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나서 감상을 남기려고 서재에 들어온다. 나는 이웃님들처럼 멋진 북리뷰를 쓸 능력이 안 되니 나중에 이 책이 어땠는지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간단한 메모나 남기려는 것이다. 많은 분이 그렇겠지만 (저만 그런 거 아니죠?) 책 읽고 나서 좋았다 별로다를 까먹는 걸 넘어 읽은 것 차 잊어버릴 때가 종종 있다 보니 메모를 남겨두면 책 내용은 기억이 안 나도 읽었다는 건 알 테니깐.


일단 서재에 들어오면 내 서재로 가기 전 이웃님들 서재를 둘러본다. 어쩜 이렇게 모르는 책, 처음 듣는 작가가 많은 건지. 이 책 재미있겠다, 저 책 좋겠는데? 하면서 막 찜을 한다. 간간이 댓글도 남기고 유튜브 있으면 그것도 보고.


그러다 보면 읽던 책, 읽으려고 한 책이 쌓여있는데도 지금 서재에서 본 책이 갑자기 막, 당장 읽고 싶어지는 거다. 한글책인 경우는 어쩔 수 없으니 참지만 (혹시 밀리의 서재에 있는지 찾아본다) 원작이 영어인 경우는 바로 도서관 홈페이지로 들어간다. 전에도 말했지만, 영어책은 무조건 도서관에서 빌려 읽는다고 정했기 때문 (읽은 후에 소장하고 싶은 경우만 구입) 나는 책 특히 영어책은 거의 전자책으로 읽는데 앉은 자리에서 클릭으로 빌릴 수 있으며 무엇보다 글씨 크기를 크게 할 수 있는 장점 때문이다. (미국 페이퍼백의 글자 크기는 정말..ㅜㅜ)


내가 이용하는 두 군데 도서관에서 책을 검색하여 있으면 빌리고 아니면 예약을 걸어 놓는다. 도서관에 없는 책인 경우 굿리즈에 가서 살펴보고 도서관에 리퀘스트도 하고 굿리즈를 돌다보면 또 꼬리의 꼬리를 무는 책 검색과 찜. 그러다보면 시간이 어느새 훌쩍 지나가 버린다.


아 오늘은 안 되겠다. 다음에 책 감상 써야지 하고 서재를 나오고 어쩌다저쩌다 또 책 한 권을 읽고 다시 서재에 들어온다. 그리고는 다시 반복이다.


이렇게 몇 번의 반복을 한 뒤 "아니야. 오늘은 기필코 감상을 쓸 거야." 하고 곧장 내 서재로 들어오는데 지금 막 읽은 책에 대해 쓰려다보니 안 쓰고 넘어간 책들이 생각나네. 

그래 먼저 읽은 순서대로 써야지 하고 쓰기를 누르고 앉았는데

어머나 그 책 내용이 뭐였지? 내가 분명 뭔가에 열 받았는데 왜 그랬었지??

그새 다 까먹은 거다!

에잇 생각도 잘 안 나는데 이웃님들 서재나 볼까 이러다가 다시 또 반복.

이러다보니 책 읽고 한줄감상이라도 남기자는 목표는 도저히 달성되지 못하는 것이다.


이웃님들은 책도 많이 읽고, 감상도 길고 꼼꼼하게 잘 쓰시고 그러면서도 이웃 서재에 친절히 댓글도 남기시고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 건가요?

제게도 그 비법을 좀 알려주세요. 플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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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1-03-30 06: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비법 함께 배우고 싶어요 ^^ 많은 고수님들의 답변이 기대가 되네요 ^^

psyche 2021-03-30 09:07   좋아요 2 | URL
우리 고수님들의 답변을 기다려봐요~ ㅎㅎ

han22598 2021-03-30 23:00   좋아요 2 | URL
고수님들의 조언에서 제가 우선 배워야 할 건 메모하기 인 것 같아요.
그러면 수첩이 필요하니..수첩을 사야겠어요 ㅋ

그레이스 2021-03-30 06: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비슷한 현상이 많아서 공감^^
‘일단 써라‘라는 것 밖에는 없더라구요,
저도 한 책 리뷰하려면 오래 걸리는 사람이라.
다른 분들 방법도 듣고 싶네요.

psyche 2021-03-30 09:09   좋아요 1 | URL
그레이스 님도 고수님에 속하시잖아요.
‘일단 써라‘ 기억할게요~

라로 2021-03-30 07: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 비법 배워도 못합니다. 그래도 프님은 비법을 배우려고 하시니 앞으로 자주 프님의 글을 읽게 될 것을 고대할거야요!!😍😘👍

psyche 2021-03-30 09:10   좋아요 1 | URL
라로님은 진짜 많이 잘 쓰시는 데요. 쓰면서 읽기도 많이 하시고, 거기에 일도!!! 이미 비법을 알고 계신거죠

붕붕툐툐 2021-03-30 07:3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그거슨.. 무림의 고수들만이 할 수 있는 비법. 일단 속세를 끊고 산에 들어가 정말 고수인지 의심스러운 스승님의 온갖 구박을 당하며 잔심부름에 집안일만 최소 3년 이상 해야 그제야 기본스텝을 밟아볼까 말까한 수준.
-전 모두 내려놓고 걍 즐기고 있습니다.ㅎㅎ

psyche 2021-03-30 09:11   좋아요 1 | URL
아니 붕붕툐툐님도 저를 감탄하게 하는 고수님이신데!!
직장다니시면서 매일 글 올리시고 책 읽고, 책 리뷰도 남기시고!!!
내려놓고 즐기시는 게 이정도면 본격적으로 하시면??

