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도착했을 때 줄리 델피와 에단 호크의 <비포 선라이즈>가 떠올랐다. <비포 선라이즈>의 두 사람은 끊임없이 자기 자신들에 대해, 나를 중심으로한 이야기로 서로를 끌어들이려 한다. 또한 서로 언쟁을 하면서도 자신의 매력을 잃지 않기 위해 조심스러워하고 속삭이고 친절하게 대한다. <사랑을 카피하다>는 끊임없이 서로에게 말을 걸고 있다. 가짜 연극을 하면서, 가짜 역할을 하면서 서로에게 말을 걸고 호소한다. 친절과 애정을 쏟기 보다는 쿨하다는 쪽이 더 가깝지만 지금 떠나게 될까봐, 혹은 떠난 나를 방치할까봐 두려워하는 불안이 엿보인다.

시시껄렁한 고민에 깊이 빠져있다가 불현듯 어른들께 조심스레 털어놓고나면 아주 명쾌한 대답을 듣게 될 때가 있다. 어른들은 (마치 나는 어른 아닌 것처럼...) 내 고민의 깊이에 관해서라기 보다는 사건의 액면만을 바라보고 단순한 대답을 툭 던진다. 순간 나는 류현진의 강속구가 글러브에 팍-! 꽂히는 것처럼 올커니 하며 그 대답을 주워 해결한다. 내 질문에 깊이 생각하며 대답하는 어른일수록 엉뚱한 대답을 할 때가 있긴 하다. 그러나 대부분 어른들은 가비얍게 해결해준다. 그게 바로 연륜이다. 예전엔 정말 몰랐다. 꼬꼬마 시절엔 더더욱 어른들의 답이 나를 명쾌하게 해준 적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깨닫는다. 어른들의 대답만큼 나를, 어른인 나를 속시원하게 해주는 물파스도 없다고.  

제임스는 얼마든지 그녀를 피해 도망칠 수 있었다. 엘르가 식당 아주머니의 착각 (두 사람을 부부로 곡해한다) 을 고쳐주지 않았다고 실토한 순간, 그는 얼마든지 벌컥 화를 내고 돌아설 수 있었다. 그런데 그는 도망치지 않았다. 노련한 배우가 하기 싫은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매일 밥 먹는 것처럼 연기를 하듯 엘르의 남편 역할을 받아들인다. 식당에서 나와 골목에서 남편과 아내로 다투는 그들은 몹시 사랑스러웠다. 또한 외로워보였다.  

스탕달은 이탈리아를 '사랑도 있고 증오도 있는 나라' 라고 했다. 제임스와 엘르는 이탈리아 투스카니 골목에서 가짜 역할을 받아들이고 즐기고 앙큼한 연기를 펼친다. 그리고 문득 나는 카피와 진짜의 경계가 무엇일까에 대한 질문에 빠졌다. 사랑과 증오의 경계를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 증오의 기원을 나는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이 있었으므로 증오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미움이라는 것은 관심에서 비롯된 것인데 관심은 마음을 어느 정도 상대방에게 허락하고 풀어놓은 것이니만큼 사랑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엘르와 제임스가 가짜 부부 역할을 능청스럽게 끌어갈 수 있었던 건 진짜의 역할을 해봤기 때문이다. 그들은 한때 누군가를 사랑했었고 증오했었다. 그래서 그들은 자연스럽게 실망하고 원망하고 증오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가짜란 진짜가 없으면 생길 수 없는 분신이다. 가짜는 진짜에 기대어 있는 셈이다. 오리지널리티의 혐의가 없을 뿐 가짜도 진짜에서 파생된 또하나의 진짜니까.   

영화에서 흥미로운 것은 엘르의 여동생 마리다. 마리는 엘르의 입을 통해서만 존재한다. 마리는, 진품은 잊고 좋은 짝퉁을 사라, 고 조언하는가 하면 아무도 변화시키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심플한 인생을 지향하고 있다. 마리는 영화에서 등장하지 않지만 그녀의 말은 꽤 파급력이 크다. 마리가 정말 존재하기는 하는지. 엘르가 그냥 끌어들인 인물인지 확인할 길은 없지만 믿게 된다. 엘르가 전하는 마리의 말은 진심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명쾌하게 고민을 해결해주는 어른의 말처럼. 엘르는 마리의 남편이 말더듬이라고 전한다. 사랑하는 아내를 부를 때 마,마,마,마, 마~리~! 라고 부르는데 그건 묘한 러브송처럼 들린다고 제임스가 말한다. 결국 마지막에 엘르도 제,제,제,제, 제임~스~! 라고 부른다. 그렇게 부르기 전까지 그들에겐 어떤 복잡한 감정들이 오고 갔다.  

멀리서 종이 울리고 그들은 한 곳에 있다. 더이상 진짜 가짜의 논쟁이 필요하지 않은 곳, 거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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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1-05-16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므흐흐..암튼 플레져님의 페이퍼는 언제 읽어도 참 좋다니까요..^^
(저언혀 상관없는 댓글이지만. 한화이글스가 이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나 봅니다. 사장단 등등 수뇌부 싹 갈아치우고 그룹차원에서 전면적인 지원을 한다고 하더군요. 초특급 에이스가 존재하는 팀이 만년꼴찌라니..이제 젊은 이글스가 날개를 펼 수 있겠습니다.)

플레져 2011-05-16 23:38   좋아요 0 | URL
앗. 감사합니다 ^^;;

(류현진 선수를 한번쯤 제 글로 초대하고 싶었어요ㅎㅎ 때마침 머릿속에 툭~ 나타나줘서 고마울뿐 ^^ 제발 꼭 그랬으면 좋겠어요. 저는 한화팬이라고 하기엔 애정의 연륜이 부족하지만 팀에 관심은 많거든요. 묵직하고 믿음직스런 팀이란 이미지에 걸맞게 꼭!)

바람구두 2011-05-17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을 떠나고 좋지 않은 점 중 하나는 세상이 온통 정치와 경제만으로 구성되어 있는 듯 착각하게 된다는 거였어요. 다른 생물들이 그러하듯 인간 역시 자신을 둘러싼 생태계의 영향을 받기 마련인 듯... ㅋㅋ

플레져 2011-05-17 11:16   좋아요 0 | URL
알라딘에 첫정을 들인 이유도 있겠지만
저는 알라딘 페이퍼의 행간, 자간...에 매료된 것 같아요.
그래서 좀 쉬었다가 다시 또 오게 돼요.
돌아오시면...안될까요?
바람구두님의 알라딘 행간을 읽고 싶습니다 ^^;;

stella.K 2011-05-17 13:51   좋아요 0 | URL
엇, 바람구두님이닷!

