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
앨런 J. 파큘라 감독, 로버트 레드포드 외 출연 / 필림21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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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미국의 정치사에서 최악의 스캔들로 기억될 워터게이트 사건을 다룬 영화다.
알란 파큘러 감독은 거장답게 영화를 교과서적으로 풀어 나갔고, 로버트 레드포드와 더스틴 호프만을 비롯한 주연 배우들도 과장되지 않은 제스처로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사실 영화가 밋밋하게 느껴질 정도로 차분하다.
요즘 영화였다면 눈을 부라리는 주인공의 카리스마가 작품을 지배하는 스릴러 영화가 되었거나, 시종일관 빠른 전개와 정신없는 편집으로 보다 현란한 영화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실제 인물인 우드워드와 번스타인 기자보다 너무 섹시하고 멋진 두 주인공)


하지만 실화가 주는 무게감이 대단하다.
결국 이 작품을 온전히 지배하는 것은 거장의 탁월한 연출력이나 스타 배우들의 명연기보다도 실제 사건의 진지함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언론인들의 끈질긴 추적이 없었다면 역사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갔을까, 우리나라였다면 어떤 식으로 사건이 전개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안할 수 없었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 끝내 정체가 밝혀지지 않는 베일 속의 제보자, 딥 스로트의 신분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게 되었을 때는 정말 충격이었다. 예상보다 엄청난 거물...


(딥 스로트의 정체는 바로...)


그리고 결말이 깔끔하고 매끈하지 않은 편인데, 오히려 열심히 타자기를 두드리는 두 기자의 모습과 닉슨 대통령의 취임식 모습이 겹쳐지는 엔딩이 꽤 명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의 영화를 볼 때에는 늘 이런 생각이 든다. 당시의 사람들은 얼마나 고단했을까. 지금이야 도서관의 대출 기록은 키보드 몇 번 두들기는 것으로 알아낼 수 있을텐데 40년 전에는 몇 시간동안이나 대출기록을 뒤적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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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가족
데릭 보르트 감독, 데미 무어 외 출연 / 캔들미디어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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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스 마케팅이라는 소재 좋고, 배우들의 연기 좋고, 지나치게 과장하지 않는 줄거리도 좋다.
그런데 이상하게 별로 재미는 없다.
빵빵 터지는 개그도 없고, 후끈한 액션이나 갈등도 없다.


(이 얼굴이 고딩...)


하지만 뭔가 잔잔하면서 흥미로운 일본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소소한 잔재미는 조금씩 느껴진다.
그리고 마케팅을 위한 가상 가족에게도 현실 가족에게 닥치는 일상적인 문제들이 일어나고 그것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족간의 화합과 논의가 중요하다.
불륜과 방탕같은 문제들이 생기면 그냥 상부에 보고하고 가상 생활을 끝내면서 처리할 수 있지만 서로 마음을 열고 위로하는 과정이 따뜻하게 그려진다.


(완벽해 보이는 가상 패밀리)


현대에 만연한 물질 문명과 소비 풍조, 그로 인한 파산과 불행을 보여주는 것도 인상적이다.


하지만 역시 문제는 시종일관 밋밋하게 이어지는 잔잔함이다. 그런 잔잔함이 진부하게 보일만큼 지루하기도 하다.
비극적인 장면에서는 착찹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주인공을 배경으로 슬픈 음악이 깔리는 것만큼이나 상투적이다.
결국 가상에서 현실로 뛰쳐 나오는 결말 또한 뻔하고 식상하다. 좀 더 극적이고 드라마틱하게 그릴 수도 있었을텐데 무척 아쉽다. 차라리 한 시간 짜리 단막극이었다면 훨씬 더 몰입감 있었을텐데 말이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소비하고 사용하는 것들도 허상에 지나지 않는지 모른다. 하지만 씁쓸하고 고달픈 인생에서 그런 허상이 얼마나 큰 위안거리인지 모른다. 물론 그것도 정도의 문제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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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Parker (파커) (한글무자막)(Blu-ray) (2013)
Sony Pictures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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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스타뎀도 늘 기본 이상은 해주는 액션 배우다.
이번작 '파커' 또한 뭔가 좀 허전한듯 하면서도 킬링타임용으로는 손색이 없는 그런 작품이다.

프로 털이범이 새로운 팀과 작업을 마친 뒤에 그들에게 배신당하고 복수와 수익을 동시에 창출하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는 그런 영화다.
스티븐 시걸이 나왔더라면 좀 더 저렴한 분위기에 우두둑 액션이 있었을테고, 마크 월버그가 주연이었다면 좀 더 거칠고 투박한 멋이 있었을 것이다.