잠자냥 2021-03-30 11:09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 붕붕툐툐 님 댓글 넘나 웃겨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blanca 2021-03-30 08: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떤 분이 구글시트에 한다고 해서 그것 참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저는 수기로 읽은 책 목록 및 별점을 적어요. 감상과는 별개로 목록 작성은 해두는 게 좋더라고요. 그러나 점점 귀찮아져서 요새는 빼먹기도 많이 하고...저도 책 내용을 자꾸 까먹고 심지어 읽었던 사실조차 잊어버리는 증상이 생겨 고민입니다.

psyche 2021-03-30 09:14   좋아요 2 | URL
저는 목록은 북플에 읽었어요를 하니까 괜찮은데 내용은 자꾸 까먹게 되더라고요. 수기로 적어놓는 것도 괜찮네요. 집에 이쁘다고 사놓고, 알라딘에서 받은 노트가 한가득인데 그걸 이용해야겠어요

다락방 2021-03-30 08:20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ㅎㅎ 프시케님!
저의 경우도 다른 서재 방문했다가 글 쓰려다 보면 까먹고 넘기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일단 글을 써야겠다고 창을 열면 제 글을 먼저 써요. 제꺼 다 쓰고 그 다음에 다른분들 서재를 간답니다. 안그러면 뭘 쓰려고 했는지 까먹거나 다른 분 글에 영향 받아서 글이 산으로 가거나 막 그렇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당장 글을 쓸 수 없을 것 같은 경우에는 다이어리나 핸드폰, 메모지에 키워드를 메모해요. 이를테면 제가 어떤 책을 읽고 그 책에 대해 여성혐오를 지적하고 싶었다면, 그 책의 제목과 여성혐오, 라는 키워드를 써두는거죠. 그러면 시간이 지나 봤을 때 아, 그래그래, 하면서 쓰게 되더라고요. 오랜 시간에 걸쳐 찾아낸 방법입니다. 사실은 그럴 수밖에 없었던게, 젊은 시절에는 이 책에 대해서는 이 글 써야지, 하면 나중에 다 기억났는데, 이제는 기억이 안나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그렇게 키워드라도 써둬야해요. 문제는 간혹가다, 키워드를 보면서도 ‘내가 이 키워드를 왜 썼을까?‘ 라는 생각에 글로 연결되지 못하기도 한다는거죠.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어쩐지 슬픔 ㅠㅠ)

그레이스 2021-03-30 08:36   좋아요 2 | URL
아!
다른 글 읽다 나오는 경험은 제가 없는것 보니,
저는 한글(워드)로 다 작성한 후에 다 완성되면 복사해서 북플이나 알라딘 서재로 들어가요.

psyche 2021-03-30 09:18   좋아요 1 | URL
역시 고수님의 조언!
먼저 내 서재에 간다.
키워드를 적어둔다. 너무 유용한 조언이에요.
저는 키워드만 적으면 까먹을 거 같고 조금은 자세히 써야 할 거 같은데 (내가 왜 이 키워드 썼을까라는 질문은 매번 할 거 같아서요 ㅎㅎㅎㅎ)
노트에 제목이랑 키워드 적기! 실천해 보겠습니다.

psyche 2021-03-30 09:19   좋아요 2 | URL
@그레이스님 아하! 미리 글을 작성하고 복사하는 방법이 있군요!!
전 왜 그런 생각을 한번도 못 했을까요? 미리 작성해서 내 서재에 올린 후 다른 서재를 둘러보면 되겠네요. 유용한 조언 감사합니다

수이 2021-03-30 09: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방법이 제일 좋은 거 같아요!! 내 서재 먼저 가서 내 글 먼저 쓰기! 메모를 잘 하지 못하는데 메모하고 기록하는 습관을 좀 자주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프시케님 글 자주 보고싶어요. 오셔서 자주 써주세요!

psyche 2021-03-30 09:20   좋아요 2 | URL
이웃님들이 글도 너무 잘 쓰시고 책도 많이 읽으시고 하니 맨날 감탄하다가 시간이 다 가요. ㅎㅎ 이번에 팁을 얻었으니 한번 해 보겠습니다!

기억의집 2021-03-30 09:2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ㅋ 저도요. 저도 뭐 좀 끄적 거리려고 들어오면 한참 여기 저기 방문하다 혹한 책 검색하고 뭐 하다보면 본연의 임무는 내팽겨치고 다음날로 미루는 일이 일상다반사예요... ㅎㅎ 심지어 저는 작심삼일이라고 좋으니 글은 하루에 한편씩 쓰자, 가 안 된네요. 작심삼일은 커녕 작심반나절만에 흐지부지돼요!!!

psyche 2021-03-30 09:26   좋아요 3 | URL
그죠그죠. 글을 안 쓰는 건 고사하고 책 읽을 시간도 없다니까요. 읽고 싶은 책 찜하느라 ㅎㅎㅎ
저는 매일 쓰는 건 엄두도 못 내고 읽은 책 한줄 감상이라도 남기자 생각하는데 저역시 작심반나절만에 흐지부지!

독서괭 2021-03-30 10:45   좋아요 2 | URL
두분 말씀에 백퍼 공감합니다 ㅎㅎㅎ 덕분에 고수님들 비법 알게 되었네요~ 알아도 실천은 어렵지만요^^;

잠자냥 2021-03-30 13:1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락방 님과 비슷합니다.
일단 제가 글을 쓰기 전에는 서재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알라딘 서재 창에 직접 쓰는 일도 없어요(인터넷 시스템을 잘 믿지 않아서 쓰다가 글 날리면 그것처럼 우울한 일도 없거든요...) 한글이나, 워드에 쓰고 다 완성 되면 글을 올린 뒤 다른 분 서재를 둘러봅니다. 물론 글을 쓰지 않는 날은 그냥 둘러만 보기도 하고요.
리뷰가 아닌 100자평은 그냥 북플/알라딘 서재에 입력하는데요, 이건 제가 읽은 책 기억해 두려는 용도입니다.

