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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컬렉터 1 링컨 라임 시리즈 9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노블하우스 / 200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본 컬렉터라는 제목의 소설은 읽어보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영화 본 컬렉터는

보거나 들어봤을것이다.

바로 이 소설이 그 영화의 원작소설인데 그것은 솔직히 나도 처음 알았다.

그 영화는 그냥 만들어진것으로 알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화를 소설로 만든것도 아니라 원래 있던 원작 소설을 재미있게 만든

것이라 원작 소설이 어떤건지 궁금하기도 했다.

사실 영화가 너무 잘 만들어지면 그 원작이 되는 작품과 비교가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원작소설이 있는 영화는 대부분 그 내용이 영화와는 조금씩 다르다.

세부묘사에서부터 어쩌면 결말까지도.

그리고 영화는 제한된 시간안에 내용을 풀어나가야하기때문에 원작에 비해서

압축되어있다. 그래서 때론 이해가 가지 않을때도 있다.

그러기에 영화화된 소설은 원작을 읽어봐야 더 재미있게 영화를 볼수있는것이다.


책 내용은 평범하게 시작된다.

UN 평화회의 개최로 축제 분위기에 젖어있는 뉴욕시에 한 택시 운전사에 의해

남녀 한 쌍이 납치를 당한다.

다음날 아침 순찰중이던 경관 아멜리아 색스가 선로 옆 공터에서 땅 위로 튀어 나와

있는 손을 발견한다.

그런데 그 손은 살점이 모두 발라진 채 뼈만 남아 있다.

조사 결과 손의 주인은 남자의 것으로 밝혀지나 여자의 존재는 확인할길이 없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범인이 시체 옆에 여러가지 단서를 놓아둔다.

마치 경찰과 게임이라도 하듯이...

실종자들이 확인될때마다 또다시 몇명의 납치가 벌어지고 범인은 다시 다른 단서

들을 놓아두면서 주인공과 머리 싸움을 하게된다.

이 특이한 범인과 맞써 싸우는 주인공은 링컨 라임이라는 전직 과학수사 국장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는 사고로 인해서 머리부분과 손가락 하나만을 쓸수있는

전신마비 장애인이었다.

뤼팽이나 홈즈에서 보듯 날렵하고 활동적인 탐정을 기대한건 아니지만 온몸을

가눌수없는 전신마비 장애인이라니!

이것이 이 책의 가장 독특하고도 재미있는 부분이라고 할수있겠다.

주인공의 상황을 아주 독특하게 설정해서 독자들로 하여금 이 몸도 가눌수없는

장애인이 어떻게 사건을 풀어나가는기 흥미를 불러일으키게 하는것이다.


몸은 움직일수없어도 그의 머리는 생생하게 살아있었다.

과학수사 국장의 이력으로봐도 쉽게 상대하기 힘든 인물인데 몸을 움직이지 못하

는 그를 대신해서 그의 손과 발이 되어주는 사람이 바로 아멜리아 색스이다.

처음 시체를 발견했을때 살인현장을 보존하기 위해 달리던 기차를 세우는 면모를

보인 그녀를 링컨은 제대로 알아본것이었다.

그래서 순찰계로 돌아가려는 그녀를 감식현장에 전격 투입하게 된다.

링컨의 머리와 아밀리아의 손발이 합쳐져서 이상적인 한 조가 된것이었다.


하지만 어찌보면 뻔하게 전개될듯한 내용에 좀더 생기를 불러일으킨것이

바로 링컨의 심리묘사다.

링컨은 그 탁월한 머리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나머지 끊임없이

자살을 시도할려고 한다.

막 자살을 실행에 옮길려는 찰라 연쇄살인사건이 터져서 잠시 유보한것이었다.

그의 마음속에 죽고자 하는 열망과 그래도 살아서 살인사건을 풀어볼려는 열망이

교차되면서 내용을 더욱더 현실감있게 만들고있다.


그리고 링컨의 손발이 되는 아멜리아도 여러가지 마음의 상처를 가졌는데 링컨에

의해 발탁이되긴하지만 그런 조사를 내켜하지 않는 마음과 그래도 사건에 다가가

려는 마음이 팽팽히 맞서면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유명한 추리 탐정 소설에 보면 딱 맞는 조가 있는데 셜록홈즈에서 홈즈와 와트슨

같은 경우다.

