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성 증가만이 중독의 위험 요소는 아니다. 중독과 무관한환경에서 성장했다고 해도 생물학적 부모나 조부모에게 중독 중상이 있다면 중독 위험도가 높아진다. 정신 질환도 위험 요소‘로 언급되지만 중독과의 연관성은 확실치 않다.

정신적 외상, 사회적 격변, 가난도 중독의 위험을 높인다. 약물이 대처 수단이 되고, 개인과 후손 모두의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미치면서 후성적 변화를 유전 염기쌍 바깥에 있는 DNA가닥의 유전 가능한 변화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위험 요소들 중에서도 중독성 물질에 대한 높아진 접근성은 현대인들이 마주한 가장 위험한 요소가 되고 있다. 우리 모두 강박적 남용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공급이 수요를 낳고 있다.

도파민 경제, 혹은 역사학자 데이비드 코트라이트 DavidCourtwright가 
"대뇌변연계 자본주의limbic capitalism" 라고 부른 것은이러한 변화를 이끌고 있다. 

접근성뿐 아니라 약물의 수, 종류, 효능까지 높인 변형 기술도 여기에 한몫한다.
- P32

총 네 가지 책자가 있었고 제목에는 ‘행복‘이라는 단어를 중심으로 변형한 문구들이 실려 있었다. "행복의 습관", "행복을 위한수면", "멀지 않은 행복", "더 행복한 당신을 만들기 위한 7일".
각 책자에는 행복을 위한 처방들이 실려 있었다. "당신을 행복하게 하는 50가지 목록을 적으세요" "거울 속 당신의 모습을 보고자신에 대해 가장 좋아하는 것들을 일기에 적으세요" "긍정적인감정의 흐름을 만드세요".
.........

이 책자들은 개인의 행복을 좇는 것이 ‘좋은 인생‘을 둘러싼 다른 정의들을  밀어내고 어떻게 현대의 처세술이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여기서는 다른 사람에 대한 선행마저 개인의 행복을 위한전술로 표현되고 있다. 

그 자체로 상찬받아야 할 이타심은 우리자신의 ‘웰빙‘을 위한 수단이 되고 말았다. - P50

나는 우리가 완충재를 가득 채운 독방 같은 곳에서 아이들을 키우며 유년기를 너무 질병처럼 대하고 과하게 관리하는건 아닌지 걱정된다. 이러면 아이들은 상처받을 일이야 없겠지만세상에 대처할 방법도 모르게 된다.

우리가 아이들을 역경으로부터 과보호한 탓에, 아이들이 역경을 그토록 두려워하게 된 건 아닐까? 
우리가 아이들을 거짓으로칭찬하고 현실을 감추는 방식으로 아이들의 자존감을 높인 탓에,아이들이 참을성이 떨어지고 권리만 더 내세우며 자신의 성격적결함에 무지하게 된 건 아닐까? 
우리가 아이들이 원하는 걸 다들어준 탓에, 새로운 쾌락주의 시대를 조장하게 된 건 아닐까?
- P53

도파민은 보상 과정에 관여하는 유일한 신경전달물질은 아니지만, 신경과학자들 대부분은 도파민이 그중 가장 중요하다는데 동의한다. 

도파민은 ‘보상 그 자체의 쾌락을 느끼는 과정‘보다 ‘보상을 얻기 위한 동기 부여 과정‘에 더 큰 역할을 한다. 

그래서 유전자 조작으로 도파민을 만들 수 없게 된 쥐들‘은 음식을 찾지 못하고 음식이 코앞에 놓여 있어도 굶어 죽지만, 음식을 입안으로 바로 넣어주면 음식을 씹어서 먹으며 그걸 즐기는 것처럼 반응한다.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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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는 카오스를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규 과학교육이 잘못된 인상을 심어주었다는 것을 인식할 시기가 왔다고 생각한 것이다.

푸리에 변환과 직교함수, 그리고 회귀분석 기법으로 아주 정교한 선형수학을 얻는다할지라도, 선형수학에 기초한 정규교육은 과학자들에게 비선형 현상이 압도적인 세계를 오해하게 만들 것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메이는 이렇게썼다.

"그렇게 잘못 계발된 수학적 직관 때문에 학생들은 가장 단순한 비선형계가 나타내는 기묘한 운동 행태에도 거부반응을 일으킨다."

