권으로 나뉘어 상권에서는 주로 어린 시절과 청년 시절의 이야기를 아들에게 편지 형식으로 적었고

하권에서는 본격적인 독립운동가로서의 모습을 담았다.


난산 끝에 태어난 백범의 어린 시절은 이미 가세가 기운 가문으로 상놈의 지위로 떨어진 이유와 가난했지만 배움의 열의를 가지고 꾸준히 공부에 임한 선생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분이 보통분이 아니라는 사실은 하나의 에피소드에서 느끼게 되는데 동네 아이에게 얻어 맞고 분에 못 이겨 식칼을 들고 찾아갔으나 칼을 뺏기고 얻어맞은 이야기에서 어린 나이에도 범상치 않은 기질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아버지가 숨겨 놓은 돈을 들고 떡 사 먹으러 갔다 들키는 장면도 그렇고 뭔가 보통 사람과 비슷하지만 남다른 기질을 엿볼 수 있는 일화가 있다.


마나님, 아무 걱정 마시오. 어쩌면 이런 호랑이 같은 아들을 두셨소?


조선의 마지막 과거에서 미래가 없다는 걸 깨닫고 동학에 들어갔지만 그를 시기한 동료 세력에 의해 자신의 군대를 잃고 안중근의 아버지에게 의탁한다.

하지만 무엇 하나 뜻한 대로 되지 않고, 시대와 함께 방랑한다.

그러다 왜놈을 죽이고 붙잡혀 인천 감옥에 갇힌다.

그곳에서 일본 순사와 재판에 참여했던 관리들을 꾸짖으며 비로소 사람들에게 각인된다.

조금 잔인한 면도 있지만 그 시대가 험악했으니 어쩔 수 없다고 이해하게 된다.

아마 무관이 되셨더라면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스스로 관상을 공부해서 자신의 상이 좋지 않으니 바른 마음으로 좋은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하고

그 결심대로 살아온 분이다.

어떤 순간에도 좌절 대신 불굴의 의지로 뚫고 나간 자신의 기록을 손수 쓰셨으니 귀중한 자료가 아닐 수 없다.

글에도 힘이 있어 백범 일지를 읽는 내내 그야말로 요즘 들어 바닥을 치는 애국심이 솟아난다.

어떻게 지켜낸 나라인데 이렇게 분열되어 서로의 잘못만을 따지며 자신의 이익을 앞세운 사람들에게 놀아나도 되는 것인지.

이런 꼴을 하늘에서 내려다보시면 얼마나 참담하실까 하는 생각이 절로든다.


우리 민족의 지나간 역사가 빛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그것은 아직 서곡이었다. 우리가 주연 배우로 세계 역사의 무대에 나서는 것은 오늘 이후다. 삼천만의 우리 민족이 옛날의 그리스 민족이나 로마 민족이 한 일을 못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나의 정치 이념은 한 마디로 말하자면 자유다. 우리가 세우는 나라는 자유의 나라여야 한다.


우리의 국방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우리가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백범의 나의 소원은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미래상이다.

그 시대에 이미 문화의 중요성을 깨닫고, 자유의 힘을 생각하신 그분의 뜻은

지금 현재 우리가 앞으로도 명심하면서 바탕으로 삼아야 할 미래다.


독립운동가들의 이름만 달달 외웠지,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는 가르치지 못한 우리의 역사.

그들의 투쟁과 삶을 손수 기록한 그분의 뜻이 시간을 건너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들의 가슴에 진정한 뿌리를 내리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비극적인 시대에 태어나 일생을 자신의 안위보다 나라를 위해 바쳤으나 결국 동포의 손에 죽음을 당했던 백범 김구.

우리가 잊으면 또다시 되풀이될지 모르는 세상이 그분의 기록 안에 담겨 있었다.


백범을 만난 시간은

남의 나라 역사는 곧잘 읽고 배우면서도 내 나라의 근현대사에는 눈 감고 있었던 나 자신을 반성하는 시간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트]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2 - 전3권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개정판)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어려운 지식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으로 추천을 많이 받은 책이라 기대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판본 웃는 남자 (1869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빅토르 위고 지음, 백연주 옮김 / 더스토리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들의 장난감이 되어야 할 운명에 놓인 아이, 그런 일은 실제로 있었고, 오늘날에도 일어난다. 무지하고 잔인한 시절에는 그것이 하나의 특별한 사업이었다. 위대한 세기라 부르는 17세기가 그런 시절 중 하나였다.

 

 

 

운수 좋은 이들이 벌이는 불운한 자들에 대한 착취.

