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 눈에 띄는 책은 책과 관련된 책이다. 누군가, 그 누군가의 책읽기의 고수라면,의 책읽기를 엿 볼 수 있는 책이다. 장정일의 독서일기로 대표되는 장정일과 인터넷 서평꾼으로 널리 알려진 필명 로쟈 이현우의 책이 9월에 소개되었다. 

 


<빌린 책, 산 책, 버린 책>
장정일 지음/마티 1만3000원.


"소설가 장정일씨의 독서 습관이 참 독특하다. 그는 우선 많은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는다. 빌린 책을 읽다 너무 아까운 좋은 책을 보게 되면, 필히 곁에 두어야 할 책을 뒤늦게 산다. 이런 검증을 거치지 않고 산 책 가운데는 읽은 뒤 버리는 것도 많다. 그는 버릴 책은 아무 공중전화 부스의 전화기 위에 놓는 방법으로 버린다고 한다. ‘장정일의 독서일기’라는 부제가 붙은 <빌린 책, 산 책, 버린 책>의 제목은 그의 이런 독서 습관에서 따왔다. 빌리고 사고 버리면서 인연을 맺은 책 80여권이 담겨 있다.

 

어떻게 인연을 맺었건간에 책들은 나름대로 문제를 던지고, 지혜를 준다. 우선 책을 읽는 방식에 관한 책들은 삶의 방식을 되돌아보게 한다. 가령 그는 “300쪽짜리 책을 10여분 만에 읽을 수 있다”는 다치바나 다카시류의 속독술을 “사고의 숙성을 본질로 하는 ‘책 문화’에 대한 이해가 없다”고 비판한다. 어떤 책을 읽었는지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도 파악하게 한다. 지은이는 이명박 대통령의 자서전 <신화는 없다>에서 이 대통령이 읽은 책의 제목을 써놓지 않았고 존경하는 스승도 거론하지 않은 점에 주목한다. 이런 점은 “모든 것을 혼자서 해낸” 이 대통령의 독불장군식 성격을 반영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지은이는 이 밖에도 역사문제를 서술한 책 속에서 오늘을 사는 지혜를 발견하거나,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타인들을 통해 나 자신을 살펴보기도 한다. 독자들이라면 이런저런 책을 소개한 이 책을 통해 내가 궁금해하던 책이 빌릴 책인지, 살 책인지, 아니면 버릴 책인지도 파악할 수 있을 듯하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38190.html

 

인터넷 서점계에서는 Yes24와 인터파크가 대기업수준이고 그 뒤로 교보문고, 알라딘 정도의 순서로 보면 된다. 그러나 영향력으로 놓고 보면 알라딘과 Yes24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지 않나 싶다. Yes24의 경우 소설연재 등으로 콘텐츠를 살렸다면 알라딘의 경우는 독서가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리뷰가 대표적이다. '파란여우', '로쟈의 저공비행' 등이 대표적인 대표적인 알라딘 서평 블로그인데 그 '파란여우'는 지난해 <깐깐한 독서본능>이라는 책을 엮어냈고, '로쟈'는 <로쟈의 인문학서재>에 이어 <책을 읽을 자유>가 엮어져서 나왔다. 서평 블로그가 책으로 만들어져 나온다는 것은 독서와 인터넷이 만나 유저들의 공감으로 책까지 나왔다는 점에서 독서문화의 긍정적인 현상이다.



<책을 읽을 자유>
이현우 지음/현암사 1만8000원.



"그는 책벌레다. 그것도 지독한. 아마도 우리 시대 가장 큰 위를 가진 책벌레일지도 모르겠다. 인터넷 서평이라는 새로운 영역 개척의 선두에 섰던 그의 이름은 이현우, 아니 서평꾼 로쟈다. 인터넷 블로그 ‘로쟈의 저공비행’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깊이 있고도 성실한 서평들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나 홀대받던 인문학의 가치를 새롭게 일깨우면서, 실용서의 범람에 지쳐 있던 이들의 강력한 지지를 얻었다. 그 로쟈가 두번째 책을 냈다. <책을 읽을 자유>는 지난 10년간 로쟈의 책 리뷰를 골라 묶은 책이다. 주제별로 수백권의 책들이 들어서 있는 모양은 도서관과 비슷하다. 그러나 이 도서관은 로쟈만의 분류법으로 가꿔져 있으며, 또 언제나 그렇듯 꼼꼼하고 진지한 서평들이 함께한다. 때로는 일부 책들의 오류에 대해 꽤 신랄하게 짚어내고 있어, 독자로서는 거대한 책의 바다를 항해할 때 요긴한 항해도를 얻은 기분이 든다.

 

책 첫머리에서 지은이는 자신에게 가장 두려웠던 순간은 바로 책을 읽을 수 없을 때라 고백한다. 매일 갈아먹어야 할 양식에 물렸던 시간들이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이 끔찍했다고 회상한다. 그러나 결국 그는 다시 책으로 돌아간다. 언제나 그랬듯 자신이 숙명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자유는 바로 ‘책을 읽을 자유’라는 것을 깨달았기에. 책장을 넘기다 보면, 로쟈가 이 자유를 정말 만끽하며 살아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600쪽에 이르는 이 책은 올가을 이 땅의 책벌레들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은혜로운 양식이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40424.html

 

9월에 소개된 책들 중 위 두 권은 작은 기사로 처리되었지만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이 갔던 책이다. <공부> 이후에 만난 장정일의 책이 반갑고, 블로그 서평의 지평을 계속 넘기는 로쟈의 책도 곧 읽어보고 싶다. (참고로 말하자면 알라딘에서 책을 고를 때 로쟈님의 설명이 있었는지 유심히 살펴본다. 내가 책을 구매할 때 판단기준이 되고 있는 서평 블로그이다.)

로쟈의 블로그 '로쟈의 저공비행': http://blog.aladdin.co.kr/mramor

 

 

조지 오웰의 책을 모으고 있거나 조지 오웰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소장목록을 더할 수 있는 책이 출간되었다.




〈나는 왜 쓰는가〉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한겨레출판 1만8000원


"나는 왜 글을 쓰는가. ‘순전한 이기심’이다. 똑똑해 보이고 싶은, 사람들의 얘깃거리가 되고 싶은, 사후에 기억되고 싶은, 어린 시절 나를 푸대접한 어른들에게 앙갚음을 하고 싶은, 그런 따위의 욕구다. <1984>와 <동물농장>을 쓴 치열한 작가이자 <카탈루냐 찬가>와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을 쓴 위대한 기자였던 오웰이 고백하는, 글쓰기의 제1 동기다.

......

오웰은 글을 쓰게 하는 힘을 네 가지 욕구로 꼽는다. ‘순전한 이기심’에 뒤이은 제2, 제3의 동기는 미학적 열정과 역사적 충동인바 ‘미학적 열정’은 외부 세계의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이다. 낱말과 그것의 적절한 배열이 주는 묘미, 훌륭한 이야기의 리듬에서 찾는 기쁨이다. 글꼴이나 여백 따위에 대한 매혹일 수도 있다. ‘역사적 충동’은 기록 욕망이다. 사물을 있는 대로 보고 진실을 후세에 보존하려는 욕구다. 영국 탄광지대 노동자의 밑바닥 삶을 기록한 르포 <위건 부두로 가는 길>과 스페인 내전 참전기 <카탈루냐 찬가>를 쓴 기자 오웰이 고백하는 글을 쓰는 이유다.

 

영어판만 해도 4천만부 넘게 팔렸다는 세계적 베스트셀러 소설 <동물농장>과 <1984>의 작가 오웰이 꼽는, 글을 쓰는 마지막 네번째 욕구는 ‘정치적 목적’이다. 세상을 특정 방향으로 밀고 가려는, 어떤 사회를 지향하고 분투해야 하는지에 대한 남들의 생각을 바꾸려는 욕구다. 정치와 예술의 분리 담론을 옹호하는 이들에게 오웰은 말한다. “어떤 책이든 정치적 편향으로부터 진정 자유로울 수는 없다. 예술은 정치와 무관해야 한다는 의견 자체가 정치적 태도인 것이다.”"


오웰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예술은 정치적으로 무관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정치적인 태도라는 주장은 우리나라 문학, 예술이 새겨 들을 말이다. 순수문학, 순수예술이라는 족보도 없는 용어를 만들어 낸 우리나라 문화예술계를 들여다 보면 순수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정치적 행태를 볼 수 있다. 순수예술이라는 이름하에 이루어진 2MB 정권의 문화정책이야말로 얼마나 정치적인가.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40402.html

 


〈한국의 학생, 교사, 시민이 함께 읽는 프랑스 경제사회 통합 교과서〉
모니크 아벨라르 외 지음?유재명 외 옮김/휴머니스트 6만원


 

시절이 21세기인데도 우리나라는 아직 교과서라는 허튼 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책을 구하기가 힘든 시절 그리고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기 전 교과서는 지식을 전달하는 유일한 도구였다. (대중교육이라는 측면에서 그렇다.) 그러나 여러 분야에 대한 연구가 발전되었고 교양 수준 또한 높아진 그리고 언제 어디서난 원하는 지식을 찾을 수 있는 21세기의 교과서는 다른 의미로 해석되어야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을 3~40년전으로 돌려놓은 2MB는 교과서에 대해서도 과거로 돌려놓으려고 하고 있다. 자기들이 생각하는 것만 가르치려 하는 것이다. 그래서 교과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검인정 문제가 다시 나타나고 있는데 2MB 정부에서 가장 우려할 사안은 바로 이 교육에 대한 문제이다.
프랑스 사회경제 교과서가 나왔다는 기사를 읽고 곧바로 서점으로 향했지만 아쉽게도 손에 넣지는 못했다. 책 크기에 의심스럽게 본 가격은 6만원이었다. 아쉽지만 내려놓고 말았던 책이지만 언젠가는 정독을 해봐야 할 책이다.

 

"지난 9일 한겨레신문사에서 만난 전국사회교사모임 소속 교사 네 명은 “프랑스의 경제사회 통합 교과서를 통해 우리 교육 현실에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이 번역 출간을 기획한 교과서는 프랑스에서 보급률 2위로 알려진 나탕 출판사의 교과서다. 일반계열 고등학교에서 2학년 경제사회 전공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이며, 원제를 그대로 풀이하면 ‘경제사회학’이다.

교과서 자체만 서로 견줘보자면, 우리 교과서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프랑스 경제사회 교과서를 보면, 국내에서 벌어진 쇠고기 판매업자들의 짬짜미(담합)에서부터 파업?노사갈등과 같은 경제주체들끼리의 갈등, 사회 불평등 등 온갖 현실의 문제가 그대로 제시된다. 그렇지만 다양한 관점의 책과 신문기사 따위를 근거 자료로 삼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한쪽에 편향된 관점을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토론을 통해 생각을 발전시키도록 하고 있다.

