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괴상하고 기이한 것을 좋아한다. 나도 그 땐 그랬다. 왜인지는 지금도 모르겠다. 끈적끈적하게 기분나쁜 괴이한 이야기보다는 적당히 서늘하고, 신나고, 조금 섬뜩하지만 마음이 풀리는 그런 이야기를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그런 책일 것 같다. 



어디서 들었는지 모르겠는데, 섣부르게 위로하는 말보다 나의 솔직한 이야기를 끌러놓는 것이 더 큰 위로가 되어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내가 풀어놓은 아픔을 한 걸음 물러서서 물끄러미 바라보면 객관적인 거리감때문에 조금은 가벼워질 것이다.  누군가는 우연히 그것을 지나쳐보다가 아, 하고 잠깐 멈춰설 것이다. 그런 느낌이 든다. 



네 저는 이런 제목 싫어합니다.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긴 뭐가. 누구 마음대로. 제발 이런 제목 안 붙이시면 안 돼요? 그러나 이런 타이틀에 혹하는 어린이(is 13 going on 14)가 한 분 계신다. 제목은 영 별로여도 내용이 재미있고 쏠쏠한 경우가 많긴 하더라.



작가 프로필을 보다가 포복절도. 호러소설 창작그룹 괴이학회... 이름 진짜 창의적이다. 답답해 죽겠는 이런 시절에 이런 액션 소설 한 권쯤 읽고 싶다. 요즘 루이즈 페니 열심히 읽고 있는데, 재미가 있기는 진짜 있는데 마음이 자꾸 무거워져.



아, 다 읽고 나면 진짜 뭔가 속에 확 가라앉아서 지독한 체기마냥 한동안 묵묵할 것만 같은데... 그런 필이 확 오는데, 그런데 왠지 읽어야만 할 것 같은 스멜. 사회파 미스터리는 왠지 읽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늘 생기는데 읽기는 힘들고 읽고 나서는 더 힘들고. 어째야 하나.



어쩐지 있으려나 서점을 연상시키는데... 아니었다. 그런데 왠지 여기는 있으려나 서점 같은 서점일 것만 같네. 서점 이야기는 에세이여도 좋아하고 소설이어도 좋아한다. 그러니까 새로운 서점 책이 나왔으면 읽어야 하는... 읽고 싶어지는... 스스로에게 부과한 숙제 같은 거다. 그런데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요? 처음 들어본 서점이지만(소식이 늦다) 지금까지 들어본 국내 서점 중에 제일 관심이 간다.



이 명사가 설마 그 noun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멋대로 오해해 놓고 한 방 먹은 기분. 어쨌거나 명사가 단독으로 존재하는 문장이 어디 있고 스토리가 어디 있겠나, 명사가 차지하는 자리는 대개가 정해져 있으니 다른 손님들도 어울렁 더울렁 들어와 앉아서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거지. 그러고보면 명사 하나를 두고 이야기 손님을 초대하면 얼마나 많은 얘깃거리들이 쏟아져 나올지 가늠도 안 된다. 이 분에게 의미가 있던 명사들이 무엇이었을까가 궁금해진다. 



나는 이름붙인 자신의 공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몹시 부럽다. 제일이라고는 못 하겠지만, 여하간 세 번째나 네 번째쯤 부럽다. 가끔 생각해 보는데, 내가 나만의 공간을 가질 수 있다면, 그곳이 책으로 가득할지, 스케치북과 연필과 물감으로 가득할지, 원단과 재봉틀과 실뭉치로 가득할지, 그 모두로 복닥거릴지는 여전히 상상이 잘 안 된다는 결론만 난다. 이토록 정신 사나운 취미부자가 또 있을까 몰라. 여하간, 여러 면에서 워너비의 삶을 사셔서, 그냥 부럽다는 거. 



