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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stella.K > [퍼온글] 사진가가 된 발레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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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If I were a butterfly

오늘은 예전부터 한번은 꼭 다루고 싶었던 무용과 그 순간의 포착을 다룬 사진을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오늘 소개할 작가는 엘레인 메이슨이란 전직 솔로이스트 무용가 입니다. 그녀는 화려했던 예전의 무용가로서의 삶과 그 이후에 무용작품만을 전속으로 찍는 작가로서 성장한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국 국립 발레단의 수석 무용수로 3년에 걸쳐 작품의 주요배역을 맡았던 뛰어난 솔로이스트였던, 그녀는 지금 영국사진작가 협회로 부터 2년 연속 사진작가상을 거머쥐고 있는 세계적인 무용사진 작가입니다. 무용가 출신답게 무용이 가지는 가장 미학적 특징인 육체로 빚어내는 언어의 성질을 가장 잘 이해하고 렌즈로 이것을 표현하는 작가가 된 것이죠.

S#2-Standing on the Tiptoe

저는 개인적으로 무용에 대한 애정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제 서재 한켠에 소중하게 보관되어 있는 무용에 관한 많은 책들, 이덕희 선생님의 '발레에의 초대'라는 책을 시작으로 무용이란 예술언어가 가지고 있는 특징들을 읽고 보고 해석하면서 많은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뉴질랜드에서도 새벽에 그곳의 발레학교를 다녔구요. 새벽의 여명과 함께 발레센타로 뛰어가 몸을 녹이고 몸의 구석구석을 찢어내는 일은 힘들었지만 참 해볼만한 경험이었다고 기억합니다. 여기 캐나다로 유학오기 전에도 바로 국립 발레단에서 하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보면서 현대적으로 구성된 몸의 움직임과 아름다움에 한장 취했더랬죠. 인간이 발끝으로 설때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다고 하는군요. 발레에서 흔히 말하는 '쉬르라 뽀앵'은 그렇게 해서 무용의 역사 속으로 주요한 테크닉의 하나가 되어 갑니다.

S#3-Romeo & Juliet

아래 작품은 그녀가 최근에 찍은 영국 로얄 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진입니다. 무용용어중에 '발레닥숑'이란 것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행동이 있는 발레, 이야기로 구성된 발레란 뜻이지요. 로미오와 줄리엣도 바로 이런 전통속에 위치하는 작품이구요. 엘레인 메이슨의 사진이 빛을 발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야기의 구성 속에서 육체가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포착하고 그것을 전달한다는 데 있습니다. 극적 구성일수록 무용수의 감정이 보는 이들에게 전달되는 '메타키네시스' 과정-무용가의 육체를 통해 빚어지는 영혼의 움직임이 관객에게 전달되는것-을 렌즈를 통해 그려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 좀 어려운 용어가 많이 나오네요. 죄송합니다^^

아래의 작품은 영국 로얄 발레단의 고정 작품중의 하나인 '마농 레스코'와 '오네긴'입니다. 오늘날의 현대발레는 고전의 매력과 역사성 속에서 새로운 변신을 많이 시도하고 있는 중입니다. 제가 학부시절 참 소중하게 읽었던 연극미학책이 한권 있습니다. 피터 브룩이란 영국의 연출가가 쓴 '빈 공간'이라는 책인데요. 그는 여기서 장식과 소품, 화려한 의상으로 가득하지만 생명력이 없는 고전극을 '죽은 연극'이라고 규정합니다. 최근까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백조의 호수'같은 작품에서 흔히 보이는 변화없는 안무와 힘없는 율동, 고정된 법칙들이 바로 이러한 생명력을 빼앗아 가는 요소가 되는 것이죠.

엘레인 메이슨의 작품에서 바로 이러한 진부함과 싸우며 새로움을 발견하려는 노력을 봅니다. 끊임없는 수련속에서 빚어지는 예술로서의 무용이, 우리에게 아름다운 이유는 그것이 치열하게 인간의 육체를 매개로 하는 예술이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짙어가는 가을의 시간, 아마 한국에선 '이야기가 있는 발레'시리즈가 한창일것 같네요. 어떠세요? 오늘 한번쯤 친구 혹은 가족들과 무용한편 보러가시는 것은 말이에요......

