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조건 - 제니퍼소프트, SAS, 그리고 우리가 꿈꾸는 리더들
박상욱 외 지음, SBS 스페셜 제작팀 엮음 / 북하우스 / 201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시대의 리더에게 꼭 필요한 조건을 찾다 - 리더의 조건 _ 스토리매니악

 

리더의 위치란 많은 권한을 가지는 자리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많은 책임을 가지는 자리기도 하다. 안타깝게도 대다수의 리더들이 권한을 가질 줄만 알았지, 책임 또한 가져야 한다는 것을 잘 모른다. , 책임 또한 무겁다는 것을 알기는 하지만, 그 책임에 정의가 빗나가 있는 경우도 많다.

 

리더의 책임이란 무엇이 있을까? 구성원들에게 금전적인 보상을 주고, 적잖은 복지를 챙겨주며, 성과를 통해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런 것이 리더가 가진 책임의 전부일까?

 

이 책을 보면 소위 우리가 알고 있는 리더의 책임이, 어떤 면에선 진정한 의미의 책임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앞장서서 금전적인 보상을 향해, 좀 더 혜택이 다양한 복지를 향해 구성원을 이끄는 것이 리더의 조건이 아니다, 이 문장에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나 또한 그랬다.

 

그러나, 책에 등장하는 여섯 명의 리더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나면, 가장 중요한 그리고 가장 선행되어야 할 무언가가 빠져 있음을 느끼게 된다. 철학 없이 베푸는 공허한 복지, 기업의 목표를 이윤으로 한정 짓는 안이한 잣대, 구성원에게 행복을 주지 못하는 직무유기, 이 시대의 리더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 리더의 조건들을 가슴 깊이 전해지는 울림으로 만날 수 있다.

 

책 속에 등장하는 리더들이 질문하고 고민하여 얻어낸 그들만의 남다른 리더의 궤적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단지 그들이 그런 궤적을 실천함에 따라 얻은 명성만이 우리가 보아야 할 것은 아니다. 그들이 그런 실천을 통해 구성원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나아가 구성원의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들여다 보아야 한다.

 

사회적 통념으로 굳어져버린 리더의 모습이 아닌, 어쩌면 지금도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리더의 모습이, 우리가 진정 바라고 있던 리더의 모습이다. 리더만 행복한 것이 아니라, 리더와 구성원 모두 행복하기 위하여, 리더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를 보여주는 이야기였다.

 

단지 그들이 보여주는 복지의 혜택이, 자유로운 근무환경이, 소탈하기만 한 모습들이 좋은 것이 아니다. 그들이 구성원과 소통하고 신뢰를 쌓아가려는 모습과 그 과정이 좋은 것이다. 그 과정에 나도 동참해 보고 싶고, 나도 그런 리더를 따르며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어가고 싶은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나와 같은 감정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 누군가를 따라가면서 느끼는 변화가 아니라, 내가 동참하여 같이 하는 변화를 우리 모두는 원하는 것이 아닐까? 이 시대의 리더들이 곱씹어 보아야 할 부분이다.

 

Go - http://blog.naver.com/storymaniac/4020322228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날마다 새롭게 - 맑고 향기롭게 근본 도량 길상사 사진공양집
일여 지음 / 예담 / 201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상사의 사진에서 삶의 또 다른 향기를 느끼다 - 날마다 새롭게 _ 스토리매니악

 

나는 믿는 종교가 없다. 나란 인간이 종교와는 참 맞지 않는 사람이기도 하고, 종교 그 자체에 적잖은 거부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난 어려서부터 여러 종교를 접해왔다. 부모님 손에 이끌려 절도 다녀봤고, 동네 형 따라 성당에도 다녀봤고, 미션 스쿨을 다니며 기독교도 접해 봤다. 좀 곁다리긴 하지만, 무속신앙이나 전통종교 쪽도 내 의지와 상관없이 잠깐이나마 접해 본 경험도 있다.

 

, 결론은 그 어떤 종교도 나랑은 맞지 않고, 종교라는 것 자체에 거부감이 더 늘기만 했다는 거다. 결국 성인이 되어서는 종교란 것에 무관심 하고, 단지 쉬는 날을 통해 보게 되는 정도다. 다만, 나이가 들면서 종교의 다른 면을 조금씩 보게 되는데, 내가 그 종교를 믿고 교리를 따르고의 문제가 아니라, 내 자신의 쉼터 혹은 관심거리로 보게 되는 경향이 늘어 난 것 같다.