2011-05-17 1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17 1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18 09: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24 14: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잉크냄새 2011-05-25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축하인사 드려요.
오랜 서재지기 복순아짐(현 이카루)님이 알려주셨답니다.
지금은 중국이라 판매량에 영향을 못드리지만 조만간 카운터 1 올려드리도록 하지요.ㅎㅎ
건강하시고 또 좋은 소식 전해주시길...

2011-05-25 14: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10 15: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11 13: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내 좋은 친구가 어떤 소설 한 편을 읽고 이렇게 말했다. 실화를 그대로 옮겨 적었다는 부분은 소설같고, 허구의 대목은 현실 같다고. 이따금씩 친구의 말을 떠올린다. 그리고 그 말은 어처구니 없는 현실과 맞닥뜨린 내게 위로가 된다. 이 순간은 소설일지도 몰라. 나는 지금 어떤 작가의 소설 속에 들어와 있는거야. 언제나 그 순간만, 고비만 넘기면 살 만하다. 그렇게 잠깐을 보내면 지독한 소설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시간이 흐른 다음엔 침 튀기며 내가 말이야 이런 일이 있었는데...하며 수다를 떨게 되면, 내 몸이 담겨져있던 그 소설의 시간은 더이상 지독한 기억은 아니었다고 말하게 된다. 나는 지금 어떤 소설의 한 복판에 들어와 있는걸까.   

 

                                        

 

 

 

 

 

 

 

어떤 책들은 표지로 말을 하기도 하고, 또 어떤 책들은 작가의 이름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은유하기도 한다. 책 한 권은 온전히 작가의 몸이면서 손이고, 눈이고, 발이다. 신체의 한 부분만 스며들어있는 책은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작가의 시간들이 표지에, 책등에, 목차에 실려있다.  

<나쁜피>의 화숙은 소설의 인물 같지 않고 현실의 인물 같다. 곧 철거될 건물, 후미진 오락실에 가면 화숙을 만날 것만 같다. 화숙이라는 인물도 매력적이지만 이 소설의 미덕은 진순, 혜주, 화숙이 이룬 가정의 형태다. 핏줄로 생성되는 자연발생적 가정이 아니라 사연과 상황이 맺어준 특별한 가족. 이 소설에서 놓치면 안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것들>의 소설들은 중독성이 강하다. 조금 전에 마신 사과맛 사이다를 자꾸 홀짝이게 되는 것처럼 이 소설도 그런 맛이 있다. 그런데 그게 녹록하지 않다. 곱씹을수록 우리가 말하고 싶지 않아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알고는 있으나 말하고 싶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환상통>의 도입은에선 젊은 여자가 냉장고 성에를 그악스럽게 제거하고 있다. 여자의 볼에 바짝 힘이 들어가 있겠지. 성에를 긁어내는 손목에는 그녀의 체중이 다 실려있을 것이다. 냉장고 문을 활짝 열어놓은 채 여자가, 그러고 있다. 그토록 어린 여자가, 그 밤중에.  

문득, 냉장고를 열어보았다. 어릴땐 정기적으로 엄마가 냉장고 성에를 제거했던 기억이 있는데 요즘 냉장고들은 성에가 생기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얼마전 엄마는 실수로 냉장고 문을 닫지 않고 잠을 잤다. 다음날 냉장고에 성에가 끼었고 엄마는 폭설이 얼어붙은 냉장고를 보며 전자제품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냉장고 수리 기사는 엄마의 깨끗한 냉장고를 보고 놀랐다고 한다. 양문형 냉장고가 나오기 직전에 산 냉장고인데 어디 하나 생채기가 나지도 않았으며 선반, 실리콘 등등이 얼룩 하나 없이 깨끗했기 때문이었다.   

<하루>의 여자는 이웃집 여자의 자살 소식을 남편에게 전한다. 당신이랑 친했어? 라고 남편이 묻자 여자는 아니라고 얼버무린다. 그러자 남편은 그럼 됐어, 하고는 서재로 들어간다. 끔찍한 사건 보다 더 소름이 돋는 장면이었다. 차라리 <나쁜피>의 화숙처럼 드러내놓고 자신을 아프게 한 상대를 미워하는 게 더 아름다워 보일 지경이다. 이웃에서 누군가, 나와 어떤 친분을 쌓았던 이웃이 죽었는데도 그저 멀거니 서서 하루가 끝났다고 말하는 여자 보다는 화숙이 더 낫다. 누군가 우스개소리처럼 말했다. 나만 아니면 되지 뭐. 이 말의 공포는 이 작품 <하루>에 스며있다. 고통스러워하는 것조차 숨기면서.

김이설의 인물들을 그림으로 그린다면 실루엣으로는 절대로 부족하다. 또렷한 이목구비는 물론이고 내장기관까지 또렷하게 그려줘야 할 것처럼 혹독하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다. 김이설은 혹독하고 아픈 사람들을 이야기하지만 그것만 할 줄 안다고 말하는 작가는 아니다. 끈질기게 소리를 추격하여 청각을 시각화 시키고 시각의 통로에서 나와 대면하게 되는 <손>의 놀라운 관찰력과 주의 깊음에서 작가의 깊은 시선을 감지한다. 아무도 만나지 않고 컴퓨터 세상과 독대하는 남자의 이야기는 작가의 역량, 넓은 시선을 보여준다. 김이설의 문장은 스타카토를 치듯 빠르고 간결하며 정확하다. 딱 그 문장이어야만 할 것 같다. 딱 그 여자, 그 이름이어야만 할 것 같다. 그래서 어떤 문장에선 활자들이 펄펄 튀어올라 뺨을 철썩- 때린다. 아야- :)

책을 선물해준 내 좋은 친구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그리고 내가 힘이 되고 싶다는 고백도 전한다-   

  
     

 

 

 

 

 

 

 

지난해 초여름에 읽은 <여덟번째 방>은 자주 떠오르는 소설이다. 김미월은 담백하다.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다. 캐릭터들은 문장에, 행간에 스며있지 결코 혼자 떠오르지 않는다. 문장이 살면 나도 살고 문장이 죽으면 나도 죽어, 라는 슬로건이라도 새기고 있는지 그들은 같이 움직인다. 우리는 모두 치렁치렁하지 않기로 했어, 라고 말하고 싶은 것처럼 욕심 부린 문장, 서사가 없다. 힘을 빼고도 힘있는 소설인 셈이다. 힘을 빼면 힘이 생기는걸까.  