우리 교과서는 어떤가? 김원태씨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지 않아 갈수록 교과서가 추상화되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 교과서에서 ‘정당활동’을 설명하는 단원에 생뚱맞게 미국의 전당대회 사진이 실려 있는 것이 그 사례다. 야당의 전당대회를 실어도, 여당의 전당대회를 실어도 문제가 되기 때문에 그냥 외국의 사진을 쓴다는 것이다. 천희완씨는 “학문 분과에 맞춰 경제?사회?정치?법 등을 따로따로 가르치는 것도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경제?사회 영역을 통합해 가르치는 프랑스 교과서에 주목한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 교과서는 그러면서도 이데올로기적 편향성을 남몰래 감추고 있어서 더 큰 문제라고 한다. 정년퇴임 뒤 프랑스의 교육체제에 대한 연구로 일본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송용구씨는 “객관적 자료를 통해 학생들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프랑스 교과서와 달리, 우리 교과서에서는 교과서를 만드는 사람들의 견해가 마치 객관적인 사실처럼 제시된다”고 지적했다. 이 속에서 읽어낼 수 있는 이데올로기는 시장?경제 만능주의라고 한다.
프랑스 경제사회 교과서 첫 장의 제목은 ‘다양한 사회관계’다. 여기에서는 공동체 관계, 상업적 관계, 사회관계와 정치적 관계를 차례로 제시하고, 각자 이익을 추구하는 개인들이 시민공동체를 이루는 방법이 무엇인지 다룬다. 이것은 교과서 전체를 꿰뚫는 주제이기도 하다. 엄인수씨는 “프랑스 교과서가 어떤 시민을 길러낼지 뚜렷한 목표를 제시하는 반면, 우리 교과서에서는 어떤 주제의식도 읽어낼 수 없다”고 말한다. 김원태씨는 “결국 ‘합리적 경제주체’로서 이익을 좇는 개인에 대한 강조만 두드러질 뿐”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39255.html


 
〈톨스토이〉
앤드루 노먼 윌슨 지음 이상룡 옮김/책세상 3만8000원


 
올해는 톨스토이 사후 100년이란다. 이쯤 되면 톨스토이에 대한 붐이 한번 쯤 불어야 할텐데 이상하게도 조용하다. 톨스토이라면 우리나라에서도 둘째 가라면 서러울 외국작가 아닌가.
톨스토이 100년 기념으로 톨스토이 읽기에 대해서 고민을 좀 해봤다. 톨스토이에 대한 책이 아마도 여러 권 쓰여졌을 것이고 올 해 말쯤 해서 몇 권 국내에 소개될 터이니 소설과 함께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가난하고 순박한 농민들 속에서 안식처를 발견하고자 했던 톨스토이는 19세기 러시아 위대한 작가들 가운데 계급이 가장 높은 귀족 출신이었다. 그의 어머니는 공작의 딸이었고, 아버지는 백작이었다. 톨스토이의 삶에서 특히 어머니 혈통은 근원적인 의미를 지닌다. 그의 삶의 터전이었던 영지와 저택을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았기 때문이다.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20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톨스토이의 저택 ‘야스나야 폴랴나’(‘숲속의 밝은 터’라는 뜻)가 있었다. 어머니는 볼콘스키 공작의 외동딸이었다. 공작이 죽은 뒤 어머니는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영지와 농노와 저택을 지참금으로 삼아 톨스토이 백작과 결혼했다. 두 사람은 다섯 아이를 낳았고, 레프 톨스토이는 그 중 넷째였다. 어머니는 레프가 두 살 때, 아버지도 레프가 아홉 살 때 세상을 떠났다. 레프는 19살이 됐을 때 부모의 유산을 받았는데, 당시의 관습대로 막내아들인 그에게 부모가 살던 저택과 영지가 할당됐다.

톨스토이의 내적 모순 가운데 가장 격렬했던 것은 ‘탕자와 성자’ 사이의 모순일 것이다. 그의 내부에서 탕자와 성자는 쉴 새 없이 으르렁거리며 싸웠고, 특히 젊은 시절 내내 탕자는 날뛰는 말처럼 톨스토이의 정신과 육체를 짓밟았다. 10대 청소년기에 정욕의 세계에 눈을 뜬 톨스토이는 끝없는 색탐으로 정열을 낭비했다. 술과 도박과 여자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세월이었다. 그런 방탕중에 19살 톨스토이는 성병에 걸렸고, 병원에 입원해 있던 중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평생동안 계속될 습관의 시작이었다. 그 일기에 그는 이렇게 썼다. “만약에 내가 유용한 삶의 목적을 찾지 못한다면 나는 가장 불행한 사람이 될 것이다. (…) 나는 내 온 생을 걸고 소중한 삶의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탕자의 방황은 쉬 끝나지 않았다. 1851년 군대에 들어간 것은 이런 어지러운 삶에서 벗어나려는 의지의 소산이었다고 이 책은 말한다. 군대에 있던 5년 동안 톨스토이는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1862년 서른네 살의 톨스토이는 베르스 가문의 둘째딸 소피아와 결혼한다. 이 결혼은 톨스토이에게 <전쟁과 평화>와 <안나 카레니나>라는 러시아 문학의 상징과도 같은 작품을 쓸 정신적 안정을 주었다. 그러나 그 결혼은 뒤로 갈수록 격렬해질 불화, “결혼의 역사에서 다른 예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증오가 가득한 가정 불화”의 시작이기도 했다. <안나 카레니나>를 완성하고 난 뒤, 1878년 영적인 각성을 한 쉰 살의 톨스토이는 새로운 종교적 삶으로 난 길을 걷는 구도자가 되고, 마침내는 성자의 위엄을 얻게 된다고 이 전기는 말한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40426.html

 


 〈9시의 거짓말〉
최경영 지음/시사인북•1만2000원



"<9시의 거짓말>은 한국 언론의 뿌리깊은 병폐를 기자 스스로가 냉철하게 따지고 드는, 이를테면 ‘내부고발’을 하고 있는 책이다. 지은이인 최경영 <한국방송> 기자는 이달의 기자상을 여섯차례 수상하는 등 탐사보도 영역에서 인정을 받아왔으나, 2008년 정연주 전 사장 해임 등 정권의 방송 장악 시도에 맞서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케이비에스 사원행동’ 활동을 펼쳤다. 덕분에 스포츠중계팀으로 보복성 인사발령을 받았고, 지금은 일을 쉬며 미국 대학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하고 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책 속에서 현 정권의 방송 장악 음모의 실체나 그 앞에서 무력한 방송사의 속사정 등을 기대할 수도 있지만, 그의 내부고발은 한국 언론 전체에 뿌리 박혀 있는 병폐를 겨냥한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보도만 한다”고 주장하는 한국 언론에 대해, 그는 “한국 언론은 몰상식하다”고 일격을 날린다.

 

노무현 정부 시절 극우 언론들이 한동안 잘 써먹던 ‘세금 폭탄’이라는 말은 왜 갑자기 사라졌을까? 정말로 세금이 줄어들어서일까?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면 ‘국가 경제에 치명타’라고 부르대던 언론들은 왜 그룹 총수의 탈세와 배임 혐의 등에 대해서는 같은 논리를 적용하지 않을까? 지은이는 “한국 언론은 사회경제적 강자, 곧 권력과 기업의 편”이라고 지적한다. 강자의 편에 서서 진실보도보다는 당장 돈 되는 보도를 앞세우는 것이 한국 언론의 현실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추정과 편견을 사실로 만드는 일을 서슴지 않는다. 언론인들은 진실을 찾기 위해 ‘회의하는’ 인간이 아닌, 월급쟁이로서 ‘조직에 순응하는’ 인간으로 자리를 잡아간다. 그런 시스템에서 나오는 뉴스는 ‘그 나물에 그 밥’과 같이 싸구려 일용품이 된다.

.....

지은이는 “진실을 찾기 위해 노력한 ‘비싼 뉴스’의 전달이야말로 언론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선 돈 버는 것이 목적인 투자자 버핏의 상식보다도 못한 한국 언론의 몰상식을 갈아엎어야 한다. 누가 그렇게 할 것인가? 그는 “언론의 자유는 대중의 자유”라며 “한국의 대형 언론사들은 소비자인 대중의 저항 없이 그들의 이익과 권리를 결코 스스로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38196.html

 

이외에도 김규항의 <B급좌파> 세번째 편 기사를 관심깊게 읽었다. 내년이면 두 아이의 아빠가 될 처지에 '두 아이 키우기'에 대한 글들이 있다는 점이 눈에 더 들어왔다. 더불어 먹거리 관련 책 기사들도 주의 깊게 보는 편인데 <중국음식문화사>와 <식전-팬더곰의밥상견문록>은 나중에 읽어보려고 한다.

 

올 해 여름 '한국전쟁읽기'는 어느 정도 마쳤는데 정작 교과서처럼 읽은 박태균의 <한국전쟁>은 아직 리뷰를 쓰지 못하고 있다. 요 근래는 진화심리학에 대한 글을 읽는 중이고 아울러 일본문화에 대한 책을 읽고는 있는데 후기 올리기가 쉽지 않아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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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에는 바빠서 독서시간을 많이 확보하지 못했다. (벌초도 못가고 있으니..) 맞벌이라 육아와 집안일의 일부를 부담하다 보니 짜투리 시간을 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한국전쟁 읽기를 마무리하고 진화심리학에 대한 읽기를 계획했었는데 한국전쟁과 관련해 읽은 책들 중에 후기를 남기지도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8월에 소개된 책들중에는 관심을 끌 만한 책이 있었다. 2010년 상반기 한국을 달구었던 천안함과 4대강을 주제로 한 책이 출간되었다. 



 
〈천안함을 묻는다- 의문과 쟁점〉
강태호 엮음/창비 1만6000원

 

미국과 정부와 보수언론 및 단체들은 천안함 사건을 북한의 소행으로 단정짓고 있는다. 그러나 이에 반해 일반 시민들은 천안함 사건에 대해 의문을 제시하고 있다.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믿는 시민들도 많지만 의구심을 갖고 있는 시민들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더군다나 러시아의 천안함 리포트와 관련해 8월말 뉴욕타임스에 실린 전 주한미국대사 그레그의 “이명박 대통령에게 큰 정치적 타격을 주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난처하게 할 것이기 때문”은 천안함 사건이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있음을 보여준다.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문제점 중에 하나는 합조단의 발표가 천안함 침몰과 관련된 의문에 대해 해명을 전혀 못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런 내용을 정리한 책이 나왔다.

 

'아마도 천안함 사태에 관한 종합적인 분석서로는 첫 책이 될 <천안함을 묻는다>는 사건 발생부터 지금까지 발표되거나 알려진 주요 사실들을 점검하고 설득력 있는 의문들을 제기해온 각계 전문가들 14명의 글과 좌담을 실었다. 사건이 일어난 지 넉 달이 훨씬 더 지났고, 그동안 남북관계를 비롯해 나라 안팎에서 그 사건 때문에 경천동지할 일들이 벌어졌는데도 우리는 아직 사건 초기단계에서부터 품어온 그런 의문들을 전혀 해소하지 못했다. 다국적 민간전문가들이 참여했다는 합조단 발표도, 그것을 토대로 한 대통령 담화도 그런 의문을 해소해주지 못했다. 천안함 공격의 주체도, 사과도, 재발방지 약속도 얻어내지 못한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은 오히려 정부의 북한 소행 주장의 근거를 한층 더 의심스럽게 만들었을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천안함 사태가 북한에 의해 자행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게 됐다”는 대통령 담화와 이후 정책의 토대가 된 합조단 발표 내용의 허와 실을 따지고 문제를 제기한다. 그리하여 ‘북한의 소행이 아니다’가 아니라 ‘북한의 소행이라는 이제까지의 주장들은 근거가 없거나 박약하다’는 쪽으로 나아간다. 전문적 소양을 갖춘 이들의 논리적 분석을 통해 산만하고 혼란스러울 수 있는 숱한 주장들을 비중 있는 것 중심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은 것도 이 책의 미덕이다.

