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옛날 맛집 - 정성을 먹고, 추억을 먹고, 이야기를 먹는
황교익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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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00년대 이후 가장 각광받는 TV프로그램, 블로그 주제 중에 하나가 바로 맛집이다. 다양한 주제로 음식점을 소개하는 프로그램 및 기사가 넘쳐나는 세상인데, 경제적으로 일정 단계에 이르러면서 식사라는 개념이 많이 바뀌었다고 볼 수 있다. 즉, 생존을 위한 식사에서 즐기는 식사로 바뀐 것이다. 개인적으로 먹는 프로그램 및 기사를 즐겨보고 주말이면 맛집을 찾아 떠나곤 한다. 그러던 중 몇 가지 의문에 봉착했다. 내 미각을 믿을 수 있을까? 맛집을 평가하는 기준이 무엇일까? 이런 의문을 가지고 있다 찾아낸 이가 바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다. 그의 글을 통해 맛에 대해 기준을 알아가고 있는데 그 첫번째가 바로 소문난 옛날 맛집이다.

 

황교익의 글의 특징은 사진만 나열되고 소개에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과 관련된 사람, 추억, 문화를 찾는데 있다. 그리고 음식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는데 먹거리에 관심이 있다면 일독할 만 하다.

 

지은이는 맛집을 찾는 요령을 설명하면서 아주 중요한 지적을 빼놓치 않는다. 문화적 미맹. "색을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을 색맹이라고 한다. 이와 비슷하게, 맛을 제대로 감지해내지 못하는 미맹(味盲)이란 게 있다. 이는 생리적 이상 때문인데, 선천적으로 음식 맛을 느낄 수가 없다니 참 불쌍하기 그지 없다. 그런데 '문화적 미맹'도 있다. 항상 먹는 것만 먹겠다고 덤비는 사람들이다. 또 제 입에 맞지 않으면 맛없는 음식으로 여긴다. 이런 문화적 미맹 탓에 지방마다 식당마다의 특색있는 맛이 사라져가고 있다." 이런 문화적 미맹에 빠지게 된 것은 많은 요인들이 있다. 첫번째가 바로 화학조미료가 아닌가 싶다. 내 입맛에 대해 의심하는 이유중에 하나가 화학조미료를 구분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가끔 식당에서 식사를 하다보면 화학조미료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 식당의 음식이 역시 제대로 되었어. 저 빌딩 지하는 조미료를 써서 맛이 없어." 순간 피식 웃었다. 이 식당은 점심 때 주로 김치찌개와 김치찜을 내놓는데 이런 매운 음식에는 화학조미료를 아무리 써도 알아낼 방법이 없다. 그리고 그 아저씨들은 이야기하는 저 빌딩 지하 식당은 대규모 직원 식당인데 내가 알기로 그 식당은 화학조미료를 안 쓴다. 그래서 음식이 심심하고 맛깔 나지 않다. 둘째, 음식의 상업화가 아닐까 싶다. 찜닭 열풍이 불면 모두가 다 찜닭으로 향하고 다시 불닭으로 움직이게 되면 결국 프랜차이즈화 된 규격화된 맛을 볼 수 밖에 없다. 해당 음식에 대한 열정이나 연구가 얼마나 되어 있을지.

지은이는 우리나라에 오래된 식당이 없는 것을 바로 이런 이유들에서 찾는다. 하다 안되면 식당이나 차리지와 같이 먹거리를 하대하는 분위기, 장사 좀 된다 싶으면 임대료를 높여 내 쫓는 임대문화, 그리고 유행 등이다. 그리고 또 하나 산업화의 결과이다. 재개발, 도시화속에 한 자리에서 오랫동안 맛을 지키는 식당을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이 문제는 21세기에도 유효한데 얼마전 피맛골이 재개발되면서 그나마 2-30년 명맥을 유지하던 맛집들이 그 자리를 떠나야 했다.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된장에 대한 지은이의 지적이다. 된장은 원래 콩으로 만든 메주에 식염수를 가하여 여액을 분리하여 가공한 것인데 우리나라 식품에 대해 정의하고 있는 <식품공전>에서는 '대두, 쌀, 보리, 밀 또는 탈지대두 등을 주원료로 하여 제국한 뒤 식염을 혼합하여 발효 및 숙성시킨 것 또는 메주를 식염수에 담가 발효하고 여액을 분리하여 가공한 것을 말한다'라고 정의하는데 과연 메주를 사용하지 않은 된장을 된장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인가? 바로 우리가 흔히 먹는 공장에서 생산해서 나온 된장이 바로 이런 과정을 거친 된장이다. 이에 지은이는 후자는 된장맛소스이지 된장이 아니라고 말한다. 문제는 이런 식으로 기업의 의견이 반영된 음식의 정의가 우리나라 음식의 정체성을 해친다는데 있다. 메주가 아닌 탈지대두로 만든 된장이 과연 일본의 미소와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일까?