<사랑하기 위한 일곱번의 시도> 는 엽편 소설, 콩트의 느낌이다. 허수경 시인의 번역이어서 집어들었다. 순간이라고 하는 아주 짧은 포착의 시간을 담고 있다. 이야기는 갑자기 시작하고 불쑥 끝나버린다. 여운이 남는 어떤 소설도 있고 좀 더 생각해보고 싶은 소설도 있다. 물론 잘 이해가 가지 않는 소설도 있지만. 분위기를 타고 이국의 세계로 흘러가고 싶을때 읽으면 좋을 소설.   

<작가의 집>은 작가의 삶과 작품이 들어있는 작가의 집에 관한 이야기다. 뒤라스는 자신의 집에서 고독을 발명하는 사람처럼 살았고 마크 트웨인의 작업실 바닥은 항상 어질러져 있었으며 카렌 블릭센의 초록의자, 초록 테이블이 있는 초록 거실은 꼭 한번 가고 싶어진다. 불만이라면, 여성 작가들에게는 굳이, 여류 작가라고 달아놓았다는 것이다. 사진만으로도 여성 남성인지는 식별 가능한데 왜 그랬을까. 유행인가?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의 컬러링이 에피톤 프로젝트의 <선인장>이었다. 혹여 누군가에 대해 함부로 말하게 될까봐, 누군가에게 폐가 될까봐 조심스러워하는 친구와 잘 어울리는 BGM이다. 또 한친구는 지금 멋진 섬으로 여행을 떠났다. 그녀는 <손편지>가 참 좋다며 블로그에 동영상을 올려놓았다. 동영상에선 그녀가 손으로 빚어 퍼 올린 것처럼 깨끗한 흙냄새가 풍겼다. 이토록 청아한 5월, 오늘처럼 습기도 없는 5월엔 에피톤 프로젝트의 노래가 딱이다.  

 

동네 산책로에는 벌써 보라색 창포가 피었다. 식물의 규칙적인 리듬은 존경스럽다. 내가 정말 울어야할 때 울고, 웃어야 할 때 웃을 줄 아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그래서 내가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누군가에게 무엇무엇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순간, 나는 그 사람의 에너자이저, 파워레인저다. 그런 착각 조차 아름다운 5월이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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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1-05-14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이설은 다들 좋다고 하더군요.
'사랑하기 위한 일곱번의 시도'랑 '작가의 집'이 좋을 것 같군요.^^

플레져 2011-05-14 22:46   좋아요 0 | URL
작가의 집 재밌어요!
작가들의 공간과 삶의 이야기.
단편적이어서 좀 아쉬움이 남지만...그들의 공간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ㅎㅎ

2011-05-14 10: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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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4 22: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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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4 12: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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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4 22: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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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4 16: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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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4 22: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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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5 16: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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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6 14: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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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5 21: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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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6 14: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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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7 20: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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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02 2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스포일러가 있을수도 있어요, 조심하려 애쓰겠지만 1그램의 스포일러는 어쩔 수 없어요*

 

 

 

  

 

 

  


그가 마침내 다시 세상에 나왔다. 하얗게 쏟아지는 빛, 노랗고 너른 건강한 땅에 그가 나타난 것이다. 그런데 세상은 몹시 조용하다. 그가 그 곳에 다시 서기 전, 어떤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지 않다는 듯 세상은 과묵하고 적막하다. 원래 세상은 그렇게 고요하고 평화로웠던 것이다. 언제나 소란스럽고 시끌벅적 다투고 있는 건 나 혼자 뿐이었는지도 모른다. 세상은 본디 고요한 곳이었다.     

 

  

오호라, 요 긴 머리 아가씨가 스스로 자기의 길을 찾아버렸다. 힌트는 처음 구경한 세상에서였다. 그곳에서 보았던 어떤 심볼이 나의 먼 기억을 깨우고 퍼즐을 맞춰 완성시켰다. 순전히 자신의 눈썰미로 이룩한 쾌거. 처음으로 3D 를 본 거였는데 3D 안경이 너무 컸다. 그 안경은 어느 푸른 해변, 긴 비치의자에서 크림파스타를 먹기 위해 머리띠에 잠시 고정시키는 용도로만 써야 할 것만 같다. 우리에겐 너무 큰 안경.  

 

 

 

 

 

 

 

 

만약 내가 버려야할 것이 있다면 맞지 않는 옷이어야 한다. 내게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고, 내게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참아야 할 필요는 없다. 그걸 버리기 위해선 어떤 계기가 폭풍처럼 다가와야 한다. 아주 흔한 소재가 카메라 워크로 빛이 난다, 빛이. 그로 인해 식상해진 것들이 인상적인 아우라가 된 어휘가 몇 가지 있다. 뜻밖에, 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예상하지 못한, 이 이토록 매혹적일 수 있을까. 뜻밖에와 예상하지 못한을 건너고나면 결국, 이란 편안한 자리에 서게 될지도 모른다. 여전히 세상은 고요하고 나는 소란스럽다. 영화를 함께 본 친구와 올봄에 틸다 스윈턴이 입었던 오렌지색 바지를 한 벌씩 장만하기로 했다. 우리 동네 옷가게에서 그걸 보고 말았다. 다음주에 친구와 들러야겠다. 사이좋은 친구와 같은 옷을 입는다는 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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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11-03-03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못 챙겨보는 저같은 사람에겐 플레져님의 스포일러가 고맙답니닼ㅋ
그런데 겨우 1g이면 스포일러도 아닌데 뭘 그래요...