중요한 것은 진상규명이다. 사실보도의 육하원칙을 천안함 사태에 적용하면 우리는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 천안함을 침몰시켰는지 모른다. 오직 확실히 알고 있는 것은 ‘무엇’, 곧 천안함이 침몰당했고 46명의 아까운 젊음이 희생당했다는 사실뿐이다.
....
이런 의혹과 사건의 실체 규명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책은 거기에만 매달리진 않는다. 부실한 근거를 토대로 서둘러 정치적 효과를 노리는 바람에 자기 덫에 갇힌 외교와 남북관계 및 국방개혁 좌절 등 천안함 사태가 야기한 정치?외교?안보상의 파장을 다루고 어떻게 그 덫을 빠져나와야 할지 그 출구와 해법도 모색한다. 필자들은 이명박 정부가 천안함 사태 이전부터 이미 길을 잘못 들었다고 지적한다. 그들은 사건의 진상규명과 함께 평화체제 수립 쪽으로 남북관계의 틀을 새로 짜고 외교안보정책의 방향도 거기에 맞춰 전환하라고 촉구한다. 더 늦기 전에 빨리.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33906.html

 

〈나는 반대한다-4대강 토건공사에 대한 진실 보고서〉
김정욱 지음/느린걸음 1만5000원



4대강 문제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4대강사업과 대운하사업관의 연관성을 밝히려면 PD수첩이 방송 두세시간 전에 전격 방송취소가 되는 등 여전히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40여년간 환경공학을 공부한 김정욱교수가 4대강의 정부 주장의 허구성을 증명한 책을 펴냈다.

'지난 3월 4대강 사업에 대한 천주교의 입장을 정하기 위한 주교 회의가 열렸고, 22명의 주교가 참석한 그 토론회에 정부는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장과 국토해양부 차관 등 5명 이상을 파견했다. 시민사회 쪽 전문가로는 딱 한 사람, 김정욱 교수가 참석했다. 40분 동안 조목조목 반론을 펼친 김 교수의 발표 뒤 주교들은 만장일치로 4대강 사업에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1980년대 민주화운동 이후 사회적 현안들에 대해 오래 침묵을 지켜온 천주교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때 국토해양부 고위공무원이 4대강 사업은 대운하와는 무관하다며 항의하자, 김 교수가 “당신의 양심에 물어보라”고 했다는 게 김종철 <녹색평론> 대표의 전언이다.

<나는 반대한다>에 이런 얘기가 실려 있다. 1996년 일본. 청소년 폭력 대처방안에 관한 교사들의 세미나를 방청하던 한 고교생이 이런 질문을 했다. “선생님, 왜 사람을 죽이면 안 되는 겁니까?” 순간 교사들 중 제대로 대답을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이것은 곧바로 커다란 사회적 이슈가 됐다. 당황한 문부성(교육부)은 ‘사람을 죽이면 안 되는 논리적인 이유’를 팸플릿으로 작성하고 있다고 언론에 해명했다. 그때 한 일본 지성이 이렇게 말했다. “사람을 죽여서는 안 되는 논리적인 이유 따위는 아무것도 없다. 사람을 죽여서는 안 되는 이유는 ‘그래서는 안 되니까 안 된다’라고 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김 교수는 말한다. “왜 강을 파괴하면 안 되는 건가? 여기에 내가 대답해줄 수 있는 말 또한 ‘안 되니까 안 된다’이다.” 그가 보기에 4대강 토건공사는 “멀쩡한 강을 죽일 뿐만 아니라 자연을 파괴하고 결국에는 사람을 살 수 없게 하는 것”이다.
....
<나는 반대한다>는 4대강 사업 반박에 초점을 맞추고 있긴 하지만, 이 문제가 단순히 기술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삶에 대한 기본자세, 무엇이 좋은 삶이고 개발이나 발전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생태친화적 삶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철학적 성찰과 밀접하게 연관된 것임을 2부 ‘이 땅에 살기 위하여’가 보여준다. 그것이 김 교수의 반박 논리에 더 큰 설득력을 부여한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37158.html

 

8월에는 이외에도 흥미로운 책들이 많이 소개된 편이다.
진화심리학 읽기를 해 볼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진화심리학 관점에서 소비자본주의를 읽어낸 '스펜트', 현실속에서 철학하기에 매진해 온 김용석 교수의 <철학광장> 소개기사를 관심있게 읽었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35032.html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36017.html







〈정치적 평등에 관하여〉
로버트 달 지음 김순영 옮김/후마니타스 1만원


평생을 민주주의 연구에 몰두해 온 로버트 달의 정수가 담겨 있다고 평가받는 <정치적 평등에 관하여>가 출간되었다.

'책의 제목이 알려주는 대로 지은이가 여기서 직접 탐구하는 주제는 ‘정치적 평등’이다. 민주주의가 모든 인간이 추구하는 정치적 이상이라면, ‘정치적 평등’은 그 민주주의 이상을 실현하려면 반드시 갖추어야 할 필수적 전제조건이다. 정치적 평등은 민주주의라는 다소 추상적인 가치의 실현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수단이자, 민주주의가 얼마나 실현됐는지 그 정도를 재는 척도인 셈이다.

달은 지난 2세기 동안 민주주의와 정치적 평등이 놀라울 정도로 전진했음을 먼저 이야기한다. 1776년 7월 열린 제2차 대륙회의에서 채택한 미국 독립선언서는 이런 구절을 품고 있었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것을 자명한 진리라고 생각한다. 곧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태어났다.” 그러나 이 독립선언서를 채택하는 데 찬성했던 55명의 대표자는 모두 남성이었다. “여성은 그 시대의 법률상 아버지나 남편의 소유물이었을 뿐이다.” 아메리카 원주민도, 아프리카계 미국인도 처지는 다르지 않았다. 지난 200년 사이에 이들은 모두 백인 남성과 동등한 시민권을 얻었다.
....
달은 이어지는 장에서 정치적 불평등이 미국에서 점점 더 커지는 양상을 추적하면서, 그 근본적 원인을 ‘소비문화의 지배’에서 찾는다. 소비문화의 범람이 정치적 참여의 중요성을 망각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런 문화적 흐름 위에서 조지 부시 정권의 일탈이 가능했다고 달은 생각한다. 9?11테러 이후 미국의 권력은 시민과 그 대리자인 의회의 통제에서 벗어나 대통령과 행정부에 과도하게 집중됐고, 이런 정치적 불평등의 확대는 미국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
민주주의와 정치적 평등을 복구하고 전진시키려면 미국 시민들이 ‘소비주의 문화’의 자장을 이겨내고 ‘시민권 문화’를 되찾아야 한다. 달은 “그동안 미국인들이 잊고 살았던 것”이 있다며 “정치적 불평등을 줄일 수 있는 정책을 확실하게 채택하도록 시간과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는 한층 더 강력한 대중운동을 복원하는 일”이 그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그런 대중운동을 어떻게 하면 일으킬 수 있을까? 여기서 바로 답하지는 않지만, 대중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잠복해 있는 감정, 곧 분노와 열정을 끄집어내는 것임을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37146.html

 



〈좌우파 사전〉
/위즈덤하우스 3만5000원.


 

'한국 사회에서 ‘좌파’라는 단어가 사용되는 방식을 보여주는 여러 웃지 못할 해프닝 가운데 하나다. 우파 개념의 경우도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은데, ‘한국 사회에서 우파란 누구인가’를 정의하기 위해선 상당히 어려운 퍼즐을 풀어야 한다. 사실 좌파와 우파 개념은 차분하게 논의되기보다는 상대에게 딱지를 붙이고 공격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는 경향이 강하다. 미국도, 유럽도 그런 경향이 있다. 그런데 한국 사회가 경험한 역사의 잔재, 이로 인해 만들어진 특수한 담론지형 안에서 두 개념이 유통되면서 덧칠된 낙서와 얼룩, 흉터가 너무나 어지럽다. 그래서 조국 서울대 교수는 “한국에서 좌파, 우파라는 단어에서는 그 자체로 피냄새가 난다”고 했다.

 

구갑우·김기원·김성천·서영표·안병진·안현효·은수미·이강국·이건범·이명원·이병민·조형근·최현·황덕순 등 각계의 중진 학자 14명이 집필에 참여한 <좌우파 사전>이 한국의 좌파와 우파를 설명하기 위해 귀납적 접근법을 택한 것은 이런 어지러운 사정을 감안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논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여러 주제들에 대한 좌파와 우파의 기본 입장과 주장, 그들이 추구하는 대안이 어떠한지 살펴봤다.

사안별 입장을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좌파와 우파 각각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나아가 이 작업은 대한민국 자체의 모습을 그리는 것에 다름아니다. 좌파와 우파가 벌이는 현실에 대한 해석투쟁과 미래에 대한 대안경쟁을 모자이크하면 바로 대한민국이 현재 서 있는 곳, 앞으로 나아갈 곳에 관한 대략의 좌표를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사전’이라는 제목답게 분량 600여쪽에 7개 분야 22개 표제어가 실렸다. 그 목록을 일별하는 것만으로도 좌파와 우파가 한국 사회에서 얼마나 포괄적으로 대립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는 곧 좌파와 우파가 한국 사회를 분석하는 데 매우 유용한 분석틀이라는 것을 뜻한다. 각각의 표제어는 독립적으로 한국의 현실, 우파의 주장, 좌파의 주장, 대립의 본질과 전망, 더 읽을거리, 사전적 정의의 순으로 구성됐다. 반드시 처음부터 읽을 필요는 없다. 관심 있는 주제부터 읽어도 좋다.

개념과 현실(좌파와 우파), 민주공화국(국민주권과 대의제·법치주의·애국), 주권의 공존과 충돌(남북관계·한미동맹), 시장과 대안(시장과 국가·신자유주의·노동시장 유연화·소득분배와 경제성장), 공공성과 효율성(업적주의와 사회적 불평등·연대와 경쟁·신빈곤과 사회적 위험·노사갈등과 민주주의·생태위기와 녹색담론), 인권과 사회(범죄와 처벌·자유권적 기본권 제약·소수자 인권), 지식과 권력(역사기술과 정치·영어 공용화론과 영어 몰입교육·대중지성과 전문가 권위·대학과 지식생산·고교 평준화와 학교 다양화).

