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범 대 살인귀 스토리콜렉터 88
하야사카 야부사카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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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범과 살인귀의 대결이라니 살인의 추억이 따로 없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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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펄 천 개의 세계 1
이윤하 지음, 송경아 옮김 / 사계절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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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구미호지만 인간으로 변신해 살고 있는 민은 어느 날 우주군에 복무하던 오빠 준이 탈영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드래곤 펄을 찾아 우주군을 탈영했다고? 오빠가?

민은 그 말을 믿을 수 없었고, 엄마가 조사관으로부터 정보를 빼내기 위해 그를 대접하는 동안 조사관이 엄마를 위협하자 그만 정체를 드러내고 만다.

더 이상 가족과 함께 할 수 없는 상태에서 가족들은 민을 멀리 보내려고 하고, 그럴 바엔 오빠도 찾고, 드래곤 펄도 찾겠다는 야심찬 희망을 갖고 가출을 감행하는 13살 구미호 소녀 민!


민은 어쩌다 오빠가 근무하던 창백한 번개호에 탑승하게 되고, 자신을 구하려다 죽은 우주군 '장'의 모습을 빌려 우주군이 되어 오빠의 흔적을 찾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장'의 친구들이었던 하늘과 수진이 각각 용과 도깨비인 초자연인이라는 걸 알게 된다.

하늘은 날씨를 조종하고, 수진은 도깨비방망이 대신 스포크로 온갖 음식을 불러낸다.

장의 모습으로 그들을 친구 삼아 장의 억울한 죽음과 창백한 번개호의 선장인 호랑이 환에 대한 비밀을 탐색하던 중에 민은 오빠가 탈영한 게 아니라는 증거를 입수한다.


민의 오빠 준이 탈영한 게 아니라면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


누가 갖든 드래곤 펄은 식민지화의 다음 물결을 조종하고 '천 개의 세계'를 확장시킬 거야. 드래곤 펄은 단순히 행운만 좌지우지하지 않아. 아주 가까운 미래에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부유한 세계로 만들어 줄 거야.


구미호, 용, 도깨비, 호랑이, 귀신, 무당 등이 등장하는 SF를 읽고 있자니 여태껏 내가 생각해왔던 우주에 관한 우주관이 바뀌는 기분이 들었다.

게다가 행성의 이름도 진주, 홍옥 등에 등장인물들 이름도 모두 한국어로 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마치 전설의 고향 우주 버전을 읽는 기분이었다.


드래곤 펄은 세상을 부활시키는 힘도 지니고 있지만 나쁜 목적으로 쓰면 무기가 되어 도리어 세상을 전멸시킬 수도 있다.

준은 평소 드래곤 펄을 찾아서 진주 행성을 멋지게 테라포밍하고 싶다는 열망을 가지고 있었고 그 열망을 민과 함께 나누었다.

그러기에 민은 오빠가 나쁜 의도로 드래곤 펄을 찾기 위해 탈영했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다.

이 13살 구미호 소녀는 '홀리기' 기술로 사람들과 초자연인들을 홀려가며 위기에서 탈출하고, 각종 선의의 거짓말을(?) 일삼으며 자신을 보호한다.

게다가 자신이 구미호라는 걸 들킬까 봐 언제나 조심하는 조심성이 몸에 배어 있다.

어쩜 작가 이윤하 자신이 타국에서 이방인으로서 그들 속에 구미호처럼 자연스레 스며들고 싶다는 생각이 초자연인들이 인간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걸 들키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으로 투영된 게 아닐까 싶다.


버림받은 제4 콜로니.

그곳은 귀신들이 접수한 세계다ㅣ

그곳에 드래곤 펄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고 민은 그곳으로 탈출을 시도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마주치는 현실은 민의 예상을 뒤엎는다.


왠지 이후의 모험담이 더 나올 거 같은 드래곤 펄의 마무리는

앞으로 시리즈로 나온다면 이 구미호 소녀의 우주여행에 관련된 이야기들로 꾸며질 거 같다.

드래곤 펄이 선택한 사람이 바로 민이기에 그에 따른 모험담이 더 나와줘야 할 거 같기 때문이다.