플레져 2011-03-04 11:35   좋아요 0 | URL
제 딴에는 애교,,,로 썼는데 좀 까칠하게 보였나요? ^^;;
반가워요, 진주님~~~

진주 2011-03-04 21:31   좋아요 0 | URL
으잉? 전혀 '까칠'아니었어요. 귀여웠어요 ㅎㅎ

플레져 2011-03-08 13:29   좋아요 0 | URL
헤헤. 감사합니다 ^____^

Mephistopheles 2011-03-04 0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g 쯤이야...^^ 아무래도 국내 극장은 오스카 영향인지 블랙스완과 킹스스피치에 관심이 쏠릴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코엔 형제의 영화인 '진정한 용기'는 아마 큰 빛을 보진 못할 것 같습니다. (꼭 보세요란 말은 아닙니다..ㅋㅋ)

플레져 2011-03-04 11:36   좋아요 0 | URL
블랙스완, 저는 조금 무서웠지만 아주 잘 본 영화였어요.
마지막 장면에선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고 있더라구요 ㅠㅠ
예술가의 자기 파괴는 어디까지일까요...
킹스스피치는 콜린 퍼스 땜시 보고 싶구요,
진정한 용기도 보고 싶은데. 꼭 보게 될 것 같은 이 예감은...ㅎ

stella.K 2011-03-04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0.1g 아닌가? 스포일러란 느낌 거의 안 드는데...
고 정영일 씨는 아예 친절하게 설명까지 해 주던데.풉~
반가워요. 마치 봄처녀 나들이 나온 것처럼.(아, 봄처녀 아니지? 봄 아줌마?ㅋㅋ)
저 <아이 엠 러브> 설명 들으니 끌리네요. 카메라 워크를 어떻게
썼을지 궁금 궁금...


플레져 2011-03-04 11:38   좋아요 0 | URL
그럼 다행. 아무 생각없이 들어왔다가 어떤 방해를 받게 되실까봐-
봄 아줌마 ㅋㅋ 그냥 아줌마보다 훨씬 듣기 좋습니다.
아이엠러브, 너무 좋아요 ㅠㅠㅠㅠ
카메라 워크를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영화를 보면 딱 아실거에요.
아- 하는 감탄과 함께 ^^

2011-03-04 13: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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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4 17: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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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6 00: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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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8 13: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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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9 23: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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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10 22: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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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07 02: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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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02 23: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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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03 00: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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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03 01: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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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04 11: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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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04 16: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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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3 11: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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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3 11: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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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3 15: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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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소설가 선생님께서 소설 창작 교실 일화를 들려주셨다. 주로 주부들이 학생이었는데 그분들의 글 첫 문장은 늘 이렇게 시작했다고 한다. "조용한 아침, 남편과 아이들을 회사와 학교로 보내고 클래식 FM을 틀어놓고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있다" 부산했던 아침을 보낸 주부의 하루는 식구들이 빠져나간 이후부터 시작되었으니 그런 문장이 나올 법도 했다. 제발 그 문장을 첫 줄에 놓지 말라고, 제발 그 문장 좀 쓰지 말라고 당부했다며 선생님은 부드럽게 핀잔하셨다.  

중고등학교때는 라디오를 끼고 살았다. 그랬던 버릇마저 싸그리 없어진 줄 알았다.  몇년 전부터 다시 라디오를 끼고 살고 있다. 클래식 에프엠도 즐겨 듣지만 이 도시의 지역방송 프로그램 때문이다. 오전 11시에서 12시까지 방송하는 음악프로그램으로 세미 클래식부터 분주한 아침을 차분하게 만들어주는 탁월한 선곡들이 장점인 프로그램이다. 음악을 들으며 움직이는 걸 좋아하다보니 라디오에 손이 간 건 자연스러웠다. 겨우 한 시간 정도의 음악프로그램이지만 그 한 시간을 청취하기 위해 미리 번거롭고 시끄러운 소리가 동반되는 행위들은 서둘러 마쳐놓기도 한다. 클래식 FM 세상의 모든 음악 이루마입니다, 에 주파수를 맞춰놓고 저녁을 준비할 때는 낭만적이다 못해 분위기가 철철 넘친다. 그 순간 부엌은 대단히 독립적인 섬이다. 다른 공간의 불을 켜놓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분위기가 연출 될 수 있는건데 나는 그 순간이 참 사랑스럽다. 주부들의 아침 풍경 클리셰처럼 내게도 그 순간은 천편일률적이나 놓치고 싶지 않은 일상의 중요한 순간이다. 그래서 선생님도 주부들의 그 문장을 부드럽게 핀잔하신 건 아닐까.   


어제 도착할 줄 알았던 책상자가 오늘 아침에 왔다. 알라딘 답지 않아. 나다운게 뭔데? 라고 알라딘이 항변할지 모르지만 배송만큼은 실망한 적 없던 고객으로서 실망보다 걱정이 되었다. 나는 운이 좋게도 알라딘에서 배송사고나 배송 지연(있었던 것 같긴 한데 잘 기억 안나니까..없다 치고) 의 나쁜 경험이 없다. 때로는 생각보다 빨리 와서 놀란 적도 있었다. 그런데 어제는 괜스레 걱정이 되었다. 택배 차량에 사고가 난걸까 하는 기우를 할 때 즈음, 밤 11시가 넘은 것을 알고 책상자를 기다리는 즐거움을 접었다. 화요일은 택배 물량이 가장 많은 날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랬던 것 같다. 그래도 오기로 한 날에 와주길 바래. 그게 알라딘다운거야- 

<낭만적 밥벌이> 뚝딱, 커피 한 잔과 함께 다 읽어버렸다. 초보 카페 창업 분투기다. 구어체의 문장들이라 쉽고 빠르게 읽힌다. 막연하게 카페를 창업하고 싶은 꿈은 한겨울에 붕어빵을 사먹는 것처럼 일상적인 꿈이고 유행어같다. 모두들 가볍게 커피 한 잔 마시며 얘기해본 적 있을거다. 필자도 현재 홍대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고 뭔가 해볼까 하다가 이렇게 버젓한 카페 사장님이 되었다.   

   
 

왜 남자 나이 서른 중반이 되면 창업이 하고 싶어질까? 군대를 안 가도 되는 남자라면 시기가 조금 당겨질 수도 있지만 대개 서른 중반의 남자들은 본업이든 부업이든 창업을 꿈꾼다.  

사회에 첫발을 내디디면 미래는 말 그대로 찬란한 무지개다. 눈동자는 또렷하고 에너지는 충만해 열심히 일을 하고 내일을 준비한다.  