 

책은 이런 무거운 주제 뿐만 아니라 먹거리에 대한 가볍고 즐거운 이야기들이 더 많다.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맛집에 대한 정보도 있고, 그 음식을 먹는 지은이의 방법도 소개되어 있다. 먹거리에 관심을 두기 위한 입문서로 제격이다.

 

언젠가 메밀의 미묘한 차이를 느끼고 족발의 누린내를 즐길 수 있는 미식가가 될 날이 있기를 바라며 오늘도 입안에 콩냄새가 화안하게 도는 순두부 한 수저 먹고 싶다는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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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경제학 2 - 서민 경제의 미래 위험한 경제학 2
선대인 지음 / 더난출판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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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각하께서 재래시장에 들러 어묵을 사 드신다. 옆에 있는 참모들에게 많이 팔아드리라 한다. 그리고 서민을 위한 정책을 내놓으신다. 처음에는 강남부자들만 챙기는 분으로 알았는데 역시 대통령이 그런지 못사는 사람들도 챙겨주신다. 참 고마우신 대통령님?
가진자들의 '잃어버린 10년'을 채워주시느라 세금도 깎아주시며 주머니를 채워주신다. 대다수의 국민들에게는 따뜻한 눈길로 위로해 주신다. (방송법이라는 당근을 찾아내시니 이제서야 언론이 대통령 말씀 듣는다.) 방송과 신문 그런 대통령의 위로 잘 전해주신다. You Win !!!

 

위험한경제학1에서 부동산 문제만을 집중적으로 다뤘던 선대인 부소장이 이번에는 서민경제의 비밀을 들쳐주시겠단다. 오~ 이런! 대통령 그리고 그 무리들 한판 뜨시려고?

 

이에 앞서 선대인부소장 언론인 출신인데 우리나라 언론의 문제점 꼭 짚고 넘어가신다. 2009년 7월 27일 블룸버그의 유명한 경제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급속한 회복신호 자체가 버블 Call for Rapid Recovery is Bubble All Its Own> 이라는 칼럼을 쓰셨단다. 한국 등 아시아경제가 급속한 경기부양책으로 회복단계에 들어선 것 같지만 이런 추세는 지속되기 어렵다며 경고의 메세지를 보내고 있다. 첫머리를 '한국 경제에 경의를 표한다'며 조롱으로 시작한다고 한다. 시작은 찬사로 했지만 결국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런 그의 칼럼을 한국 언론들은 세계에서 인정하는 한국 경제라며 떠벌리고 있다. (원문은 구글로 찾아보거나 책 103쪽에서 112쪽을 읽어보면 알 수 있다.) 이런 문제가 한두번이 아니라 자주 한다고 하는데 이렇게 되면 한국에 믿을 놈 하나도 없는 셈이 된다.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살림살이 잘 모르겠다. 잘은 모르겠는데 TV와 신문을 보면 우리나라 경제는 더 이상 위기가 아닌 것 같다. 청년실업문제가 심각하다는데 우리나라 실업률은 OECD 국가 최저란다. 아~ 잘 모르겠다. 도대체 뭐가 뭔지....

선대인 부소장 이에 대한 답을 보여준다. 세계경제 쉽게 해결되지 않는단다. 그래 우리 경제 회복되었다는데 그 다음에 들어보면 PIGS니 STUPID 니 하면서 유럽경제가 위험하단다. 우리나라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인데 그렇게 하려면 다른나라도 잘 살아야 우리 물건 사줄텐데 미국경제도 좋아진다 안하고 유럽경제도 위험하단다. 게다가 우리나라가 칭송해 마지 않던 두바이, 한마디로 망했다. 어~ 그런데 어떻게 우리나라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거지.... 그래 뉴스 잘 들어보자 우리나라 경제가 회복되었다는데 국민소득은 왜 떨어졌냐고?

