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네 집에 놀러 갔다가 안겨 주기에 받아다 슬슬 보고 있다. 의무감으로. 작품집 빌린 후 몇 칠 있다가 그 친구는 이런 얘기를 해줬다. 좀 가볍지? 요즘 경향이 다 그렇다. 한국 문학의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사 모으고 읽고 그런다. 그런데 읽을 만 하지는 않다... 나는 고개를 끄덕 끄덕 했다.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읽고 있다는 말에 공감을 표한 것이었다. 그래서 나도, 그저 의무감으로 읽고 있다...

나는 '가볍다'라는 말의 의미를 잘 모르겠다. 내가 느낀 대로 말하자면 작품집 속의 많은 문장들은 죽어 있는 것 같다고 표현하겠다. 아무 문장이나 하나 골라 보자.

"다니던 공장에서 인원 감축을 강행하면서 남편은 일자리를 잃었다. 평생 공장에서 일한 사람이 쫓겨난 뒤에 갈 곳은 많지 않았다. 결국 막노동판이었다. 그마저도 매일 있는 일도 아니었다. 허탕으로 돌아온 날이면 방구석에서 온종일 소주를 마셨다. 취하면 벽을 향해 중얼거렸다. 모두 공장 때문이라며 자조했다."(318 페이지)  

아침 드라마스러운 피상성이 두드러진다. 사정이 이러하니 이걸 말재주로 살릴 수도 없다. 나는 이런 피상성에 상당히 충격을 먹었다. 다른 한 친구가, 작품이 짧아서 그럴 거야... 라고 위로해 주었다. 아니면 뭐 거창하게 이야기해서 소설 문학이라는 쟝르 자체가 쇠락한 탓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여전히 새로운 영혼과 패기가 등장하기를 기다리겠지. 솔직히 저 작품집의 작가들은 너무 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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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는 정말 위대한 대통령이 될 수 있는 모든 여건을 갖추었다고 생각한다. 여당이 국회를 지배하고 있고, 개인적인 카리스마가 있고, 우호적인 여론이 있다. 이번 대통령 임기는 정말 험난하다. 전세계적으로 암울한 경제 환경, 엄청난 규모로 쌓여가는 공공/가계 부채, 점증해 가는 복지 수요 등이 산 너머 산 처럼 앞에 놓여 있다. 즉, 이번 대통령의 가장 중대한 과제는 국민들을 잘 설득하여 부드럽게 증세에 대한 합의를 이루어 내는 것일 수 밖에 없다. 간단히 말하면 국민 저항을 최소화하면서 소득세율을 올리는 것이다. 하려고만 한다면 이 문제를 박근혜 이상으로 잘 다룰 수 있는 정치인이 없으리라.

그런데 오늘 보니 박근혜 정권은 이미 끝난 거나 마찬가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박근혜에게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은 폭탄을 안전하게 다음 정권까지 전달하는 것 뿐인 거 같다. 그 이상을 기대했다가는 실망을 자초할 뿐일 거다.

박근혜의 대선 구호를 요약하자면 증세없는 복지였다. 물론, 이것이 불가능하다는 걸 모를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쨌든 박근혜는 당선되었고, 거의 9~10 달이 흘렀다. 그리고 이제서야 박근혜는 기초 연금을 공약대로 실행하는 것이 어렵다고 사과하고 있다. 두 가지 문제를 지적하고 싶다.

첫째는, 이번 사과가 예산안을 내놓는 시기와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미루고 미루다 개학날이 되니까 어쩔 수 없이 숙제를 하려고 책상에 앉은 셈이라는 것이다. 욕을 먹더라도 인수위 기간 때, 늦어도 취임초에는 이 문제를 매듭지었어야 했다. 이제 거의 일년을 허비하고 이런 큰 폭탄이 터지니 아무리 박근혜라 한들 여기서 회복할 힘이 있을런지 모르겠다.

둘째는,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해 차등지급하기로 한 것은 정말 큰 실수라는 것이다. 기초연금을 65세 이상 국민 모두에게 주지 못하는 것도, 또 대상자에게 차등 지급하는 것도, 여건이 안되면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연금과 연계한 것은 치명적인 실수라고 본다. 심정적으로 이렇게 이해될 수는 있다. 박근혜가, 근대화의 역군으로 고생한 노년 세대, 특히 가난한 노년 세대에 정말 애정과 관심이 많구나. 그래서 노인분들 중, 적어도 가난한 분들에게는 애초 약속한 20만원을 다 주려고 한 것이구나... -아마 이런 기조 위에서 국민연금 연계안이 관철되었으리라. 

그러나 대통령이 이런 식으로 일을 하면, 당연히 안된다. 이번 대통령이 할 일은 납세자들을 잘 설득하여 국민 통합을 유지하면서 증세를 이루어내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국민연금 연계안으로 정책의 자의성이 노출되어 버렸고, 대통령의 신뢰성이 허물어져 버렸다. 국민 설득의 가능성은 완전히 물건너 갔다고 본다.

증세야 결국 이루어지겠지만 이미 정치적 신뢰성을 잃어버린 판이니 그 범위는 매우 한정적일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남은 4년을 버틸까? 국채? 민영화? 