근데 이 책에서와 같은 링컨과 아멜리아의 한 조는 그 유례를 찾을수없는 독특한

조다.

그렇지만 서로의 부족함을 메꿔주면서 오히려 시너지효과를 발휘하는 환상의

복식조가 되었다.

이런 설정과 함께 갖가지 법의학적인 지식과 배경무대인 뉴욕의 역사,지리,건축

등등의 내용들이 내용의 완성도를 높여 준다.


요즘은 단순히 범인을 쫓기보다는 법의학적인 지식을 배경으로 좀더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수사를 하는 소설이 많이 출간되고 있다.

이 책도 그런선상에 있는 것으로 이미 여러권의 시리즈가 나와있어서 일명

'링컨 라임' 시리즈라고 불린다.

첫번째 시리즈에서부터 흥미를 불러일으킨 이 시리즈의 다음번 내용이 기대된다.


책은 번역도 괜찮은거 같고 장정이나 책 상태도 나쁘지 않다.

책 가격이 조금 더 저렴했으면 하는 생각도 들지만 책분량에 비해선 나쁘지 않은

가격이다.


이미 영화를 본 분들은 꼭 한번 원작 소설을 읽어보시길 바라고

만일 영화를 못 본분들은 먼저 원작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시기 바란다.

영화의 재미가 100배는 늘어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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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영웅전 세트 - 전8권
김용 지음, 김용소설번역연구회 옮김, 이지청 그림 / 김영사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에 사조영웅전을 읽었을때도 오늘과 같이 비오는 날이었고 다시 읽은
사조영웅전도 묘하게 비오는날에 다 읽게 되었다.
따뜻한 방에서 뒤에 쿠션을 깔고 이불덥고 앉아서 이책을 읽는 맛이란 정말
대장금에 나오는 음식 못지않게 달고 맛있다.

딱딱하고 교훈적인거 보다는 재미를 추구하는 스타일이라서 왠만한 무협소설은
섭렵했었는데 사조영웅전을 읽고나서부턴 김용의 작품만 눈에 들어올뿐 다른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들은 시시하게 느껴졌었다.
사실 다른 무협소설 중에서도 재미난 책들이 있겠지만 다른 책들이 시시하게 느껴질 정도라는것은 그만큼 이책이 주는 재미가 강력하였던 것이었다.
첨에 읽었던 것이 10여년 전이었는데 1년에 한번씩은 꼭 읽어야할정도로 그 내용
이 잊혀지지 않는다.우리가 담배를 끊을라고 해도 금단현상으로 끊기가 힘든것
처럼 이 책도 어떤 중독증상이 있는지 읽고 또 읽고해도 질리지가 않는다.
이번에 새롭게 책이 번역되어 나온김에 다시 읽어보게 되었는데 역시 그 향기는
변함이 없었다.

이 책의 내용은 중국의 송이 힘이 약해진 후 금과 몽골이 차례로 일어나면서
어지러운 난세에서 주인공 곽정과 황용을 축으로 징키스칸,왕중양같은 실제인물과 함께 황약사,구양봉,홍칠공,주백통 같은 허구적인 인물들이 적절히 교차하면서 흥미진진한 사건들이 일어난다.
일반적인 무협지는 시대도 불분명하고 인과관계도 너무 단순하고 무엇보다 나오는 등장인물의 캐릭터도 지나치게 희화화하는 경우가 많은데 김용의 책들은 우선
시대적인 배경을 나타냄으로써 좀더 사실적이고 실제적인 면을 보이고 실제인물
과 허구적인 인물이 함께 나오기때문에 인물들이 더욱더 생동감이 있다.
그리고 인물들의 성격이나 면모가 하나같이 특징적이고 독특하여 생생하고 살아
있는 인물을 그린듯이 개성이 강하다.

굳은 의지력과 깊은 의리를 갖고있으면서도 어쩐지 둔해보이는 곽정,
꾀가많고 능력도 많지만 깊은 마음을 가진 영리한 황용,
정과 사가 불분명한듯보여도 딸에 대한 깊은 정을 가진 황약사,
먹는것에는 약하지만 불의에는 절대 굴하지 않는 정의로운 홍칠공,
대단한 무공을 가졌으나 어린이같이 천진난만한 주백통,
비록 악인이지만 아들에 대한 지대한 사랑을 보이는 구양봉 등등 주요인물들의 캐릭터를 봐도 비슷한 구석이 별로 없는 개성 강한 인물을 잘 그려내고있다.
여기에 나오는 인물들의 성격이 무협소설에 나올수있는 성격 모두를 집대성한것
처럼 정말 생기가 넘친다.

