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위의 개척자, 황금 천막의 제국 - 세계를 뒤흔든 호르드의 역사
마리 파브로 지음, 김석환 옮김 / 까치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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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에서 위대한 황제나 제왕이 많지만 그 중 으뜸이라고 할 사람은 칭기스 칸이 아닐까 싶다. 역사상 가장 넓은 땅을 지배했던 나라를 세웠기 때문이다. 물론 칭기스 칸이 살아 있을 때 최대 판도를 이룩한 것은 아니다. 그의 후계자들이 지속적인 정복 사업을 벌인 결과다.하지만 그 모든 것의 밑바탕은 칭기스 칸의 말발굽 아래에서 일어났기에 우리는 몽골 제국 하면 칭기스 칸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다.


사실 인구도 얼마 안되는 몽골이 아무리 뛰어난 전사와 전법, 무기들을 갖고 있다고 해도 중국을 포함한 동서양에 걸친 대제국을 만들었다는 것은 다시 일어나기 힘든 일이다. 실제로 몽골 이전과 이후로 그만한 나라를 건설한 사람이 없었다. 다른 나라를 침공해서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몇 배 더 많은 인구와 국력이 필요한데 각 지역마다 터전을 잡은 나라들의 세력이 만만치 않아서 점령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그 말은 점령을 한다고 해도 수성하기가 어렵다는 말과도 통한다. 몽골 제국도 마찬가지로 유라시아에 걸친 나라를 만들었지만 어떻게 유지를 했을까가 궁금해진다. 


몽골이라는 이름 아래 복속한 국가는 수도 없다. 그들이 쉽게 몽골의 통치를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기에 한 사람이 드넓은 제국을 다 다스리기 보다는 나누게 되는데 훗날 대원 제국이 되는 황제 직할지 외에도 킵차크 칸국, 일 칸국, 오고타이 칸국, 차가타이 칸국 이렇게 크게 다섯 개의 나라로 이루어진다. 각기 독립된 제국으로 기능을 했다고 해도 이들은 기본적으로 대몽골에 속해있고 대몽골의 관습과 의식에 참여함으로써 결속과 협력을 다지게 되었다.


이 중 킵차크 칸국은 몽골에서 가장 서쪽으로 떨어진 지역이다. 본래 칭기스 칸의 맏아들인 주치가 원정을 떠났던 지역인데 몽골의 관습으로는 장자는 가장 멀리 있는 땅을 분봉 받는다고 한다. 이 지역을 지배하던 사람들이 킵차크인들이라서 킵차크 칸국이라고 불렀고 황금 천막의 제국이라는 뜻인 금장 칸국이라고도 불렀다. 몽골인들은 주치가 받은 땅에서 세운 나라라고 해서 주치 울루스 라고 불렀다. 여기서 주치 울루스는 주치 씨족의 영지라는 뜻이다.


주치 울루스를 세운 것은 주치지만 실질적으로 나라를 부강하게 한 것은 주치의 아들인 바투다. 그의 형인 오르다를 대신해서 러시아등 서방 원정을 떠났고 그 결과 막대한 땅을 정복하게 되었다. 그래서 주치 울루스는 바투가 이어받게 되고 바투는 서부의 백장 칸국, 오르다는 동부의 청장 칸국으로 나누어서 통치를 한다. 두 칸국은 서로 협력하면서 주치 울루스의 더 큰 이익을 도모하게 된다.


책은 이렇게 킵차크 칸국이라고 불렸던 주치 울루스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몽골 제국이라고 하면 보통 칭기스 칸이나 그를 이은 대원제국에 대한 책들이 많고 각 칸국에 대해서 다룬 책은 적은 편인데 그 중에서도 주치 울루스에 대한 책은 잘 없었는데 이 책은 주치가 땅을 받고 하나의 독립된 나라로 존속하다가 쇠락하는 과정을 세밀하게 설명하고 있다.