박근혜는 종부세 복원 등 부유층에 부담을 분담시키는 정책 등을 제시하면서 국민 설득에 나섰어야 했다. 그것도 취임 초에. 그랬었다면 감히 누가 반발하고 나설 수 있었을까? 조선일보? 이제 시간은 지나갔다. 우리는 박근혜의 거의 모든 정책이 폐기되는 과정을 보게 될 것이다. 기존에 있었던 복지 정책도 축소되거나 폐기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딱 바로 앞에 공공요금 인상도 대기하고 있다. 만일 이것이 더 나은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이라는 비젼이 있으면 감내 가능하겠지만 그런 것 없이 그저 막장일 뿐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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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3-09-28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라 경제가 흔들릴 정도로 많은 액수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그것이 적은 액수라는 말은 아니지만 이렇게 모든 것을 잃으면서까지 관철시킬 정도로 많은 액수는 아니겠지요. 게다가 증세가 수반된 복지를 주장하는 시민단체들도 있으니 이들과 연계해서 국민을 설득하는 것이 옳았겠지요. 결론을 내리자면 예산이 없어서가 아니라 마인드가 없어서겠지요. 노인들이야 표를 던져주는 사람들 정도로 생각하니 말입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주장이 있더라고요. 이털남을 듣다가 알게된 주장인데 28살에 직장 생활을 시작해서 50세에 정년퇴직하는 사람들(지금 페이스라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국민 연금을 안내고 버티다가 65세에 국민연금을 적게 받고 기초연금을 20만원 받는 것이 나을 것이라더군요.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연계한 문제를 지적하다가 나온 말인데 실제로 국민 연금을 해약한 임의 계약자들이 꽤 있었다는 것은 생각해 볼만한 문제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박근혜가 카리스마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신비주의 전략이 아직 먹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페이스로 가면 박근혜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에서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크게 레임덕을 맞이하지 않을까요?

weekly 2013-09-29 01:17   좋아요 0 | URL
저도 박근혜가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크게 레임덕을 맞이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무사히 정권 인계하고 내려 올 수 있기를 바랄 뿐이지요...

아임자인 2013-09-30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근혜는 정말 위대한 대통령이 될 수 있는 모든 여건을 갖추었다고 생각한다.]

단....여당이 국회를 지배할 수만 있다면.... ㅠㅜ
(국회선진화법때문에 여당도 야당도 서로 아무것도 못하는 것을 잘 알면서...^^)

.... ....

[박근혜는 종부세 복원 등 부유층에 부담을 분담시키는 정책 등을 제시하면서 국민 설득에 나섰어야 했다.]

종부세나 기타 부자증세 등은 그냥 말싸움을 위한 흔한 에드립일 뿐
보편적 복지를 위한 실질적인 해법은 결코 아닐거예요....^^
그렇기에 국민들입장에서는 실질없는 에드립에 속아 설득되지도 않을 것이고....

부자증세로 걷을 수 있는 돈의 금액과
복지로 써야할 돈의 금액과는 애시당초 "단위"가 달라요...^^

.... ....

[이번 대통령이 할 일은 납세자들을 잘 설득하여 국민 통합을 유지하면서 증세를 이루어내는 것이다]

마치 논술대비 중학생 특강 때 나오는 모범답안 같으이....ㅠㅜ

설득과 통합은 우리나라 정치에서는 머나먼 이야기인 듯....^^
싸움을 위한 싸움.... 대안없는 말장난 뿐인 것을....ㅋㅋㅋ
남이하면 불륜....자기가하면 로멘스....
우리나라 정치의 이 지겨운 "무식함"을 도데체 앞으로 몇년이나 더 봐야 하나.

야당이라는 놈들은
때가 어느때인데 아직도 독재타령에 민주주의 실종이 어떻고 저쩌고....하면서
천막에서 농성을 하질 않나....

여당이라는 놈들은
껌도 안돼는 북한을 핑계로 아직도 빨갱이 타도를 왜치지를 않나....ㅋㅋㅋ

.... ....

여당은 실리....야당은 명분인데...

내가 박근혜에게 가장 아쉬운점은
야당에게 명분을 너무 안준다는 점이라네.

지금껏 법이 단 하나도 통과가 안됐어
나라꼴은 말이 아니고....죽어나는 것은 서민인데
욕은 국회를 보이코트하는 민주당이 다 덮어쓰는 듯...

나는 양비론을 싫어하는 현실론자라네....
민주당을 생각하면 구역질이 나는 것이 현실이지만...
그래도 요즘 정국의 이 더러운 꼬라지의 책임은
한나라당과 박근혜에게 묻고싶다네....

민주주의 실종이니, 독재니....이런 유치한 말장난 때문은 아니라네....

이런 현실이 유리하다고 느끼는 박근혜의 그 고집이 싫은거지.
요즘 정말 국민들 삶이 힘든데....
말로는, 허구헌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면서....
머리좀 숙여서 민주당 권위좀 내세워주면 안되나?

weekly 2013-09-29 01:08   좋아요 0 | URL
나 역시 양비론자가 아니고, 오히려 양비론을 혐오하는 사람이야. 그리고 현재 있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나 스스로를 현실주의자라고 생각해. 너랑 마찬가지겠지?

첫째, 야당에서 주장하는 대로 정치에서의 정의가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 들어서 매우 훼손되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생각해. 국정원 사태가 대표적인 예겠지.

둘째, 그러나 국민들이 정치에서의 정의에 더 이상 민감해 하지 않아. 이것이 야당이 분명히 인식해야 할 현실이라고 나는 생각해. 민주주의, 독재, 이런 구호는 "분명" 의미 있는 것이긴 하지만 현재 한국 국민들이 매우 듣기 싫어하는 말이라는 것이 우리의 냉혹한 현실이라는 거지.

셋째, 그러나 국민들이 경제에서의 정의에도 둔감하냐, 그럴 순 없다고 생각해. 인수위때 박근혜가 기초 연금을 국민연금에서 충당하려 했다던데, 만약 그렇게 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박살.