천문학에 관심이 급증한 우리 중2가 아주 좋아하겠다. 얘가 뭔가 물어보면 이제는 내가 동공지진의 강도를 느낄 수 있을 것만 같아... OTL



으악. 난 내가 이런 책 절대 못 읽어낼 걸 안다. 그렇지만 있어빌리티는 장난이 아니구나... 아니 뭐 꼭 그래서가 아니라, 정말 이 단어 하나 가지고 이런 책을 써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굉장한 거.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부모들이 준비하는 것이 뭔지 궁금할 때가 있다. 물어보기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고 솔직한 답을 듣기를 크게 기대하지는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미래에 대한 담론은 불확실성만큼이나 혼돈 그 자체라서 각자도생밖에 길이 없는가... 싶기도 한 게 솔직한 심정이다. 다만 어떤 학계나 집단의 대표보다 이런 개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하다보면 공통적으로 묶이는 부분들이 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 아닌가 싶다. 여하간, 부지런히 읽고, 부지런히 고민하는 것 말고는 답이 없지 싶다는 거. 



컨셉트가 좋은 책들이 눈에 띄면 기분이 되게 좋아진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어도 그 사람을 조금 알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밤은 누구나 수다쟁이로 만드는 시간인가보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걸 선호하는 어른이는 잘 모르...(퍽) 어쩌면, 유희경 시인은 원고를 넘긴 뒤 무심결에 다시 펼쳐보고 편집자에게 전화를 걸어 잠깐만요! 를 외친 순간이 혹시 호옥시 있진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어떤 소설을 읽다보면 작가와 별도로 이 소설의 퍼스널리티는 뭘까? 라는 생각을 불현듯 할 때가 있다. 작가도 분명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이 이야기를 썼을 것이고, 명확하게 전달하고 싶은 어떤 주제가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 자체가 마치 살아있는 생물인 양 어떤 성격을 띠는 게 아닌가 가아끔 생각한다. 그럼 이런 책의 퍼스널리티는 뭘까. 사람으로 치면 어떤 나이대의, 어떤 모습을 하고 어떤 복장을 하고 주로 어떤 자세를 하고 있는 사람일까.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스스로도 이상하지만, 왠지 이 책의 표지만 보고 나는 사립탐정을 떠올리고 말았다... 물론 아직 읽어본 건 아니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참을 수 없는 존재의 얄팍함쯤 되려나 

10주년 개정증보판이란다. 10년이면 듬직하게 자리를 지키고 앉았던 강산도 변하는 세월이라는데 디지털 환경은 10년이면 천지개벽쯤 되나. 모르겠네. 진단은 너도나도 하고 계셔서 처방전을 좀 보고 싶은데, 설령 그게 되도않는 헛소리에 가깝더라도 '대안'을 논하는 책들이 더 많이 나와주길 기대한다. 



사람들을 만나고 나와 그 사이에 시간과 대화를 쌓아갈수록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때보다, 빗대어 전할 때 효과를 보는 경우를 많이 겪었다. 호소력있는 비유는 어떤 것일까, 귀에서 흩어지지 않고 마음으로 파고드는 이야기는 어떤 것일까. 표지와 소개글만 봐도 호감이 가는 책들이 있는데, 이 책도 바로 그렇다. 



위즈너의 그림책은 항상 재기발랄하다. 그의 책을 읽는 아이들의 시선은 항상 허공으로 떠올랐다가 오른쪽으로 향한다. 멀리 공상의 여행을 보냈다가 늘 집으로 안전하게 데려다주는 마음씨 좋은 아저씨라고나 할까. 



책 소개글을 읽다가, 문득 김중혁 작가의 「내일은 초인간」이 떠올랐다. 지구를 구하고 악당을 쳐부수는 능력이 아니라, 남들이 들으면 그래서 그게 뭐? 그걸로 뭐 해? 라고 물을 법한 시시한 초능력의 소유자들. 여기에도 정말 이걸 갖고 뭘 하게 되는 걸까, 싶은 소소한 능력을 가진 50대 아줌마가 나온다고. 그러고보니 우린 모두 대단하게 써먹을 정도는 아니어도 남들이 보면 그런 것도 할 줄 알아? 하는 쬐그맣고 시시한 능력 하나쯤은 있지 않나?