[출처]뮤크박스'이사오 사사키와 시노자키의 Fly me to the Moon'

오늘 들으시는 곡은 일본의 대표적인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이사오 사사키와 첼리스트 시노자키의 공동 연주 작품인 Fly me to the Moon입니다. 가을의 달빛아래 몸을 맡기고 아름답게 하루를 마무리 하는 우리가 되길 기도해보며.....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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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stella.K > 그의 손에 걸리면 발레는 쇼가 된다

매튜 본의 댄스 뮤지컬 호두까기 인형
틀에 갇힌 예술 벗어나 대중 속으로…유쾌한 패러디 실험



▲ 댄스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개척한 매튜 본.
22세에 무용에 입문한 44세의 영국 안무가 매튜 본. 고전 발레를 패러디해 스스로 ‘댄스 뮤지컬’이라 이름 붙인 그의 작품들을 본다면 차이코프스키(1840~1893)는 어떤 표정이 될까. 지난해 남성 백조로 그득한 ‘백조의 호수’를 보고 열광한 관객들은 그 잔상을 즐기며 매튜 본의 다음 공연을 상상해왔다. 8일 개막하는 ‘호두까기 인형!’(30일까지 서울 LG아트센터). 이것만은 알고 보자.

■이번엔 뭘 뜯어고칠까

온전한 건 차이코프스키의 음악뿐이다. 중산층 가정의 화려한 파티는 온데간데없다. 배경은 춥고 남루한 고아원. 몹쓸 원장은 후원인들이 아이들에게 준 선물을 가로채 벽장 안에 넣어버린다. 밤중에 벽장에서 나온 호두까기 인형이 주인공 클라라를 환상의 세계로 데려가며 이야기가 펼쳐진다. 매튜 본은 원작과 달리 1막을 우울한 공간으로 설정, 환상(2막)으로의 점프를 더 극적으로 꾸민다. 또 사탕과자 나라에서 벌어지는 2막에는 욕심 많은 왕과 왕비, 봉봉 왕자와 슈가 공주, 감초 젤리 등 원작에 없는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며 클럽댄스와 재즈댄스 등이 뒤섞인 현대적 춤을 보여준다.


▲ ‘호두까기 인형!’에서 고아원을 탈출한 아이들이 스케이트를 타고 환상 속으로 들어가는 장면. 차이코프스키의 눈송이 왈츠가 흐른다.

■비틀기의 핵심을 들추면

귀로는 고전 발레의 음악이, 눈으론 현대의 춤과 이야기를! 그는 (대사와 노래는 없지만) 뮤지컬을 끌어안는다. 예술적이지만 틀에 갇힌 발레 대신 감각적인 춤과 화려한 쇼로 무대를 풍성하게 채워 대중과 가까워지려는 바람 때문이다. 매년 12월이면 소녀가 어머니의 손을 잡고 달려가는 고전 ‘호두까기 인형’이 아니라, 여름철에도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경쾌한 공연을 지향하며 비틀고 뒤집는다. 뮤지컬처럼 빠르고 잦은 무대 전환, 빼어난 음악적 해석, 드라마틱한 이야기 전개, 우스꽝스러운 춤을 배열하는 감각이 없었다면 친숙한 고전을 배경으로 동시대인들의 관심을 삽입하는 그의 패러디는 실패로 끝났을 것이다.

■관객을 즐겁게 하라!

매튜 본이 스스로에게 걸 법한 주문(呪文)이다. 1992년 초연한 그의 ‘호두까기 인형!’은 2002년 훨씬 대중적으로 손질돼 상업적인 성공을 거뒀다. 유명한 작품이 아니면 흥행이 어려운 영국 공연계의 장벽을 뚫은 그의 기발한 댄스 뮤지컬들은 “오락에 치우친 안무”라는 혹평을 받기도 하지만 대중들은 더없이 열광한다. ‘백조의 호수’ ‘신데렐라’ ‘카맨(Car Man·‘카르멘’을 개작)’ 등 그의 패러디는 고전 발레를 넘어 다른 영역을 넘본다. 발레의 ‘우아한 그림’ 대신 ‘요란한 극(劇)’을 강조해온 본은 내년엔 영화를 제물로 삼을 예정. 그의 손을 거칠 영화는 놀랍게도 팀 버튼의 ‘가위손’. 과연 팀 버튼이 구축한 환상적 세계마저 뛰어넘을 수 있을까.

(02)2005-0114

(박돈규기자 coeur@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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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ho 2004-05-06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류의 공연을 본 적이 없어서...글 읽어보니 호기심이 생기긴하는데...
전에 발레 공여보다 넘 지루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건 재밌으려나? 뭐든 좀 알고 애정이 있어야 즐길 수 있나봐요

stella.K 2004-05-06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어도 덜 지루할거예요. 전 작년에 이 사람의 <백조의 호수> 봤는데, '아, 이렇게도 하는구나!' 신선했어요. 지루하지도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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