 

경제문제가 해결되었다고 2MB랑 그 주변분들이 말씀하시는데 그 분들은 실제를 알고 계신 것 같다. 4대강 살리신다며 건설에 돈 마구 쏟아부어주신다. 빈 아파트 많다고 해서 듣도 보도 못한 LH 공사라는데서 미분양분 떠안았다는데 주택 공급 계속하신단다. 이거 어디서 많이 봤는데.... 맞다. 30년전에 쓰던 방법 아니야. 그러시면서 복지예산은 깎아버리신다. 오 마이 갓~ 복지예산은 깎으시면서 서민을 위하신다는 것 무슨 시추에이션? 선대인 부소장 말 들으니 부자들 세금 깎아주신거 5년간 100조원 정도 된단다. 그래서 내 놓은 친서민 정책 약 2조원 되신단다. 그런데 그거 이미 있는거 다시 써먹는단다. 선대인 부소장님 친절하게 욹어먹은 놈들 발라내 보니 4000억원 정도 된단다. 비교해보자 부자들한테 100조원 주고 서민들한테는 0.4조원 주신단다. 아~ 그러게 부자 되고 봐야해~.

 

그래서 선대인 부소장님 해답 주신다.

1. 부동산 거품 빼고 사람값을 높이자. (연봉이 높아서 일자리가 안 생긴다며 신입사원들 연봉 후려쳤는데 일자리 늘어났나?)

2. 진짜 반값 아파트 만들자. (선대인부소장님 어떻게 하면 되는재 책 261쪽에서 친절히 설명해 주신다. 분당 32평형이 1억 6천만원에 가능한 거 표로 보여주신다. 표 좋아하는 경제학자들 제발 좀 갖다 쓰시라.) 

3. 똑똑한 경기부양책을 쓰자. (경기부양한다며 왜 부자랑 대기업 도와주시나? 그 분들 정부가 안 도와줘도 잘 사시는 분들인데.)

4. 콘크리트 대신 사람에 투자하자. (이제는 사람이 자원이라는 말도 안쓰시네.)

5. 과로체제에서 벗어나자. (21세기 창의성의 시대에도 농업적 근면성을 따지시는 분들이 높은데 앉아계시니 우리나라에는 스티브 잡스가 안나오지..)

6. 공정한 게임 규칙을 만들자 (우리나라 삼성이 하면 법도 바꿔주잖아.)

7. 소비자 중심 경제체제를 만들자. (소비자가 왕이라면서 왜 대기업 편만 들어주냐고. 불만제로 없애고 싶어서 안달났지?)

8. 개발이 아닌 '연계 혁신'을 하자. (연구단지를 만들거면 제대로 하자고, 건설 프로젝트 중심으로 하니 제대로 될리가 없잖아.)

9. 낭만적 산업 '농업'을 육성하자. (녹색성장 하자며 친환경단지 4대강 한다고 뒤엎어?)

10. 개발 정부 체제를 개혁하자. (21세기 잖아. 왜 아직도 70년대에서 못 벗어나냐고?)

 

책을 읽고 나면서 읊조렸다. '참 나쁜 사람들'. 정보를 왜곡하는 언론, 서민을 생각한다면서 부자들과 대기업 곳간 채워주시는 대통령 그리고 무리들. 참 나쁜 사람들이다. 그리고 국민들보고 도덕으로 재무장하라신다. 뻔뻔하기 하신 분들이다. 이를 어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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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경제학 1 - 부동산의 비밀 위험한 경제학 1
선대인 지음 / 더난출판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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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집값은 어떻게 될까? 노무현정부를 지독히도 괴롭혔던, 발목을 잡았던 그리고 결국은 과거에 아직도 머물러 있는 이들에게 정권을 넘기도록 한 부동산 문제. 과연 어떻게 될까?
 