 

 

콤프라치코스가 성행하던 시절이었다.

가난한 이들이 그들에게 아이를 팔고, 반역자의 아이들이 그들 손에 넘어가고, 덜 자란 아이들을 납치해서 고귀한 자들의 장난감으로 만드는 자.

그들이 성행했던 시절이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아동 학대에 관한 법령이 실행되었을 때도 불행은 그치지 않았다.

법이 무서워 콤프라치코스들은 도망쳤고, 아이를 데리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콤프라치코스로 오해받을까 봐 아이들은 버려졌다.

그렇게 버려진 아이가 있었다.

 

 

스틱스 강변에서 망자의 영혼이 육체와 이별하는 장면과도 같았다. 밀물에 잠기기 시작한 바위에 못 박힌 듯 서서 아이는 멀어져 가는 배를 쳐다보기만 했다. 아이는 이해하는 것 같았다. 무엇을 이해했을까?

 

 

 

 

어른들에게 버려진 아이는 걸었다. 배가 멀어지는 반대쪽으로.

매서운 바람과 추위가 몰아쳤지만 아이는 묵묵히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을 향해 걸었다.

그리고 눈밭에서 죽어가던 어린 생명을 구해냈다. 혼자서도 힘든 길을 아이가 아이를 안고 걷는다.

그들은 인간이 싫어서 늑대 호모와 함께 사는 우르수스를 만난다.

거칠기 짝이 없는 말투를 뿌려대지만 행동은 따스한 음식과 잠자리를 내어주는 우르수스.

그는 그날 두 생명체를 보듬었다.

입이 찢어져서 늘 웃는 것처럼 보이는 아이와 눈이 멀어버린 아이를.

그윈플렌과 데아, 우르수스 그리고 호모는 그렇게 만나 가족이 되었다.

 

 

 

1편과 2편으로 나뉜 이야기의 1편은 이렇게 끝나고, 중요한 인물들이 거론되는 2편의 절반은 인물들의 서사에 할당된다.

서사란 이런 것이라는 것을 보여 주는 위고의 문장력은 곳곳에서 호흡을 가다듬게 만든다.

가족이 된 그들은 유랑극단이 되고, 웃는 남자라는 별칭이 붙은 그윈플렌의 인기는 나날이 상승한다.

그리고 이야기에 빠질 수 없는 비극적 반전이 펼쳐진다.

 

 

다 가진 자들은 풍족하고 여유로우니 시기할 것도 빼앗을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순진한 생각인 걸까?

앤 여왕은 자신의 사생아 여동생이 누리는 모든 것들에 질투가 난다.

조시안은 태어날 때부터의 금수저인지라 모든 걸 누리며 살지만 그 당시 귀족들의 유희가 그런 것이라 음침하고, 기형이며, 어딘지 비정상적인 것을 탐한다.

더리모이어경은 귀족으로서 갖출 것을 다 갖추었지만 위장을 하고 천민들과 어울리는 취미를 가졌다.

그는 천민 사이에서도 귀족 사이에서도 모두 자신의 자리를 확보 한 사람이다.

그리고 그들의 모든 비밀을 거머쥔 남자. 비뚤어지고, 괜한 복수심에 들끊는 남자 바킬페드로.

이 남자가 이 모두의 운명을 손에 쥐었다.

 

한 사람의 얼굴에 그 사람 얼굴로 만든 가면을 씌우는 것보다 기발한 방법은 없을 것이다.

 

 

변형된 인간의 모습.

웃는 것 밖에는 아무것도 표현할 수 없는 얼굴.

보기에 따라 기괴하기도, 처연하기도, 슬프기도 한 얼굴.

 

 

깊이와 통찰력 있는 문장 앞에서 한 번

방대한 이야기 앞에서 한 번

속절없는 운명 앞에서 한 번

심호흡을 해 본다.

 

 

데아를 떠나 방황했던 그윈플렌의 종착지는 떠난 자리였다.

하지만 그곳은 비어 있다.

눈이 아닌 영혼으로 자신을 보아주었던 데아가 떠난 자리에 미련이 있을 리 없다.

우르수스곁엔 결국 호모만이 남았다.

 

 

생각이 많아지는 작품이다.

시대적 배경에 걸쳐진 현재의 모습과 한 치도 달라지지 않는 상하의 계급적 차이.

더 이상 누릴 것이 없이 다 누린 자들의 비뚤어진 취미가 낳은 사생아들은 그렇게 광대가 되고 말았다.