이런 여러 인물들이 얽키고 설켜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이 책의 주된 주제는
두개로 집약될수있다.
바로 정(情)과 의(義)다.
곽정과 황용과의 사랑,거기에 삼각관계를 만드는 화쟁공주.
대체 정이란 무엇이길레 사람의 마음을 그렇게 만드는것일까?
어릴적 정을 나누었던 화쟁과 나중에 중원을 돌아다니며 새로운 정을 쌓은 황용
과 누구를 선택해야할것인가..
그리고 곽정과 강남칠괴와의 정, 곽정과 홍칠공,주백통과의 정,황약사와 딸 황용과의 정,대금왕자와 양강과의 정 등등 여러 유형의 사랑이 나오면서 우리로하여금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선택해야할까를 생각하게한다.
이 정과 맞물려서 의를 선택해야하기도 한다.
어릴때 돌봐주었던 징키스칸과 타뢰와의 우정을 지킬것인가 아니면 부패하고 망해가는 나라라도 조국을 지킬것인가로 고민하는 곽정, 비록 자신 생부는 아니지만 자신을 안락하게 살수있게 했으나 자신의 생부를 죽인 원수인 금왕야에 대한 선택으로 번민하는 양과등은 진정한 정과 의라는 것에대해서 우리 자신이라면
어떻게했을까하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이런 정과 의가 두 축을 이루면서 전체적인 주제를 나타내고 있는것이다.

마지막에는 징기스칸이 죽으면서 곽정과 영웅에 대해서 논하느 장면이 나온다.
이 책의 제목처럼 진정한 영웅이란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김용의 생각이 얼핏
드러나는거같이 보여 묘한 여운을 남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징기스칸이 진정한 영웅이었다면 오늘날 그의 무덤이 어디
있는지도 모를만큼 그렇게 소리없이 묻히진 않았을것이다.

무협에 관한 어떤 평론집을 보니 김용의 책은 무협소설의 형식을 완성했다고 평한다.더이상의 새로운 형식을 만들수없을정도로 그 내용이나 형식면에서 완성도
가 깊다는 의미일것이다.그말에 100% 찬성할수는 없다고 해도 수십년전에 지어진
이책이 수백만명이 읽고 열광했고 또 이것을 능가하는 책이 나오지도 않고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문학성을 인정하지 않을수없다.

이제 사조영웅전은 고전이다.
흔히들 말하는 서양고전이나 동양고전의 목록에 당당히 자리메김할수있는 새로운
고전이다.
읽어도 읽어도 질리지 않고 읽을때마다 새로운 감흥이 일어나는 이 책이야말로
진정한 고전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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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역사 21세기
마이클 화이트.젠트리 리 지음, 이순호 옮김 / 책과함께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사회가 불안하고 경제가 어려우면 사람들은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계획을 세우기보단

미리 미래를 알려고 한다.

그 영향인지 올해는 유난히 미래에 관한 책들이 많이 나오고 거기에 대한 관심이

많은거 같다.

그럼 와중에 나온 이 책 가상역사 21세기는 과학적인 면에서가 아닌 인문학적인

면에서 서술한것이라 흥미롭다.

책 자체가 하나의 소설처럼 저 먼 미래에서 지나온 과거를 회고하는 형식인데

첫장에서부터 끝까지 그런식으로 서술이되어서 약간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연초의 신문에서 보는 미래사회를 그린 짧은 글을 좀더 확장하고 보강해서 하나의

책으로 엮은것이라고 생각하면 쉽게 느껴질 것이다.

물론 그 보다는 좀더 전문적이고 구체적인 책이긴하다.


책의 내용은 크게 여섯개의 장으로 나누어져있다.

전체적으로 봤을때 연대기적인 순서로 서술됐다고 볼수도 있겠지만 주제별로 나누어

졌다고 보는게 나을꺼같다.

