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나는 가게 자리 망하는 가게 자리
이재욱 지음 / 21세기북스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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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상가를 찾으려면 발품을 많이 팔으라는 조언은 너무도 당연하고 케케묵은 조언이라 오히려 식상하다. 좋은 목이 창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맞다. 그리고 좋은 목을 찾기 위해 발품을 팔아야 하는 것도 맞다.


하지만 늘 그렇듯 문제는 '돈'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 건널목을 마주한 곳, 가로수 등에 가리지 않은 곳이 좋다는 사실을 알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문제는 한 건물 내에서도 그런 로얄상가는 주인이 직접 관리한다거나 아니면 건물주의 가족 아니면 다른 상가보다 임대료가 훨씬 높은 경우가 많다. 초보자인 내가 보기에 좋은 입지는 다른 사람들 눈에도 좋은 입지다.
결국 좋은 입지를 선택하는 것은 탁월한 안목보다 탁월한 자금력의 힘이 더 큰 편이다.

더구나 입지를 보는 이런 정도의 기본적인 안목조차 없는 초보자라면 아무리 개미처럼 부지런하게 발품을 팔아도 소용이 없을 것이다. 단순무식한 발품만으로 안목이 길러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럴 때는 차라리 전문가의 조언을 귀담아 듣는 편이 좋을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업종보다 입지가 중요하다는 저자의 말대로 가게를 시작하려는 사람은 그만큼 입지를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요즘은 온라인 쇼핑의 등장으로 상권의 범위가 축소되었다는 내용이 인상적이다. 확실히 예전에는 시내에나 패스트푸드점이 있었지만 지금은 동네마다 햄버거 가게가 있다. 배달이 안되는 햄버거, 피자를 먹으려고 차를 타고 10분을 나가야 한다면 차라리 안먹고 마는 게 요즘 시대다.


문제는 '업종이 좋아도 입지가 나쁘면 소용이 없다', '지금의 소비자는 멀리 나가는 것을 싫어한다'는 내용을 자꾸만 반복한다는 것이다. 중요하고 맞는 말이긴 하지만 읽다가 지칠 정도다.


저자는 1년치 영업이익이 권리금으로 적당하다고 했지만, 요즘은 불경기 때문인지 3개월치 영업이익을 권리금으로 하는 업종도 꽤 있다.

사실 조그만 규모의 업종을 시작한다면 배후인구, 유동인구, 동선 등의 분석이 무의미할 수도 있다. 소규모의 자영업을 시작하는 때에는 그 모든 것들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경우가 많다. 하다못해 건물의 임대료 수준만 보더라도 그 모든 가치를 파악할 수 있다.
솔직히 복잡다단한 분석보다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김밥이니 아니면 그 틈새를 공략하는 주먹밥이니 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입지와 맛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동일 상권 내에서는 통행인이 많은 곳이 좋은 곳'이라는 식의 뻔한 조언들이 너무 많이 있는 것이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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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테이큰 2 : 극장판 & 확장판 - 한정판 스틸북
올리비에 메가톤 감독, 리암 니슨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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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의 압도적인 명성만 없었더라면 '테이큰2'는 제이슨 스테이넘이나 스콧 앳킨스가 등장하는 그저그런 액션영화처럼 즐길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결코 상대를 뒤에 살려두지 않는 전직요원 아버지의 카리스마는 너무도 강렬했다. 전성기 시절의 스티븐 시걸이나 장 끌로드 반담보다도 훨씬 포스 넘치는 진정한 인간병기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속편은 급조한 티가 너무 난다.
전편의 부인과는 갑자기 화해하고, 아들의 복수를 하는 아버지도 식상하다.

식상하기라도 하면 제대로 만들던가. 특히 영화 속 액션 장면들이 최악이다. 그저 카메라만 정신없이 흔들어대서 무슨 장면인지 알아보지 못할 정도다. 일 초에도 몇 번이나 장면이 바뀌어서 어느 쪽이 왼쪽이고 오른쪽인지, 지금 보는 장면이 앞인지 뒤인지 조차 구분이 안될 정도다.
경비 한 명을 뒤에서 습격하는 장면처럼 굳이 현란한 카메라 워크가 필요없는 장면에서도 전후좌우로 화면이 정신없이 바뀐다.

이렇게 요란하고 허접한 액션 장면들은 싸구려 홍콩 영화에서나 볼 법한 것들이다.

 

(정지 화면에서야 겨우 사태 파악이 된다)

 

게다가 시종일관 나름대로의 카리스마를 보여주던 최종보스와의 마지막은 정말 영화의 수준을 시궁창으로 처박는다. "감동도 없고, 반전도 없고"
왜 이렇게 어설픈 속편을 만들었을까. '택시' 시리즈에서도 그러더니 뤽 베송 감독은 정말 속편을 대충 만든다. 성공한 전편의 배우들을 데려다가 말 잘 듣는 신인 감독 한 명 앉혀놓고 제작비 조금 더 얹어주면 이전의 성공을 되풀이 할 수 있을거라 믿는 것일까.

