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환자, 로젠한 실험 미스터리 -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무너뜨린 정신의학사의 위대한 진실
수재나 캐헐런 지음, 장호연 옮김 / 북하우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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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재나 캐헐런(Susannah Cahalan)'의 '가짜 환자, 로젠한 실험 미스터리: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무너뜨린 정신의학사의 위대한 진실(The Great Pretender: The Undercover Mission That Changed Our Understanding of Madness)'은 자못 충격적이었던 정신의학 실험을 추적한 책이다.


정신의학은 모든 의학 분야 중 가장 불분명한 분야다.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암같은 물리적인 질환 원인과 그 증상을 발혀내면서 데이타베이스를 쌓음으로써 과학적인 치료행위임을 증명해온 다른 분야와 달리, 정신의학은 심지어 지금까지도 여전히 그 기저원인과 증상의 상관관게 등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과거에는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이상증세를 보이는 사람을 '귀신에 씌였다'느니 '정신병이 들렸다'는 식으로 싸잡아 이르기도 했다.

당연히 그걸을 믿는 사람과 믿지 않는 사람도 크게 갈렸다.

그러다가 약 50년 전인 1973년, 스탠퍼드 대학의 심리학자 데이비드 로젠한(David Rosenhan)이 소위 '로젠한 실험(Rosenhan Experiment; Thud experiment)'을 수행하고 그를 정리해 발표한 사이언스(Science) 논문 '정신병원에서 제정신으로 지내기(On Being Sane in Insane Places, 1973)'를 발표하면서 정신의학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게 된다.

그리고 그로인해 여러 변화가 일어나기도 하는데, 결국 그것이 긍정적이었냐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있다.

이 책은 그 실험을 추적조사하고 재구성하여 로젠한의 실험이 어떤 식으로 이뤄졌는지나 그것이 무엇을 남겼는가 등을 비교적 자세히 알 수 있게 한다.

장점은 저자 본인이 유사 경험이 있어 로젠한의 실험에 관심을 갖게 된 사람임에도 미리 편견을 갖고 그를 판단한 후 거기에 사실들을 끼워맞추려 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가능한 정확한 사실에 기반해 로젠한 실험의 음과 양을 모두 담으려고 했다.

그렇기에 소설과 같은 속시원한 정답이나 결론같은 것을 얻을 수는 없다. 그래도 내용 자체가 꽤나 의미있고, 로젠한이 어떤 사람이었는가에 대한 추측도 흥미롭다.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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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을 위한 축구 교실
오수완 지음 / 나무옆의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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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을 위한 축구 교실’은 꽤 재미있게 볼만한 축구 드라마다.

참 독특한 축구 소설이다. 축구를 소재로 했고, 실제로 축구를 꽤 잘 담고있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스포츠물이라고 하기는 좀 어렵기 때문이다.

설정도 그렇다. 외계인들이 와서 축구 경기를 제안하고, 놀랍게도 그 대가로 대부분의 소원을 이뤄준다고 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어서다.

외계인들이 내건 조건과 방식, 대가 등을 생각하면 말이 외계인이지 사실상 거의 신이나 다름이 없다. 아니면 엄청난 사기꾼이거나. 어쨌든 혹할 수 밖에 없는 애기이긴 하다. 되지 않을 걸 알면서도 복권을 사는 것이나, 결국 잃을 수 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 재미가 아닌 이윤을 목적으로 도박에 빠지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고 그런 식의 어두운 이야기로 흘러가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이 약간의 판타지같은 상황을 일종의 시트콤처럼 유쾌하게 볼 수 있게 사용한 편이다.

애초에 축구찬가적인 면이 있는 소설이니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스포츠, 특히 축구의 매력을 그려내면서 그 긍정적인 면을 열심히 보여주지 않나 싶다.

축구 이야기를 하면서 거기에 참가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하고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인간 드라마로 이어지기도 한다. 각자가 가진 사연이라든가, 그래서 어떤 소원을 빌 것이냐 하는 것, 그리고 소운 이후는 어떻게 되느냐 같은 것들은 이 소설을 의외로 진지한 삶에 대한 이야기로 여기게도 한다.

