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의 발견 - 앞서 나간 자들
마리아 포포바 지음, 지여울 옮김 / 다른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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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6 

<<진리의 발견 Figuring>> 앞서 나간 자들 / 마리아 포포바 / 지여울 옮김/ 도서출판 다른(2020)

2020년 2월에 출간된 따끈따끈한 신간을 4월초에 읽기 시작해 5월초에 마지막장을 덮은 책이다. 무려 840페이지, 44,000원. 독서를 좋아하는 나에게도 부담감을 주는 두께와 책값이었다. 그럼에도 내 지갑을 열게 한 건 목차였다. ‘아름다운 삶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라는 제목의 프롤로그 아래 나열된 인물들, 요하네스 케플러, 마리아 미첼, 허먼 멜빌,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 마거릿 풀러, 찰스 다윈, 윌리어미나 플레밍, 해리엇 호스머, 에밀리 디킨슨, 레이철 카슨, 또 마거릿 풀러.

반은 알고 반은 모르는 인물들인데, 그 인물들 옆에 새겨 있는 소제목들이 나를 사로잡았다. 800페이지가 넘는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단 한 번도 지루해본 적이 없다. 많이, 아주 많이, 행복했다. 나는 행복이란 스며드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행복감이 심장을 중심으로 온 몸으로 퍼져 나가는 느낌을 준 책이다. 책장을 덮었을 때 이 책은 2020년 상반기 나의 최애 도서에 올랐다.

Book Cover Challenge 에 걸맞게 표지 그림을 이야기해보자면, 이 그림은 뉴질랜드 기하심리학자 벤저민 베츠Benjamin Betts가 1887년 인간 의식의 진화 과정을 기학학적으로 형상화한 도표이다. 의식의 출발점, 동물의 감각적 의식. 의식의 정점인 초월성을
단계별로 표현했다고 한다. 기하학과 먼먼 거리를 두고 있는 나로서는 설명을 접해도 잘 모르겠으나 이 도표가 ‘의식의 진화‘를 표현한 것 같다는 느낌은 든다.

무튼, 이 책은 위에 열거한 인물들(4세기에 걸쳐 있다)을 새롭게 쓴 일종의 전기문이다. 저자인 마리아 포포바는 열 명의 인물을 씨줄과 날줄로 정성스럽게, 촘촘히 엮고, 이들을 스쳐간 또 다른 인물들을 사이사이 끼어넣었다. 전기라면 머리를 돌려버리기 일쑤인 내가 가슴을
두근거리며 읽어 나가게 하는 이야기와 구성력을 지녔다. 또한 추적의 글쓰기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훌륭한 책이다.

​초월주의자 에머슨이 에밀리 디킨슨의 집을 드나들면서도 디킨슨을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는 것을, 요하네스 케플러가 위대한 천문학자가 되는
데는 여섯 살짜리 아들 손을 잡고 집 근처 언덕에 올라 1577년 대혜성이 하늘을 가로지르는 장면을 보게 해준 어머니가 있었다는 것을, 세계 최초의 프로그래머 에이다 러브레이스의 아버지가 영국 시인 바이런이라는 것을, 영문과에서 한 번도 접하지 못한 페미니스트 마거릿 풀러가 170년 전 세월호 같은 사고를 당했다는 것을, 레이철 카슨이 시인의 언어로 과학을 아름답게 이야기했다는 것을. 포포바가 아니었다면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왜냐, 사실을 열거하는 책들은 무수히 많지만 사실을 이야기로 엮어 상상력을 펼치게 하는 글은 많지 않기에.

˝우리는 자신이 하는 일에 자신 전체를, 신념과 편견, 경험으로 조각된 호기심과 제한된 지식을 전부 쏟아붓기 때문에 전기 작가란 진실의 매개자라기보다는 의미의 해석자에 가깝다.  / 그럼에도 과학 이론과 마찬가지로 전기는 하나의 지도이다. 객관적인 외부의 현실을 다루고 있는 수없이 많은 지도 중 하나이다. 주관적인 관찰자는 이 객관적인 외부의 현실을 완전히 식별할 수도, 완전히 설명할 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현실을 탐험하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바로 지도를 만들어나가면서 탐험하는 것이다. 알고 있는 영역에서 시작하여 진실의 지형을 추정해나가면서 탐험하는 것이다.˝(518)

에피소드 하나: 이 책을 읽을 때 교차 편집처럼 같이 읽은 책이 있다. <<프런티어 걸들을 위한 과학자 편지>>(유윤한/ 궁리) 였다. 에이다 러브레이스에 대한 설명이 다른 부분이 있어 구글 검색으로 또 확인해 보니 포포바 쪽이 틀린 듯했다. 출판사에 물었고 아래와 같은 답장을 받았다.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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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부양의 인문학 - 사람과 노동 그리고 장애를 보는 관점
심승현 지음 / 쿠움(quum)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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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기사를 읽고 저자의 철학에 공감이 갔다. 장애학생들에게서 ‘치료‘ 와‘특수‘라는 말을 떼버리고 전교사 통합교육 시스템을 강조한다. 나도 동의한다. 내 아이의 학습 장애를 알기 전, 나 또한 이 분야에 무관심했다. 저자의 30년 특수교사 체험을 책으로 펴내줘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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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왜 수학을 어려워할까? - 발달신경생리학자가 들여다본 아이들의 수 세계
안승철 지음 / 궁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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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장애가 있는 내 아이 때문에 읽고 있다. 3/1을 읽은 지금, 글의 전개방식이 사례 중심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내 아이의 머릿속을 이해하게 만든 설명 하나, ˝수를 물건처럼 다룰 수 있게 된 아이들은 덧셈을 할 때 손가락에 의지하지 않아도 암산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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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우주에서 유쾌하게 항해하는 법 - 어느 '어도락가'의 삶과 공부
신견식 지음 / 사이드웨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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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만 읽었는데, 저자가 이름처럼 식견이 뛰어나다는 느낌이 화악 왔다. 제목과 목차에 반해 구매했다. ˝인생은 세월없는 나그넷길이니 목적지도 따로없다.˝라고 저자는 말하는데, 이 책은 목적지가 있는 여러 갈래의 언어 탐방길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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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지켜라! 초강력 로봇 3 - 금성에서 온 마법사 독수리들 도시락 44
대브 필기 지음, 박수현 옮김, 마틴 온티베로스 그림 / 사파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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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4학년 아이가 너무 좋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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