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나는?
온 힘을 다해 새날을 밝혔고
또다시 아침이 종을 울렸다.
항상 비추어라
모든 곳을 비추어라
삶이 끝나는 그날까지
비추어라?
다른 모든 것은 신경 쓰지 말자!
그것이 바로 나와 태양의
좌우명이다!*

그랬다. 백작은 오랜 친구의 로맨틱한 소동에서 즐거움을 느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가 아릿한 질투를 느끼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다.

백작은 본능적으로 여자에게 날씨에 관한 재치 있는 말을 하려고 준비했으나, 그가 안으로 들어서자 여자는 백작 혼자 입구에 남겨둔 채 밖으로 나가서 문을 닫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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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현명한 사람은 기념할 수 있는 것은 뭐든 다 기념한다는 것에 동의하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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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자입니다. 모든 여성 시청자에게 이야기하는 여자 진행자란 말입니다."

"요리는 화학입니다. 화학은 생명이지요. 모든 것을 바꾸는 여러분의 능력, 바로 자신을 바꾸는 능력도 바로 여기서 시작됩니다."

"위험을 감수하십시오. 실험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주방에서 두려움 없이 행동한다는 것은 곧 삶에서 두려움 없이 행동한다는 뜻입니다."

그녀에게 신을 믿는 건 양치질이나 속옷을 입는 것처럼 꼭 필요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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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아이는 착한 어른만큼이나 드문 법이다.

"일반적인 주부는 전혀 평범한 존재가 아닙니다."

인간의 생산성이 자연적으로 오후에 떨어진다는 건 엄연한 사실이에요. TV 업계에서는 이걸 가리켜 ‘오후의 저기압대’라고 부르죠. 뭔가 의미 있는 걸 하기엔 너무 늦은 시간인데, 그렇다고 집에 가기엔 너무 이른 시간이에요.

"전 부모가 될 계획이 전혀 없었어요. 그런데 살다 보니 어느새 아주 헌신적인 아버지가 되어 있더라고요. 인생이란 참 알 수 없는 거잖아요? 제아무리 계획을 세우고 노력하는 사람도 실망하게 되는 게 인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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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빈은 자신이 원한 같은 걸 품지 않고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다고 말하긴 했지만, 그건 어떤 이들이 ‘나 아직 밥 안 먹었어’라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아름다움이란 내면에서 온다는 말은 들어본 적 있지?"
"네."
"음, 너의 내면은 못생긴 외면과 일치한다는 뜻이란다."
캘빈은 울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부어오른 손을 꽉 쥐었다. 주교는 말했다.

어린아이가 독학으로 배운 것은 타고난 권리를 훌쩍 뛰어넘을 만큼 화학이 복잡하다는 점, 때로는 비정하리만큼 뒤틀리고 꼬였다는 점이었다. 그리하여 캘빈은 이 새로운 아버지가 자신을 버렸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만나주지도 않았으며 화학이라는 그 학문 자체에서 그가 숨기지도 키우지도 못한 원한이 피어났다는 사실을 느끼며 살아가야만 했다.

펜팔 친구를 한 번도 만난 적은 없었지만 둘은 아주 깊은 우정을 쌓을 수 있었다. 고백이란 게 그렇듯 속내는 만날 일이 없는 사람에게 말하는 게 더 편하다고 둘 다 생각했기 때문이었을까.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혼자만의 비밀이 있을 수 있다. 그건 당연하다.

엘리자베스를 만나고 나서는 달라졌다. 그녀가 행복하면 자신도 행복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까. 이게 바로 사랑의 정의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누군가를 위해서 정말로 내 모습을 바꾸고 싶은 마음.

엘리자베스는 누구보다도 캘빈의 연구를 이해하는 사람이었고 그 어떤 친족보다도 그와 가까운 사이였지만, 그녀에겐 유품에 대한 권리가 없다는 건 두말할 나위도 없었다.

과학자 중에는 이런 사람들도 있긴 하다. 과학을 믿기는 믿는데, 그게 자신에게도 적용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과학자들 말이다.

연구란 건 다 이런 것이다. 돈을 내는 사람의 마음에 달린 문제다.

자신의 실패를 떠올리는 게 중요하단 말을 누군가가 했던 기억이 났지만, 여섯시-삼십분은 동의할 수 없었다. 실패란 천성적으로 잊을 수 없는 법이니까.

"그대가 살아갈 날은 많이 남지 않았다. 그 시간 동안 마음의 창을 열어 햇빛을 받도록 하라"

누군가 엘리자베스에게 다가와, 네 인생이 곧 바뀔 것이며 앞으로 지긋지긋하게 살아가게 되리라는 말을 무슨 임무처럼 전달하곤 했다. 그녀는 앞으로 직업도 없어지고, 연구도 못 하게 되며, 방광 기능 조절도 안 되고, 발톱도 제대로 안 보이고, 잠도 푹 못 잘 것이며, 피부는 푸석푸석해지고, 허리가 아플 것은 물론이고 임신하지 않은 사람은 당연하게 여기는 온갖 자잘한 자유를, 이를테면 어떤 어려움도 없이 운전대 앞에 앉는 자유 같은 걸 전부 잃어버릴 거라고들 말해댔다.