원래 처음 구상했던 소설을 나눠 그 중 하나를 이렇게 내놓게 된 것이라고 하는데, 다른 쪽은 어떻게 완성했을지 궁금하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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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살의 비밀 - 제10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어린이 부분 수상작
민후 지음 / 북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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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살의 비밀’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써낸 소설이다.

누구에게나 어렸을 때가 있다. 그러나,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한다고, 너무 오래되어버린 어렸을 때의 행동과 생각은 온데간데 없어서 어른들은 아이들이 대체 왜 그러는 것인지를 좀처럼 이해하지 못한다. 오죽하면 ‘외계인’이라느니 심지어는 ‘괴물’이라고까지 표현하기도 할까.

소설은 그걸 ‘변종 인간’이라는 재미있는 방식으로 얘기한다. 귀신을 본다거나, 갑자기 알러지라도 일어난 듯 오돌토돌한 두드러기가 생기기도 하는 ‘민아’의 제어할 수 없는 능력(?)은 어떻게보면 민아의 심정이나 갈망을 솔직하게 드러내주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것을 애써 참으려고 하는 것을 분출하게 만들거나, 하고 싶어도 차마 하지 못하게 하는 상황 같은 것을 더 강화하기도 하는 등 캐릭터를 갈등시키면서도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전개되도록 잘 써먹었다. 그래서 이야기가 꽤 볼만하다.

다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뒤로 갈수록 좀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아직 제대로 정리되거나 한 것 없이 몇장 안남은 게 느껴지다보니 대체 어떻게 끝내려고 하나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점에서 적당히 깔아뒀던 복선을 써먹으며 해소해 버린 것은 어떤 의미론 현명한 방법인 것도 같았다. 달리 방법이 있어보이지 않아서다. 다만, 그렇기에 좀 편하게 처리한 것 같은 아쉬움도 있다.

그렇지만 아이들이 가질 수 있는 고민 같은 것도 잘 담았고, 문제와 자신을 직시하고 받아들임으로써 성장하는 것도 잘 보여줘서 전체적으로는 준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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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의 마법사 다이애나 윈 존스의 마법 책장 5
다이애나 윈 존스 지음, 사타케 미호 그림, 허진 옮김 / 가람어린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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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정말 흥미롭다. 마치 일상과 판타지가 뒤섞여있는 듯한 배경 설정도 좋고, 주요 인물들을 하나씩 등장시키며 풀어나가면서 뒤가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하게 만드는 것이라든가, 과연 누구일까 같은 미스터리 요소도 잘 사용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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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과 환희의 순간들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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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즈 사강(Françoise Sagan)’의 ‘고통과 환희의 순간들(Avec mon meilleur souvenir)’은 저자 자신의 이야기 일부를 담아낸 에세이다.

제목을 참 잘 붙였다. 과거의 어느 한 때를 회상하는 식으로 쓰인 이야기들은, 말 그대로 어떻게 보면 고통스럽고 또 반대로 어떻게 보면 즐거움이 가득했던 그런 추억으로 다가온다.

본인의 기억 속 파편을 짜내어 담은 글은 유명인이나 작가로서가 아닌 한명의 인간으로서의 그녀를 솔직하게 담은 것 같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특별한 무언가처럼 느껴지는 것은 그녀와 그녀가 만났던 사람들의 삶이 참 파란만장해보이기 때문이다.

그녀가 풀어놓은 이야기 속 인물들은 (그녀 자신을 포함해서) 좋게 말하자면 꽤나 자유분방하다. 어느정도는 여러가지 것들이 허용되던 (조금 다르게 말하면, 금지되어있지 않던) 시대의 인물이라서 지금의 기준으로 보자면 살짝 문란하게 느껴지는 면도 있으며, 일반인들로서는 하기 어려운 경험들이 많기 때문에 여전히 특별한, 말하자면 일종의 연예인같은 삶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그 안에 담겨있는 문화 예술에 대한 사랑이라든가 지인들에 대한 존경과 애정, 그리고 안타까운 마음 같은 것들도 잘 엿보이기 때문에 작품이나 여러 화재거리로 유명한 사람으로서가 아니라 그 자신으로서의 본인을 솔직하게 담은 것 같다.

화려하지만 씁쓸한 뒷만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들은 마치 비극 영화의 한 장면같기도 하다.

그런 여러 경험들이 그녀를 복잡한 인물로 만든 게 아닌가 싶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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