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01 #시라는별 73 

맥거핀 
- 오은 

12월 31일 23시 59분 

이 세계는 지금 통과하고 있는 중이다

때마침 별똥별이 하나 떨어지고 있다 

잠시 후면 내 삶은 새로 시작될 것이다
나는 그 삶을 새로 시작할 것이다 

이 나라를 좌지우지할 비밀을 알게 될 것이다
당신을 놀랠 사람이 될 것이다
내가 몰랐던 감정을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별똥별의 자취를 한창 더듬을 때 
때마침 새해가 밝았다 

나는 지금 중요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늘을 가리키는 집게손가락이 떨리고 있다 

내가 놀랠 사람들이 
모두 주인공이 되어 나를 놀래고 있었다 
이미 순간을 살고 있는데 아직 기다리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내일이 와도 미련이 남아 있었다

주인공들이 1월 1일에 처음 한 말은 ˝아˝였다 
이 세계가 통과하여 도착한 곳은 이 세계였다 

때마침 배가 고파서 
별똥별을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맥거핀: 영화에서 중요한 것처럼 등장하지만 실제로는 줄거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극적 장치를 뜻한다. 히치콕 감독이 <싸이코> 등의 영화에서
사용하면서 보편화됐다.(출처: 네이버 시사상식사전)

해가 넘어가려 한다. 이 글을 올릴 때는 넘어갔을 것이다. 1월 1일, 즉 새해는 일종의 ‘맥거핀‘이다. 우리 인생에 중요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달력 장치.

새해가 되면 ˝내 삶은 새로 시작˝되고, 나도 ˝삶을 새로 시작˝하고 세상을 ˝놀랠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희망해 보겠지만, 사실 우리 모두가 ˝이 세계를 통과하여˝ 도착하게 되는 곳은 어제와 같은 ˝이 세계˝이다.

그럼에도, 겉치레에 불과할지라도, 속임수에 지나지 않을지라도, 새해라는 극적 장치가 있기에 꿈을 꾸고 소망하지 않나. 그런 것조차 없다면 사는 맛이 너무 밍밍하지 않나. 그러니 올해가 되는 새해에도 나는 순간을 살면서 여전히 ˝기다리는 사람˝으로 살 것 같다. 언제나 미련을 간직한 채.

모두들 해피뉴이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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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1-01 00:0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책읽기님도 해피뉴이어~~~ *^^*

행복한책읽기 2022-01-01 00:31   좋아요 4 | URL
미니님 굿밤. 좋은 꿈 꾸세요~~^^

scott 2022-01-01 00:1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2022년 새해 첫날도!어제와 같은 오늘일뿐! ㅋㅋ

그림 속 가지에 매달린 열매는 태양 빛을 잔뜩 흡수 한것 같습니다!
붉게 ~~

책읽기님! 2022년 새해 건강하게! 행복하게!

복 주머니 하나 놓고 가여
\│ /

.*˝ ☆˝*.

( + 福 + )
˝*****˝
복 마뉘!^^

행복한책읽기 2022-01-01 00:32   좋아요 4 | URL
2022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scott님 서재가 어떤 변신을 꾀할지 무척 기대되는 1인^^;;

미미 2022-01-01 00: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림 늘 눈에 쏙 들어와요~♡
해피 뉴 이어!!ㅎㅎ
좋은 밤 되세요🙋‍♀️

행복한책읽기 2022-01-01 00:33   좋아요 4 | URL
그죠. 희망하는 눈빛 같죠. 미미님도 굿밤~~~^^

희선 2022-01-01 02:2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시간이 2022년 1월 1일 0시네요 새해가 된다 해도 달라지는 건 없지만, 기분은 조금 다르기도 합니다 달라지는 거 없다 해도 조금은 희망을 가지고 기다리는 게 좋겠습니다 2022년에도 새로운 책이 나오고 그걸 사고 오기를 기다리겠습니다 그뿐 아니라 다른 기다림도 많겠습니다 기다리는 게 지루할 때도 있지만, 어떤 건 설레기도 하죠

행복한책읽기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하게 지내세요 행복한책읽기 님 식구도 다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희선

행복한책읽기 2022-01-03 22:31   좋아요 0 | URL
희선님. 고마워요. 희망을 가지고 기다리기. 저도 책이 오기를 설레는 맘으로 기다린답니다. 책 좋아하는 이들의 특권이네요. 그죠.^^

새파랑 2022-01-01 07:3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먼가 인생의 터닝포인트? 같은 기점이 1월 1일인거 같아요. 오늘부터 1일! 어차피 하루중 하나일 뿐이지만~!!

책읽기님 22년 멋진 한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행복한책읽기 2022-01-03 22:29   좋아요 1 | URL
터닝포인트. 맞아요. 어차피 하루 중 하나지만, 오늘부터!! 라고 말할 누 있는 날이기도 하죠. 올해는 플친들이랑 새해를 열어서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같이 멋진 새해 한해 만들어 보아요^^

bookholic 2022-01-01 07:5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책과 함께 행복한 한 해 되시길....

행복한책읽기 2022-01-03 22:35   좋아요 0 | URL
북홀릭님. 감사합니다. 눈 나빠지기 전까지 이 행복만큼은 오래 붙들어두고 싶답니나. 북홀릭님도 추억 가득한 한 해 만들어가세요^^

얄라알라 2022-01-01 15: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때마침 배가 고파서˝와 ˝맥거핀˝은 잘 어울리는데요. 배가 고파서, ~해서 ~해서 사실상 31과 1은 연속선의 같은 날들^^ 행복한 책읽기님 1월 1일도 시로 시작하게 해주어서 고맙습니다.

행복한책읽기 2022-01-03 22:36   좋아요 0 | URL
저야말로 새해 벽두에 시 읽어주어 고마워요.^^

오거서 2022-01-02 09: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행복한책읽기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행복한책읽기 2022-01-03 22:38   좋아요 0 | URL
오거서님~~~님도 새해 복많이많이요. 올해도 신작 소개 야무지게 부탁드립니다. 작년 님은 scott님의 1일1클래식을 탄생시키셨습니다. 책만 소개했을뿐인데 말이죠.^^
 

20211230 한 더딘 독자의 시 읽기 

알라딘에서 선물이 당도했다. 무민 다이어리와 스누피 일력. 히야~~~~~ 살다 보니 이런 일이. 나는 그저 읽고 쓰고 올렸을 뿐인데, 선물도 준단 말인가. 알라딘 운영자로부터  <서재의 달인>과 <북플 마니아>에 당첨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잠시 잘못 온 게 아닌가 의심했다. 반백년을 사는 동안 달인도 마니아도 되어본 적이 없다. 책을 좋아해 늘 읽었지만, 여기 알라디너들처럼 읽고 쓰기를 무슨 놀이처럼 해본 적이 없다. <서재의 달인>은 그런 알라디너들만 되는 줄 알았더니, 히야~~~~ 나 같은 자에게도 당첨의 행운이 . . . . . . 그 행운에 박차를 가해준 이들이 있었으니 . . . . 바로 플친들이었다. 달인 선정 기준에 이런 항목이 들어 있었다.