몇 십년을 갔던 다른 정복자들에 비해서 주치 울루스는 비교적 오래 존속했는데 사실 권력 지배층인 몽골인이나 튀르크인들은 피지배층에 비해서 그 수가 적었는데도 불구하고 효율적으로 통치를 했다. 이것은 유목 민족 특유의 유연성 있는 정책 때문이다. 이들은 점령한 땅을 절멸시키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기에 그대로 살면서 세금을 몽골에 내는 형식이었다. 대신 통일된 도로를 통해서 문물 교환이 활발하게 이루어졌고 무역을 통한 부도 축적할 수 있었던 것이다. 칭기스 칸이 시행했던 여러 관용적인 정책들도 계승을 했는데 종교의 자유가 그 하나의 예이다.


책은 호르드가 어떻게 발전하고 어떻게 역경을 견뎌냈는지 잘 설명하고 있는데 특히 이슬람을 국교로 받아들인 부분은 호르드가 오래갈 수 밖에 없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튀르크인들이 이슬람화 되었다고 해서 몽골인까지 될 필요는 없었겠지만 정책의 확실함을 보여주기 위해서도 결단을 내려야 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타 종교를 박해하지 않고 관대하게 대했다. 역사를 보면 다른 종교를 억압하면 국력이 약해지고 존중하면 국력이 커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호르드는 종교적 교조주의에 빠지지 않아서 큰 갈등이 일어나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이 많았고 몽골 제국을 좀 더 폭넓게 알아가게 되는 내용이었다. 다만 내용 자체가 많은 사실들을 서술하고 있기 때문에 칭기스 칸과 몽골에 대해서 기본적인 지식이 있어야 좀 더 읽기 편할 것 같다. 평소에 들어보지 못한 몽골 용어와 이름들이 나오기 때문에 초반에 조금 지루할 수도 있다. 초반부를 잘 넘기면 그나마 잘 읽힌다.


파괴와 약탈이라는 부정적인 면이 많이 부각되었던 몽골 제국, 그 중에서도 호르드 제국이 어떠한 정책을 썼는지 그런 정책으로 유럽과 아시아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알게 되는 책이라서 몽골과 유라시아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추천한다.




"본 서평은 부흥 카페 서평 이벤트(https://cafe.naver.com/booheong/219138)에 응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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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자들
존 그리샴 지음, 남명성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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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대체 언제적 존 그리샴이야? 존 그리샴 작가의 신작 광고를 보고 든 생각이다. 2000년대 초반 책을 통해서가 아니라 영화를 통해서 이 작가를 알게 되었다. 영화는 정말 스릴 넘치는 법정 드라마였고 바로 존 그리샴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몇 년을 그렇게 지냈는데 그 이후에 신작이 뜸해서 책을 안 쓰는가 했다. 워낙 읽을 꺼리가 많은 세상이니 그렇게 잊고 있었는데 신작이라니. 알고 봤더니 작가는 꾸준히 새 책을 내고 있었고 무슨 이유에서인지 국내에 번역이 잘 안 되었던 것이다. 아마 그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영화가 수입이 안 되어서 그런가.


존 그리샴의 작품은 많은 작품이 영화화될 정도로 재미있다. 현실적인 법의 모습과 교묘히 숨겨진 불법, 참인지 거짓인지 구분하기 힘든 상황, 그 속에서 펼쳐지는 아슬아슬한 스릴감 등은 그를 최고의 법정 스릴러 작가로 부르게 했다. 미리 말하지만 이번 작품, 그 명성이 조금도 녹슬지 않았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성공회 목사이자 변호사인 컬런 포스트. 그는 '수호자 재단' 이라는 단체에서 일하는데 이 단체는 무고한 장기수들의 무죄를 밝히고 그들을 석방시키는 일을 하는 비영리단체이다. 평범한 변호사로 살아갔었을 수도 있는 포스트는 여러 일들을 겪고 목사가 된 이후 삶을 뜻있게 보내기로 했고 이 일은 그에게 딱 맞는 것 같다. 단체를 세운 대표도 있고 다른 직원도 있지만 수호자들을 대표하는 사람은 포스트다. 그가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의뢰인의 무죄에 대한 증거를 수집한다.