"연구뿐만 아니라 정치나 경제 같은 일상적인 세계에서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간단한 비선형계가 필연적으로 단순한 동역학적 성질만을 갖는 것은 아님을 인식한다면 우리 모두는 더 나아질 것이다." - 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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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맹 - 자전적 이야기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백수린 옮김 / 한겨레출판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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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프랑스어로 말한 지는 30년도 더 되었고, 글을 쓴 지는 20년도 더 되었지만, 나는 여전히 이 언어를 알지 못한다. 나는 프랑스어로 말할 때 실수를 하고, 사전들의 도움을 빈번히 받아야만 프랑스어로 글을 쓸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프랑스어 또한 적의 언어라고 부른다. 내가 그렇게 부르는 이유는 하나 더 있는데, 이것이 가장 심각한 이유다. 이 언어가 나의모국어를 죽이고 있기 때문이다. - P52

나는 태어날 때부터 프랑스어를 쓰는 작가들처럼은 프랑스어로 글을 결코 쓰지 못하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대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쓸 것이다.

이 언어는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다. 운명에 의해, 우연에 의해, 상황에 의해 나에게 주어진 언어다.

프랑스어로 ㅆ는 것, 그것은 나에게 강제된 일이다.
이것은 하나의 도전이다.
한 문맹의 도전. - 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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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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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새로운 과학을 가장 열성적으로 옹호하는 사람들은 다음 세 가지만이 20세기 과학에 길이 남을 것이라 말하기까지 한다.

 바로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과 카오스 이론이다. 
이들은 카오스 이론이 20세기 물리학 분야에서세 번째로 일어난 대혁명이라고 주장한다. 앞의 두 혁명과 마찬가지로 카오스 이론도 뉴턴의 물리학 교의에서 벗어난다. 어떤 물리학자는 이렇게 썼다.

 "상대성 이론은 절대적 공간과 시간이라는 뉴턴물리학의 환상을 제거했다. 양자 이론은 측정 과정을 제어할 수 있다는 뉴턴물리학의 꿈을깨뜨렸다. 그리고 카오스 이론은 결정론적 예측 가능성이라는 라플라스적환상을 깬다." 

이 세 가지 혁명 중에서 카오스 이론은 우리가 보고 만지는우주, 말하자면 인간 척도에 있는 대상들에 적용된다. 일상의 경험과 세계의 실제 모습이 탐구 목표가 된 것이다. 항상 대놓고 말하지는 못했지만, 이론물리학이 세계에 대한 인간의 직과과 너무 괴리되지 않았나 하는 분위기가 오랫동안 있었다.
카오스 이론이 생산적인 이단으로 판명이 날디, 아니면 평범한 이단으로 그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물리학이 벽에 부짖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카오스 이론을 새로운 탈출구로 생각하고 있다. - P27

로렌츠는 원시적인 컴퓨터를 가지고 기상 현상을 뼈대만 남을 때까지 단순화시켰다. 그럼에도 한 줄씩 인쇄되어 나오는 바람과 기온은 상당히 현실적인 것처럼 보였다. 로렌츠의 직관과도 들어맞았다. 로렌츠는 기압의상승과 하강, 기단의 남북 이동이 반복되어 시간이 갈수록 익숙한 패턴을보일 것이라 생각했다. 선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굴곡이 없이 내려가면, 다음에는 두 번의 굴곡이 온다는 것을 발견한 그는 "예보가들이 이용할수 있는 일종의 법칙"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주 정확하게 반복되지는 않았다. 패턴이 있었지만, 교란도 있었다.

 질서정연한 무질서였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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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 현상은 외곽의 약한 고리에서 제일 먼저 일어나는 법이니, 중심지역까지 황폐하게 변하려면 시간이 걸리겠지. 누가 보더라도 분명한 황폐화, 1500년 동안 계속된 중심부의 부패와 뚜렷하게 다른 황폐화" - P26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쪽이 사물을 명확히 볼 수 있다는 사실은 인류 역사상 불변의 교훈이다. 기록이 제대로 남지 않아 그런 교훈을 계속 되풀이해서 깨달아야 한다는 사실이 아쉬울 뿐이다. -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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