동네에서 나름 유별난 엄마로 소문이 난 것 같다. 아이들 교육에 관심이 없어도 이렇게 없는 엄마가 있나 하고. 오죽하면 중2님이 자긴 그냥 공부만 하면 나머지는 엄마가 다 알아봐주고 세팅해주는 애들이 세상에서 제일 부럽다고, 한 번은 대성통곡을 했더랬다. 자기는 진짜 잘 하고 싶은데 뭔 엄마가 이러냐고. 아닌데... 엄마도 교육에 관심이 많아요. 그저 모든 조건을 갖춰주지 않을 뿐이지. 내가 원하는 조건이 다 주어지는 경우는 0에 가깝고 목표를 이루기 위한 시스테믹한 환경을 조성하는 건 네가 스스로 배양할 능력이지 부모가 만들어다 바치는 게 아니라고 일장연설을 늘어놨더니 아무도 안 할 것 같은 걸 왜 내가 먼저 해야되는데! 라고 절규한다. 따샤... 원래 선구자는 외롭고 괴로운 법이야. 다만 엄마가 해줄 수 있는 건 책을 물어다 주는 것뿐. 잘 배우려면 질문을 잘해야 한다. 

믿는 출판사이고, 괜찮은 목차가 보인다. 



처음에 이 아이디어를 키웠던 사람이 누군지는 전혀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히 있었다. 책을 처방한다는 아이디어를 소중히 키워 싹을 틔웠던 사람. 이게 꽃이 피니 향이 꽤 좋았고 사람들이 좋아하니 너도나도 가져다 키우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기획물도 나왔다. 나는 이런 책을 좋아한다. 좋아하지만, 누구나 쓰고 있다고 해서 나도 써야지- 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무도 몰랐을 때에 이 가냘픈 아이디어를 처음 보살펴 키워 퍼뜨린 누군가에게 고마워하는 마음을 가지면 좋겠다.



전에도 쓴 적이 있다. 도감을 좋아한다고. 이 집에서 도감을 좋아하는 건 나 하나뿐이 아니어서 온 집안 구석구석에 온갖 종류의 도감이 있는데, 이 책을 보자마자 혼자 중얼거렸다. 당신이 승자입니다. ㅎㅎㅎ 폐허도감이라니 상상도 못 했다! 



책 제목이라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반려도서 레시피라.... 담당 편집자님의 센스일 것 같은데 박수 보내드립니다. 진짜 눈길이 확 갔어요. 되게 친숙한데 살짝 낯설어... 내용도 궁금하고. 



창문은 여러가지로 의미심장한 뜻을 담고 있다. 창문을 통해서, 우리는 무엇을 보고 무엇을 상상하고 무엇을 그리워하고 무엇을 이야기할까. 



어제 츠지무라 미즈키의 「거울 속 외딴 성」을 다 읽었는데, 꿰어맞춘 솔기가 보이지 않는 장인의 솜씨라고는 말 못 하겠지만 아무튼 좀 감동받았는데 마침 신간이 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집에 읽겠다고 사다 쌓아놓은 책이 다시 산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못 본 척 하기로 한다. 



김민식 PD님만큼은 아니지만 장강명 작가를 좋아하기 때문에, 장작가님이 요조님과 더불어 동명의 팟캐스트를 진행하실 때 열심히 들었다. 그리고 어쩐지 예전에 애청하던 팟캐스트의 전철을 밟는 느낌으로... 유튜브에 양다리를 걸면서 프로그램은 그만 내 흥미를 잃게 해버렸다. 팟캐스트는 그냥 끝까지 팟캐스트로, 유튜브는 끝까지 유튜브로 남아줬으면 좋겠는 바람이 있다. 왜 자꾸 내 것이 아닌 영역을 넘보면서 원래 갖고 있던 매력까지 갖다 버리시는 거예요 도대체들... 



내게도 두어 개의 책모임이 있었다. 과거형인 이유. 하나는 내가 그 장소를 떠나오면서 온라인 모임으로 바뀌었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코로나때문에 떠나있는 동안 흐지부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요즘은 그 모임들이 되게 많이 그립다. 혼자 읽을 때보다, 누군가와 같이 읽을 때가 더 좋았고, 함께 이야기할 때는 더 좋았다. 