 

이런 내 이야기를 들으면 종교인들이 불경하다 할지 모르겠지만, 난 원래의 종교, 종교 그 자체의 목적이 이런 것이라 믿고 있다. 때문에 종교가 없어도 종교의 이야기를 다룬 책들을 적잖이 보는 편이기도 하다. 이 책도 그런 책 중의 하나지만, 책을 만나고 딱 드는 생각이, '이 책 내가 종교를 보는 목적과 잘 부합하는 책인데?'하는 생각이다.

 

이 책은 저자의 이야기를 빌면 '사진공양집'이다. 법정스님이 창건했다는 '길상사'의 다양한 모습들을 사진으로 담고 사진이 이야기하고 있는 바를 저자의 시선으로 그리고 불심으로 해석한 글을 담고 있다. 법정스님의 생전 미공개 사진이 대거 수록 되어 있고, 스님과 연관 된 다양한 인연담은 물론, 길상사의 소소한 하루하루의 모습들이 정갈하게 담겨 있다.


자비심이란 이웃으로 향한 따뜻한 그 마음이 아니겠는가

책에는 강요가 없다. 불교에 대한 믿음을 재촉하는 글도, 불교의 교리를 설파하는 문장도, 불교 그 자체가 종교의 중심이라는 이기심도 없다. 그저 길상사의 차분한 모습들을, 그 모습 속에 계셨던 법정 스님의 이야기를 차분히 전하고만 있다.

 

저자의 생각이 글을 통해 전해지고 있지만, 오히려 사진 속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는 책이다. , 나의 구분이 없는 종교의 가르침, 법정스님의 나눔의 정신, 우리가 삶 속에서 얼마나 ''을 그리워하고 있는지, 책 속의 사진을 통해 절실히 느끼게 된다. 내가 생각했던 종교의 모습이 사진에 있었고, 내가 원하는 종교 안에서 얻을 수 있는 안식이 이 책의 사진에 있었다.

 

하나의 사진을 보며 긴 생각에 잠겨 보기도 하고, 어떤 사진을 훌훌 넘기며 눈을 즐겁게 하기도 했다. 서울 도심의 한 복판에 있는 이 절이 궁금해지기도 했고, 그 시간의 단편이 책 속에 존재함을 신기하게 느끼기도 했다. 뭐랄까, 보여지는 이미지는 한 가지지만, 그것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은 수 천, 수 만가지가 되는 묘한 사진들이다.

 

종교의 굴레를 떠나 책 속에 존재하는 삶에 대한 가르침을 느껴 보기를 권한다. 삶을 보는 눈이 제각기 다르듯이, 사진을 통해 보는 삶의 모습도 전부 다르리라 생각한다.

 

 

 

 

 

 

 

 

 

 

 

Go - http://blog.naver.com/storymaniac/4020310882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르시아의 왕자 - 조던 메크너의 게임 개발일지 1985~1993
조던 메크너 지음, 장희재 옮김, 조기현 감수 / 느낌이있는책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열정으로 탄생한 전설, 그 과정을 들여다 보다 - 페르시아의 왕자 _ 스토리매니악

 

얼마 전에 영화 '잡스Jobs'를 봤다. 잡스의 열정을 생각보다 잘 담아내지는 못해 크게 몰입하며 본 영화는 아니다. 그러나, 영화에서 한 가지, 내내 설렘과 아쉬움이 교차하며 보았던 부분이 있다. 바로 컴퓨터 산업의 태동기에, 아이디어와 새로운 기술이 인정받고, 그런 것이 개발자들의 가슴에 불을 지피고, 그러한 분위기가 모두를 설레게 하는 환경(!)말이다.

 

지금은 모든 것이 풍족한 시기라,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아이디어, 재료, 심지어는 그것을 만들어내는 사람까지 흘러 넘친다. 세상을 놀라게 할 획기적인 아이템을 구체화 시키는데 수 많은 사람이 소모되고, 결과물은 결국 그런 사람들의 소모가 모여 만들어진다잡스가 애플을 일으키던 그 때에는, 한 사람의 아이디어, 한 사람의 기술이 중요했다. 제한된 개발환경에서 한계가 있는 아이템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한계를 뛰어넘는 그 무엇을 만들어내던 시기였다. 단 몇 사람만으로..

