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남겨진 것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엄마는 좋아하던 일들을 더 이상 못 하게 되었다. 사람들을 초대해서 식사를 대접할 수도 없었다. 엄마가 만드는 고구마 파이는 맛이 좋기로 유명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누구나 한 번쯤 맛본 적이 있었다. 처음 이사 왔을 때라든가, 축하할 일이나 위로해줄 일이 있을 때마다 엄마는 고구마 파이를 만들어 선물했다. 엄마는 요리를 좋아했고 늘 내리막길을 걸어 장을 보러 갔다. 그런데 이제는 너무 쇠약해져서 그럴 수가 없었다.

나는 파이를 먹지 못하게 된 데 실망하면서 "이사는 안 가더라도 쥐는 좀 어떻게 해야겠어요"라고 했다.
엄마는 내가 무슨 수작을 부리려는지 눈치챘다. "고양이를 키울 생각은 절대로 없다. 난 고양이가 싫어. 그냥 싫다. 내 집에 절대로 고양이는 못 들여."

나는 흥분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래야 정말로 하고 싶은 말을 정중하게 할 수 있으니까. "이보세요. 지금 싸우자고 하는 게 아니에요. 얼마나 더 걸릴지만 말해주세요."
"끝날 때까지 할 겁니다." 그는 이 말과 함께 문을 쾅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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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합리적인 사람은 건강만 생각하지 않고 음식 맛에도 신경을 쓴다. 식도락은 그 자체로 즐거움의 원천이니까 말이다.

예측은 얼마든지 틀릴 수 있어도, 빗나가는 예측이 예측 가능할 정도로 일정한 편향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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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얼마나 추락했는가! 잘못된 법에 의해,
타고난 우매함보다는 교육의 우매함으로 인해 추락해모든 정신의 발전이 차단되고아둔하도록 기대되고 만들어졌네.
누군가 더 뜨거운 환상과눌린 야망을 품고나머지 사람들 위로 솟구치려 할 때반대 파벌은 여전히 너무도 강해 보이므로번성하리라는 희망은 두려움을 이길 수 없네." - P82

애통하여라! 펜대를 놀리려는 자는주제를 모른다고 평가되고,
이 결함은 어떤 미덕으로도 가려지지 않네.
그들은 우리가 성별과 도리를 착각한다고 말하네.
예의범절, 의상, 무도, 몸단장, 놀이가우리가 바라야 되는 일이라고쓰거나 읽거나 생각하거나 탐구하는 것은우리의 아름다움을 가리고 시간을 허비시키며,
한창때 누릴 것들을 갖지 못하게 방해한다고.
반면 지루한 고역인 집안살림이 우리의 궁극적인 기술이며 쓸모라고" - P83

몇몇 친구들과 그대의 슬픔에게 노래하라,
를 월계수 숲은 그대에게 주어지지 않았으니그대의 그림자가 충분히 어두우면, 그대 거기서 만족66하라"를 갈겨 쓰고! - P83

259비할데 없는 장미를음침빛바랜 비단에 희미하게 그리지 않으리." - P84

이제 수선화는 무력한 두뇌를 이겨내고우리는 향기로운 고통 아래서 쓰러지네."
of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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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2-10-12 17: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라로님, 자기만의 방 찌찌뽕입니다!!
저도 월요일에 70페이지 정도까지 읽고, 도서관 반납책 읽어야 해서 잠시 중단 중 ㅎㅎ

라로 2022-10-12 17:43   좋아요 0 | URL
아! 저는 이 책 올 초에 읽은 거 같아요.^^;;
이 책 읽으시는군요!! 저는 잠시 중단중인 책이 너무 많아요,,ㅠㅠ
암튼, 이 책 읽으시고 어떻게 느꼈는지 올려주세요!! 기대하고 있을께요!!ㅎㅎ
 

하지만 남편이 내가 가진 능력을 정말로 부러워한 적도 여러 번있었다. 그는 의레 그래왔던 대로 침묵을 지키며 물러나 있고, 내가 흥미로운 이야기와 농담으로 손님들을 즐겁게 만든 한 저녁 모임이 끝난 뒤 남편은 말했다. "당신은 총천연색이고 난 흑백이야."
"그래요? 당신 인생에도 색깔 몇 개 섞어넣는 게 어때요?" - P13