자신의 분야에 숙련되다 보니 일을 더 빨리 처리하지만 남는 여유는 온통 꿍꿍이로 채운다. 돈을 더 벌거나 인생을 더 즐기고 싶은 궁리가 시작되는 것이다. 출퇴근의 반복 속에 야근을 곁들이면 일상 탈출의 꾀가 시작되고 폼 나는 인생을 위해 '창업이나 해볼까' 병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26쪽 (부분 중간 생략)

카페를 창업할 때 점포 위치만큼 중요한 것은 어떤 인테리어 회사와 일할 것인가이다. 책의 후반에선 인테리어 회사로 인해 노심초사하는 필자의 고민이 우수수 쏟아진다. 초보니까 겪을 수 있는 경험이기도 하겠지만 초보가 아니어도 겪을 수 있는 문제이지 싶다. 카페 오픈 후에도 인테리어로 인한 문제점들이 나타났는데 필자의 고충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카페 창업과 삼십대 중반의 대한민국 보통 남자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라고 해도 무방할만큼 책은 부담없고 재미있다. 단, 필자 자신이 1인칭시점으로 쓴 글에서 자신을 '나' 라고 하지 않고 닉네임 키키봉이라고 지칭하는데 조금 곤혹스러웠다. 어린 아이들이 말을 배우면서 '은서 밥 먹을래~ 은서 화장실갈래~' 하는 것처럼 귀엽지만은 않았으니... 부담없이 읽기엔 좋지만 내 팔에 돋은 닭살은 누가 책임질것인가.   


 

 

 

 

 

  

  

작년에 새 mp3를 구입하면서 <카모메 식당>을 옮겨 넣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카모메..는 골백번도 더 봤다. 잠이 오지 않을 때도 카모메, 평화롭게 자고 싶을때도 카모메...를 재생한다. 어떤 날은 오디오로만 카모메를 만난다. 사치에상이 처음 시나몬롤을 만들었을 때 마침내 두번째 손님들이 들어온다. 손님들이 맛있는 냄새에 이끌려 카모메에 들어온 것처럼 어디선가 폴폴 계피향이 풍겨오는 것만 같다. 그게 바로 카모메의 매력이고 마법이다. 그다음 핀란드인 부부를 위해 요리를하는 장면에서 '쇼가야키' 가 등장한다. 그 요리가 알고 싶어서 <라이프 : 카모메식당, 그들의 따뜻한 식탁> 을 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돼지고기 등심 슬라이스를 프라이팬에 굽고 기름은 말끔하게 제거한 다음, 양념장을 붓는다. 일본 가정식 상차림의 장점은 담백하다는 것과 먹기에 부담이 없다는 건데 역시나 소박하고 따뜻한 가정식 요리들이 담겨있다. 초보 요리사에게는 조금 힘들겠지만 어느 정도 손이 익은 이들에겐 새로운 메뉴 개발로 손색이 없을 것 같다. 부록으로 딸려온 레시피 수첩 (나의 레시피를 기록할 수 있다) 과 아오모리 사과 모양의 타이머도 요긴하게 쓸 것 같다.   

 

 

 

 

  

 

 

  
 

<어느 도시 아가씨의 아주 우아한 시골생활> 은 작가의 문체가 인상적이다. 이토록 자기 위주의 1인칭 문장은 본 적이 없다. 그러니까 철저하게 1인칭 화자인 나 자신의 섬세하고 예민한 감성과 이성들을 조합해 놓은 문장들이었다. 현미경은 비교 대상도 아니다. 나노나노나노 마이크로 감성과 시선때문에 처음엔 책을 내려놓을까도 했다. 편집증적일 정도로 초초초초예민한 감성도 부담스러웠다. 잘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우고 시골로 가 입주 가정교사를 하며 새로운 인생을 살기 시작한다는 아가씨의 의지와 매혹적인 충돌이 끝까지 책을 놓지 못하게 했다.  

시어머니께서 영어 공부를 시작하셨다. 5년 정도 투자하면 어느 정도는 가능하지 않겠느냐며 서점에서 골라온 영어 공부 교재들을 보여주셨다. 어머님의 그런 모습이 좋아서 선뜻 mp3를 구입하고 책도 골랐다. 항상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시는 터라 이 다짐이 작심 3일로 그치지 않을 거라는 걸 잘 안다. mp3에 회화들을 옮기고 천수경, 반야심경도 옮겨 넣었다. 교재의 수준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딱 좋은 것 같다.  

<보통날의 파스타> <파리 좌안의 피아노 공방> <이 모든 극적인 순간> 은 제목만 들어도 가슴이 설렌다. 맛있게, 멋있게, 아련하게 읽을 준비가 되있다.  

 

 

 


  

 

 

 

   

몇 년 전 서재를 휩쓸었던 만화다. 소라닌을 추천받고 당장 사서 보았을 때도 참 좋았더랬다. 두 개의 길 중 꼭 한 개의 길을 선택하라고 강요받고, 그 딜레마에 푹 빠져버리는 시절, 그때가 바로  20대가 아닐까 싶다. 그래도 그 시기만 잘 넘기면 새로운 인생을, 내가 꿈꾸는 인생을 더 늦기전에 라는 희망의 슬로건을 지지대로 삼고 시작할 수 있다. 그 독만 잘 뽑아내면. (소라닌은 감자의 싹 솔라닌을 일본어로 발음한 것이다) 영화 소라닌도 좋았고 만화 소라닌도 좋다. 영화에서 타네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할 땐 울고 싶었으나 울지 못했던 20대의 어느 날로 돌아가 가슴 뜨거운 눈물을 끌어낸다.  

 

  

 

 

 

 

 

 

드디어 <센스오브스노우>를 보았다.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이라는 근사한 우리말 제목도 있지만 원래의 제목에 더 끌린다. 책의 번역에 조금 호흡 곤란을 느껴 미심쩍었던 부분들이 있었는데 영화는 외려 더 담담하고 정직하게 구성되있다. 줄리아 오몬드의 단발 머리가 스밀라의 감각을 한층 돋보이게 했다. 확- 단발머리로 변신할까, 잠깐 고민했다.  

누구나 죽는다. 이건 정말 피할 수 없는 명제다. <여름의 조각들>은 거기에서 시작한다. 누구나 죽는다, 그리고 그 이후 죽은 자가 남긴 것들, 물건들과 집은 어떻게 처리될 것인가. 영화의 어머니는 이미 알고 있다. 자신이 사용했던 물건들과 집의 진로는 어머니가 예상했던 시나리오대로 자리를 찾는다. 살아있는 동안 모든 것의 중심인 것처럼 관계의 투망속에 아웅다웅 섞이게 해놓았던 인생은 갈 때는 혼자 가라고 고독하게 내치고 있으니. 씁쓸한 조각들, 가끔 죽은 나를 기억해주는 사람들이 있는 건 그나마 아름다운걸까.  