재테크 자체에 별로 관심이 없어 주식이나 부동산시세에 별로 관심이 없지만 한국은행의 금리 발표에는 귀를 쫑긋세우고 들어본다. (뭐 항상 쫑긋서있는 귀이긴 하지만) 나는 재테크에 관심이 없지만 와잎님께서 벌려두신 부동산이 지금 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한 때 내 월급보다 많던 이자(약간의 원금 포함해서)에 와잎의 육아휴직이라 상황에서 빨간불이 켜졌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은 부동산 및 금리를 대할 때 상반된 입장을 취할 수 밖에 없는 박쥐가 되어버렸다. 일단 상식적으로 부동산을 떠 받치려는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고 시중 유동자금의 회수와 인플레이션 기대에 의해 금리인상이 적절하다는 입장이지만 매 달 빠져나가는 이자를 볼 때면 우리 부동산만 올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요즘 들어서는 제발 매수자가 나왔으면 하는 생각에...
 
우리의 문제는(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김광수경제연구소 선대인 부소장의 글을 읽으면 원인 파악이 분명하게 된다. 와잎의 부동산 투자는 바로 버블시기에 일어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이런 부동산 문제에 직면하게 된 것은 2000년 이후의 일이다. 물론 1990년대에도 지속적으로 집값이 올랐지만 이는 집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상황에서 일어난 자연스런 현상이고 그 상승폭 또한 어느 정도 상식적이었다. 그러나 2001년 부터 폭등에 가까운 집값 상승이 이어지는데 먼저 2001년에서 2003년까지 있었던 전국적인 1차 버블이 있었고 2005년에서 2006년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를 끌어올리는 버블이 있었다. 그리고 2007년 이후 서울 강북지역 및 뉴타운개발 등에 의해 그동안 소외되었던 지역을 중심으로 한 3차 버블이 있었다. 이런 선대인부소장의 설명에 맞춰 보니 2차 버블 때 수도권 지역에서 아파트로 재미를 본 후 서울 강북에 집을 하나 샀고, 기획부동산과의 거래도 있었으니 3차 버블시기에 부동산에 올라탄 셈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 부동산에서 내리지 못하고 있다. 바닥이 없어서... 문제는 이런 부동산 투자가 모두 은행 대출을 통해 이뤄졌다는 사실이다.
 
문제는 이렇게 부동산에 물려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이 이 부동산문제가 우리 경제의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2MB 정부가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예전 저축이 미덕이었던 시기라면 금리가 오르면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오르게 된다. 이자수입으로 인한 소득증가분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막대한 규모의 가계 부채의 시달리고 있는 때에 금리 인상은 가계에 추가적인 이자비용이 발생하게 되어 가처분소득이 줄어들게 된다. 즉 가계의 소비능력이 떨어지게 되고 이는 경제전반의 침체를 가져오게 된다. 그래서 2MB 정부는
 
이런 부동산 문제를 가져온 장본인은 누구일까? 선대인부소장은 가장 큰 적으로 언론을 들고 있다. 팩트(사실)조차 팩트로 전달하지 않는 한국언론(특히 조중동)의 특성상 언론 스스로가 부동산 투기를 부추켰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광고의 큰 손으로 등장한 아파트 광고와 공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 보다 더 큰 문제는 바로 정부이다. 이미 권력보다 힘이 쎄진 자본에 대한 통제를 잃은 시점에서 참여정부는 부동산과의 전쟁을 선포하였지만 막대한 자금력을 가지고 있는 건설사 뒤의 대기업과 강남 그리고 투기꾼 세력에게 매번 패했다. 이런 문제를 안고 시작한 2MB 정부는 이런 부통산 투기의 혜택위에 서 있던 이들로 구성된 정부이기 때문에 부동산 문제에 대한 해결의지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미래 산업이라 할 수 있는 정보통신부, 해양수산부를 없애버리면서까지 재경부와 건설관련 국토해양부를 확대한 것을 보면 2MB정부의 방향을 알 수 있다.
 