내려고 들 때면 그의 반응은 이랬다. "당신은 언제쯤에나 있는 그대로에 만족할 거야? 당신이 원하는 게 자극이라면 나가서 찾아!"
나는 그렇게 했고, 한 남자를 만났다. 하지만 유부남이었던 그와의 강렬한 감정의 소용돌이로부터 도망친 나는 메인으로 가서어느 작가에 관한 발표회에 참석하고 내일에 활기를 불어넣어줄
"새로운 출판 계약을 맺고 돌아왔다. 그런 식으로 나 자신의 욕구를 작가라는 내 직업의 마력 속에 파묻었던 것이다. - P14

시도할 때마다 순간적인 자극은 있었지만, 내가 진정 갈망하는것친밀과 결속의 느낌을 얻지는 못했다.
그래서 결국 오늘이 되었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당분간타인과의 관계를 거부하는 것, 달리 말해 나 자신과의 관계를 되찾는 것뿐이다. 밤이 깊었다. 내일은 중요한 날이다. 나는 이런저런 생각에 잠겼다가 잠이 들었다. - P15

"믿어지지 않는다고?" 그가 이를 악문 채 응수했다. "전부가 당신 생각이었다는 걸 명심해!" 꽉 찬 내 차 트렁크에 남은 가방 몇개를 쑤셔넣고 뚜껑을 내려닫는 그의 몸짓에는 분노가 실려 있었다. - P15

"이제 가야겠어." 억지 미소로 분노를 가리며 남편이 말했다.
"당신이 당신 인생을 살겠다니 나도 내 인생을 살아봐야지." 나는그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어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더한 말 한마디를 각오했다. 그러나 돌아선 남편의 어두운 낯색은 고통은 스며있지만 의아할 정도로 평온해 보였다. "그럼 나중에 봐." 그의 말은 그게 다였다. - P15

허물없는 여자 친구들이 내게는 만병통치약이었고 암울한 날들의 유일한 위안이었다. 그러나 이번만은 친구들의 위로가 아니라나 자신의 정신 집중과 다짐이 필요한 위기였다. 친밀한 이들과함께하는 것은 내 무력감을 연장시킬 따름이었다. - P16

차가 니야크를 벗어나 타지 다리를 향할 때 나는 몇 번이고되뇌었다. "넌 옳은 결정을 내린 거야, 계속 가. 잘하고 있어!" 하고, 통행료를 내고 뉴잉글랜드 표지판을 보는 순간 움츠린 어깨와등이 시트 깊숙이 빠져들었다. 마침내 내 길에 들어선 것이다. 마치 이번 결정이 오랜 시간에 걸쳐 이루어져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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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에서 풀리지 않은 모든 것을 인내하고의문 자체를 사랑하게나.
답을 구하지 말게.
왜냐하면 그대로 살 수 없기 때문에 주어지지 않은 것이니.
중요한 것은 모든 것을 경험하는 것이네.
지금은 의문을 따라 살게. 그러다보면점차 자신도 모르게 답을 향한 날들을살아가고 있을 것이니.
-라이너 마리아 릴케 <어느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 P9

복잡할 것 없는 진실을 발견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저 남편과 함께 이사할 마음도 힘도 없었던 것이다. 남편이나 나나 서로에 대한 사랑이 식어버린 지금 낯선 곳에서 새 삶을 시작한다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기가 질리는 일이었다. 나는 엉겁결에케이프코드에 있는 오두막에 가서 생각해보겠다고 말해놓고는 나스스로도 놀랐다. 내가 남편에게 그처럼 매정할 수 있다는 데 놀라면서도 또 하나의 나는 나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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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10-10 22: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출판사 이름이 따님이에요. 신기해서 어떤 책을 출판한 곳인지 찾아보니 뭐라고 딱히 말하기 어려운.... 그러면서 또 책은 1년에 1권쯤 출판하는 회사네요. 신기한 회사 ^^

라로 2022-10-11 23:46   좋아요 0 | URL
출판사 이름 귀엽죠!! 전 이 책 구판으로 제 40대에 사ㄴ놨는데 안 읽고 이제 50 중반에 읽게 되네요. 어떤 책을 출판하는 출판사인지도파악하시는 군요!! 저는 아는 출판사 몇 안되고 그렇게 찾아 본 적도 없어요. 역시 전문가의 자세가 느껴지는 바람돌이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