안나 가발다의 <함께 있을 수 있다면> 을 영화화했다. 오드리 또뚜의 얼굴에서 나이가 보인다. 왠지 서글펐다. 항상 아멜리에처럼 톡,톡 튈 줄 알았는데. 오드리 또뚜의 나이듦만 생각하다 보니 어느새 영화가 끝나버렸다.  

시간이 다 되어간다. 오늘 저녁 일용할 라디오를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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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10-20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순간 부엌은 대단히 독립적인 섬이다, 라는 문장에서 맥이 탁 풀어져 버렸어요. 뭐랄까 그러니까 저는 이런 문장 앞에서는 뭐 도리가 없다, 는 기분이 되어버린거죠. 차분하게 페이퍼를 읽어내려가면,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인데 그 안에 숨겨진 문장들도 놓칠수가 없네요.

저도 머리를 해야겠어요. 이번엔 웨이브를 넣어볼까, 아니야 단발로 잘라볼까, 내내 고민만 하다가 계속 질끈 동여매고 다니고 있는데, 이번 주말엔 머리를 할까요? 플레져님의 단발머리 변신은 '잠깐'동안만 이었던 거죠? 전 좀 더 고민해볼래요.

이런 글을 쓰시는 플레져님의 [파리 좌안의 피아노 공방]이 무척 기대되요!

플레져 2010-10-20 20:41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에서 길러온 머리라서요, 조금 더 이 긴머리의 따뜻함을 유지하고 싶어요. 겨울 무렵 파마를 할까하는데, 그때 기분에 따르는게 낫겠죠? ㅎㅎ

머리하세요,
곧 11월, 쓸쓸하기 그지없는 달이 오잖아요. 그때를 대비해서 염색도 찐-하게, 머리 스타일도 우아- 하게 변신시켜놓으세요.

파리 좌안...읽고 있는데 너무 좋아요 ㅠㅠ
고마워요, 다락방님. 좋은 책 소개해줘서. 흑. (감동의 눈물:)

프레이야 2010-10-20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용할 라디오 잘 들으셨어요?
대단히 독립적인 순간도 즐기신 거죠? 오늘도^^
플레져님 저도 오늘 이루마 들으며 운전해 돌아왔어요.
오늘은 이상하게도 배캠 듣기 싫고 이루마로 선택하게 되었는데
이 페이퍼를 읽으려고 그랬나 봐요.^^
님이 소개한 '새엄마 찬양' 제 장바구니에 있어요.
문학동네 이벤트 때문에 플레져님 이름도 들어간 페이퍼를 썼네요.^^
아, 그리고 영어공부 시작하신 시어머님 멋지시네요.~~

플레져 2010-10-20 20:44   좋아요 0 | URL
네- 오늘도 이루마에서는 넬라 판타지가 들렸어요.
10월에 가장 많이 들은 노래는 두가진데요,
하나는 10월의 어느 멋진날에, 또하나는 넬라 판타지에요 ㅎㅎ
저랑 통하실려고 그러신거에요. 자주 통해주세요!

제 이름을 불러주셔서, 꽃이 된 거처럼 기뻐요 ^^

시어머니는 자기 관리에 철저하신 분이세요.
철의 여인, 이라는 닉네임이 제격이시죠 ㅎㅎ

프레이야 2010-10-20 21:32   좋아요 0 | URL
ㅎㅎ 그래요. 넬라 판타지 오늘 님이랑 저 같이 들었네요.

hnine 2010-10-20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영어 회화책 저도 있는데요, 저는 영어 회화도 회화이지만 기분을 up시키고 싶을 때 저 사람 테이프를 들어요. 시끌시끌, 왁자지껄, 푸하하하 거리는 강사의 설명을 듣고 있으면 뭐 그리 심각해, 그냥 웃어요 웃어! 그러는 것 같거든요? ^^

플레져 2010-10-20 20:46   좋아요 0 | URL
우왓- 좋은 방법이에요. 기분을 업 시키고 싶을때 영어 회화를 듣는다는거, 정말 좋아요. 저도 꼭 그렇게 해봐야겠어요.

어제 버스안에서 잠깐 들었는데 신나긴 하더라구요. 소리내어 따라할 순 없었던 게 좀 아쉬웠어요. 충전이 필요할 때 꼭, 들어볼게요 ^^

2010-10-20 2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20 23: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20 23: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반딧불,, 2010-10-21 0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번째 단락 보면서 엄청나게 웃었습니다. 첫 문장만 봐도 지겨울 적 있지요.ㅎㅎ

플레져 2010-10-21 21:35   좋아요 0 | URL
그래서 첫문장이 중요한가봅니다 ^^

2010-10-22 1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0-22 13: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0-10-22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키봉의 책은 저도 읽었어요. 정말 재밌더군요.
결혼 못한 남자의 넉두리 같기도 하고.
시간 죽이는 책으론 딱 좋죠.
<어느 도시 아가씨의 아주 우아한 시골생활>은 정말 읽어봐야겠네요.
1인칭 소설 그다지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플레져님 글 보니 확 끌리는군요.
근데 11시부터 12시까지 듣는다던 음악방송은 뭔가요?
서울촌에 사는 사람은 들을 수 없는 건가요? 궁금...
난, 세상의 모든 음악 공개방송에 갖다 왔지롱!ㅋㅋ

플레져 2010-10-26 11:52   좋아요 0 | URL
어느 도시 아가씨...를 읽고 있을 스텔라님을 상상하니
그저 아리땁기만 합니다 ㅎㅎ
서울촌에 사는 사람에게는 들리지 않습니다.
tjb에서 하는 음악프로인데 들을만해요 ^^
부지런도 하셔라~! 공개방송 하는 줄은 몰랐어요. 부러워요!


2010-11-08 1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9 07: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27 2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여전히 요리 레시피나 요리 블로거들을 탐독하는 걸 즐긴다. 가끔은 이야기 책들이 재미없으면 요리책을 펼쳐 읽기도 한다. 레시피에는 과거형이 없다. 레시피를 참조하여 요리 하는 순간은 언제나 지금, 현재다. 볶는다. 끓인다. 뿌린다. 담는다. 조린다. 익힌다...등등. 이것이야말로 현재행 소설의 백미가 아닐까.

주말 오후 12시에 일주일치를 재방하는 EBS 최고의 요리비결을 자주 본다. 괜찮은 양념과 소스는 간단하게 메모한다. 새로운 요리, 획기적인 요리보다 보통 자주 해먹는 요리 레시피가 더 반갑다. 실수했던 과정을 '교정' 할 수 있는 잇점이 있다.   