색다른 SF 소설을 흥미롭게 읽고 싶다면 전설의 고향 우주 버전을 눈여겨 보아주시길 바란다.

우리의 민담 설화에 등장하는 괴물들의 모습이 우리 인간들과 별다르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남의 나라 우주관만 읽고 보다가

우리나라의 정서가 담긴 우주관을 읽어 보니 뿌듯함이 스며든다.

장르문학에서도 우리의 작가들이 전 세계를 아우르는 실력을 뽐내기를 바란다.


이윤하 작가의 글들이 조금 더 곰국처럼 우러나서 깊이 있는 이야기로 어디에도 없는 세계관을 만들어 내기를 희망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았으나, 온전히 내 맘대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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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 2
스티븐 킹.피터 스트라우브 지음, 김순희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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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와 함께 현실 세계로 순간 이동을 했던 잭은 현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울프 때문에 괴롭다.

게다가 몸에 열이 나고 아프기 시작하고, 달은 점점 차올라 울프의 변신 시기와도 가까워져 가고 정말 총체적 난국을 맞이한다.

하지만 울프는 잭을 잘 지켜내고 그들은 히치하이킹을 하며 서쪽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어느 마을에서 경찰에게 붙들려 선라이트 홈에 갇히게 된다. 가출한 청소년들을 잡아다 놓고 갱생시킨다는 곳.

하지만 그곳 역시도 테라토리의 악마 손에서 운영되고 있는 곳이었다.

울프와 잭은 그곳을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을까?


잭은 막연하게나마 그가 하려는 일이 단순히 엄마를 구하는 것 이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애초부터 잭은 그보다 더 위대한 일에 뛰어든 것이었다. 선한 일을 하려고 했던 것인데, 이제 그는 이 모든 역경이 사람을 강인하게 만든다는 것을 어렴풋이 자각하기 시작했다.


열두 살 어린 소년의 모험은 단지 엄마의 목숨을 구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악에 물든 세상을 구하는 것이었다.

여정이 계속되면서 수많은 방해꾼들과 싸워가면서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소년의 뚝심은 그를 성장시켰고,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주었다.


어른들이 아무리 자신의 욕심을 채워가려 해도 그것을 저지하려는 순수한 의도를 가진 아이에게는 이길 수 없다.

마치 해리 포터가 볼드모트와 싸워서 이기는 경우와 같다.

어른들의 계산된 순수함과는 절대 비교할 수 없는 절대적인 순수함. 그것이야말로 소년들의 전유물이니까.


잭! 제이슨! 부적이 불렀다. 그것은 모든 세계에서 외쳤다. 나에게 와!

잭은 부적에게로 갔다. 마치 집으로 가는 것과도 같았다.


아름다운 세상과 그 아름다움이 짓밟힌 세상을 번갈아 보여주며 잭의 고달픈 여정은 계속된다.

울프에서 슬포트의 아들이자 어린시절부터 베프였던 리처드로 길동무가 바뀌면서 잭의 여정은 더욱더 잔인해진다.

도통 현실을 부정하던 리처드 역시 잭이 어릴 때부터 느끼고, 보아왔던 것들을 보았고, 리처드는 그 모든 것을 환각으로 치부해버렸다.

그 어린 마음속에서 아버지에 대한 사랑이 그의 눈을 감겨 버렸고, 애써 지워진 기억을 환각으로 만들어 버렸다.


하지만 우정은 그들을 다시 묶어 놓고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헤쳐 나아가게 만든다.

진실을 외면하지 않으면 맞게 될 뼈아픈 현실.

그것을 극복해 냈을 때 찾아오는 희망.


극한 판타지의 세계가 이 두 어린 소년들에게 너무나 비참하다고 생각했지만

성장통이란 그런 것이다.

믿었던 것에서 배신을 찾아내고, 외면했던 것을 똑바로 바라보게 되고, 어설프게 믿었던 것들에 대한 진실의 답을 찾는 것.

성장통은 그래서 한 인간을 단단하게 만들고, 올곧게 만들지.


