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엄마 시즈코상 - 가장 미워하고 가장 사랑했던 이름
사노 요코 지음, 윤성원 옮김 / 이레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사노요꼬가 일흔이 넘어 쓴 책이라 그런가 무척 솔직하고 적나라하다.밑줄과 공감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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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8-02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노 요코라면 '백만번 산 고양이'의 작가로군요.
궁금해라~~~~~~~~ ^^

라로 2010-08-02 21:11   좋아요 0 | URL
선물로 드릴께요~. 늦은 생일 선물~.^^;
전 정말 좋았어요,,,제 얘기도 섞여 있는 그런 진솔한 이야기 있잖아요? 그런거에요.

순오기 2010-08-03 00:56   좋아요 0 | URL
엉~ 생일선물이요.ㅋㅋ
우리 만남 이벤트 선물로 받을게요.^^
 
은교
박범신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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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박한 욕망에 사로잡힌 사람들일수록 천박한 짓과 천박하지 않은 짓을 악착같이 나누려고 한다는 것은 내가 혁명을 꿈꾸던 젊은 날 배운 것이었다. 지식인들은 더욱 그러했다. 그들은 천박한 자신의 욕망을 갖은 말로 치장해 감추면서. 세상에 대고 밤낮없이 두 개의 나팔을 불었다.-67쪽

시인이 죽고나서 한동안 좀더 팔렸을 뿐, 6개월 후부터는 재판을 찍는 일도 거의 없어졌다. 그게 우리의 독서 현실이었다. 이적요 시인을 가장 좋아하고 존경한다고 말하는 독자들도, 시인의 시집을 겨우 한두 권쯤 소장하고 있거나, 신문 인터넷 등에서 자주 인용되는 몇 편의 시를 읽었거나 하는 정도에 불과했다.-82쪽

그래도 편지. 하고 발음하고 나니까 사탕을 물었을 때처럼 혀끝이 달콤하다. 사실은 네게 편지를 쓰고 싶은 날이 그동안에도 참 많았었다. 그렇지만, 나는 어두컴컴하고 너는 시리게 푸르다. 어찌 그걸 부정하랴. 젊은 날에 만났다면, 그리하여 너와 나 사이에 아무런 터부도 없었다면 너를 만난 후, 나는 아마 시를 더이상 쓰지 않았을 것이다.-90쪽

자기를 괴롭혀 시를 짓는 것보다

나는 누군가의 사랑을 받고 싶다.


-A. 앙드레(Endre), <나는 누군가의 사랑을 받고 싶다>에서-107쪽

유산균처럼,

생생히 살아 있는 기억이었다.-115쪽

분명히 음심이라고 불러야 할 욕망이 내 속에 똬리를 틀고 앉았다. 때에 따라선 그 욕망이 주인 노릇까지 하려들었다. 아주 고약했다. 나로선 예전에 전혀 경험해보지 않은 일이었다. 조금도 자연스럽지 않았다. 낮설었다. 발기한 페니스의 모양이야 똑같았겠지만, 내게는 예전과 모든 점에서 확연히 달랐다. 게다가 그날 이후에는 페니스가 저 혼자 서는 일도 생겼다. 나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쩔쩔 멨고, 자존심이 상했고, 무참했다.-124쪽

형형색색 화려한 카페의 불빛들에게 나는 한순간 비열한 질투심을 느꼈다. 내겐 아예 청춘이 없었다.-135쪽

그는 손재주도 많았고 참을성도 있었으며 필요한 대로 성실히 도구를 준비할 줄 알았다. 그러나 원고지와 질 좋은 펜을 준비한다고 해서 누구나 '예민한 악기'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천재성이 없다고 하더라도, 어떤 이는 도구를 잘 갖추고 끊임없이 연마함으로써 자신조차 알지 못했던 내면의 정수를 이끌어내어 마침내 '예민한 악기'를 만들어 낼 수도 있지만, 어떤 이는 영원히 거기에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 이가 자신을 구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 일을 그만두는 것뿐이다.-140쪽