 

   이 책에게 조금 미안하지만 요며칠 내가 왜 샀을까, 이 책을... 하며 곰곰이 생각했다. 항상 기억을 떠올리고 지난날을 회상할 땐 다시 육수처럼 후회가 밑바탕이 되는데 이 책은 좀 달랐다. 얼마전 책들을 결제하기 직전, 장바구니를 훑는데 기분이 이상했다. 뭔가 그 책들끼리 잘 어울리지 않고 서로 어색해하는 이상한 오글거림이 둥둥 떠있었다. 그러다 택배 상자를 받을 때 활자들 천지의 글이 아닌 달콤하고 분위기 있는 사진들이 있는 책도 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다른 책들을 더 돋보이게 하고 풍미를 돋울 그런 책! 영화와 책에서 상상으로만 그리던 프랑스 요리책이 어떨까 하다가 고르게 되었다. 택배 상자를 열었을 때 진한 초콜릿 향같은 건 풍기지 않았지만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참 좋았다. 불어는 모르지만 소리내어 읽어보기도 하고 눈으로도 읽었다. 분위기 있는  발음과 낯선 소리들 때문에 외국어는 가끔 어떤 요리보다 더 맛있을 때가 있다. 부르고뉴풍의 쇠고기 스튜는 찬바람 불면 시도해봐야겠다.  

 

키조개 관자를 어떻게 먹어야 할까 검색하다가 찾게 된 블로그다. 도쿄에 사는 저자는 깔끔하게 일본 가정식 상차림을 차려낸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건 원플레이트 한 끼. 접시 하나에 반찬 조금씩 담아낸 상차림이다. 혼자 먹는다고 대충 먹고, 귀찮다고 대충 먹는 버릇들을 단번에 없애고 싶을만큼 깔끔하고 예쁘다. 계란말이, 양파와 감자 볶은 것, 구운김과 김치. 한 접시에 담아놓으니 차린 건 없어도 많이 먹고 싶어진다. 반찬이 없어서, 입맛이 없어서 밥 생각이 없다면 더더욱 예쁘고 깔끔하게 차려 먹는 게 좋은 거 같다. 손님들 오실 때 꺼내 쓰는 그릇이라는 수식어는 아예 없애버리고 집에 있는 그릇들은 널리 자주 쓰는 것도 집에서 먹는 밥의 풍미를 돋운다. 그러다 얼마전엔 아끼던 접시의 이가 나가버렸지만... 괜찮다. 그까이꺼. 알뜰살뜰하게 돈 모아 더 예쁜 접시 사면 되지 뭐. 흑. 좋은 벗에게 생일 선물로 보냈다. 그녀가 좋아했으면 좋겠다.  

 

    자주 들여다보고 참고하는 요리책 중에 하나. 감우성과 그의 아내 강민아의 밥 잘해먹고 살기 스타일의 요리 책이다. 레시피를 복잡하지 않게 설명한 것이 장점이다. 물론 처음 요리를 시도하는 이들에게는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처음 요리를 시도하는 이들은 무조건 자세하고 친절한 설명을 담은 요리책을 선호한다. 경험상 처음이라는 첫 단추에 나는 요리를 해본 적도 없고 자신없으니 무서워, 라는 구절만 빼면 불친절한 요리책을 찾는 게 더 힘들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재료의 양과 조리 시간의 측정이 초보 요리를 하는 데 가장 힘들긴 하지만 웬만한 요리 책이라면 그 정도는 다 나와있다. 가령 한 큰숟갈을 측정할 때, 납작하게 한 큰숟갈인지 봉곳하게 한 큰숟갈인지 헷갈리는것이다. 지나치게 정확한 잣대를 견주면 요리 자체가 피곤해지니 조금 실수하더라도 너그럽게 먹을 준비를 하는 게 맛있는 식탁을 즐기는 방법이 아닐까. 자신의 미각을 믿고, 맛있게 먹어본 경험을 되살리면 초보 요리 기간을 단축할 수도 있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는 말처럼 맛을 잘 아는 사람이 요리도 잘 하는 것 같다.   

 

  

  처음으로 밥을 짓고 국을 끓여야만 했던 그때. 내 식탁을 책임져야 할 시점에서 난생 처음 구입한 요리책이다. 어떤 책이 좋더라, 하는 조언은 떨궈내고 서점에서 직접 골랐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내게 친절했다. 이 책의 레시피는 몇 가지 빼고는 거의 다 해보았는데 만족스러웠다. 이 책을 펼치면 신혼의 향기가 폴-폴- 난다. 신문과 잡지 스크랩, 인터넷에서 프린터 한 종이들을 끼어놓아서 더 그렇다. 

  

어느날, 못된 마음을 품은 채 찌개를 끓였다. 매번 하던 방식 그대로, 재료도 그대로 넣었는데 맛은 형편없었다. 맛이 손끝에서 뿐만 아니라 마음에서도 우러나오는 건 그래서인가보다. 요리를 할 땐 맛있게 먹어줄 사람을 생각하며 한다. 엄마가 그 맛있는 반찬을 드시지 않고 우리들에게 밀었던 이유를 얼핏 알 것도 같다. 맛있게 먹는 것만 봐도 뿌듯하지만 요리하는 동안 냄새에 질려 먹고 싶지 않은 이유도 있을 것 같다. 내가, 그렇다. 맛있게 요리를 하고나면 찬물부터 들이켠다. 그순간 찬물은 내게 가장 훌륭한 반찬이다.  

계절이 바뀔 때 요리책을 펼치면 또다른 느낌이다. 식탁의 반찬을 바꾸면서 한 계절을 보내고 받아들이는 일상이 숭고하게 느껴진다. 매번 새로운 메뉴를 올려놓지는 못하지만 늘 해왔던, 조금은 잘해왔던 메뉴들은 항상 그 맛을 유지했으면 좋겠다. 올 가을에 바라는 것도 그뿐이다. 거기에 개미 허리만큼만 더 보태자면 지금보다 더 깊은 맛을 내는 된장찌개와 미역국을 끓이는 것. 그거면 올 가을은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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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0-09-01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리를 할 필요가 없던 시절에도 가끔 TV에서 요리 프로그램이나 요리책을 즐겨 보곤 했어요. 그 심리를 저도 왜그런지 모르겠더군요.
잘은 모르지만 프랑스와 한국, 일본 사람들은 요리에 대한 관점부터 다른 것 같지요? 식사를 하는 것을 어떤 의식처럼 생각하고 진지해지는 프랑스 사람, 오점 하나 없이 깔끔하게, 색의 조화까지 생각해서 담아 내야 음식으로 쳐주는 듯한 일본 음식, 그들도 우리 처럼 반찬 가짓수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지는 않더군요.
제 경우엔 오히려 정성을 다해서 음식을 만들어 내는 경우보다, 좀 성의 없게, 몸에 안 좋다는 것도 그냥 귀찮아서 팍팍 집어 넣어가며 상을 차리면 식구들이 더 맛있다고 먹는 것을 종종 보게 되어요. 딜레마이지요 ^^
맨 위의 책 표지의 르 꼬르동 블루라는 타이틀이 눈에 들어오네요.