다락방 님 처럼 책을 읽다가/ 책 읽고 길 걸으면서 생각하다가 뭔가 떠오르면, 일종의 ‘키워드‘ 같은 것은 스마트폰 메모창이나, 포스트잇 같은 데 단어만 적어둬요.

psyche 2021-03-31 02:22   좋아요 1 | URL
아 저는 왜 그 생각을 못 했죠?? 알라딘에서 쓰다가 글이 날라간 적도 있었는데 워드같은데서 미리 써서 올리면 되는 것을... 진짜 좋은 팁이네요!!
그리고 역시... 고수님들은 메모를 생활화 하시는 군요. 저도 키워드 적어두는 걸 습관으로 삼아야겠어요. 감사합니다~

syo 2021-03-30 13: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댓글 통해 겁나 많이 배워갑니다. 도둑이얔ㅋㅋㅋㅋ 늘 여쭤보고 싶었지만 차마 여쭙지 못했던 질문을 대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독서괭 2021-03-30 15:24   좋아요 3 | URL
아닛!! syo님 비법도 알려줘야죠. 이렇게 은근슬쩍 넘어가기 있기???

붕붕툐툐 2021-03-30 16:39   좋아요 2 | URL
그러게요! syo님이 다독하는 비법 진짜 궁금!! 그리고 저도 프시케님의 질문 덕에 너무너무 많이 배웠어요. 이래서 질문이 중요하다 하는구나 몸소 체험했습니다~👍

psyche 2021-03-31 02:23   좋아요 1 | URL
아니 syo님 정말 이러실 건가요?!
알라딘의 유명 고수중 한 분이신 syo 께서 이렇게 그냥 가시다뇨???
빨리 비법 알려주세요. 플리즈~~

syo 2021-03-31 11:42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법이라고까지 하긴 그렇지만 도움이 되실지도 모르니까 알려드릴게요.
제 다독과 독후감을 쓰는 데는 사실 저만 알고 있는 숨겨진 비밀이 있는데요,
일단 책을 먼

붕붕툐툐 2021-03-31 11:45   좋아요 2 | URL
먼지 나게 패고 시작할까요?

syo 2021-03-31 11:46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진짜 툐툐님 센스 못이긴다니까...

mini74 2021-03-30 18: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고수님이 이러시면 안됩니다. ㅎㅎ
저도 매번 그래요. 부끄럽지만 뭐. 나이가 드니 좀 빤뻔해지나봐요. 에라 모르겠다 하고 글을 남깁니다. 우리 같이 배워봐용 *^^*

psyche 2021-03-31 02:25   좋아요 2 | URL
mini74 님도 제가 감탄하는 분 중 한 분이신데!
리뷰도 잘 남기시지만 거기에 유튜브까지 찍으시잖아요.
저는 일이 많아서 엄두도 못 내겠던데 대단하세요!

수이 2021-03-31 09:29   좋아요 2 | URL
맞아요 저도 미니님 만나면 유툽 찍는 법 배우고 싶어요 미니님 ㅋㅋㅋㅋ 언제 다 읽고 언제 정리하셔서 언제 유툽까지 찍으시는 건가요. 너무 부지런해!! 우리 미니님!!
 

<I Will Judge You By Your Bookshelf>는 처음에는 머리를 끄덕이며 나만 그런 거 아니었어! 하면서 재미있게 읽었지만 뒤로 갈수록 글 쓰는 사람이 공감할 내용이라 흥미가 좀 떨어졌다. 더군다나 중간에 라틴어가 나오면서 라알못인 나는 일일이 사전을 검색해가며 보니 더욱 그랬다. 이런 건 딱 보고 푸하하 해야 하는데 단어 찾아서 아 이렇구나 하하하 이렇게 열 박자는 늦게 웃게 되니 말이다. 


그러다 페넬로페 님과 잠자냥 님의 페이퍼를 보게 되었는데 나도 내 책장에 있는 책에 대해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어제 읽은 책도 가물거리는 내 기억력 탓에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답이 떠오르지 않는 것이다.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는 책' 뭐였지? 무지 많았던 거 같은데? '펴볼 엄두가 안 난 책'도 많았잖아? 근데 제목이 뭐였더라... 이렇게 내려가다가 아,이거다! 싶은 대목이 있었다. '어째서인지 두 권 있는 책' (책에는 세 권 있는 책인데 페넬로페님과 잠자냥님 모두 두 권으로 하셨길래. 사실 나는 세 권을 가지고 있는 책은 없다.) 


책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책을 가지고 있는 걸 까먹고 또 사거나, 가지고 있는 걸 알지만 좋아하는 책이라 다른 에디션을 또 사거나 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사치(?)를 누릴 수가 없다. 해외에 살고 있다보니 책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한정되어있기 때문이다. 처음 미국에 왔을 때는 겁도 없이 해외 배송으로 책을 구입하기도 했지만 배송료가 너무 부담스러워 (알라딘 US 같은 경우는 얼마 이상 구입 시 미국 내 배송료가 없지만 책값 자체가 무척 높게 책정되어있다) 한국에 갔을 때만 책을 구입해 직접 들고 왔다.(어떤 해에는 책만 100권을 들고 온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너무 고생한 이후 한 번에 30여 권을 넘기지 않는다) 이렇기 때문에 책을 살 때 심혈을 다해 고르고 같은 책을 구입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런데도 두 권씩 가지고 있는 책은 어떤 것일까?


대학 시절 작고 마른 체구(지금은 체중조절을 경고받은 후덕한 아줌마가 되었지만 대학 시절에는 형제복지원 탈출자라고 할 정도로 빼빼 말랐었다)였던 나는 보기와 다르게 술을 아주 잘 마셔 술친구가 많았다. Y는 과 친구였는데 연애가 잘 안 풀릴 때 나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그가 채였다고 하면 위로주를 같이 마셔주곤 했었다. 이과생이라 책을 읽는 남학생이 별로 없었는데 Y는 책을 많이 읽는 편이라 이야기가 잘 통했다. 그가 나에게 건네주었던 책. 장 그르니에의 '섬' 과 '어느 개의 죽음에 관하여' 내가 처음 '섬'을 읽었을 때 왜 그렇게 좋아했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가슴이 마구 뛰었던 느낌과 읽고 또 읽으며 줄 긋고 노트에 적었던 그 순간의 기억은 생생하다. 이 책으로 술친구 중 한 명에서 마음까지 통하는 특별한 이성 친구로 발전했다.