말했다시피 증세는 소득세율을 올리는 게 목표가 되어야 하지만 국민들에게 이걸 설득하려면 법인세도 손보고 종부세도 다시 복원해야 한다고 봐. 만일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일반 국민들을 설득할 수 없어. 그런데 야당에서는 마침 부자, 기업 감세를 복원할 것을 주장하지. 그러니 새나라당이 하려고만 한다면 야당과 정치적 책임을 공유하면서 전반적인 증세를 시도할 수 있을 거야. 나의 질문은 새나라당, 혹은 박근혜가 그걸 하려 하겠느냐는 것이고, 지금까지의 모습으로 봤을 때는 안할 거 같다는 거야. 국회선진화법은 여기서 아무 문제도 되지 않아.

(여론조사를 보면 우리 국민들은 기꺼이 증세에 동의할 준비가 되어 있어. 부유층이 먼저 솔선한다면, 내 세금이 세대로 쓰인다는 보장이 있다면 말이지...)

엊그제 기사에 보니 2030에던가 한국이 세계에서 인건비가 가장 높은 나라가 될 거라고 하더라. 무슨 소리인가 싶어 보았더니 인구가 그만큼 줄 거라는 얘기인 게지. 한국 정도의 경제력에 노동 인구가 턱 없이 부족할 거라는 얘기. 그렇다면 한국 정부가 지금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가 뭔지 눈에 딱 보이지 않을까? 안보일까?

아임자인 2013-09-30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우리 국민들은 기꺼이 증세에 동의할 준비가 되어있긴 하지...
내 세금이 제대로 쓰인다는 보장만 있다면 말이지....

문제는 [제대로 쓰인다]는그 [주관적 기준]이 대략 5000만개가 될거라는 거야....^^

정치라는 것은 결국, 세력싸움이 아닐까?
50.1%를 차지해서 자신의 [주관적 기준]을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 정치인 것같아. ^^

하긴, 요즘 같아서는 50.1%가 아니라 60%를 달성해야 하니까
명박이 취임 첫해 치루어진 총선에서 처럼
보수쪽이 180석 이상 싹쓸이한 그 영광이 다시 재연되지 않는다면
한나라당이 원활하게 국정운영하기는 좀 힘들지 싶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국정원사태]나
딴나라당이 주장하는 [이석기사태]를
똑같이 [어거지]라고 비판하는 나같은 [현실론자]는 어느쪽 정파에 껴야하지? ^^

아무리 우상실이 자기도 [현실론자]라고 변명(?)을 하긴 하지만
내가 노무현을 명박이와 같은 급에서 평가하는 한
우상실이 나를 사상적 동지로 받아들여 줄 것 같지는 않으이.... ^0^ ㅋㅋㅋ

weekly 2013-09-29 15:41   좋아요 0 | URL
상대방의 의견에 동조하기 싫을 때 나는 5000만 가지의 이유를 댈 수 있을지도 몰라. 반면 기꺼이 동조하고자 할 때는 그 5000만 가지의 이유가 다 쓸 데 없지.

솔직히 나는 너를 현실주의자라고 생각지 않아. 너랑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대한민국 사람들 정말 무수히 만나봤지. 사실 한국 사람들 거의 다가 아닐까?

우리가 대화의 기반을 공유한다거나, 혹은 서로를 사상적 동지로 인정하는 전제는 딱 하나라고 생각해. 너가 5000만 가지의 주관 중 하나인 건 좋아. 그러나 딱 하나, 너는 너의 의견을 명시적으로 밝혀야 하고 그 의견에 일관성을 보여야 해.

너가 노무현과 이명박을 같은 급으로 평가하는 건 너의 자유이지만, 그렇게 평가하는 너의 그 기준 자체는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지.

(미리 걱정스러워서 한 마디 더 해 두자면, 내가 한국 사람들에게 짜증스러운 점이 있는데, 한국 사람들은 스스로를 현실주의자라고 하면서도 남들 비판할 매는 고고한 이상주의자가 되어 비판기준이 거의 공상주의적이 되어 버린다는 거야. 현실 정치인을 평가하면서 예수도 통과하지 못할 기준을 들이대고는 하지. 나는 이런 경우 역시 논리의 비일관성의 예로 간주해. 그런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비판 자체의 의의를, 그러므로 논리의 일관성의 의의 자체를 부정하는 셈이니까.)

하나만 물어보자. 암만 네 의견을 들어봐도 너는 모두까기만 하고 있지 어떤 긍정적인 방향 제시가 없어. 그래서 네 의견은 전반적인 증세를 해야 한다는 거야 말아야 한다는 거야? 너가 이 문제에 대해 가타부타 의견이 없으면 도대체 우리는 뭘 갖고 얘기하고 있는 건지...? 그냥 야당 까고 여당 까는 술자리 노가리?

아임자인 2013-09-30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걱....글에서 "가시"가 보이네....ㅠㅠ (무서워....^^)

알만한 친구가 흥분하기는....
내가 술자리 노가리 수준으로 그리 허술하게 말장난 할 사람이던가? 섭하이....^^

결론으로 말해볼께.....



1...증세를 해야하네....

문제는 세금이라는 분야는 우상실 그대를 포함한 대한민국 대부분 사람들의 수준이
[초보적]이라는 것이라네....
그렇기에 서민들에게 가장 이상적인 증세안에 대해서
결코 정치적으로 통과되지 못할 것이라는 슬픔이 있는 것이지.
그것이 내가 별로 증세에 대해서 말하고 싶지 않았던 이유일거야....ㅠㅜ
(조삼모사라는 고사를 우리는 비웃듯이 배웠지만, 우리가 그꼴인것을....)

결국, 증세가 되긴 할텐데 어거지로 뒤틀어질거고,
경제는 꼬일데로 꼬여서 한치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안개속으로 빠질거라네.

