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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이 뉴스를 어떻게 전해 드려야 할까요? - 황우석 사태 취재 파일
한학수 지음 / 사회평론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지난 겨울 온 나라뿐만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난리가 났던 사건. 아직도 생생하게 그때가 생각난다.
불과 몇달전까지만 해도 우리 나라의 큰 자랑이었뿐 아니라 수많은 불치병 환자에게 하나의 등불이었던 사람이 한순간에 희대의 사기꾼으로 전락하게 됐던 그 사건.
많은 사람들이 믿고 싶지 않았었고 사실이 밝혀져도 마음 깊이 받아들이지 못했던 그 사건.
그리고 아직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사건이 바로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조작 사건이다.
그당시 나는 황박사의 그 존재만으로도 흐뭇하게 생각했었고 끝까지 믿어보고자 했던 많은 사람중에 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무엇인가. 믿었던 사람에 대한 배신과 허탈감뿐이었다.
사실 아직도 왜 그가 그런 무모한 행동을 했는가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 정도의 실력과 그 정도의 열의라면 좀더 천천히 가도 되지 않았을까. 세상에 비밀이 어디있다고 그렇게 끝까지
속일수 있다고 믿었던 것인가.
지금도 그런면에선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그러나 그가 의도적이었던 실수였던 국민을 속인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상을 다 속였다.
그리고 그 후유증은 사회전반에 걸쳐서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것도 사실이다.
사실 우리가 광복이후에 가난한 국가에서 오늘날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무역 국가가 된것도 대단한 일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우리는 진정한 영웅을 얻지 못했다.
국민 대부분이 공감하는 지도자를 얻지 못한 상태에서 황박사의 등장은 그런 갈증을 해소시켜 주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그는 예사 영웅이 아니었다. 유사 이래로 우리나라가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지만 다른 나라에, 인류 문명사에 큰 영향을 끼친 적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황박사의 연구로 인해 세계 질병사에 큰 도움을 줄수있다고 하니 얼마나 대단했겠는가.
어찌보면 그런 국민적인 성원과 기대와 관심에서 불행의 씨앗이 잉태되었는지도 모른다.
그 엄청난 지지가 나중에는 결과물로 나와야한다는 강한 압박감에서 그런 조작을 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어느 누구도 그런 행동을 하라고 떠민적이 없다는 측면에서 그것은 정당화될수 없을것이다.
무엇보다 한 개인의 연구가 아니라 막대한 국민 세금이 들어간 국가적인 연구였는데 그것이 한갖 신기루로 변해버린 이 사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것일까.
어쩌면 이 사건은 그동안 눈에 보이지 않게 쌓여있던 우리 나라의 여러 난맥상들이 한꺼번에 드러난 사건일지도 모른다.
제대로 검증도 안하는 시스템, 진실을 호도하는 언론들의 무책임한 행태, 잘난 사람에 대한 시기와 질투 등등 우리 사회가 문제점으로 인식하는 것들이 전부다 드러났다고도 볼수있다.
가장 큰 책임은 물론 황박사에게 있다. 물론 조작사건에 하나부터 열까지 그가 다 관여한건 아닐것이다.
그러나 줄기 세포 연구에 있어서 모든 것을 총괄하는 대표자로 그 책임을 피할수는 없다. 그 아래에 있는 연구원이 어떤 조작을 했던 과학자로서 철저한 검증을 했어야하는데 그런것을 하지 않았고 그 자신이 조작을 지시한건 명백한 잘못이다.
가랑비에 옷 젖는줄 모른다고 처음에 하나씩 둘씩 조금씩 했던 잘못들이 나중에 쌓이고 쌓여서 겉잡을수 없는 커다란 사태로 몰고 간것이다.
그 사건 중에 그가 보여준 말바꾸기 등은 그동안에 보냈던 큰 신뢰감을 무너뜨리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거기에 대한것은 아직도 인정하고 있지 않고 있으니...
다음으로 가장 큰 책임은 언론이다.
사실 황박사 사건이 이렇게 커진데는 언론의 무책임한 보도 행태에 다름아니다.