학교 다니면서 내가 제일 싫어했던 과목은, 수학일 것 같지만 의외로 역사가 더 싫었다. 수학은 그 안에 나름의 미학이라도 있지 역사는 뭐냐 이게... 왜 인간사의 가장 추잡스럽고 혐오스럽고 기타등등한 실패들을 배워야 할까, 그 어린 나이에 그렇게 생각했었다. 지금은 그렇게는 생각 안 하지만, 그래도 역사가 좋지는 아니하다. 그러나... 그러나 이 집에서 가장 말이 많고 맨날 매시간 대화를 요구하는 2인이 역사광인데다 번번이 뭘 모른다고 무시당하는 것도 분해서 -_-;;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 나이가 뭔 상관이야, 공부해야지. 

갑자기 6학년 둘째가 어젠가, 당당하게 외쳤던 한 마디가 생각난다. 

엄마, 난 정말 공부에 취미 없어. 공부하라고 좀 하지 마. 


옆에서 듣던 중딩이 언니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야, 세상에 우리 엄마처럼 대책없이 공부타령 안 하는 엄마도 없어. 그런 엄마가 공부 좀 하라고 할 정도면, 니가 진짜 심각하게 아무것도 안 하는 거얌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귀국하기 바로 전 주엔가 한 번은 정리해 둘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짐 싸고 집 비우고 청소하는 일이 만만치가 않았다... 몸살 안 나고 들어온 게 신기할 정도. 귀국길이 평탄한 것도 아니었다. 기사에서나 보던 닥터페이징을 요청한 것도 심장 내려앉는 일이었고 이게 여객기 맞나 싶게 텅텅 빈 기내 안에서 기적적으로 한 분의 의사 선생님이 나타나셔서 아이를 돌봐주신 것도 다 꿈(정확히 악몽)같고... 코로나 검사 받고 자가격리 시작하고 이고지고 끌고 짐들을 풀기 시작했는데 쓰레기를 버리러 나가는 것도 금지이니 쓰레기를 안고 짐도 안고 이러고 살고 있는 게 참말 정신을 온전히 찾기 어려운 그런 난한 상황의 연속이랄까. 물론 격리는 성실히 지켜야죠. 이제 절반 갔다!


그 와중에 북마크해둔 관심신간 폴더를 뒤져보니 출국 전에 한국 집에다 주문해놓고 와서 벌써 받은 책도 있다. 헛웃음이 나온다. 남편한테 돌아오면 책 1/2은 다 정리하기로 철썩같이 약속했는데 버리긴커녕 쟁이기부터 시작하는군.



덥고 끈적끈적하고 밖에는 폭우가 쏟아지는 요즘 날씨에 진짜 딱일 듯. 멀고 먼 옛날 인신공양을 하던 바닷마을에서 그런 악습이 사라진 이후에 사람들이 실종되는 일들이 발생한다. 주민들은 바다가 데려간다고 믿는 듯하고, 핵심이 되는 사건은 어린 여자아이가 실종된 이후에 벌어지는 듯. 오싹한 아우라가 있는... 이야기일 것 같다. 



아무튼 시리즈를 좋아한다. (여러번 쓴 이야기지만) 이 타이틀은 최근에 내가 읽은 어떤 책에서 다룬 '내 인생의 책(-을 담은)'이라는 소재도 살짝 떠올리게 한다. 누군가의 삶에서 그를 강하게 붙들고 있는 그 무엇에 관한 이야기는 내밀한 성격 때문에 어쩌다 같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독자를 만나면 스파크가 튈 수밖에 없다. 난 이런 거에 꽂혔어! 라고 신나게 떠들어주는 책이 재미없을리가...


나 그거 알아요, 나도 그런데. 이 말을 해 줄 사람이 없어 외로운 사람들에게 이 시리즈만큼 손 내밀어 주는 책들이 있을까 싶은 건 나만의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여하간 그렇게 생각한다. 현직 여성 경찰관의 '언니동생연대(왠지 이렇게 쓰고 싶다)' 이야기라니 굉장하다.