내가 철학과 수업들으면서 가장 짜증났던 것이 뭐였는지 아는가?
그때가 4학년...그것도 [전공 필수] 수업이었는데....
공대 친구들이 학점따러 들어오더군. ㅠㅜ
그런 친구들을 응원하면서 칭찬하던 유주현 교수의 그 순수함이 참 딱하더라고....

우리가 수학에 관심좀 있다고 공대 4학년 전공 수업을 들어갔다면 어찌되었을까?
교양서 수준의 아인쉬타인 소설 좀 읽었다고 양자역학 운운하면서
과기대 운영수준이나 과학기술부 정책을 운운한다면 얼마나 우습겠나? ㅠㅜ

이공계쪽 전공분야는 아무도 말 안하는데
이놈의 인문계열쪽은 전공불문, 아무나 떠들더군. ㅠㅜ
다들 철학전문가고....경제전문가고....재정전문가고....

세금이라는 것....재정정책이라는 것이
그대가 마지막줄에 그렇게 경멸하듯이 써놓은 글처럼
술자리 노가리 수준에서 아무나 운운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라네....^^

기획재정부의 정책이나, 세금정책에 대한 일반인들의 수준과 생각은
그저....[음모론] 수준의 정도를 못벗어나고 있다네.
무언가 이렇게 하면 될 것 같은데 안한다는 것이지....
그것을 설명하는 논리는 정권의 부도덕성뿐.....

대다수의 세금전문가들은 비웃고 있지....

물론, 일반인들은 대리인을 내세워 끝까지 주장하고싶겠지.
너만 전문가냐? 우리편에도 회계사출신 세무사출신 많다...라면서....ㅠㅜ

어디가나 소수의 의견들은 존재하겠지.
문제는 그것이 소수의 의견인지 아닌지조차 모르는
일반인들의 그 어거지까지 들어줄 만큼 이 세상이 호락호락하지는 않은거지....ㅠㅜ
그래서 내가 별로 이야기하지 않은 것이라네.

내가 별로 의견제시를 안해서 너를 짜증나게 했다면
그 이유는, 너의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해서 단지 피했던 것 뿐이라네....
그렇기에 그저 내사랑하는 친구의 의견으로서 참고만 했던것이고....^^

진정한 철학은 겸손에서 시작해야 하지.
내가 너 앞에서 영국에 대해서 흥분하면서 아는척한다면
너가 얼마나 힘들겠는가....ㅠㅜ

우리가 정부 구성중에서 관심을 갖고 대화할 수있는 대상은
오직 [통일부]와 [여성부] 뿐이라네.....

일년에 수천개가 상정되는 법안중에서
우리가 논할수 있는 단어라고 해봐야
[민주], [독재] 따위의 단어와 관련된 몇개 법안들 뿐이고
그 쓰잘데기 없는 독재 논쟁에 가려져 나머지 수천개의 법안이 묻혀있다네.
(그와 관련된 서민들의 피눈물도 함께 묻혀지지....^^)

우리가 그렇게 비웃으면서 역사시간에 배웠던
선조때, 숙종때의 그 당파논쟁들....

정작 지금 우리가 그러고 있는데, 아무도 모르더라고....ㅠㅜ
민주, 민족 이라는 거대 담론안에 휩쓸려져 정작 본질과는 한참 먼
괴물을 만들어 논쟁을 하고 있는데말이지....

나는 적어도 지금의 민주 독재 논쟁보다는
숙종때의 그 예복 논쟁이 훨씬 더 의미있고 중요한 논쟁이라고 믿는다네.



2....이상주의적인 말도안되는 기준으로 남을 재단하면 안된다네....

그점에서 나의 논리적 일관성은 그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신앙] 수준이라네. ^^

그깟(?) 국정원 댓글에 대한 정부여당의 태도가
민주주의 회손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네.

그 행위에 대해서 비판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 아닐세.
지네끼리 국회에서 치고받고 싸우면서 나름 이슈화 시킬 논쟁은 될 지언정
과연 이 사건이 야당 전체가 거리로 나와 국회를 보이콧트하고 정권타도를 외쳐야할
죽을 죄이던가?

광우병 사태도 마찬가지야.
초기 이명박정부의 미국산 소고기 수입에 대한 태도는 충분히 비난받아 마땅하지.
그러나 그러한 수준은, 국회 통상위원회 상임위원들 끼리 치고받고....
그래서 조간 신문 정치면에서 떠들어 대는 수준으로 족할 뿐이라네.

과연 그것이 수십만명의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국정을 마비시켜야할
중대한 이슈라고는 생각하지 않거든....

너 말대로, 껌도 안되는 이슈를 이유로
거대담론을 일삼는 이러한 억지가 싫은거야.
예수도 통과하지 못할 이유를 들이대면서 말이지....^^



3....그때는 제재를 해야했고, 지금은 풀어야 한다네....

노무현때의 부동산 제재는 정말 적절한 조치였다네.
(물론, 우리집 입장에서는 피눈물이 났지만서도....ㅠㅜ)
그러나 지금은 그 제재 모두 풀어야 한다네.

문제는, 전혀 세금과 재정에 문외한 "일반인"들이 세금정책에 대해서
여론을 좌지우지 하고있거든....
부동산 재벌과 강남 부자들을 위한 규제해소라고 선동하면서 말이지....^^
일종의 음모론이지....^^

진정 [진실]을 이야기하려면...
돈없는 서민을 위한 진실을 이야기하려면
현재 부동산정책에 있어서의 노무현주의는 패기되어야 마땅하다네....
그래....부동산 규제를 안풀어도 좋아. 죽어나는 것은 돈없는 서민일테니까....