책은 그런 의뢰인의 한 명이 사형 당하기 일보 직전의 상황에서 시작한다. 죽기 전 마지막 음식을 먹고 있었고 교도소나 검사는 그대로 집행될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포스트의 노력 덕택에 집행은 연기되고 시간을 벌게 된다. 그는 여성을 강간 살인한 죄로 사형수가 되었다. 하지만 그의 결백을 믿은 재단에 의해서 의뢰인이 된 것이다. 


재단이 주목하는 또 한명의 억울한 사람이 있다. 그는 변호사를 잔인하게 살해한 혐의로 유죄가 인정되었는데 여러 가지 정황상 그가 저지른 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된 재단에 의해 또 다른 의뢰인이 되었다.


두 사건 모두 쉽지 않다. 사건이 일어난 지 수 년에서 수 십년이 흘렀고 증거나 증인을 다시 조합하는게 어렵다. 그런데 그 어려운 일을 포스트를 중심으로 한 수호자 재단이 하고 있는 것이다. 재단은 아무나 결백을 주장한다고 해서 다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조사를 통해서 결백하다는 느낌이 올 때 사건에 뛰어든다. 이 두 사건의 공통점은 당시 수사가 부실을 넘어서 조작을 통해서 실체적 진실을 밝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제 수호자들은 단단한 판결을 넘어서 진실을 밝히고자 한다.


책은 정말 재미있다. 법정물의 진수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재심이 받아들여지고 재수사가 이루어지기도 힘들지만 그 오류를 검찰과 법원이 인정하기도 어려운데 포스트는 시간과 공을 들여 하나씩 하나씩 다시 추적에 들어간다. 수 많은 증인을 한 명씩 한 명씩 만나서 그때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진실에 조금씩 다가가게 된다. 그 과정이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어떤 의미에서 미국은 참 대단하다 싶다. 선진적인 수사를 하는 미국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대충 대충 수사를 할 줄 몰랐다. 그래서 엉뚱한 사람이 수 십년 옥살이를 해도 양심도 없다. 그에 반면 쥐꼬리만한 월급을 받고 헌신적으로 어려운 사람들 돕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역시 미국답다란 생각이 든다.


존 그리샴 작가는 단순하게 법과 관련된 이야기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사회 현실의 문제점과 그것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을 법정 스릴러라는 장르에 잘 녹여내어 현실을 비판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의 작품은 인간적인 사람들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와 다른 사법 제도를 갖고 있는 미국 법정물도 흡입력있게 읽을 수 있게 한다.


억울하게 감옥에 간 사람의 죄를 밝혀 석방시킨다는 단순하다면 단순한 내용이지만 그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하나씩 하나씩 '빌드업' 하는 과정이 정말 세련되게 전개되고 있어서 책을 놓을 수가 없다. 그래서 이런 책은 그 자리에서 다 읽어야 내용 정리가 되지 띄엄띄엄 읽으면 사람 이름부터 헷갈릴 수가 있다. 아무튼 존 그리샴은 역시 존 그리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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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의 망상 - 욕망과 광기의 역사에 숨겨진 인간 본능의 실체
윌리엄 번스타인 지음, 노윤기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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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역사를 거듭하면서 발전을 해 온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합리적인 능력이라고 생각이 든다. 합리적으로 생각했을 때 더 좋은 방안 더 좋은 방법이 있으면 그것을 수용해서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에 발전이 있는 것이다. 합리적이라는 말은 이성적이라는 말과도 연결이 되는데 과거보다 현재가 비교적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라는 주장에는 대부분 동의한다.