내가 그렇듯이, 그도 모든 것이 드러나는 것을 원하고 있으며, 그러면서 동시에 그렇게 될까봐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나는 알아차렸다.-146쪽

엊저녁에 쓰다 만 단편소설을 꺼내 다시 읽었다. 불에 태워버리고 싶었다. 나의 문장들은 하나같이 너무도 단순명료하고 무미건조했다. "내면화가 안돼서 그래." 언젠가 선생님이 지적했던 말이 생각났다.-183쪽

그림움은 때로 이렇게 터무니가 없다. 사랑인가. 나는 자신에게 물어보았다. 나는, 톨스토이처럼 사랑을 가리켜 '자기희생'이라 말하고 싶지 않고, 오스카 와일드처럼 '성찬이니 무릎끓고 받아야 한다'고 떠들고 싶지 않다. 아내와 연애할 때에도 알고 보면 미적지근한 관계였다. 만나면 따뜻하고 안 보면 조금 쓸쓸한, 그것이 나의 사랑이다. 사랑은 본래 미친 불꽃, 불가사의한 질주의 감정이라고 말한 건 선생님인데, 나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어찌하여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불에 데거나 다리를 부러뜨릴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나 말인가.

내가 꿈꾸는 사랑은 오래 앉아본 듯한, 편안한 의자 같은 것이다.-185쪽

"연애가 주는 최대의 행복은 사랑하는 여자의 손을 처음 쥐는 것이다."

스탕달이 <<연애론>>에서 한 말이다. 내가 스탕달의 말을 인용하자 서지우는 큭, 웃었다. '선생님, 요즘엔 뽀뽀도 그냥 하는 세상이에요." "그럴테지." 나는 미소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거려 주었다. 서지우는 당연히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추억이란 단순히 쌓여지는 것이 있고, 화안처럼 내 몸에 찍혀 영원히 간직되는 것이 있다. 내가 은교의 손을 처음으로 쥐었을 때가 바로 그럴 때이다.-200쪽

정리하자면 '손'에 대해 느끼는 그런 감각의 차이였다. 여성에게 있어 연애는 영혼으로부터 감각으로 옮겨가는지 모르지만,


남자에게 연애는 감각으로부터 영혼으로 옮겨간다.-202쪽

연애를 하면서 동시에 지혜로워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잠언은 맞는 말일지도 몰랐다.-204쪽

특히 새내기들은 '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칭찬받는 봄'과 다르지 않다. 환호와 혼란과 자기모반과 새로운 문화가 집중적으로 깃들어 있는 해방구니, 시절이 하루가 다르게 그녀를 익혔을 것이다.-212쪽

갑자기 가슴 한켠을 어떤 단검이 깊게 에이고 지나갔다. 그리고 시간을 따라 물처럼 차오르는 건 슬픔이었다. '눈 감으면 송장' 혹은 '썩어가는 관 같은'나는, 그래서 엎드린 채 조금 울엇다. 눈물이 남아 있다는 것이 신통했다.


슬픔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눈물로 덜 수 있는 슬픔이고, 다른 하나는 눈물로도 덜 수 없는 슬픔이다. 내가 만나 그날 밤의 슬픔은 후자였다.-234쪽

나는 어쩌면 허깨비로 살아왔는지 몰랐다. 죽여도 시원하지 않을 내가 죽지도 않고 유리창을 닦고 있다는 것에 욕지기를 느꼈다. 오욕의 역사 속에서 그나마 양심을 팔지 않고, 그나마 내 자존에게 멸망당하지 않고 살아왔다고 생각했던 순간도 있었으련만, 남은 것은 전무했다. 평생 세상을 관통하며 젊어져왔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결국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사실에 나는 무한한 슬픔을 느꼈다. 나는 그래서 더욱 유리창을 뽀드득뽀드득 닦았다.-235쪽

노인은, 그냥 자연일 뿐이다. 젊은 너희가 가진 아름다움이 자연이듯이. 너희의 젊음이 너희의 노력에 의하여 얻어진 것이 아닌 것처럼.