첫장의 내용인 '생물학의 혁명'은 어떻게보면 가장 현실적인 미래의 내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우리나라의 황우석교수가 세계적인 실적을 내고있는 유전공학적인 면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어쩌면 현재의 과학적인 기초가 바탕이 되었을 복제인간의 탄생, 생명연장, 암 유전

자 지도 해독 등의 결과물이 바로 그것이다.

윤리적인 문제가 지금도 대두하고있는 복제인간의 탄생이란 것에 대해선 과학의 발달

보단 인간의 욕심이 과연 어디까지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현재 유전자 복제에 관한것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인간 복제에 대한 것은 생각도

안하고 실제로 만들수도 없다고는 하지만 과연 그들 본연 마음의 그 과학적인 호기

심이 그것을 억누를수 있을까?

전세계 관련 학자들중에서 한명도 없다고는 말할수없을것이다.

그래서 그 결과에 대해선 지금보아도 그럴싸한 생각이 든다.

물론 이런 유전적인 발전이 꼭 윤리적인 문제를 야기하는것은 아니다.

생명을 연장하고 건강하게 하는것을 찾아내는가하면 여러가지 유전학의 도움으로

난치병에 관한 획기적인 치료법을 발견하기도 하는것이다.

과연 과학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이 행위들이 인간이라는 본질에 대해서 어떠한

작용을 할것인가에 대한 우려와 반성을 제기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윤리적인 문제가 제기되긴 하지만 어쨌든 분명 진보되었다고 볼수있는 일이긴 한데

2장부터는 암울한 미래가 보여진다.

미래는 과거의 반복이라고 했던가. 과거의 역사에서는 나라간의 분란이 비슷한 이유

로 늘 반복되곤 했는데 미래라고 그것이 예외란 법은 없는 모양이다.

지금도 분쟁지역인 인도와 파키스탄의 카슈미르 분쟁에서 결국 핵전쟁까지 발생하는

일이 벌어진다.비록 실제 핵전쟁을 하려했다기보단 의사소통의 문제와 인간의 어리석

음에 의해 벌어졌다고는 하나 그 결과는 상상을 초월한 참혹한 것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런일이 일어날수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결국 지은이는 최악의

결과를 가정하면서 미리 경고를 해주고 있는것일것이다.

그리고 이 사건을 생각하면서 우리나라와 일본과의 독도 영유권 문제도 같이 생각해

볼 문제다.

점점더 침략적으로 나오긴 하지만 군사적인 면까지는 안 가고 있다고는 해도 미래에

어떻게 될지는 알수가 없는 일이다.

꼭 핵전쟁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만일 독도에 대한 일본의 무력도발은 한일간의 전면

적인 전쟁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는 일이라는 점에서 인도와 파키스탄의

전쟁이 남의 일이 아닌듯이 느껴졌다.


핵전쟁과 더불어 미래인류를 궁지로 몰아간것은 테러와 세계적인 경제침체,주식 폭

락 등이다.

지금도 세계화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미래에는 그것이 아주 과격하게 되어서

수많은 사람을 살상하게되는 테러를 감행하게 되는것이다.

세계화란 것이 결국 있는 나라만의 잔치라는 구호는 세계화의 빛과 어둠의 면을 생각

하게 한다. 세계화에서 소외되고 피해를 보는 사람들에 대한 철저한 배려만이 이런

일을 최소화 할수있을것이다.


경제 침체와 그로인한 주식시장의 붕괴는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도 그리좋은것이 아니고 몇년전에비해서 주식시장의 주가도

반토막 난 종목이 한두개가 아닌 지금에 그 미래상황은 충분히 상상이 가는 일이다.


그러나 수천년동안 온갖 역경을 헤쳐온 인류가 아니던가.

여러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결국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낸다. 경제도 어느정도

회복하고 그동안의 과학적인 결과물로 생활이 편리해지고 우주탐사도 새로운 경지에

이르게 된다.

한편 세계 지도는 그동안의 미국주도에서 중국주도로 바뀌게 된다.

세계최고의 인구를 바탕으로 그동안의 강력한 경제발전으로 세계의 공장이자 세계

의 시장이 되버린 중국은 세계의 정부까지 되고만다.

그런데 그것이 과연 간단하게 이루어질수있을까.

현재의 일사불란한 공산당체제에서 그런 일이 일어날수있을까싶다.