나는 현실론자로서, 내 소중한 한표로서 증명할거야.
내년에는 박원순씨를 서울시장으로 찍을거니까.... ^^
그것이 내 이득 극대화를 위해 부합하거든....^^

과연 진실을 위한 대화와 토론이 현 국정에 제대로 반영이 될 수있다고 보는가?
정보화시대를 넘어, 이제는 모바일 시대라네.
수천년전의 이상적이던 그리스의 직접민주주의 보다도
더 리얼한 직접민주주의 시대지. ㅠㅜ
수백키로 떨어진 곳에서의 개인 생각이 동시간에 전국으로 전파되는 무서운 시대야.

직접민주주의라는 이 무서운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지금의 현실은
우민정치에 가까울 뿐이라네.
물론, 그렇다고 이러한 역사적 흐름을 되돌려야 한다는 것은 결코 아니라네. ^^

민주주의 라는 지금의 이데올로기는 이제 버려야 할 때가 된 것 같아.
민주주의적인 진실과 대화가 과연 무엇을 해결해 줄 수 있을까?

진실의 입장에서라면
여당이던 야당이던 당연히 지금은 부동산 제재를 풀어야 하는데 말이지....ㅠㅜ

그래서 내가, [진실]의 논쟁이라는 표현 보다는
정책적 당파성, 혹은 [세력싸움] 이라는 표현을 쓴거야.

현재의 시국은
자신의 이득극대화를 위한 세력싸움일 뿐인데
여기에 민주와 독재라는 단어가 내 입장에서는 너무 어색한거야.
지금의 여야 싸움이 [진실]과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이러한 점에서 나를 회의론자라고 한다면 굳이 변명하지는 않겠어. ㅠㅜ

.... ....

나는 데카르트적인 진실관을 배격한다네.
진실은 한 점이 아니라는 것일세.

한곳의 일정한 면적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 내 실존철학적 입장이야. ^^

진실은 한점에서 만나는것이 아니라
일정 공간을 점유한다는 것....혹은 일정 시간적 흐름을 점유한다는
내 실존철학적 패러다임을 이해한다면
나를 단순히 뜬구름잡는 사람이라거나...냉소적 현실비판자로 양비론이나 내세우는
허세꾼으로 볼 수는 없을 것일세....^^

[다언삭궁, 불여수중]이라고...노자에 나오는 말인데
쉽게 말해서 말 많으면 실수가 많으니, 그 안에서 조용히 있으라는 말이야.
내 좌우명이지. (내 블로그의 카테고리의 명이기도 하지.....^^)

너 만나면 하도 할 말이 많아서 ^^...
조만간 런던이나 가서 철학적 회포나 풀어볼까 했는데
문득...너가 조금 오해하는 것는 것 같아서 오늘은 내가 불필요하게 좀 말이 많았으이....
이해해 주시게....^^

.... ....

그나저나 이친구야 무자게 섭하네....ㅠㅜ
의견이 비슷하다고해서
나를 대한민국에 있는 그저그런 대다수의 평범한 의견을 지닌 사람으로
매도하다니 말이지....흑흑흑.....

내가 너를 지금 시청앞에서 천막치고 사발면 드시는
어중이 떠중이 시민운동가 반열로는 대접한 적이 없는데 말일세....ㅠㅜ

외형적 의견이야 별것 있겠는가?
O 아니면 X지....
단지 그 안에있는 판단의 깊이가 다른 것이 아니겠는가....

그래도 나는 그대의 깊이가 조금은 다르다고 믿는다네....^^ (화이팅...~~)

(노무현과 이명박을 같은 급으로 평가했던 내 논리의 일관성에 대해서는
다음기회에 장문의 글로 써보기로 하지....혹시 알아? 댓글로 글쓰다가 짜증나서 필 받으면 런던으로 비행기타고 갈지....^^)

weekly 2013-09-30 14:54   좋아요 0 | URL
너나 나나 대한민국의 평균적인 시민 중 하나일 뿐이야. 그리고 우리가 내세우고 있는 주장들 속에 드러나고 있는 것만큼이 우리의 깊이야. 난 너가 특별히 깊은 사람이라고 생각지 않아. 나도 마찬가지지. 드러난 만큼이 그 깊이라는 말, 실존주의자 사르트르의 사상이지. 너는 너의 실존주의보다는 사르트르의 실존주의를 따르지.

내가 보기엔 넌 그냥 한나라당 성향의 시민 중 하나일 뿐이야.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박근혜가 일을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한국의 민주주의는 우민들로 인해 망해가고 있다고 떠들지. 증세는 해야 하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말하고, 국민들이 증세를 논하는 것 자체를 불편해 하지.

넌 이제 전문가 얘기를 하면서 또 빠져나가려 하지만, 네 입장은, 불행하게도 일관되지 않아. 너가 말했듯이 정치는 세력 싸움이고 각 정파의 논변은 자기들의 이익을 위한 변형이지. 그럼 전문가들은? 야당을 위해 일하는 전문가가 있고 여당을 위해 일하는 전문가가 있는데? 넌 마치 무슨 중립적인 전문가가 있는 것처럼 말하는데, 그에 대해서 내 할 말은 이거야: 어디서 약을 팔아~

넌 국정원 사태 등이 별 거 아닌 거처럼 믿고 싶어하지만, 닉슨이 왜 짤렸는지, 클린튼이 왜 짤릴 뻔 했는지, 블레어가 영국 국민들 사이에서 왜 똥개 취급을 받는지 좀 알아봐바. 너가 이런 사항을 이미 다 알고 있다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어서 하는 말이야. 또 종부세가 어떤 역할을 하던 세금이었는지 좀 알아봐바. 난 너가 영 모르고 있는 거 같아.

