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팡세미니
루이스 캐럴 지음 / 팡세미니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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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세의 앨리스는 긴 금발이 아닌 숏컷입니다. 어디로 튈지 모를 이상한 나라와 잘 어울리는 앨리스를 만나는 시간이 즐거울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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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 늑대들 2, 회색 도시를 지나 웅진 모두의 그림책 38
전이수.김나윤 지음 / 웅진주니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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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어디죠? 왜 모든 것들이 색깔 없이 회색빛인가요?

 

 


SBS 영재발굴단으로 이름을 알린 전이수.

그동안 꾸준히 그림책과 에세이를 출간한 전이수 작가가 <<걸어가는 늑대들 2 회색 도시를 지나>>를 출간했다.

 

 

아이의 눈으로 보는 세상이라서 그런지 더 삭막하고 적막하게 느껴진다.

새 모양의 얼굴이 되어 버린 회색 도시의 인간들

남의 말을 듣지 않아서 귀가 퇴화되어 버린 회색 도시의 인간들

그들은 항상 네모난 상자만 바라보고 산다.

그곳에 회색 늑대들이 찾아왔다.





"사람들이 새의 얼굴을 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아?"

"자기 말만 하고 듣지를 않으니 저렇게 귀는 퇴화되고 입은 도드라지는 것 같은데?"





바다를 찾아 나선 늑대들은 회색빛 도시에서 사람들에게 바다가 어디 있냐고 물어보지만

아무도 바다를 모른다.

그러다 늑대들은 소년 유하를 만나게 된다.

유하는 늑대와 함께 바다를 찾아간다.

 

 

회색 도시를 벗어나 바다를 찾은 유하의 눈에 색깔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렇게 쉽게 닿을 수 있는 가까운 곳에 파란 하늘이 있는데도 관심을 두지 않았구나.

이 파란 하늘을 좀 봐..... 사람들에게 보여 주고 싶어."

 

 

 

도시를 벗어나 파란 하늘과 푸른 숲과 드넓은 바다를 본 유하는 어느덧 청년이 된다.

입은 들어가고 귀가 조금씩 자라고 있는.

 

 

엄마가 그린 <산> 그림이 좋아서 자기 이야기에 꼭 쓰고 싶었다던 작가 전이수.

그림책과 에세이를 출간하고 미얀마 난민학교, 아프리카 친구들, 제주 미혼모 센터, 국경 없는 의사회등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고 한다.

 

 

맑은 아이의 시선으로 본 현대 도시인의 모습.

푸르른 바다를 찾아 늑대와 함께 걸어가는 유하.

그리고 자신이 무언가를 해야 할지를 깨닫고 다시 도시로 향하는 유하.

 

 

마지막 푸른빛을 머금고 회색빛 도시를 향해 나아가는 유하의 모습은 희망 그 자체다.

유하의 초록빛이 회색빛 도시를 어떻게 물들일지 그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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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 늑대들 2, 회색 도시를 지나 웅진 모두의 그림책 38
전이수.김나윤 지음 / 웅진주니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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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동화라고 생각했는데 어른들의 동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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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크리스마스의 죽이는 미스터리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 외 지음, 오토 펜즐러 엮음, 이리나 옮김 / 북스피어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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헷갈리고

현대적이면서도

고전적이며

무섭고도

놀라운

크리스마스 미스터리를 모아 놓은 우아한 크리스마스의 죽이는 미스터리.

200만 달러라니! 특별한 크리스마스를 위한 복권 당첨금이었다.

남편이 갑자기 죽고 다섯 아이의 엄마로 살아야 했던 작가는 매일 새벽 식탁에서 타자기로 소설을 썼다고 한다.

그녀의 글들은 다행히 인기가 좋았다고 하는데 크리스마스에 복권에 당첨된 부부의 이야기를 읽으며 메리 히긴스 클라크라는 작가를 각인한다.

서스펜스로 각광받았다는 작가의 글은 조마조마하고 뻔뻔스러우며 멋들어진 한 방이 있는 이야기였다.


판사의 비서지만 탐정 노릇을 즐기는 맥케인.

읽는 내내 판사에게 기를 못 펴고, 짝사랑하는 파멜라가 다른 남자를 쳐다보는 것을 봐야 하는 맥케인을 응원했다.

왠지 밉살스러울 거 같은 판사의 콧대를 납작하게 눌러주라는 뜻에서.

그런데 이런 반전이?

고양이의 등장부터 나도 눈치챘던 걸 맥케인은 눈치 못 채다니!

파멜라가 한눈파는 건 다 이유가 있군.




딕 록티의 매드독은 끝까지 읽고 나서야 사건의 내막을 알아차릴 수 있다.

30년 전의 살인자를 알아내는 교모한 방법!

30년이 지났으니 이제 털어놔도 되겠다고 생각한 남자의 최후!

그리고 그녀!

래플스는 죽은 자가 되었음에도 옛 버릇 개 못 주고

자신을 또다시 위험한 상황으로 몰고 간다.

래플스 같은 친구는 곁에 두지 말자. 언제나 위험을 몰고 다니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그 그늘에 가려져 늘상 제대로 취급받지 못하는 배경 같은 친구의 질투는 애처로운 애교 같다.