미국이 초강대국이 된 이면에는 다양한 사고와 견해를 수용하고 발전하는 민주주의

가 발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산국가인 중국에서 그런 민주적인 체제로의 변환없이 미국을 제칠수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물론 앞으로 세계 무대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갈수록 확대될것이라는것은 의문의 여지

가 없고 계속해서 미국과 마찰을 빚을 것이다.

한편 중국의 라이벌 일본은 현재같이 역사왜곡을 계속하면서 주변국의 신뢰를 잃은

데다가 경제의 실패로 이웃한 한국에 마져 경제적으로 추월을 당하게되는데...


이 책에서 우리나라는 그리 비중있게 나오지 않는다.

21세기 말에 일본을 경제적으로 추월한다는 정도. 국제 무대에서 한국의 영향력이

아직 그리 크지 않기때문에 미래에서의 모습도 그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것은

아닌지...

남북한의 통일도 나오지 않고 그저 정치적인 통합이란 말만 나온다.

우리의 통일방안인 남북연합을 말하는것인가.

아무튼 우리나라는 너무 소략하게 나와서 좀 기분 나쁘기도 하다.


그 밖에 이책은 아프리카의 절망, 멕시코와 중동의 변화등을 보여주면서 전세계적

인 재편의 모습을 보여준다.미국인의 시각에서 본 것이라서 미국 주변의 나라에

대해서 비중이 작게 서술되긴 했으나 나름대로 균형있게 쓸려고 한 것 같다.


미래는 현재가 만든다. 결코 고정된것은 아니다.

그러나 똑같은 잘못을 인간은 매번 저지른다.

그것에서 미래를 예측할수가 있는것이다.

지은이도 미래를 '예언'한다기보단 현재의 폐단이 그대로 가져갈 경우를 예상하면서

그것의 결과를 경고하는것이다.

미래서는 결코 장미빛 미래를 보여준것이 아니다.

그거보다는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한 경고이면서 그쪽으로 가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

에서 쓰는 글일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파국을 알면서도 그 방향을 바꾸지 않는 인류의 문제이리라..


책은 깔끔하게 잘 나온거 같다.

활자도 보기 좋고 오자도 거의 없다.

그러나 이 책이 역사적인 서술을 하고있어서 딱딱한 문체로 쓰여졌다.

그래서 이 두꺼운 책을 다 읽을려면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로 할것이다.

천천히 조금씩 읽으면서 현재의 관점에서 쓴 미래를 한번 보는것도 재미있을것이다.

아니면 주요 대목만 봐도 된다.

한 50년후에 이 책의 미래와 진짜 미래가 얼마나 들어맞을지 맞춰보자고 한다면

그것이 더 큰 인내심을 필요로 할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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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대적 공범자들
임지현 지음 / 소나무 / 2005년 1월
평점 :
품절


우리가 알고있던 상식들에 대한 도발적인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이있다.

임지현이라는 역사학자인데 그 주장의 과격성은 논리를 따지게 하기 이전에

불쾌감을 불러일으킬 정도이다.

그가 다시 책을 냈는데 그동안의 주장들에 대한 묶음 형식의 책이다.

이름하여 적대적 공범자들.

적대적 공범자라? 공범이라고 하면 어떤 범죄를 저지르는데 함께 참여한다는

뜻인데 적대적이라면 서로 추구하는 바는 다르지만 방법은 같이 한다는뜻인가?

이 이율배반적인 말은 이 책을 읽어보면서 그 뜻을 알게된다.

여기서는 부시와 빈라덴의 예를 들어서 설명하고 있는데 부시와 빈라덴은

서로를 적대시하지만 결국 그들 서로서로가 그들의 존재성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는 것이다.

부시는 빈라덴의 테러에 대항하기위해 존재하고 빈라덴은 부시의 압박에 저항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런점에서 적대적이지만 서로 공존한다는 점에서 그들은 적대적인 공범자들이다.

당사자들의 입장에선 펄쩍 뛸 일이지만 그 발상이 참 신선하다.

그 주장이 크게 나쁘게 안 들릴정도로 설득력이 있다.

부시와 빈라덴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구도 자체가 그렇게 흘러가는 측면이 있다는

건 충분히 납득할만한 주장이다.

이런 구도를 우리나라에서도 찾을수있는것이 바로 박정희와 김일성이다.