노인의 주름도 노인의 과오에 의해 얻은 것이 아니다.-250~251쪽

J.J루소는 <<에밀>>에서 이렇게 섰다. 10세는 과자, 20세는 연인, 30세는 쾌락, 40세는 야심에 미친다고, 나의 마흔은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미쳐야 할 어떤 영지도 갖고 있지 않은 불모의 대지에 불과할 것이다. 나는 진실로 청춘이었던적이 없었으며, 내 정체성에 따른 뜻을 세운 적도 없었다. 그냥 허랑하게 시간을 따라 흘러왔을 뿐이다. 내 인생에서 단 한번이라도,


'나의 조국'


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있었던가.-259~260쪽

<<말테의 수기>>에서 쓴 대로 "내가 누워 있는 화강암이 회색으로 돌변하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 그리고 내가 느닷없이 소리를 지르게 될 것 같고, 그러면 사람들이 나의 방문을 부수고 우르르 밀려들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 나도 모르게 말해선 안 될 것까지 모든 것을 털어놓은 것 같고, 그런가 하면 아무리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 몰라서 끝내 한마디 말조차 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이었다.


-어느새, 모든 것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고 만 이 편화. 어쩐지 수상하다.-265쪽

관능은 아름다움인가, 연민인가. 아름다움이 참된 진실이나 완전한 균형으로부터 온다는 일반적인 논리에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아름다움은 각자의 심상을 결정하는 주관적인 기호에 따른 고혹이거나 감동이다. 그것에 비해, 연민은 존재 자체에 대한 가없는 슬픔이고 자비심일 뿐 아니라, 쇼펜하우어에 따르면 도덕률의 가장 기본적 기준이다. 그 두 가지는 어떤 의미에서는 상대적 개념인바, 완전한 합치는 쉽지 않다.-309쪽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에 나는 동의하지 않았다. 그것은 혈연에 따른 의무와 권리로 사람의 관계를 묶어두려는 일종의

정치적인 속임수,

라고까지, 생각했다. 가족도 마찬가지였다. 때때로 가정을 꾸렸다면 더 따뜻한 노년을 보낼 수 있었겠지, 라고 생각해본적도 많지만, 다 부질없는 상상이었다. 사랑이라는 가면을 쓴 권리와 의무로 꽁꽁 묶여 사는 것이 내가 주위에서 들여다본 가정이고 가족이었다.(중략) 버나드 쇼는 말했다. 가정은 소녀의 감옥이자 부인의 감화원이다, 라고.-3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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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트(50pcs-Tin) 책에 손상을 주지 않는 얇은 책갈피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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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아서 사용이 간편하지만 변색이 된다는 점이 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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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07-03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거 사용하면, 책이 구겨지는 느낌이라 싫어요.
또하나는 대체 걸쳐진 앞쪽과 뒤쪽 중 어디까지 읽었는지 헛갈린다눈.. ㅋㅋ
(기억력의 문제겠져~)

라로 2010-07-06 01:55   좋아요 0 | URL
맞아요!!것도 문제에요,,,,것도 지적할껄~.ㅎㅎ
저는 뾰족한 부분을 제가 표시하고 싶은 부분으로 해서 헛갈리지는 않아요,,,그러고보니 문제가 많은 북다트에요~.ㅎㅎ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 - 장영희가 남긴 문학의 향기
장영희 지음, 장지원 그림 / 샘터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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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처럼 장영희선생님의 향기를 다시 맡을 수 있어서 기쁘고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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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03 09: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06 01: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
배용준 지음 / 시드페이퍼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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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정성을 들여 만들었다는걸 알 수 있다.칭찬해주고 싶은 책이다. 2탄도 기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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