유유의 <말들>시리즈도 좋아한다. quote collection, 뭐 그런 느낌인데 유명인들의 한 말씀으로 생각을 견인해서 쓴 글들. 시리즈 중의 어떤 책들은 에세이 같고 또 어떤 책들은 논픽션 같았다. 출발선은 비슷한데 저마다 택해서 걷는 길이 다르고 내는 발자국이 다른 것도 매력이었다. 이 책도 중학생 아이에게 내밀어주고 싶다. 얘가 불과 몇 달 전에 도대체 제대로 생각한다는 게 뭐냐고~!! 라고 내지른 기억이 나서... 



우리 집 아이들은 약간 나이를 넘은 것도 같지만 5-8세 아이들에게 보여주면 정말 좋아할 듯. 특히 공룡박사님들.



사실 원서로 가지고 있는 책이긴 한데

이 책 정말 좋아요. 아주 좋아하는 책이어서 굳이 한 번 언급하려고 번역서가 나왔길래 꾸욱.



어미로부터 마땅한 보살핌을 받을 수 없는 환경에 처해 사육사의 손에서 자란 아기 북극곰 크누트의 이야기에 작가의 상상력을 접목했다... 라고 하는데 어떤 방식의 상상일지 궁금하다.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을까. 순간적 동정심에 마음이 기우는 온정주의자적 상상력일까 자연의 섭리를 우선시하는 원리원칙주의자의 상상력일까. 



학부생 때 열심히 읽었던 페트로스키의 책이 다시 나왔구나. 반갑다. 선구적인 덕후가 집대성한 연필에 관한 모든 것이랄까. 표지가 하도 예뻐서 또 살까 싶을 정도.



미국에 있을 때 우리 동네 도서관에서 <종이 동물원>을 빌려 읽고 완전히 넋을 놓았다. 세상에 뭐 이런 말이 되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는 작가가 다 있지? 라는 게 첫 번째 감상. 그가 만드는 세계는 다채로운 빛깔로 채색한 화려함보다 한 두가지의 색으로 깊이를 드러내는 풍부함으로 채워져 있다. 굉장히 기대되는 책이다. 



우리는 모두 다르지만, 제가끔 아름답고 제나름으로 반짝인다- 이 고리타분한 명제를 간단하게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그림책(이라고 해야 하나). 누구라도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겠다. 



이 팔레트에 짜 놓은 페인트는 떡볶이다. 같은 소재 다른 맛의 여러 편의 이야기. 작년에 <다행히, 졸업>과 <근방에 히어로가 너무 많사오니>를 읽으면서 이런 기획물에 열광하게 됐다. 그리고 소재가 떡볶이잖아요... -_-*



AI와 creativity를 다루는 책이라고. 창의력이 어떤 종류의 패턴이고 편집력이라고 한다면 AI가 인간을 뛰어넘는 창의력을 발휘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오래된 지식이건 현대적 상식이건간에 일단은 공부를 해야 대처를 할 수 있을 거다. 뭐에 대처하냐면... 그게 뭐든, 앞으로 다가올 것들에 대해. 


- TBC. 


뱀발.

읽을 책은 필요하고 책은 사놓은 것 중에서 읽는 법인데다 이제 더 이상 책값만큼의 배송비를 물어야 하는 바다 건너에 사는 게 아니니까 거리낄 것 없이 책을 사야겠다. 신나라. ㅎㅎㅎㅎ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 분의 저작 중에 철학카페 시리즈를 좋아했다. 생각이 정신을 벼르는 도구라고 막연히 생각(...왜 생각이라는 단어만큼은 유사한 낱말을 떠올리기가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다)했는데 그 생각을 위해 또 필요한 공구함을 발견한 기분이다. 가끔은 내가 중딩이들의 독서 비서가 된 게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 그 옛날 하루키 센세가 말씀하셨듯 주인님, 이건 꼭 읽으셔야 합니다, 이건 읽을 필요가 없습니다, 이렇게 분류해주고 정리해주는 그런 인공지능 비서. 아이고 머리야. 