부적은 모든 가능한 세계의 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계들 그 자체이자 세계와 세계 사이의 공간까지도 아울렀다.


부적의 의미를 단순하게 찾았던 나로서는 이 대목에서 한층 더 넓어진 세계관과 마주쳤다.

그래서 이 이야기가 단순하게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새롭게 태어나는 인간의 모습.

순수와 열정이 지켜낸 세상의 모습.

그것들을 잃고 욕심을 부렸을 때 보여지는 세상.

그 모든 것을 아우르는 힘이 이 이야기에 담겨 있었다.


잭은 어떤 것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려면 그것을 기꺼이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달았다.


순수한 아이들은 자기 것이 없다.

모든 걸 나누고 아낌없이 준다.

하지만 욕심이 생기는 순간부터 집착과 쟁취의 역사를 살게 된다.


잭 소여의 모험을 따라가다 보면 단순한 판타지의 모험으로 생각했다가 갑자기 묵직한 깨달음을 얻게 된다.

기꺼이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

알지만 쉽게 실천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것을 실천한 사람은 풍요로울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주위의 모든 것을 빈약하게 만들 것이다.


아마도 두 거장이 만들어 낸 이야기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바로 '내려놓기' 가 아닐까.


두 손 가득 쥐고서도 더 가지고 싶어 하는 마음을 내려놓기.

어른이 되어서도 잊지 말아야 할 덕목이지만 다들 잊고 사는 것.


부적은 그런 것이다.

원하면 원할수록 멀리 사라지지만 무심할 땐 늘 곁에 지닐 수 있는 것.


병든 엄마는 병든 세상이다.

병든 세상을 고칠 수 있는 명약은 바로 '욕심을 내려놓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부적은 내게 그렇게 읽혔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았으나, 온전히 내 맘대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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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장자의 아주 작은 성공 습관
딘 그라지오시 지음, 권은현 옮김 / 갤리온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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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당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지금 어디에 서 있고, 앞으로 어디로 나아가고 싶은가이다.


이 책의 저자 딘 그라지오시는 미국의 유명한 비즈니스 코치다.

그가 말하는 백만장자들의 작은 성공 습관을 읽으며 스멀스멀 느껴지는 기운이 있다.

바로 긍정의 기운이다.

이 긍정의 기운은 이 책이 자기계발서라서 좋은 이야기만 늘어 놓았으니까 그런 기운이 생기는 거겠지!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당신은 읽어 보지도 않은 책에 대한 혹평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말한 긍정의 기운은 무조건 긍정적인 말들이 많아서 생기는 기운이 아니다.

이 책엔 단순 명료한 진리가 들어 있다.

그 단순 하고 명료한 진리는 우리 모두가 어렴풋이 알고만 있는 것들이다.

그렇지만 그 알고만 있는 것들을 어떻게 해볼 생각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그 뭔가 어설프게 알고는 있지만 명확하지 못한 부분을 명쾌하게 설명해서 깨우쳐 주는 것.

그 깨우침을 받았을 때 내 안에서 일어나는 환희의 느낌! 나는 그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내게 막연한 느낌을 주는 긍정의 기운들이 이 책을 통해 명확하게 인식 되었다는 사실!


자신의 현재 위치를 알라.


내가 지금까지 만난 성공한 모든 사람은 자신의 인생 방향과 궁극적인 목표를 분명하게 알고 살아간다. 그들의 마음속에는 진정 소중하게 여기는 자신만의 비전이 있다. 이제 당신도 자신의 비전을 만들고 다음 단계로 성장할 시간이다.


목적지 없이 빠르게 달리는 차에 타고 있다고 해서 성공한 인생은 아니다.

네비게이션 없이 달리는 차는 벼랑으로 떨어질 수도 있으니까.

내 인생의 방향은 내가 정하는 것이다. 그 방향과 목적의식 없이 그냥 매일을 살고 있는 건 아닌지 점검할 때다.

남들이 정해준 길에 무턱대고 탑승할 것이 아니라

내가 가야 할 방향으로 가고 있는 길에 탑승하라는 말이다.

그래야 느리더라도 목적지에 도착한다.