그 이후 청하에서 나오는 장 그르니에의 전집을 하나씩 모았다. 사실 청하의 '섬'은 전집을 맞추느라 나중에 샀고 읽지는 않았다.


이번에 이데아 총서의 '섬'을 펴보고 깜짝 놀랐다.


엥 한자가 막 섞여 있네. 나 한자 까막눈인데 이거 어떻게 읽었지? 그리고 생각해보니 1988년 한겨레 신문이 한글로 된 신문을 창간하기 전에는 모든 신문에 한자가 함께 사용되었다. 그 당시 나에게는 별일이 아니었던 듯. 



내가 가지고 있는 '청하'의 그르니에 전집


대학 시절 내가 좋아하던 작가 중 한 명은 니코스 카잔차키스였다. '그리스인 조르바'에 푹 빠진 뒤 고려원에서 나온 그의 전집을 마구 읽었는데 그때 Y가 추천해 준 책이 바로 '성 프란시스코'였다. 당시만 해도 신심이 무척 깊었던 Y와 함께 카잔차키스의 작품을 읽고 소주를 마시며 이야기하던 기억이 아득하다.



우리는 더욱 가깝게 해 준 '그리스인 조르바'는 집에 없어서 나중에 구입을 했고, 이번에 친정 아버지 책장에 있는 것을 내가 들고와 두 권이 되었다.



이렇게 서로 책을 권해주고 좋은 책에 같이 흥분하던 Y는 시도 썼었는데 가끔 술집에서 같이 술 마시다가 냅킨에 즉석에서 시를 써주기도 하고, 단골 카페의 낙서장에 쓴 시에 누가 곡을 붙였다며 주인 아저씨가 건네준 적도 있다. 이러니 내가 안 넘어갈 수가 있나!

하지만 그는 결혼 후 책은 한 권도 읽지 않았고 시는 고사하고 편지나 카드도 쓰지 않는 사람이 되었으니 이건 나를 꼬시기 위해 작전을 쓴 거라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쓰다 보니 책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연애 이야기가 된 거 같아 좀 민망한데... 실은 옛날 생각이 떠오른 건 며칠 전이 결혼 기념일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우리 이번 결혼 기념일도 (평소와 같이!) 그냥 넘어갑시다! 라고 선언을 했는데 둘째 엔양이 어찌 결혼기념일을 그냥 넘어가냐고 자기가 저녁을 사겠다고 했다.


 사진으로 보니 허접해 보이는데 우리 가족들이 무척 좋아하는 요리이다.


그리고 엔양은 나한테 카드를 하나 사서 건네면서 "엄마, 아빠한테 카드라도 쓰세요." 라고 한다. "엄마가 카드도 안 샀을 거 같아서..." 나를 너무 잘 아는 딸. 무심한 나한테서 어떻게 저렇게 다정한 아이가 나왔는지 참으로 미스터리다.


남편이 사온 꽃(발렌타인스 데이 꽃이 남아있는데 꽃을 또.... 융통성 제로임) 과 케익

엔양이 나 대신 사서 쥐어 준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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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1-02-22 08: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꽃에 꽃을 더하는 거 보니 융통성 제로가 아니라 낭만이 넘치는 거 아닐까요 ㅋㅋㅋ시 읽어주고 책 선물하는 거도 취향 저격한 맞춤형 꼬시기 전략... 그 결실이 카드 쥐어주는 총명한 따님 ㅋㅋ딱딱 맞아들어가는 기념일 축하드립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 남의 연애사가 제일 재미있어요.

psyche 2021-02-22 11:32   좋아요 1 | URL
그건 정말 꿈보다 해몽인 거 같아요 ㅎㅎㅎ
취향 저격 맞춤형 꼬시기 맞는 거 같아요. ㅋㅋ 술 좋아하니 괜히 핑계삼아 술마시고 책 주고 그러면서 꼬신 거죠. 그땐 그걸 모르고 ㅜㅜ.... 그래도 그 결실이 다정한 딸이구나 싶으니 갑자기 지난 결혼생활이 덜 억울하네요. ㅎㅎ

유부만두 2021-02-22 08: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우~~~~ 달달해라!!!!
Y에서 딱 알았지만 남편분 독서 이력은 처음 알았네요. 서로 연래 상담자였다는 얘기만 알았지 뭐에요. 첫째의 독서량이 다 설명되는군요. ^^ 근데 우리집 애들은 뭐야 ㅜ ㅜ
결혼기념일 축하드립니다!!!!
쿨 시크 남편분께 안부 전해주세요.

psyche 2021-02-22 11:34   좋아요 0 | URL
우리집 첫째도 책을 안 읽은 지 쫌 되었다는...ㅠㅠ 그냥 지금 세대 아이들이 그런가보다 하고 있어.
지금은 쿨 시크 하지 않지만 안부 전할게~ ㅎㅎ

blanca 2021-02-22 09: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헉, 그가 남편이 되었다니, 이런 반전이... 결혼기념일 축하드려요.

psyche 2021-02-22 11:35   좋아요 0 | URL
반전으로 쓴 건 아니었는데....ㅎㅎ 축하해주셔서 감사해요

scott 2021-02-22 10: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페이퍼는 끝까지 읽어야 하는 반전 러브 스토리 한국에서 싹튼 사랑이 미국에서도 시들지 않고 만개한 꽃다발💐 결혼기념일 축하드립니다 ^ㅎ^

psyche 2021-02-22 11:36   좋아요 1 | URL
아 제가 Y 라고 써서 다들 과거의 사랑 이야기인 줄 아셨군요. ㅎㅎ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레이스 2021-02-22 11: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서재결혼시키기, 엑스리브리스 가 생각나네요~
축하합니다~~!