그들의 정권 자체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서로를 잡아먹을듯하지만 결국

그 대결 구도 자체가 정권의 존재이유가 된것이다.

비록 박정희가 그 내부의 모순으로 먼저 무너지긴 했지만 냉전의 사고속에서

그 틀의 변화를 기대하기란 어려웠을것이다.

그의 또다른 도발적인 주장인 민족주의는 반역이라는 주장도 여기서 볼수있다.

우리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는 민족주의 자체에 대해서 부정을 하고 있는것이다.

일본의 제국주의나 중국의 패권주의에 비하면 우리는 그리 나쁘지 않은 민족주의

를 가지고 있다는것이 말도 안된다는 주장인것이다.

개방적인 민족주의던 공화주의적인 민족주의던 결국 국민을 억압하고 국민의 자유

를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말이다.

사실 민족주의 자체는 가치중립적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서 그 결과가 달라지는데 예컨데 일본처럼 국가주의적인

민족주의가 되면 다른나라를 침략하는 침략주의가 되는것이고 중국처럼 중화사상이

바탕이된 민족주의가되면 패권주의가 되는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식민지시절 저항의 의미로 사용되는 민족주의도 있을수 있다.

근데 그 저항적인 민족주의가 나중에 침략주의나 패권주의적인 민족주의가 될수가

있다는것이 지은이의 주장이다.

요컨데 한 사회를 이끌어가는 주된 이념으로 민족주의는 안된다는것이다.

그의 주장을 다 지지하는건 아니지만 우리의 민족주의라고 해서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서 그리 선한 민족주의는 아니란것에 대해선 동감이다.

우리 내면에 민족주의적인 편견이 얼마나 많은가.

동남아시아인들에 대한 인종적인 편견도 결국 민족주의적인 면에서 생길수있는것

이다.

우리 한민족이 세상에서 제일 똑똑하고 앞으로 세상을 이끌어나갈것이란 그런 주장

도 결국 팽창주의적인 민족주의의 한 발로일것이다.

민족주의 그 자체의 가치중립성에도 불구하고 '겸손한' 민족주의란 어쩌면 존재하

지 않는것일지도 모른다.


지은이의 주장중에서 가장 격렬한 저항을 받은것은 바로 역사에 대한 인식이다.

그는 지난 고구려 역사논쟁에서 왜 고구려가 우리역사라는 그야말로 충격적인

주장을 한다.

그것은 변경사로 봐야하지 국가적인 면으로 보면 안된다는 것이다.

옛날 고구려는 그냥 고구려였지 지금의 한민족의 조상이라는 식으로 해석하면

안된다는 주장이었다.

그 주장은 어느정도 일리가 있다.

사실 옛날 고구려,백제, 신라가 쟁패할때 그들에게 민족의식이 있었을까?

그들에게 서로는 그저 섬멸해야할 적국일뿐이었다.

신라가 대동강이남만 통일해서 아쉬워하고 분개하는건 오늘날의 시각일뿐이다.

그때는 그저 살아남기위해서 죽고 죽일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고구려가 어떻게 우리의 역사가 될수있느냐는것이다.

그리고 그런 주장을 하는 중국이 바보라고 말한다. 우리도 마찬가지고.

딴은 맞다. 그런데 그럼 어쩌라고? 딴놈들은 가만히 있는데 우리만 그냥 변경사

라고 하면서 방치하자고?

흘러간 역사는 당대의 현실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

역사 그 자체가 현실에서 하나의 판정요소가 되는것이다.

찬란한 역사를 가졌다는것은 어느 국가의 위상과 관련되고 그 국가의 이미지와도

연결된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경제적인 면과도 연결될수있는것이다.

바로 어제까지의 역사를 내꺼가 아닌 남꺼라고 해도 별일없이 지낼 그런 문제가

아닌것이다.

그런의미에서 그 주장의 논리적 타당성에도 불구하고 지은이의 주장은 이상주의적

인 비현실적 논리인거같다.

유럽에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그런 논리도 동아시아에서 그대로 적용하기

에는 그리 적합하지 않은거 같다.

그러나 변경사로서의 고구려사나 발해사를 본다는 논리는 역사의 그 실체를 보는

한 방법으로서 시도해 볼만한 가치가있다고 생각된다.

다른 곁가지를 제외하고 그 역사의 본체를 바로 본다는 의미에서 이런 방법이 효용

성이 있을꺼 같다.