진정한 사랑은 언제나 떠난 후에야 깨닫게 되고, 다 가졌어도 더 갖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인 것이다.

가장 큰 권력을 가진 자는 왕도 여왕도 아니었다.

그들의 비밀을 손에 쥔 자였지.

 

 

비극처럼 보이지만 온당한 결과였다.

리뷰를 어떻게 써야 할지 알 수 없어 고민스러운 작품이었다.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을 읽었음에도 웃는 남자 앞에서 숙연해진다.

진정한 문장의 힘을 아는 사람의 글은 시대를 넘나들어 읽는 사람의 영혼을 건드린다.

천 페이지 넘는 분량을 읽고 나서 느끼는 희열은 금방 사라진다.

빅토르 위고라는 위대한 작가의 글을 각인했다는 마음에 더한 희열이 오기 때문이다.

이름만 들었던 웃는 남자.

우리가 얼마 전 영화를 통해 열광했던 조커의 모티브가 된 웃는 남자.

 

 

한 겨울

따듯한 벽난로 앞에서 이글거리는 불꽃을 앞에 두고 다시 한번 읽어 보고 싶은 작품이다.

느리게, 꼼꼼히 음미하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솔직한 척 무례했던 너에게 안녕 - 칠 건 치고 둘 건 두는 본격 관계 손절 에세이
솜숨씀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는다.

매일 다짐한다.



관계에 대한 사람들의 해석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된 시기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온 거 같다.

예전엔 모두 어떻게 하면 좋은 관계를 유지하거나, 안정적인 관계를 맺기 위한 방법들을 찾는데 시간을 쏟았다면

이젠 어떻게 관계를 정리할지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고 결정을 내리는 시간이 도래한 거 같다.


솜숨씀이라는 필명으로 솔직을 가장한 무례를 범하는 이기적인 사람들에게 단호한 일침을 가하는 작가는

일선에서는 편집자이다.

그가 써 내려간 일상의 이야기에 묻어난 관계에 대한 고민은 정말 우리 모두가 다 하는 고민이다.

답을 못 찾고 헤매었거나, 지금 현재 진행 중이거나, 어떻게든 결론이 난 후 일 것이다.


부르는 게 값인 곳은 인생에서 걸러낸다. 그게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든 마음을 주고받는 곳이든지 간에.

이것이 바로 호구력 만렙의 경지!


도망치는 건 부끄럽다.

하지만 도움이 된다.


계산 없는 사랑은 사람끼리 하고, 회사와는 사랑 없는 계산만 하자.

아무래도 회사와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는 애사심이 아니라 애로 사항인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작가를 상상해봤다.

여리고, 착하고, 싫은 말 못 하는 거 같은 모습 안에

욱하지만 인내하고, 못 한 말이 생각나 이불킥을 하고, 그때는 참았는데 지금은 참을 수 없는.

그 무한히 반복되는 삶을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의 모습.

그러면서 끊임없이 자신을 뒤돌아 보고 반성하는 삶.

그리고 그것을 글로 남긴 삶.


나 역시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말을 당당하게 하고야 마는 사람이 부럽고

매번은 아니어도 적당한 때에 자신의 불편함을 또박또박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부럽다.

그래서 이 글을 읽으며 나도 작가를 따라 다짐한다.


인간관계에서 밀당 같은 기교는 덜어내고 단순함을 늘린다. 단순할수록 정신 건강에 좋다.

단순화하는 데에는 버럭 리스트처럼 나만의 원칙을 세워놓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무척.


그렇다.

나만의 버럭 리스트를 만들어 놓고 끝없이 연습해서 내공을 쌓아야만 한다.

무례하고, 배려 없고,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사람들에게 때때로 일침을 가하려면.





점점 피곤한 관계를 덜어내며 살고 있다.

좋은 관계라도 피곤함이 느껴지면 잠시 멀리해도 좋다.

만나서 좋은 것보다 상처 입고, 피곤하고, 아프다면 일부러 만남의 시간을 만들 필요가 없다.

그 시간에 나 홀로 외로움을 감당해 내는 것이 내면이 자라는 자양분이 될 테니.


작가의 생각과 에피소드가 깔끔한 문체로 한 컷에 담은 의미 있는 그림으로 담겼다.

제목부터 속이 시원한데 읽고 나면 단단해진 느낌이 든다.


관계의 오류를 편집하는 기술을 안팎으로 배울 때다.

회사에서, 가정에서, 친구 사이에서, 친목관계에서

이제 덜어낼 건 덜어내고 좀 가뿐하게 살자!


안팎으로 인간관계에 치여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당신에게 추천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