psyche 2021-02-22 11:38   좋아요 1 | URL
‘서재 결혼 시키기‘ 저도 좋아하는 책이에요. 제 남편은 이제 책을 읽지 않지만...ㅠㅠ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비연 2021-02-22 11: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장 그르니에 좋아해서 수집했던 기억이.. 추억돋네요. 청하의 저 책들. 부모님 집에 꽂혀있는데.. 그나저나 러브스토리, 멋져요^^ 결혼기념일 축하드려요!

psyche 2021-02-22 11:40   좋아요 1 | URL
미국으로 올 때 책을 거의 못 가져왔거든요. 그래도 저 책들은 꼭 챙겨왔답니다. 비연님도 그르니에 좋아하시는군요. 저 청하 시리즈는 너무 이쁜데 절판되어 아쉬워요.

다락방 2021-02-22 11: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저는 이 이야기가 결혼으로 진행될줄은 몰랐습니다? 하하하하하. 결혼은 반전이네요.
기념일 축하드려요. 책과 연애이야기라니, 너무 좋네요. 이런 이야기들을 다른 분들도 다 들려주셨으면 좋겠어요. 재미있는 이야기!!

psyche 2021-02-22 11:42   좋아요 0 | URL
제가 옛날 사람이라 사귀면 결혼을... ㅋㅋ 그런 건 아니고 책 좋아하는 남자인 줄 알고 속아서 결혼했죠. 사실 남편이랑 저는 책과 연결된 이야기보다는 술과 연결된 이야기가 더 많습니다. 언젠가 그 흑과거를 꺼내놓을수도. ㅎㅎ

cyrus 2021-02-22 11: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결혼기념일 축하드립니다. 저는 <마지막 페이지>를 가지고 있어요. 독서 모임 멤버 한 분이 지금 일 때문에 베트남에 거주하고 계세요. 그분은 장 그르니에의 글을 좋아해요. 그분이 귀국하면 <마지막 페이지>를 선물로 주려고 해요. 책은 그 책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의 서재에 있어야 해요. ^^

psyche 2021-02-22 11:44   좋아요 0 | URL
와 그분이 너무 좋아하시겠어요! 저도 주변에 cyrus 님처럼 사려 깊은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베트남에 계신 모르는 그분이 엄청 부럽네요. ㅎㅎ

페넬로페 2021-02-22 12: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달달한 결혼기념일 축하드려요^^
책에 얽힌 에피소드는 사람마다 무궁무진 할 것 같아요. 그것을 읽는 재미도 좋구요.
제 딸아이도 카드사와서 남편에게 강제로 쓰라고 한 적 있어요 ㅎㅎ
장 그르니에의 책을 더 읽고 싶어져요^^

psyche 2021-02-26 02:17   좋아요 1 | URL
페넬로페님 덕에 옛날 생각 떠올리게 되어 행복했습니다. 감사해요~
전 생각난 김에 그르니에 책 꺼내서 읽어보려했는데 글씨가 너무 작고 연한색이라 집중이 잘 안되더라고요. 흑흑

수이 2021-02-22 16: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결혼기념일 잘 보내셨어요?! 앗 결혼기념일 챙겨주는 따님 너무 센스 만점이에요. 저도 몇 권 겹치는 거 있는데 그건 생략하고 청하 장 그르니에 전집 보니까 새삼 가슴 떨려요. 저때는 제가 아줌마가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말이죠!!! 프시케님이랑 와인을 마시고싶어지는 페이퍼입니다 ^^

psyche 2021-02-26 02:20   좋아요 0 | URL
엄마를 닮지 않은 딸이라 다행입니다 물론 큰애는 카톡으로 퉁쳤으니 저를 닮았네요. ㅎㅎ 저는 와인에는 아픈 과거가 있어서 ( (아무튼, 술> 에 그런 대목이 있어서 엄청 공감했네요) 맥주를 더 좋아합니다만... 언젠가 만나서 한잔할 날이 꼭 오겠죠.

라로 2021-02-22 18: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프님!!!! 우리는 정말 도플갱어 같은 느낌 많이 들어요. 저 섬 책,, 저에게도 아주 특별한 책이거든요. (저는 <섬>만. ^^;;) 그러니까 저는 프님의 하수,,ㅎㅎㅎ
암튼 결혼기념일 축하드립니다!!! 찐한 밤 보내셨습니까?? (딴청~)
엔양은 정말,,,,,하느짓이 어쩜 그리 다 이쁜가요!!! 한번도 만나본 적 없지만 애정해요, 엔양.
엔양같은 며느리 만나길 매일 기도합니다.
그런데 저기 이름이 갑자기 생각이 안 나는데 비닐에 담아서 먹는 그곳? 아니에요??ㅎㅎㅎㅎㅎㅎ
저 간호대에서 단체로 갔었던 생각나요. 저는 양념이 별로라서 그 이후로 안 갔어요. 더구나 남편이 해산물 싫어하고, 혼자 가기는 그런 곳이라서. 갑자기 이름이 생각 안 나네요.흑
암튼 거기 안 싼데 엔양이 쐈다는 거에요?? 손도 큰 엔양!!
저는 프님 서재에 오면 늘 엔양 얘기만 하는 군요. 하하하
암튼, 남편분 정말 프님을 사랑하는 게 느껴져요. 제 남편이랑 같은 과인 것도 느껴지고 (초콜렛 주지 말라고 했다고 말 잘 듣;;;;,,,암튾ㅎㅎ)
프님의 페이퍼는 언제나 재밌어요. 다음엔 꼭 흑역사에 대해서 하나 씩 풀어주세요!!! 저 기다리고 있다가 가끔씩 조르겠어요.ㅋ

