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는 한국사 - 인류의 출현부터 조선후기까지
김광일.김보라 지음 / 책들의정원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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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생생한 이야기, 쏙쏙 들어오는 한국사 - 처음 읽는 한국사 _ 스토리매니악


나는 공부를 열심히 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지식이 풍부한 축에 속하지도 않아서, 좀처럼 남들 앞에서 무언가를 더 알고 있다는 흐뭇함에 빠질 때가 없다. 그런 내가 '이 정도도 몰라?' 하며 흠칫흠칫 놀랄 때가 있는데,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서 쥐뿔도 모르는 젊은 녀석들을 만날 때다. 그들의 역사에 대한 무식(?)의 정도는 심각성을 넘어서 '너 한국 사람 맞니?' 라는 의문이 절로 솟을 정도다. 사극 드라마만 열심히 보았어도 알 수 있는 초간단마이크로나노스러운 지식조차 갖고 있지 못한 젊은 친구들을 보면서, 나는 생각하곤 한다, '내가 너무 늙었거나', '이 나라의 역사 교육이 심각한 수준이거나'..


내가 올바른 역사관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이 그리 오래 되지 않았음을 우선 밝힌다. 기본적인 역사 지식이 없어도 세상 사는데 아~~무 문제가 없기에 소홀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머리가 굵어질 수록, 내가 속한 문화권, 내가 속한 나라, 내가 자리하고 있는 땅에 대한 역사를 올바로 제대로 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단순히 지식을 많이 쌓는 것이 아니라, 그 지식들 위에 단군의 자손으로써 올곧게 세울 수 있는 역사관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함을 말이다.


그런 역사관을 제대로 세우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많은 것이 필요하지만, 그 무엇보다 우선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역사에 대한 지식들이다. 적어도 그 지식들이 있어야 자신만의 역사관을 고민해 볼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깊이 지식들을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들은 학자들의 몫으로 남겨두고, 개인의 몫으로 알 수 있는 정도의 지식을 쌓고 그 위에서 고민할 것들을 생각하는 것이 바르다고 생각한다.


역사적 지식들을 알기 위해 학교에서 그랬듯, 암기하며 우리의 역사를 '외울' 필요는 전혀 없다. 역사 이해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전체적인 역사의 흐름을 아는 것이라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이를 도와줄 제대로 된 책이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오로지 시험을 위한 역사 지식이나 흥미 위주의 뒤죽박죽 지식을 가르치는 책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이 책처럼 전체적인 역사 흐름을 쉽게 이해하며 요소요소 필요한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책이 더 반가웠는지도 모르겠다.


우선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부분이 있다. 책을 읽으면 역사가 생생하게 살아나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딱딱한 텍스트로 다가오는 역사가 아니라, 풍부한 자료와 거기에 더한 이야기들이 엮이며 역사의 부분부분들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저자가 10년에 걸쳐 현지답사를 통해 찍은 사진들은 텍스트로 상상한 역사에 실체를 부여해주고, 또 한 단계 위의 역사적 상상력을 만들어내게 도와준다. 한참 지나온 역사의 흔적들이지만, 그 흔적들 위에 그 당시의 모습들을 오버랩하여 맘껏 상상할 수 있는 즐거움을 준다.


아마도 이는 책 전체가 올 컬러판이라 그 이미지가 더욱 부각되었던 듯 하다. 흑백 사진으로 보여지는 이미지는 아무래도 생동감이 떨어지는데, 컬러로 된 역사적 유물과 유적지의 사진, 지도와 이해를 돕는 도표들은 지식의 이해를 돕는데 충분한 역할을 한다.


한국사의 역사적 흐름 순으로 엮여 있어 한국사의 전체적 흐름을 이해하는데도 좋았다. 부분부분의 시대를 통해 그 시대를 깊이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전체의 큰 그림을 먼저 그려 놓고 개개의 부분을 이해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 책을 읽으며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보충교재로 써도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수험서에서 아쉬웠던 부분들을 좀 더 깊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자료와 이야기가 들어 있어, 이해가 부족했던 부분의 공백을 메우는데 적절했다.


물론 이 책 한 권으로 한국사의 모든 부분을 메꾸기에는 무리다. 전체적인 흐름을 기준으로 정리한 내용이기에 세세한 부분은 빠져 있는 것이 많고, 깊은 이해를 돕기에도 무리였다. 그런 부분은 좀 더 심도 있게 해당 부분을 다룬 책으로 옮겨가야 할 듯 하다. 이 책은 어디까지나 전체 흐름 위주의, 우리 역사의 기초 베이스를 다지는 정도로 읽어두면 좋을 듯 하다.