그런데 살면서 많은 수의 사람들이 정말 말도 안되는 논리에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것을 여러 번 보아왔다. 정치와 경제 부분에서 최선이 아니면 차선을, 최악 대신에 차악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인 것인데 그것과 관련 없이 그냥 막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분명 과거보다 교육 수준도 좋아졌고 세상 보는 눈도 밝아졌다고 생각하는데 어떤 결정을 보면 과거의 묻지마식 선택을 하는 것을 보면 인간이 합리적인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그렇다면 과연 인간은 합리적인가 비합리적인가. 여기에 대한 답은 이분법적으로 딱 구분해서 하기는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인간은 '합리성'을 추구하기 보다는 '합리화'에 더 치중해왔다는 사실이다. 합리성을 추구한다는 것은 사안을 합리적으로 차근 차근 살펴본다는 뜻이지만 합리화에 치중한다는 것은 정해진 결론에 끼워 맞추는 것이다. 합리화 한다는 이야기가 바로 그 말 아니겠는가.


이 책은 대중이 합리적이 아니라 그냥 많은 수에 쫓아간다는 것을 이야기 하는 책이다. 역사상 수 많은 예를 들어가면서 합리적으로 알아보는 것이 아니라 비합리적인 것이라고 해도 그것을 '합리화'하면서 쫓아가는 군중들의 모습을 이야기 하는데 상당히 공감이 많이 가는 내용이었다.


사실 실제의 예를 보자면 최근 우리 주위에 일어난 일을 봐도 알 수가 있다. 바로 몇 년 전 전국에 휘몰아 쳤던 '부동산 광풍'을 보면 된다. 차근 차근 돈을 모아서 단계를 밟아서 집을 사는 것이 보통이었던 것이 지금 집을 사지 않으면 영원히 사지 못한다는 '망상'이 전국에 퍼졌다. 그래서 이른바 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영끌'로 대출을 해서 집을 사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지금 어떻게 되었나. 부동산 과열은 결국 부동산 하락으로 이어지고 지금은 집값이 많이 떨어진다고 아우성이다. 상황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투자 하는 것이 아니라 분위기에 휩쓸려서 남이 하니까 나도 하다 보니 지금은 이렇게도 저렇게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책은 수 천 년의 인류 역사를 통해서 수 많은 망상에 빠졌던 인간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인간의 비합리성을 설명하고 있는데 특히 돈이나 종교 등에 비이성적으로 열광했던 사례들을 연대순으로 이야기해준다. 책을 읽으면 정보가 개방된 현대에 와서도 망상에 빠지는 사람들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과거처럼 어떤 사안을 판단할 근거를 알기 어려울 때는 이해하지만 지금처럼 정보가 많은데도 헛된 판단을 하는 것을 보면 인간은 똑 같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되는 것이다.


지은이는 19세기 찰스 맥케이가 쓴 '대중의 미망과 광기'라는 책의 내용을 재해석해서 썼는데 사실 그 책에 나오는 내용만 봐도 인간의 특성을 잘 이해할 수 있다. 이미 200년전에 경제적인 버블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오늘날에도 비슷한 주기와 강도로 반복되고 있다고 하니 인간성은 변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책이 좋다. 본문만 거의 700여 쪽의 내용인데 쉽게 쓰여져서 금방 금방 진도가 나간다. 책에 나오는 역사상의 수 많은 예들은 군중이 얼마나 어리석을 수 있는가를 깨닫게 하고 그것을 쫓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를 느끼게 해준다. 사실 남들 다 하는데 나 혼자 안 하기가 쉽지가 않다. 그래도 과거와 달리 판단할 근거는 충분히 주어지지 않는가. 근거 없이 군중을 쫓기 보다는 차분히 상황을 살펴 보는 것이 중요할 터이다. 다양한 의견을 가진 개인이 많아 질수록 결국 망상에 빠지는 군중도 적어질 것이다. 