아! 그리고 빼빼 마르셨다는 거 상상이 가요. 제가 첨 만났을때도 팔다리가 가늘고,,,암튼 이쁘십니다. ^^

psyche 2021-02-26 02:26   좋아요 0 | URL
앗 저기를 안 좋아하시다니! 저기는 크랩헛이고요. 비슷한 곳이 좀 있는데 저희 가족들은 그중 크랩헛을 좋아해요. 해물을 별로 안 좋아하는 엠군은 소세지만 먹고요. 해물이라 값이 좀 하는데 엔양이 팍 쐈습니다. 구두쇠지만 쏠 때는 또 과감히 쏘는 아이라... 덕분에 아주 잘 먹었어요.
저희 남편도 해산물 별로 안 좋아해요. 뭐 이런 거까지 비슷하다니.... ㅋㅋㅋㅋ 그래서 크랩헛 가면 다른 해산물은 안 넣고 새우랑 조개만 시키는 데 남편은 새우만 먹어요. 조개는 나랑 엔양꺼.
그리고 라로님이 저를 보셨을때보다 살이 더 쪘습니다. ㅜㅜ 제 인생에 이런 날이 있을 줄을 몰랐네요. 만삭때보다 더 뚱뚱해요. 흐흐흑

희선 2021-02-26 01: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났겠지만 결혼기념일 축하합니다 책으로 만난 인연이군요 다정한 따님이네요 책을 볼 때마다 그때가 떠오를 것 같습니다


희선

psyche 2021-02-26 02:28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희선님. 책 때문에 제가 꼬임에 넘어간 인연이에요. ㅎㅎ 사실 책이 이중주차된 책장 안쪽에 있어서 정말 간만에 꺼냈네요. 책을 펴보니 앞에 쓴 글도 있고해서 옛날생각 한참 했어요.

2021-02-26 02: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2-26 02: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2-26 0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2-26 0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에도 한 번 이야기한 적이 있었는데 한국에 살던 시절 우리가 왜 양키들의 명절을 따라 해야 하냐며 당시 남친이었던 남편에게 초콜렛 한번 준 적이 없던 나는 미국에 와서는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며 초콜렛과 장미를 받아왔다.

얼마 전부터 한국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 엔양이 아빠가 한국에 있었을때 엄마가 발렌타인스 데이에 초콜렛을 주었냐고 묻는다 (엔양이 화이트데이도 알더라고) 남편이 그동안 무척 억울했었는지 자기는 한 번도 초콜렛을 받은 적이 없고 한 번 받아보는 게 소원이라네?

그래서 좋아. 까짓거 소원 한번 들어주지 뭐

올해는 내가 초콜렛 살 테니 남편은 사지 말라고 했는데 굳이 남편이 장미랑 초콜렛을 또 사 왔다.(그것도 고디바 큰 봉지 두 개나.. 안 그래도 체중조절 해야 한다는 경고받았는데 어쩌라고 ㅜㅜ)


전날 저녁 삼겹살에 와인을 조금(!) 많이  마시는 바람에 라면으로 해장을 하려 했는데 엔양이 발렌타인스 데이에 라면이 뭔말이냐며 아침을 차려주었다.

고맙긴 한데.... 엄마는 얼큰한 국물이 필요하단다. ㅜㅜ


하지만 위대한 모성으로 열심히 먹었고 먹다 보니 그럭저럭 해장이 되었다. 미국에서는 해장으로 햄버거를 먹는다고 하는데 처음에는 그게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해보니 괜찮았다. 내 식성이 미쿡화 되어가는 걸까.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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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1-02-16 06: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해피 발렌타인 언니!!!! 언니의 평생 스윗 하트 남편분, 안 그런척 하시며 다 챙겨주시는 분인거 제가 알죠! 언니네 옛날 컴퓨터 방 책장의 빽빽히 꽂혀있던 책들도 기억 나고요. 언니 보고 싶어!

psyche 2021-02-16 07:56   좋아요 2 | URL
스윗 하트 남편은 요즘 나이가 늘었나 무척 징징??? 거리네. ㅋㅋ 사실 미국에서는 친구도 없고 그저 마누라만 바라볼 수 밖에 없으니 그렇긴 하지만... 올해 한국에 갈 거니깐 그때 꼭 보자고!!

단발머리 2021-02-16 07: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아아아아아! 정말 하트하트한 장면인데요. 초콜렛도 장미꽃도 너무 근사합니다. 엄마 아침 차려주는 딸마음이 예뻐요~ 하려는데 예쁘게 차린 아침상도 이쁘네요. 저도 어제 초콜렛을 먹긴 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 왜 먹는지 모르고 먹었더랍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psyche 2021-02-16 07:58   좋아요 1 | URL
둘째가 잘 챙기는 스타일이라 무슨 날이고 하면 꼭 챙겨요. 무심한 저를 안 닮아서 얼마나 좋은지. ㅎㅎㅎ

붕붕툐툐 2021-02-16 07: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발렌타인데이를 정말 발렌타인데이로 보내셨군요!! 장미 넘넘 예뻐요!!😍

psyche 2021-02-16 08:00   좋아요 2 | URL
미국에서는 발렌타인데이를 많이 챙기다보니 저렇게 꽃도 받고 아침상도 받았네요 ㅎㅎ

다락방 2021-02-16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우리 조카가 할머니한테 초콜렛을 줬는데 그게 발렌타인 데이 때문이었군요!!!