위험한 경제학1 부동산의 비밀편을 보면 언론과 정부는 부동산 문제에 있어 거의 '사기꾼'에 가깝다. 특히 국민경제를 책임져야 할 2MB정부의 행태는 국민들의 세금으로 건설사들을 먹여살리는 듯 하다. 미분양 분 해소에 LH공사(주택공사와 토지공사가 합쳐진)가 나서고 있는데 LH공사의 부채 수준이 도를 넘고 있다. 부채 수준이 LH공사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보이는데 이는 결국 후대가 갚아나가야 할 빚인 셈이다. (내가 2MB 정부를 싫어하는 이유중에 하나가 바로 이 점이다. 온 갖 건설사업으로 인한 단기적인 경기회복이 지금의 기성세대가 보겠지만 이로 인한 막대한 부채는 결국 후대가 갚아나가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미래의 젊은이들에게 책임을 떠 넘기는 정말 무책임한 사람들이다.)
또한 부동산대출규제를 완화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가뜩이나 국민들의 부담이 되고 있는 가계대출의 가능성을 더 열어두고 있는데 도대체 무슨 심보인지 모르겠다.
이에 더 나아가 정부 스스로 주택보급률 산정방법을 바꿔 100%가 넘는 주택보급율을 100% 미만으로 떨어뜨렸다. 주택보급율이 100%가 되지 않는 다는 것은 집이 모자란다는 것인데 이는 부동산수요를 일으키는 주요 요소이다. 그런데 이 주택보급율은 단순히 계산방법을 바꾼 것이다. (자세한 사항은 책에서 설명 264쪽에서 268쪽) 집은 그대로 있는데 남던 게 모자라진게 된 것이다. 이런 짓을 정부가 하고 있다.
 
지방정부 역시 이런 사기적인 행각에서 멀지 않다. 물론 2MB 서울시장님께서 몸소 본을 보이셨었다. 뉴타운 사업으로 멀쩡하게 자기 집에 살던 사람을 집값 3억원 쳐 주고 6억원짜리 아파트에 들어오라니, 마당 있던 내 집에서 30년을 살다가 집을 빼앗아가버리더니 3억원을 더 내고 아파트에 들어오라는 말에 실거주자들은 그 곳을 떠나야 했다. 그 대표적인 은평뉴타운은 현재 실패한 사업으로 알려져 있는데, 2MB님은 청와대에 가서도 그 짓거리를 계속 하신다. 이를 본받아서일까 지방정부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몇 천억짜리 시청사를 짓기에 바쁘고 각종 아파트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금의 인구보다 두배 이상 증가한다는 계획하에 주택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지방정부의 플랜으로 보면 우리나라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해야 한다.
 
저자는 부동산 막차를 타지 말라고 한다. "늦었으~ 이미 막차 타버렸어" 라고 나와 와잎은 넋두리를 해본다. 그리고 기본도 되어 있지 않은 사람들이 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모습에 한숨이 먼저 나온다. 이 나라는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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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 굴드, 피아노 솔로 동문선 현대신서 102
미셸 슈나이더 지음, 이창실 옮김 / 동문선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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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제일 좋아하는 클래식 곡은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Goldberg Variations)와 베토벤 교향곡 7번이다.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클래식 보다는 바흐를 연주한 자끄 루시에의 연주를 듣고 나서 이 곡에 푹 빠져 버렸다. 한참을 자끄 루시에의 편곡을 듣다가 이 곡에 대한 관심을 늘렸다. 그래서 발견한 것이 바로 글렌 굴드의 1955년 녹음과 1981년 버전이다. 그 후 한참을 글렌 굴드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CD 플레이어에 올려놓았다. 그러다 지금은 다른 연주자들의 앨범을 갖춰놓기는 했지만 아직 누구의 연주인지 구분할 수 없는 초보의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자끄 루시에의 곡은 재즈로 해석이 되었기 때문에 쉽게 구분이 가능하지만.

 

글렌 굴드의 1955년판은 앨범재킷에서 부터 독특하다. 글렌 굴드가 연주하는 사진들로 가득차 있기 때문이다. 그런 관심들 속에서 스치듯 살펴본 정보에 의하면 초기 연주를 제외하고는 대중앞에서 연주하지 않고 스튜디오 녹음만 했다는 그리고 행동이 조금은 독특했다는 점이다. 그 말은 마치 그가 피아노 연주의 절정을 위해 혼자만의 길을 걸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그를 책으로 만났다.