거칠게 정리하자면 한국의 좌파는 평등의 지속적 확대를 주장하는 반면, 우파는 현존하는 불평등의 불가피성 또는 순기능을 옹호한다. 양측 모두 자유를 중요한 가치로 내세우는데 자유에 대해선 영역에 따라 달라진다. 그리고 좌파는 직접민주주의를, 우파는 간접민주주의를 옹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각론에 들어가면 좌파와 우파는 사안별로 대립하고, 때로는 입장이 중첩되거나, 심지어는 역전되기도 한다.'

http://blog.aladin.co.kr/mramor/4059524

 

〈독고준〉

고종석 지음/새움 1만3800원


고종석이 오랜만에 소설을 냈다. 그런데 좀 특이하다. 최인훈 소설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독고준>은 2009년 5월23일, 일흔네살 독고준이 아파트 베란다에서 뛰어내려 죽는 데에서부터 시작된다. 전임 대통령의 자살보다 불과 몇 시간 앞선 그의 자살에는 뚜렷한 이유가 없었다. 소설은 그로부터 일년여 뒤, 독고준의 딸 원이 아버지가 쓴 일기를 읽고 그에 대해 나름대로 논평을 덧붙이는 형식을 취한다. 독고준의 일기는 1960년 4월28일부터 2007년 12월19일까지 햇수로 48년에 걸쳐 있다. 작가는 독고준의 일기와 그에 대한 독고원의 논평을 날짜순으로 싣는 대신, ‘4월’에서부터 시작해 ‘3월’까지 월별로 재배치한다. 그러니까 연도에 상관없이 4월에 쓴 일기를 순서대로 앞세운 다음, 같은 방식으로 5월치 일기를 뒤따르게 하는 식이다.

최인훈의 두 소설을 읽은 독자들이 <독고준>에서 최인훈 소설의 주인공 모습을 찾아내는 것은 재미난 놀이와도 같다. 최인훈 소설에서 연상의 화가 이유정과 기독교 소수 종파 신도 김순임 사이에서 갈등하던 독고준은 결국 김순임과 결혼한 것으로 나온다. 대학생 독고준을 동료로서 끌어들이려 했던 정치 동아리 ‘닫힌 세대’의 친구 김학은 오래도록 준과 교분을 유지하며 문민정부 시절에는 교육부 장관으로 입각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이와 함께 원산의 중학생 시절 방공호에서 경험한 낯선 여자의 부드러운 팔과 뭉클한 감촉, 누이를 버리고 월남해 새롭게 가정을 이룬 매부 현호성, 먼 친척들을 찾아 안양 부근 시골을 찾아갔다가 허탕친 이야기 등의 세목이 여기서도 되풀이된다.

<독고준>의 집필 의도가 최인훈 소설의 단순한 되풀이에 있지는 않다. 고종석의 소설은 최인훈 소설에서 대학생에 머물렀던 독고준의 장년기와 노년기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한다. 그 점에서 <독고준>의 작가는 자유로이 상상력을 발휘했겠지만, 그 상상력은 <회색인>과 <서유기>의 작가가 그어 놓은 금을 마음대로 넘나들 수는 없는 상상력이다. 고종석은 최인훈이 그렸던 청년 독고준이 좀더 나이를 먹게 되면 아마도 이렇게 되었으리라는 예상과 기대에 가능한 한 충실하게 장년의 독고준을 그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35871.html


 

관련기사 : 동서고금 작품’ 패러디의 즐거움
 
'최인훈은 박태원의 단편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1934)을 이어받아 1960, 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이라는 연작 장편을 쓴 바 있다. 만년의 대작인 <화두>에서는 조명희의 소설 <낙동강>(1927)이 작품을 끌어 가는 중요한 모티브가 된다. 최인훈은 이밖에도 <금오신화> <열하일기> <옹고집전>처럼 고전의 제목을 빌려와 현대의 이야기를 하거나, <춘향뎐> <놀부뎐>처럼 고전을 지금의 관점에서 다시 쓴 단편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의 고전 패러디는 소설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어서 낙랑 설화를 재해석한 <둥둥 낙랑둥>, 온달 이야기를 변형한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심청 이야기를 다시 쓴 <달아 달아 밝은 달아> 같은 희곡으로 나아가기도 했다.

기자 출신 작가 고종석은 많은 소설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특히 초기 단편들에서 고전 패러디에 큰 의욕을 보였다. 첫 소설집 <제망매>(1997)에는 표제작과 <찬 기 파랑> <서유기> 등 신라 향가와 중국 고전소설의 제목을 그대로 가져다 쓴 작품 셋이 포함되었다. 표제작은 월명사가 지은 향가와 마찬가지로 죽은 누이동생을 추모하는 내용이지만, 나머지 두 작품은 같은 제목의 원작과는 거의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렇더라도 원작의 제목이 주는 아우라는 고종석의 새로운 소설을 읽는 독자에게 나름의 효과를 발휘하게 마련이다.

그 고종석이 이번에는 다름 아닌 선배 작가 최인훈의 소설을 상대로 대화를 시도했다. 그가 지난달 12일부터 인터넷서점 인터파크에 연재하고 있는 소설 ‘독고준’은 최인훈의 두 장편 <회색인>과 <서유기>의 주인공 독고준을 주인공으로 삼는다. 최인훈의 두 소설에서 독고준은 아직 대학생 신분이지만, 고종석의 ‘독고준’은 그 뒤 소설가로 일가를 이룬 뒤 일흔네 살 나이로 자살하기까지 장년기의 독고준을 그 딸의 시선으로 다룬다. 독자로서는 최인훈의 두 소설과 고종석의 신작을 비교해 가며 읽어 보면 특별한 독서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을 법하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3378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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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에 소개된 책들중에 가장 관심을 끈 책은 신자유주의와 일상을 다룬 책이다. 한겨레신문에서는 간략하게 소개하고 넘어갔지만 일상속에 담겨있는 영향을 둘러 보는 것은 흥미로워 보인다. 연초에 사둔 <자유의의지자기계발의 의지>와 함께 읽어보면 되겠다.


〈친밀한 적- 신자유주의는 어떻게 일상이 되었나〉

김현미 외 지음 /이후·1만5000원.

신자유주의는 우리 삶을 지배하는 전면적인 질서다. 연세대 김현미 교수와 사회학·문화학을 전공하는 박사과정생들이 1년간 토론한 결과를 묶은 이 책은 ‘소유자 사회’ 구호 아래 펼쳐지는 재테크 열풍, 전쟁과 인간신체까지 사고파는 현상, 외모지상주의 등 일상을 자본의 논리에 복속시키는 신자유주의 문화 논리의 실체를 폭로한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32935.html

  

그런데 이렇게 궁지에 몰린 구매자들은 대개 막차를 탄 사람들이다. 정보가 생명인 재건축 사업 최고 수혜자들 중의 한 부류가 고위공무원들이다. 지금까지 재산공개를 한 고위공직자 3400여명의 재산을 데이터베이스화해 분석해보니, 강남3구 재건축 아파트를 소유한 전현직 1급 이상 공직자는 약 10%인 317명. 이명박 정부 인사청문회에 줄줄이 등장했던, 거의 예외가 없을 정도의 부동산 투기 달인들을 상기해보라. 그들 중엔 재정경제부 제2차관을 지낸 권태신, 지난 16일 대통령 정책실장에 임명된 전 국세청장 백용호, 건설교통부 1급 공무원을 지낸 국회의원 강길부(울주군)씨 아들들 등도 포함돼 있다고 책은 밝혔다. 그런데 2003년까지 이어지던 고위공직자의 강남 재건축 아파트 매수세는 2004년부터 뚝 떨어졌다. 투기 달인들은 이미 그때부터 강남에서 부동산 투기로 떼돈 벌 기회는 사라졌다는 걸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 누가 이 악마의 매트릭스를 짜나? 여전히 수출만이 살길이라며 대기업, 토건사업 위주 정책을 펴면서 당장의 성장과 경기부양에 골몰하는 정부, 약탈적인 가계 부동산 담보대출 위주의 소매금융으로 큰 재미 본 은행 등 금융회사, 그리고 선분양제로 땅 짚고 헤엄치면서 정치권 돈줄이 되고 고위관료들의 미래 직장이 된 건설업계, 이들 철의 3각동맹에 투기 선동을 통한 광고물량 증대에 목매다는 언론과 각종 부동산 관련 연구소들, 투기알선업자들이 가세하고 있다. 여기에 오로지 자기 가족만의 재테크 대박을 꿈꾸며 부나비처럼 뛰어드는 일반 구매자들을 빠뜨릴 수 없지만, 악마의 매트릭스 속으로 내몰린 그들 각자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울 순 없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30704.html

 

한국사회의 불편한 현실을 부드러운 말투로 지적해내고 있는 김두식이 이번에는 인권을 다룬 책을 내놨다. 인권이라는 말을 이야기하면 아직도 짐짓 무거워 지는 것이 현실인데, 좀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영화를 통해 풀어냈다고 한다.

〈불편해도 괜찮아〉
김두식 지음/창비·1만3800원
"그는 외국인노동자도, 여성도 동성애자도 아니다. 그의 종교는 병역을 거부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늘상 그들을, 그들의 인권을 이야기한다. 그게 두렵다. 내가 그들이 아니니 그들이 던지는 몸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고, 안으로 숨는 고통의 파동을 느끼지 못한다. 세상은 형법을 가르치는 한 교수가 인권을 말한다고 대견해 하지만, 자신은 딱 거기까지다.

그가 쉼 없이 그들을 만지는 감성의 촉수를 가다듬는 이유다. 그는 <불편해도 괜찮아> 서문에 “새로운 불편을 느끼기 위하여”라고 적었다. 그가 ‘인권 감수성’을 키우는 방법으로 제시한 것은, <앵무새 죽이기>의 주인공 애티커스 핀치의 말 “입장 바꿔 생각해 봐“이다. 영화나 드라마는 좋은 수단이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30789.html

         

〈문화자본의 시대〉
이동현 지음 /문화과학사·2만원.
신자유주의시대에 문화가 어떻게 독점화하고, 개인들의 일상생활과 권력의 장에서 상징적인 자본으로 구실하는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한 비판적 한국문화 연구서. 2005년에 낸 <문화부족의 사회>, 이번에 동시 출간한 <대안문화 형성>과 함께 이동연 한예종 교수의 한국문화연구 분석 3부작을 이룬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29703.html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지 10년이 넘은 것 같다. IMF로 신자유주의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던 현실에서 대학마저 자본에 휘둘리는 시대에 인문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돈이 되지 않는 일이다. 그러나 이런 인문학의 위기와는 반대로 비주류와 일반인들의 인문학에 대한 관심의 정도가 커져갔다. 내공을 갖춘 아마추어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등장했고, 연구공가 수유너머 처럼 학계가 아닌 인문학집단이 나타났다. 인터넷 카페 비평고원(cafe.daum.net/9876)은 대표적인 인문학 공간이다. 인문학에 열망을 가진 이들이 까페를 만들었고 갈증을 갖고 있는 네티즌들이 만나서 만든 인문학까페로 요즘은 뜸하지만 한 때 열심히 찾아들던 곳이다. 감히 글 한줄 남기지는 못했지만. 그 비평고원의 10년을 담아낸 책이 출간되었다. 까페에서 책 출간에 대한 공지를 여러차례 봐왔기 때문에 조금 늦어지지 않았나 싶기도 한 생각도 든다. 