 

(중후한 제임스 본드, 관록있는 제이슨 본. 아버지의 카리스마는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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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 정규 1집 오늘
김진호 (SG 워너비)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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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곡 '언젠가'는 폭발하는듯한 김진호의 SG워너비 시절의 노래를 생각한다면 엄청나게 담담한 분위기의 곡으로 김진호가 지금까지 겪었을 아픔과 고난들을 차분하게 극복하고 미래를 기약하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다.
꼬이고 꼬였던 소속사 문제, 가수로서는 치명적인 성대 문제, 소속 그룹 맴버의 탈퇴와 죽음... 이 모든 난리들을 생각하면 "언젠가 내가 아파한 만큼 웃을 수 있겠지"라는 가사가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가족 사진', '알고있니', '이 순간을 사랑해요' 등 대부분이 마치 김진호가 김광석의 노래를 부르는 것 같은 창법 아니면 주말 드라마의 배경음악같은 곡들이 계속된다.
예전에 듣던 그 "워 우 워~"하는 포효하는듯한 목소리는 찾아보기 힘들다.
 
'샤랄라'같은 곡은 (정말 그렇지는 않겠지만) 대충 작사,작곡한 노래를 대충 부른 것 같은 느낌이다. 좋게 표현하자면 나른한 분위기의 몽환적인 느낌이고 말이다.
 
'오늘처럼'은 볼륨이 조금만 낮아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계속 속삭이는 곡이다.
'학교 가는 길'에서는 다비치의 이혜리와 함께 속삭인다.
 
'친구에게' 또한 왜 이렇게 가성으로 부르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헛헛하다. 조용필의 '친구여'나 안재욱의 '친구'같은 곡들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밋밋한 분위기다.
 
김진호의 첫 솔로 앨범은 SG워너비의 전성기를 생각한다면 많이 아쉽고, 좀 밋밋한 곡들로 채워져 있지만 어쨌든 첫 솔로 앨범에 너무 많은 기대를 하는 것도 예의는 아닌 것 같다.
차라리 스산한 늦가을에 나왔더라면 더 어울렸을 것 같다.
 
한때 비슷비슷하게 따라하던 수많은 소몰이 창법 가수들이 잠깐 나왔다 사라지고, 또는 금방 식상해진 것과는 달리 SG워너비의 노래들은 애절함이 넘치면서도 가슴이 뻥 뚫리는 후련함이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 그런 명곡들은 들을 수 없는 것인가 하는 아쉬움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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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부터 행복해질 것이다 - 타이완 희망 여행기
이지상 지음 / 좋은생각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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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왜 만리장성, 히말라야, 시베리아, 아프리카도 아닌 타이완에 반했을까?
나도 모른다. 동남아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지금껏 가보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화려한 서구의 관광지를 즐겨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음으로서 그들을 매혹시킨 것이 타이완의 무엇이었는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물론 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더욱 애틋한 건지도 모른다.)

 

저자는 인생의 굴곡이 있을 때마다 마치 옆동네 마실가는 것처럼 타이완으로 훌쩍 떠나고 그곳에서 위안을 받는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무작정 사표를 내고 떠난 첫 해외여행... 그곳이 바로 마음의 고향 타이완이다.
22년전 첫 여행 당시 숙소와 식당을 다시 찾았을 때의 낯설음과 반가움, 타이완 뒷골목의 초라한 삶을 보면서 얻은 마음의 평온 등.

 

하지만 이런저런 내용들에 타이완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간략한 정보가 저자의 개인적인 이야기와 뒤섞여 있어서 좀 산만하긴 하다. 하지만 그런 서술 방식이 저자의 옆에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편안하기도 하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마찬가지다. 꼭 타이완이 아니라도 좋다. 좀 더 가까운 국내나 일본, 호주라도 그곳에서 마음의 위로를 받을 수 있다면 그곳이 바로 자신만의 '그 곳'이 아닐까.

 

(그렇다고 이런 곳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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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의 동창회
이영권 지음 / 대교북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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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지금까지 쓴 책들과는 달리 '부자들의 동창회'는 보다 실천적인 방법들을 제시했다고 한다.
하지만 경제학을 전공한 덕분에 동기 친구들을 통해서 남들이 쉽게 접하지 못하는 정보를 얻는다는 식의 소설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썼나 싶기도 하다.

그리고 초반에 끝없이 이어지는 (우라사와 나오키의 '20세기 소년'을 본딴 것 같은) 어린 시절 이야기는 뭐가 그리 길게 늘어지는지 모르겠다. 30년 전에 식당 밖에서 꽃등심 얘기를 하던 꼬마들을 기억하는 식당 주인도 그렇고.
요즘 독자들은 재테크 책에서 이런 재미없는 픽션을 읽을 정도로 한가한 것일까.

게다가 책의 주인공이 증권사 직원의 감언이설에 넘어가 마이너스 통장과 신용 매수를 감행하다니... 저자가 증권사 직원과 안좋은 일이 있었나 싶을 정도다.

 

가난한 사람들은 0.1% 금리를 우습게 여기고, 쓰고 남은 돈을 저축한다는 식의 충고들, A4용지 한 장이면 충분할 보장자산, 복리 등에 관한 설명이 지리하게 이어지는 점.
그중 압권은 커피 한 잔과 담배 한 갑이 쌓여서 큰 부를 이룬다는 재테크 조언이다. 굳이 기호식품을 무의미한 것으로 몰아서 투자를 강요하는 것은 너무 케케묵은 조언이다. 그리고 생각해 보면 무의미한 조언이기도 하다. 그런 식으로 따져 보면 인생에 정작 중요한 것은 너무 적을 것이다. 우리는 잠깐씩의 스마트폰 게임으로 인생을 낭비하고 있으며, 빈둥거리며 보는 스포츠 중계 또한 쓸데없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처럼 바쁜 시대의 현대인은 굳이 몇 마디의 말로 요약 가능한 이런 책을 읽을 시간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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