우아한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헷갈리는 현대적이면서도 고전적이며 무섭고도 놀라운 이야기들을 읽는 재미가 즐거웠다.

4편의 크리스마스 미스터리를 읽었는데 단편의 묘미를 가득 담은 미스터리들은 읽는 동안 겹치는 이야기 없이 새로운 상황과 설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무려 17년간 계속되고 있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미스터리 작가들이 오토 펜즐러의 미스터리 서점에 헌사하는 작품들은 정말 크리스마스 선물 중에 최고인 거 같다.

사실 서양에선 명절 다운 명절이 크리스마스뿐이라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그런 반면에 가장 즐거워야 할 명절에 즐겁지 못한 사람들도 많을 텐데 이런 단편 모음집을 선물 받게 된다면 정말 긴 연휴가 시간 가는 줄 모를 것이다.

서점을 찾는 단골들에게도 좋은 일이지만 그런 독자들의 바람을 져버리지 않고 흔쾌히 재미난 이야기를 써서 보내주는 작가들의 마음에 왠지 더 찡해진다.

아름답고, 감동적이고, 순수한 이야기만이 크리스마스에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미스터리야말로 진정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장르가 아닌가 생각한다.

크리스마스야말로 미스터리한 일들이 가장 많이 벌어지는 시기이니까.

복합적인 감정을 가지게 되는 크리스마스 미스터리의 세계를 아직 여행해 보시지 않은 분들에게

이 크리스마스 미스터리 시리즈를 추천합니다.

혼자서도 외롭지 않을 거예요.

우리에겐 엉뚱한 사건들과 황당한 이야기와 어딘가에서 잃어버린 매력을 찾아내는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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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 박완서 작가 10주기 에세이 결정판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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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인간이 있다면 그건 아무도 그의 쓸모를 발견해 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다 알아주는 장미의 아름다움을 보고 즐거워하는 것도 좋지만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들꽃을 자세히 관찰하고 그 소박하고도 섬세한 아름다움에 감동하는 것은 더 큰 행복감이 될 것입니다.

옛말과 어른의 말씀을 귀담아듣고, 잘 새기면 좋은 어른으로 살 수 있다.

박완서 선생님의 10주기가 바로 올해라고 한다.

그분의 에세이 결정판이라고 자신 있게 부제로 달아 놓은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정말 글을 읽다 보면 선생님의 겸손한 글에 마음이 촉촉해진다.


화련한 문장과 뭔가 심오하기만 할 거 같은 글들 앞에서 너무 헤매었나 보다.

담백하고 솔직하고 단순한 문장 앞에서 매무새를 다듬게 되는 거 보니.

언제가 읽었을 법한 글인데도 처음 읽는 거 같고, 그럼에도 재미와 동시에 먹먹함이 함께 스며든다.


담담하게 자신의 어린시절, 양심과 슬픔과 고통을 이야기하는 선생님의 글을 읽으며 그 단순한 문장에 서린 쐐기를 느낀다.

이래서 모두가 좋아하는 분이구나.

이래서 모두가 이분의 글을 사랑하는구나.

그래서 모두가 그리워하는구나...

자랑할 거라곤 지금도 습작기처럼 열심히라는 것밖에 없다. 잡문 하나를 쓰더라도, 허튼소리 안 하길, 정직하길, 조그만 진실이라도,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진실을 말하길, 매질하듯 다짐하며 쓰고 있지만, 열심히라는 것만으로 재능 부족을 은폐하지 못할 것 같다.



밤에 몰래 도둑질하듯, 맛난 것을 아껴 가며 핥듯이 그렇게 조금씩 글쓰기를 즐겨 왔다.

야심한 밤에 남편의 지청구를 들으면서 스릴(?)있게 글을 쓰셔서일까?

박완서 선생님의 글엔 읽는 사람을 웃게 하는 매력 점이 꼭 들어있다.

박장대소하게 하는 재미가 아니라 문득 생각나서 피식피식 웃게 하는 그런 재미 말이다.

그래서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 마음이 여우로 와지면서 따스해진다.


세상이 그저 살만하게 보이고

사람들이 괜히 살갑게 느껴진다.

너도, 나도, 우리 모두는 다 고만고만하다는 선생님의 가르침이 마음에 울려서 그런가 보다.


2020년엔 전 세계 모두가 힘든 경험을 했고, 아직도 하는 중이다.

선생님이 지금도 살아 계시다면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셨을까?


올겨울도 많이 추웠지만 가끔 따스했고, 자주 우울했지만 어쩌다 행복하기도 했다. 올겨울의 희망도 뭐니 뭐니 해도 역시 봄이고, 봄을 믿을 수 있는 건 여기저기서 달콤하게 속삭이는 봄에의 약속 때문이 아니라 하늘의 섭리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선생님이 남긴 글들이

하늘의 섭리처럼 많은 사람들의 거칠어진 마음을 다독여주었으면 좋겠다.


단순하고 평범한 문장들이 가진 힘을 온전하게 다룰 줄 아는 분이셨다.

박완서 선생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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