역사란 것이 어렵게 생각하면 한 없이 어렵고, 쉽게 생각하면 또 무한정 쉽다. 나는 요즘 즐기는 대상으로 역사를 대하고 있다. 그래서였는지 이 책의 내용을 꽤 즐겁게 읽혔다.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한국사 이야기다. 우리 역사에 대해 너무 무지하다고 느끼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 기초 체력을 길러 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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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의 흔적을 걷다 - 남산 위에 신사 제주 아래 벙커
정명섭 외 지음 / 더난출판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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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으려는 기억, 남아있는 상처 - 일제의 흔적을 걷다 _ 스토리매니악


일제강점기 35년은 우리와 맞닿아 있는 역사다. 우리 민족은 예부터 다른 민족과 나라의 침입을 자주 받았고 그로 인한 상처가 많다. 하지만 21세기를 사는 우리들은 그 먼 곳의 상처는 단순한 기록 정도로 이해한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35년의 상처는 21세기를 사는 우리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아픔이다. 그 시대를 살며 모진 세월을 견뎌낸 인물들이 생존해 있기도 하고, 그 때 남은 생채기들이 곪아 지금 우리 사회의 큰 이슈로 남아 있기도 하다. 이처럼 우리가 느낄 수 있는 큰 아픔의 시기, 아픔의 상처들을 지금의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적어도 내가 파악하는 우리의 모습은 그 시기를 치욕스럽게 느끼고 잊으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젊은 세대들에게는 교육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안중근 의사가 긴또깡으로 불리고,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가 셀럽들의 SNS와 TV 프로그램에 버젓이 등장하고는 한다. 좀 더 윗세대들은 일제의 잔재를 없애려고만 하지 그 잔재들이 갖는 의미와 그것을 이용할 방법들을 생각하지는 않는다. 더 윗세대 어쩌면 일제강점기 시대를 살았을 수도 있는 그 세대들은, 일제 시대의 아픔들을 해소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은 뒷전인채 애먼 애국주의니 민족주의니 친일파에 대한 이야기에만 열을 올리고는 한다. 이처럼 대한민국 사회는 일제강점기의 아픈 기억들을 시간의 흐름 뒤에 슬며시 감추어 애써 잊으려는 것처럼만 보인다.

 

그런다고 모든 기억들이 없어질까? 그 아픔의 상처들이 모두 아물까? 대한민국의 산하 곳곳에 남겨진 그 시절의 잔재들을 다 청산할 수 있을까? 일제강점기가 남기 아픈 기억인지도 모른채 사용되는 잔재들이 수두룩하며, 일반 시민들은 그것이 우리 고유의 전통 유산인줄 알고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애써 잊으려는 노력이 가져온 아쉬운 무지다.

이 책의 저자들은 그렇게 애써 잊으려 하는 아픔들을 꺼내 펼쳐 놓는다. 우리 국토 곳곳에 세워진 일제의 유산들을 찾아가 둘러보고 그 유산들이 남겨 놓은 이야기들을 전달한다. 남산 위에 있는 일본의 신사와 제주의 땅에 묻혀가는 벙커까지, 우리 땅에 남아 있는 아픔의 흔적들을 누비며, 지금의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일제강점기가 주는 메시지를 찾아낸다.

저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 안에 이토록 많은 잔재들이 여전히 남아 있음에 놀라고, 그것들에 대한 조사와 이를 통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음에 안타깝고, 그런 흔적들을 좀 더 발전적으로 해석하여 이 시대에 교훈을 던지고 또한 새 시대를 사는 길잡이로 삼지 못함에 한탄하게 된다. 부끄러운 기억이라고 없애기만 하고 잊으려고만 하는 우리들의 행태와 정부 당국의 안일함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역사를 묻어 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여 내내 마음이 무겁다.

 

책에서 소개되는 일제의 흔적들은 알고 있는 경우도 있고 처음 알게 된 곳도 있었다. 무엇보다 저자들의 세심한 조사와 그것들의 용도와 역사에서 갖는 의미를 유추하고 찾아 들어가는 과정이 참 인상적이다. 건물의 외양을 자세히 묘사하고, 벙커 내부 모습을 상세히 정리하는 것을 보며, 하나의 자료로써 또 다른 연구의 기초로써 사용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또 저자들이 그런 부분들을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한 부분이 많이 보였다. 조금은 전문적인 내용에 갑갑함이 느껴질 수도 있으나, 그런 내용들이 지니는 의미를 곱씹어 볼 때 오는 또 다른 전율이 있다.