그리고 네 댓글을 다시 읽어봐바. 넌 주장만 하고 있지, 하등의 근거를 대지 않고 있어. 종부세 폐지를 해야 한다고 얘기하고 싶으면 그 근거를 단 한 줄이라도 적어야 되는 거야. 여기 영국 사람들은 그걸 초등학교 때부터 훈련받아. 난 너가 그런 훈련이 덜 되어 있다고 생각해.

말했듯이, 너나 나나 대한민국의 평균적인 시민일 뿐이야. 이 전제가 너에게는 걸맞지 않다고 항변하려 하지마. 너가 마치 무슨 도통한 사람인 듯 착각하려 하지도 마. 그냥 있는 그대로 편하게 얘기하자고.

weekly 2013-09-30 15:33   좋아요 0 | URL
첫 문단 마지막 문장 오타 수정:
"나"는 너의 실존주의보다는 사르트르의 실존주의를 따르지.

아임자인 2013-09-30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답변 1....

분명, 박근혜의 사과를 통한 사태해결이 우선이라고 못 밖았습니다. ^^

답변 2....

분명, 증세를 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
(지금은 증세를 해야할 때가 아니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답변 3....

[종부세]는 [재산]에 대한 세금입니다.
[소득]이 아닌, [재산]에 대한 세금 부과는 조세정의에 부합한 것이 아닙니다.

답변 4....

나도 제발 우리나라도 닉슨, 클린튼, 브레어에게 적용한 것 같은
[엄밀한] 잣대를 좀 들이대 주었으면 좋겠네....^^

너가 국정원 사태가 중요하다고 끝까지 주장한다면
너가 그렇게 혐오해 마지않는 한나라당 추종자들입장에서야 너무 감사한일이지.

그 똑같은 논리로 김대중과 노무현에 대해 부관참시를 할 근거들은 널려있으니까..
(물론 "어메리칸 스텐다드"에 부합하는 근거들이라네...^^)

.... ....

각 문단마다 나에 대한 비난이 한마디씩 들어가 있군....ㅠㅜ

마지막 문단, 마지막 줄에서 [그냥 있는대로 편하게 애기하자고] 라는
말이 없었으면, 무지 섭했을 것 같아....

너가 악의(?) 없이 그냥 있는대로 편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너의 격한(?) 글에 대한 나의 감정(?)은 조금 억누르기로 하지....^^

.... ....

이 친구야, 내가 근거를 대고 주장하는 것에 대한 훈련이 안된것이 아니라
메일도 아닌, 이깟 댓글로 그 기나긴 글에 대해 쓰고 주고받고 하는 것이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댓글을 통한 논쟁을 피하고 싶은 것이었다네....

이러한 나의 너에 대한 [배려]를,
무슨 고고한척 하는 약장수 흉내라고 [매도]하신다면
내가 무슨 말을 더 하겠나....^^

험난한 정치적 이야기와 논쟁을
댓글을 통해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주장할 수 있겠나....

[드러난 만큼이 그 깊이라는 말] 을 하셨던
사르트르가, 과연 이런 [댓글 따위](?)에서 무언가 드러내고 주장하라고
독려했을 것 같지는 않다네. ^^

얼굴보고 밤새 이야기해도 싸움이 나는 경우가 부지기수인데 말이지....ㅜㅜ

.... ....

너가 올리고 있는 현재의 정치적 글들은 상당히 거칠고 정제되지 않은 것 같아.

그러나, 이런 너의 글을 보면서 나는 너가 무지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글을 정제되서 쓰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기에
너가 너만의 고유 공간인 이곳에서까지
그렇게 힘든 글쓰기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서
너의 글에 대해서 엄밀한 잣대를 들이대지 않은 것 뿐이라네.

그렇기에 너가 편하게 쓴 글들에 대해서
핏대세우면서 논리와 근거를 대고 싸우고 싶지 않았던 것이야.

이공간은 너가 주인인 공간이기에
손님인 나는 그저 이곳에 와서 너의 글들을 읽으며
너의 열정과 생각을 그저 바라보기만 할 뿐인거지.

댓글도 안달려고 했는데, 머나먼 이국에서 고생하는 친구에게
그래도 관심같고 한번 들러봐주는 친구가 있다는 방점 하나 남기려고
간단한 댓글을 남긴다는 것이 너를 불쾌하게 만든것 같아서
나의 어리석음에 반성이 앞선다네....

이런 나의 태도에 대해서
훈련이 덜 되었다느니....약을 판다느니....도통한 사람인척 한다느니....
이런 표현들은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네.

[너에 대한 배려]로 썼던 표현들에 대한 답변이
[너나 나나 대한민국의 평균적인 시민일 뿐이야] 라고 돌아오고....

내게도 약간의 따뜻한 배려를 부탁했던 나의 애교(?)에 대한 답변이
[너가 마치 무슨 도통한 사람인 듯 착각하려 하지도 마] 라고 돌아온다면

내가 이까짓 댓글논쟁에 밤을 새본들
오랜만에 만난 우리사이에 무슨 이득이 있겠나....

[상대방의 의견에 동조하기 싫을 때 나는 5000만 가지의 이유를 댈 수 있을지도 몰라. 반면 기꺼이 동조하고자 할 때는 그 5000만 가지의 이유가 다 쓸 데 없지] 라고
너가 썼던 글처럼....

나는 지금 너가 나와의 논리싸움을 그리 좋아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있어.

그래서 불필요한 논리싸움 대신 [친구야 나를 믿어줘....] 라고 호소한건데
아니나 달라....내가 마치 무슨 도통한 사람인 듯 착각한다는 식의
마음아픈 댓글을 달아주는 군.... ㅠㅠ

이미 마음떠난 상대에게...근거와 논리가 무슨 소용있겠나.
마음만 있다면 무슨 어거지를 써도 귀엽게 봐주는 것이 사람 마음인것을....