 

여기 그러한 방법으로, 그 시대를 풍미한 또 한 명의 대단한 인물이 있다. 바로 <페르시아의 왕자>라는 게임계의 커다란 획을 그은 게임을 개발한 '조던 매크너'. 컴퓨터라는 괴물이 국내에서 점차 먹성을 드러내며 광풍을 일으키고 있을 때, 그간 보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느낌의 게임이 등장했는데, 그것이 바로 <페르시아의 왕자>였다. 어떤 게임에서도 보지 못했던 부드러운 그래픽, 생각지도 못했던 게임 장치와 엄청난 연출들(거울에서 나의 자아가 탄생하다니..)! 그 시절에 이 게임을 만나본 사람이라면 이 게임이 매력을 넘어 마력에 가까웠음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이 책은 그 게임을 개발한 작가의 일종의 개발일지다. 일기 형식의 글로, <페르시아의 왕자> 개발의 시작부터, 그것이 큰 사랑을 받아 대히트를 치기까지의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어릴 적 이 게임을 너무나 인상 깊게 했었고, 그 게임에 들어 있는 혁신적인 요소들에 열광하는 한 사람으로써, 그 개발 과정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흥분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예상대로 책에는 게임을 개발하면서 작가가 느꼈던 다양한 감정들과, 더 나은 게임 개발을 위해 고민했던 흔적들이 묻어 있다. 거기에 게임의 탄생에 일조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더해져 읽을거리가 풍부하다. 게임의 기획, 그래픽, 프로그램, 사운드까지 전 과정을 도맡아 한 그였기에, 그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생생하다. 그가 느꼈던 희열, 좌절, 고민을 옆에서 고스란히 맛보는 느낌이다.

 

더군다나 책에는 귀한 자료들이 사진 자료로 들어 있다. 바로 그가 개발하면서 작성했던 아이디어 노트, 스케치들, 디자인을 정리해 놓은 것들이다. 물론 개발 과정의 아주 일부분이고 단편적인 것들이지만, 작가의 열정의 한 단면이기에 너무나 소중하다.

 

<페르시아의 왕자>라는 게임을 아는 이들, 해보았던 이들이라면, 작가의 개발일지가 너무나 큰 감흥으로 와 닿지 않을까 싶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모노크롬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공주를 구하러 가는 그 과정을 즐겨본 사람이라면, 조던 매크너가 한 자 한 자 적은 이 글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잘 알거라 생각한다.

 

Go - http://blog.naver.com/storymaniac/4020293044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색의 향기, 아침을 열다 - 마음이 한 뼘씩 자라는 이야기
사색의향기문화원 지음, 이영철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색의 숲으로 안내하다 - 사색의 향기, 아침을 열다 _ 스토리매니악

 

어릴 땐 '사색'이란 단어를 참 싫어했다. 왠지 노인들이나 하는 행동 같고, 괜히 지식인인척 흉내 내는 정도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랬던 내가, 어느덧 나이가 들어 세상사에 지치고, 하루가 허무해지면서 '사색'이란 단어를 흠모하게 되었다.

 

사색의 숲에 빠져 생각의 향기에 온 몸을 맡기고, 조금씩 정화되는 느낌을 만나보고 싶달까? 생각이란 것을 참 많이 하는 편이긴 해도, '사색'이란 '생각'과는 또 다른 느낌 또 다른 의미를 지닌 것 같다. 그래서 온전히 '사색을 한다'라는 느낌을 받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사색이란 커다란 숲의 입구에 서 보는 것도 좋아 보인다. 이 책 <사색의 향기, 아침을 열다>는 총120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 삶의 그야말로 향기가 되어주는 이야기, 우리의 아침을 상쾌하게 열어줄 만한 이야기들이다.

 

이야기 자체는 짤막하고 어떻게 보면 단순해 보이기까지 하다. 글 자체로 문장 자체로 우리에게 사색을 전해주는 것은 아니다. 그 문장과 문장 사이, 글과 글의 여백에 사색의 단초들을 담아 놓고, 우리에게 그것을 찾아보도록 권하는 책이다. 우린 그 실마리를 길잡이 삼아 나만의 사색의 숲을 누비게 되는 것이다.

 

언뜻 보면 뜬구름 잡는 식의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하나하나의 이야기를 잘 들여다 보면, 우리가 살면서 고민하는 것들에 대한 다양한 해법들이 숨어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부대끼고, 사회의 한 부속으로 살아 가는 것 같은 인생살이에 꼭 필요한 해법들이다. 중요한 것은 그 해법들이, 읽는 사람의 사색의 깊이에 따라 조금씩 변화한다는 것이다. 분명 같은 해법이지만, 읽는 사람마다 다르게 만들 수 밖에 없는 해법의 모습들은,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또 하나의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빨리 읽기 보다는, 이야기 속에 들어 있는 단어들을 꼭 꼭 짚어가며 읽으면 좋겠다. 그러면서 책의 여백에 자신의 생각, 자신의 이야기를 조금씩 조금씩 채워 가 보면 좋겠다. 그러다 보면 누군가에게 들려줄 수 있는, 누군가에게 전해줄 수 있는, 소중한 사색의 향기들이 폴~~날리지 않을까 싶다

 

 

 

 

 

Go - http://blog.naver.com/storymaniac/4020286075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쌍하구나?
와타야 리사 지음, 김선영 옮김 / 시공사 / 201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다림과 쾌감, 그리고 리얼한 심리묘사 - 불쌍하구나? _ 스토리매니악

'와타야 리사'라는 이름을 꽤 오랜 시간 전에 우연한 기회로 만나게 되었다. 작가의 작품이 아직 많지 않기도 하지만, 다른 어떤 소설보다'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이라는 소설로 기억에 남는 작가기도 하다.

