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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이름은 마리아 - 살아남았으므로 사랑하기로 했다
김현 지음 / 원너스미디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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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아픈 동족의 비극적인 전쟁으로 고아가 된 소녀가 미국으로 입양되어,그 곳에서 차별과 편견 속에 자라며 본인 인생의 승리자가 되는 그런 스토리가 아닐까 추측하며 읽기 시작했다.
마리아라는 세례명의 소녀는 비교적 부유한 집안의 고명딸로 태어나 부족함없이 가족의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6.25전쟁이 터지고 공산주의 사상을 가졌던 아버지로 인해 이모집에 잠시 머물던 마리아만 남겨진 채 가족들은 월북을 한다.
빨갱이의 자식으로 손가락질 받고 천덕꾸러기로 남겨진 그 때의 나이가 4살.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아버지가 인생의 굽이굽이 마다 원망스러울만 하다.
엄마를 아끼던 이모에게 호적상 입양되어 이모엄마라 부르며 서류상,법률상의 불이익은 간신히 피할 수 있었지만,정서적인 냉대로 인한 허기는 채울 수가 없던 유년기를 보냈다.
개인의 이야기만 쓰셨으면 괜찮았을텐데 개인의 아픔으로 인해 친미,친기독교,반소,반공의 지나친 편향의 시각이 두드러졌다.
《p.113~114
나는 그 낭만적인 민족주의가 1945년 일제 압제로부터 해방된 조선에서 김구 선생 같은 위대한 독립운동가의 생각을 흐리게 했다고 생각한다.그 민족주의가 그토록 투철한 반공정신으로 이승만 박사와 손을 잡았던 김구 선생을 변하게 했다고 말이다.김구 선생은 스탈린의 방해로 나라가 반쪽이 되었음에도 1948년 8월 15일에 탄생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동유럽처럼 한반도를 적화 통일시킬 목적으로 1945년부터 김일성과 계획을 세웠던 살인자 스탈린의 공산당에 끌려다니셨다.
나는 항간의 소문처럼 김구 선생의 암살을 이승만 대통령이 지시했다고 믿지 않는다.그는 진정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는 크리스천이었다.나는 그분의 저서를 읽으면서 같은 크리스천이고,같은 자유민주주의를 사랑하고,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이승만 대통령은 자기와 목숨을 같이한 애국동지로서 조선 독립을 위해 싸웠던 김구 선생을 암살하지 않았다고 굳게 믿는다.》

중세 유럽의 정복 전쟁도 하나님의 이름으로 이루졌거든요!
소수의 편향된 종교적 믿음이 다수의 올바른 믿음을 대중으로부터 편견에 가두게 하는 이런 주장이 나는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자라면서 겪게 되는 어려움마다 아버지의 사상때문이라는 원망.이모 엄마의 쌀쌀함은 상처로 받았으면서 미국에서 자신의 자녀를 그렇게 키운건 엄한 교육이라는 잣대.원망의 끝은 늘 아버지를 향해 있고 감사함은 하나님아버지께 돌리면서 엄마나 헤어진 형제에 대한 그리움은 조금도 없었다.마치 아버지 이외의 가족이 처음부터 없었던 듯이.

미군에 근무할때 알게 된 존과의 결혼으로 미국으로 갈 수 있게 되었다.그녀는 그때 그것이 사랑인줄 알았지만 존은 단지 도움이 필요한 여자(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아닌 여자!)에게 과도한 친절을 베푸는,그 외의 일에선 결정력이 결핍된 남자일 뿐이었다.

이혼후 나이 많은 백인 의사와 재혼.그녀의 말마따나 신데렐라를 꿈꾸었던걸까?
북에 생존해 있는 어머니와 형제들을 만나고 돌아온 후,그들의 경제적 지원을 할 수 없다고 연락을 끊어버렸다.
사상을 지키기 위해 가족과 월북을 한 아버지,북한 정부와 연결되고 싶지 않았고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 가족과의 연락을 끊어버린 그녀.누가 누구를 원망할 자격이 있을까? 책을 읽는 내내 나일론식 잣대에 어지러웠다.