 

무엇보다 그것들이 우리의 가슴 깊이 남겨진 아픔의 원흉들이라는 점에서 감흥이 더 했던 듯 싶다. 저자들의 답사를 통해 일제강점기의 시대상을 유추하고, 그 과정에서 희생된 민초들을 되새기며, 이러한 역사를 이해하고 공부하는 것이 왜 중요한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해방 후 70여년이 지났다. 건국절이 어디부터 시작이니, 교과서의 근대사를 뜯어 고치니 마니 하는 자신의 역사관을 주입만하려는 사고에서 벗어나, 저자들처럼 역사가 남긴 흔적들을 보듬어 보는 일부터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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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는 시간의 힘 - 기대를 현실로 바꾸는 혼자 있는 시간의 힘
사이토 다카시 지음, 장은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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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는 시간의 중요성을 명쾌하게 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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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스트 Axt 2015.7.8 - 창간호 악스트 Axt
악스트 편집부 엮음 / 은행나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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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전문 잡지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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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첫 번째 태양, 스페인 - 처음 만나는 스페인의 역사와 전설
서희석.호세 안토니오 팔마 지음 / 을유문화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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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색채가 살아 숨쉬는 스페인 이야기 - 유럽의 첫 번째 태양, 스페인 _ 스토리매니악


'스페인'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많다. 축구 잘하는 나라, 가우디 건축물, 관광, 예술 등 잠깐 생각해 보면 이것저것 떠오른다. 하지만, 생각보다 그들의 역사에 대해서는 떠오르는 이미지가 많지 않다. 물론 조사해보면 굉장한 역사를 가진 나라라는 것을 알게 된다. 대항해시대를 연 주인공이기도 하고, 한때 세계를 호령하는 대제국이기도 했다. 그렇듯 멋진 역사와 다양한 문화를 갖고 있는 나라인데 다른 유럽권의 나라에 비해 잘 모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쩌면 이는 그들의 색체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스페인은 다른 유럽권에 비해 다양성이 상당한 나라다. 이 책의 저자 표현에 따르면 여러 민족이 칵테일 처럼 섞였고, 여러 문화가 충돌하며 성장해온 나라이기도 하다. 이 나라를 지배했던 민족만도 상당수이며, 실제 이 나라에 가보면 유럽권의 문화는 물론 이슬람권의 문화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책의 표현에는 모스크와 대성당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는 나라라고 했는데, 아주 적절한 표현이다 싶을 만큼 다양성이 존재한다.


이 책은 그런 다양성에 주목하고, 스페인이 갖고 있는 잘 알려지지 않은 여러 이야기들을 드러내 놓는다. 스페인이 좋아 그곳에서 살기 시작한 한국인과 스페인 대학에서 역사를 공부하는 현지인이 만나, 스페인의 여러 유적지와 장소 등을 방문하여 그곳의 역사, 전설, 야사 등을 이야기해주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책에는 기원전 스페인의 고대 문명부터 시작하여, 이슬람 지배를 받던 시대, 스페인의 전성 시대, 왕가의 몰락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하나하나 보여준다. 잘 짜여진 소설을 읽듯 유려하게 흘러가는 이야기다. 그 이야기 속에서 스페인의 역사를 만날 수 있고, 문화를 만날 수 있으며, 전설을 만나 볼 수도 있다. 무엇보다 스페인이라는 나라를 입체적으로 이해하기에 적합한 내용들이 이어져 마치 여행을 하고 있는 기분마져 느낄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방법은 딱 이 부분이다 싶다. 재미난 소설을 읽듯 이야기 자체를 즐기면 된다. 역사와 전설 뒤에 숨은 스페인의 모습을 들여다 본다거나, 그런 이야기들을 통해 하나의 의미있는 스페인을 찾으려는 시도는 오버다. 이 책의 깊이가 그런 것들을 찾기엔 부족한 면도 있고, 애초 역사의 진실에 기초한 스페인의 숨겨진 이야기 정도의 컨셉을 넘는 부분이기도 하다. 여행을 즐기듯 스페인을 들여다 본다는 정도라면 충분히 즐겁게 읽을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역사 이야기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라면,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은 든다. 아무래도 역사를 기반으로 한 여러 이야기들이기 때문이다. 역사 이야기 자체도 여러 정보들을 정제해 놓은 정도이기에 더 흥미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나는 어땠는냐고 묻는다면, 충분히 즐겼다라고 말하겠다. 역사 이야기를 좋아하기도 하거니와, 잠깐 들렀던 스페인에서 본 다채로운 문화에 대해 관심이 있었던 터라, 그런 문화 저변에 깔린 이야기를 보는 재미가 좋았다. 나와 같이 스페인의 다양한 모습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이 책이 그런 호기심을 만족시켜주는 재미를 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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