이것도 결단코 나의 관심을 끄는 책은 아니고, 역시나 TBR list 관리 비서쯤 되는 기분으로 거둬들인 책이라고나 할까. 특히 남자아이들은 아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듯. 



도감 컬렉션에 추가하고 싶은 책. 저자는 원예학자이고 세밀화가 함께 실려있다고. 나무의 생태적인 측면보다, 스토리텔링적인 측면에 무게를 실은 아주 인상적인 도감으로 보인다. 



매일매일 30분씩 소리내어 책 읽어주기를 지속하고 있다. 큰 아이들 둘이 어렸을 때도 꽤 오랫동안 계속한 습관이었는데 막내가 너댓살 접어들면서 몇 년간 잠시 집에서 자취를 감추었다가, 짐 트렐리즈의 후계자라고 해야 마땅할 새라 매켄지에게 엄청 자극받아 다시 책을 읽어주기 시작한지 좀 되었다. 그러다보니 깨달은 것인데 시를 읽으라고 하면 절대 안 읽는 아이들도, 읽어주면 꽤 기껍게 들으며, 심지어 자신의 감상을 표현하기도 하더라는 거다. 시집에도 관심을 건네기 시작하니 지갑이 채워질 날이 없다.



솔직히 어떤 책일지는 잘 모르겠다. 어떤 이야기인지는 알겠는데, 어떻게 풀어낸 이야기인지는 알 수 없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씌운 적 없는 틀을 자신에게 곧잘 씌우곤 하는 아이에게 쥐어주고 싶어진다는 마음이 든다. 



이 시리즈도 전집으로 다 들여놓으면 진짜 좋겠다는 생각을 곧잘 하게 한다!



우리집 10대들은 책 취향이 있어서 어떤 분은 고전과 미스터리만 읽으시고 -_- 어떤 님은 팬터지만 읽으시고. 흠흠... 쌓여있는 책들은 그냥 가리지 말고 다 읽었으면 좋겠건만 그건 그냥 엄마의 희망사항일뿐이고 취향은 존중되어야 하는 것이죠. 어쨌거나. 가끔은 취향 관계없이 이렇게 '현대적인' 소재를 다룬 책들을 권하고 싶어진다.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들, 일어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감각을 유지하고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욕심. 



나를 끌어당기는 책들은 크게 몇 종류로 나누어진다. 그 중 하나는 아주 소소한 이야기들의 묶음이다. 내게도 있고 당신에게도 있고 길에서 마주치는 그 누군가에게도 있는 작고 하찮은 시간과 순간들. 그 찰나에 대한 아이디어와 머물렀던 감정들을 그려놓는 책들을 보면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다. 아, 반가워요, 하고.



위의 책과 같은 맥락에서 반가운 책이랄까...



나는 도감에도 약간의 집착이 있는데, 독특한 테마가 있다면 더 그렇다. 이 책은 건축물보다 '공간'을 모은 도감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제목부터 반골 기질이 철철 넘친다. 대체 무슨 이야기가 들어 있기에.



나는 이 상을 받았던 작품들을 모두 좋아했다. 메시지가 간결했고 그걸 전달하는 방식이 고리타분하지 않게 담백하면서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이 책도 분명히 그럴 거라고 믿는다.



심정적으로는 별로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데, 거부하겠다고 거부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그냥 동지의 위로를 주거니 받거니하고 싶은 그런 기분으로 펼치면 되게 잘 어울릴 것 같다.



이 테마로 책꽂이 한 칸을 채울 정도의 책이 있다. 너무 적은 건지, 많은 건지는 감이 잘 안 오는데, 이 주제로 내가 꽂아놓은 책들과 결이 같은지 어떤지는 사실 예측이 잘 안 되는 책이다. 아무튼 소재는 흥미롭다. 흥미롭고, 화가 나고, 그런 복잡다단한 감정을 끌어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속편은 대개 본편에 못 미치게 마련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뒷이야기가 궁금해지는 건... 다 그러지 않나요?