불필요한 정치적 싸움을 피하기 위해 별로 말을 안한 것 뿐이지만....
이러한 나의 태도를, 나의 [지적 한계]로 너가 의심을 하고 있다면
친구에 대한 [마지막 예의]로서, 그것에 대해서는 변명없이 감수할 용의가 있다네.

그러나 ....

[여기 영국 사람들은 그걸 초등학교 때부터 훈련받아.
난 너가 그런 훈련이 덜 되어 있다고 생각해]

너가 바로 위에 한 말처럼,
내가 기본적인 대화나 토론의 훈련조차 안 된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었다는 것은
조금 의외고.... 솔직히 말하면 많이 서글프다네.

너를 인터넷상에서 우연하게 만나게 된 후....나혼자만 반가웠던 것 같아.... ^^

내 댓글이 너를 불쾌하게 했다면 사과할께.

weekly 2013-10-01 00:38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말했다시피 노무현을 이명박과 동급으로 생각하는 건 네 자유야. 또, 대한민국에는 지금의 시대를 민주주의-독재 프레임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겠지. 난 동의하지 않지만. 어쨌든 이런 문제들은 사실의 문제라기보다는 가치의 문제이기 때문에 가능한 난 별로 끼여 들고 싶지 않아. 어짜피 결론이 나지 않을 테니...

(그래도 물론, 가치의 문제에 있어서도 최소한의 공유점은 있어야 하겠지, 우리가 같은 나라의 시민이라면 말이야...)

난 가치 문제보다는 정책적인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어. 그래서 너에게 증세에 찬성하냐고 물은 것이기도 하고. 너가 찬성한다고 하더라도 그 내용은 나랑 다를 수 있지. 난 너랑 나랑 다른 부분이 어떤 것이고 비슷한 부분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었어. 다른 부분은 각자의 입장으로 인정하고 넘어가고, 비슷한 부분은 논의를 더 발전시켜 볼 수도 있는 것이니까.

그러나 넌 찬성한다는 문장 하나 달랑 쓰고는 수십줄을 들여 전문가-우민 논변을 이어갔지. 또다시 가치의 영역으로 넘어간 거야. 난 이런 문제에 말려들기 정말 싫은데... 난 지금 너가 증세에 정말 찬성하는지조차 모르겠어. 넌 이런 걸 대화라고 부르니?

내 포스팅은 물론 거칠고 정제되어 있지 않아. 그러나 너가 나에게 그리 주장하고 싶으면 구체적인 부분을 지적해 줘야 해. 권리에는 책임이 따르듯이 주장에는 근거가 따라야 해. 난 지금도 너가 도대체 뭘 문제 삼는지 모르겠고, 아 이 친구가 내가 박근혜 까는 글 쓰는 게 불편한 게로구나, 그래서 이런 글 쓰지 말라는 말이구나... 정도로만 여겨져. 이 말을 빙빙 돌려서 하고 있구나 싶어서 짜증이 났던 거고...

편한 친구라서 감정 단속 안하고 마구 널 비아냥 댔어. 사과는 안할께. 예전에 우리 이 정도 독설은 서로 날렸었지 않나? 그리고 내 걱정 많이 해주고 나 찾아줘서 정말 고마와 한다는 거 내가 꼭이 말로 할 필요 없겠지. 서로의 정치적 입장은 완전히 다르지만, 우리가 편한 친구라는 점은, 특히 내 입장에서는 너가 내 마음을 정말 따뜻하게 해주는 친구라는 점은 조금도 변함이 없어. 예나 지금이나...

(이 게시글에 내 댓글은 이제 그만 달께. 혹 너가 댓글을 달면 조용히 읽기만 할께.)
 


핑크 플로이드의 앨범 애니멀스의 자켓에 등장하여 유명해진 바터시 화력 발전소가 일반에 공개되는 날이어서 다녀왔다. 입장이 11시부터인데, 우리는 9시부터 가서 줄을 섰다. 이미 길은 길게 늘어서 있었고 또 금새 금새 늘어났다. 사람들이 너무 많이 와서인지 10시부터 입장이 시작되었다. 


예상대로 내부는 텅 비어 있었다. 거대한 벽을 지탱하는 철제 빔들이 녹슨 채로 노출 되어 있었다. 특별히 볼 것이 있었냐고? 글쎄... 높이가 100 미터는 넘어 보이는 거대한 구조물... 사실 그 뿐이었다.


어제 런던에서 친구를 만났었다. 바터시 화력 발전소를 방문할 거라는 얘기를 했었다. 거기 무어가 있는데? 음... 몰라. 난 아무 것도 기대하는 게 없어. 아마 사람들은 핑크 플로이드의 자켓 때문에 그리로 몰려드는 것 같아. 나도 마찬가지지만...


그리고 우리는 예술, 예술가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길게 나누었다. 전부 말하기는 너무 장황하다. 기억해 두기 위해 우리의 이야기는 스피노자의 영원성, 완전성에 대한 논의로 흘러 갔었다는 점만 적어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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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에 새로운 IOS가 나왔다길래 아무 생각없이 다운받아 설치했다. 설치하고 나니까 내 아이폰4가 버벅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써 본 결과 이전 버전 때랑 별 차이는 못 느끼겠다. 


새로운 오에스를 올리고 나서 제일 먼저 한 것은 화면 밝기를 낮춘 것이었다. 형광색상이 너무 강하더라. 지금은 상큼하고 편안하게 느껴진다. 스마트폰을 새로 하나 장만한 것처럼 기분이 좋고, 자꾸 들여다 보게 된다. 잘 만들었다. 