2) 서재의 달인은 마이리뷰, 마이페이퍼, 100자평, 친구수, 팔로잉 수, 팔로워 수, '좋아요' 받은 횟수, '좋아요' 한 횟수 등을 가중치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집계하며, 북플 마니아는 북플 출석횟수, 글작성수, 독보적 활동 내역, 각종 소셜 활동을 종합적으로 집계하여 선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내 힘만으로 된 것이 아니었다. 친구가 되어 주고 '좋아요'를 눌러 주고 댓글을 달아준 플친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니까 세상살이는, 하물며 온라인살이도, 나만 잘한다고 잘 되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했다. 지난 일 년간 알라딘 서재와 북플은 나에게 '멋진 신세계'였다. 플친들에게 정말 감사드린다. 감사의 선물(과연 선물??)로 2021년 <시라는별>에 올린 시집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이산하 시집 

『악의 평범성』  『한라산』 『존재의 놀이』 

올해 '이산하'라는 시인을 만나 참 좋았다. 이이의 시집은 어느 것 하나 쉽게 읽히지 않지만, 그럼에도 가장 좋았던 것은 내 머리와 가슴을 가장 크게 울렸기 때문이다. 그의 시들은 외면해서는 안 되는 이야기들을 시로 쓴 역사였다. <한라산>은 제주 4.3사건을 "가스실 없는 한국판 아우슈비츠"로, <악의 평범성>은 <한라산>의 문제의식을 현재 시점으로, <존재의 놀이>는 "아무런 모순 없이 나는 '나'라고 말할 수가 없"는 존재의 모순성을 시화했다. 리뷰에도 썼듯이 이산하는 "세상을 간절히 본 자의 저문 눈빛 같은 풍경"을 그려내는 시인이다. 

나에게 묻는다

꽃이 대충 피더냐. 

이 세상에 대충 피는 꽃은 하나도 없다. 

꽃이 소리 내며 피더냐. 

이 세상에 시끄러운 꽃은 하나도 없다. 

꽃이 어떻게 생겼더냐. 

이 세상에 똑같은 꽃은 하나도 없다. 

꽃이 모두 아름답더냐. 

이 세상에 아프지 않은 꽃은 하나도 없다. 

꽃이 언제 피고 지더냐. 

이 세상의 꽃들은 모두

언제나 최초로 피고 최후로 진다. 
















2. 이산하 편역 시집 

『살아남은 자의 아픔』   『체 게바라 시집』 

프리모 레비 시집은 플친들 중 한 명인 율별엠제이님의 읽은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친구 덕을 톡톡히 보았다. 레비의 <<이것이 인간인가>>는 읽다 내려놓았지만 이 시집은 예상을 깨고 묵직했지만 자알, 심지어 재미나게도 읽혔다. 여러 시에 저자 자신이나 편역자의 주석이 곁들여져 있어 시를 받아들이기에 편했다. 저자도 편역자도 절제되어 있고 담담하다.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인간의 가장 밑바닥을 경험한 자(레비)의 고백과 그 비슷한 지점에 닿아본 자(이산하)의 감정 이입이 아름답다. 

체 게바라 서거 40주년 추모시집 『체 게바라 시집』 은 언제나 민중의 편에 서고자 했던 결연했지만 번민했던 불완전한 인간으로서의 게바라를 볼 수 있는 시집이었다. 
















3. 안도현 시집 

『간절하게 참 철없이』. 『북항』 『고백』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

올해 이산하와 어깨를 견줄 만한 시집이 안도현 시집이었다. 호랑이도 곰도 아니면서 백일 뒤에 만나요~~~ 라고 짧은 인사를 날리고 사라져버린 syo님 덕에 알게 된 시집들. 국민 시인 안도현의 시들은 읽기에 편하다. 그럴 수 있는 것은 뜬 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닌 생활밀착형 시를 쓰기 때문이다. 소박하고 구수하고 따스하다. 안도현의 '시적인 순간'은 이렇게 탄생했다. 

"시에서 묘사에 충실해야 하는 이유는 대상의 현상을 생생하게 그리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그 묘사의 생생함이 대상의 본질에 이르는 관문이기 때문이다. 묘사를 통해 대상과 시적 화자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게 된다."( <고백> 201쪽) ​
















4. 이규리 시집 

『당신은 첫 눈입니까』  『최선은 그런 것이에요』

이 두 시집도 syo의 페이퍼에서 발견한 것이다. 지난 해 12월 <당신은 첫 눈입니까>를 읽고 참 좋아서 내처 이전 시집까지 읽었더랬다. 이 시인의 시가 좋았던 것은 인간을 보는 눈은 예리하되 인간을 대하는 태도는 부드럽고, 삶의 속성은 날카롭게 파헤치되 삶을 살아내는 존재들은 다정하게 감싸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누가 알고 있었을까 

불안이 꽃을 피운다는 걸 / 

. . . 

. . . 

흔들리면서 

일어나면서 /  ​불안도 꽃인 것을 (<불안도 꽃> 중)
















5. 허수경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허수경 시인하면 늘 떠오르는 글자가 '고독'이다. 시인이 죽기 2년 전에 출간되어서인지, 허 시인이 독자들에게 보내는 작별 인사 같다는 느낌이 드는 시집이었다. 시인의 고독의 정수를 맛본 듯도 했다. 예전에 읽은 『혼자 가는 먼 집』 보다 훨씬 잘 읽혔고, 훨씬 저릿했다. 사람 간의 소통 불가를 꼬집는 시인의 서늘한 통찰이, 서늘한데 뭉클했던 것은, 나만 그런 것이 아니고 당신들 역시 그러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해 주기 때문이었다. 


잘 지내시길, 

이 세계의 모든 섬에서 

고독에게 악수를 청한 잊혀갈 손이여

별의 창백한 빛이여 ( <섬이 되어 보내는 편지> 중) ​








​​








6. 김상순  ​『살아 보니 그런대로 괜찮다』 

허수경 시인과 달리 팝콘처럼 튀는 할머니 시인 김상순. 어미 김상순이 입으로 내뱉는 말들을 초등학교 교사 아들이 옮겨 쓴 말 혹은 시 모음집. 어미의 말 속에는 "생짜배기로 몸에 익힌 세상 이치"가 속속들이 박혀 있다. 꼭꼭 씹을수록 단맛이 쏙쏙 우러나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삶의 고단함과 신산함을 지혜 듬뿍 밴 유머로 버무려버리는 김상순의 능청스러움에 입가에 웃음이 배시시 흘러 나온다. 삶이 무거울 때, 우울할 때 수시로 펼쳐들고 싶은 책. ​
















7.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검은 노래』 

폴란드 태생의 노벨상 수상 시인 쉼보르스카를 알게 된 것은 올해 큰 수확이었다. <검은 노래>는 시인이 타계하고 며칠 후 시인의 책상 서랍 속에서 발견된 오래된 원고 뭉치를 편집한 시집이었다. 목적의식이 강한 사회주의리얼리즘에 경도된 시들이어서 생전 출간을 꺼려했다는데, 나로서는 새내기 시인의 풋풋한 생각과 고민을 읽을 수 있어 좋았다. 내년에는  『끝과 시작』 을 읽고 싶다. ​​