힘들게 생활하며 대학을 졸업하고 사업도 성공을 거두며 평의원까지 지낸 그녀는 대단한 의지를 가진 사람임에는 틀림이 없다.그러나 그녀가 자랑처럼 써내려간 평의원 시절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우리나라 비례대표 의원을 지낸 이자스민이 떠올라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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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자극적인 나라 - 짐 로저스의 어떤 예견
짐 로저스 지음, 전경아.오노 가즈모토 옮김 / 살림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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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다잡고 일요일 하루를 이책 한권에 홀린듯이 보냈다.역사를 전공했다는 저자는 지난 역사를 알아야만앞날을 읽을 수 있다고 전한다.
p8.역사를 아는 자는 강하다.이미 내 앞을 앞서간 수많은 이들의 실패와성공을 통해 세상을 보는 지혜와 안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이들은 비록 넘어질지언정 그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다시 일어날 지혜와 용기가 그들안에 숨쉬기 때문이다.벽에 부딪혀 멈추는 사람들은 자기 안에서만 답을 찾으려 하기에 역사의 큰흐름을 보지 못한다.역사를 배워라.그리고 그 자연스러운 흐름에 당신의 몸과 미래를 맡겨라.
역사는 그대로 반복되지 않고 리듬을 타듯이 조금씩 바뀐 형태로 반복한다.
1차 세계대전으로 황폐해진 유럽을 대신하여 경쟁력을 얻은 미국처럼,6.25 전쟁으로 황폐해진 한반도를 발판삼아 2차세계대전의 패전국인 일본이 급부상 했음이 그러한 예가 아닌가 한다.
"나의행복은 누군가의 불행위에서 가능하다"는 언젠가 읽은 책속 구절이 떠올라 씁쓸하다.

세계최고의 경제대국이라 불리던 일본이 사실을 들여다보면 채무 또한 미국과 더불어 그 규모가 상당해서 짐 로저스 본인이 10살 일본인이라면 그 나라를 떠나겠다고 하니,그야말로 '빛좋은 개살구'이다.
일본을 각별하게 생각한다는 짐 로저스가 미래를 주목하는 나라는 한국이다.지금의 대한민국이라기 보다는 통일된 한국을 말한다.지금의 대한민국은 저출산으로 미래를 장담할수가 없다는 것이다.
늘어나는 노령인구에 대한 부양과 복지를 책임지게 될 청년층의 취약함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닐것이다.

요즘은 미국과 중국의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그러나 이런 무역전쟁은 당사자인 나라 뿐만 아니라 인접한 국가를 비롯해서 장기적으로 백해무익하다는 주장을 보인다.
중국에 대한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이번 코로나 직후 중국과의 수출입에 제한이 생겼을때 한국의 많은 제조업들이 타격을 받았다.핵심기술에 대한 의존도는 없다고 하더라도 주요 부품에 대한의존도가 높으니 피할 수가 없는 일이었다.제조공장들의 휴업으로 세계 원유값이 하락했으니 중국에 대한 다른 나라들의 의존도도 무시할 수준은 아니었던 게다.

통일된 한국에서 짐 로저스가 투자종목으로 보는 것은 관광업과 농업계다.(그밖의 다른 산업도 있지만 그는 이두가지를 중점적으로 보는듯하다)
폐쇄되었던 금기의 장소가 개방되었을때의 그 폭발적 수요와 사람이라면 먹지 않고 살수 없으니 농업도 희망적인 산업이라는 것이다.
나는 약간 생각이 다르다.갈수록 소식들을 하고 인스턴트로 대체되는 식단에서 투자에 대한 디테일한 선택은 까다로운 문제라고 생각한다.우리나라는 이미 소비되는 쌀보다 생산되는 쌀이 남기 시작했다.밀은 수입에 의존한다.그렇다고 밀을 경작할 토양은 아니지 않은가?