지은이의 주장들은 대부분 파격적이고 도발적인 주장이다.

하지만 화를 내고 외면할것이 아니라 그 논리적인 면을 한번 인내심을 갖고 생각

해본다면 아주 얼토당토하지 않은 것은 아니란것을 알게될것이다.

세상에 100%의 진실이란것은 없다.

역사를 보는 눈도 다양하게 마련이다. 지은이의 주장도 그런 다양한 눈중에 하나

인데 그동안 우리가 생각지 못했던 참신한 발상이 담겨있다.

자본주의는 초기와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초기 자본주의의 모순과 폐단에 반발해

서 나타난것이 공산주의다.

공산주의에 자극받아서 결국 자본주의는 좀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것이다.

그와같이 임지현의 이 도발적 문제제기는 우리가 역사를 대하는 태도를 단순한

단색에서 여러가지 다양한 색을 볼수있게 하는 하나의 계기로 삼을수 있을것이다.

그의 주장이 옳고 그름을 떠나서 다른면으로 생각해보는거 자체가 더 나은 발견의

밑거름이 될수 있음이다.


지은이의 주장에 대해서 때론 불쾌하고 화나기도 했으나 그 시도 자체가 가치있는

것이라서 그런 감정들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으나 이 지은이의 글쓰기는 첫 페이지

부터 끝 페이지까지 무척 화가나고 불쾌하고 분노가 치민다.

어떻게 우리나라 인문학자들은 하나같이 글을 이렇게 못쓰는가?

대체 쉬운 글쓰기란것이 그렇게 어려운것인가 말이다.

사실 이책은 보통 인문서적처럼 그리 쉽게 쓰여진것이 아니다.

솔직히 읽으면서 대충 넘어간 부분도 많았다. 어떻게 자신의 주장을 다른사람들

한테 펼치려고 하면서 이렇게 글을 쓰는지 정말 욕이 나올 지경이다.

비록 이 책이 한 주제에 대해서 글을 따로 쓴 것이 아니고 여러 곳에 기고한 글

들을 모아서 여러 주제별로 새롭게 묶은것이라고해도 독자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가

결여된 글같다.

어렵게 쓰는 글에 대한 알레르기적 반발심이 있는 나로선 지은이의 일부 주장에

대한 불쾌감보다도 어려운 글쓰기에 대한 분노심이 더했던것이 사실이다.

'적대적 공범자들'에 대한 연구보다 '쉬운 글쓰기'에 대한 공부를 더 했음 하는

생각이 든다면 너무한것인가?


책은 출판사의 이미지대로 잘 만들어진거 같다.

제본도 튼실하게 잘되어있고 글자도 큼직한게 보기가 좋다.

오자나 탈자도 거의 없는거 같다. 단지 이런종류의 책이 대부분 그러하듯

비싼 책값이 유감스럽긴 하다.

그리고 책뒤에 이 책을 추천한 사람들의 말들이 잠깐씩 나오는데 그 말을 한

사람들이 뭐하는 사람들인지 괄호안에 적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름만 적어놓으면 그 사람이 학자인지 일반시민인지 누가 알겠는가?


아무튼 썩 유쾌하지는 않았던 책읽기였지만 새로운 시각으로 문제에 접근하는

기회가 되어서 유익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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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테 콜비츠
캐테 콜비츠 지음, 전옥례 옮김 / 운디네 / 2004년 9월
평점 :
절판


캐테 콜비츠라...솔직히 첨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평소 미술에 그리 문외한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이 인물은 전혀 들어보지 못한

것이었다. 그러고보니 얄팍한 미술 지식에 조금 안다고 생각했던것이 부끄러운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이책을 읽게된것은 미술 지식을 넓혀줄 좋은 기회였다.

캐테 콜비츠는 진보적인 미술가로서 유명한 사람이다. 여기서 진보적이라고 일컫

는 것은 그녀가 단순히 그림만 그린것이 아니라 미술의 영역에 사회적인 문제를

끌어들어서 여러 문제에 대한 사회적인 환기를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그녀의 주 전공은 판화였는데 이 판화를 통해서 전쟁이나 기아,질병, 실직 등등

사회의 여러 문제에 주의를 촉구했다.