8. 이성복 『불화하는 말들』  『래여애반다라』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 

이성복 시인의 『래여애반다라』 는 이규리 시집과 더불어 상반기에 가장 좋았던 시집이었다. <뒹구는 돌은 . . . > 은 한자가 너무 많아 결국 읽다 말았다. '오다, 서럽더라'의 뜻으로 해석되는 <<래여애반다라>>는 인생을 반백 년 이상 산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시집이다. 이승에서 60년의 삶을 산 시인이 독자인 우리에게 '잘 지내십니까, 고단하시지요, 그래도 오늘 하루 용케 견디셨군요. 삶이 겨울 같지요, 그러나 언제고 봄은 온답니다.' 라고 말해주는 듯하다. 그래서 발문을 쓴 나무조각가 홍경님처럼 나도  "여든두 편의 시와 함께 미소짓고 어깨 토닥이고 한숨 쉬고 손 잡아주고 눈물 글썽이고 쓸쓸해하고 다시 미소 짓기를 반복"했다.​















9. 김선우 『내 따스한 유령들』 

김선우 시인에게선 언제나 사람 내음이 풀풀 난다. 우리가 우리 속의 비루함들을 조금이나마 털어낼 길, 그 길을 시인은 '연대'로 보는데, 그 연대를 이끄는 것이 대상을 향한 연민, 달리 말해 따스함일 것이다. 스산해지는 가을날 김선우 시들을 만나 손이 뜨듯해졌다.


한 티끌이 손잡아 일으킨

한 티끌을 향해 ​

살아줘서 고맙다 

숨결 불어넣는 풍경을 보게 되어 

말할 수 없이 고마운 날 ​










10. 백은선 『도움받는 기분』 

백은선 시인은 올해 처음 만났는데, 내년에 그의 시집을 더 읽어볼 생각이다. <<도움받는 기분>>은  '시로 쓴 고발극'에 가깝다. 이 세상의 부정하고, 부당하고, 어이 없고, 그래서 슬프고 아픈 일들을 직접적으로 혹은 은유적으로 까발린다. 수록된 시들을 읽는 동안 시인이 "텅 빈 무대"에서 읽어준다는, 아니 고백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



신이 아픔을 몰라서 

아픔을 줄 수 있다고 /  ​그렇게 믿자고 시에 썼습니다. (<해피엔드> 중) 











11. 에밀리 디킨슨 『절대 돌아올 수 없는 것들』 

올해 디킨슨 시를 세 편 올렸다. 파시클 출판사에서 출간한 에밀리 디킨슨 시선집은 번역의 아쉬움이 좀 있지만 디킨슨 애서가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다. 번역가이자 파시클 출판사 대표인 박혜란 씨가 디킨슨의 시들 중 자신이 특히 좋아하고, 독자들에게 "에밀리 디킨슨을 읽는 즐거움에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되는 시들을 골라 첫 권에 담았다. 원문도 함께 수록돼 있어 영시로 읽기를 원하는 독자는 디킨슨의 시가 가진 군더더기 없는 응축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시집이다. 



군함 없이도 책 한 권이면 돼

우리를 멀리 대륙으로 데려다주지 

군마 없이도 한 페이지면 돼 

시를 활보하지ㅡ

이런 횡단이라면 아무리 가난해도 갈 수 있지 

통행료 압박도 없고ㅡ

인간의 영혼을 실을 

전차인데 이다지도 검소하다니ㅡ





12. 장영희 『생일 그리고 축복』 

장영희 선생님은 내 은사님이었다. 영미시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시선집이다. 올해 이 시집에서 랭스턴 휴스의 <어머니가 아들에게>,  로버트 프루스트의 <가지 못한 길>, 에밀리 디킨슨의 <희망은 한 마리 새>를 올렸다. scott님 덕에 '할렘의 셰익스피어'로 불리는 랭스턴 휴스를 알게 되어  '니그로, 강에 대해 말하다 The Negro Speaks of Rivers''를 읽을 수 있어 기뻤다. 













13. 정호승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포옹』 

내 이십대의 어두운 터널을 같이 걸어주었던 정호승 시인을 올해 <봄길>이란 시를 통해 24년만에 다시 만났다. 그의 시들은 나에게 이런 역할을 했었다. 



"이번 시집을 정리하면서 한 가지 깨달은 게 있다면 '희망 없이도 열심히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이 시를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시가 나를 구원해주지는 않았으나, 나를 늘 위무해주었다. 혹시 이 시집을 통해 단 한 사람이라도 나처럼 위무받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만큼 더 좋은 일은 없겠다." 







14. 박성우  『자두나무 장류장』 

폴스타프님 리뷰에서 만난 시집. 이 시집은 마음을 따뜻하게 적시는 푸근한 시집이었다. 가문 날의 단비처럼 읽히는 시집이었다. 시인은 시를 쓰기 위해 멀리, 에둘러 가지 않는다. 자신이 발 딛고 사는 세상의 이모저모만 이야기할 뿐이다. 그 세상은 시인의 고향이자 시골 내음 풀풀 풍기는 전북 정읍. 그 세상 속 주인공들은 노루, 고라니, 닭, 소, 딱따구리, 오리알, 누에, 물까치, 이팝나무, 자두나무, 감나무, 해바라기, 참깨, 마늘밭, 살구나무, 목단꽃, 애호박, 풀과 소똥 같은 자연과 한천댁, 청동댁, 구복리댁, 윗집할매, 늙은 작부, 청암양반 같은 동네 사람들. 안도현 시인처럼 박성우 시인도 땅에 밀착해 시를 쓴다.














15. 강성은  『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 

강성은 시집은 기괴한 글을 좋아하는 친구 추천으로 대출해 읽다 결국 책을 덮어 버렸다. 나의 이해를 초월하는 시구들 범벅이어서 도저히 읽어낼 수 없었다. 내년에 다시 도전해 볼 생각이다. 과연?? 


​​












16. 메리 올리버 <<개를 위한 노래>> <<기러기>> 
















17. 오은 <유에서 유>  .  17. 류시화 엮음 <마음챙김의 시>

















헥헥헥. 이렇게 정리해서 올리는 거 무지무지 힘듭니다. 플친 여러분 진정 존경합니다. 한 해 동안 감사드리고 2022년에도 즐겁게, 잼나게, 신 나게 책 읽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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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12-30 18:00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당신은 첫눈입니까. 이 시 넘 좋아합니다. 행복한 책읽기님이 이렇게 올리신 시들 다 좋은데요. 이걸 다 정리하시다니 👍 김선우시집은 사서 아이 기숙사 짐에 넣어줫는데 감감무소식. 읽었겠죠? ㅎㅎ 모르는 분들이 더 많아요. 시를 읽고싶게 하는 리뷰입니다 ㅎㅎ 넵! 행복한 책읽기님 내년에도 행복하게 같이 읽어요 *^^* 즐거운 연말 보내시구요 ~~

행복한책읽기 2021-12-31 22:18   좋아요 3 | URL
미니님도 이규리 시집 읽으셨군요. 김선우 시집까지. 방가방가에요. 저는 미니님 올리는 책들을 아예 모르더라는. 그런데 미니님 리뷰 읽고 막 아는 척할수 있어 넘 좋더라구요.^^ 네. 내년에도 즐겁게 읽어요. 하반기에 미니님이랑 친구 맺어 많이 배웠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미미 2021-12-30 20:0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지를 찜해두었다가 한권씩 읽어보고싶네요~♡♡
한해동안 <시라는 별>의 안내자가 되어주셔서 감사해요!
내년에도 행복하고 정다운 시간을 함께 이어가기로해요. 연말 건강하고 훈훈한시간 보내세요😉