한국을 주목하는 또다른 이유는 개방성이다.
출산율과 밀접한 관계인 남녀성비에서 이미 오래전 우리는 그 균형이 깨졌다.여자의 수가 부족한 것이다.일본은 국제결혼보다는 독신을 선택하고 우리는 다문화 가정을 선택했다.
이민자 또한 그러하다.이민자를 받아들이는 나라는 번영하고 거부하는 나라는 망한다고 말한다.그러나 나는 여기서 짚고 넘어가고 싶다.
불법 이민자는? 취업만을 목적으로 관광비자로 들어와 취업을 해서 해외로 반출되는 외화나, 근로중 재해로 혜택받는 우리의 의료보험은?
이미 중국인들은 큰병을 치료하려면 한국으로 가라는 말들을 한다고 한다.취업이 아닌 무상진료나 무상에 가까운 치료의 꿀을 탐하는 자가 많다는 말이다.
저자의 의도는 알겠지만,타당하다고 생각되지만,먹튀가 두렵다.단물만 빨아먹고 우수수 빠져나갈 일부가.

일본의 정치는 내가 보기에도 저리 산으로 가는 정책들이 많아 보이는 것은 그들의 정치가 나라와 국민을 위한 정책보다는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표밭다지기 정책이어서 그런것 같다.한 수를 건너 내다보는 정책이 아닌 인기몰이,여론몰이(주기적 독토타령,혐한몰이)에 바쁜것이다.하물며 반대할 반대정당도 없지 않은가?
우리는 일본을 보며 리듬타듯 반복되는 역사에 타산지석삼을 것이 많다.


자국기업을 보호하는 보호무역이 옳은줄 알았는데 기업을 살리자고 국민을 죽이는 일이라는 걸 이 책을 보고 알았다.나의 무지함에 충격이다.

주식을 투자할때 공산주의 국가였던 나라들을 저자는 주목한다.
해외주식이나 펀드가 우리에게도 붐이 일어나던 시기가 있었다.더 발전할게 없는 선진국보다는 개방된 개발도상국의 주식을 사야한다고 들었던게 생각났다.
그들의 발전은 우리가 전쟁후 보인 경제발전의 길을 유사하게 반복할 것이기 때문이라고.이 책을 읽고보니 더 일리있게 와닿는다.한창 베트남으로 몰리던 이유이겠지.

내가 평소 아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 여기 나온다.으쓱!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성적을 받아라.하지만 성적을 잘 받는다고 해서 꼭 성공하는 건 아니야.거꾸로 나쁜 영향을 끼칠 수도 있어.단,성적이 좋으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할 수 있지.이거야말로 중요하단다.
"공부 잘한다고 성공하고 행복한 인생을 사는 건 아니지만 나중에 네가 하려는 꿈이나 일에 성적이 모자라서 선택할 수 없게 되면 안되는거야.한다 안한다의 선택을 네가 해야 하는거야"

우리가 월급날이 되면 농담처럼 하는 말.
'돈은 통장을 스치는 사이버머니'가 현실이 되고 있다.실물 통화량은 전체통화량의 10%정도라는 얘기를 TV에서 보았다.나머지 돈은 통장에 숫자로 찍혀있을 뿐이라고.
저자는 가상통화보다는 블록체인에 투자하라고 한다.
블록체인으로 발전할 나라로 아프리카를 꼽는다.
어렵다.투자와 투기는 한끗차이다.
언젠가 유수진의 강의에서 들었던 말.
"부자들은 돈이 돈을 번다"
저자도 같은 얘기를 한다.
"돈이 돈을 버는 것,그것은 투자다."