파마머리 여자는 끔찍한 두 살이니 지긋지긋한 세 살이니 악마 같은 네 살이니 무시무시한 다섯 살이니 하는 소리를 극적인 묘사와 함께 늘어놓더니, 숨도 돌리지 않고 세상 예민한 아동기와 여드름을 덕지덕지 단 사춘기에 이어 사람 새끼가 어쩜 이럴 수 있을까 싶도록 말 안 듣는 중고등학생을 키우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지금부터 이런 걸 생각해놓으면 좋을 것 같아. 중요한 점을 기억해두면, 때가 왔을 때도 침착할 수 있으니까.

"잘했어요, 조트 양. 마취도 안 하고 끝까지 분만을 했군요. 그간 로잉 머신을 해온 게 도움이 될 거라고 내가 말했죠? 아이 폐가 아주 튼튼해요."

어떤 집은 아이 이름을 같은 머리글자로 짓는다. 예를 들어 애거사와 알프레드, 이런 식으로. 어떤 집은 각운을 맞추어 몰리와 폴리, 이런 식으로 짓는다. 여섯시-삼십분의 집은 시간에 맞추어 짓는다.

셋이 문을 열고 들어가자 묘한 기쁨이 사방에 가득 감돌았다. 캘빈이 죽은 뒤 처음으로, 다시금 그들은 전환점을 맞은 듯한 기분이었다.

서로의 이름을 알게 되자, 계획한 것 이상으로 자신을 많이 드러낸 기분이 들었다.

특히 묻지도 않았는데 해주는 충고가 제일 싫어요.

"자신이 최우선이 되는 시간을 가지는 거죠. 오롯이 나만의 시간요. 아기도, 일도, 죽은 에번스 씨도, 더러운 집도 다 제쳐두고요. 딱 나를 위한, 엘리자베스 조트를 위한 시간을 가져봐요. 뭘 필요로 하든, 뭘 원하든, 뭘 찾든 그 시간 동안 자신의 욕구를 충실하게 추구해봐요."

"그런 다음에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는 거죠."

해리엇 슬로운은 살면서 예뻤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해리엇이 보기에 캘빈과 에번스는 이상한 사이였다.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슬로운 씨가 해리엇이 어떤지 눈여겨보지 않았다는 점을 그냥 넘기지 말았어야 했다. 그랬다면 앞으로도 평생 그가 해리엇을 눈여겨보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을 텐데.

그는 무지하고 편협하고 천박하고 둔한 사람이었다. 무엇보다도 그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넘쳤다. 멍청한 사람들이 흔히 그렇듯, 슬로운 씨는 자기가 얼마나 멍청한지 깨달을 만큼 똑똑하지 못했다.

그가 역겨운 점은 또 있었다. 아무에게도 관심을 받지 못하는 남자들이 흔히 그러듯, 슬로운 씨는 자신이 여자들에게 통하는 매력이 있다고 진심으로 믿었다.

멍청한 사람들이야 멍청하니까 그 점을 모른다 쳐도, 볼품없는 사람들은 자신이 볼품없다는 걸 모를 수가 없을 텐데.

슬로운 씨는 홀로 추했다. 그 이유는 내면이 못생겼기 때문이었다.

슬픔이란 원래 제멋대로 발현되는 법이다.

이름은 그 사람을 정의하는 것이었다.

어쨌든 이름은 그 존재가 평생 흔들게 될 깃발과도 같으니 좋은 것을 가져야 마땅한 법이다.

"제가 해병대에서 배운 점이 딱 하나 있습니다. 바로 매일 아침 이부자리를 단정하게 정리하라는 거죠. 하지만 그것보다 더 좋은 일이 뭔지 아세요? 동트기 직전에 우현에서 차가운 물을 얼굴에 철썩 맞는 거예요. 그러면 만사가 해결되죠."

아기를 키우는 건 저 먼 행성에서 지구를 찾아온 외계인과 함께 사는 것과 비슷하구나.

"조정이 재미있는 점은 말이죠, 앞을 보지 못하고 노를 저어야 한다는 거예요. 조정이라는 운동은 마치 우리에게 자신을 앞서가지 말라고 가르치는 것 같달까요."

"사실 생각해보면 조정은 아이 키우는 거랑 아주 흡사합니다. 조정도 육아도 인내심과 지구력, 힘과 헌신이 필요하니까요. 우리가 어디로 가게 될지 보지 못한다는 것도 그래요. 오로지 우리가 어디까지 왔나만 볼 수 있죠. 이렇게 생각하면 아주 안심이 됩니다. 안 그래요? 물론 배가 뒤집어지는 일만 없으면 말이죠. 뒤집어지면 정말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삶이란 바로 그런 게 아니겠는가? 끝없이 일어나는 실수에 끊임없이 적응하는 게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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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2 08: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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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2 14: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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