 

솔직히 '무엇이 좋으냐?'고 물으면 마땅히 대답할 말은 없지만, 묘하게 끌리고 그 이야기에 빠지게 되는 것이 '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이라는 소설이다. 그래서인지 작가의 이름이 보이면 신작이 나왔는지 혹해서 달려들곤 한다. 또 한 번, 그와 같은 인상적인 느낌을 얻을 수 있을까 싶어서 말이다.

 

오랜만에 그녀의 소설을 본다. '불쌍하구나?'란 독특한 제목을 단 이 소설집은 표제작 '불쌍하구나?' '아미는 미인'이란 이야기를 묶은 중편집이다. 그리 길지는 않지만 묘한 여운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였다.

 

우선 이 소설집을 읽으면서 안타까운 점이 하나 있었다. 20대의 여성이 주인공인 두 작품은 이전 작품들 보다 더 그 나이의 여성 심리를 깊이 파 들어간 작품이다. 나와는 나이대도 다르고 성별도 다르기에, 여성의 심리가 뚝~~ 묻어나는 문장에 생각보다 몰입하기가 만만치 않았다. 마치 어려운 과제에 달려든 학생처럼, '쥬리에' '사카키'의 복잡미묘한 심리를 이해하려 했고, 그들에 몰입하기 위해 애쓰며 읽었다.

 

어느 정도 성공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소설 속의 두 인물을 이해하기엔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몰입한 것 같다. 때문에 두 이야기에서 오랜만에 작가의 가벼운 듯 하면서도 진중한 문장을 맛 볼 수 있었다.

 

'불쌍하구나?'란 이야기는 생각보다 답답한 면이 있는 소설이다. 마치 시계 바늘의 톡톡 거리는 움직임이 일정하게 느껴지듯, 쥬리에와 그녀의 남자친구와 그리고 그의 전 여자친구와의 미묘한 관계와 상황이 흘러간다. 재미있다 없다 말하기가 참 애매한 상황의 전개가 이어지지만, 이 소설의 백미는 단연코 결말이다.

 

몰아치듯 쏟아내는 감정의 파편들이 가슴에 툭툭 와 박히는 느낌이 생생하다. 자신의 감정을 순수하게 그리고 정직하게 토해내는 이 결말 부분은 그야말로 답답했던 전개를 속 시원하게 만들어 준다. 마치 밥 먹고 답답한 속을 가스 활명수로 속 시원히 뚫어내는 느낌이랄까? 앞의 조금은 갑갑한 전개가 바로 이 장면을 위해 존재했구나 싶을 만큼 인상적이었다. 기다린 만큼 그 쾌감이 엄청나다. 마지막 장면을 위해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는 소설이라고 평하고 싶을 정도다.

 

반면 '아미는 미인'은 주인공의 심리에 대한 묘사, 주인공의 본심을 서서히 드러내는 과정, 그리고 본연의 자기 감정을 깨닫는 결말 부분이 너무나 매끄럽게 이어지는 이야기다. 전반적으로 보면 톡톡 튀는 면은 부족할지 몰라도, 보고만 있어도 광채가 나는 친구를 옆에 두고 느끼게 되는 여성의 복잡미묘한 심리를 너무나 잘 표현해 내고 있다.

 

그 표현의 과정이 꽤나 리얼해서, 읽으면서 '이럴 수도 있겠구나', '이런 것이 여성 심리의 한 단면이겠구나' 하는 생각들이 끊임 없이 이어졌다.

 

이 소설집을 읽으며 새삼 깨닫게 된다. '와타야 리사'라는 작가는 언뜻 가볍게 이야기를 엮어 내는 것 같지만, 문장과 문장 사이에 사람의 심리라는 특히 여성의 심리라는 공기층을 절묘하게 끼워 넣는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작가에 대한 애정은 지속될 것 같다.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말고, 조금은 자주 그녀만의 이야기로 만나러 와주면 좋겠다.

 

Go - http://blog.naver.com/storymaniac/4020272621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