이번 작품은 스타뎀의 작품 치고는 좀 이색적이다. 특히 주인공 파커가 어찌나 많이 총에 맞고 자주 칼에 찔리는지 보는 관객이 안쓰러움을 느낄 정도다. 제이슨 스타뎀의 작품치고는 하드고어에 가까울만큼 피가 낭자하다.
뭐 그래도 상남자의 화끈한 액션은 간간히 등장하며 제몫을 다한다.


(어쨌든 간지 폭발)


그런데 제니퍼 로페즈는 어째 이런 B급 영화에, 그것도 조연에 가까운 비중으로 출연했는지 모르겠다.


(누님보다 더 젊고 예쁜 여친 있다우)


한마디로, 플로리다의 풍경은 좋았지만 제이슨 스타뎀의 액션은 조금 부족했고, 제니퍼 로페즈는 왜 나왔는지 모를 그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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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여행 - 문법 없이 떠난 아주 특별한 1318 Study Trip 시리즈 2
이병훈 지음 / 라이온북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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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론 위주의 고리타분한 학교식 문법 영어 교육에는 확실히 문제가 많다.
영어의 기본 뼈대는 문법이라느니, 학교에서 배운 기초가 중요하다느니 하는 말들도 있지만 다 소용없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수능 외국어 영역 만점을 맞을 정도로 학교 영어를 열심히 했지만 지금 쓰는 영어 중 학교에서 배웠던 분량은 절반도 안되는 듯하다. 정말이지 학교 영어는 투입한 노력대비 효과가 너무 적다.


하지만 이 책 또한 애초의 의도와는 별개로 사족이 너무 많다. 왜 굳이 가상의 주인공을 등장시켜 쓸데없는 여행기를 내세우며 '아프리카의 아마존강' 따위의 개그로 지면을 낭비한 것일까.
'해리 포터' 시리즈를 읽고 자라는 세대에게 이 책의 이야기는 별로 재미없는 군더더기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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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이 말하지 않는 돈의 진실 - VVIP 고객 1500명이 선택한 억대연봉 PB가 밝히는 부자들의 돈 버는 비결
정윤성.심기원 지음 / 참돌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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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우선 주장하는 것은 부자들이 결코 재테크로 부자의 길에 이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부자들은 언제나 자신의 본업에 충실했다. 빵을 만드는 사람은 열심히 빵을 만들어서 부자가 되었으며, 건설업자는 열심히 빌딩을 지어서 부자가 되었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그리고 이미 쌍팔년도 시절에 외국의 부자학 서적에서 많이 나왔던 말이다.

게다가 워런 버핏의 명언인지도 의심스러운 '1원칙, 돈을 잃지 말아라. 2원칙, 1원칙을 잊지 말라.'같은 문구들이 수시로 등장한다.


결국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은 독자들은 본업에 충실하고 재테크와 투자에 관한 일은 자신같은 금융 전문가들에게 맡겨달라는 이야기다.
직접 투자에 나서는 사람을 오만하다고 표현하면서 부자들은 돈을 자식에게 못맡겨도 PB에게는 맡긴다고도 한다.
하지만 또 언젠가 뒤에 가서는 전문가의 말만 맹신하면서 스스로 이해할 수 없는 상품에 투자하지 말라고 말할지도 모를 일이다.


거의 대부분의 재테크 조언이나 투자 격언들이 이렇듯 허상에 가깝다.
저자들은 자신의 주장을 팔아먹기 위해 유명인의 입을 빌리는 짓을 서슴치 않는다. 게으른 독자들 또한 자신이 믿고싶은대로 그럴듯한 말에 현혹된다.


어떤 부자는 경제뉴스를 보지도 않고 본업에 집중한다고 말했다가 어떤 부자는 70년대부터 부동산 기사를 스크랩한다고 말한다.
그 누구보다 본업에 충실해야 할 대학병원 의사가 투자 정보와 시황에 밝다고도 한다.
이쯤되면 저자의 일관된 횡설수설이 지루해질 지경이다.

부자가 되고 싶으면 돈을 움켜쥐지 말고 전문가에게 맡기라는 문구는 애처롭기까지 하다.(중반 이후부터는 아예 대놓고 랩 어카운트, 변액유니버셜 보험, ELS를 광고한다.) 그 많은 PB들은 자칭 투자의 전문가들이면서 왜 남의 돈을 관리하는데 시간을 허비하는 걸까. 자기의 돈으로 자신의 '본업'인 투자에 열중한다면 얼마나 멋질까.
부동산이 폭락하고 주식이 떨어져서 부자들이 헐값에 쓸어담을 때 저자는 무엇을 했는가.
그들을 상담해 줬을까.
진심으로 자신의 재산이 불어나는 것보다 남의 돈을 불려주며 수수료를 받는 것이 행복한 것일까.



그 어느 때보다도 회의적인 시각이 절실히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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