 

"손은 피아니스트가 아니라 피아노에 속해 있었다. 그가 건반 위로 쓰러질 듯 몸을 숙인 모습을 보면, 그는 마치 자신과 음악 사이에 더 이상 피아노가 존재하지 않기를 바라며 피아노 속에 자신을 지우고 융해시켜 버리려는 것 같다. '피아노 앞에 앉은 글렌 굴드'가 아니고, '글렌 굴드, 피아노 솔로'인 것이다." (76쪽)

 

이렇게 글렌 굴드는 피아니스트의 역사를 다시 썼다. 그 자신이 피아노 솔로, 음악 그 자체로 말이다. 음악가에게 있어 이런 평가는 최고의 찬사일 것이다. 이렇게 그는 전설이 되어 갔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 그즌 청중과 결별하고 스튜디오에서 녹음만 하게 된다.

 

이런 전기를 통해 만나는 즐거움 중에 하나는 바로 그 사람에 대해 오해하고 있던 것, 그리고 그것을 넘어선 무언가를 발견했을 때이다.

"우리는 흔히 그가 누구보다 좋아한 음악가는 바흐였다고 오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그가 좋아한 음악가는 올랜도 기번스였다. 정확히 말해 그의 간결성을 좋아했다. 그리고 시벨리우스를 좋아했던 것은 그 차가움에 있었다. 그러나 굴드의 바흐는, 우리에게서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우리가 갈망이나 기억을 지녔다고도 추정하지 않는 것들의 수수께끼 같은 명징성을 지니고 있다. 이렇게 해서 음악은 우리가 듣는 무엇이 아니라 우리를 듣는 무엇이 된다."(179쪽)

 

역자 후기에서 지은이의 책 구성 방식이 골든베르크의 그것을 따랐다고 한다. 그제서야 나는 숫자들과 그리고 아리아라는 제목을 기억했다.

 

이 책은 그리 쉽게 읽히는 책이 아니다. 보통의 전기물들이 보여주는 역경을 딛고 바로 서는(혹은 성공에 이르러는) 모습을 보여주며 독자의 마음을 앗아가는 그런 일반적인 전기의 양식과는 다르다. "더 잘 연주하기 위해 거리를 둘 것. 이것이 굴드의 미학이다."(99쪽) 굴드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거리를 둘 것. 지은이는 마치 이런 말을 하는 듯 하다. 아마도 이 책이 일반적인 전기 작가에 의해 쓰여졌다면 끊임없이 자신의 정신과 싸우고 육체적인 질병과 싸우는 동안 음악을 통해 해방감을 맛보았던 글렌 굴드가 그려졌을 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면 그것은 글렌 굴드를 왜곡하는 것이다. "굴드가 콘서트를 비난했던 가장 큰 이유는 청중의 존재로 인해 그의 연주가 왜곡된다는 점이다."(152쪽)  굴드를 왜곡하지 않기 위해 그가 연주회장을 버리고 스튜디오에 매진했던 것 처럼 그렇게 독자로써 전기를 읽는 즐거움을 버리고(즐거움이라는 왜곡) 끈기있게 읽어나가야 굴드의 모습을 어렴풋이 그려 볼 수 있는 것이다.

 

글렌 굴드의 연주는 독특한 미학을 가지고 있다. 바로 피아노와 거리두기이다. 그는 연주를 위해 수 없는 연습보다 연주를 생각했다. "더 잘 연주하기 위해 거리를 둘 것. 이것이 굴드의 미학이다. 시토회 수도자 토마스 머튼의 개념과도 비슷한 후퇴의 미학. 사람들과 거리를두고, 피아노 자신과도 거리를 둘 것. 그는 녹음이 있기 며칠 동안 자신의 피아노를 건드리지도 않았다. 그리고는 '피아노는 손가락이 아니라 머리로 연주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연주하는 것의 정신적인 형상과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순간의 손가락의 속박 사이에 일종의 투쟁이 벌어진다. 그런데 이 손가락의속박에서 우리가 해방된다."(99쪽)

 

