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문태준, 문인들이 뽑은 작년 가장 좋은 시에
"詩 '가재미'는 암으로 세상 등진 큰어머니에 대한 기억"
입력 : 2005.03.09 17:55 07' / 수정 : 2005.03.10 01:03 02'
▲ 시인 문태준씨 | |
문인들은 문태준(文泰俊·35) 시인의 ‘가재미’를 지난해 문예지에 발표된 시 중 가장 좋은 시로 뽑았다.
선정작업은 도서출판 작가(대표 손정순)가 이시영 문정희 최동호 정일근 안도현 등 시인·평론가 120명을 대상으로 했다. 문 시인은 지난해에도 시 ‘맨발’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다.
선정작업에 참여한 문학평론가 유성호씨는 “가슴에 다가오는 절절한 체험을 주위 사물과 결합시켜 재현해 아름답고 진한 서정을 길어 올렸다는 평가가 많았다”고 말했다.
‘가재미’는 말기암 환자에 대한 기억 속 장면들이 언어의 표면으로 서서히 인화되는 순간을 채록해 삶과 죽음의 의미를 탐색한 작품. 두 눈이 한쪽에 몰려 붙어 있는 가자미(‘가재미’는 경상도 사투리)는 목전에 다가온 죽음만을 응시하는 환자를 상징하고 있다.
문 시인은 이 시가 “어렸을 적부터 고향(김천시 봉산면 태화리) 마을에서 같이 살다가 작년에 돌아가신 큰어머니에 대한 기억이 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문 시인은 1994년 등단해 시집 ‘수런거리는 뒤란’ ‘맨발’을 냈으며, 동서문학상 등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