〈비평고원 10〉
비평고원 지음/도서출판b·2만5000원

" “2만여개의 게시글과 3만여개의 댓글을 화면상으로 다 찾아보긴 어렵다. 그리고 카페 개설 10년을 한번 정리해보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일부를 선별했는데 여기엔 완성도가 뛰어난 글도 있지만 지난 10년의 모습을 엿볼 수 있게 해주는 글도 있다고 조영일씨는 말했다. 본격적인 비평에서 인신공격성의 댓글까지 망라했다. 가능한 한 여러 회원들의 목소리가 들어갈 수 있도록 했고 때론 스스로 치부를 드러내는 글도 집어넣었다. <비평고원 10>이 “비평고원의 베스트 앨범이라기보다는 비평고원에 다가가기 위한 매뉴얼 정도”이며 “비평고원에 로그인할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라고 한 이유도 거기에 있다.

카페 수록 글들 가운데 6~7명의 열성 회원들이 추천한 것을 조씨가 최종 선별하고 정리했다. 추천글의 90% 정도가 책에 수록됐는데, 7000장에 가까운 분량의 원고가 큰 판형인 크라운판 1072쪽을 채웠다. 모두 11부로 구성됐다. 각 부는 화요일마다 6~7명의 핵심 회원이 돌아가며 자신들의 에세이를 자발적으로 써서 공개하는 화요논평, 그리고 인문학의 고원, 문학의 고원, 논쟁의 고원, 쟁점의 고원, 번역의 고원, 영화의 고원, 일상의 고원, 해외통신, 카페 이야기, 카페 출석부 등의 타이틀을 달고 있다.

이 중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또 편집상 애를 먹었던 게 제4부 논쟁의 고원이다. 대논쟁과 소논쟁 각각 셋으로 돼 있는데, ‘카페 소통논쟁’이란 제목이 붙은 대논쟁 1은 다시 ‘로카드’란 필명의 회원이 쓴 슬라보이 지제크의 <신체없는 기관, 들뢰즈와 결과들> 서론에 관한 글로 시작해 카페에서의 소통 그 자체를 문제삼는 파트 1과, 필명 K의 위르겐 하버마스의 <인간이라는 자연의 미래>를 시작으로 의사소통 문제를 화두로 삼은 파트 2로 구성돼 있다. 대논쟁 2는 필명 로쟈의 칸트와 레비나스로 시작하는 레비나스 논쟁, 대논쟁 3은 번역논쟁이다. 소논쟁들은 각각 박찬욱의 영화 얘기로 시작하는 ‘복수’, 스크린쿼터, 영화 <디 워> 논쟁이다. 댓글들도 그대로 살렸다. 하나같이 만만찮고, 특히 하버마스나 들뢰즈 등의 얘기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전문적 언설들은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다. 비평계나 학회와 맞먹는 수준의 글이란 주로 이런 부류의 글들일 것이다. 그렇다고 다 어려운 글들로 채워진 건 아니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28677.html


일주일에 한두번은 꼭 대형마트에 간다. 대형마트가 갖는 문제점 등을 알기는 하지만 아기(20개월)의 놀이터를 겸하고 물어본 물건 그냥 내려놓기에 부담이 없어서 대형마트를 찾는 편이다. 하지만 간혹 초저가 상품을 보면 이 가격에 이걸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곤 한다. 게다가 요즘은 공정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공정가격.
완벽한 가격은 이런 대형마트의 가격이 숨기고 있는 것들을 드러내는 책이다.


〈완벽한 가격〉


엘렌 러펠 셸 지음·정준희 옮김/랜덤하우스·1만6000원 
 
"‘저가의 노예’가 된 미국 사회 위험의 본질은 그레셤의 법칙,‘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에 응축돼 있다. 고품질 우유 1쿼트(0.946리터)가 도매가로 1달러에 판매되고, 물을 섞은 우유 1쿼트는 60센트로 팔린다고 가정한다. 일반적 최종소비자는 물 섞인 우유는 80센트 정도까지는 기꺼이 치를 것이고, 100% 우유는 1달러 20센트 정도까지는 주고 살 것이다. 우유의 품질을 서로 알고 하는 거래여서 판매자나 구매자 모두 이익을 보는 괜찮은 거래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고객이 우유 품질을 구분할 수 없는 상태라면, 말하자면 어느 것이 순도 100%고 어느 것이 물 섞인 우유인지 알 수 없는 상태라면 두 우유 모두 같은 가격(예컨대 1쿼트에 90센트)에 팔릴 것이다. 이런 시스템 아래서는 순도 100% 우유를 파는 정직한 상인은 파산하고 물 탄 우유를 판매하는 부정직한 상인은 떼돈을 벌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모든 상인이 우유에 물을 타서 재미를 보려 할 것이고, 소비자들은 실은 속고 있는데도 싼값에 우유를 샀다고 착각할 것이다.

“미국 소비자들은 앞으로 몇 년 동안 다른 것을 경험하지 못하면 아마 물이 섞인 우유처럼 질이 떨어지는 제품에 익숙해질 것이다. … 우리는 우수한 제품을 구매할 때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제품들을 구매하지만 정말로 싸게 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아니다. 나쁜 제품이 좋은 제품을 몰아낼 때, 우수한 제품을 위한 시장은 줄어들 것이고 우수한 제품들은 더 비싸질 것이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29740.html



얼마전에 워킹 푸어라는 책이 출간되었는데 이번에는 하우스 푸어라는 책이 나왔다. 워킹푸어는 아무리 일을 해도 빈곤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을 말하는데 하우스푸어는 쉽게 집있는 가난한 사람들이라는 뜻일 테인다. 한 때 소득의 절반을 빚,이자 갚는데 썼던 경험상 남의 일 같지가 않다.

 * 워킹푸어라는 제목의 책이 세권이나 출간이 된 것을 보면 단순한 문제가 아닌 듯 하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24090.html

 


〈하우스 푸어-비싼 집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
김재영 지음/더팩트·1만3000원

"<문화방송>(MBC) ‘피디(PD)수첩’ 김재영 프로듀서가 쓴 <하우스 푸어>를 보면, 하우스 푸어란 그냥 집을 가진 가난한 사람들이 아니라 집을 가졌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이다. 이때 ‘집’은 주로 아파트, 그것도 상대적으로 비싼 아파트를 가리킨다. 따라서 하우스 푸어란 주로 빚을 내서라도 더 좋은 아파트를 무리하게 구입했다가 평온했던 일상을 파괴당한 사람들, ‘아파트 없는 중산층에서 아파트 가진 하류층으로’ 전락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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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60주년 기념인데 의외로 출판계가 조용하다 싶었는데 6월이 되니 몇 권의 책들이 출간되었다. 지금 박태균의 한국전쟁을 읽고 있는데 이와 더불어 몇 권 챙겨보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흥미로운 점은 6월에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책들과 기독교,종교를 다룬 책들이 몇 권 소개되었다는 점이다.

6월에 소개된 가장 눈에 띄는 책은 바로 PD 수첩을 다룬 책이다.

〈PD수첩, 진실의 목격자들〉
〈PD수첩〉 제작진·지승호 지음/북폴리오·1만6000원 
 
PD수첩은 우리시대의 아픈 속살이다. 황우석 사태를 집중적으로 다룬 PD수첩은 방송으로는 상상할 수도 없는 무광고 보도를 했으며 광우병 쇠고기 문제를 다루면서 담당 PD가 체포되는 상황에 까지 이르렀다. 그리고 얼마전 스폰서 검찰 문제까지. 대한민국 이슈의 중심에 있었으면서도 또한 대한민국이라는 쓰라린 속살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을 왜곡하더라도 애국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었던 황우석 신드롬, 국민들의 건강을 담보로 자신의 이익을 채우려는 대한민국 정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법을 주물러 된 검찰의 모습은 밝혀내야 하면서도 되짚어낸 대한민국의 자화상인 것이다.

 이 책은 이런 사태의 중심에 섰던 PD수첩의 20년을 담아냈다. 그러나 이제 PD수첩은 위기에 접하고 있다. 2MB정부와 2MB 정부의 방송장악 전략의 선봉에 있는 방통위의 압박이 극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27601.html

 
6월에는 한국전쟁의 미시사를 다루고 있는 2권의 책이 소개되었다. 미시사의 관심이라는 시대적 흐름과도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 아직 우리사회가 한국전쟁 당사자라는 패러다임에서 이제 막 벗어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한국전쟁의 미시사를 다룰 수 있지 않나 싶다. 

  
〈전쟁미망인, 한국현대사의 침묵을 깨다〉
이임하 지음/책과함께·1만8000원 

<계집은 어떻게 여성이 되었나>, <여성, 전쟁을 넘어 일어서다> 등의 책을 냈으며 ‘한국 현대사와 여성’이라는 화두를 줄곧 천착해온 여성 사학자 이임하씨가 한국전쟁의 전쟁미망인들의 구술사를 통해 한국전쟁과 여성이라는 한 칸을 채워넣었다. 

"전쟁은 여성들을 전쟁미망인으로 만들었으나 국가는 실태조사도 없이 이들에게 침묵을 강요했다. 그 결과 전쟁미망인은 한국 사회에서 ‘잊힌 존재’로 살아왔다고 지은이는 말한다. 그는 1952~1963년 신문 보도들을 토대로 전쟁미망인이 30만~50만명이 넘었던 것으로 추산한다. 50만명이면 당시 기혼 여성 10명에 1명꼴이다.
....
전쟁미망인들은 남편 부재 속에서 자식과 시부모, 때론 시동생들을 노동으로 먹여살렸으되, 남편의 집안인 그 가족관계 안에서 ‘가장 낮은’ 지위에 있었다. 전쟁으로 파괴된 집안을 바느질과 행상, 농사일, 빨래, 밥하기 등 노동으로 재건한 사람은 이들 여성 가장들이었으나, 대부분의 경우 미망인 노동은 평가절하됐다.
..
전쟁미망인 위계화’를 통해 국가는 이들을 없는 존재로 만들었다. 전쟁미망인들이 잊힌 존재가 된 것은 희생자 애도와 추모보다는 국가에 복무한 영광만을 부각시켰던 정부 정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며느리 만들기’, ‘미망인 감시하기’는 가족 단위만이 아니라 국가가 전쟁 피해를 미망인에게 떠넘기는 방책이기도 했다고 지은이는 말한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26330.html


〈마을로 간 한국전쟁〉
박찬승 지음/돌베개·1만7000원

황석영의 소설 '손님'은 한국전쟁당시 황해도 신천 대학살을 소재로 하고 있다. 남(기독교)과 북(공산주의)의 갈등으로 마을 주민들간의 학살이 있었던 것이다. 노근리사건, 보도연맹 사건 등 한국전쟁은 전쟁 이외의 학살이 존재한다. 이 학살은 남과 북의 전쟁이 아닌 남과 남, 북과 북의 갈등이라는 점에서 그 동안 이야기 할 수 없었던 정치적 사회적 환경이었다. 학살을 인정한다는 것이 결국은 과연 적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회의를 갖게 하기 때문이다.