물론 인류가 멸망할 때까지 돈이나 종교에 결부된 비이성적 광기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결국 인간의 강렬한 욕망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위기게 휩쓸리지 않는 개개인이 늘어난다면 파국까지는 가지 않을 것 같다. 너무 희망적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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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경매로 1년 만에 인생을 역전했다 - 29억 자산가 환경미화원의 월 1,000만 원 현금흐름 만드는 소액 부동산 전략
구범준 지음 / 길벗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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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 나와서 논란이 되었던 그분이 결국 책을 내었네요.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적은 돈으로 어떻게 그런 큰 돈을 만들게 되었는지 이 책을 통해서 여러가지 좋은 조언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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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희의 신 유대인 이야기 - 자본주의 설계자이자 기술 문명의 개발자들
홍익희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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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목은 숨은 손이라고 했지만 경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유대인이 얼마나 세계 경제계에 큰 힘을 발휘하고 있는지 알 것이다. 드러내지 않을 뿐이지 유대인은 여러 경제 분야의 중요한 부분에서 정책을 결정하고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오랫동안 나라 잃은 민족으로 살았던 유대인들에게 가장 확실한 생존 수단은 돈이었기에 상업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현대 자본주의는 좀 더 과장을 보태면 유대인들이 다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지금의 경제 시스템에 유대인이 끼친 영향은 크다. 그렇다면 어떻게 유대인들이 이렇게 세계 경제에 영향력을 끼치게 된 것일까. 이 책은 고난과 역경을 뚫고 경제를 장악한 유대인들의 경제 역사에 대해서 잘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기본적으로 유대인은 오랜 세월 나라가 없었다. 고대 이스라엘 왕국이 무너진 이후에 이 천년이 넘는 세월 동안 나라 없이 떠돌았다. 나라는 없었지만 유대교라는 종교와 관습으로 정체성을 유지했다. 하지만 많은 나라에서 박해를 받았고 여러 제약이 있었는데 그래도 그들을 지킬 수 있는 것은 돈이기에 일찍이 상업에 종사했던 것이다. 그래서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도 지독한 구두쇠 고리대금업자로 유대인으로 설정했을 정도다. 유대인들이 단순히 상업에만 종사를 했다면 이토록 오랫동안 영향력을 유지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유대인들은 경제를 장악하면 권력도 따르고 결과적으로 자신들의 안위를 지킬 수 있다고 봤다. 그래서 어디를 가던 그 지역의 경제를 부흥시키는데 재능을 발휘했다.


결과적으로 본다면 유대인이 움직이는 곳에서 경제가 발전했고 최종적으로 영국으로의 이주가 이후 산업 혁명과 자본 주의의 발전에 밑바탕이 되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 유대인이 나라를 이루고 살았다면 이렇게 발전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쫓기고 쫓겨서 정착한 곳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더 큰 발전을 이룬 것을 보면 대단한 민족이긴 하다.


유대인은 스페인에서 잘 정착했는데 어느 날 스페인의 왕에게 추방을 당해서 이주를 하게 된다. 그렇게 정착한 곳이 네덜란드. 네덜란드에서 여러 경제 시스템을 안착시켰던 유대인은 프랑스와 영국의 침략에 막대한 전비를 마련해서 네덜란드의 왕 빌럼 3세를 돕게 된다. 누구라도 뻔하게 예상했던 전쟁에서 네덜란드가 승리한 배경에는 유대인의 전비 조달 능력이 있었던 것이다. 이후 영국에서 여러 사건들이 일어나고 명예혁명으로 네덜란드 왕 빌럼 3세가 영국 왕 윌리엄 3세가 되어 양국을 동시에 통치 하게 된다. 윌리엄 3세가 영국으로 떠나면서 많은 유대인들이 영국으로 따라가면서 영국의 경제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었던 것이다.