행복한책읽기 2021-12-31 22:21   좋아요 3 | URL
미미님. 일찍부터 친구되어 댓글 많이 달아주셔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요. 저 첨에 넘 어리버리했는데, 북플 길잡이 되어주셨다는^^ 묵직한 열정이 느껴지는 미미님, 새해에도 정겨운 시간들 이어가 보아요.^^

페넬로페 2021-12-30 20:32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와, 행복한책읽기님 말씀에 넘 공감해요^^세상살이에 나만 잘한다고 잘 되는게 아닌거요~~
1년동안 시를 한 편도 읽지 않은 사람 여기 있습니다^^
내년엔 여기 소개하신 책 중 꼭 두 권 읽어볼께요~~약 속^^
근데 책읽기님께서 읽다 만 ‘뒹구는 돌~~‘
저희집에 있어요 ㅎㅎ

행복한책읽기 2021-12-31 22:25   좋아요 4 | URL
역시. 아시는군요. 혼자서는 안된다는 걸요. 내년에 두 권 읽겠다 하셨으니 지켜봐야쥐요~~약속 다 지키신 날 지는 선물을 쏘겠습니당~~~^^

scott 2021-12-30 21:2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제가 그동안 책읽기님이 올려 주신 시들 읽으면서 시집을 구독 하듯 땡투를 차곡 차곡!
<시라는 별> 내년 2022년 구독 신청 합니다! 🖐^^

행복한책읽기 2021-12-31 22:57   좋아요 4 | URL
아항. 제 땡투 적립금 scott님이 쏘신 거로군요. 감솨감솨. 서재에 페이퍼 쓰는 법 알려주신 분이 scott님이셨어요. 저 첨에 알라딘 직원분인 줄 알았다는 ㅋㅋㅋ 내년엔 저도 scott님처럼 시 암송에 도전해볼까 봐요. 죄다 잊어버려 정리를 해본거랍니당. 한 해 동안 구독해주셔 감솨합니당^^

책읽는나무 2021-12-30 22:18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이래서 행복한 책읽기님이 달인이 되신 거에요^^
시에 진심이신 행책님!!!
복 많이 받으세요!!!!
예쁜 따님과 늠름하고 귀여운 아드님, 일머리도 좋으시고,손도 빠르신 옆지기상 대상감인 남편님도 모두 모두 복 많이 받으시길요!!!!
내년엔 저도 시집을 좀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12-31 22:59   좋아요 5 | URL
아. 그런건가요. 그래서 달인이. . . 시에 대한 제 진심이 나무님께도 전달되었다니, 참 기쁩니다. 게다가 저희집 예쁜딸, 귀요미아들, 일머리옆지기까지 기억해주시다니. 나무님 뇌용량 완전 부럽습니다.^^ 감사해요. 새해에도 즐독해요^~~~^

희선 2021-12-31 02:5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한해 동안 만나신 시집 정리라니 대단하네요 시간 많이 걸렸겠습니다 저는 늘 컴퓨터로 쓰는데 스마트폰으로 글을 어떻게 쓸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짧은 글이라면 괜찮아도 긴 글이라면 힘들 듯한데, 다들 대단하네요 행복한책읽기 님도... 새해에도 신 나게 책 만나면 좋겠습니다

행복한책읽기 님 늘 건강 잘 챙기세요


희선

행복한책읽기 2021-12-31 23:02   좋아요 3 | URL
저도 이건 노트북으로 작성했어요. 제 노트북 사양이 구형이라 속도 느려요. 하여 시간이 더 많이 걸렸다는 ㅡㅡ 대단하다 해주셔 어깨 으쓱해졌습니다. 저는 사실 스폰 없이 희선님이 훨~~씬 대단해 보인답니다. 내년에도 자주 만나요~~^^

새파랑 2021-12-31 07:0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역시 책읽기님하면 시~!! 시 좋아하는 분들 보면 너무 멋짐입니다~!! 저도 여기 나온 시집 꼭 찾아 읽어봐야 겠어요. 마지막 하루 즐겁게 보내세요 ^^

행복한책읽기 2021-12-31 23:05   좋아요 4 | URL
제가 독서길을 찾은 듯요 ㅋㅋ 근데 새파랑님 1일1소설 읽어내는 것에 비하면 속도가 ㅡㅡ 더욱 분발하고 싶지만 역량이 허락치 않아 고저, 새파랑님 뒤만 보며 내년에도 걸을게요. 새파랑님에게 꼬박 댓글친!! 상을 수여합니당!!^^
 

20211227 #시라는별 72 

이 시대의 사랑 
- 최승자 

불러도 삼월에는 주인이 없다 
동대문 발치에서 풀잎이 비밀에 젖는다. 

늘 그대로의 길목에서 집으로 
우리는 익숙하게 빠져들어 
세상 밖의 잠 속으로 내려가고 
꿈의 깊은 늪 안에서 너희는 부르지만 
애인아 사천 년 하늘 빛이 무거워 
<이 강산 낙화유수 흐르는 물에> 
우리는 발이 묶인 구름이다. 

밤마다 복면한 바람이 
우리를 불러내는 
이 무렵의 뜨거운 암호를 
죽음이 죽음을 따르는 
이 시대의 무서운 사랑을
우리는 풀지 못한다


내가 최승자 시인의 시를 처음 접한 것은 작년 늦가을 안도현 시선집 『그 작고 하찮은 것들에 대한 애착』에서였다. 그 시선집에 실린 최승자 시인의 <개 같은 가을이>는 미친 개가 사람을 덥석 물기라도 하는 듯 내 마음을 덥석 물었더랬다. 그 길로 나는 시인의 첫 시집 『이 시대의 사랑』​ 을 구매해 일주일동안 읽었다. 시집을 관통하는 시인의 서글픈 내적 정서가 내 마음을 천둥처럼 크게 울렸던 것을 나는 기억하고 있다. 

개 같은 가을이 쳐들어 온다.
매독 같은 가을.(<개 같은 가을이> 중) 

안도현 시인은 이 강렬한 시구를 두고 ˝이 도발적 직유 하나로도 최승자는 시인이다˝ 라고 말했다. 그렇다. 최승자는 시인이다. 천상 시인이다. 그런데 가난한, 그것도 찢어지게 가난한 시인이다. 그것도 모자라 게으르기까지 한 시인이다. 가난을 벗어날 길이 없어 보이는 앞길 막막한 시인. 그런 시인이 몇 년만에 시집 대신 복간 산문집으로 독자 곁으로 돌아왔다. 긴 손가락에 담배 끼워 입에 문 채 연기를 피워올리는 나이 든 시인의 모습이 너무 반가워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부터 냉큼 사서 틈틈이 읽었다.

산문집 2부 <양철북 유감>이란 꼭지를 읽다, 아, 시인의 데뷔작이 이런 배경으로 탄생한 거였구나를 깨닫고책꽂이에서 『이 시대의 사랑』​ 을 꺼내 다시 읽었다.

