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인생 열린책들 세계문학 275
카렐 차페크 지음, 송순섭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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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학교는 전혀 또 다른 세계이다. 그곳에서 아이들은 아버지가 누구냐에 따라서가 아니라, 이름에 따라서 서로 구별된다. ~(중략)한 아이의 이름이 아다메츠이고 다른 아이는 베란이라는 것에 의해 아이의 존재가 결정된다.

이게 맞는 건데. 그렇지, 원래는 이래야 맞는 거야.
하지만 현실은 누구의 아들, 어느 댁 자제. 가정형편에 따라 누구는 집으로 누구는 댁으로 구분되어 불리고, 부모의 재산과 직업, 사회적 지위로 아이들이 분류되고 평가되기도 한다. 똑같은 잘못을 해도 누구는 교실 밖 복도에 세워지고 누구는 면죄된다. 아니라고, 그런 일은 이미 오래 전의 일이라고 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아쉽게도 그다지 오래되지 않은 과거에 목격한 일들이다.
꿈을 꾸는 것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어야 하는데도 이미 꿈을 꾸는 시점부터 출발선이 다르다.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로 불리는 개개인의 형편이 꿈의 사이즈마저 제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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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열린책들 세계문학 276
나쓰메 소세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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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예전에 그 사람 앞에 무릎을 꿇었던 기억이 나중에는 그 사람 머리 위에 발을 얹게 하는 거야. 나는 미래의 모욕을 피하기 위해 지금의 존경을 물리치려는 것이지.

곱씹어 읽어 볼수록 섬뜩하기까지 하다. 굴욕감과 무너진 자존심이 훗날의 복수심으로 이어진다는 의미와도 같게 보인다.
강자 앞에 열심히 숙이고 비벼대던 부류들이 성공하고 나면 자신들이 했던 아첨과 굴욕들을 보상받기라도 하려는 듯이 더 많이 바라고 요구한다. 시집살이도 살아본 며느리가 더 시킨다고 했던가.
< 마음> 속 선생님이 피하고 싶은 미래의 모욕은 무엇이고 물리치는 지금의 존경은 무엇일까? 그 대가로 치루고 있는 외로움. 그리고 그런 선생님을 바라보는 화자와 선생님의 아내는 그 외로움 안에서 또 다른 외로움을 느끼게 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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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 - 하 열린책들 세계문학 81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윤기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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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3. 이 일련의 사건이, 공개가 바람직하지 못한 어떤 물건을 두고 생긴 것임은 분명합니다. 말하자면 이것을 손에 넣으려는 사람과, 그것을 막으려는 사람 사이에서 생긴 갈등의 산물이라는 것입니다.

이제 비밀이 드러나기라도 하려는 것일까? 윌리엄 수도사의 추리는 드디어 진실에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공개가 바람직하지 못한 물건의 실체가 서책이라는 것을 이제 웬만큼 눈치가 있다면 누구라도 알 것이다. 그 서책의 의미가 무엇이기에, 도대체 무엇이 기록된 책이기에 그 어느 곳보다도 경건하고 신성해야할 수도원에서 연쇄 살인을 일으키게 만드는가?
손에 넣으려는 자는 누구이고, 그것을 막으려는 자는 또 누구일까? 이 와중에도 수도사들의 연이은 죽음보다 수도원의 명예에만 집중하고 있는 수도원장. 종교의 참뜻과 종교인의 자세에 대해서도 숙고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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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 - 하 열린책들 세계문학 81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윤기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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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4. 손가락으로 똥을 만지기는 싫어하면서 어째서 너는 똥자루는 안고 싶어 하느냐?

말똥에 침 뱉을 여자를 꼬여 들이려 했던 살바토레와 굶주린 가족에게 먹일 음식이 필요했던 여자는 베르나르 기에게 붙잡히고 만다. 마녀로 몰려 화형대에 걸릴 운명이 되고마는 안타까운 목숨. 아드소가 그리워하던 여자는 마녀로 몰리고, 그녀를 바라보던 아드소에게 우베르티노 수도사는 냉소적인 훈계를 날린다. 아드소는 그 진실을 알지만 마녀사냥에 휩쓸릴 것을 염려한 윌리엄 수도사는 나서려는 그를 제지한다.
윌리엄 수도사와 아드소가 도착한지 4일째. 살인이 일어났던 3일 동안과 달리 시체가 발견되지 않은 날, 이젠 무고한 사람을 마녀로 몰아 억울한 죽음을 만드려고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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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 - 하 열린책들 세계문학 81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윤기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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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2. 모르는 사람의 귀에는 찬사, 혹은 아첨으로까지 들렸을 것이다. 그러나 베르나르 기는 그 말을 새겨듣지 못할 사람은 아니었다.

비아냥이나 질책도 품위있게 하는구만.
말하는 이도 듣는 이도 어느 정도의 수준에 도달하지 않고서는 욕을 욕으로 듣지않고 칭찬으로 들리게 하는 리엄 수도사의 고급진 공격.
"목소리 큰 놈이 이긴다"는 얘기는 실상 뚜껑을 열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남들은 다 손가락질 하고 있는데 저혼자만 제가 이긴줄 알고 뻐기고 있는 어리석음이다.
서로에 대해 적의를 숨기지 않는 윌리엄 수도사와 베르나르 기. 조사 방법조차도 달라도 너무 다른 이 둘은 사심은 접어두고 수도원의 연쇄 살인 사건을 함께 해결해 나가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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