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서 여러 상황에 '나'를 던져보고 다양한 '너'들을 만나보세요. 그렇게 나를 설명하는 단어 주머니 안에 있는 어휘 개수를 늘려보세요. 나를 설명하는 어휘가 많아질수록 한 개의 수식어에 부여하는 중요도와 의미는 n분의 1로 줄어듭니다.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뭐, 이 세상 어떤 사람들에겐 내가 그렇게 보이기도 하겠지'하고 툭 털어낼 수 있을 거예요. -102쪽

 

고민이라는 게 원래 그렇지만, 밝을 수 없는 걱정거리 가득한 사연들에 덧붙이는 위로와 조언의 글들 중에서 유난히 와 닿는 이야기이고, 유별나게 남들에게 전달해 주고 싶은 대목이다. 나를 풀어내는 말들이 적을수록 거기에 실리는 무게가 과중해질 수밖에 없고 넘어질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당연한 사실도 이렇게 누군가 말해주기 전에는 미처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방은 엉망진창! 미래그림책 85
마티아스 조트케 글, 슈테펜 부츠 그림, 김라합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부모를 보기좋게 한 방 먹이는 이 아이의 영특함이 대단하긴 하지만... 어차피 다시 대혼란에 빠질 저 방을 뭐하러 엄마아빠가 힘들게 같이 치워줘야 하는거야 ㅠ.ㅠ 그러나 나도 결국은 같이 치워주게 되겠지. 이거슨 부모된 자의 슬픈 운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이를 저녁에 만났을 때 처음 하는 말이 무엇인가요?

"엄마가 시킨 것 다 했어?"

"야, 이게 뭐냐. 지저분하게. 빨리 정리해!"

매일 보는 사이라도 첫 말은 중요합니다.

그 사람 하면 떠오르는 정서를 결정하니까요. -275쪽 

 

그 사람하면 떠오르는 정서라니... 제대로 뒤통수 때려주는 말.

짜증내지 말자...

방학 시작한지 이틀밖에 안 됐는데, 이렇게 힘든 글귀를 만날 줄이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리스 앤드 해리스를 돌아다니다 보면 서점 주인인 케이트 해리스의 머릿속을 돌아다니는 기분이 든다. 매장 구성이 케이트의 면면을 그대로 닮았기 때문이다. 사실 이 말은 어떤 손님이 케이트에게 들려준 말이다. 서점 주인을 실재하는 책으로 표현하는 서점, 내가 생각하는 좋은 서점은 바로 그런 곳이다. -87쪽

 

주인을 꼭 닮은 가게라는 건, 그게 서점이면 더 재미있긴 하겠지만 서점이 아니더라도 무진장 흥미롭다. 요즘은 이런저런 이유로 집으로 사람을 초대하는 일이 꽤 가까운 사이에서도 굉장히 희귀한 일이 되어버린데다가, 모든 게 기업화되어있는 상가들이 태반이라 이런 사사로운 재미가 있는 공간이 거의 없어서 안타깝다. 그나마 몇 개 안 남아있는 나의 소중한 단골가게들이 계속 그 자리를 지켜줄 수 있도록...  또 조만간 쇼핑을 나가야하나보다. 왜 이런 결론이 났지? ㅎㅎㅎ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상이란 상상 이상으로 강인하지만 동시에 사회적으로는 아무런 면역력이 없다. 처음 그들을 만났을 때 기존의 내 가치관은 크게 흔들렸다. 이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그들과의 만남을 지속하면서 나는 '받아들일 것인가? 거부할 것인가?'라는 양자택일이 아니라, 관계성의 존재방식을 배워나갔다. 각자 자신으로 존재하면서도 서로 섞이고 마음을 나눌 수 있음을 배웠다. 한도 끝도 없이 이어지는 소설 속 방대한 대화가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고 서로 소통하는 기쁨을 가르쳐줬다.

그 무렵 내가 그곳에서 얻은 가장 큰 선물은, 모든 지식과 교양은 사람과 사람이 한없이 가까워지기 위한 관용성을 연마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이었다. -119쪽

 

타인을 이해한다 내지는 하지 못한다고 크게 가르는 것은 또다른 종류의 폭력일 수도 있다. 남을 이해하겠다는 시도 자체가 내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의 틀 안에 넣고 재단하겠다는 뜻일 수도 있다. A는 그러니까 A이고, B는 이래서 B다, 그냥 이렇게만 받아들여줘도 훨씬 나아지지 않을까? A 안에도, B 안에도 분명히 내게 걸리는 연결고리 하나쯤은 있을 거다. 가능한 한 많은 사람과의 연결고리를 만들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최고 좋은 일 중 하나는 나누는 것이고, 뭔가를 나누려면 내가 가진 게 있어야 한다. 가진 것이 꼭 유형의 자산일 필요는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