AI가 등장하며 사람들은 불안해 한다.인간의 자리를 AI가 대체하며 사람의 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데서 오는 불안이다.그러나 그런 불안은 산업혁명에도 인클로저운동으로 표출되며 있어왔다.
사라지는 만큼 새로 생겨나고 진화하는 직업들이 있을것이다.준비하고 함께 변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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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도 - 기획 29주년 기념 특별 한정판 버지니아 울프 전집 3
버지니아 울프 지음, 박희진 옮김 / 솔출판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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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300년을 넘게 살며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변환한 주인공의 이야기라는 정도만 알고 읽기 시작한 올랜도.
아주 오래전에 본 영화 하이랜더와 타임슬립하는 성전환자의 영화 타임패러독스가 떠올랐지만,막상 읽고 난 후의 올랜도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엘리자베스여왕에게 사랑을 받은 미소년 올랜도.
아름다운 외모로 어디를 가나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그다.철없던 시절을 여러 여자와 가벼운 사랑놀음으로 방탕하게 살던 올란도는 러시아 공주 샤샤와 사랑에 빠지고 얼어붙은 템스강에서 함께 시간을 보낸다. 사랑의 도주를 위해 늦은밤 그녀를 기다리지만 배신한 그녀는 오지 않고 갑작스런 폭우에 얼었던 강이 녹으며 대홍수가 일어난다.
사랑에서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한 그는 작가가 되는 꿈을 갖는다.하지만 귀족이라는 신분은 글을 쓰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다.그래도 인정받고 싶었던 올랜도는 자신의 습작을 당대의 유명한 시인 닉그린에게 보여주지만 그는 올랜도의 돈을 이용할 뿐이다.
사람도,명성도 부질없음을 느낀 올랜도는 타국에 대사로 떠나 의무를 충실히 하다가 30살이 되던 해에 긴 혼수상태같던 잠에서 깨며 여자가 된다.

여자로 깨어난 올랜도는 성은 변했지만 자신의 정체성은 변하지 않았다.그간 남자로서 누려온 것들이 여자라서 제약되기 시작한다.
집시들과 함께 떠돌이 생활을 하며 자연에서 의미를 찾아보려 했지만 역시 찾지 못하고 글을 쓰는 것에 대한 열망이 커지게 되었다.
여자라서 순종해야 하고,순결해야 하며,향기로워야 하고,세련된 차림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던 자신의 과거 주장을 떠올리며 이제는 자신이 그런 삶을 살아야 함을 깨닫게 된다.
여자이기 때문에 재산도 가질 수 없게 되어 재산은 몰수되고 소송에 휘말린다.
시대가 변하고 성별이 바뀌어도 늘 자신이 쓴 <참나무> 원고를 품고 다닌다.

여성으로 변한 올랜도에게 반한 해리대공이 청혼을 하지만 거절한다.아마도 결혼으로 이어지는 평범한 여자의 삶을 거부하고 한 개인으로서 살고 싶어서인거 같다.신도 믿지않고 제독,군인,정치가들에게는 관심도 없는 그녀가 오직 위대한 작가에게 만큼은 생각만 해도 흥분을 한다.쓰는 것에 대한 열망을 올랜도를 통해 버지니아 울프는 말하고 있다.

300년을 그녀로 살아온 올랜도는 결혼반지 투성이인 세상을 보고 자신말고는 모두 짝이 있음에 울적해한다.자연의 신부가 되기로 자신을 내맡겼을 때,군인이자 선원인 마머 듀크 본스롭 쉘머딘을 만나 약혼하고 결혼한다.그러나 이 결혼은 예전의 그녀가 알던 그 관습의 결혼과는 다른 의미인듯 하다.

p221."쉘,당신은 여자에요!" 그녀가 외쳤다.
"당신은 남자에요,올랜도!" 그가 외쳤다.

서로를 종속적인 관계가 아닌 동등한 관계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어쨌든 이 결혼으로 재산에 대한 소송은 종결된다.

선원이던 남편은 배를 타고 떠났고,남겨진 그녀는 아들을 낳았다.떠나간 남편은 그녀안에 혼재하던 남성성을,출산한 아들은 드디어 그녀가 품고만 있던 참나무 원고를 완성했음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등대로를 집필한 후 파도를 쓰기전에 씌여진 소설이라고 하는데,파도를 먼저 접한 후여서 그런지 제법 수월하게 읽혀진다고 생각했지만 착각이었다.
왜 버지니아 울프가 페미니즘 작가라고 불리는지 이 책을 읽고나니 알것도 같다.감히 '알겠다'라고 확신하진 못하겠다.그녀 소설의 정수라고 불리우는 <그녀만의 방>을 아직 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만나게 될 그녀의 소설이 두려움 반,기대 반이다.
소설속 올랜도보다도 올랜도를 통해 보여지는 버지니아 울프에 대해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된것 같다.
더이상 글을 쓸 수 없는 슬픔에 그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죽음을 선택했다는 그녀를 300년 넘도록 <참나무> 원고를 품고 다니는 올랜도를 통해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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