내가 어디로 가는 지 모른다면 목적지에 도착했어도 그곳이 목적지인지 모르게 된다.

그럼 그동안 달려온 시간은 아무 의미 없는 시간이 될것이다.


왜 잘하는 것을 두고 못하는 것에 집중하는가!


잘하는 것을 칭찬하고, 관심을 가지는 것 보다는 못 하는 것에 집중해서 더 잘하라고 격려하고, 잔소리를 해대는 것이 바로 주위 사람들이다.

그래서 우리는 못하는 것에 집중하게 된다.

잘 하는 것을 더 잘하게 집중해도 모자른 시간에 못하는 것을 잘하기 위해 집중하다니!

어른이 되어서도 달라지는 건 없다.


공부를 못 하는 아이에겐 다른 길을 찾아 주면 된다. 그 아이가 관심갖고 잘 하는 부분을 찾아 길을 내어주는 게 어른들의 일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어른들은 그 아이가 공부에 취미가 있든 없든, 무조건 공부를 잘해야 한다는 명제를 심어준다.

그 외에는 길이 없는 것처럼. 공부만 잘하면 꼭! 성공할 것처럼.

하지만.

이만큼 살아보니 알겠다.

학교 다닐 때 공부 잘 했던 아이가 사회에 나와서 꼭~ 성공 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을!

오히려 말썽 부리고, 딴 짓 하던 아이들이 성공해서 동창들에게 한 턱 쏜다.


내가 잘 하는 것에 집중하자!

나는 내가 제일 잘 아니까!


부정적인 뉴스를 듣는 데 시간을 쏟지 말자.

부정은 부정을 더욱 크게 키울 뿐이다.


생각의 프레임을 바꿔라!


무엇보다 중요하게 기억해야 할 사실은 내면의 악인을 죽이고 부정적인 스토리를 긍정적인 스토리로 탈바꿈할 때 내면에서 힘을 잃고 있던 영웅이 비로소 깨어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원하는 부와 행복을 손에 넣을 수 있는 길을 걷기 시작할 것이다.

우선 과거의 나는 잊고, 나의 이야기를 새롭게 창조하자.

새롭게 창조된 내 이야기를 매일 10분동안 나 자신에게 들려주자.

새로운 나와 만나는 시간은 나에게 영감을 주고, 긍정의 기운을 주고, 새로움을 줄것이다.

그것은 또 다른 나를 탄생시키는 순간이다.


자신감을 갖자!


살면서 많이 놓치고 사는 것이 바로 자신감이다.

이 책에선 자신감을 타고 나는 것보다는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내 안에 도사리고 있는 부정적 기운들이 나의 자신감을 빼앗아 간다면, 그것을 도로 뺏어 올 사람은 나 자신 뿐.

내 자신과 긍정적인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부분이다.


이 책은 아주 작은 성공 습관에 관해 이야기 한다.

백만장자들의 노하우를 살짝 알려주는 책이기도 하다.

나는 위에서 열거한 부분을 습득하고 있다.

나에게 필요한 부분이고, 내가 평소에 느끼고 있던 부분들이어서 더 머릿속에 잘 들어왔다.

이 책에 적힌 모든 습관들을 다 섭렵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하고, 내가 잘 써먹을 수 있고, 내가 매일 실천할 수 있는 습관들만 내게 각인 시키면 된다.


이 책에 실린 모든 성공 신화와 매 문단 끝에서 만나게 되는 질문들에 답하다 보면

내게 부족한 것들이 눈에 보일 것이다.

그 부족한 부분을 내가 채워갈 때.

그것이 바로 성공한 삶이 되는 거라 믿는다.


돈은 있어야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더 많아 지는 것이다.

돈을 적대시하고, 돈에 대해 초월한 것 처럼 말하고, 돈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이 성공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도 새겨 들어야겠다.

내가 백만장자가 된다면 그걸로 더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길테니.