[1975년 1월, 졸업을 한 달쯤 앞둔 대학생 청년이 간첩 혐의로 체포되었다. 그는 밤에 애인과의 데이트 후 집으로 돌아가는 중에 노상에서 체포되었다. 뒤에 옮겨 적은 글들은 간첩 혐의로 체포된 그 청년이 1975년 5월 자신의 독방 안에서, 자신에게 차입되었던『양철북』​​이라는 책을 반환하면서 그 뒤표지 안쪽에 편지처럼 써넣은 글이었다. / 그리고 그 책을 차입해주었던 사람은 바로 나였다. 번호가 매겨진 부분은 다음 차입시에는 그 책들을 넣어달라는 뜻이고, 나머지 부분은 자신의 심경을 시처럼, 넋두리처럼 적어본 것이리라. 1975년은 그 청년에게는 물론
내게도 엄청난 양의 절망의 피를 흘리도록 강요했던 한 해였다(그때 그 절망적인 체험의 한가운데서 나는 내 데뷔작들 중의 하나인 <이 시대의 사랑>이라는 시를 썼고, 다시 7년 뒤 그때의 체험을 뒤돌아보며 <197+년의 우리들의 사랑>이라는 시를 썼다.)](115쪽)

간첩 혐의로 체포된 이십대 청년이 차가운 독방에 갇힌 채 『양철북』 뒤표지 안쪽에 써넣은 글은 이것이었다. ​

[다섯 자 여덟 치 / 내 뼈를 누일 곳 없어 / 빗발 스며드는 고분 속에 누웠다. / 곰팡의 색깔은 요염하고 / 그 속에서는 역사의 냄새가 난다. / 75년 5월.]

최승자 시인이 <이 시대의 사랑>이라 썼던 저 시대의 청년들은 ˝발이 묶인 구름˝으로 ˝밤마다 복면한 바람˝의 호출을 받고 시대의 ˝뜨거운 암호˝를 해독해 나갔다. 모든 젊은이가 그리 살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저 연인들은 ˝죽음이 죽음을 따르는 / 이 시대의 무서운 사랑을˝ 풀어 보려 애쓰며 살았고, 살아냈다.

25세 데뷔 시인이 달콤하거나 아름다운 생과는 거리가 먼 삶을 45년간 살아낸 후 70세 할머니 시인으로 돌아와 말한다. 

오래 묵혀두었던 산문집을 출판하게 되었다. 
오랜 세월이 지난 것 같다. 
지나간 시간을 생각하자니 
웃음이 쿡 난다. 
웃을 인인가. 
그만 쓰자. 
끝. 

시인은 고작 38세의 나이에 스스로를 ˝메마른 불모의 시인˝이라 불렀다. ˝살점 하나 붙어 있지 않고 먹을 수도 없는 불모의 딱딱한 뼈다귀만을 내놓는 시인˝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잎사귀 떨군 채 가녀린 몸뚱이 하나로 시린 겨울을 버텨내는 나무들이 기어코 꽃봉오리를 밀어올리듯, 천상 시인 최승자가 푹푹 고으면 구수한 맛을 내는 찐한 뼈다귀 국물맛 시로 다시 돌아와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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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2-27 12: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뼈다귀! 국물맛!!!같은 시인의 산문과 일기! 책읽기님이 포착 하신 앙상한 나뭇가지 이토록 추운 겨울 이겨내고 봄날 새싹을 돋게 되겠죠. ^^

행복한책읽기 2021-12-27 23:53   좋아요 1 | URL
그니까요. 새싹처럼 최시인이 시를 틔웠으면 좋겠어요. 시로 병을 치유하고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Falstaff 2021-12-27 13:1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1980년대에 <이 시대의 사랑>을 읽었고 시집 속에 나오는 시를 열 편 정도 외웠던 거 같습니다. 이젠 거의 다 잊었지만 한 번 읊어볼까요? 물론 너무 많이 틀릴 겁니다. 세월이 있으니까요.

197X년 우리들의 사랑 -아무도 그 시간의 화상을 지우지 못했다-
몇년 전 제기동 빈 거리엔 먼지들만 횡행했고 우리는 언제나 우리가 아니었다, 우리는 언제나 잠들어 있거나 취해 있거나 시궁창에 빠진 헤진 신발짝처럼 더러운 물결을 따라 흘러가고 있었고. 제대하여 늙은 복학생들은 아무 여자하고나 장가가버리고 사학년 계집아이들은 아무 남자하고나 약혼해버리고 착한 아이들은 알맞은 향기를 내뿜으며 시들어갔다. / 어느덧 방학이 오고 잠이 오고 깊은 눈이 왔을 때 제기동 빈 거리는 ˝미안해, 사랑해˝라는 말로 진흙탕을 이루었고, 우리는 잠 속에서도 ˝사랑해, 죽여줘˝라고 잠꼬대를 했다. 향유고래 울음소리 같은 밤기적이 울려퍼지고....

아이고, 모르겠습니다. 이젠 도통 기억나지 않네요. 그리움의 어머니는 마른 강줄기, 아들아 내 손이 비었구나 네게 줄 게 아무것도 없구나. 우리가 아무리 기총소사를 가해도 현실은 요지부동이었다. 우리는 개처럼 납작하게 엎드려 고요히 침을 흘리며 죽어갔다. 뭐 잔뜩 생각나는데 어디다 가져다 붙여야 하는지 아리송하군요. ㅋㅋㅋㅋ 덕분에 오랜만에 최승자 생각을 했습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12-28 00:02   좋아요 1 | URL
꺄아악~~~~!!! 폴스타프님~~~ 문학청년이었던 거예요??? 대~~~~박!!! 첫 연은 틀린 곳이 하나 없습니다. 우왕 우왕~~~ 이러시면 어쩝니까. 아주 반해버리겠습니다.^^;; 이 시가 이 시집에는 수록돼 있지 않아서, 검색했는데. 와. 폴스타프님 진짜 짱이세요. 술잔 앞에 놓고 음성 지원 받고파요. ^^

페넬로페 2021-12-27 15: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개 같은 가을
매독 같은 가을!
와, 상상도 못해 본 글 입니다^^
시인의 삶이 궁금해지네요~~
첫 번째 사진 넘 멋있어 허락받지 않고 퍼 갑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12-28 00:10   좋아요 2 | URL
시인의 삶은, scott님이 올려준 글처럼 많이 짠해요. 삶의 궁핍함을 만회하겠다는 듯 20대 때 쓴 시들은 도발적이고 선언적이에요. 시어들이 펄떡펄떡 파닥거리는 물고기들 같아요. 저 시집이 그랬어요. 저랑은 결이 참 다른 사람으로 여겨지는데, 그래서 더 끌리는 시인이에요. 삶을 참 처절하게 산 젊은 그 시인이 ˝아저씨 없는 아줌마˝가 되어서는 아주 조금 편해지신 듯해 쫌 안도했답니다. 사진은, 인물 외 뭐든 퍼가셔도 되는데, 넘 멋있다고 해주셔 오히려 제가 페넬로페님께 감사합니다^^