마을로 간 한국전쟁은 주민학살의 대표적인 5개 마을을 발품을 팔아 조사한 결과물이다. 한 마을내에서의 학살은 결국은 함께 살아야 할 주민들의 긴 시간만큼이나 한국전쟁의 지속인 셈이다. 


"첫번째 사건의 주무대인 진도의 한 동족마을 ×리(익명 처리해야 할 정도로 비극은 현재진행형이다). 진도의 반촌(班村)인 ×리의 지배 씨족 현풍 곽씨의 조선시대 이래의 내력과 문중 계보부터 살핀 지은이는 일제강점기로 시선을 돌린다. 식민지 시절, 특히 제1차 세계대전과 러시아혁명, 그 영향을 받은 3·1운동과 1920년대 피폐한 식민지 현실을 반영한 사회주의 이념의 확산. 그리고 광복 뒤 지역 정세 변동을 주도한 건국준비위원회와 인민위원회, 그것을 이끈 사회주의 이념 소지자 또는 동조자들. 그러나 그들의 ‘집권’은 짧았고 1945년 11월 무렵부터 미군이 지역에 진주하면서 권력이동이 시작된다.
미군은 곧 한민당과 이승만이 주도한 우익세력을 지원하면서 좌익을 도태시킨다. 학살은 1950년 6월 전쟁 발발과 함께 시작된다. 먼저 지역경찰 등 우익세력이 지역 잠재 적대세력인 좌익을 보도연맹으로 묶어 처형한다. 그해 9월 인민군이 지역을 점령하면서 좌익의 보복이 시작된다. 인민군이 지역에서 전면 철수를 시작하면서 친일파 등 우익 학살을 본격화한다. 그 뒤 바로 경찰과 국군이 진주하면서 이번엔 지역 우익들의 좌익에 대한 보복학살이 시작된다. 그 결과 진도 ×리는 약 600명 인구 중 167명이 희생당했고, ‘영암의 모스크바’라 불렸던 영보 마을은 1천여 인구 중 200여명이 학살당했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27608.html


이외 에티오피아 군인들의 한국전쟁 참전기를 그린 '강뉴'라는 책이 있다. 책은 그들의 활약상에 초점을 맞추지만 사실 봐야 할 것은 전쟁이 그들에게 미친 영향이 아닐까. 책을 낸 사람들은 한국전, 에티오피아에만 국한되어 보지만 그들의 삶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왜냐면 에티오피아가 1970년대 공산화되면서 한국전에 참전했던 이들의 처지가 곤란해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6·25는 끔찍한 전쟁… 생환 뒤 생계 막막” 이라는 경향신문 기사를 읽어볼 필요가 있겠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006231811455&code=210000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27608.html

 

6월에 책 소개 기사들을 들춰보다 발견한 것은 흥미롭게도 다양한 주제의 조선시대관련 책들이 출간되었다는 점이다. 풍속사에서 음악원 이야기 등 조선에 대한 관심도를 채워 줄 좋은 책들일 것 같다. 
 

 
〈조선 풍속사 1~3〉
강명관 지음/푸른역사·각 권 1만8000원~2만1000원 

 책 정보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알만한 부산대 한문학과 강명관교수가 옛 그림들을 바탕으로 한 조선풍속사라는 세 권의 책을 출간하였다. 기존에 '혜원의 그림 밖으로 걸어나오다'에서 신윤복의 그림으로 조선사회의 삶을 엿보았던 그가 기존 책을 좀 더 보완하고 단원의 그림을 연구하고 다른 조선 그림들을 토대로 엿 본 삶이 세권의 책으로 묶였다.  

"그림의 사회적 컨텍스트 읽기는 그림 자체의 미학적 가치를 더 깊이 천착하는 데에도 필수적이라는 지은이의 지적은 백번 옳다. 조선시대 사대부 사회 특유의 정신세계와 작가가 처해 있던 시대적·사회적 배경에 대한 이해 없이도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를 걸작으로 바라볼 수 있을까? 스페인 내전에 대한 이해 없이 미학적 장치에 대한 지식만으로 피카소의 <게르니카>에 감동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까?

강 교수가 이번에 낸 <조선 풍속사>는 그런 시각을 단원 김홍도의 그림까지로 확장하고, 김준근과 김득신, 윤두서, 이암, 김두량 등 다른 많은 화가들의 풍속화로 보완해, 기방과 주점 등을 중심으로 한 여성과 성, 유희에 집중한 혜원의 세계를 한 분야로 포괄한 조선시대 전체의 풍속사, 더 폭넓은 생활사회사로 확대개편한 것이다. 모두 3권으로 된 <조선 풍속사>에서 강 교수는 <조선사람들, 혜원의 그림 밖으로 걸어나오다>의 내용을 보충하고 도판을 추가해 제3권으로 넣었다. 제1권 <조선사람들, 단원의 그림이 되다>는 제목 그대로 조선 후기 풍속화의 지존이라 할 김홍도의 그림들을 다룬다. 중심축은 <단원풍속도첩>에 실린 25점의 걸작들이지만 역시 방대한 다른 텍스트들도 동원된다. 혜원의 책이 남녀 유희를 중심으로 한 12개의 주제를 담고 있었던 데 비해 단원의 책은 유명한 씨름, 길쌈, 무동 외에 들밥, 타작, 어살, 자리짜기, 기와 이기, 담배 써는 가게, 행상, 그림감상 등 조선시대 구석구석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25개의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책 쪽수도 훨씬 더 많다. 엿장수와 개장국, 투전, 사당패에 미인도와 춘화까지 21개의 주제를 담은 제2권 <조선사람들, 풍속으로 남다>는 나머지 조선시대 풍속화가들의 그림을 중심으로 살피되 단원과 혜원 그림도 끼워넣었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25209.html

〈옛 화가들은 우리 땅을 어떻게 그렸나〉
이태호 지음/생각의 나무·3만원

옛 화가들은 우리 얼굴을 어떻게 그렸나에서 조선시대 초상화가 가진 사회적, 철학적 의미를 탐구했던 이태호 교수가 이번에는 산수화를 분석했다.

"옛 그림 속 우리 땅 기행의 출발지는 ‘진경산수화’의 거장 ‘겸재 정선’이다. 조선 후기인 18세기에 활동했던 겸재에서 기행을 시작하는 ‘심오하고 학문적인’ 이유는 없다. 그 전부터 사실 묘사에 충실했던 초상화와 달리, 산수화는 조선 후기가 되어서야 비로소 우리 땅을 사실적으로 그렸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그 이유를 ‘성리학적 전통을 중시하고, 중국의 문화와 산하를 동경했던 조선 전기의 분위기’로 설명한다. 명나라가 무너진 뒤 조선의 선비들이 자기 땅의 현실에 눈을 돌리기 전까지는, 무릉도원과 같은 이상향을 동경하고 은둔과 풍류를 찬양하는 수묵산수화가 주류였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24174.html

 
〈조선의 의인들〉
박석무 지음·황헌만 사진/한길사·2만원 

다산 정약용에 대한 연구를 해왔던 박석무 한국고전연구원 원장이 조선을 살았던 선비들의 사상과 혼을 느낄 수 있는 책을 펴냈다.
"고산 윤선도까지 이어지는 호남 문학과 학문의 개산조(開山組)라는 <표해록>의 저자 최부에서부터 퇴계와 율곡, 김인후, 한백겸, 유형원, 기정진, 이진상 등을 거쳐 나라가 망하자 저항하다 또는 자진해서 목숨을 버린 최익현과 이만도, 황현으로 이어지는 24인의 삶과 사상. 그 흔적들을 더듬어가는 <조선의 의인들>은 족보학에 밝다는 지은이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해 의인들과 그 사상의 맥을 간결 명료하게 짚어주면서 전통과 역사의 의미를 곱씹게 한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24176.html

〈장악원, 우주의 선율을 담다〉
송지원 지음/추수밭·13,500원
사극 동이에서는 궁중에서 음악을 하던 이들이 나오던데 이들을 관리하던 곳이 장악원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조선시대 악사들을 살펴본 책이

한권 나왔다.
"유교적 세계관이 지배하던 조선시대, 음악은 단지 듣고 즐기는 수단이 아니었다. ‘악’은 유교적 신분 질서와 예를 구현하는 ‘정치’의 일종이었다. 특히 왕실과 조정이 세심하게 관리한 궁중음악은 엄격한 예법에 따라 빈틈없이 짜여진 의식 그 자체였다고 한다. 조선은 이를 위해 전문 음악기관인 ‘장악원’을 만들었다. 일종의 국립 오케스트라였던 셈이다. 성종 때 편찬한 <경국대전>을 보면 아악 악사 2명, 악생 297명 등 981명이나 되는 음악인들이 이 기관에 속해 있었다. 뛰는 ‘행사’도 ‘살인적인 스케줄’이었다고 한다. 가장 큰 행사인 종묘제례를 매해 다섯 차례씩 지내야 했고, 왕실 정기 제사만 해도 일곱 차례였다. 사신 방문 등 크고 작은 일도 많았고, 매달 ‘2’와 ‘6’자가 들어가는 날은 정기 연습일로 지켜야 했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24182.html
 

종교와 특히 기독교와 관련된 책들을 찾아보기는 어렵지 않은 편이다. 김두식의 책 '교회속의 세상, 세상 속의 교회'도 올해 출간된 책이다. 6월에는 무려 4권의 책이 소개되었다. 기독교와 역사, 정치, 사회를 들여다 보고 싶을 때 찾아볼 만 하겠다.

 
〈십자가 초승달 동맹〉
이언 아몬드 지음·최파일 옮김/미지북스·1만6000원


"중세인들은 대부분 종교적 신념보다 정치적·경제적 이해를 따랐다. 일부 사람들은 혈연으로 엮여 있거나 상대에 대해 진지한 호의를 품기도 했다. 십자가(기독교)와 초승달(이슬람) 사이의 충돌은 파란 눈동자에 노란 머리를 한 이탈리아 청년들과 검은 머리에 검은 눈동자를 가진 터키 청년들의 월드컵 국가대표 대항전이라기보다는 터키인 스트라이커를 앞세운 인터밀란(이탈리아 프로축구팀)과 이탈리아인 수비수를 사들인 갈라타사라이(터키 프로축구팀)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의 분위기와 비슷했던 것이다.


그런데도 왜 ‘선량한 기독교인과 야만적인 이슬람’이라는 신화는 계속되고 있을까. 이슬람에 대한 공포를 동원해 가난한 사람들을 착취하고, 다른 종파를 박해하며, 외국을 침략한 기독교인 스스로의 추악함을 감출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그 때문에 “이슬람, 기독교권, 이교도, 튀르크와 같은 단어들의 사용을 포기하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고 날을 세운다. 이는 “자신과 자신이 속한 사회를 과감히 비판할 수 있는 열린 자세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27604.html

  

<종교의 안부를 묻는다〉
백찬홍 지음/평사리·1만3800원. 