장미도 예쁘지만 저 아침상 정말 마음에 쏙 드네요. 사진엔 없지만 삼겹살에 와인도요. 호호 🤭

psyche 2021-02-17 02:07   좋아요 0 | URL
저는 와인에 아픈 추억이 있어서 와인을 잘 안 마십니다만.. 간만에 삼겹살하고 마시니 좋더라고요. ㅎㅎ
딸들이 요리를 잘해서 좋아요. 더군다나 코로나로 딸이 집에 와 있으니 가끔 딸이 식사 준비를 하니 그것도 좋고요.ㅎㅎ

scott 2021-02-16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핫케익에 꼭 박힌 불르베리가 하트로 보임 ㅋㅋㅋ 프쉬케님 남편분 어메리칸 스타일로 바뀌신것 같아요 초쿄보다 장미에 마음을 담아놓으쉼 💐

psyche 2021-02-17 02:11   좋아요 1 | URL
그러고보니 그렇네요 ㅎㅎ 저 팬케익이 블루베리와 초콜렛칩 두 가지였는데 다들 초콜렛 칩만 먹으려고....ㅜㅜ 그래서 가족들이 뒹굴뒹굴 굴러 다니나봐요. ㅎㅎ

책읽는나무 2021-02-16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유부만두님 서재에서도 달달한 이야기 읽고 왔는데 프쉬케님네 댁에서도 달달함과 장미향까지!!!!!
여기저기 달달함 넘 좋네요~~^^
발렌타인 데이고 화이트 데이고 이런 날 빙자하여 모두가 사랑을 표현하는 건 참 좋다!!! 란 생각 불현듯 스칩니다.
그동안 넘 무심하게 그냥 지나쳐 왔었구나!!란 생각이 드네요.
아이들이 보고 자란다는 생각을 못했어요ㅋㅋㅋㅋ
행복한 아침상이에요^^

psyche 2021-02-17 02:19   좋아요 1 | URL
미국은 무슨 날이면 온 나라가 들썩거려요. 발렌타인스 데이 같은 경우는 초등학교 때는 반에서 막 행사도 하고 반 친구들 모두에게 작은 카드랑 사탕 이나 초콜렛 한 개 같은 걸 주고요. 마트에서 파는 걸 가져오는 아이들도 있지만 어떤 아이들은 정말 정성담긴 카드를 주기도 하고 그러거든요. 아이들이 학교에서 그렇게 하니까 자연스럽게 집에서도 그냥 넘어가지 않게 되네요.
미국 사람들은 사랑한다 뭐 이런 거 표현을 무척 많이 하잖아요. 한국도 이제는 바뀌고 있지만... 저는 옛날 사람이라 처음에는 뭐야 닭살스럽게 했는데 살다보니 서로 사랑한다고 이야기하고 표현하는 게 좋은 거 같더라고요.

라로 2021-02-17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번 발렌타인데이 아무도 초콜렛을 안 줘서 제가 저를 위해 사줬어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프님은 많이도 받으셨네요!! 고다이바라고 발음하던에,,,맛있었나요?? 아니 다 먹었나요??ㅎㅎㅎ 꽃도!! 젤 부러운 것은 둘째 따님이 차려주신 아침상!! 어떻게 하면 그런 효녀를 낳을 수 있나요? 저는 이미 늦었으니 그 비밀을 제 딸에게 전수;;;

psyche 2021-02-18 08:41   좋아요 0 | URL
그죠. 미국에서는 고다이바라고 하는데 한국에서는 고디바라고 ㅎㅎ 저 사진에 있는 건 제가 가족들한테 사준 거고요. 남편이 사준 고디바 두 봉지는 열심히 먹고 있습니다.
저 같이 무심한 엄마한테서 어떻게 저런 딸이 나왔는지는 정말 미스터리입니다. 혹시 엄마랑 반대로 가는 걸까요? ㅎㅎ
 

원래 책에 대한 글 위주로 쓰려고 마음먹었는데 책 이야기는 안 쓰고 또 잡담만. 

간만에(간만이라는 말은 얼마 만인 경우에 쓸 수 있을까?ㅎㅎ) 소우주를 들으니 로즈볼 공연에서의 벅찬 감동이 떠올라 가슴이 벌렁거렸고 홀린 듯 유튜브에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BTS 공연을 보느라 저녁, 밤시간을 다 날렸다. 

네, 제가 나잇값을 좀 많이 못 합니다.  지금 막 엠군이 엄마 늦었는데 안 자고 또(??!) BTS 봐요? 하고 지나가네요.


BTS은 좋은 곡이 너무너무너무 많아서 고르기 힘든데 콘서트에서 기억에 남는 곡 두 개만 더.





BTS의 랩라인은 정말 짱이다. 랩라인 곡을 다 좋아하지만 내가 특히 좋아하는 Tear. 이걸 내 눈으로 직접 봤다는 게 현실이냣!



11시를 넘기기 힘든 요즘. BTS 늪에 빠져있다 보니 12시 반이 넘었네.

오늘의 주책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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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21-02-02 22: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bts 노래 좋아해요. 저는 딸애가 한 때 팬이어서 들었다가 화양연화 음반 듣고 bts 노래 좋아하기 시작했어요. 전 노래도 노래지만 제이홉의 춤도 좋아해서.. 며칠 전에는 마마시상식에서 제이홉이랑 멤버들이 마마뮤직때 브레이크 타임때 춘 마이클 잭슨에게 헌사한 춤은 한 수 백번 돌려 본 것 같어요 ㅎㅎ 음악 편곡도 기 막히게 잘했더라구요^^

psyche 2021-02-03 01:53   좋아요 2 | URL
저도 둘째녀석때문에 듣기 시작했는데요. 지금은 제가 더 팬이에요. ㅎㅎ 화양연화 앨범 너무 좋죠. 방탄 노래가 다 그렇지만 버릴 곡이 없어요.
저는 지민이가 최애였는데 지금은 또 멤버를 다 좋아해서 최애를 고를 수가 없네요. ㅎㅎ 제이홉은 콘서트에 가 보고 정말 놀랐어요. 눈에 확 띄어요. 그 에너지와 춤이 정말 짱짱!! 방탄을 모르는 친구와 같이 갔는데 그 친구가 계속 쟤가 누구야? 쟤 누구야 하고 물었는데 전부 제이홉이었다는. 그만큼 눈에 띄더라고요.