돈에 대한 긍정적 의미도 다시 한 번 생각하고 나아가야 한다는 걸 깨달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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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총사 2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김석희 옮김 / 시공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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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의 행동을 다른 시대의 관점으로 판단하는 것은 잘못일 것이다. 오늘날이라면 신사의 수치로 여겨질 일도 그 시대에는 아주 단순하고 당연한 일이었으며, 좋은 집안의 자제들도 애인의 도움을 받는 것이 보통이었다.

영국과의 전쟁을 앞두고 총사들과 다르타냥은 출정 준비를 위해 돈을 구하러 다닌다.

저 문장에도 있듯이 총사들의 돈 구하기는 모두 귀족 부인들의 주머니를 털어 내는 것.

물론 한 시대의 행동을 다른 시대의 관점으로 판단하면 안 되겠지만.


보나시외 부인을 사랑한다던 다르타냥은 밀레디에게 푹~ 빠져서 사랑을 갈구하게 되고

밀레디의 마음을 얻지 못하자 하녀 키티를 이용하는데~ 이것 역시도 그 시대를 이 시대의 관점으로 탓하지 않겠다.

하지만 다르타냥과 총사들의 사랑이란 갈대와도 같아서 밀레디 같은 여자들이 그걸 이용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해석이 된다.





어쨌든 삼총사가 아니라 다르타냥이라는 제목이 어울릴 거 같은 이 이야기는 뒤마의 유머러스하고 신랄한 문체가 맹활약하는 작품이다.

게다가 밀레디라는 스파이의 활약이 대단해서 남자들의 마음을 책 보듯 들여다보고 화려한 언변과 완벽한 연기력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자기 자신을 구하는 모습은 밉지만 대견하기도 하다.

난 지금 남자들을 상대로 싸우고 있어. 그들에게 나는 한낱 여자일 뿐이야.

여자답게 싸우자. 내 힘은 내 연약함 속에 있어.


남자들을 얼빠진 바보로 보이게 만드는 밀레디의 모습은 통쾌하기조차 하다.

고전에서 여성들은 매번 관습에 부딪히고, 남자들의 완력에 무너지고, 남자들의 세상에서 허무하게 사라져왔는데

밀레디의 능숙함은 그런 남자들을 조롱거리로 만든다.

그녀의 마지막이 비참한 것은 아마도 이 삼총사를 쓴 작가 역시나 남자였으므로 이야기 속에서 실컷 이용하다가 버린듯한 기분도 든다.


그동안 보아왔던 영화나 드라마 속 삼총사의 이야기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재미와 신랄함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원작이 주는 느낌은 가볍게 읽었지만 결코 가볍게 느껴지지 않다는 데 묘미가 있다.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거 같지만 그들은 사랑은 얻지 못했다.

명예와 돈은 얻었을지 몰라도.


그동안 각색되어 온 삼총사만 보아와서 제대로 된 이야기를 몰랐는데

이제야 완역본을 읽으며 진짜 이야기를 읽었다.

두 권의 책을 읽으며 나도 쉴 새 없이 달린 기분이 든다.

다르타냥과 삼총사를 따라 말을 달리고, 밀레디를 따라 죽음에서 탈출하기 위해 눈물 연기를 해야 했고,

리셜리외 추기경의 정치적 수완을 보며 각색된 이야기에서 그가 맡은 악역은 온당한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그가 악당일 뿐이었다면 다르타냥은 총사가 되지 못했을지도 모르니까.


어느 편에서 보느냐에 따라 선과 악이 갈리는 법이다.

삼총사는 다르타냥을 도우며 자신들의 명예를 지킨다.

그들이 리셜리외 추기경의 근위대였다면 아마도 영국 공작과 내통한 왕비가 악인이었을 것이다.


고전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옛사람들이야말로 진정한 낭만을 누린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삼총사와 다르타냥도 충성스럽고 명예를 중히 여기지만 결국은 낭만적인 사람들일 뿐이다.

그렇기에 이렇게 멋진 이야기로 남았을 테지.

어쩜 그들 모두가 현존했던 사람들일 수도 있었다는 생각을 해본다.

삼총사 모두가 자신들의 본명을 쓰지 않았으니.

진실은 모두 뒤마가 무덤으로 가지고 갔으므로 알 수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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