흔히 예술을 하는사람들이 현실에 참여하냐 예술 그 자체에 매진을 하느냐로

논란을 벌이기도 하는데 그녀는 현실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결국에는 그 자신

의 미술적인 성가도 더 높이게 된것이다.

이 책은 그런 캐테 콜비츠의 면면을 살펴볼수있는 기회를 주는책이다.

일반적인 평전이 아니라 그녀의 일기를 책으로 펴낸것이라서 그녀가 평소에 생각

해온것들을 찬찬히 음미해볼수있다.

우선 책을 처음에 펼치면 수십장의 그림이 나온다.

바로 그녀의 작품들인것이다. 그녀는 판화와 소묘를 좋아했는데 그 주제를 보면

주위 사람들을 그린 편한 작품에서부터 '죽은 아이를 데리고있는 여자', '노동자'

'전쟁에 반대한다' 등의 사회 문제에 관심을 드러낸 작품까지 다양한 스펙트럼

으로 내면의 세계를 표현한것을 알수있다.

이런 작품들은 그녀가 여러가지 체험을 통해서 깨달은 진실들을 미술로서 형상화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실 평범한 일생을 살았다면 그녀의 작품이 그리 현실적이지 않을수도있다.

그러나 아들의 죽음으로 전쟁에 대한 진정한 반대의 길로 들어선것과 같이 그녀의

사상은 겸험을 통해서 얻은 진실의 울림이 느껴진다.

그래서 더욱 더 설득력있게 다가오는 것이다.


그녀의 작품을 통해서 그녀가 어떤 스타일의 미술을 했는가에 대한 어렴풋한

느낌이 들었다면 이제 그녀의 내면을 들여다볼 차례다.

이 책은 그녀가 오랫동안 써온 일기중에서 좋은 글들을 모은 책이다.

연대순으로 적은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에 맞는 글들을

묶은것이라서 주제별로 그녀의 생각을 들여다보기 좋게 되어있다.

이 책을 보면 현실참여라는 딱딱한 행동만 하는 그녀말고 보통의 우리네 어머니같은

할머니같은 그녀를 느낄수가 있다.

이른바 '데모하는' 한 예술가로서 볼것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그녀를 바라볼수

가 있는 것이다.

사실 그녀의 행동들은 보통사람들이 절실히 느끼면서도 감히 쉽게 말하기 어려운

그런 것들이었다.

그런것들을 살면서 내내 추구했던 그 용기와 힘에 머리숙여지지 않을수가 없었다.

그녀는 우리를 가르치려 들지 않았다.

그저 그녀의 행동으로 우리가 느끼게끔 한것이다. 우리를 지키는 어머니처럼 그녀

는 부드러움과 강함으로 바른길이 어떤것인가를 몸으로 보여주고 실천한 사람이었

다.

그런 그녀를 직접 쓴 그녀의 일기를 통해서 느낄수있는것이다.

그녀가 제시했던 문제들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는 이 시대에 그녀가 던진 물음표는

더욱더 의미있게 다가온다.

독일의 프로이센 출신인 그녀가 두번의 전쟁을 통해서 여러명의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고 히틀러 정권의 미움으로 말년을 힘들게 살다가 히틀러의 패망을 보지 못하

고 사망한것은 마음이 아팠다.

그녀의 개인적인 불행이나 경험들의 그녀의 사상을 단단하고도 넓게 했겠지만

좋은 세상에서 멋지게 살았었으면 좋았을꺼라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전기나 평전같은것은 시대순으로 쓰여지게 마련이라서 인내심을 갖고 처음

부터 봐야한다.

그러나 이책은 여러 주제로 나누어서 그 주제에 맞는 글들을 모아놓았기 때문에

책 목록에서 흥미있다고 여기는 부분부터 읽어도 된다.

우리가 바라는것은 그녀가 어떻게 살았는지의 세세한 연보보다 그녀의 마음을

느끼는 것이리라..


책은 편집도 잘 되어있고 활자도 보기 좋다. 종이도 보통 단행본 책에서 보는

재질과는 다르게 촉감이 좋은 재질로 되어있어서 읽고싶은 마음이 들게하고

제본도 튼튼하게 잘 되어있다.

단, 이런 종류의 책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책값이 만만치가 않다.

선택의 문제가 직면하는데 그녀의 팬이거나 예술의 현실참여에 고민하는 사람이라

면 한번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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