부끄러움은 왜 나의 몫인가... 농담처럼 퍼져 있는 말이지만 이 말이 절대로 통해서는 안 되는 곳에서 용납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부끄러움은 저지른 자의 몫이어야 한다. 언제든, 언제까지나. 그러므로 그 사실을 다시 한 번 깨우쳐 준다는 이 책을 모른 척 넘어가선 안 되겠다.



제목이 참 좋다. 한 번 더 돌아보게 만들고 고개를 기울이게 만드는 부드러운 제목에 차분한 커버 디자인이 함께 한다. 글 쓰는 능력이 쓰기에 관한 책을 읽은 양에 비례한다면 난 더 이상 이런 책에 눈길에 안 가야 맞다. 그러나 그게 현실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도 쭈욱 분명히 나는 글쓰기에 관한 책이라면 눈길을 한 번은 더 줄 것이다. 그걸 안다.



맞다. 진리다. 조금(혹은 엄청) 불편한 진리를 수긍하고 삶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을 거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그래도 결코 떨쳐낼 수 없는 아주 가까운 타인이 우리에겐 분명 한 사람쯤은 인생에 얽혀 있는 건 그야말로 누구든 부인할 수 없을 테니까... 



편견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기 위해 씨름중인 박물관이라니, 흡사 골리앗에 맞서는 다윗의... 느낌이 살짝 온... 

그렇지만 대의는 정말 멋지다. 박수쳐 드립니다! 누군가는 끄집어내야 할 공론의 장을 열어줄 것 같은 인상을 주는 책이다.



이런 책도, 요즘을 사는 우리라면 꼭 읽어야 할 것 같지 않은가. 쿨한 척 마치 자기는 아닌 척... 가끔 그러지만, 결국 사람이란 건 관심종자인걸. 



하고 싶은 것도 너무 많고 되고 싶은 것도 너무 많아서 고민인 딸아이에게 권하고 싶다. 인생은 그 무엇으로도 재단할 수 없을만큼 거대하고 깊고 넓은 거야. 너 하고 싶은대로 해야 되고, 책임도 네가 져야 돼. 그러니까 가급적 많은 준비를 하고 최대한의 레퍼런스를 확보해두는 게 좋지. 이런 말을, 생각날 때마다 해 주고 싶다. 



느낌에, 아주 괜찮은 nature journaling 입문서일 것 같다.



마해송문학상 수상작이라고... 주인공이 고양이이고 로드킬을 당한 고양이의 사후모험(?)을 그린 이야기. 아주 재미있을 듯. 



요즘 고민중인 문제를 딱 찌르고 있다. 여기서도 홈스쿨링이 (원체 그렇지만) 더더더 각광을 받고 있는데다 지금의 이 현실이 아무래도 장기전이 될 것 같은 낌새가 있다보니 이대로는 안되겠어, 이런 생각이 더 짙어지고 있는데, 음... 어떤 논의들이 다뤄지고 있을지 궁금하게 한다.



9살 막내에게 밤이면 밤마다 대략 30분 정도를 책 읽어주기에 할애하고 있는데 아이와 그림책을 읽다보면 정말 아무 예고도 없이 불쑥 아이가 정신이 번쩍 드는 말을 할 때가 있다. 이 책도 아주 뭔가 놀라운 이야깃거리를 건져낼 수 있을 거라는 예감이 엄청 많이 막... ㅎ



굉장히 읽기 괴롭게 생겼는데... 이런 건 꼭 알아야 한다. 한 나라의 정부가 개인을 이용해 어떤 이득을 취했고 그 와중에 그 개인의 삶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이건 소설 감인데, 소설이 아니라니 소름이 돋을 뿐.



... 빈곤과 차별을 직시하면서 가장 솔직하게 쓴 글이 아닐까. 그럴 것 같다.



부엉이집에 모아놓는 직업의 세계 컬렉션에 들어갈 만한 책이라고 확신한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어고글 2020-08-06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추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