위 이미지는 내 아이폰의 홈 화면이다. 내가 최종적으로 정착한 앱들이 첫 화면에 모아져 있다. 쓰기용 앱이 많은데, 사실은 더 많이 샀었다. 


PlainText는 계속 보관하며 틈틈이 들여다 볼 문서용이다. 주로 영어 관련 자료들. 

Drafts는 말 그대로 초고용이다. 메일 초고, 메모, 발췌문 용도 등으로 쓴다. 쓰고 바로 바로 지운다. 

MomoNote는 일지용이다. 일 하나 시작하고 끝날 때마다 그 사실을 적어놓는다. 에버노트로 갈 생각도 있었는데 이 정도 용도에 에버노트를 쓸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TimeManager는 한국에서부터 쓰던 것이다. 미리 우선순위를 둔 것만 시간을 기록한다. 통계를 내거나 하지는 않고 오늘은 얼마나 했나, 어제보다는 얼마나 더 했나 정도만 확인한다. 

원래 YBM 영어 사전도 홈 첫 화면에 있었는데 이번 IOS7 내장 한영 사전이 너무 좋은 거 같아서 YBM 것은 치워버렸다. 

TODO 관련 앱도 치워버렸다. 시간이 좀 흐르면 흐지부지되어 스트레스만 쌓이더라.


쓰기용 앱은 다 아이패드와 공용이다. 그리고 아이패드에는 또 다른 쓰기용 앱들이 있다. 

우선 Index Card. Drafts로 쓴 것들 중 주로 발췌문 등은 이 앱에 모셔진다. 이 앱은 각각의 문서들을 아주 예쁜 단일한 RTF 파일 문서로 만들어 준다. 아이패드에서 RTF 파일을 다룰려면 별도의 앱이 또 필요하다. 나는 최종적으로 Notebooks라는 아주 멋진 앱을 사용한다. (디자인이 아주 멋지지는 않지만 굉장히 강력한 기능들을 갖고 있다.)


Drafts-IndexCard-Notebooks로 문서를 만든다는 얘기인데, 생각처럼 복잡하지는 않다. 기본적으로 아주 간단한 기능들만 갖고 있는 앱들이고 앱들 사이에서 문서를 옮기는 것도 하나의 어플리케이션에서 하는 것처럼 할 수 있다. 아니, 오히려 워드로는 할 수 없는 것들을 아주 쉽게 할 수 있다. 


물론, 앱들을 저렇게 사 모은 것은 노트북을 켜지 않고 아이패드에서 모든 일을 하고 싶어서이긴 했다. 그래도 아이패드에서 이런 식으로 작업하는 여러 장점들이 있다. 우선, 타블렛의 깨끗한 화면을 노트북 화면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다. 또, 타블렛은 영어 스펠링 교정이나 제안 등이 매우 직관적으로 이루어진다. 문단이나 챕터의 순서를 바꾸는 것도 손가락 끝으로 간단하게 할 수 있다. 아마 심리적으로 가장 큰 장점은, 시작할 때 너무 큰 맘 먹고 긴장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리라. 어짜피 Drafts는 초고를 쓰는 앱이고, 이 앱으로 수십 페이지를 쓰는 게 무리라면 간단하게 시작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몸이 알기 때문이다.


이 블로그 포스팅은 주로 노트북을 이용한다. 아이패드에서는 이미지를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도 노트북이다. 아이패드는 아이튠스 라디오가 되어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아이튠스 라디오도 아주 신선한 제품인 것 같다.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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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목요일날(9/12) 드디어 잔디를 깔았다. 까만 표토층을 먼저 깔고 융단처럼 말려 배달되어 온 잔디를 깔았다. 큰 일 하나를 끝낸 것 같아 홀가분했다.


몇칠 비가 많이 왔는데 정원 바닥을 평평히 하느라고 흙을 너무 까낸 탓에 펜스 아래쪽이 약간씩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이웃집 흙이 스며나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급히 급히, 비도 맞아 가며 목책을 댔다. 


어제 친구네가 놀러 왔었다. 처음으로 정원 잔디를 자랑하는 시간이었다. 이제 막 중학교에 들어간 아이가 잔디를 깔고 나니 정원이 작아보인다고 한다. 이전에 나무, 수풀이 있었을 때가 더 낫다나... -아이 말을 듣고 보니 정원이 확실히 작아 보이긴 하더라. 그래도 난 잔디 위에 마루가 있는 지금의 정원이 훨씬 좋다.


영국 사람들에게 정원은 정말 특별한 존재다. 정원은 보통 집 뒤편에 있어서 바깥에선 보이지 않는다. 초대를 받아 집에 들어서야 비로서 정원을 볼 수 있다. 그러니 보통은 자기 가족들만 볼 수 있는 정원에 그토록 에너지를 쏟는 영국 사람들이 신기하기도 하다. 


옆집 노인 부부 집 정원은 바닥에 잔돌을 깔았다. 그래서 그 집 부부가 정원을 돌아다닐 때마다 소리가 난다. 어느날 새벽 한 시에 정원을 돌아다니는 소리에 놀라 잠에서 깬 적도 있다. 이 분들은 늘 정원을 거닐며 거기서 뭔가를 한다. 꽃을 심는 것 같다. 꽃을 갈아 심는 것이리라. 그 꽃을 즐길 사람은 노인 부부 밖에 없을 것이지만, 이 분들은 늘 (아마 매주나 격주) 그렇게 꽃을 갈아 심는 것이리라. 이런 부분이 영국 사람들의 심성의 한 부분을 설명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나는 정원을 그렇게 애지중지할 생각은 없다. 날 좋은 날이면 거기서 책을 읽거나, 친구들과 먹고 마시고 얘기를 나누기를 기대한다. 나는 좀 게을러야 겠다고 마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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