유부만두 2021-02-02 18: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가 요즘 무한 반복하는 곡은 <잠시> 입니다.
최애정곡은 <봄날>이고요.

psyche 2021-02-03 02:25   좋아요 1 | URL
<잠시>가 무슨 노래인가 잠시 생각했어. 영어 제목이 Telepathy. 나도 너무 좋아해!! 나는 좋아하는 노래가 너무너무 많고 때마다 바뀌어서 최애정곡을 못 골라. ㅎㅎ 물론 <봄날>은 BTS 대표곡중 하나지. 나도 너무 좋아해

단발머리 2021-02-02 18: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늘 BTS팬 정모인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airplane pt 2>가 최애곡이구요.
태형이랑 RM이랑 정국이 좋아합니다. 7명 중에 3명 좋아하는 신기원.
BTS 실물영접하신 프시케님께 오늘도 축하를 드립니다. 축하드려요!!!

psyche 2021-02-03 02:33   좋아요 2 | URL
BTS 팬 정모하면 진짜 좋겠다!!! 밤새서 이야기 할 수 있을 거 같아요ㅎㅎㅎ 저 <airplane pt 2>도 무척 좋아합니다. 콘서트에서 봤지용. ㅎㅎ 저는 지민이가 최애였으나 지금은 7명 모두 좋아하고 굳이 고르자면 RM 슈가 제이홉 지민 정국 태형 진 ㅎㅎㅎㅎㅎㅎ 다 좋아요.
빨리 BTS 가 미국와서 공연할 수 있어야 할텐데요. 딸들이랑 같이 가려고 티켓 샀거든요. 그날이 빨리 와야할텐데...

라로 2021-02-04 15: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긴 제가 들어오면 안 되는 페이퍼 같음,, 무슨 BTS 친목회???^^;;;

psyche 2021-02-05 09:29   좋아요 0 | URL
라로님도 BTS 늪에 푹 빠지시면 되는데요 ㅎㅎ

얄라알라 2021-02-04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syche님, 저는 여전히 지민이가 최애예요. 현대무용을 젤 좋아하는데, 지민이 춤은 끼야!!! BTS다 좋지만 ^^

psyche 2021-02-05 09:30   좋아요 0 | URL
저도 처음부터 쭉 지민이가 최애여서 BTS 멤버 모두다 좋아하지만 지민이를 아주 약간 더 좋아합니다. ㅎㅎㅎㅎ 지민이의 춤 선은 정말 예술이죠!
 

싱 어게인에서 반가운 노래가 나왔다. 

물론 반가운 노래는 한두 곡이 아니었지만 특히 더 반가운 노래. 

2019년 5월 로즈볼에서 목청껏 따라불렀고, 계획대로였다면 2020년 5월에도 콘서트장에서 들었을 (그렇다! 나는 피켓팅에 성공하여 콘서트 티켓을 손에 쥐었던 것이다!) 바로 이 곡. Mikrokosmos 소우주.

코로나로 모든 것이 취소된 후 공연은 무기한 연기되었고 티켓매스터에서는 한 달의 기간을 줄 테니 취소할 사람은 환불받으라고 지금 아니면 환불 받을 수 없다고 했지만 고민 1도 없이 노노노 언젠가 콘서트 할 날을 기다리며 내 손에 아니 내 폰에 티켓을 고이 간직하고 있다. 그날은 언젠가 올 테니까.




반짝이는 별빛들
깜빡이는 불 켜진 건물
우린 빛나고 있네
각자의 방 각자의 별에서 
어떤 빛은 야망
어떤 빛은 방황
사람들의 불빛들
모두 소중한 하나
어두운 밤 (외로워 마)
별처럼 다 (우린 빛나)
사라지지 마
큰 존재니까
Let us shine
어쩜 이 밤의 표정이 이토록 또 아름다운 건
Oh 저 별들도 불빛도 아닌 우리 때문일 거야
You got me
난 너를 보며 꿈을 꿔
I got you
칠흑 같던 밤들 속
서로가 본 서로의 빛
같은 말을 하고 있었던 거야 우린
가장 깊은 밤에 더 빛나는 별빛 
가장 깊은 밤에 더 빛나는 별빛
밤이 깊을수록 더 빛나는 별빛
한 사람에 하나의 역사
한 사람에 하나의 별
70억 개의 빛으로 빛나는
70억 가지의 world
70억 가지의 삶 도시의 야경은
어쩌면 또 다른 도시의 밤
각자만의 꿈 let us shine
넌 누구보다 밝게 빛나
One
어쩜 이 밤의 표정이 이토록 또 아름다운 건
Oh 저 어둠도 달빛도 아닌 우리 때문일 거야
You got me
난 너를 보며 꿈을 꿔
I got you
칠흑 같던 밤들 속
서로가 본 서로의 빛
같은 말을 하고 있었던 거야 우린
가장 깊은 밤에 더 빛나는 별빛 
가장 깊은 밤에 더 빛나는 별빛 
밤이 깊을수록 더 빛나는 별빛
도시의 불, 이 도시의 별
어릴 적 올려본 밤하늘을 난 떠올려
사람이란 불, 사람이란 별로 가득한 바로 이 곳에서
We shinin'
You got me
난 너를 보며 숨을 쉬어
I got you
칠흑 같던 밤들 속에
Shine, dream, smile 
Oh let us light up the night
우린 우리대로 빛나 
Shine, dream, smile
Oh let us light up the night
우리 그 자체로 빛나
To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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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1-02-02 18: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아요좋아요좋아요좋아요좋아요좋아요좋아요좋아요! 마지막꺼가 프시케님 꺼에요!!!

psyche 2021-02-03 01:50   좋아요 0 | URL
저도 단발머리님께 좋아요좋아요좋아요좋아요좋아요좋아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