플레져 2010-09-01 23:36   좋아요 0 | URL
코르동블루가 요리학교 뿐만 아니라 레스토랑, 베이커리, 식자재, 조리기구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대요. 이 책은 사브리나 시리즈래요 ^^ 사브리나는 오드리 헵번의 영화 사브리나, 에서 따온거구요.

요리를 대하는 관점에서 민족 고유의 문화와 성품이 드러나는 것 같아요. 프랑스 사람들이 왜 음미하며 긴 시간 동안 식사하는지 요리만 봐도 알겠어요 ㅎㅎ 우리 입맛엔 hnine 님 스타일이 딱이지요. 저도 그렇게 팍팍! 요리한 음식들 좋아요. 군침돈다-

마그 2010-09-01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마법사가 오늘 도쿄식탁 책을 추천하길래. 장바구니에 담고나서 이 포스팅을 보니 괜히 반갑네요. 저도 이상하게 요리 책이랑 다이어트책은 거의 수집 지경 입니다. 하하하.
지난번에 산 심야식당 요리책도 아직 뜯지도 못했습니다..흙

플레져 2010-09-01 23:37   좋아요 0 | URL
앗. 심야식당 요리책도 나왔군요. 드라마 보면서 매번 침만 삼키고, 나중에 나중에 하며 미뤘는데. 당장 장바구니로! ^^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마법, 추천마그님 ^^

다락방 2010-09-01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못된 마음을 품은 채 찌개를 끓였던 플레져님께 이 글귀를 들려드리고 싶어졌어요.

「아저씨는 요리 솜씨가 좋군요」하고 유키가 감탄하여 말했다.
「솜씨가 좋은 게 아냐. 단지 애정을 기울여 정성스레 만들고 있을 뿐이야. 그러기만 해도 상당한 차이가 있어. 자세의 문제야. 여러 가지 사물을 사랑하려고 노력하면, 어느 정도까지는 사랑할 수 있어. 기분 좋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면, 어느 정도까지는 기분 좋게 살아갈 수 있고 말이야.」(2권, p.79)


'무라카미 하루키의 [댄스댄스댄스]중에 나오는 대화에요.

플레져 2010-09-01 23:40   좋아요 0 | URL
그 시절은 나에게도 고독한 계절이었다. 집으로 돌아와서 옷을 벗을 때마다 온몸의 뼈가 피부를 뚫고 튀어나올 것만 같은 느낌이 들곤 했다. 내 내부에 존재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힘이 잘못된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 나를 어딘가 다른 세계로 끌고 가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1973년의 핀볼, 77쪽>

애써 변명하자면 당시 제 시절이 그러했답니다. 훌쩍. 그후로는 못된 마음이 스며있을 땐 배달 음식을 이용합니다...ㅎㅎ 다락방님 덕분에 댄스댄스댄스를 읽어야겠어요. 마침 책꽂이에 있어서 아주 좋아요!

Kitty 2010-09-01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요리는 너무 정갈할 것 같아요 >_<
요리는 커녕 라면만 끓이려 해도 부엌을 폭탄으로 만드는 저로서는 ㅎㅎ
요리책은 돼지 발에 진주이지만 보는건 좋아한답니다~~~

플레져 2010-09-01 23:42   좋아요 0 | URL
에- 어떤 날은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지만 어떤 날을 뺀 나머지 날들은 대충, 후딱 모드로 일관해요 ㅠㅠ 날이 더웠던 이즈음엔 그야말로 얼렁뚱땅 해먹고 살았어요 ㅎㅎ 요리책 보는 것, 정말 재밌어요. 막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허황된 마음도 좋아요 ㅎㅎ

프레이야 2010-09-01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리책을 사두고도 그대로 한 번 해본 게 없는 저에용.
9월의 첫날 요런 페이퍼 쓰며 맛깔난 식탁 준비하시려는 플레져님이 사랑스럽네요.
못된 마음 먹고 요리하면 음식이 확실히 맛 없는 건 맞아요.ㅎㅎ

플레져 2010-09-01 23:43   좋아요 0 | URL
에이. 그래도 프레이야님 스타일이 어디 가겠어요.
저는 요리책을 요리 부적처럼 조리대 가까운 곳에 두고 있어요 ㅎㅎ

BRINY 2010-09-02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사기의 도쿄식탁 블로그 보다가, 관자에 필꽂혀서 한창 제철이던 관자를 사다가 구워도 먹고 생라면도 넣어 해물라면 만들어먹고 만족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 내년 봄을 기다려야죠.

플레져 2010-09-02 22:08   좋아요 0 | URL
브라이니님도 우사기 식당에 자주 가시는군요~ 저도 자주 갑니다 ^^
파스타에서 공효진이 관자 요리를 하는 장면이 있거든요. 그거 보고 관자를 직접 하게 되었는데요, 저는 버터에 구운 담에 데리야끼 소스로 살짝 조려 먹는 걸 좋아해요. 담엔 저도 해물라면 해볼래요.

stella.K 2010-09-02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알라딘 한창 때 플레져님 요리도 올리고 했는데.
아웅, 옛날 생각난다.
초대를 해 줘야 맛을 보지. 흥!
전 요리와는 거리가 멀죠. 아무래도 엄마 그늘을 떠나지 못하고 있어선가 봐요.ㅠ

플레져 2010-09-02 22:09   좋아요 0 | URL
알라딘 한창 때 -
이 말 슬프다 ㅠㅠ 아, 옛날이여.
언제나 초대합니다. 문은 열려 있어요! ㅎㅎ
요리해야 할 사람이 우리집에서 저밖에 없어서 저도 이렇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