희선 2021-12-29 00: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뼈다귀라고 아주 쓸모없지는 않겠습니다 거기에서 겨울나무를 떠올리셨군요 나무는 겨울을 나면 다시 움을 틔우네요 나무는 겨울이라고 해도 쉬지 않을 거예요


희선

행복한책읽기 2021-12-29 07:50   좋아요 1 | URL
네. 그랬어요. 찐한 국물맛 우러낼 수 있다면 뼈다귀어도 괜찮겠죠. 세상에 쓸모없는건 없고, 쓸모를 모르는 사람만 있는 듯해요.^^
 

20211220 #시라는별 71 

잎사귀 하나 
- 까비르 

잎사귀 하나, 바람에 날려 
가지에서 떨어지며 
나무에게 말하네. 
‘숲의 왕이여, 이제 가을이 와
나는 떨어져 
당신에게서 멀어지네.‘ 

나무가 대답하네 
‘사랑하는 잎사귀여, 
그것이 세상의 방식이라네. 
왔다가 가는 것.‘ 

숨을 쉴 때마다 
그대를 창조한 이의 이름을 기억하라. 
그대 또한 언제 바람에 떨어질지 알 수 없으니, 
모든 호흡마다 그 순간을 살라. 


딸이 다니는 중학교 도서관에서 주관하는 학부모 독서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12월 선정도서는 지난해 출간된 류시화 씨의  『마음챙김의 시』다. 사실 나는 시 모음집을 그닥 선호하지 않는다. 너무 많은 시인들의 단편적인 시들은 깊이 잠수하기 좋아하는 내 독서 취향과 맞지 않아서다. 또한 ‘마음챙김‘으로 불리는 책들도 썩 선호하지 않는다. 내용이 거의 뻔해서다. 그래서 작년에 이 시집을 구매하지 않았다.

그런데 72편의 시를 엮은 류시화 씨의 글을 읽고 나니 시 모음집에 대한 삐딱한 마음이 조금 달라진다.

˝시 모음집을 영어로는 앤솔러지anthology 라고 한다. 그리스어에서 유래된 이 단어의 원래 의미는 ‘꽃 모음
flower-gathering‘이다. 의미 그대로 이 시집은 다양한 시들의 모음이다. 꽃은 심어진 그 자리에서만 피지 않는다. . . . . . . 꽃은 꽃이면서 꽃을 퍼트리는 주체이다.˝(163)

72명의 시인과 72편의 시들 중 내가 아는 시인은 고작 다섯, 읽어 본 시는 단 한 편이었다. 맙 소 사! 나는 꽃을 수집하는 마음으로 이 시집에 수록된 시들을 읽기로 한다. <잎사귀 하나>는 15세기 인도 시인 까비르가 쓴 시이다. 류시화 시인은 수피 가수이자 시타르 명연주자가 불러준 노래로 이 시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까비르는

˝인도 민중문학의 시초이며 타고르에게 깊은 영향을 준 신비주의 시인이며 성자. 가난한 힌두교 과부의 사생아로 태어나 강보에 싸여 연못가에 버려졌으며, 이를 발견한 회교도 부부가 데려다 키웠다.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하고 부모의 직업에 따라 베 짜는 일을 하면서 가장 높은 영적 경지에 이르렀다.˝

위 소개에 따르면 까비르 시인은 출생이 비천했고 가난한 양부모 밑에서 정규 교육도 받지 못한 채 부모 일을 도우며 자랐다. 그런 이력이 세상의 이치를 깨달아 시를 쓰는 데는 전혀 지장을 주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런 삶을 살았기에 민중들에게 더 와닿는 시를 썼을지 모를 일이다. 시를 읽는 일도 다르지 않다. 아이 웨이웨이는  『누가 시를 읽는가』​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시를 읽는 것은 현실 너머를 보는 것이다. 눈앞의 세계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찾는 것이며, 다른 삶과 다른 차원의 감정을 경험하는 것이다. 인간 본성을 이해하는 것이고, 가장 중요하게는 젊고 늙고 배우고 못 배우고를 떠나 타인과 나누는 것이다.˝(164)

류시화 시인은 웨이웨이의 이 문장을 더 압축적으로 줄여 말한다. ​

˝시는 문학적인 행위이면서 나눔이고 선물이다.˝(169) ​

시인이 될 만한 재목이 못 되기에 나를 시를 쓰는 대신 ‘시‘라는 꽃을 퍼뜨린다. 꽃이 별처럼 반짝거리도록. 

˝당신이 누구이든 어디에 있든 한 편의 시를 읽는 것은 ‘속도에 대한 세상의 숭배에 저항하는 것‘이며, 숱한 마음놓침의 시간들을 마음챙김의 삶으로 회복하는 일이다. 꽃나무들은 현재의 순간에서 최선을 다해 꽃물을 길어올려 꽃을 피운다. 파블로 네루다가 ‘봄이 벗나무에게 하는 것을 나는 너에게 하고 싶어‘라고 썼듯이, 나는 이 시들로 당신을 온전히 당신의 삶에 꽃피어나게 하고 싶다.˝(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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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2-20 00:2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시를 읽는 것은 현실 너머를 보는 것이다. 눈앞의 세계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찾는 것이며, 다른 삶과 다른 차원의 감정을 경험하는 것이다. 인간 본성을 이해하는 것이고, 가장 중요하게는 젊고 늙고 배우고 못 배우고를 떠나 타인과 나누는 것이다.˝

이 명구 올 해 마지막 명구로 밑 줄 쫘악~५✍⋆*

어둠 속 빛을 밝힌 등불 처럼 시 한 줄에서 빛과 온기를 챙기게 만드는 책읽기님의 포스팅!!

귀하고 소즁 ^^
✧・゚: *✧・゚:*♥⩊♥*:・゚✧*:・゚✧

행복한책읽기 2021-12-21 10:29   좋아요 3 | URL
히히. scott님은 어깨 으쓱해지는 말씀 진짜 잘해주신단 말이죠.^^ 제가 올해 마지막 명구를 날려드려 기분 좋아졌어요. 빛과 온기는 계속 되는 걸로. 등불 들고 쭈욱 걷는 걸로^^ 감사해요~~^^

페넬로페 2021-12-20 00:3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책읽기님도 중학교에서 주관하는 학부모 독서모임에 참가하고 계시군요.
저도 딸아이 중1때부터 참가했어요~~
지금은 햇수로 9년차가 되었어요.
그동안 지난한 우여곡절을 겪고 5명이 남아 계속 독서모임 하고 있어요^^
여전히 이 겨울에 시를 읽고 계시네요^^

행복한책읽기 2021-12-21 10:33   좋아요 3 | URL
헐 9년차!! 페넬로페님 대단하세요. 아이들은 이미 다 컸을텐데 모임을 이어가고 계시다는 거죠. 회원들 간 우애가 돈독하겠어요. 진짜 멋집니다. 시 읽기는 계절을 가리지 않지만, 저는 겨울을 좋아해서인지 이 계절에 읽는 맛이 더 찰지다는. 물론 시구들이 눈처럼 다 녹아버리긴 하지만ㅡㅡ^^;;

mini74 2021-12-20 00: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잎사귀 하나란 시 속의 나무도 시인이고 구도자같아요. 인도하면 자동으로 타고르, 타고르하면 동방의 등불. 학교 다닐때 공식같았던 ㅠㅠ 까비르란 시인, 좋은 글귀. 운치있는 사진까지 잘 보고 갑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