언론의 사명이 진실을 파헤치는것인데 황박사의 처음 등장부터 사건이 터지기전까지 그 누구도 문제점을 지적하는 언론이 없었던 것이 이 사건의 비극이다.
얼마든지 문제점을 제기하고 또, 다른 과학자를 동원해서 사실들을 검증할 수 있었는데 그런걸 하지 않은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비겁한것은 결국 사실이 밝혀져서 그동안의 보도가 모두 오보로 판명이 났는데도 그것을 잘못했다고 하지 않는 언론의 태도다.
사실 멀쩡한 사실도 왜곡해서 보도하는 언론이 있는 현실에서 반성을 할것이라고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러나 드러난 사실마져도 아직 못믿겠다는 투로 일관하는 모습에선 분노의 모습이 느껴질 정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사태를 키운건 정부다.
국민의 막대한 세금이 줄기 세포 연구로 들어가고 있는 마당에 당연하게 그 결과를 검증하고 전반에 대해서 파악을 했어야 하는데 대통령에게까지 제대로된 정보가 올라가지 못했었다. 결국 국민의 피같은 돈 수십억이 어떻게 날아갔는가.
정부의 무능이 얼마나 큰 화를 불러일으키는가를 볼수 있었던 사건이기도 했다.
한편, 이미 의도하던 의도하지 않았던 권력화되고 신화화된 황박사의 줄기 세포 연구의 진위를 가린다는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을것이다.
비록 윤리상의 논란은 있었다고 해도 줄기 세포가 수립된 사실 자체는 그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을때 그것이 가짜라고 한다면 그 누가 믿겠는가.
게다가 우리 나라에는 잘 되는 사람에 대한 모함이나 시기 질투를 하는 사람들이 많은것도 사실이다.
잘하는 사람 어떡하던지 깎아 내릴려는 못된 심보를 가진 사람이 그런 거짓 제보를 했다고 생각할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나 그런 난관을 뚫고 결국 진실을 찾기 위해 어려운 발걸음을 한 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 책은 최초로 줄기 세포 조작 사건을 보도했던 의 담당 피디가 그때의 일들을 책으로 남긴 기록이다.
처음의 제보에서부터 진실이 밝혀지기까지 일들을 상세히 쓰고 있는데 마치 스릴러 소설을 읽는듯이 빠른 속도로 읽혀진다.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도 불구하고 바로 어제일처럼 선명하게 상상하게 만든다.
그러나 명심할것은 이책도 완전한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지은이 또한 진실을 100% 알고 있지 않을수도 있고 취재 윤리 부분이나 여러가지 실수를 저지른것도 사실이다.
황박사를 지지하는 사람이나 지지하지 않는 사람이나 비판적으로 봐야 할것이다.
곁가지가 아닌 이 사태를 관통하는 가장 큰 사실을 봐야할것이다.
서울대의 조사에 이어서 검찰의 강도높은 조사로 대부분 밝혀졌다고는 해도 이 사건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재판결과가 나오지 않은 탓도 있지만 여전히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황박사측과 또다른 사실이 있다고 주장하는 일부 언론의 목소리도 분명 존재한다.
혹시나 하는 국민의 마음을 속시원하게 풀어줄 마지막 무언가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 사태를 겪으면서 과연 우리나라가 얻은것이 무엇인지 잃은것이 무엇인지 냉정히 돌아보는 것도 필요할꺼 같다.
사건에서 불거진 연구실의 여러 불합리한 것들이 아직도 여전히 유효하고 있다는 말도 있는거 보면 그 난리를 치르고도 교훈을 얻지 못하고 있나하는 안타까움도 생긴다.
여러가지 말들이 많다. 음모설부터 시작해서 온갖 그럴싸한 이론들이 판을 친다.
말을 들어보면 수긍가는 면도 있고 참고할 부분도 분명 있다.
그러나 중요한것은 진실은 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줄기 세포는 조작되었고 황박사는 국민을 기만했다는 것. 다른 논란은 놔두고서라도 그 진실은 받아들여야 할것이다.
정말 알고 싶지는 않지만 꼭 받아들어야 할 그 진실을.
[리더스 가이드에서 이벤트 도서로 받아서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