손가락과 피아노라는 물리적 속박에서 음악을 해방시킨 글렌 굴드는 음악의 본연에 집중한다. "굴드의 미학은 발견을 돕는 미학이다. 본능적으로 연주가들은 제거하기보다는 첨가하는데, 그의 미학은 제거하는 편을 택한다. 영감이라든지 단숨에 해치우는 것을 경계하고, 오랫동안 해석이 있은 다음의 연주, 분명 이런 것이다. (101~102쪽)... 그는 우회를 통해 정수에 도달한다. 그리고 욕구의 긴장을 통해서가 아닌(그렇다고 긴박감도, 방법론도 제외시키지 않으면서)일종의 순화를 통해 미(美)를 건드린다.(102쪽)... 그래서 장식적인 기능을 삭제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바흐의 장식음들을 그는 마치 장식음이 아닌, 악절의 다른 음들과 똑같은 멜로디와 화음의 가치를 지닌 음들처럼 연주한다. 이들의 필연성과 절박함을 발견하기 위해서인양, 분해되어 나온 뚜렷한 음들로 천천히 연주한다. (103쪽)"

 

굴드가 그렇게 음악의 미학에 빠져들고자 했던 것 처럼, 미셀 슈나이더는 글렌 굴드와 관련된 삶과 그에 대한 소문보다는 글렌 굴드의 음악에 빠져들고자 했다. 사실 그래서 이 책을 두 번 읽게 되었다. 여느 전기처럼 책을 읽으면서 책에 집중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두번째 천천히 읽어내며 미셀 슈나이더를 통해 글렌 굴드의 음악에 닿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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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그 은밀한 삶과 치욕스런 죽음 - 불멸의 음반 100 최악의 음반 20
노먼 레브레히트 지음, 장호연 옮김 / 마티 / 200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카라얀, 번스타인 1990년대 최고의 지휘자 둘을 만난 것은 음악회나 CD가 아니라 가끔씩 보게 되는 사진에서였다. 어쩌다 방문한 집에는 크지 않은 흑백사진이 걸려 있곤 했다. 카라얀 혹은 번스타인의 사진이었다. 20대 후반에 들어 음악에 대한 관심의 폭을 넓히면서 발견한 클래식에서 그 때 그 사진의 주인공에 대해 알게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씩 지나면서 그리고 연주회에 자주는 아니지만 발걸음을 하기 시작하면서 카라얀이나 번스타인 말고도 위대한 거장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조금씩 클래식에 관심을 두면서 클래식이라는 거대한 음악은 왠지 만만하게 보면 안 될 거리를 두고 봐야 할 무언가라는 생각이 자리 잡았다.

 

 

'클래식, 그 은밀한 삶과 치욕스런 죽음'은 그렇게 견고하게만 보였던 클래식의 속살을 보여준다. 결국은 클래식이라는 것이 음악이라는 산업안에서 존재하고 또 발전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닌가? '클래식~'은 음반 산업의 역사를 보여준다. 그 음반 산업의 역사가 바로 클래식이다. 축음기가 발명되고 LP라고 불리던 커다란 레코드판이 생기면서 일반 대중들은 클래식이라는 음악을 듣게 된다. 카루소부터 시작된 음반의 역사는 19세기 후반의 음악부터 현재까지의 클래식을 연주회장을 찾지 않아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노란색딱지의 DG, EMI 그리고 Philips는 그 이름만으로도 좋은 음반을 보증하고 있는 것 처럼 이 음반 레이블의 역사를 속속 들쳐내고 있다.

 

책을 읽다가 내가 가지고 있는 음반 이야기가 나왔을때는 흥이 났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연주회장에서 직접 본 에드가 마이어, ... 

 

부록처럼 붙어 있는 명반 100선과 최악의 음반 20선은 먼저 눈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아직 클래식 애호가라고 하기에는 그렇고 막 초보를 떼려는 카를로스 클라이버의 베토벤 교향곡 5,7번, 자크 뒤 프레의 엘가 협주곡 등 너댓개의 앨범을 찾아내곤 만족스러워했다.

 

클래식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두 부류 정도로 나눠 볼 수 있을 것이다. 처음부터 클래식을 좋아했고, 클래식의 매력에 빠져 있는 사람들과 록, 팝 등의 대중음악을 거쳐 재즈와 클래식을 나눠 듣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클래식을 듣는 이들은 또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클래식을 공부하듯 작곡가, 지휘자, 연주자들을 섭렵하고 명반을 찾아 듣는 사람과 그냥 내키는 데로 듣는 사람. 첫번째 부류는 클래식에 신성한 지위를 부여하고 숭상한다면 두번째 부류는 클래식 또한 음악의 한 부류로 생각하고 자유롭게 즐긴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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