저자소개 : 저술한 책으로는 공저 <역사, 예수, 교회> <무례한 자들의 크리스마스>가 있다. 그의 글은 주로 종교권력의 문제점과 사회적 책임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특히 개신교의 패권적이고 물신적 경향에 대해서는 가차없는 비판을 가하고 있다.- 알라딘에서

책소개 : 책의 구성은 크게 5부로 나뉜다. 1부는 ‘종교, 우리안의 하늘 혹은 그늘’이라는 이름아래 독선과 편협한 종파주의를 넘어 영성을 회복하기 위한 움직임을 찾아본다. 2부‘종교와 정치 그 영원한 평행선’에는 종교 안과 밖에서 벌어지는 정치적 갈등과 혼란을 다뤄본다. 3부 ‘세계의 발화지점, 종교분쟁’에서는 끊임없이 부딪치는 종교간의 분쟁과 그 해결책을, 4부 ‘세상을 바꾼 종교인들’에서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종교를 통해 세상을 변화시킨 인물들을 소개하고 5부 ‘이방인, 여성과 장애인과 성소수자들’에서는 종교에서조차 소외되고 있는 이방인들을 보듬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 각 부와 부 사이에 쉬어가기로서 종교안의 재미있고 다양한 면모를 흥미롭게 묘사해 보았다.- 알라딘에서

"31가지 주제로 읽는 우리 시대 종교의 속살. 스페인 산티아고 가는 길은 정말 순례자의 길일까?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시기 기독교가 그토록 반발한 이유는 뭘까? 신이 있다 없다는 갑론을박, 창조론과 진화론의 논쟁 등 사변적인 논의 외에 시대적 배경으로서 종교의 역할과 그 메커니즘을 구체적으로 이해할 정보는 봉쇄돼 있는 시대의 용기 있는 성찰"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27603.html

 

〈변신〉
한차현 지음/문이당·1만2500원

“한국에서 기독교와 교회는 대체 무엇일까, 교회가 모종의 기능을 해야 한다면 지금 그 기능을 과연 잘하고 있는 것일까 하는 질문에서 이 소설이 출발했습니다.” 실험과 도전의 작가 한차현(40)씨가 다섯 번째 장편소설 <변신>을 내놓았다. 어떤 교회 목사가 외계 여행을 다녀온 뒤 종교관이 바뀌어 새롭고 도발적인 ‘신흥 종교’의 창시자가 된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책을 내고 지난 9일 기자들과 만난 작가는 “나 자신은 종교인이 아니지만 믿음을 가진 분들이 과연 진정한 믿음의 길을 가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25213.html
 


〈기독교 근본주의와 교육〉
임희숙 지음/동연·1만6000원.

 

미국에서 현재 가장 큰 정치세력은 정당이 아니다. 역설적이게도 현대 세속주의 제일원리인 정교분리와 어울리지 않게 미국 정치를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세력은 기독교, 그것도 기독교 복음주의다. 다른 말로 근본주의다. 1960년대와 70년대까지 미국에서 기독교의 주류였던 자유주의 신앙을 급속히 대체하고 있는 근본주의 신앙이 정보화와 세계화의 문화접촉과 이종결합이 촉진되는 현대에 오히려 극성을 부리는 것은 역설적이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에서는 기독교 포교 초기부터 미국의 기독교 근본주의가 주도권을 잡아, 오래전에 주류 신앙으로 위치를 굳혔다. 근본주의는 급진화된 전통주의에 입각하여 세계를 재구성하려는 종교적 프로젝트다. 
 

이런 점에서 <기독교 근본주의와 교육>은 현대의 근본주의 신앙 활성화를 가족 변화에 대한 대응으로 본다. 전통적인 가족의 해체, 가부장적 권위의 상실, 전통적인 성 역할의 동요 등 가족을 둘러싼 변화와 혼란, 위기에 대한 대응이라는 것이다. 기독교 근본주의는 가족에 대한 불안을 잠재우고, 흔들리지 않는 가족관 이데올로기로 대중을 위무하며, 강력한 사회문화적 응집력과 정치적 역량을 발휘한다. 지은이는 기독교 근본주의를 교회나 교리 중심으로 보지 않고, 사회문화 변동에 대한 기독교의 대응으로 본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24214.html


〈어느 휴양지에서〉
이명랑 지음/뿔·1만1000원


 

2000년대를 대표하는 신진 작가로 주목받던 작가 이명랑의 신작이 나왔다. '삼오식당'에서 뚝심을 보여줬던 작가는 이후로도 '슈거푸시', '나의 이복형제들' 등 지속적인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주무대가 영등포가 아니란다. "이명랑은 자신이 나고 자란 영등포 시장 사람들의 이야기로 작가 생활을 시작했다. 이번 소설집에 영등포 시장이 등장하지 않는 것은 작가의 생활 공간이 바뀐 데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라 할 수 있겠지만, 그의 지난 소설들을 좋아했던 독자에게는 조금 섭섭하게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작가는 “영등포가 직접 등장하지는 않더라도 이 책은 결국 그곳 출신 사람들의 이야기”라면서 “중국 동포들과 이주노동자들 이야기를 다음 장편으로 쓰기 위해 안산과 가리봉 등지로 열심히 취재를 다니고 있다”고 소개했다"는 말처럼 이 책은 제목처럼 나근나근한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여덟편의 단편으로 엮어졌다는데 책 소개를 보면 내용이 다 심상치 않다. 읽는 동안 불편한 마음이 들 것이라 한다. 사실 문학의 매력중의 하나가 이것 아닌가 싶다. 입에 단 것이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이 많듯이 화학조미료에 범벅된 듯 한 글들이 문학의 한 자리를 떡 하고 자리잡고 있다. 이런 책은 그 반대에 있을 것이다. 이명랑의 삼오식당은 마치 청국장과 같은 맛을 냈는데, 이번 작품은 어떨지. 시간 내서 이명랑의 작품을 한 번 쭉 훑어봐야 겠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2642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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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에 소개된 책들을 뒤늦게 살펴보다 재미있는 점을 발견했다. 민주주의의 위기를 다룬 책이 소개되었는데 이에 대한 아감벤 등이 쓴 책이 소개되었다는 기억이 나길래 인터넷을 뒤져 또 다른 책의 소개글을 찾아냈다. <다시, 민주주의를 말한다>와 <민주주의는 죽었는가?>라는 책이다. 흥미로운 것은 국내와 세계 모두 민주주의의 위기를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두권 모두 여러명의 지식인들의 글 모음이다라는 점에서도 동일함을 갖고 있다. 

〈다시, 민주주의를 말한다〉 도정일 박원순 외 지음/휴머니스트·1만7000원

"박명림 연세대 교수는 이런 역진화의 원인을 “사적 이익의 공적 조정 역할”을 맡아야 할 국가의 탈공공화, 사사화, 시장화에서 찾았다. 이로 말미암아 사회권력자원의 분배가 힘센 자들한테로 집중되는 과두화, 초집중화, 세습화, 역근대화가 일어나고 힘없는 개인들은 개체화, 자영화, 만인 불안화 속에 ‘루저’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역진화는 단지 정부의 민주화였을 뿐인데도 사회나 공동체의 민주화를 이뤘다고 착각한 지난 ‘민주정부’ 때부터 시작됐고 이명박 정부 들어서서는 사회가 “거의 해체 단계”에 이르렀단다.

그럼에도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지지율은 떨어질 줄 모른다는데, 왜 그럴까?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말한다. “여러분, 우리가 피땀 흘려 민주화를 이뤘는데, 민주화가 되고 난 다음에 살림살이 좋아졌어요? …민주화되고 진짜 좋아진 건 재벌이고, 그다음이 조?중?동 아닙니까? 억울하지 않으세요? 민주주의가 왜 이렇게 됐죠? 어쩌다가 민주주의가 여의도에서 투표하는 절차 정도로 찌그러져버렸죠? 민주주의를 우리 삶과 관계없는 것으로 만들고 있잖아요, 그래 놓고서 민주주의의 위기라고 백날 떠들어봐야 뭐합니까? 민주주의가 내 삶과 연관이 있어야, 민주주의가 실현돼서 내 삶이 좋아지는 게 있어야 민주주의를 위해서 뭘 하든지 말든지 할 거 아니에요.” 이른바 “민주주의가 밥 먹여주냐?”는 것인데, 한 교수의 대답은 “그렇다. 밥 먹여준다”다. 그에 따르면 1987년 6월항쟁으로 열리기 시작한 민주화 공간에서 그해 여름 노동자 대투쟁이 일어났다. 그 결과 노동자들 임금이 껑충 뛰었고 그들의 살림살이가 나아지면서 폭발한 소비 덕에 나라살림도 크게 좋아졌다.
잔업 철야가 줄고 영화관객이 수십만 단위에서 수백만, 천만 단위로 급증하고 평균수명이 대폭 늘어나는 등 생활의 질이 크게 개선됐다.

문제는 그때부터 시작된 자본과 기득권 세력의 반격이다. 신자유주의를 거치면서 노조가 파괴되고 비정규직이 양산됐으며 민주주의는 4년마다 한 번씩 투표할 때만 주인 행세 하는 껍데기로 형해화했다. 폴 크루그먼의 <미래를 말하다>를 보면 이런 역진화는 미국에서 먼저 진행됐다. 독점자본을 규제한 민주당 정권의 뉴딜정책으로 오랫동안 수세에 몰렸던 공화당 중심의 미국 자본가?기득권세력은 신자유주의를 앞세운 로널드 레이건이 정치 전면에 나서기 시작한 1970년대부터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고 부시 가문 집권 때 그 절정에 도달했다. 월스트리트발 금융공황으로 공화당 정권은 무너졌으나, 그것을 한 템포 뒤늦게 흉내내고 있는 이명박 정권의 위세는 여전하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20867.html
 
 〈민주주의는 죽었는가?〉 조르조 아감벤 외 지음·김상운 외 옮김/난장·1만1800원

"브라운은 오늘날 민주주의가 역사상 전례 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개념은 더할 나위 없이 모호하고 내용은 빈약하다고 말한다. “민주주의란 말은 누구나 자신의 꿈과 희망을 싣는 텅 빈 기표다.” 이탈리아의 부패한 총리 실비오 베를루스코니부터 팔레스타인의 하마스까지 온갖 정치 세력이 스스로 민주주의자라고 한다. 브라운은 민주주의가 이렇게 제멋대로 사용되는 데는 이유가 없지 않다고 말한다. 민주주의(데모크라시)는 어원상 인민(데모스, demos)과 통치(크라토스, kratos)의 결합, 곧 ‘인민의 자기 통치’라는 추상적인 규정만 담고 있을 뿐 구체적인 것은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 이런 모호성이야말로 민주주의라는 말이 남발되고 남용되는 근거가 된다고 브라운은 말한다.