행복한책읽기 2021-12-21 10:37   좋아요 3 | URL
와. 미니님, 나무가 시인이자 구도자 같다는 말씀. 정말 와 닿습니다. 자연처럼 순리에 저항하지 않으면, 번뇌가 덜해지겠죠. 저는 이 시집 덕에 타고르를 탄생시킨 까비를 알게 되었습니다. 귀한 댓글 감사해요^^

희선 2021-12-20 02: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중학교 학부모 독서모임이라는 것도 있군요 부모와 아이가 함께 책을 볼지도 모르겠습니다 시라는 꽃을 퍼뜨리기 멋진 일이네요 시는 꽃이기도 하고 등불도 되겠습니다


희선

행복한책읽기 2021-12-21 10:39   좋아요 4 | URL
저도 처음 참가해 보았어요. 이사 와서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어 인맥 만들라고요^^;; 시는 꽃이자 등불!!! 희선님 역쉬 시인답게 멋진 문구 날려주셨네요. 고마워요~~~^^

미미 2021-12-20 07: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웨이웨이의 말도 책읽기님이 퍼뜨리는 꽃도 좋아요~^^♡
시인들은 호흡마다 순간을 살도록 안내하는군요!

행복한책읽기 2021-12-21 10:41   좋아요 4 | URL
미미님은 이미 순간순간을 충실히 사는 분으로 읽힙니다. 님글을 통해서 말이죠.^^ 생각해보니 플친들은 모두 사방으로 날아다니는 홀씨들 같아요. 책이라는 꽃을 피우는^^

얄라알라 2021-12-21 22:44   좋아요 2 | URL


미미님과 행복한 책읽기님 두 분 대화

그냥 시를 주거니 받거니

석류젤리 뜯어먹다가, 갑자기 꽃과 홀씨가 등장하는 우아한 두 분의 댓글을 읽으니, 석류젤리 그만 먹어야겟다는 생각.

새파랑 2021-12-20 08:2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책읽기님이 학부모 독서모임 가시면 대장 하실거 같아요 ^^
<잎사귀 하나> 시 너무 좋네요ㅜㅜ

행복한책읽기 2021-12-21 10:44   좋아요 5 | URL
너무 좋으면 우는 새파랑님. ㅋㅋㅋ 귀여워요~~~ 저 학부모 모임에 가면 언제나 나이가 젤 많아 가만가만 지켜보기만 합니다. 늙은 거 안 들키려고 ㅋㅋ

얄라알라 2021-12-21 22:42   좋아요 3 | URL
저도 새파랑님 말씀에 동감.
좋아하시는 모임인 만큼 행복한 책읽기님의 존재감이 아주 그냥 팍팍 아우라 뻗치는^^

2021-12-21 20: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06 #시라는별 70 

블랙워터 숲에서 
- 메리 올리버 

봐, 나무들이 
스스로
빛의
기둥으로 

변하며, 
계피와 
실현의 
짙은 향 풍기고 있어. 

끝이 뾰족한 
부들의 긴 가지들 
연못의 
푸른 어깨 위로 

솜털 터뜨려 흩날리고, 
연못마다 
그 이름이 
무엇이든, 

이제 이름이 사라지지. 
해마다
내가 평생 배운 

모든 것들 
불과 상실의 검은 강으로 
돌아가지, 
강 건너편에는 

우리가 
영원히 그 의미를 알지 못할 
구원이 있지. 
이 세상에서 살아가려면 

세 가지를 
할 수 있어야만 하지. 
유한한 생명을 사랑하기, 
자신의 삶이 그것에 달려 있음을
알고 그걸 끌어안기, 
그리고 놓아줄 때가 되면 
놓아주기. 


2005년 출간된 메리 올리버 시선집  『New and Selected Poems 1』 의 번역본  『기러기』를 휘리릭 대강 읽었다. 지난해 읽은 『천 개의 아침』만큼의 감흥은 얻지 못했다. 8장으로 구성된 이 시선집은 1963년부터 1992년까지 30여년 동안 메리 올리버가 쓴 시들을 선별해 묶은 시집이다. 무려 142편!!

삶이 끝날 때 나는 말하고 싶어, 평생
나는 경이와 결혼한 신부였노라고.
세상을 품에 안은 신랑이었노라고.( <죽음이 찾아오면> 중) 

자연의 ˝경이와 결혼한 신부˝이자 ˝세상을 품에 안은 신랑˝으로 한평생을 살다 간 시인의 이 시선집은 자연과 삶에 대한 예찬으로 가득하다. 내 삶이 피곤해진 탓에 시도 책도 느긋이 읽을 여유가 없는 한 주를 보냈다. 그래서일까, 시어들이 몸속으로 스미지 않고 몸 밖으로 증발해 버리기 일쑤였다. 그런 와중에 내 살갗을 툭툭 건드려준 시들을 꼽자면 <죽음이 찾아오면> <블랙워터 숲에서> <나방> <기러기> <나방> <스노벨트 너머>였다.

걸음을 멈추면 
고통을 
견딜 수가 없어서, 

걸음을 멈추고 생각하면, 세상이 
구원되지 못할 것 같고, 
고통을 
견딜 수가 없었지. (<나방> 중)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기러기> 중), 인생의 의미를 알 수 있든 없든, 메리 올리버가 말한 저 세 가지는 실천하다 떠나면 참 좋겠다. 생명 사랑하기. 삶을 끌어안기. 놓아주기.

사진은 빛의 기둥으로 변모해 겨울 향기 내뿜어준 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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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2-06 11:08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천개의 아침]은 제가 원서로 소장 중이 시집으로 자주 들춰보는 책입니다
[도그송]은 메리 올리버의 애견을 제가 랜섬으로 넘 ㅎ예뻐해서 원서로 소장 !ㅎㅎ
이번 마음산책이 출간 한 야심찬 시 합본북 [기러기]는
넘 많은 시를 한번에 쓸어담아서 읽다가 독자들이 치지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마음산책 사장은 아침 출근 시간에 아무 시집이 펼쳐서 눈에 띄는 문장이 그날의 명구로 삼고 일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도 최근 몇달 전부터 시집을 뙁! 펼쳐요
오늘 눈에 들어 온 시는
[​네가 어렸을 때

너는 세 개의 차원이 있다는 것을 배운다:

높이, 너비 그리고 깊이

마치 신발 상자처럼.

그러다 나중에 너는

네 번째 차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시간.....]