유대인들은 영국에서 네덜란드식 주식 시장을 도입하고 은행을 만들고 영국의 금융, 세제, 행정 전체를 개혁하게 된다. 그야말로 시스템을 선진적으로 바꾸게 된 것이다. 비교적 후발 주자였던 영국은 이로써 강대국으로 발돋움할 밑바탕을 마련하게 된다. 막강한 금융 산업이 만들어지고 저금리가 지속되자 자본이 축적되고 이것이 결국 산업혁명의 원동력이 된 것이다. 흔히 돈이 돈을 만든다고 하는데 산업혁명이 영국에서 일어난 여러가지 원인 중에 하나가 바로 유대인의 돈이었고 이들의 돈이 산업을 일으키고 또 그것으로 돈을 벌게 되었다. 


책은 유대인이 스페인에서 추방당해서 네덜란드로 이주하게 되고 또 영국으로 건너가면서 어떻게 경제를 부흥시키고 여러 경제적인 혁신을 이루게 되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공통적인 것은 유대인을 중용하면 결국 그 나라에 큰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다. 유대인의 박해는 이런 유대인들의 뛰어난 능력이 원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라도 없고 기댈 곳이 없는 민족이 능력은 뛰어났으니 처음에는 관용하다가 나중에는 두려워한 나머지 시기, 질투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금융이나 경제쪽에 많은 유대인이 진출했지만 그 머리가 한쪽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과학과 의학 분야에도 유명한 사람이 많다. 그 유명한 아인슈타인을 필두로 수소 폭탄 발명의 폰 노이만, 소아마비 백신을 만든 조너스 소크 등 뛰어난 능력으로 인류사에 큰 업적을 남긴 유대인이 많은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가 일제에 패망하게 된 결정적인 사건인 러일전쟁에 유대인이 깊숙하게 개입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전쟁의 승패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전쟁 비용 즉, 돈이 많아야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당시 일본은 러시아와 싸우면 대부분 진다고 봤다. 실제로 러시아가 힘이 약해지긴 해도 일본과 비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그 많은 전쟁 비용을 바로 유대인이 빌려줬던 것이다. 러시아에서 유대인을 박해하고 억압하자 그들을 구하기 위해서 제이콥 시프라는 유대인 금융인이 일본 국채를 사서 전비를 마련해준 것이다. 당시 러시아는 혁명의 불길이 타오르고 있었는데 여기에도 지원을 한다. 결국 러시아는 압도적인 전력에도 불구하고 전략의 차이와 부족한 전비, 그리고 어수선한 국내 정세 등으로 인해 일본에게 지고 만다. 그리고 그것은 곧 당시 조선의 패망이나 마찬가지였다. 유대인이 조선의 멸망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 셈이니 역사란 참 알 수가 없다. 


책은 유럽과 미국 경제계에서 어떻게 유대인이 성공하고 영향력을 떨치게 되는지 역사적 사실을 들어서 흥미롭게 이야기하고 있다. 오늘날에는 경제뿐만 아니라 세계 최강국 미국의 정치계도 많이 진출해서 경제와 정치 모두에 큰 힘을 가지고 있다. 세계 정책에는 유대인의 입김이 닿지 않는 곳이 없는 것이다. 


책은 현대에 새로운 국가를 세울 때까지 이 천 년이 넘는 긴 세월을 박해와 고난을 받으면서도 어떻게 부를 축적하고 미래를 만들어 냈는가를 잘 알려주고 있다. 나라를 잃은 시기는 짧지만 수 많은 침략을 받고 역경을 헤쳐온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거대 아랍 국가에 둘러싸인 이스라엘같이 강대국들에 둘러 쌓이고 분단 까지 되어 있는 우리나라로써는 이스라엘의 생존 방식이 우리의 생존에 하나의 좋은 실마리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쉬운 점은 전반적으로 유대인 찬양만 하는 내용이라서 균형 있게 읽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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