나아가 브라운은 오늘날 민주주의가 기업권력의 지배하에 떨어졌다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의 위기를 보여준다고 말한다.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아이콘인 ‘자유선거’마저 표와 자금을 노리는 정치 마케팅으로 전락했다는 것도 민주주의 위기의 뚜렷한 징표다. 브라운은 특히 신자유주의 합리성이 정치 영역에 침투해 민주주의 원리가 기업가적 원리로 대체되는 현상에 주목한다. 이 과정에서 데모스(인민)가 민주주의로부터 퇴출당하고 그 자리에 기업적 효율성?수익성이 들어앉는다. “신자유주의는 민주주의의 정치적 실체를 부스러기로 만들어버린 뒤 제 입맛에 맞게 민주주의라는 용어를 탈취했다.”
....

크리스틴 로스(미국 뉴욕대 비교문학 교수)는 브라운의 이런 우울한 진단을 이어받아, 민주주의가 “극소수 사람들만의 통치, ‘인민 없는 통치’만을 허용하는 체제를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가 되어 버렸다”고 말한다. 그가 보기에 민주주의라는 말은 서구 자본주의 국가들의 완전한 통제 아래 들어갔다. 자크 랑시에르는 이렇게 통제당하는 말의 의미를 투쟁으로 되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정치적 투쟁은 단어들을 우리 것으로 만들기 위한 투쟁이기도 하다.” 랑시에르는 한국에서 벌어졌던 촛불시위를 사례로 들어, 서구에서 오랜 세월 마모되고 오염된 민주주의라는 말이 이곳에서는 여전히 힘을 행사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특히 민주주의란 “자격 없는 자들의 권력”인바, 그렇게 자기 몫이 없는 배제된 자들이 나서서 자기 몫을 주장하며 싸우는 것이 민주주의의 요체라고 말한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18688.html

 
홀로 우리나라의 문화재를 지킨 사람이 있다. 바로 간송 전형필이다. 간송미술관은 바로 전형필의 호를 딴 것이다. 간송미술관은 일년에 두차례만 문을 여는데 사설 미술관임에도 국가 미술관보다 더 수준높은 문화재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먹고 살기 힘들때일 수록 문화를 지키는 것은 더 힘들어진다.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삶을 담고 있는 문화재를 지킨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물론 먹고 산다고 문화를 지키는 것은 아니다. 청계천 개발도중 발견한 옛 다리들을 분해해 갖다 버린 이들이 청와대를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것을 기대할 수 있을까? 그래서 더 간송 전형필이 빛나 보인다.


〈간송 전형필〉 이충렬 지음/김영사·1만8000원


"1937년 2월 일본 도쿄의 한 숙소. 큰 승부를 앞두고 32살 청년 간송은 마음을 다잡았다. 영국인 골동품 수집가 존 개즈비가 20년간 조선?일본을 넘나들며 명품만을 골라 수집한 고려청자 20여점을 일괄처분한다는 소식에 지체 없이 일본으로 건너간 그였다. 원숭이형 연적(국보), 기린형 향로(국보) 등 그의 눈앞에 아름다운 고려청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6년을 기다린 승부였다.

사흘에 걸쳐 진행된 도쿄 협상은 가격 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렬됐다. 간송은 포기하지 않았다. 서울에 온 개즈비에게 박물관 보화각(간송미술관) 건설현장을 보여주었다. 일본인들에게 팔 수도 있었던 영국인 개즈비의 마음을 잡아챈 건 결국 조선의 청자들을 조선 땅에 두어야 한다는 전형필의 마음이다.

이 마지막 협상에서 개즈비가 간송에게서 본 것은 그가 그저 많은 유산을 상속받은 수집광이 아니라, 나라를 빼앗겼으면서도 제 나라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수집하여 보존?전시하겠다는 한 인물이었다. 드디어 40만원에 낙찰! 기와집 한 채 값이 1000원이던 때였으니 400채 값. 당시 한?일 골동품 수집 사상 최대 규모 거래였다. 요즘 아파트 시세로 한 채당 3억원으로 셈하면, 한 점에 60억원, 20점에 1200억원을 낸 셈이다. 간송은 이를 위해 논 1만마지기를 팔았다.
....
간송이 남긴 것은 비단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큰부자라는 수식에 머물지 않는다. 그가 아니었다면 우리 미술사의 텃밭은 지금 모양새보다 협소했을 것이다. 그가 <훈민정음>을 지키지 않았다면 우리말 연구의 밑천은 지금보다 협착했을 것이다. 그가 스물다섯살 때부터 1945년 해방을 맞기까지 15년 동안 흩어져 떠돌던 문화재들을 모아 놓은 간송미술관 수장고는 한국 미술의 역사와 아름다움을 풍요롭게 하고 있다. 이 미술관 수장품을 빼고는 우리 미술사를 온전히 쓸 수 없다고도 한다. 해방 뒤엔 누가 모아도 이 땅에 남을 것이라며 수집을 중단했던 그는 빚을 갚으려 동분서주하다 1962년 1월 쉰여섯의 나이에 쓰러졌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19769.html 

 
고전에 현재를 담겠다는 포부로 시작한 그린비와 연구공간 수유+너머의 열번째 작업이 세상에 나왔다. 리라이팅 클래식. 이번에는 진화론의 고전 다윈이다. 


<종의기원, 생명의 다양성과 인간소멸의 자연학> 박성관 지음/그린비 3만2천원

 
"사람들은 “창조론을 비판하며 진화론을 확립한 과학역사상 최고의 고전, 서구를 비롯하여 전세계를 뒤바꾼 혁명의 서” 등의 찬사를 받는 <종의 기원>을 왜 읽지 않을까. 박씨의 생각으로는, 학교 다닐 때 다들 배운 적 있는 진화론을 사람들은 얼추 안다고 생각한다는 것, 그리고 막상 읽어보려 하면 150년이나 묵은 이 두꺼운 “고물탱이” 만연체 책을 읽어내기가 어렵다는 것, 극소수가 의무감에서라도 가까스로 다 읽어냈다 한들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지 제대로 알 수도 없다는 것 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그리고 제대로 된 번역본이 있다 해도 도전해보기가 망설여지는 터에 좋은 번역본이 없다는 것도 한몫했다.

<종의 기원, 생명의 다양성과 인간소멸의 자연학>은 바로 그런 난제들을 해소하고, 현대 진화론의 성과들을 토대로 <종의 기원>을 재해석해 보려는 독특하고 야심만만한 책이다.
....
그러나 다윈의 이론은 미처 꽃을 피워보기도 전에 시들고, 인간은 특별한 존재가 아니며 세상의 비밀은 거룩한 기원에 있지 않다는 그의 메시지는 유폐됐다. 부르주아들이 주조해낸 근대인들은 지난 150년간 다윈의 과학비판을 종교비판으로 좁히고, 자연선택은 자연도태와 적자생존으로 변형시켰으며, 생존투쟁과 상호의존은 생존경쟁으로 바꿔쳐버렸다. 그리하여 다윈은 종교비판가이자 부르주아 가치의 대변자로 전락했다. 당대의 기성 세계와 앎의 체계에 도전했던 다윈의 의문과 그 불온성은 거세당했다. 서구 열강의 제국주의 침탈과 지금의 개발•성장주의의 맥이 거기에 닿아 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이 세계와 기존의 모든 앎의 체계에 의문을 품어온 지은이가 <종의 기원>에서 발견해낸 것이 바로 다윈의 의문과 불온성이었다. “그것은 새로운 과학을 가리키는 풍요로운 빛살이었다. 나는 이제 여러분과 함께 <종의 기원>을 새로 읽음으로써 그것을 소생시키고 싶다.” 10여년 벼려온 그의 다윈 공부 깊이와 폭이 예사롭지 않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18642.html
 

4월에도 다윈과 관련된 책 소개가 하나 있었다. 진화론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경우라면 읽어볼만하겠다.

〈생명의 개연성〉마크 커슈너•존 게하트 지음, 김한영 옮김/해나무•1만8000원
 

이외 4월에 출간된 책들중에 관심을 끄는 책은 한겨레기자들의 노동현장 체험을 담은 <4천원 인생>이다. 작년말 한겨레21 특집기사로 소개되었었다. 사법개혁이 화두인 요즘 사법의 역사를 엮어낸 <법원과 검찰의 탄생>이라는 책도 있다.

 
<4천원인생> 한겨레출판 12000원

"<4천원 인생>은 <한겨레21> 사회팀 기자들이 한달 동안 ‘위장취업’해 겪은 생생한 노동 현장 이야기를 다시 책으로 펴낸 것이다. 4000원은 이들이 일했던 2009년 법정 최저임금이다. 임지선 기자는 갈빗집 식당 아줌마로, 안수찬 기자는 대형마트에서 양념육을 파는 노동자로 한 달을 살았고, 전종휘 기자는 경기도 마석 가구공장에서 이주노동자들과, 임인택 기자는 경기도 안산 난로공장에서 파견노동자들과 함께 땀을 흘렸다. 이들은 끈적한 추파를 던지는 ‘진상’ 손님을 만나고, 엄지손가락에 길이 25㎜짜리 못이 박히는 산재를 입고, 굽고 있던 뜨거운 고기를 얼굴에 얻어맞기도 한다. 그야말로 “생살 그대로의 기록”이다.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18705.html

 
〈법원과 검찰의 탄생〉 문준영 지음/역사비평사 45,000원

"<법원과 검찰의 탄생>은 한국의 사법제도의 기원과 형성 과정을 추적한 역저다. 검찰과 법원의 조직, 형사소송제도 등 오늘의 사법기구와 운영방식, 문화가 어떻게 태어났고, 어떤 역사적 과정에서 변화해왔는지 등을 탐색했다. 돋보이는 점은 일제감정기와 미군정기, 4•19 혁명 이후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 이르기까지의 대한민국 사법사를 철저히 1차 자료를 기초로 논증했다는 것이다. 무려 976쪽에 이르는 방대한 양도 이 때문이다. 대한민국 근대 사법의 모태적 환경과, 성장•굴절 과정에는 일그러진 사법 얼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21889.html
 

올해는 까뮈 사후 50주년이 되는 해이다. 국제도서전에서도 주빈국이 프랑스였으니 까뮈와 관련된 행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동안 까뮈 번역에 힘을 썼던 김화영교수의 번역본 까뮈 전집이 완간되었고 그 기념으로 전집형태의 특별판이 나왔다.

 
6월이다. 올해는 경술국치, 나라가 망한지 100년이 된 해인데 그냥 슬그머니 넘어가버렸다. 경술국치 100주년 해의 3.1절 기념사에서 이 나라의 대통령은 일본의 과거에 대한 언급을 한마디도 하지 않으셨다. 그에 비해 한국전쟁 60주년은 일찌감치 준비가 되는 느낌이다. '포화속으로'라는 영화가 해외 시사회를 하고 각 방송국들이 특집 드라마를 준비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하여간 6월에는 시간이 된다면 한국전쟁과 관련된 책들을 읽어보고자 한다. 월드컵이라는 시간을 잡아먹는 귀여운 악마가 나의 6월을 알고 있다는 듯 실실거리고 있지만 말이다.

              
http://blog.daum.net/rainaroma/16098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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