행복한책읽기 2021-12-06 18:59   좋아요 3 | URL
오호. 지두 해보겠습니다. 시집 펼쳐 읽기로 나홀로 출근 도장 찍기^^ 근데 scott님은 언제 일하고 언제 읽고 언제 쓴대요. 플친도 엄청 많으셔서 댓글도 다 달아주시고. 넘사벽 scott님^^

페넬로페 2021-12-06 13:2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겨울은 겨울대로의 빛이 자연을 비추고 있어요. 사진 멋져요~~
시도 좋고요^^

행복한책읽기 2021-12-06 19:02   좋아요 4 | URL
어제 산책하다 저 풍경이 예뻐 찍었는데, 메리 언니 시가 따악 포착!! 넘 신기했어요. 시인도 내가 본 풍경을 다른 시간에 같은 마음으로 보았겠다 싶은 것이, 어깨 으쓱해지더라구요^^

새파랑 2021-12-06 14:4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 가방에 있어요 ^^ 가방에 세권이 있네요 ㅋ

‘세가지를 할 수 있어야만 하지‘ 시구 너무 좋더라구요 ㅜㅜ

행복한책읽기 2021-12-06 19:04   좋아요 4 | URL
좋다면서 왜울어요, 새파랑님. ㅋ 다른 두 권은 무엇일까요?? 요런 것 퀴즈 내보세요. 오늘 내 가방에는 어떤 작가의 무슨 책이 들어 있을까용?? 연말연시 이벤트루다^^

새파랑 2021-12-06 21:13   좋아요 4 | URL
전 너무 좋으면 웁니다 ^^ 다른 두권은 너무 예상이 되는 책들이어서 퀴즈까지는 안될거 같아요 ^^
이책과 사랑의 종말 그리고 프레이야님 책 입니다~!!

mini74 2021-12-06 23:2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사진도 시도 넘 좋아요 ㅠㅠ 시랑 어울리는 사진입니다. 세 가지 중에 내가 한 건 무엇일까 생각하게 되네요. 시가 뭉클하네요.

행복한책읽기 2021-12-10 07:14   좋아요 3 | URL
미니님 댓글을 이제야 보았어요. 늘 감사해요. 꼬박꼬박 댓글 달아주셔서.^^ 요즘 다른 일로 북플 출첵을 못했네요. 이번 겨울나기도 책과 더불어. 그죠^^

프레이야 2021-12-10 06: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빛의 기둥이 된 겨울나무들 좋습니다
님에게도 빛이 가득한 하루이길요 ^^

행복한책읽기 2021-12-10 07:16   좋아요 4 | URL
멋지죠. 자연이 빚어내는 풍경을 언어로 또 빚어내는 시인의 감성이 참 부러워요. 프레이야님은 늘 빛 가득한 삶을 살고 계셔 보여요.^^

희선 2021-12-11 03:5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얼마전에 라디오 방송에서 <기러기>를 다 읽어줬어요 기러기는 시끄럽다고 하더군요 말이 많다는 말이었어요 기러기가 날아가면서 내는 소리는 말하는 거였네요 며칠전에도 들었습니다 브이자가 아닌 한줄로 날아가는 기러기...

행복한책읽기 님 주말은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행복한책읽기 2021-12-11 07:46   좋아요 5 | URL
희선님. 댓글 읽는 동안 기러기 울음소리가 들리는 듯했어요. 끼익끼익끼익끼익.^^ 무슨 할말들이 그리 많은 걸까요. 어릴 때 즐겨 보았던 <닐스의 모험> 이 생각 나네요. 희선님도 주말 여유롭게 보내세요~~~^^

scott 2021-12-16 15: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책읽기님 2021년 서달인 추카 해유 ^ㅅ^

행복한책읽기 2021-12-17 14:43   좋아요 3 | URL
scott님 감사드려요. 달인은 scott님 같은 분만 되는 줄 알았어요. 횡재한 기분이어요^^

mini74 2021-12-16 15:4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책읽기님 통해서 좋은 시 많이 알게 돼서 항상 감사한 마음 ㅎㅎ 달인 되신거 축하드랴요 *^^*

얄라알라 2021-12-16 17:56   좋아요 4 | URL
mini74님 말씀에 고개 끄덕끄덕...정말 덕분에 시를 읽습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12-17 14:45   좋아요 4 | URL
어머나. 그렇다고 하시니 좀 더 힘을 내야겠어요. 요즘 다른 일로 바빠 글을 못올렸는데. 플친들의 기를 받아 으샤으샤!!!^^

scott 2021-12-17 16:18   좋아요 1 | URL
저도🖐 동감합니다 !^^

쎄인트saint 2021-12-16 16: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021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12-17 14:45   좋아요 1 | URL
쎄인트님 감사드려요~~~^^

얄라알라 2021-12-16 17: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산에서 만나자고 마음은 열번도 넘게 통했으니^^ 2022년에는 오프에서 한 번^^ 마음이 강하면 이뤄지리라 ㅋ

행복한 책읽기님 축하드립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12-17 14:46   좋아요 2 | URL
그죠. 내년엔 꼬옥 얼굴 보아요. 산도 가고 책도 같이 읽어요~~~^^

새파랑 2021-12-16 18: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산악인 책읽기님 서재의 달인 축하드려요~!! 멋진 시 계속 소개해 주세요 ^^

행복한책읽기 2021-12-17 14:47   좋아요 3 | URL
히히히. 산악인이라니. 이런 과찬을. 새파랑님 감사감사^^

희선 2021-12-17 01: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행복한책읽기 님 서재 달인 축하합니다 한해가 벌써 다 갔네요 이건 지난해에서 2021년 십이월을 말하는 거예요 거의 한해쯤 되지 않았나 싶어요 지난 한해 고맙습니다 2021년 남은 시간 잘 보내시고 늘 건강 잘 챙기세요


희선

행복한책읽기 2021-12-17 14:49   좋아요 4 | URL
희선님~~~ 님은 이미 플친들에게 시인이에요. 지는 베껴쓰고 소개만 하는 독서가^^ 한 해의 마지막 달이라는 게 정말 놀라워요. 희선님도 건강 또 건강하기에요^^

독서괭 2021-12-17 14: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행복님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전 학창시절 이후 시를 거의 못 읽은 것 같은데, 행복님 덕에 조금이나마 접하게 되네요!

행복한책읽기 2021-12-17 14:50   좋아요 3 | URL
앗. 여기 또 덕 보는 플친님이.^^ 힘을 더 낼 수 있겠어요^^

thkang1001 2021-12-17 14:3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행복한책읽기님!‘2021 서재의 달인!‘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2022년도 항상 건강하시고, 하시는 모든 일이 모두 잘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12-17 14:52   좋아요 4 | URL
1001님 감사드려요. 님은 안 읽은 책이 없는 듯한 플친^^ 님도 2021년 남은 시간 마무리 잘하시고 2022년에도 이 만남 이어가요~~~^^

미미 2021-12-17 14:5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책읽기님 저도 축하드려요~♡♡
덕분에 시집도 더 읽고 마음 촉촉해질 수 있었습니다. 내년에도 잘 부탁드려요ㅎㅎ🙆‍♀️

행복한책읽기 2021-12-17 22:42   좋아요 1 | URL
히히히. 잘 부타드려요 말 들으니 또 기운납니당. 피부는 말라가나 마음만은 촉촉해지도록 시 전도사가 되어야겠어요^^

thkang1001 2021-12-17 14:5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행복한책읽기님! 감사합니다!

페넬로페 2021-12-17 20: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읽기님!
21년 서재의 달인, 축하드려요^^
달인중에서도 행복한 달인이시니 이보다 더 행복할 순 없을듯 해요^^

행복한책읽기 2021-12-17 22:43   좋아요 2 | URL
어머. 진짜 그러네요. 행복한 달인으로 새해를 시작할 수 있겠어요. 페넬로페님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